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간손상에 한약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국제 전문학술지인 '독성학 아카이브(Archives of Toxicology, IF 5.9)' 온라인 판에 게재하여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13년 4월부터 2016년 1월까지 15일(11일∼68일) 이상 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 1001명(남자 360명, 여자 641명)을 대상으로 6명(0.6%)에서 간 손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국내에서 기존에 알려진 내용과 달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일부 의료계를 제외하고 국내외 대다수 연구결과에는 이미 한약의 간독성 유발은 전체 약물 중 적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미국 간질환학회지에 2010년 발표된 연구 '약인성 급성 간손상: 미국에서의 다기관, 전향적 연구'는 "미국 내 1198명의 약물성 간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항생제, 항결핵제, 항진균제 등 합성 양약으로 인해 간 손상이 발생했다"고 했다.
영국의학회지(BMJ)에 2015년 발표된 연구 논문 '파라세타몰의 척추 통증 및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효과성과 안전성'에서는 "통증질환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이나 파라세타몰 등의 진통제를 복용한 그룹이 가짜약을 먹은 그룹에 비해 간 기능 검사에서 비정상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무려 4배 가까이 높았다"고 적시하고 있다.
한약을 많이 사용하는 여러 다른 나라들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일본의사협회지 53권 4호에 실린 하지메 타키카와 테이코의과대 교수의 '일본에서의 현재 약인성 간 손상의 현실과 그 문제점' 논문에서 "일본에서 10년간 보고된 879건의 약인성 간 손상 보고를 확인한 결과 14.3%가 항생제, 10.1%가 정신•신경계약물로 인해 간 손상이 발생하는 등 간 손상의 60% 이상이 양약에 의한 경우였다. 반면 한약이 간 손상의 원인이 된 경우는 단 7.1%였다"고 밝혔다.
대만의 경우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물에 의한 간 손상의 경우 약 40%가 항결핵제에 의한 것이었다. 그 외에 스타틴과 같은 항지질제, 항암제 등도 간손상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약물 중 간독성을 일으키는 병원 약은 부지기수다. 성분으로 보면 디클로페낙, 스타틴계, 케토코나졸, 아세트아미노펜, 에리스로마이신, 페노바르비탈, 에스트로겐, 메토트렉세이트, 아미오다론, 타목시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중 소염진통제로 사용되는 디클로페낙은 간 장애를 악화 또는 재발시킬 수 있다. 드물게는 황달, 치명적 전격성 간염, 간괴사, 간부전의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든 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면 만성간괴사, 급성췌장염, 만성간염, 신장독성을 주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런 약들이 병원에서 처방되는 것은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식약도 약물 중 간독성을 일으키는 경우라도 과다복용 주의 등을 지키면서 병을 고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약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간질환 사망률 1위다. 간은 신경이 없어 70% 이상 파괴될 때까지 통증이 없다.
간손상의 원인에는 간염바이러스(A, B, C 등), 알코올(음주), 그리고 비알코올성지방간, 약물 또는 독성 간염 등이 대부분이고, 그 외에 드문 원인들이 있다.
인체에서 간손상을 발생시키는 요인 중 환자의 개별 유전적 특성이나 복용 당시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경우는 80%, 약물자체로 인한 경우는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약물에는 병원약, 한약, 건강기능식품, 식물제제 등이 포함된다.
이밖에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칼럼에서도 의사의 처방을 받은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독성 간손상을 일으키지 않는 약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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