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서양의학과는 다른 인식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을 뿐”

기사입력 2011.09.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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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은 결코 비과학적인 것이 아니다. 다만 서양의학과는 다른 인식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모아진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회(위원장 고창남)는 지난달 26일 강동경희대병원 연구동 강당에서 ‘2011년 한방병원 임상시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의학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질적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김태우 전남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는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주장은 서양의학의 특이한 인식론을 바탕으로, 다른 인식론은 부정하는 편협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며 “한의학은 서양의학과는 다른 인식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고, 한의학의 인식론은 현상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3년에 걸쳐 현지조사 및 비교연구 등을 통한 ‘한의학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Medicine without the Medical Gaze)’를 시행했으며, 이를 통해 한의학의 현상학적 바탕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서양의학은 공간화 및 언어화(Spatialization and Verbalization)를 통한 대상화를 바탕으로 의학적 대상을 구축하는 특이한 의학적 관점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수치화할 수 있는 물질적 대상을 의료적 처치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근본적 원인에 대한 대응보다는 균형이 깨진 몸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관심을 갖게 되어 인식론적 한계를 드러낸다. 이는 특히 만성병 치료에 있어서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의학은 지각의 경험을 중요시하고 인식의 바탕은 몸이라고 설명하는 메를로 퐁티의 현상학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한의학은 언어화의 협소함을 인지하고 몸을 통한 지각능력을 활용한다. 이로써 체득을 통한 인지를 하고, 언어화되지 않는 한의학의 영역이 존재하게 된 것을 설명할 수 있다.

    특히 한의학은 지각의 경험을 체계화하는, 굉장히 정교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한 한의학적 방법론으로는 도제식 교육, 환자와의 interaction, 한의학 개념(음양·오행·사상), 한의학 원전(황제내경·동의보감·동의수세보원 등), Efficacy 등이 있다.

    김태우 교수는 “현재 한의학 연구는 서양의학적 관점에 기반한 연구가 행해지고 있어 대상화할 수 있는 대상을 새롭게 혹은 억지로 찾아내야 하는 어려움 등을 겪고 있다”며 “한의학적 관점 및 접근법과 일치하는, 서양의학의 특이한 대상화가 담아내지 못하는 질병현상, 질병경험을 담아내기 위한 연구방법론인 ‘질적 연구’는 한의학의 장점을 구현해 낼 수 있는 것은 물론 한의학 연구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고창남 경희대 교수가 ‘2011한방병원 IRB 현황’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으며, 이밖에 △미국 임상연구 현황(이수경 경희대 교수) △한약물 임상시험의 실제(정우상 경희대 교수)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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