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대 국회 복지위,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논의됐어야

기사입력 2016.06.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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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국회 복지위원들은 열정적이었다. 지난 21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제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첫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다. 여야 의원 가릴 것 없이 다음 달 1일 시행되는 맞춤형 보육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질타하는 의원도 많았다. 관련 추가 질의는 땅거미가 오래 전에 진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한의계 관련 현안에 대한 질의는 없었다. 보고 안건이 없진 않았다. 한·양방 협진 활성화 시범사업,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제형 현대화사업 등 크고 작은 사업이 복지부 간부에 의해 발표됐다. 이른바 ‘한의학의 세계화·과학화’ 흐름에 따른 정책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뒤편으론 고득영 한의약정책관도 배석했다. 위원의 혹시 모를 질의에 답하기 위해서였을테다.

    물론 맞춤형 보육이 ‘뜨거운 감자’인 건 맞다. 입법부도 국민 여론과 밀접한 현안을 외면하긴 어려웠을 게다. 그래도 한의약 관련 정책 질의는 했어야 했다. 복지위의 첫 업무보고는 새로 구성된 복지위원의 관심과 문제의식을 행정부에 공식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여서다. 한의학의 세계화·과학화는 한국에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나오게 만드는 여정이다. 한의계 현안을 일부 직역이 겪고 있는 고충 해소 정도로 보기 어렵단 얘기다.

    한의계 현안이 다소 전문적이어서 접근이 어려웠을까. 하지만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 같은 문제는 복지위를 처음 맡게 된 초선·비례대표 의원도 비교적 어렵지 않게 판단내릴 수 있는 현안이다. 의료기기 허용을 둘러싼 사안을 해결하겠다고 한 뒤 손 놓고 있는 복지부의 태도도 한·양방 모두의 비판을 받아온 터다. 복지위 첫 업무보고에 늦은 복지부 장관의 불성실함을 여러 번 질타할 시간에, 다른 의원이 제기한 맞춤형 보육의 문제점을 한 번 더 읊을 시간에,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등 한의계 현안이 한 번이라도 논의됐어야 했다.

    22일 5시 현재 복지위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한의계 현안 만이 문제가 아니다. 복지위원 한명 한명이 관심을 어느 분야에 두느냐에 따라 정부가 곤두세우는 촉각의 영역이 달라진다. 남은 복지위 회의는 정부에 대한 국회의 영향력을 넓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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