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의약연구소’ 추진 지원금 왜 미뤄지고 있는가?

기사입력 2014.07.11 09:53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르면 이번 주중 ‘제주한의약연구소 설립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의계 내부에서는 제주한의약연구소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3월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한의약연구소 설립과 관련 전국 16개 시도지부의 사업지원금을 5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이는 대신 나머지 금액 5000만원을 제주특별자치도한의사회에 지원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후 4월에 열린 2014회계연도 첫 이사회에서 사업 지원금 문제가 대두됐으나 당시 제주지부장이 참석하지 못해 세부적으로 논의가 안되고,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 후 집행하기로 결정됐었다. 하지만 최근 제주지부에서 제주한의약연구소 관련 지원금의 조속한 집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 이에 따른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조만간 ‘제주한의약연구소 설립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며 이후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도 의회에 동 조례안의 입법 제청을 의뢰, 관련 법이 제정되면 보건복지부에 재단법인 설립 신청 및 승인을 마친 후 이르면 올 하반기쯤에 제주한의약연구소의 출범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이를 위해 올해 3억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고, 내년과 내후년 각각 5억여원의 예산 편성 계획이 마련되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재 제주한의약연구소와 관련한 지원금을 둘러싼 쟁점 부분은 크게 4가지다.

    첫째는 절차상의 문제다. 대의원총회 사업계획 및 예산, 결산 심의분과위원회(이하 예결위)와 대의원총회의 심의를 통해 이미 결정된 일을 중앙회에서 정당한 이유없이 집행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의원은 “이미 총회에서 결정된 예산을 중앙회에서 집행하지 않는 것은 협회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총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는 과연 제주한의약연구소 추진이 한의사협회 정관에 나와 있는 협회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현재 제주한의약연구소가 내세우는 설립목적은 약용작물 사업 활성화, 약용작물의 한방상품화, 관광객의 한방산업 연계 등이다.

    연구소의 이러한 목표는 한의사협회 정관에서 정한 한의사의 권익옹호, 의료질서 확립이라는 협회의 설립 목적과는 상관이 없이 자칫하다가는 한의약 연계상품만 활성화를 부추겨 오히려 의료질서와 한의사의 권익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다. 천연물신약 사태에서 보듯 전문가인 한의사가 배제된 채 이뤄진 한의약 연계상품 및 관련 산업이 왜곡되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겪은 한의계로서는 어쩌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다.

    셋째는 제주지부가 사업지원금 5000만원을 요청했던 지난 3월 대의원총회 당시와 현재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총회 예결위 회의 당시 제주지부 김성언 회장은 해당 사업을 설명하며 제주특별자치도에서 3억원의 예산을 책정했고, 제주지부에서 3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이 가운데 협회가 5000만원을 지원하면 나머지 부분은 제주지부에서 책임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지부에서 3억원을 부담하기로 한 것과는 달리 100% 지자체의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제주한의약연구소 설립 계획 초창기에 지자체와 제주지부가 각각 3억원을 출연하여 추진키로 했는지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일반단체에 출연을 요구할 수는 없다. 자발적으로 출연을 하여 돕는 것은 몰라도 출연을 하라고 요구하면 서로가 부담이 돼 힘들다”고 밝히며 “(제주지부)출연금이 없다고 해서 사업을 못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성언 회장은 총회 예결위 회의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음을 밝히며, 필요로 하는 5000만원의 지원금은 제주한의약연구소를 한의사가 주도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는데 사용될 예산이라고 전했다.

    넷째는 제주한의약연구소를 한의사가 주도하기 위해 시행돼야한다는 연구계획서가 이미 제주 지자체에서 만든 제주한의약연구소 설립 타당성보고서의 연구 내용과 상당 부분 중복된다는 점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 2월 대전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한의약연구소 설치에 대한 타당성 연구 보고서를 제출받고, 이 보고서를 토대로 제주한의약연구소의 설립 목적 등 전반적인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제주지부에서 한의사가 주도적으로 제주한의약연구소를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제주한의약연구소 설립에 관한 세부계획수립연구’(이하 세부 계획수립연구서)는 이미 발표된 대전대학교 산학협력단의 타당성 보고서와 상당부분 중복되며, 세부계획수립연구서 역시 제주 지자체에 타당성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한 대전대 산학협력단의 동일 인물이 작성한다는 점이다. 동일한 인물이 상당부분 중복되는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 회원들의 회비를 투입하는게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제주한의약연구소를 둘러싼 논란은 집행부가 대의원총회에서 결의된 지원금을 조속히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과 아무리 대의원총회에서 결의된 것이라도 여러 가지 우려와 상황이 달라진 만큼 제주한의약연구소가 한의사협회의 사업목적과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큰 틀에 맞는지 확인한 후에 집행돼야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같은 논란과 관련, 대한한의사협회는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중앙회 입장에서는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예산을 빨리 집행하고 더 이상의 논란이 없기를 바라지만, 이미 이사회에서 차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대의원총회 및 예결위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는 사안을 중앙회에서 임의로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란과 쟁점들에 대해 한 회원은 “결국 이러한 논란이 생긴 근본적인 문제는 연구계획서나 실행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기도 전에 쪽지예산 형식으로 예결위 당일 회의석상에 찾아가 정에 호소하는 문제로 인해 생긴 것이다. 예결위원들끼리 적당히 서로서로 봐주는 식의 행태는 앞으로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 같은 한의사협회의 예산결정 구조를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제주한의약연구소 관련 지원금 논란, 해결 방법은 없는가?

    김성언 회장(제주특별자치도한의사회)

    -성명서 발표 배경은?
    : 제주지부가 발표한 성명서에 우리 지부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 담았다. 회원들은 원래 중앙회장께 항의하는 팩스를 보내려 했는데, 막은 것이다. 성명서는 최대한 순화된 표현으로 발표됐다. 우리 지부가 주장하는 모든 내용은 성명서에 다 들어있다.
    -예산지원이 지연되고 있는게 문제인가?
    : 그렇다. 우리 지부에 대한 지원금 예산이 편성되는 과정에서 타 시도지부 지원 예산이 삭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은 총회 예결위 회의 때 여타 지부장님들께 양해를 구한바 있다. 특히 사업계획서는 총회 통과 전에 다루는 것이다. 우리 지부는 올 1월에 계획안을 올렸었는데, 중앙회에서 못보았다고 무시했다. 그래서 공문이 찍힌 것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이사회는 대의원총회에서 통과된 예산을 준다, 못준다 할 권한이 없다.
    -제주한의약연구소를 설치하는데 제주지부서 출연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사업예산 지원이 시급한 것인가?
    : 아니다. 초창기 계획과 많이 변경됐다. 초창기에는 지자체 3억, 우리 3억, 각각 50%씩 분담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 부분이 변경돼 100% 모두 지자체에서 출자하기로 했다. 지금 사업예산이 필요한 것은 한의약연구소를 구체적으로 운영하는데 따른 한의계의 입장을 담은 연구 자료가 필요해서다. 한의사가 중심이 된 연구계획서를 갖고 들어가야 한의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연구소를 운영해 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전남한방산업진흥원의 예와 같이 원장이 약사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제주한의약연구소의 연구소장이 한의사가 아닌 사람이 될 수 있고,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도 흘러갈 수 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연구용역을 진행하기 위해 관련 예산이 시급히 필요한 것이다.

    최재호 의장(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총회)

    -제주한의약연구소 설립에 따른 중앙회의 예산지원과 관련해 일부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달라?
    : 관련 예산이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받은 것은 맞다. 하지만 사업예산을 집행하고자 하여도 구체적인 사업의 내용이 없다. 즉, 계획서가 없다는 것이다.
    예산만 책정돼 있지, 5000만원에 대한 알맹이가 없다. 어떻게 쓰겠다는 내용이 있어야만 한다.
    지난 4월 이사회 때 이 안건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그때 제주지부장께선 불참하셨다.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이 안건은 차기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비슷한 안건이 있었다. 인천지부의 인천아시안게임 참여에 따른 예산지원이다. 인천지부도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없어 이 부분을 보완 제출해 승인을 받았고, 집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지부건은 현재 집행이 안되고 있다. 이사회의 검토를 받아 승인하면 집행이 될 것이다. 대의원총회는 전체적인 사업의 틀을 잡아주는 곳이다. 구체적인 사업집행은 이사회서 하는게 맞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지부에 세부 내용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진욱 부회장(대한한의사협회)

    -중앙회는 왜 제주지부에 대한 지원금의 집행을 미루고 있는가?
    : 올 4월 개최됐던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회 때 제주지부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받고 논의하여 결정하기로 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회에서 임의로 집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지금이라도 집행할 수는 없는가?
    : 이사회에서 결정이 되거나, 혹은 시도지부장님들의 의견이 모인다면 집행할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지부 지원금 지급을 감액없이 전액을 요청하는 지부도 있어, 제주지부와 다른 지부 사이에서 끼어있는 상태가 돼 곤혹스럽다.
    -향후 지원금의 집행에 따른 계획과 전망은?
    : 조속한 집행을 위해 각 시도지부에 제주지부의 사업계획서를 보내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하지만 의견이 모이고 있지 않아 다시 의견을 모으거나 이사회를 열어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빨리 결정이 되기를 희망한다.

    뉴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