“당신은 제 인생의 영원한 길동무”

기사입력 2008.05.0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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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일 선생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시간이 어찌나 잘 지나 가던지. 30대는 30킬로로 50대는 50킬로로 70대는 70킬로로 시간이 간다는 누군가의 얘기가 생각납니다.

    지난 가을 선생님께서 사모님과 아들과 함께 저희 한의원을 방문해 주셔서 너무나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오랜만에 뵌 선생님의 모습에서 흘러간 세월을 읽을 수 있었지만 환하게 웃는 모습은 여전히 따뜻함 자체였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단발머리에 세일러복 교복을 입고 귀밑 1센티까지 머리를 짧게 자른 중학생이었고 선생님은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부임한 싱싱한 총각선생님이셨는데 저한테 아들의 중매를 부탁할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선생님께서는 키가 작아 늘상 맨 앞줄에 앉아있던 저에게 자주 질문을 던지곤 하셨어요. 그때는 그렇게 싫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선생님 덕분에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제법 좋은 성적을 유지해 한의대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만 더 혼났더라면 지금쯤 한국을 빛낼 위대한 사람이 돼 있을 텐데(웃음).....선생님 아직 늦지 않았겠죠?

    당시 대구에서 부산으로 전학 온지가 얼마 되지 않아 같은 경상도라도 억양이 다른 나에게 자주 책읽기를 시켰고, 질문도 많이 하고 대답이 틀리면 혼났던 기억도 납니다. 생각해보면 선생님께서는 작지만 소 눈처럼 큰 눈으로 항상 교실 앞줄에 있어서 눈에 띠여서인지 특별한 관심을 가지시고 자꾸 질문을 던져서 많이 틀리고 많이 맞고 혼나고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관심 덕분에 중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열심히 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대학시절 동창 몇 명과 함께 선생님 댁을 찾아간 적이 있었어요. 사모님이 해주는 맛있는 밥을 먹고 선생님과 함께 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두런두런 사는 이야기를 했었죠. 선생님께서는 성공도 좋지만 인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아 참, 펜션은 잘 되고 있으세요? 마음고생이 심했을 무렵 선생님이 펜션을 차렸다는 소식에 무작정 떠나서 잠시 머물고 싶었을 때가 있었어요.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선생님처럼 시골에 집을 짓고 살고 싶다’고 푸념을 했을 때, 선생님은 “지행이는 아직 젊고 할일이 많다. 자신과 세상을 위해 큰일을 많이 하고 오라”며 방황하는 마음을 잡아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그 때 선생님께서 제 마음에 길동무가 돼 주지 않으셨다면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거예요. 지금은 선생님 펜션을 잊어버릴 만큼 씩씩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언제나 따뜻하게 제자의 얘기를 들어주고 맛있는(?) 조언을 해주시는 선생님께 이 글을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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