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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87)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몇일 전 한국의사학회(회장 차웅석)에서 「개인으로부터 사회, 미래로 향하는 인문한의학적 의사학 연구방안」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했다. 한의학에 내재된 인문학적 속성을 고려하면서 K-Culture의 세계적 도약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맞닿아 있는 ‘한국 한의학의 세계화’라는 거대하지만 가시적 미래가 보이는 과업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인문한의학적 연구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얼개는 개인-사회-미래라는 관계망이다. 개인-사회-미래는 의료의 본질적 목표인 질병 예방과 치료를 통한 건강사회 실현을 위한 기초적 구조틀이다. 개인은 한의학이라는 학문적 문명의 외피를 입은 한의사로서의 개인과 피치료인으로서의 환자로서의 개인이다. 개인으로서의 한의사와 환자는 모두 사회적으로 구성된 지식의 우열적 착시에 의해서 한의학과 양의학의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존재로 비춰진다. 의료의 선택은 매스미디어 같은 매체에 의하거나 건강보험 같은 의료보장이라는 의료경제학적 각종 측정 기준에 영향받거나, 질병관·인간관 같은 철학적 영향을 받는다. 사회는 한의사의 역할을 펼치는 장으로서 치료와 건강정보의 제공을 통한 리더쉽을 발휘하는 영역이다. 한의사제도의 성립은 이러한 사회에서의 역할을 법적으로 보장받은 것이다. 이것은 전통의학을 제도화한 이원적 의료체계의 모습으로서 세계 전통의학계에서의 높은 위상을 갖게 해준 것으로 서구의 보완대체의학과의 교섭에 의해 시너지가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제도적 장점이 된다. 불행하게도 지난 역사 속에서 갈등과 반목이 이어지게 된 것은 조정과 안배를 통한 국민 건강권 확대와 한국적 의료정보의 세계화를 어렵게 해온 것이다. 동서협진, 동서의학의 협력 등이 의료기사지도권이라는 오랜 화두와 연계되어 떠오르는 대목이다. 끝도 없이 성장하고 있는 세계의 보완대체의학 시장의 규모를 생각할 때 한국의 한의학은 국가적으로 커다란 성장 엔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한류 등으로 커진 국제적 위상을 한의학의 세계화 전략을 통해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사회-미래의 관계망을 고려하여 인문한의학의 입장에서 의사학의 역할을 정리해본다. 한의사 개인의 치료 의안의 수집과 정리, 상호 교류, 한의사 개인사연구가 필요하다. 한의학 인물사, 인물간 네트워크 연구, 지역사회에서의 학문적 특징, 민족적 특이성, 학문적 경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아울러 한의학의 역사 연구로서 한·중·일 의학사, 의학교류사, 분과별의학사, 민족의학사, 전통의학사, 서양의학사, 보완대체의학사의 연구가 중요하다. 한의학적 인문학 연구로서 한의학 이론, 치료 개념, 인간관, 인체관, 생로병사, 의료와 사회, 질병관 등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역사 기록 속에 보이는 치료 경험에 대한 의안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아울러 치료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 한의학 지식정보의 디지털콘텐츠화, 디지털인문학적 방법론의 도입이 중요하다. 새로운 학문적 소통구조로서 디지털인문학을 인문한의학연구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지식과 호기심의 함양, 프로그래밍 언어Python, R, JavaScript 등에 대한 이해,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웹 기술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 등이 중요하며, 협업과 프로젝트 관리 능력의 증대,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의 함양, 윤리적 이해와 책임감,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향상 등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
우리 세대는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김은혜 치휴한방병원 진료원장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원장의 글을 소개한다. 오랜만에 한참 어린 후배들을 만나서, 어쩌면 심적으로 가장 힘들 지금 세대들의 고민을 들었다. 고민의 핵심은 이것이었다.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만 권하는 진료 현장을 만들었을 때, 한의사로 밥 벌어 먹고살 수 있을까요?’ 지금 그들의 시야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현장이 어떤지 알고 있기에 선뜻 ‘당연히 가능하지’라는 대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했던 말은, “들리는 얘기로는 여는 곳마다 다 잘 된다는 말뿐이더라. 우리도 참 신기하다고들 말한다.”이었다. 현실이 그랬고 내 지난 경험도 그랬다. 학교에 가까워지면 내 미래가 불투명해 보이는 한편, 막상 임상의 최전방에 뛰어들면 끊임없이 몰려드는 환자를 쳐내기가 바쁜 하루하루가 보이곤 한다. 필자와 같은 1990년대 생 기준, 과거의 세대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진료와 관련된 사담이 각자 적어도 1개씩은 있는, 응급 뇌졸중 환자를 살려낸 경험들이었다. “우리는 평생 공부하는 직업이야” 당시에는 누가 더 긴박한 상황에서, 더 절박하게 뛰어다니며 마침내 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냈는가와 같은 경쟁을 가장한 의료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보이는 선배들의 모습이 영원히 이어 내려갔으면 했다. 가끔 술 한 잔씩 하면 나오는, 끝내 집으로 보내지 못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얼굴들도 영원히 남아있으면 했다. 이 세대들의 뒤를 이어서, 학창 시절 중에 당시 가장 뜨거웠던 사담은 ‘근골격계 증상에는 한의원 한번 가봐야지.’라는 시민들의 인식을 대중화하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던 과거와 현재의 세대들에 대한 존경심에 기반 된 이야기들이었다. 이 인식의 시초였던 분이 그 연세에, 그 시절에 학교 강의를 오셔서 하신 말씀이 “허리가 삐끗했다며 환자가 왔어. 근데 이런 증상도 같이 얘기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바로 정형외과 보내야 하고, 그 외는 딱 10번 치료받자, 얘기하고 아는 만큼 최선을 다해. 근데 너네는 아는 게 없지 지금. 그러니까 해부학은 기본, 무조건 공부해. 그냥 우리는 평생 공부하는 직업이야.”였다. “어차피 그런 환자는 열 명에 한 명꼴인데” 그렇다면 나는, 우리 세대는 뒤를 이어서 무엇을 이어 내려주고 남겨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곤 한다. 그 생각의 토로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금의 한의사가 갖춰야 할 지식, 능력, 태도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감사하게도 2024년 역시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우리의 책임감이 커졌다. 의료인으로서 책임감이 커졌다는 것은, 정확하게 알아야 할 게 더 많아졌다는 의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어느 치료든 부작용은 무조건 있다. 하지만 한의사로서 우리가 수행한 치료에 대한 부작용을, 우리의 면허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와 도구만으로 모두 (또는 유의미한 어느 정도라도)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인 이상, 우리는 환자들에게 한의학이 필수 의료라는 말을 확신을 가지고 외칠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과 적극적인 수용을 함과 동시에, 항상 현대의학의 표준 치료가 종료된, 또는 중단된 질환 및 환자에 대한 넓은 시야와 심도 깊은 지식을 알고 있어야만 한다. ‘어차피 그런 환자는 열 명에 한 명꼴인데.’ ‘어차피 내가 처방할 수 있는 도구도 아닌데’라는 말은, 앞선 세대들로부터 내리받아 영위하고 있는 우리들이 후배들 앞에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료는, 특히 한의 의료는, 태생부터가 임상 현장의 마음가짐과 분위기가 제도와 체계를 바꾸는 역사를 보내왔다. 때로는 정말로 막막한 현실이지만, 인생은 고행의 연속임에도 해내왔던 것처럼,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도전하는 한의계의 분위기가 고조되었으면 한다. 다만, 적어도 우리가 의료인으로서, 누군가의 절박함을 이용하여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되지 않겠다는 신념은 끝까지 지켜냈으면 하는 바람과 확신을 담으며 글을 마친다. -
- ‘겨울의 한의원’ 편 -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59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률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2단계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의 기능성 소화불량에 응용될 수 있는 약물처방(55회∼)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아울러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질병이 만성화되면서 나타나는 허약성 증후는 크게 기능적 부분과 기질적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이의 치료에는 補益이 필요한데, 기능적 부분인 氣虛와 陽虛에는 補氣와 補陽으로 대처해야 하며, 기질적 부분인 血虛와 陰虛에는 補血과 補陰으로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脾胃허약성 소화불량은 氣虛 종류에서의 脾氣虛에 속하는데, 이는 소화기능의 활동능력 감퇴와 조직기관의 기능쇠약에 기인한다고 보아 ‘形不足者溫之以氣’의 원칙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즉 甘溫助陽 약물의 溫補로써 形體의 虛寒함을 다스리는 단계로서, 後天之本이고 生化之源으로서의 脾가 허약하여 나타나는 食慾不振 四肢無力 全身倦怠感 胸腹脹滿 腹鳴腹瀉 泥狀便 泄瀉 肌肉消瘦 脫肛脫陰 臟器下垂 등에 해당된다. 음식물을 비롯한 後天의 水穀之精氣의 주된 장부가 脾胃라는 점에서, 여기에 이상적인 소화기의 기본조건인 脾惡濕과 土愛曖而喜芳香 등에 부합한 보조약물이 첨가된 처방이 蔘朮健脾湯이다. 아울러 소화에 유익한 음식물의 선택 및 정량정시 복용 등의 기본적인 준수사항과 함께 항상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補中焦하는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1. 蔘朮健脾湯 蔘朮健脾湯은 저자명이 없는 明시대의 간행물인 醫方集略에 최초로 수록되었으며, 동의보감 內傷에서는 ‘食傷胃弱’에 응용하는 食傷補益之劑로서 소개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방약합편의 上統에서도 ‘脾를 健壯하게 하고 胃를 기르고 음식을 運化한다’는 常用되는 처방으로 등록되어 있다. 즉 脾胃虛弱으로 인한 소화불량 식욕부진 心下痞滿 脹滿하면서 매스껍고 토하며 자주 설사하는 증후 등에 응용되는데, 만성위염과 위하수, 위 및 십이지장궤양 등이 이에 해당된다. 위의 구성 한약재 14품목에 대해 脾胃허약성 소화불량을 적응증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 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8(溫5 微溫3) 平性4 寒性2(寒1 微寒1)로서, 脾胃常要溫과 土愛曖而喜芳香에 초점을 맞춰 溫性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寒性약물은 反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 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8(淡1) 苦味5(微苦1) 辛味6 酸味3로서, 甘苦辛味가 주를 이루고 酸味가 보좌하는 형태다. 한편 용량 및 君臣佐使대비로 분석하면 酸味를 가진 3종 약물은 標症치료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補性과 瀉性이 동일 비율의 兼施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즉 甘味의 滋補和中와 酸味의 收斂, 辛苦의 조합에서 辛味의 發散行氣와 苦味의 燥濕작용으로 濕의 배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虛性의 소화기능 장애에 적합한 滋補와 和中行氣化濕의 조합이다. 3) 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14(胃10) 肺6(大腸2) 心4 肝4 腎2로서, 脾胃肺經을 주된 歸經으로 하고 여기에 心肝腎經이 보조하는 형태다. 특징적으로 後天의 水穀之精氣를 관장하며 上乘하는 脾(脾爲運化之器)가 14품목 전체 약재에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이와 더불어 收納之器로서 下降하는 胃가 10품목으로써 脾의 上乘에 대한 견제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肺經의 경우 脾濕이 化濕되지 않으면 結聚하여 痰이 되고(濕生痰), 痰濕이 肺로 전이되는 내용 및 肺主氣에 대한 보완이다. 여기에 補脾氣(人蔘 大棗)와 除脾濕→助脾(茯苓)기능 보강을 위한 心腎經, 順氣下氣 및 “氣는 血의 帥이고 血은 氣의 母”인 氣와 血의 상관관계에 따른 肝經의 보조 역할로 정리된다. 4) 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益藥5 化濕藥3(芳香性化濕2 利水滲濕1) 消食藥3 理氣藥2 解表藥1의 구성이다. 세분하면 전체적으로 補脾氣 및 溫中에 기본을 두고, 除脾濕으로 助脾氣의 역할을 위한 化濕과 順氣 및 순환촉진(臣藥), 소화불량 標症에 대한 消食(佐藥), 여기에 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약물의 조합이다. 모두 큰 범주에서 脾胃허약성 소화기능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 蔘朮健脾湯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 君藥(人蔘 白朮 白茯苓 甘草): 補脾氣를 통한 소화기능 보강의 四君子湯으로 補中益氣 健脾養胃한다. 補脾藥인 人蔘 白朮과 滲濕을 통한 간접적인 補脾작용을 하는 白茯苓의 조합으로 健脾養胃運化飮食한다. 즉 소화력 및 식욕저하와 체력이 쇠퇴함으로써 야기되는 모든 病症인 氣弱脾衰에 응용되는 補脾氣의 주된 처방으로, 이는 ‘後天之源’ ‘氣血生化之源’으로서 平淡하고 치우침이 없어 붙여진 처방명에 부합된다. 전체적으로 甘味와 溫性으로써 소화기능의 부족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補胃之不足, 甘溫之品以補氣 氣盛則能充實於肌肉矣). 2) 臣藥(厚朴 陳皮 枳實 砂仁): 濕의 종류 중 內濕에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芳香性化濕처방인 平胃散(君藥의 白朮포함)에 消積除痞의 枳實과 順脾氣의 砂仁을 추가해 消食化滯 行氣祛痰하고 理氣降逆하여 복부창만을 해소한다. 芳香化濕藥(白朮 厚朴)이 宜化(和)의 주된 역할을 담당하는데, 中焦의 濕邪를 제거함으로써 脾에 濕邪가 內阻하여 나타날 수 있는 脾의 運化기능 失調(소화기질환)를 치료하는 처방이다. 辛味로써 위장이 넘치는 것을 고르게 할 수 있는 역할로 표현된다(可以平胃之有餘). ① 枳實- 通氣消積의 要藥으로서 積滯가 內停하여 行氣하지 못한 위장장애에 胃腸기능을 흥분시켜주는 약물이다. 하지만 破氣 작용이 비교적 강하여 正氣를 손상케 할 우려가 있어 邪實이 아니면 응용이 마땅치 못하므로, 여기에서와 같은 虛性의 경우에는 枳殼으로 대체함이 마땅하다. 枳實과 枳殼은 근래에 와서 胃下垂, 胃擴張, 子宮脫垂, 脫肛, 疝氣 등 證에 補中益氣 약물과 배오하여 응용함으로써 비교적 양호한 치료효과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下氣되어 발생한 위에 언급된 질환에 있어 消積除痞함으로써 胃腸 안의 물리적인 압력을 제거해주는 효과로 추정된다. ② 砂仁- 芳香性健胃劑이며 고급소화제로서 주로 소화력을 촉진시켜주고 식욕을 강화시키는데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어 임상의 응용폭이 넓다. 性이 溫하면서도 燥熱하지 않고 行氣하되 破氣하지 않은 장점이 있어 능히 醒脾開胃시키며(性溫而不燥 行氣而不破氣 調中而不傷中), 中焦에 濕邪가 阻滯하거나 脾胃에 氣滯 및 脾胃가 虛寒한 모든 證에 적용된다. 3) 佐藥(山査 神麴 麥芽): 消食藥으로 消食健胃하여 소화력을 촉진하고자 함이다. 消化 촉진과 消積導滯를 통하여 飮食不消로 인한 胸腹脹滿, 不思飮食, 噯氣呑酸, 惡心嘔吐, 大便失調 등과 같은 실제적인 증상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① 山査肉- 佐藥 중 가장 많은 용량을 차지하고 있는 약물로서, 특히 草果 阿魏 등과 더불어 油膩肉積을 소화시킬 수 있는 要藥이다. 아울러 이러한 효능을 “其味酸而微甘 能補助胃酸汁 故能消化飮食積聚 以治肉積尤好”로 설명하고 있다. ② 神麴- 여러 종류의 解表藥과 麯粉이 발효해서 이루어진 것인데, 무릇 발효한 약품은 健脾胃, 調消化하는 효능이 있으므로 穀食을 잘 消化시킨다. 대표적인 麵類消化劑로서 穀食을 잘 소화시키고 健脾和中한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규정대로 만든 제품이 적어 양을 증량해서 쓰기도 한다. ③ 麥芽- 음식물의 소화를 촉진시키는데, 특히 米麯 澱粉類의 食積을 잘 소화시키고(消化一切米麵諸果食積) 아울러 健脾開胃의 효능을 나타내는 消導劑이며 甘味性 健胃劑이다. 4) 使藥(白芍藥 生薑 大棗): 補血藥에 속하는 白芍藥은 甘草와 배오되어 위장장애에 의한 腹痛을 완화하며(芍藥甘草湯), 그 성질이 微寒한 것은 “補中有散 散中有收”으로 설명된다. 추가약물인 生薑과 大棗는 煖胃 益氣 和中의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生薑 3片과 大棗 2枚의 조합은 和中溫胃의 역할로 中氣를 補益하는 보조 약물의 역할이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蔘朮健脾湯은 補益과 消導를 겸한 처방으로, 전체적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補脾氣의 대표처방인 四君子湯에 消導之劑를 가한 처방이며, 무력성 소화불량에 응용되는 처방으로 소개하였던 香砂養胃湯(한의신문 2476호 참조)의 가감방에 속하므로 약물의 가감내용을 인지하면 보다 효율적인 처방분석과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 기고내용과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의 고견과 우선 취급을 원하는 한방약물처방이 있으면 jys9875@hanmail.net 로 제안해주시길 바랍니다. -
대구 동구, 한의난임치료 포함한 난임극복 ‘지원’[한의신문] 대구광역시 동구의회(의장 정인숙)는 12일 개최된 제340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김영화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구광역시 동구 난임극복을 위한 지원 조례’를 원안대로 가결시켰다. 이번에 제정된 조례안에는 △조례 제정의 목적 및 용어의 정의 규정 △지원대상 및 지원사업 내용에 관한 규정 △중복지원 제한 및 지원중단에 대한 규정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조례안 제6조(지원사업)제3호에서는 ‘한의약육성법’ 제2조제1호에 따른 한의약난임치료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했으며, 제5조(지원대상)에서는 지원대상은 대구광역시 동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난임진단을 받은 부부 등(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경우를 포함)이라고 정의했다. 이와 관련 김영화 의원은 “난임극복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해 난임부부의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저출생 극복에 이바지하고자 이번 조례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례는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
“힘든 진료 일정…소방공무원들의 감사의 한 마디가 커다란 힘 돼”[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서울특별시한의사회가 서울시로부터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한 ‘2024년 소방공무원 찾아가는 한의의료서비스’ 사업에 참여한 김남혁 한의사로부터 소방공무원의 한의진료에 대한 인식, 향후 사업이 확대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올해 사업을 돌이켜 본다면? “다행히 큰 사건이나 사고 없이 올해 사업을 잘 마무리했다. 방문진료의 접근성 등을 통해 소방공무원들이 높은 호응과 만족도를 보여주는 등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실제 거의 모든 소방관서에서 사업 후반까지 대부분의 진료 예약 일정이 가득 차 있었다. 더욱이 강서소방서에서는 사업 종료 후 감사패를 주시는 등 분에 넘치는 호응을 받은 것 같다.” Q. 사업에 참여하면서 느낀 부분은? “이전에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근무하는 것과는 꽤나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1인 진료를 경험한 분이라면 사정이 나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제한된 조건 안에서 어떤 식으로 진료 시간을 구성해야 하는지 체계를 세운다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 또한 진료하는 것 이외에도 월별 보고서 및 최종 보고서를 따로 준비하는 작업도 중압감이 있었다. 그 모든 것을 지나, 스스로의 의술과 의학이 부족하지 않았나 혹은 놓치는 부분이 있어 소방공무원분들에게 더 잘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운 마음 또한 한 켠에 존재한다.” Q. 사업 진행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첫 번째로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의 보조 없이 모든 응대 과정과 진료 과정을 혼자서 빠뜨림 없이 수행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함께 일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두 번째로 사업보고서 작성을 위해 수진자 정보 등을 통계 처리하거나 유의미한 내용을 선별하는 것도 기존의 근무에서는 직접 하던 작업들이 아니어서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 Q. 한의진료를 받은 소방공무원들의 반응은?. “사업 보고를 위한 만족도 조사 결과 전체 수진자의 31%가 응답했는데, 그 결과 여러 만족도 평가 항목들에서 대다수가 10점 만점에 평균 9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리커트 5척도에서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의 긍정적인 반응이 모두 90% 이상을 기록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더불어 통증 숫자 척도(NRS) 보고에서도 중간값이 5에서 2로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이은 진료로 인한 피로감 중에도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증상이 개선되는 등 치료에 효과를 느끼고 자신의 불편함과 통증에 대응할 수 있다는 대처법과 자신감을 심어줘 감사하다는 소방공무원분들의 한 마디 한 마디 고마움의 말 덕분이었다.” Q. 향후 사업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교대근무로 당번과 비번 근무를 하는 외근직 소방공무원분들은 고정 요일에 3주에 한 번 출근하기 때문에, 적어도 주마다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어려워 이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 여건상으로는 개선이 어려워 보인다. 지난 인터뷰에서도 언급했지만, 근골격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군에서 침 치료나 추나요법과 같은 물리치료, 교육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초적인 약물이라도 지급될 수 있다면 진료 순응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진료실의 환경이 좋은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이 있었는데, 진료 환경이 좀 더 쾌적하다면 만족도 또한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국립소방병원에 한의과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데. “우선 국립소방병원에 한의과가 설치된다면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소방공무원의 진료선택권이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소방공무원이 업무상 부상으로 인한 근골격 재활이나 피부 화상에 대한 장기적인 대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도 한의약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많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Q. 향후 계획 및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일단은 휴식을 좀 취하고, 다음 소방공무원 찾아가는 한의의료서비스 사업이 개시될 때 인수인계를 통해 사업이 더욱 안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진행돼 소방공무원분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이 사업은 한의사와 한의약이 공공기관 및 공공의료 분야에 뿌리를 더욱 공고하게 내릴 수 있는 초석으로 기대되는 만큼 한의계에서 보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보건복지부 ’25년 R&D 사업 통합 시행계획 공고[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이 2025년 보건복지부 R&D 사업 통합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보건의료 연구개발 16개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과제를 1차 통합 공고했다. 보건복지부는 모든 국민이 건강한 헬스케어 4.0 시대를 구현하고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주요 R&D 예산을 대폭 확대(최근 5년간 연평균 8.2%의 증가율)하고 있으며, 2025년은 전년 대비 18.3% 증가한 9,327억 원(72개 사업)으로 편성했다. 이 중 계속사업은 54개 사업에 8,434억 원, 신규사업은 18개 사업에 893억 원이다. 예산은 △국민의 생명·건강을 보호하는 보건의료기술(1,867억 원),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을 위한 신산업 육성(2,486억 원), △데이터·AI가 선도하는 미래의료(1,292억 원), △국가 난제 해결을 위한 도전·혁신(727억 원), △혁신을 촉진하는 R&D 생태계 5대 분야(2,955억 원)를 중심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 중 2025년 신규 과제는 총 2,315억 원(계속사업 1,422억 원, 신규사업 893억 원)으로 4월 개시 예정 과제 대상(16개 사업, 712억 원) 1차 통합 공고를 실시한 것이며, 내년 7월 개시 예정 과제 대상(4개 사업, 315억 원)으로 한 2차 통합공고는 3월 중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제1차 통합 공고 대상 사업 중 주요 사업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명보호·건강 증진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소아 질환에 대한 조기 개입과 치료를 위한 의료기술 개발에 16개 과제, △희귀질환의 원인 규명 및 진단·치료기술 개발에 11개 과제를 선정하며, △난임·불임과 고위험 임신 등을 위한 연구에는 20개 과제를 선정할 예정이며, 이와 함께 임상현장에서 발견되는 문제를 연구자 주도로 연구하는 신규사업에도 12개 과제를 선정할 계획이다. 둘째, 첨단재생의료 등 바이오헬스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희귀·난치질환 극복, 개인 맞춤의학 등 유전자, RNA 및 후성유전체 편집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유전자치료제 개발 연구에 6개 과제를 선정한다. 또한 기존 동물모델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첨단바이오의약품 비임상 유효성 평가를 위해 4개 과제를 선정한다. 셋째, 미래의료로의 전환을 이끌 데이터, 인공지능 활용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보건의료 분야 데이터, 인공지능 활용을 위한 신규과제도 선정 예정이다. 생성형 AI 기반의 의료서비스 모델 지원에 2개, 보건의료 데이터의 표준화·연계를 위한 연구개발에 4개 신규 과제를 선정하며, 의료기관, 공공기관 등에 산재된 보건의료 데이터 통합활용을 위한 포털 구축 및 2차 활용에 대응하는 연구에도 2개 과제를 선정 예정이다. 또한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패널 데이터 기반의 암 정밀의료, 치매 전주기 데이터 수집에도 각각 1개 과제를 선정 예정이다. 넷째,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을 위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미지의 감염병(Disease X)에 대한 선제 대응을 위한 RNA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대한 신규과제 4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다섯째, 임상 현장의 수요를 연구개발로 이끌 연구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글로벌 수준의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성장 단계별 지원도 지속한다. 이번 1차 공고에서는 신진 의사과학자(의사면허와 박사학위를 모두 소지하였으며, 학위취득 이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의사과학자(MD-Ph.D)) 단계의 40개 과제를 우선 선정하며 올해 의사과학자 지원의 포문을 연다. 이 밖에도 계속사업인 감염병 예방·치료기술개발, 마이크로 의료로봇 기반 의료제품 개발, 임상현장 수요연계형 중개연구 사업에서도 이번 통합 공고를 통해 신규과제를 50개를 선정 및 지원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도 주요 추진전략별 예산 현황에 따르면, 한의약 분야의 경우 신약·의료기기 등 차세대 유망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의약 혁신기술 개발 218억7900만 원 △한의디지털융합기술개발사업/다부처 42억8000만 원이 포함돼 있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보건복지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창출을 목표로 보건의료 R&D의 임무 지향성을 강화하고 국가전략기술을 육성하기 위해 다부처 및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라며 “연구자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연구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제1차 통합 공고는 16개 사업(172개 과제, 712억 원)을 대상으로 하며, 2025년 1월 27일(월) 14시까지 진행한다. 한편 이번 공고에 관한 자세한 내용과 제출 양식은 보건복지부 누리집(www.mohw.go.kr),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www.iris.go.kr)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종합정보시스템(www.htdream.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세계의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전통의학의 가능성을 열다김재균 아시아개발은행 보건 전문관 [한의신문]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매달 발간하는 한의약 웹진 ‘건강한’에서는 전세계를 무대로 한의약의 발전 및 세계인의 건강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인사들을 ‘세계를 여는 사람들’ 섹션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12월에 게재된 세계의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해 활약하고 있는 김재균 아시아개발은행 보건 전문관의 인터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의 원문은 https://nikom.or.kr/webzine/index.php?theme=202406&GP=board&GB=8&key=78&page=&ACT=read#sub_body_wrap 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주> Q.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에서 보건 전문관(Health Specialist)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재균입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빈곤 퇴치를 목표로 설립된 다자개발은행(Multilateral Development Bank)입니다. 세계은행(World Bank)과 같은 종류의 기관 중 하나이지요. 저는 보건팀에 소속되어 각국의 보건 분야에서 필요하거나 부족한 부분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국제 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신 이유나 계기가 있을까요? A. ‘직업’이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직(職)’과 ‘업(業)’으로 나뉩니다. ‘직’은 교수가 되거나 한의원 원장이 되는 것처럼 목표로 삼는 위치를 뜻하고, ‘업’은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하고자 하는 일을 의미하죠. 저는 항상 ‘업’을 좇아 기회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제게 그 ‘업’은 바로 국제 보건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거주하며 무의식적으로 불평등에 대한 불편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대학생 때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의료 봉사를 하며 전 세계적으로 건강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현실을 직접 보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국제 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재학 시절에는 국제보건학생연합회(KOSAG)에 참여하며 한은경님(현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 전문관)과 함께 교내 국제 보건 동아리를 만들고 국제 보건을 주제로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글로벌 원정대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졸업 후에는 존스홉킨스에서 보건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WHO,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내외 학계, 컨설팅 회사, NGO 등 다양한 기관에서 만성질환, 보건 시스템 강화, 디지털 헬스, 규제 시스템 강화, 모자보건, 감염병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습니다. 근무 중에 보건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한의약계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과 원광대 임상시험센터에서 근무했어요. 이러한 경험들은 진주알이 실에 꿰어져 목걸이가 되듯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Q. 국제 보건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해오셨는데요,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무엇인가요? A. 2018년 KOICA의 모자보건 사업 기획조사 전문가로 필리핀 아클란지역에 파견되었을 때가 떠오릅니다. 해당 지역은 보건 시스템이 열악해 KOICA의 모자보건 사업지로 선정되었으며 현황 파악을 위해 KOICA, WHO, 필리핀 정부 전문가와 함께 방문했습니다. 당시 산모 사망 데이터를 살펴보며 모성 사망률이 높은 원인에 대해 분석했어요. 모성 사망의 세 가지 지연(딜레이) 모델(여성의 의료 서비스 결정 지연, 의료 서비스 접근 지연, 의료 서비스 제공 지연), 위탁(리퍼럴) 네트워크의 문제, 보건소의 역량 등 다양한 분석들이 나왔었죠. 그런데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니 특이점이 있었습니다. 사망한 산모의 절반이 필리핀의 전통의학 조산사를 통해 출산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지적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망치를 가진 사람은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본다’라는 말처럼 여러 국제 보건의학 중 전통의학의 관점을 가진 국제 보건 전문가가 많지 않았습니다. 전통의학은 국제 보건에서 주목받는 분야는 아니지만,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Q. 세계에서 전통의학의 위상은 어떤가요? A. 전통의학은 수천 년 동안 인류의 건강과 질병 관리에 기여해 왔습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88%가 전통의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접근이 어려운 중·저소득 국가에서 전통의학이 일차 보건의료 서비스의 역할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어요. 보편적 건강 보장을 달성하기 위해 전통의학이 할 수 있는 잠재적 역할이 있지만, 전통의학은 아직 국제 보건에서 소외되어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는 전통의학을 사용할 시 사망률 상승, 적절한 치료 지연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들을 보고하고 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의학의 안전성과 효과성 규명은 물론 국가 보건의료 체계로의 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WHO는 전통의학을 국제 보건 시스템에 통합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전통의학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담보하고 더 나아가 보편적 의료 보장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Q. 전통의학이 국가 보건의료 체계에 통합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요? A. 전통의학이 국가 보건의료 체계에 통합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전통의학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확대되어야 합니다. 연구 결과는 전통의학이 국가 보건의료 체계 내에서 공식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따라서 실제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전통의학이 공공보건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현대의학의 과학적 연구 방법론을 전통의학에 적용하여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각국 정부는 전통 의약품, 전통의학 의료인, 전통의학 서비스에 대한 규제 체계를 확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WHO와 같은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글로벌 규제 체계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전통의학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규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전통의학 의료인과 현대의학 의료인 간 상호 이해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공동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전통의학 의료인이 현대의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는 안 되고, 현대의학 의료인 역시 환자가 어떤 전통의학 치료를 받았는지 알아야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협력 과정을 통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한다면, 환자 중심의 포괄적 의료 서비스로 이어질 것입니다. 전통의학은 중·저소득 국가들의 보편적 건강 보장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또한 의료 인력이 충분한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전통의학 의료인은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제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전통의학의 사용을 무조건적으로 장려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국가에서 전통의학이 널리 이용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전통의학을 국가 보건의료 체계에 통합하고, 이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Q. 국제 보건 분야에서 근무하시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사회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때 가장 보람찹니다. WHO 필리핀 국가 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시절 모바일 헬스(mHealth)를 이용한 금연 사업을 추진할 기회가 찾아왔어요. 당시 WHO 본부에서는 해당 사업을 시행할 국가들을 찾고 있었죠. 저는 필리핀이 해당 사업의 적격지라 판단했기 때문에 팀원들을 강력히 설득했어요. 필리핀은 흡연율이 높고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이었지만 핸드폰 보급률이 높아 해당 사업에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었거든요. 10년 전만 해도 mHealth는 생소한 분야였기에 사무소 내 팀원과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사업이 필리핀 국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설득한 끝에 필리핀에서 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소와의 계약이 끝나게 되어 사업의 첫 시행 단계에 이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 3~4년이 지나 파일럿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이제는 국가 주도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도 필리핀 보건부의 주요 금연 사업 중 하나로 많은 국민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Q. 한편으로 힘들었던 순간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A. 항상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데요, 한의사가 개원 외의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개원과 비교하여 재정적으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직이나 연구직에 근무하시는 한의사분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면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어요. 농담 삼아 내년에는 꼭 개원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개원하는 경우도 많답니다. 많은 부분을 자본이 결정짓는 사회에서 재정적으로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외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국제 보건 분야가 고용 안정성이 낮은 직장이 대다수라 안정성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Q. 국제기구 근무를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A.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지와 사명감입니다. 필수적 역량은 언어 능력으로, 영어는 필수이며 제2외국어 능력에 따라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불어를 한다면 아프리카 지역에서, 스페인어를 한다면 남미 지역에서, 아랍어를 한다면 중동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집니다. 국제 보건 분야에서 근무할 수 있는 곳은 통상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나뉩니다. - 정부 기관: 우리나라의 경우 KOICA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대표적입니다. 한의약계에서도 한국한의약진흥원과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국제협력 관련 부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국제기구: WHO, UNICEF, UNDP,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이 있습니다. - 학계: 국내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 국제 보건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며, 해외에서는 존스홉킨스, 하버드,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등이 있습니다. - NGO: 월드비전, 세이브 더 칠드런, 국경없는의사회 같은 국제 NGO는 물론, 국내 NGO에서도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 컨설팅 펌: 국내에는 드물지만, 해외에서는 맥킨지, BCG, IQVIA, KPMG, EY와 같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관련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각 기관과 포지션마다 요구되는 역량은 다르지만, 국제 보건 관련 석사 학위는 대부분의 경우 필수적인 자격 요건입니다. 보건학 석사(Master of Public Health)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학위로, 국내외 모두 취득할 수 있습니다. 박사 학위는 때에 따라 필요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궁금합니다. A.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 일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국제 보건 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A. 국제 보건 분야의 진출을 결심하시는 분들께 따뜻한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고민과 갈등을 겪고 계실 텐데요, 뜻이 있으면 길은 열리더군요. 그리고 중간에 다른 길로 가셔도 괜찮습니다. 기회는 도둑처럼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데, 준비만 되어 있다면 잡을 수 있을 겁니다.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으실 거예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주저하지 말고 연락해 주세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기꺼이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
지방권 의대 수시 등록 포기율 99.6%, 의약학계열 전반에 영향[한의신문] 2025학년도 수시 전형에서 의대를 비롯한 한의대, 약대, 치대 등 의약학계열의 등록 포기자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방권 4개 의대의 수시 등록 포기율은 99.6%로 전년도 59.7%에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와 중복합격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방권 4개 의대의 등록 포기 인원은 총 283명으로, 전년도 117명에서 2.4배 증가했다. 특히 충북대는 등록 포기율이 200%로 가장 높았고, 부산대와 제주대 역시 각각 83.7%, 124.3%로 등록 포기자가 급증했다. 이는 의대 모집정원 확대와 더불어 의약학계열간 중복합격으로 인해 등록포기자가 크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서울, 경인권에서도 의대 모집정원 확대 영향으로 의대 뿐만아니라 약대 등에서도 수시합격하고도 의대에서 의대간, 약대에서 의대간 중복합격으로 미등록 인원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밝혔다. 한의대와 약대, 치대에서도 수시 등록 포기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약대의 경우, 서울권 7개 대학 평균 등록 포기율이 68.7%로 전년도 49.7%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화여대 약대는 87.1%의 등록 포기율을 기록했으며, 지방권 약대 4곳 역시 평균 78.4%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치대에서는 연세대가 등록 포기율 94.1%로 전년도 32.4%에서 대폭 상승했다. 한의대의 경우도 부산대에서 등록 포기율 100%로 심각한 등록 미달 현상을 보였다. 등록 포기자가 급증하면서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이 정시로 이월되는 현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의대 14개대에서 33명의 정시 이월 인원이 발생했으며, 약대 29명, 치대 21명, 한의대 8명 등 전체 의약학계열에서 91명이 정시로 이월됐다. 올해는 이 수치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
로미한의원, 대창양로원에 쌍화탕 360포 기부[한의신문] 대구 서구 평리동에 소재한 로미한의원(원장 신민이)이 28일 경북 고령군 대창양로원(원장 신월식)을 방문, 쌍화탕 360포(200만원 상당)를 기부했다. 이날 신민이 원장은 “쌍화탕은 예로부터 몸의 원기를 보충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피로를 풀어주는 효능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대창양로원에 계시는 어르신들께서 쌍화탕을 드시고 추운 겨울 건강하게 지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신월식 원장은 “우리 어르신들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과 마음의 안정”이라며 “매년 잊지 않고 찾아와 전해 주는 로미한의원의 쌍화탕은 어르신들께서 건강을 유지하고 활력과 기쁨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로미한의원은 5년 전부터 직접 쌍화탕을 달여 대창양로원에 지속적으로 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