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뒤 패혈증 걸린 아기 사망… 法, “의료진 과실”

기사입력 2014.06.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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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 뒤 면역력이 떨어져 패혈증에 걸린 아기에게 항생제를 제때 투여하지 않아 사망하게 한 병원에 대해 법원이 수천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렸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5부(김종문 부장판사)는 김모(사망시 6개월)군의 부모가 서울 모 종합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병원측은 총 9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2011년 1월 태어난 김 군은 출생 직후 선천성 심장질환인 ‘심실중격결손’을 진단받았다. 김군은 같은 해 6월 다시 입원해 심장 관련 수술을 받았으나 열흘 후 혈압이 떨어지고 백혈구 수치가 급속히 증가했으며, 체온은 38.1도까지 올랐다. 이에 의료진은 C-반응성단백질(CRP)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확인돼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았다.

    CRP는 염증이나 종양 등에 반응해 양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물질로, 각종 염증 반응을 진단하는데 이용된다.

    의료진은 수술한 지 2주 이상이 지나고 나서야 혈액배양검사를 통해 김 군이 패혈증에 걸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의료진은 김 군에게 항생제를 투여했지만 김 군은 며칠 뒤 난치성 패혈성 쇼크로 숨졌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수술 후 면역력이 약해진 김 군의 백혈구 수치 등을 고려해 패혈증 발생 가능성을 예견하고 미리 항생제 투여 등 적절한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심장수술 후 김 군의 체온이 갑자기 오르고 혈압이 떨어졌을 때 패혈증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감염 판단 지표로 사용되지 않는 CRP 검사 결과를 근거로 항생제를 일찍 투여하지 않은 것은 의료진의 과실”이라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의료진이 시의적절하게 패혈증을 진단해 항생제 투여라는 의료행위를 조기에 시행하지 못한 과실이 김 군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신체에 침투한 원인균 때문에 김군이 사망하게 됐고, 김 군의 체질적 요인도 있을 수 있어 의료진에게만 사망의 책임을 돌릴 수 없다며 책임비율을 3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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