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 자리마다 놓는 침…한의사가 MD보다 국소해부학 잘 알 것"

기사입력 2016.07.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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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창석 미주한의협 이사장 인터뷰

    서창석1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사람 몸은 많은 층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머리에만 7개의 층이 있죠. 어떻게 그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침을 깊숙이 집어넣을 수 있겠습니까? 해부학은 한의학의 기본입니다."

    일각에서는 해부학과 한의학이 연관성이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경희대 한의대를 12기로 졸업한뒤 서양의학을 다시 전공한 미국 UC Irvine 대학교 전(前)교수가 침 시술을 해부학적 관점에서 조명한 책이 나와 주목된다. 'Acupuncture Anatomy'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말 출간된 이 책의 저자인 서창석 미주한의사협회 이사장을 지난 1일 한의신문이 만나봤다.


    ◇요즘 근황은?


    올 초 미주한의사협회에서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나이도 있어서 학교를 퇴직한 뒤 개업도 안하고 있었는데 막상 도와달라고 하니 거절을 못하겠더라. 자리가 자리인지라 한의약의 세계화를 위해 앞장설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시점에 마침 책도 출판됐고 대한한의사협회와의 공조도 고려할 겸 한국에 오게 됐다.

    ◇이집트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대학에서 해부학을 가르치셨는데 한의학과 관련한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원래 한의약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미국 UC Irvine 대학교의 해부학 연구전문의로 해부학교실에 8년간 있다가 면역학교실로 전출을 하게 됐다. 그런데 면역학이야말로 한의학의 핵심이다보니 이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매선침, 공진단, 청심원 등 한약에 대한 연구도 하게 됐다. 세계에서 매선침 연구는 아마 제가 처음인 걸로 알고 있다. 매선침을 연구하면서 면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T셀, B셀 등의 면역세포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됐고 그 연장선에서 혈자리에 놓는 침 하나가 해부학적으로 어떤 근거에 의해 병을 낫게 하는가를 중점적으로 정리를 하게 됐다. 그 무렵 신경생리, 해부학 전문가인 닥터 블랭크 교수가 같이 본격적으로 연구하자고 제안했고 2년 동안 독일, 프랑스, 중국 등에서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을 거친 끝에 총 10년 만에 책이 완성됐다.

    ◇한국에서는 한의사가 해부학에 대해 아느냐는 의문도 많다. 한의학과 해부학, 어떤 연관이 있을까?

    법원에서 한의학과 해부학과 관련이 없다는 판례도 나온 적이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히려 한의사는 경혈 자리마다 세밀하게 침을 놓아야 하기 때문에 ‘국소해부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예컨대 천부(淺部)쪽에는 신경과 혈관이 있고 더 들어가면 두 군데 세 군데 혈관이 더 있는데 그걸 모르고 침을 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출혈은 물론 감염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데 한의사가 어떻게 해부학 전문가가 아닐 수 있겠나.
    오히려 MD들이 국소해부학적 지식에 약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선 한의사가 MD보다 더 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마 해부학이란 개념 자체가 서양의학자들이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이젠 청진기나 혈압계 등 도 한의사가 두루 쓰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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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저서에 있는 해부학 그림을 그리는데만 8년의 시간이 걸렸다. 해부학에 대한 이해는 물론 한의학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그림을 그리기 수월한데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려웠던 탓이다.

    ◇남기고 싶은 말.


    책을 집필하면서 약 20구의 시체를 해부했다. 그렇게 봐 가며 이 책을 아주 세밀하게 해부학적, 조직학적, 생리학적으로 하나하나 나열해 썼다. 경혈에 대한 연구를 하다 보니 이들 학문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해야 앞으로 후배들이 계속 이렇게 이어나갈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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