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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 자폐스펙트럼장애 -
뇌파와 한의학, 어디서 만나는가?김정태 원장(제주 더아이맘한의원) 지난 글에선 뇌파검사의 역사와 원리, 정량화 뇌파(QEEG)의 개념, 한의원에서의 임상 활용 가능성 등을 살펴봤다. 이번 시간에는 뇌파를 한의학의 허실·음양 이론과 어떻게 연결해 해석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 임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소개하고자한다. ◆ 뇌파와 한의학의 연결고리…‘허증’과 ‘실증’ 뇌파를 시각화한 3차원(3D) 영상에선 정상군 평균을 기준으로 각 뇌 영역의 활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 색이 없는 상태는 정상 범위의 뇌파를 의미하며, 파란색은 해당 영역의 활동이 평균보다 낮은 상태, 붉은색은 평균보다 높은 상태를 나타낸다. 정상인의 뇌파에선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활성도가 관찰되는 반면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와 두통을 호소한 환자의 경우에는 뇌 전반의 과각성 및 과활성화 양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한의학적으로 실증(實證)의 특성과 유사한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틱과 ADHD 증상이 있는 한 환자의 뇌파에서는 전반적인 기능 저하 양상이 관찰되며, 이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허증(虛證)의 특성과 연관 지어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해석은 하나의 임상적 접근이며, 뇌파만으로 허실을 단정할 수는 없다. ◆ 주파수 속에 담긴 음과 양의 균형 뇌파는 주파수에 따라 △델타파(δ) △세타파(θ) △알파파(α) △베타파(β) △감마파(γ) 등으로 구분된다. 주파수(Hz)는 뇌파가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를 의미한다. 중간 주파수인 알파파를 기준으로 보면 델타파와 세타파는 비교적 느린 서파(徐波)로 음(陰)의 특성과, 베타파와 감마파는 빠른 속파(速波)로 양(陽)의 특성과 연결해 이해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세타파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환자는 음적인 상태와 유사한 특성을, 베타파가 증가한 환자는 양적인 특성을 보일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해석은 어디까지나 참고 지표일 뿐이다. 한의학에서도 망·문·문·절(望聞問切)의 사진(四診)을 종합해 변증하는 것처럼, 뇌파 역시 환자의 증상과 병력, 체질 등을 함께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 ◆ 한의원에서의 뇌파 활용…환자가 이해하는 치료의 시작 임상에서는 뇌파검사(뇌기능검사)가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검사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환자가 먼저 검사를 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검사 결과는 환자에게 현재의 뇌 기능 상태를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치료 계획을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난치성 질환이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 전후의 변화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할 수 있어 치료 순응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스트레스가 일상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자신의 뇌 기능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뉴로피드백을 비롯한 뇌파 기반 치료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 검사보다 중요한 것은 한의사의 임상적 판단 뇌파검사는 유용한 검사이지만 몇 가지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정상 범위의 뇌파가 항상 정상적인 뇌 기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급성의 심한 뇌 손상이 있더라도 일정 기간 정상 뇌파가 유지되는 경우가 있으며, 치매처럼 뇌 위축과 인지기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에서도 초기에는 정상 뇌파가 나타날 수 있다. 둘째, 반대로 이상 뇌파가 반드시 질환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이상 뇌파는 비정상적인 뇌 기능을 반영하지만, 일부 정상인에서도 특정 서파가 다소 증가하거나 드물게 저진폭 뇌파가 관찰될 수 있다. 이러한 소견은 20세 이후 정상인의 약 5~15%에서도 보고된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의사의 임상적 판단이 중요하다. 뇌파는 뇌 기능의 일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검사이지만, 환자의 체질과 기혈 상태, 전신 증상을 함께 고려하는 것은 한의학이 가진 중요한 강점이라 할 수 있다. ◆ 균형을 되찾는 뇌, 균형을 추구하는 한의학 뉴로피드백은 비정상적인 뇌파를 정상 범위에 가깝게 조절해 뇌 기능의 균형을 회복하도록 돕는 두뇌훈련 방법이다. 이러한 접근은 균형과 조화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의학의 치료 원리와 닮아 있다. 또한 외부에서 강제로 변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뇌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스스로 조절 능력을 키워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도 인체의 자생적 회복력을 중시하는 한의학의 철학과 접점을 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자율신경계나 뇌파는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동양의 수행 문화에서는 오래전부터 호흡과 명상을 통해 이러한 기능을 조절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뉴로피드백은 이러한 원리를 현대 기술로 구현한 훈련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일종의 '기계를 활용한 현대적 명상 훈련'으로도 볼 수 있다. 한의진료와 적절히 병행할 경우 상호 보완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임상적으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다음 편에선 실제 임상에서 뇌파검사(뇌기능검사)를 어떤 방식으로 시행하는지, 어떤 지표를 중점적으로 확인하는지, 그리고 뉴로피드백 치료는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 한의 임상에서 만나는 뇌파 이야기 上편 보기(클릭) 뇌파, 한의 임상을 읽는 새 언어가 되다 -
“한국한의약진흥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통폐합 반대한다!”[한의신문] 최근 정부 일각에서 공공기관 혁신을 이유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폐합 논의와 관련, 한국한의약진흥원 퇴직 공중보건한의사·한의사 일동이 성명서를 통해 이러한 논의를 재검토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성명서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통폐합될 경우 국민건강권과 한의약 발전을 지탱해 온 공공 인프라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한국한의약진흥원은 국민들과 한의계 전체를 위해 일하는 기관”이라고 강조한 이들은 “(한의약진흥원에서는)복용이 편리한 보험한약제제(짜먹는 약, 알약 등)를 개발해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국민의 의료비 부담 완화에 기여해 왔다”면서 “아울러 △초고령·저출산 사회에 대비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일차의료 만성질환 관리 △한의약 난임치료 사업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현장에서 지원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을 지원해 국민이 객관적 근거 위에서 한의의료를 선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약제제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관으로, 민간 제약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나서지 않는 한의약 기초 R&D를 국가와 함께 책임져 왔다고 강조하며, 한국한의약진흥원은 국민 누구나 더 안전하고 표준화된 한의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설립한 공공 인프라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와 함께 성명서에서는 한의약 산업 기반의 단계적 축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통폐합 된다면 한의약 분야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사업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으며, 한의약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독립적인 국가 정책 추진과 중장기 계획의 수립은 사실상 어려워지고, 수익성이 낮아 민간이 감당하지 않는 한의약 연구 인프라와 산업 지원은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이들은 “한번 흩어진 한의약 전문 역량은 되돌릴 수 없다”면서 “20년 가까이 축적된 전문 인력과 데이터, 현장 네트워크 역량은 공중분해될 것이며, 되돌리려 해도 그 비용이 통폐합을 통해 절감하려는 금액을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국가의 역할은 한의의료를 선택한 국민들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한국한의약진흥원이 통폐합되면 한의약 고유의 조직과 예산, 인력이 함께 축소되어 한의의료의 검증과 관리에 공백이 생기고, 그 결과는 결국 국민이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한국한의약진흥원 퇴직 공중보건한의사·한의사 일동은 “이 기관에 근무하며 성장과 발전의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면서 “이번 통합안이 국민 건강에 미칠 영향을 다시 한번 살펴, 재검토해 주시기를 요청드리며, 아울러 동료 한의사 및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뜻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22)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洪淳用 先生(1909∼1992)은 號가 懷山으로서, 충북 충주 출신의 한의학자이다. 1970년 3월19일 대한사상의학회가 창립될 때 초대 회장이 되었다. 1964년 홍순용은 『醫林』 제47호, 제48호 등 2회에 걸쳐 「상한론의 사상의학적 비판」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홍순용 선생의 두 논문은 1960년대 한국 한의학계가 고전 의학인 『상한론』의 권위에서 벗어나 이제마의 사상의학을 주체적으로 재해석해 나가는 학술적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래에 이 논문을 홍순용의 목소리로 정리한다. 평생 한의학을 탐구하고 환자를 돌보며 다다른 확신은 장중경의 『상한론』이 한의학의 금과옥조이자 훌륭한 병리 체계임에는 틀림없으나 사람의 체질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方證相對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장중경이 말한 六經은 病證에 불과하다. 이제마 선생이 밝혀내었듯 사람에게는 각기 다른 臟腑性理에 따른 사상 체질이 존재한다. 『상한론』의 三陰病證과 섭생 중 태반은 사실 少陰人의 병증에 해당한다. 장중경의 치법대로 소음인의 태양병이나 양명병에 무분별하게 發汗, 利小便, 攻下의 三法을 쓸 경우 진액이 고갈되어 亡陽證이나 胃家實의 위급한 변증으로 빠지게 된다. 예컨대 양명병 대승기탕증에서 “맥이 강한 자는 살고 약한 자는 죽는다”고 한 장중경의 논법은 심각한 모순이다. 맥이 약한 소음인에게 대승기탕을 투여해 죽음에 이르게 해놓고 맥 탓을 하는 격이니, 이는 살아있는 사람을 살리는 약이 아니라 다치게 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소음인에게는 巴豆로 통변한 후 升陽益氣하고 溫補해야 마땅하다. 체질 진단과 사상방의 우수성은 실전 임상에서 명백히 증명된다. 1951년 한국전쟁 당시 이천에서 피란하던 중, 열병에 쓰러진 82명의 환자를 치료한 적이 있다. 주변 마을에서는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으나, 내가 거주하던 마을의 환자 80여 명 중에서는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나오지 않았다. 그중 80%는 소음인이었고 10%는 태음인이었다. 72세 소음인 노부에게 독삼탕을 투여해 즉시 쾌유시킨 경험 등은 사상의학의 임상적 가치를 여실히 보여준다. 체질별 상한 병리의 차이는 매우 엄격하다. 태음인은 無汗이 문제가 되므로 마황발표탕이나 갈근해기탕으로 발한, 해기시켜야 하며, 구슬 같은 땀이 전신에서 자연스럽게 나야 정기가 회복된다. 만약 태음인의 寒厥에 무한이 지속되면 熊膽과 같은 급제를 써야 한다. 반면 소양인은 열이 많아 변증이 매우 빠르다. 소양인의 결흉증에는 십조탕이나 대함흉탕보다 甘遂末을 온수로 복용시켜 토증을 가라앉힌 뒤 형방도적산이나 지황백호탕을 쓰는 것이 신효하다. 나 역시 젊은 시절 소양인 體質로서 극심한 熱病과 대변비폐를 겪을 때, 찬물을 갈구함에도 억지로 열탕을 마셔 사경을 헤매다 냉수와 백초림을 마시고 살아난 아찔한 체험을 한 바 있다. 출혈증(구혈, 토혈, 각혈)의 치료 역시 체질에 따라 명확히 갈린다. 영등포의 한 병원에서 코피가 멈추지 않아 의식을 잃어가던 20세 태음인 청년에게 補肺元湯 세 첩을 투여하여 첫 첩에 즉시 지혈시키고 완쾌시킨 임상례가 있다. 소음인의 출혈에는 독삼팔물탕, 소양인에게는 서각지황탕이나 열두미지황탕, 태음인에게는 보폐원탕이 확실한 正方이다. 동무 이제마 선생이 창제한 사상방은 비록 67방에 불과하여 잡병 치료의 변통에 미흡한 점이 있을지언정, 체질을 확정하고 투약할 때의 간단하고도 묘한 이치는 古方이나 後世方이 넘볼 수 없는 경지이다. 동무의 말대로 소음인, 소양인론은 비교적 상세하나 태음인, 태양인론은 아직 개척해야 할 처녀지로 남아있다. 사상의학의 미래는 이 미진한 영역을 넓혀나갈 후학들의 손에 달려있다. -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중부권역, 주요 발표내용은?[한의신문]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만성질환과 노인성 질환, 재택의료, 암환자 관리 등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돌봄이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한의사에게도 질병 치료를 넘어 환자의 삶을 함께 관리하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8월 23일 개최하는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중부권역)」에서는 사상체질면역의학회 세션을 통해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임상 전략을 소개한다. 통합돌봄에서의 사상체질 활용, 재택 어지럼증 관리, 수족냉증의 객관적 진단, 암환자 통합돌봄까지 실제 개원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전 노하우를 공개한다. "통합돌봄 시대, 한의사의 역할이 중요" 초고령사회에서 의료는 치료 중심에서 관리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 중 이준희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통합돌봄에서의 사상체질별 대표 병증 치료 전략'을 주제로, 통합돌봄 대상 환자의 체질별 특성과 이에 맞는 한의학적 접근법을 소개한다. 이 교수는 "통합돌봄 대상이 되는 만성질환과 노인성 질환은 제한된 의료환경 속에서 어떤 중재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사상체질병증을 적절히 활용하면 통합돌봄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의학의 특수성과 장점을 적극 활용한다면 통합돌봄 체계에서 한의사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족냉증, 일관된 진단과 치료전략 제시" 수족냉증은 환자가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지만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유준상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냉수부하검사와 이동형 적외선 체열검사 등 객관적인 평가 방법을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일관된 진단과 치료 전략을 제시한다. 유 교수는 "현재 한의 임상은 환자의 주관적 증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객관적인 평가 방법을 활용하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족냉증에 대한 표준화된 진료 체계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재택의료 한의사, 어지럼증을 잡는다" 어지럼증은 노인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지만 원인이 다양해 체계적인 평가와 관리가 중요하다. 이의주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임상한의사를 위한 어지럼증 통합돌봄 전략'을 주제로, 어지럼증의 진단부터 재택의료 환경에서의 관리, 맞춤형 전정재활운동까지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통합 프로토콜을 소개한다. 이 교수는 "한의학적 진단과 재택돌봄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통합 관리 전략을 처음 소개한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현훈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과제(RS-2024-00441603) 및 중소벤처기업부의 XR-현훈추나 치료시스템 개발 과제(RS-2026-25529964)에서 지원을 받아 수행된다. "암환자 통합돌봄, 한의치료 전략 소개" 암환자를 위한 한의치료는 암 자체를 치료하는 것 보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승윤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암환자의 다양한 불편 증상을 이해하고 침구치료와 한약을 활용한 통합돌봄 전략을 소개한다. 오 교수는 "암환자는 표준치료 과정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이를 지지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막연한 두려움보다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하루 일상을 조금이라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 한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18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 교수 (주)뉴메드 대표이사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로 계지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네 번째 글이니, 두 가지를 함께 정리하려 한다. 하나는 계피류 약재의 현대 임상근거다. 과학적 연구를 기준으로 실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어디까지인지 보려 한다. 다른 하나는 본초 효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문제다. 월경통을 예로 보면, 처방에서 쓰인 경험이 어떻게 후대 본초 효능으로 정리되었는지 잘 보인다. 계피류의 임상효과는 어디까지인가? 현대 임상연구에서 말하는 cinnamon은 대부분 어린 가지 계지 하나가 아니다. 대개 계피류의 분말, 추출물, 정유, 또는 계피류가 들어간 복합처방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계지 단독 효과가 아니라 계피류의 현대 임상효과로 보는 것이 맞다. 계피류에서 사람 대상 연구가 가장 많은 영역은 혈당과 대사다. 결론부터 말하면 효과는 있다. 그러나 치료제 수준은 아니다. 당뇨병이나 전당뇨 환자에게 계피 분말이나 추출물을 복용시킨 연구들을 보면, 공복혈당이나 인슐린 저항성이 좋아지는 결과가 종종 나온다. 일부 메타분석에서는 식후혈당이나 HbA1c도 낮아지는 방향의 결과를 보고했다. 계피류가 혈당 대사에 아무 작용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뇨 치료 효과라고 확정하기는 어렵다. 연구마다 계피의 종류, 용량, 기간, 대상자가 다르고 결과도 일정하지 않다. 임상적으로는 전당뇨, 식후혈당이 잘 오르는 사람,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에게 보조적으로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도로 보는 것이 맞다. 당뇨약을 대신할 수는 없고, 당뇨 진행이나 합병증을 막는 근거도 아직 부족하다. 특히 cassia 계피를 장기간 고용량으로 먹을 때는 coumarin에 의한 간 독성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월경통도 효과가 있다. 다만 강한 진통제 수준은 아니다. 원발성 월경통 연구에서 계피 분말 420mg을 하루 세 번 복용한 군은 위약군보다 통증 강도와 지속 시간이 줄었다. 그러나 ibuprofen보다는 약했다. 그러므로 월경통에서 계피류는 가벼운 보조 진통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한의학적으로는 차가우면 더 아프고, 따뜻하게 하면 편해지는 월경통, 아랫배가 차고 월경색이 어둡거나 덩어리가 있는 경우와 잘 맞는다. 이는 계피류의 온경산한, 온통경맥, 산한지통 효능과 연결된다. 항균·항진균 작용도 자주 언급되지만, 대부분 cinnamaldehyde나 계피 정유를 미생물에 직접 접촉시킨 실험실 결과다. 계피나 계지를 복용해서 감염증을 치료한다는 임상근거로 보기는 어렵다. 계지복령환 연구도 있지만, 이것은 계지 단독 효과가 아니라 복령, 목단피, 도인, 작약이 함께 들어간 처방 전체의 효과로 보아야 한다. 정리하면 계피류는 혈당·대사에서 작은 보조 효과가 있고, 월경통에서는 통증 완화 효과가 있다. 항균·항진균은 실험실 효과에 가깝고, 계지복령환은 처방 효과다. 이것이 현재 임상근거에서 읽을 수 있는 현실적인 결론이다. 월경통 효능은 어디에서 왔나? 월경통은 계피류의 현대 임상근거와 한의학적 설명이 만나는 좋은 자리다. 그런데 『신농본초경』의 계 주치에는 월경통이 나오지 않는다. 상기해역, 결기, 후비, 이관절, 보중익기 등으로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가 계지에서 말하는 발한해기, 온경통맥, 조양화기, 평충강기 같은 효능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같은 한대의 『상한론』과 『금궤요략』 처방을 보면 계지의 자리는 훨씬 넓다. 계지탕은 표를 풀고 영위를 조화시킨다. 계지가부자탕은 양기를 도와 냉증과 통증을 풀어준다. 오령산은 기화를 도와 수습을 움직인다. 계지복령환은 어혈을 움직이고 혈맥을 통하게 한다. 온경탕은 충임허한과 하복부 냉증을 따뜻하게 풀어준다. 이때만 해도 본초경의 짧은 주치와 처방 속 계지의 역할은 일치하지 않았다. 『신농본초경』의 주치는 오래된 단방 사용 경험을 짧게 정리한 것이다. 반면 『상한론』과 『금궤요략』의 계지는 여러 약재와 배합된 복방 안에서 훨씬 정교한 역할을 맡는다. 단방 관찰의 자리와 복방 안의 자리는 같지 않다. 본초와 처방이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은 송대 이후다. 성무기의 『주해상한론』은 『상한론』 처방을 약물의 성미와 효능으로 해석하려 한 대표적인 저작이다. 이후 금원시대에 방제학이 발전하면서 처방 안에서 각 약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따지는 작업이 본격화되었다. 청대에 이르러 『본초비요』, 『본경소증』 같은 책들에서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외우는 계지의 효능이 비교적 분명한 형태로 정리되었다. 이 효능들이 어디서 왔는지 다시 보면 어렵지 않다. 발한해기는 계지탕과 갈근탕에서, 온경통맥은 온경탕·당귀사역탕·계지복령환에서, 조양화기는 오령산·영계출감탕에서, 평충강기는 계지가계탕에서 계지가 맡은 자리다. 결국 처방에서 계지가 한 일을 후대 본초학이 이름 붙인 것이다. 계지탕의 조화영위도 마찬가지다. 조화영위는 계지 하나의 단독 효능이라기보다 처방 전체의 효과다. 계지는 밖으로 열고, 작약은 안으로 거두며, 생강·대조·감초가 위기를 조절한다. 이 배합 속에서 영위가 조화된다. 그런데 후대 본초학은 이런 처방 속 역할을 다시 계지의 효능으로 설명해 왔다. 본초 효능은 크게 두 갈래로 만들어졌다. 하나는 약재를 단방으로 쓰거나 간단히 배합해 온 오랜 경험이 짧게 정리된 것이다. 『신농본초경』의 주치가 여기에 가깝다. 다른 하나는 복방 처방 안에서 그 약재가 반복적으로 맡은 역할이 후대 본초학으로 들어와 정리된 것이다. 오늘 우리가 계지에서 말하는 발한해기, 온경통맥, 조양화기, 평충강기 같은 효능은 대부분 이쪽에 가깝다. 계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황, 당귀, 황기 같은 주요 약재들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계지를 어떻게 쓸 것인가? 이제 네 번에 걸친 계지 이야기를 정리하려 한다. 계지와 육계를 완전히 같은 약으로 보아 아무렇게나 바꾸어 쓸 수는 없다. 肉桂는 두껍고 향이 강한 수피이고, 桂枝는 가는 가지나 어린 가지다. 같은 계피류이지만 농도와 작용 강도는 다르다. 그러나 두 약재를 전혀 다른 약처럼 절대적으로 나눌 필요도 없다. 현대 임상연구도 대부분 계지 하나가 아니라 계피류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혈당·대사, 월경통, 일부 복합처방에서 확인된 효과도 분말, 추출물, 정유, 또는 처방 전체의 효과다. 따라서 임상에서는 이름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약재의 성격을 보아야 한다. 계지가 필요한 자리에 육계를 쓴다면 용량을 줄이고, 육계가 필요한 자리에 계지를 쓴다면 용량이나 조제 방식을 조절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계지냐 육계냐의 이름이 아니라, 처방의 목적에 맞게 부위와 농도, 제형과 용량을 조절하는 일이다. 본초 효능은 책 속에서 갑자기 정해진 말이 아니라, 약재의 산물 차이, 약명의 정리, 처방 운용, 임상 경험이 겹치며 만들어진 말이다. 그 과정을 알면 이름에 묶이지 않고, 처방의 뜻에 맞게 약재를 쓸 수 있다. 계지와 육계의 구분도 그렇다. 버릴 것도 아니고 절대화할 것도 아니다. 계피류 안에서 부위와 농도, 제형과 용량, 처방 안의 역할을 보고 쓰면 된다. 그때 계지와 육계의 구분은 외워야 할 경계가 아니라, 임상에서 조절해 쓰는 기준이 된다. -
병을 배우는 교실에서, 사람을 다시 배우다김은혜 가천대 한의과대학 조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한의학이 인문학과 만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암 환자를 진료하며 나는 자주 수치와 판단의 언어를 사용한다. 검사 결과를 살피고, 증상의 변화를 기록하며, 치료의 효과와 한계를 설명한다. 때로는 더 이상 적극적인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환자와 가족에게 조심스럽게 묻기도 한다. 생사의 경계에 가까이 선 환자들을 마주하는 일은 가끔은 익숙해진 듯한 일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진료가 익숙해진다고 해서 한 사람의 고통까지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같은 병명과 비슷한 검사 결과를 가진 환자라도 각자가 두려워하는 것은 달랐다. 누군가는 통증보다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을 두려워했고, 누군가는 치료를 멈추는 순간 자신이 포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어떤 환자는 하루라도 더 살기를 바랐고, 또 어떤 환자는 더 이상의 치료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했다. 의학은 질병의 경과를 설명할 수 있었지만, 그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까지 모두 설명해주지는 못했다. 환자복 뒤에 가려진 한 사람의 관계와 기억, 책임과 후회, 끝까지 지키고 싶은 삶의 모양을 마주할 때면 의학의 언어만으로는 다 채울 수 없는 침묵이 진료실에 남았다. 그럴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이 따라왔다. “우리가 만나는 환자는 치료해야 할 질환인가, 아니면 하나의 삶 전체인가.” 이 단순하지만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에서 학교의 지원을 받아, 성과교류 세미나 「생애주기·돌봄 의료인문학 시즌 1」이라는 제목으로 의료, 인문학과 관련된 교수님들의 고견을 듣는 시간을 올해 상반기에 가졌다. 의료는 인간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가? 2026년 4월부터 6월까지 가천대학교의 지원 아래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인문학과 한의학, 생명과학과 돌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누군가는 의료의 역사를 이야기했고, 누군가는 진료실에서 마주한 몸과 문화를 이야기했다. 한의학의 고전과 철학, 유전자와 데이터, 양생과 돌봄도 하나의 자리에서 만났다. 서로 다른 언어로 출발한 강연들은 결국 하나의 물음으로 이어졌다. 의료는 인간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의료인이 되어야 하는가. 첫 강연은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박윤재 교수님께 부탁드렸다. ‘의료가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라는 제목처럼 이번 세미나 전체를 관통하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했다. 의료가 인간의 몸을 대상으로 한다면, 인문학은 그 몸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경험을 바라본다.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라도 질병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치료에 기대하는 바는 서로 다르다. 환자가 놓인 시대와 사회, 가족관계와 경제적 조건, 질병 이전의 삶까지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인문학은 책 속이나 강의실에만 머무는 학문이 아니었다.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는 순간에도, 의사의 설명을 듣고도 침묵하는 보호자의 표정에도, 같은 질환을 두고 서로 다른 선택을 내리는 사람들의 삶에도 인문학은 존재했다. 환자의 생애주기와 삶의 맥락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진료실에서 의료인은 끊임없이 질문을 받는다. 어떤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가를 넘어, 이 환자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의료인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의학적으로 가능한 치료와 환자가 바라는 삶이 다를 때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를 묻게 된다.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의료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의료의 역할은 질병을 제거하는 일에만 머물 수 없다. 환자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선택하도록 돕는 일, 두려움을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일, 치료가 어려워진 뒤에도 환자의 곁을 지키는 일 역시 의료의 일부였다. 수 개월간 진행된 교수님들의 강연은 진료실이 단순히 의학 지식이 적용되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해석과 이해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장소임을 일깨워주었다. 마지막 강연까지 들으며 나는 ‘생애주기’와 ‘돌봄’이라는 두 단어를 다시 생각했다. 사람은 태어나 성장하고 늙으며,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질병을 만난다. 어떤 시기에는 누군가를 돌보고, 또 어떤 시기에는 다른 사람의 돌봄을 받아야 한다. 건강한 사람과 아픈 사람, 돌보는 사람과 돌봄을 받는 사람의 경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바뀐다. 의료인은 그 변화의 순간을 가까이에서 목격한다. 새로운 생명을 기다리는 사람을 만나고, 만성질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돌보며,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환자의 곁에도 선다. 같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가 생애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에 따라 필요한 의료와 돌봄은 달라진다. 의료인이 환자의 생애주기와 삶의 맥락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기에 의료인이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선택적인 교양이 아니라 임상 역량의 일부여야 한다. 검사 결과를 정확히 판독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시하는 능력과 함께, 환자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를 묻는 능력이 필요하다. 환자가 충분히 말하지 못했을 때 기다리는 능력, 의료인의 판단이 언제나 환자의 최선과 같지는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특히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의료인의 시선이 더욱 중요하다. 병을 낫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의료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통증과 불편을 줄이고, 환자가 원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도록 돕고, 자신의 삶에 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지지하는 일은 치료 이후에도 계속되는 의료다. 우리는 어떤 의료인이 되어야 하는가? 이번 세미나가 모든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전에는 쉽게 지나쳤던 질문을 더욱 선명하게 남겼다. 우리는 환자를 얼마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의료인이 생각하는 최선과 환자가 바라는 최선이 다를 때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가. 과학적 데이터가 설명하지 못하는 한 사람의 경험을 의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치료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의료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좋은 돌봄이란 과연 무엇인가. 2026년 봄, 서로 다른 전공과 경험을 가진 여덟 명의 연자, 박윤재 교수님(경희대학교 HK+ 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단장), 김태우 교수님(경희대학교 기후·몸 연구소 소장), 김현구 교수님(세명대학교 원전학의사학 교수), 이은영 박사님(경희대학교 철학과), 제소희 교수님(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글로벌현상연구부 교수), 진희정 책임연구원님(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데이터부 부장), 최정균 교수님(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이상재 교수님(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예방한의학 교수) 등이 건넨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였다. 우리는 어떤 의료인이 되어야 하는가. 다음 진료에서, 다음 강의에서, 그리고 누군가의 삶과 아픔을 마주하는 모든 순간에 이번 세미나에서 나눈 질문을 다시 꺼내보고자 한다. 병을 치료하는 의료인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을 수 있는 의료인이 되기 위해서. -
- ‘사장님을 잠금해제’ 편 - -
“인공지능 대전환, 보건의료 혁신의 미래를 열다”[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홍승권·이하 심평원)은 오는 28일 앰배서더 서울 풀만 그랜드볼룸에서 ‘인공지능(AI) 대전환, 보건의료 혁신의 미래를 열다: 제도, 정책, 그리고 현장을 다시 그리다’를 주제로 2026년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인공지능(AI)이 의료서비스와 보건의료 정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인공지능(AI)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조연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에릭 서덜랜드(Eric Sutherland) 선임 보건경제학자가 ‘위해 없이 빠르게 확산하기: 보건의료 분야의 AI’를 주제로, 또한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 김준하 교수가 ‘슬기로운 의료 AI 생활: 도구를 넘어 신뢰받는 보건의료 혁신으로’를 주제로 각각 진행했다. 이어지는 발표 세션에서는 △의료 AI의 제도권 편입: 정책 및 감독상의 과제(호주 멜버른대학교 스티븐 더킷 명예교수) △AI 기반 보건의료 혁신(박래웅 아주대 교수) △현재와 미래의 EU 국가 규제당국 의료 규제 절차에서의 AI 활용(덴마크 의약청 클라우스 묄드루프 데이터분석국장) △대만 건강보험에서의 디지털 기술 활용 극대화: 혁신과 책임의 조화(대만 중앙건강보험서 천롄위 중앙건강보험서장) 등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의료 현장에 가져온 각국의 인공지능(AI) 혁신 사례와, 제도·정책적 현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발표 세션 이후에는 김주한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박정환 보건복지부 의료인공지능데이터정책과장, 김홍수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김무성 심평원 AX혁신실장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인공지능(AI) 시대 보건의료 분야의 도전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패널 토론이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국내외 보건의료 전문가와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현장 또는 온라인(심평원 공식 유튜브 채널)으로 참여할 수 있다. 현장 참석을 원하는 경우 오는 19일까지 국제심포지엄 공식 누리집(www.hirasymposium.co.kr)을 통해 사전 등록하면 된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인공지능(AI)은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혁신 전략”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인공지능(AI) 기반 보건의료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지속 가능한 혁신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한의학이여, 여성의 부름에 답하라박향유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서포터즈(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한의신문] 이른 아침, SETEC 컨벤션홀에 도착했을 때는 설렘과 함께 조금 긴장되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 연합 세미나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참여하게 된 자리였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강의실에서 배우던 한의학이 실제 임상 현장과 학술 교류의 장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발전하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번 세미나는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대한침구의학회, 임상약침학회, 척추신경추나의학회가 15주년을 맞아 함께 개최한 연합 학술행사였다. 서포터즈이자 학생위원으로 참여하여 행사 안내를 해보며 학회세미나의 운영 과정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대한한의학회 이재동 회장님의 축사와 네 학회 회장님들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의학이여, 여성의 부름에 답하라」라는 주제 아래 오전과 오후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각 세션마다 두 개의 강의가 마련되어 있었다. 행사 운영을 돕는 동시에 강의를 들으며, 여성 건강이라는 하나의 주제가 스포츠한의학, 침구의학, 약침, 추나요법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 안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오전 첫 강의는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함유정 교육이사님의 「여성 운동선수 관리 — 상대적 에너지결핍(RED-S)」이었다. 강의를 통해 여성 운동선수의 건강을 단순히 운동 손상이나 경기력의 문제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RED-S는 낮은 에너지 가용성을 중심으로 생식 기능, 골 건강, 운동 수행 능력 등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개념이었다. 특히 환자를 평균적인 기준에 맞추어 평가하기보다 개인의 변화와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 여성 운동 선수에 있어 에너지 균형, 생식 건강, 근골격계 상태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전 두 번째 강의는 대한침구의학회 박연철 학술이사님이 해주셨다. 학부 과정에서 경혈과 경락을 주로 암기 중심으로 배웠다면, 이번 강의는 그 지식들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연결되고 활용되는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인체역학과 경락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부인과 질환 치료에서 요방형근, 내전근, 간경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과정이 기억에 남았다. 실제 임상에서는 개별 혈자리보다 인체 구조와 기능의 연결성을 통합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또한 안면 매선요법이 진피층에 머물며 지속적인 자극을 통해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얼마 전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여러 한의학 학회지에서 근거수준이 높은 논문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 강의를 들으며 매선요법 역시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근거를 꾸준히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세션의 첫 강의는 임상약침학회 성혜령 원장님의 「미용약침을 활용한 피부, 탈모, 다이어트 치료」였다. 이 강의에서는 미용약침이 실제 임상에서 어떤 기준으로 적용되고, 환자에게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시술 자체보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과정의 중요성이었다. 또한 리포컷 약침 사례를 통해 미용 치료가 단순한 외형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건강과 신체 기능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라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 강의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기성훈 학술이사님의 「부인과 추나요법」이었다. 이날 강의 가운데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시간이었다. 본과 3학년 때 이론으로만 접했던 내장기 추나를 실제 시연으로 보며, 추나요법은 단순한 술기를 넘어 해부학과 발생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치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의에서는 내장기 추나의 핵심 개념인 가동성(Mobility)과 고유운동성(Motility)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으며, 자궁 주위 인대와 골반저 구조에 대한 이해가 실제 임상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배꼽 이완 기법 시연에서 원장님께서는 손으로 ‘리스닝(Listening)’을 한다고 표현하셨다. 환자의 호흡을 따라가며 조직의 긴장을 느끼고 이완을 유도하는 과정, 그리고 방광 거상기법과 자궁·난소 고유운동성 기법 시연을 통해 추나요법은 환자의 몸을 이해하고 읽어내는 과정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추나요법이 어떤 이론과 임상적 사고를 바탕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었고 이번 강의를 통해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확인하며, 추나요법에 대한 이해를 한층 넓힐 수 있었다. 행사가 모두 끝난 뒤에는 부스 정리와 뒷정리를 도우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침부터 분주했던 행사장이 하나둘 정리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학술대회가 많은 사람들의 준비와 협력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연합 세미나를 통해 여성 건강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바라보더라도 학회마다 서로 다른 관점과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활용하는 치료 도구와 임상적 접근은 달랐지만, 환자를 더 깊이 이해하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목표는 같았다. 이번 연합 세미나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서포터즈이자 학생위원으로서 학회를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다양한 임상 현장의 시각을 배울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귀한 배움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네 학회와 강연해주신 원장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더 많은 경험과 배움을 쌓아 환자를 넓은 시각에서 이해하는 한의사로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