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동양의학(標準 東洋醫學)’을 읽고

기사입력 2017.06.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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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22-33-1우리는 한의과대학에 들어오면서 기존의 상식, 현대적인 생리학을 멀리하고 오로지 한의학적 관점에 맞춰서 한의학을 바라볼 것을 강요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의문을 가지지 않은 채 내경, 동의보감, 의학입문 등을 마치 경전인 것처럼 그냥 암기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가능하면 현대적으로 밝혀진 의미를 가지고 예전 의학이론을 해석하고 이해한다면 올바른 방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인도 똑같은 경험을 했고, 최근 들어 다양한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왜 이런 의문을 갖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처음 이 책을 접한 것은 7~8년 전 일본동양의학 학술총회에 갔다가 도서전시회에서 보게 됐다. 책 제목으로는 ‘표준’이라는 말에 좀 거슬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몇 페이지를 넘겨보면서 한의학을 이렇게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책을 집어들고 구입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한의학개론 혹은 한방생리학에 부합되는 해설서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2015년 한글판으로 번역 출판됐다.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최근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게 됐다.

    우리가 한의대를 다니면서 많이 들었던 명문화(命門火)가 비위(脾胃)를 데워주는 기능을 솥단지에 비유한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똑같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동양의학의 특징과 인체관, 인체기능으로는 보는 음양, 기혈진액의 순행, 팔강변증의 의의와 활용법, 장부개념과 생리기능, 오행학설, 사진(四診), 경락(經絡)과 변증에 대해서 기술해 놓았다. 저자는 일본의 센도 세이시로(仙頭正四郞)이며, 의사 출신으로 동경의과치과대학의 교수를 역임했다. 1990년부터 동경에 클리닉을 개설해서 진료하다 2003년 동경의과치과대학의 한방외래교수를 하다가 2006년부터 동경의과치과대학의 의학부 임상교수를 하고 있다. 한방에 관한 많은 책을 저술했으며,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의사의 눈으로 보다보니,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부분이나 현대 해부생리학적으로 다른 해석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의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가령 한의학의 위, 소장, 대장은 공장, 회장, 대장으로 해석하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부분. ‘비(脾)의 승청(升淸)을 위장으로부터 흡수한 후, 생합성을 위해 간장까지 운반하는 경로 및 간장으로부터 우심방까지 운반하는 경로를 승청(升淸)의 실제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쓴 부분. 이제까지는 개별 증상을 모아서 패턴을 보고 변증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우선 특징적인 증후나 눈에 띄는 몇 가지의 증후를 파악하는 것으로 병태를 추측하고, 그 추측한 병태로부터 일어날 수 있는 상태나 증후를 검증한다는 것이다. 한의학개론처럼 한번 훑어보기에 괜찮은 책이라 생각돼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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