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가도 열정과 우애는 남는다”

기사입력 2010.09.0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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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년 10월1일 창립… 현재에도 매월 22일 정례 모임
    매월 주제별 임상 토론, ‘임상경험방’으로 묶어 출간 계획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등 다섯 가지의 연쇄적 상호관계로 우주의 유기적인 순환이 이뤄진다는 오행이론(五行理論). 지금으로부터 34년 전 오행이론을 생활에서 실천하며 상생(相生)을 추구하고자 작은 학술 모임이 탄생했다. 바로 ‘오행의학회’(五行醫學會)다.

    세월은 흘러 22명 회원 가운데 12명만 남아

    한의사 22명이 모여 지난 1976년 10월1일 첫 모임을 가졌다. 이후 22명의 회원은 매월 22일마다 정례 학술 모임을 이어왔다.

    그러나 그 누구도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순 없다. 첫 모임을 가졌던 22명의 회원 수는 현재 12명으로 줄었다. 전 대한한의사협회 김한성 회장·이찬영 감사를 비롯 이동건, 박종운, 송정면, 김영기, 고영정, 신은탁 등의 회원들은 유명을 달리했다. 전 대한한의사협회 안학수 회장, 전 서울시한의사회 유승원 회장 등은 개인적 사정으로 최근 들어 참여치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 개원하고 있는 경희대 한의대 출신의 회원들이 중심이 돼 현재 모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김덕배(중구 천을·14기)·채수양(동대문구 경동마산·14기)·김현채(동작구 대영당·15기)·박희수(강남구 강남대동·15기)·선병덕(은평구 화성·15기)·이윤주(서대문구 동산·10기)·전용민(서초구 전·15기)·정시관(서대문구 동진·8기)·정인상(은평구 제당·9기)·유희영(춘천시 춘천한방병원·15기)·한재섭(경기 오산시 늘푸른 15기)·문구병(서대문구·은평구회 사무국장) 회원들이 그들이다.

    초대 회장을 역임한 선병덕 원장이 84세로 최고령이고, 박희수 원장이 69세로 막내다. 이들 역시 학회 결성 당시에는 혈기왕성했던 청춘이었다. 젊은 시절, 한의학 탐구에 있어 무언가 답답했던 마음을 풀고자 모임을 시작했던 만큼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학술 토론이었다.

    이와 관련 선병덕 원장은 “매달 모일 때마다 한 명의 회원이 나와 자신의 임상 경험방을 발표했다. 그리고 나머지 회원들은 그 임상 경험방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통해 상호 평가하면서 각자의 임상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렇게 이어져 온 34년의 흐름은 세월의 무게만큼 상당한 분량의 임상기록지가 쌓이게 됐다. 그래서 고민한 것이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낸 경험방을 찾아 한 권의 임상보고서로 출간한다는 계획이다.

    박희수 원장은 “하나 하나 세밀히 검토를 해 한의학 임상보고서로 출간하려 한다. 아마 계획대로 완성된다면 후학들이 임상을 하는데 있어 적지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 치료하려면 반드시 본(本)을 잘 살펴야

    전용민 원장은 또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한의학은 정말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우리가 도구를 잘 사용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 원장은 “세상에는 발원(發源)이 없는 물 흐름이 없고, 뿌리가 없는 나무가 없다. 이때 흐르는 물이 맑지 않다면 그 발원지를 맑게 해야 흐르는 물이 자연히 맑아지고, 그 뿌리를 잘 보살핀다면 가지는 저절로 무성해진다”고 강조했다. 즉, 병을 치료하려면 반드시 본을 잘 살핀 다음에 치료하라는 것이다. 바로 본(本)이란 근원(根源)이며, 시초(始初)이기 때문이다.

    또 김덕배 원장은 최근의 한의계 상황과 관련해 한의 회원들의 단합심 부족을 지적했다. 김 원장은 “무면허 의료업자를 비롯 양의사들이 한방의료 영역을 침탈하려는 행태에 대해 너무 점잖게 대처하고 있다”며 “한의사 회원들끼리 단합심이 예전만큼 못하다 보니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젊은 날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영원토록 기억

    그러면서 김 원장은 “오행의학회 역시 평소에는 학술연구 모임이었지만 한의계가 어려울 때는 누구 하나 현실을 회피하지 않았다. 서로간 단합해 한의계 권익 수호를 위해 정말 열심히 싸웠다”고 덧붙였다.

    문구병 국장은 “오랜 세월을 같이 하다 보니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됐다”며 “한분 한분마다 분회장, 지부장, 중앙회장, 대학 교수 등 다채로운 경력을 지니고 있어 이 분들의 모임 자체가 또 하나의 한의학 역사인 셈”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에는 생성(生成)과 사멸(死滅)이 있다. 아마 오행의학회도 회원들 모두가 고령인 탓으로 언젠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열정과 우애로 함께한 34년의 세월 만큼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젊은 날의 아름다운 한 풍경으로 그들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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