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세계 스포츠 현장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

기사입력 2018.03.05 10:52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강릉선수촌 폴리클리닉 한의과진료소를 다녀오다
    내가 겪은 평창동계올림픽-2


    2154-28-1지난달 25일 폐막식을 끝으로 2월을 뜨겁게 달구었던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92개국, 292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역사상 역대 최고 규모의 대회였다. 또 최초로 100개가 넘는 종목에서 메달이 걸려있었던 대회였다.

    이와는 별개로 한의계로서도 역사적인 대회로 남게 될 것이다. 올림픽 선수촌병원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이하 IOC)가 공식적으로 한의과 진료소를 운영한 최초의 대회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1월30일부터 2월13일까지 강릉선수촌내 선수촌병원인 폴리클리닉에서 한의과 진료를 전반기 동안 담당했다.

    전반기의 주업무 중 하나는, 세계 각국의 선수단 및 임원단이 본격적으로 입촌하기 전에, 차질 없이 미리 진료실을 세팅하는 것이었다.

    또 대회 초반에 시설 탐방을 하는 각 나라의 팀닥터 및 임원들에게 진료소에서 어떠한 치료를 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일종의 홍보대사 역할도 겸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폴리클리닉에는 없었던 한의과 진료소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많은 관심과 질문이 있었는데 이는 적절한 시각자료와 설명을 통해서 홍보를 진행했다.

    [caption id="attachment_392354" align="aligncenter" width="1024"](왼쪽)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가 한의 폴리클리닉에서 추나 치료를 받고 있다. (오른쪽) 프랑스 피겨 대표선수가 한의 폴리클리닉에서 추나 치료를 받고 있다. (왼쪽)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가 한의 폴리클리닉에서 추나 치료를 받고 있다.
    (오른쪽) 프랑스 피겨 대표선수가 한의 폴리클리닉에서 추나 치료를 받고 있다.[/caption]

    평창과 강릉 양쪽의 클리닉에서 최초로 선수 진료의 시작을 열었던 것은 강릉선수촌이었다. 미국팀의 경우에는 제일 많은 수의 선수 및 임원단을 파견했다.

    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무 관련 인력만 60여명을 파견했는데, 이 중에 의무총책임자인 빌 모로(Bill Moreau)는 한의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치료에 대한 설명을 들은 이후, 본인 팀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를 한 명 진료를 보냈다.

    선수촌병원 한의과에서 최초로 치료를 받은 이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브라이언 한센(Brian Hansen)이다. 그는 2010년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인 팀추월 은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이후 미국팀의 의무총책임자인 본인도 의료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며, 직접 내원해 치료를 받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갔다.

    선수와 임원단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의사들은 한의과 진료실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며, 대화를 나누고 갔다.

    IOC 소속으로 진료실을 참관했던 독일의 정형외과 의사와 미국의 정골의사 등도 한의과 진료실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들이 많았다.

    침을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는 독일의 정형외과 의사는 본인의 허리통증에 직접 침 치료를 받고 나서 통증이 사라졌다고 흡족해 하며 많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자원봉사 자격으로 평창을 찾았던 한 노르웨이의 의사는 “고국에서 난민진료를 하는데,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에 침 치료를 병행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진료실을 수시로 오면서 진료하는 것을 구경하고, 직접 치료를 받으며,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제현장에 나오게 되면, 한의학이 세계 각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392355" align="aligncenter" width="1024"](왼쪽) 미국 올림픽위원회(NOC) 임원이 한의 폴리클리닉에서 추나 진료를 받고 있다.  (오른쪽) 우크라이나 한 임원이 한의 폴리클리닉을 재방문해 침 치료를 받고 있다 (왼쪽) 미국 올림픽위원회(NOC) 임원이 한의 폴리클리닉에서 추나 진료를 받고 있다.
    (오른쪽) 우크라이나 한 임원이 한의 폴리클리닉을 재방문해 침 치료를 받고 있다[/caption]

    스포츠현장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도핑과 관련한 부정행위를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IOC의 경우에도 이러한 이유로 대회기간 중에 약물의 주입 등과 관련된 행위를 원칙적으로 엄격하게 금지하며 매 올림픽 이전 이른바 ‘Needle Policy’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 때에도 동일한 문건이 공표됐다. 이 문건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침 시술은 약물을 주입하는 행위로 간주되지 않아 대회기간 중 ‘주사 신고 서식(Injection Declaration Form)’의 작성 없이 허용됨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난 올림픽의 통계들을 살펴보면 폴리클리닉을 찾은 선수들 중 많은 수가 근골격계 질환으로 진료를 받았다.

    이때 침 치료의 장점은 도핑과 무관하며, 근골격계 질환에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내과적인 질환에 있어서도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도핑과 관련된 문제가 항상 화두인 국제스포츠현장에서 사용가치가 무궁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제무대 최고레벨의 스포츠현장에서 공식적으로 한의과 진료소가 운영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임은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이 끝이 아닌 새로운 기점으로 삼아 한의사가 본격적으로 국제스포츠현장으로 진출해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현재 IOC가 주관하는 올림픽 폴리클리닉 내에 필수 설치돼야 하는 과들이 있다. 전 세계 어디에서 폴리클리닉이 운영되더라도 이러한 필수과는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

    한의과의 경우에도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일을 진행해야 될 것이다. 한의사라는 제도적 특수성상 전 세계 다른 어떠한 단체들과 연대해 이러한 일을 추진할지 내부적으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도 다음 하계올림픽인 2020년 동경올림픽, 다음 동계올림픽인 2022년 베이징올림픽 모두가 동양권에서 열린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다.

    두 올림픽을 준비하는 조직위에서 한의과 진료소에 시간을 할애해 탐방하고 갔기에, 추후 올림픽에서 폴리클리닉의 운영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의사들도 국제스포츠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었기를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지면을 빌려 본 대회의 성공적인 의무지원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홍주의 서울시한의사회 회장, 공이정 강원도한의사회 회장, 본 학회 명예회장단 및 임원진 여러분, 또한 아낌없이 물품을 지원해주신 영일엠 사장께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