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간 불평등한 법적 조항 너무 많다”

기사입력 2014.11.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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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석 교수, “한·양방 역할은 다르나 별 이유없이 한의사 차별화 조항 많아”
    한의약품 품목 허가 등 신규 절차 복잡, 한약·생약 등 용어 혼선 여전



    “52:122-현재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한의사와 양의사의 권한을 비교한 수치다. 한의사와 양의사라는 직군이 하는 역할 자체가 다르므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별 이유 없이 한의사만 제외되는 조항들이 있다. 한의약육성법이 탄생한 건 그래서였다.”
    강연석 원광대 한의대 교수는 지난 달 20일 열렸던 ‘한의약육성법 시행 10년, 평가와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아 2003년 한의약육성법이 제정됐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한의약 육성을 견인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강연석 교수는 “2003년에 제정된 한의약육성법은 기존의 약사법·의료법 내 한의약과 관련된 부분들을 모아 보건의료 질서를 다잡는다는 취지의 특별법 형태로 제정됐지만 아직도 한의계의 열악한 현실을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실효성을 담보할 각론을 마련하지 못하고 선언적 의미에 머물러 있을 뿐더러 제정 취지가 의료법과 약사법 등 관련 법령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제정된 지 10년이나 지났지만 실제 피부로 느낄 만한 변화가 없다는 한의계의 볼멘소리는 여전하다”며 “한의학미래포럼이 한의사 350명을 대상으로 한의약육성법이 발효 5년 뒤인 2009년 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한의계 정책 활동 중 ‘한방공중보건의’에 대해 가장 만족하고, 두 번째로 만족하는 분야가 ‘한의약육성법 제정’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즉, 한의약육성법은 한의계의 60여 년 간의 염원 같은 것이었는데 5년이 지났는데도 한방공중보건의가 도입된 것보다 기대치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정부 추진 한의약 정책 불만족도 67.7%

    강 교수에 따르면, 정부에서 추진한 한의약분야 정책 사항들에 대한 만족도 평가에서는 대체로 한약분쟁 이후 한의약 분야 국가 정책에 대해 40.3%가 ‘대체로 불만족’, 27.4%가 ‘매우 불만족’이라고 응답했으며 한의약 관련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정부기관의 활동에 대해서도 42.0%가 ‘대체로 불만족’, 38.6%가 ‘매우 불만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의약육성법 제정 10년 뒤인 2013년, 대한한의사협회에서 한의사 39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방의료 실태 및 정책에 관한 한의사 인식조사’에서는 ‘불만족’하다고 응답한 한의사가 72.8%, 주요 정책에서 한의약이 소외됐다고 느끼는 한의사는 67.3%, 한의건강보험 정책에 대한 만족도는 ‘불만족’이 81.4%에 달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에 한의원에서 쓰이던 쑥, 뜸 등의 기기도 계량화되고 현대화됐다. 화력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전자화된 것. 이렇게 실질적으로 현대화 시켜나가는 과정에서 한의사들은 똑같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지만, 관련 의료기기 회사나 제약회사들은 허가를 빨리 받기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같은 현실과 관련, 강연석 교수는 “사실 한의사들은 뜸 뜨고 수가 받아서 먹고 살면 되는데 보험으로 적용되지 않으면 관련 산업이 육성될 수가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육성법을 통한 한방산업 발전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한의약육성법이 2011년도에 개정되면서 과학적으로 외연을 넓혀 나가고 있는데 결국은 의료기기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

    이를 위해선 처음에 투입되는 의료기기 회사, 제약회사들이 별도의 틀을 통해 빨리 허가를 받아 투입되도록 살아나갈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하다보니 의료 현장에서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예컨대 예일대 의과대 양의학 교수로 재직 중인 교수가 황금탕으로 항암제 치료의 부작용을 제어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법이 한의약 현대화 장애

    FDA와 수천 번의 공문이 오가면서 기존의 규정과 다른 약을 만들고 있고, 기존의 과정으로 진행할 수 없으니 어떤 과정으로 할 건지 식약처 담당 공무원들이 계속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을 거쳐 임상시험에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기존에 없던 규정에서 새로운 품목허가를 받는 과정이 상당히 힘들다. 강 교수는 “식약처에서는 항상 해외 사례를 가져오라고 하는데 지금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해외에 없는 새로운 사례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새 품목 만들고 새 허가 과정 거쳐야 하는데 전체를 아우를 틀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연물신약의 경우를 살펴보면 동의보감에 있는 약제를 갖고 만든 약이라 한의사가 쓸 수는 있지만 물리적으로 한의사에게 공급이 안 되고 있다. 제약회사에서 설명 용지를 어떻게 쓰냐에 따라 한약제제, 생약제제, 천연물신약로 둔갑하게 되는 셈이다.

    또 일제시대 쓰이던 본초를 비롯해 한약제제, 생약제제, 천신, 바이오 생약 등 여러 가지 용어들이 혼재하고 있는데 법률적으로 용어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강 교수는 “(천연물신약과 관련)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면 새 법에서는 생약이라는 개념을 삭제하고 혼선하는 용어들을 정리하는 작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21세기에 (일제시대의 잔재 등이)아직도 남아있는 건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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