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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학년도부터 1급 응급구조사 국가시험 응시자격 강화[한의신문] 정부가 1급 응급구조사 교육의 질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해 ‘1급 응급구조사 양성대학 지정제’를 시행한다. 보건복지부는 1급 응급구조사 양성에 필요한 교육 여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현장 대응 역량을 갖춘 응급구조사를 양성하기 위해 ‘2029학년도 1급 응급구조사 양성대학 지정심사’를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1급 응급구조사 양성대학 지정제는 2023년 대학의 응급구조학과 정원 운영 자율화 이후 관련 학과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교육의 질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응급구조(학)과는 2023년 39개소에서 2026년 71개소로 늘었다. 제도는 2024년 1월 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시행되며, 2026년 말 지정계획 공고와 신청·접수를 시작으로 2027년 현장심사를 거쳐 2028년 최종 지정 결과가 확정된다. 실제 적용은 2029학년도 입학생부터다. 이에 따라 2029학년도부터는 지정받은 대학 또는 전문대학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경우에만 1급 응급구조사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제도 시행에 앞서 대학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25일 서울 세브란스병원 윤인배홀과 27일 대전 한남대학교 서의필홀에서 대학 관계자 대상 설명회를 개최한다. 앞서 8월21일에는 관련 학과 교수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지정심사는 △교육과목 △인력 △교육시설 및 장비 등 3개 영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교육과목 분야에서는 교과목 구성과 기준 학점, 실습교육 운영 등을 확인하고, 인력 분야에서는 교원과 조교 확보 여부 등을 살핀다. 교육시설 및 장비 분야에서는 학생들이 실제 응급의료 현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실습환경과 장비를 갖추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또 대학별 현장심사를 통해 제출자료뿐만 아니라 실제 교육 운영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학들이 새로운 지정제도에 원활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시범 지정심사와 맞춤형 컨설팅도 진행한다. 정규 지정심사에 앞서 신청한 10개 대학을 대상으로 시범 지정심사를 실시하며, 실제 정규심사와 동일한 기준으로 교육과정과 인력, 시설·장비 등을 점검한다. 시범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별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맞춤형 컨설팅도 지원한다. 아울러 시범 지정심사에서 시설 또는 장비 영역의 기준을 충족한 대학은 정규 지정심사에서 해당 영역의 심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시범 지정심사는 9월 계획 공고를 거쳐 10월부터 12월까지 심사 및 결과 통보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규 지정심사는 2026년 말 계획 공고와 신청·접수를 시작으로 2027년 3월부터 6월까지 현장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심사결과 통보와 이의신청 절차를 거치며, 일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 가운데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보완 지정심사를 통해 미비점을 보완할 기회를 제공한다. 정부는 이의심의 등을 거쳐 2028년 4월 최종 지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복지부는 최초 지정 이후에도 교육의 질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도 마련할 방침이다. 지정 기준 준수 여부와 교육환경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재지정 및 조건부 지정 등 사후관리를 위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
사상체질 진단·증례보고의 표준화 모색…사상체질면역의학회 하계 워크숍[한의신문] 사상체질면역의학회(회장 이시우)가 22일 한국한의학연구원 표준기술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 ‘2026년도 사상체질면역의학회 하계 워크숍’을 개최, 체질진단 도구 개발 및 임상 현장에서의 LLM 기반 AI 활용 등을 소개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사상체질 진단에 활용되는 기존 방법을 점검하는 한편 △체질진단 도구의 개발과 활용 △임상 현장에서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인공지능(AI) 활용 △국제 지침에 따른 증례 보고 작성법 등을 다뤘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전수형 동의대학교 교수가 ‘사상체질 진단법 소개 – 체형 진단 및 설문지 중심’을 주제로 체형기상을 비롯한 체질진단 방법을 소개했다. 전수형 교수는 최근 2년간 학회 증례논문에서 체형기상 관련 내용이 어떻게 기술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기록 방식에서 개선할 부분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는 한편, 5부위 체간 측정법을 비롯해 임상과 교육 현장에서 체형을 측정·평가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을 공유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한국한의학연구원 김정균 박사가 ‘안면 및 간단한 설문을 이용한 체질진단 프로그램’을 주제로 KS-15i의 개발 과정과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에서는 KS-15i의 개발 배경과 연구 알고리즘, 성능을 비롯해 프로그램의 구성과 활용 방법, 확장 방향 등이 소개된 가운데, 김정균 박사는 안면 정보와 간단한 설문을 활용해 체질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과정을 설명하며 체질진단 정보를 일정한 기준 아래 다루기 위한 도구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KS-15i에는 체질진단 기능과 함께 LLM 기반 AI를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으며, 발표에서는 체질진단 결과와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AI를 실제 진료 과정에서 활용하는 방식도 소개돼, 체질진단 도구와 인공지능 기술의 연계 가능성을 살펴봤다. 김 박사는 “체질진단에 활용되는 여러 정보를 일정한 기준으로 구조화하고 표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KS-15i의 개발 과정과 성능을 바탕으로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체질진단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김지환 부산대학교 교수가 ‘사상체질 증례 발표 – 증례 논문 작성 및 발표 방법’을 주제로 증례보고의 작성 기준과 활용 방법을 발표했다. 김지환 교수는 증례보고의 국제적 작성 기준인 CARE 지침을 소개하고, CARE에 기반해 증례보고의 질을 평가했을 때 주요하게 미보고되고 있는 항목들을 짚었으며, 실제 증례논문 작성과 발표 과정에서 CARE 지침을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임상에서 경험한 진단과 치료 과정을 학술적으로 축적하기 위해서는 증례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충실하게 기록하고 보고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CARE 지침을 활용하면 증례 작성 과정에서 필요한 항목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보다 표준적인 형태로 증례를 발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유준상 상지대학교 교수가 ‘맥진법과 태극침법 소개 및 실습’을 진행했으며, 맥진과 태극침법의 기본 내용을 소개한 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실습을 이어갔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기존 체질진단 방법을 점검하는 한편 KS-15i의 개발과 활용, 임상 현장에서의 LLM 기반 AI 활용, CARE 지침에 따른 증례보고 작성법 등을 주요 교육 내용으로 다뤘다. 체질진단 정보를 일정한 방식으로 다루고, 임상에서 얻은 내용을 공통된 기준에 따라 기록·발표하는 방법을 살펴본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특히 체질진단 도구의 개발 과정과 임상 현장에서의 AI 활용 사례,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증례보고 지침을 다루면서 사상체질의학의 진단과 기록 방식을 현재의 진료·연구 환경에 맞춰 점검했다. 한편 사상체질면역의학회는 워크숍 이튿날인 23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중부권역)’에서도 제3세션을 주관했다. 해당 세션에서는 사상체질별 대표 병증 치료 전략(이준희 경희대학교 교수)을 비롯해 수족냉증의 평가와 치료 전략(유준상 상지대학교 교수), 어지럼증 통합돌봄 전략(이의주 경희대학교 교수), 암환자 통합돌봄을 위한 한의치료 전략(오승윤 우석대학교 교수) 등을 발표하며, 다양한 임상 상황과 통합돌봄 영역으로 주제를 넓혀 학술 활동을 이어갔다. -
한가닥, “첩약보험 시범사업···더 많은 질환 확대 필요”[한의신문] ‘한의학을 가장 사랑하는 닥터들’의 줄임말인 ‘한가닥’이 최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일부 언론의 왜곡 보도를 정면 반박했다. 선재광(서울 광진구 대한보구한의원), 이혁재(경기 구리시 리체한방병원), 박찬영(서울 관악구 어성초한의원), 송재철(서울 강남구 모본한의원) 원장 등이 다양한 한의학 콘텐츠를 알기 쉽게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한방N>은 최근 ‘첩약보험제도 확대가 필요한 이유?’ 편을 통해 첩약보험 시범사업의 예산 초과는 국민의 높은 선호도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한 의료전문지는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첩약 건보 적용 시범사범의 당초 추계액은 1188억 원인데, 2024~2025년 지출액은 총 1913억9000만원으로 예상액 보다 1.6배 많이 지출돼 예산 통제 기능이 무너진 채 건보재정이 눈덩이처럼 투입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가닥은 이번 영상을 통해 “같은 기간 동안에 국민건강보험에서 얼마나 많은 비용이 지급됐는지를 살펴본 결과, 199조7,215억 원이 지출됐다”면서 “첩약보험 시범사업에 지급된 1914억 원은 대략 200조 원의 0.09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0.1%도 안 되는 예산 소진을 가지고, 너무 과한 지출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한 “0.1%를 소진한 것 갖고 전체 건강보험재정에 문제가 될 것처럼 얘기하는 데, 이는 한의 분야가 전체 건강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에서 4%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정말 중요한 것은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에 추계 비용이 소진됐다는 것은 환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는 방증이기에 정책적으로 더 확대 개편하는 게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첩약보험 시범사업은 제1차 기간 동안 △뇌혈관질환 후유증 △안면신경마비 △생리통 등의 질환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올 연말까지 추진 중인 제2차 시범사업에는 △알러지성 비염 △기능성 소화 불량 △요추간판탈출증 등 3개 질환이 추가되면서 의료소비자들의 수요가 대폭 늘어났다. 보건복지부 또한 첩약보험 시범사업을 통해 실제 지급액이 정부가 추산한 예산 보다 많이 지출된 것은 시범사업 자체에 대한 국민의 높은 선호도와 반응이 좋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가닥은 “첩약보험 시범사업의 원래 취지는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더불어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국민의 의료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막상 추진해 보니 국민들이 ‘좋다’, ‘괜찮다’라는 인식을 갖고 예상보다 이용을 많이 한 것인 만큼 시범사업의 본 취지에 맞도록 이 사업을 확대 개편하는 게 맞다”면서 “정부 담당자들께서는 이런 부분들을 잘 파악해 제도에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첩약보험 시범사업의 여섯 가지 질환들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시면 제도의 확대 개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침전기자극술, 진료비 청구 전 반드시 의료장비 신고하세요∼”[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24일 ‘의료장비 신고 누락에 따른 심사조정 발생사례’와 관련된 안내문을 통해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제12조제7항에 따라 의료행위에 사용되는 의료장비가 ‘의료장비현황 신고대상’에 해당하는 경우엔 해당 수가를 청구하기 전 반드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료장비 신고를 해야만 수가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심평원이 ‘2025년 의료장비 전산점검 조정 다발생 상위수가’에 대해 안내한 가운데 침전기자극술에 대한 사례를 전달하면서,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지난해 의료장비 전산점검 조정 결과 침전기자극술이 2만865건, 총 9041만8000원이 조정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대부분 심평원에 의료장비를 신고하지 않고 청구한 사례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침전기자극술에 사용되는 ‘전기침시술기’와 ‘전자침시술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상으로 침전기자극기(멸균침 또는 비멸균침을 통해 인체에 미세전류 등 전기자극을 가하는 기구) 또는 저주파자극기(근육통 완화 등의 목적으로 전극을 통해 인체에 저주파 전류를 가하는 기구) 2가지로 분류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의협 관계자는 “침전기자극술 수가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진료비 청구 전 반드시 침전기자극기와 저주파자극기 같은 장비를 심평원에 신고해야 하며, 장비 신고 전 실시한 시술료는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의료장비 신고 누락으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진료비 청구 전에 의료장비 신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장비 신고 방법은 먼저 보건의료자원통합신고포털(www.hurb.or.kr) 접속 및 공인인증을 통해 로그인 한 후 ‘현황신고·변경→일반장비 현황신고→신규등록→장비 번호 검색→식약처 허가번호 입력 조회 후 해당 장비 번호의 적용 버튼 클릭→기본정보, 허가/제조정보 등 필수항목 입력→파일추가(제출서류 첨부)→작성자 정보 입력→‘임시저장’ 버튼 클릭 후 ‘최종 제출’ 클릭’의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한편 한의 의료장비현황 신고 대상은 한방 행위 관련 장비(한방검사장비)의 경우에는 △양도락기(F10100) △맥전도기(F10201, 맥전도검사 단독기기) △맥전도기(F10202, 양도락 및 맥전도검사 병용기기) △맥전도기(F10203, 3차원 맥 영상검사기) △색채요법기(F10300) △맥파기(F10400) △가속도맥파기(F10500) △경락기능검사기(F10600) △전산화팔강검사기(F10700) △수양명경경락기능검사기(F10800)이다. 아울러 한방 행위 관련 장비(한방치료장비)는 △추나치료대(F20100) △적외선조사기(F20200) △레이저침시술기(F20300) △전기침시술기(F20400) △전자침시술기(F20500)다. -
[자막뉴스] 한의약진흥원 통폐합 중단, ‘8주룰 후속조치에 만전’대한한의사협회가 남인순 국회 부의장을 비롯 이수진, 이기헌, 백선희 의원 등과 연쇄 간담회를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통폐합 논의 중단 및 자동차보험 ‘8주룰’ 시행과 관련한 주요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섰습니다. -
韓·日, ‘火熱’을 신경·피부·미세혈관 기전으로 해독…황련해독탕의 진화[한의신문] 대한한의학회(회장 이재동)가 23일 대전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2026 전국한의학학술대회(중부권역)’를 개최한 가운데 ‘황련해독탕의 현대화’라는 하나의 화두로 한·일 양국의 연구가 모였다. 전통의 ‘화열(火熱)’을 현대 약리기전으로 재해석하고, 황련해독탕의 치료 영역을 확장하는 연구 성과가 한자리에서 제시됐다. 대한한의학회와 일본동양의학회(회장 타하라 에이치)가 공동개최한 ‘한·일 학술교류 심포지엄(좌장 요시토미 마코토·남동우)’에선 신경흥분·염증 억제부터 피부–뇌 네트워크·미세혈관 조절까지 아우르는 다중 작용기전과 함께 전통 탕약에서 약침·표준화 제제, 약리학적 지혈제로 이어지는 임상 활용 가능성이 집중 조명됐다. 타하라 에이치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전통의학은 공통된 뿌리를 바탕으로 각자의 역사·문화·의료제도 속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 온 만큼 서로 축적한 임상 지식과 경험의 차이에서 배우고, 공동연구와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며 “故 김영신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젊은 의료인과 연구자들이 국경을 넘어 교류하며 고령화·만성질환 등 공통 과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전통의학의 새로운 가치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에서는 △한국의 황련해독탕의 역사적 발전과 최신 적용-신경계 증상 및 질환을 중심으로(권승원 대한한의학회 편집이사) △한의 임상에서 황련해독탕 약침의 활용-전통 이론에서 근거중심 진료로(안병수 대한약침학회장), 일본 측에서는 △황련해독탕의 피부·정신 증상 개선 효과: 외배엽 유래 증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야마오카 덴이치로 마쓰야마기념병원 교수) △항염증 효과를 넘어선 황련해독탕-약리학적 지혈제로서의 가능성(사카타 마사히로 히라이외과·위장과의원장)이 발표됐다. ◎ ‘화열’ 잡는 황련해독탕, 신경·자율신경계 넘어 뇌혈관까지 권승원 편집이사(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황련해독탕이 감염성 발열·섬망에서 출혈·염증, 신경계 질환·뇌혈관 위험인자 관리로 적응증을 넓혀왔으며, 현대에는 탕약·약침·표준화 제제(HH333)로 제형도 다양화됐다고 소개했다. 권 이사는 황련해독탕을 과도한 생리적 열과 신경계 흥분을 낮추는 ‘전신 냉각 시스템’으로 제시했다. 치료 성패의 핵심으로는 ‘화열(火熱) 변증’을 꼽았다. 화열형(과활동·자율신경 불안정·흉부 열감·갈증·안면홍조·초조·불면)은 빠른 개선을 보인 반면 냉증형(저활동·전신 허약·오한·무기력·우울)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뇌졸중 후 ‘병적 웃음’ 환자 14명에서도 화열형 8명과 달리 냉증형 6명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 적용은 △심인성 비간질성 발작(PNES)—황련해독탕·억간산 병용 후 3일 이내 전신 근간대성 발작 소실 △일시적 혈압 상승—4명 모두 1회 투여 후 2시간 이내 수축기혈압 감소 △복부비만—13명 전원 허리둘레 감소·92.3% 체중 감소 등으로 제시됐다. 국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KM-CPG)에서도 치매 행동심리증상(BPSD)·고혈압 동반 어지럼·뇌졸중 후 신경학적 장애 등에 황련해독탕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황련해독탕 기반 표준화 제제 ‘청혈단(淸血丹·HH333)’의 뇌졸중 재발 예방 가능성도 제시됐다. 소혈관질환 허혈성 뇌졸중 환자 356명 대상 2년 관찰에서 재발률은 HH333군 2.0%(3/148명), 기존 항혈소판제군 8.2%(17/208명)였으며, 5년 관찰에서는 누적 재발률 6.2%·이상반응 0건을 기록했다. 현재 236명 대상 다기관·이중맹검·무작위배정·위약대조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권 이사는 “황련해독탕의 현대적 활용은 전통 처방의 단순한 적응증 확대가 아닌 정확한 변증을 기반으로, 신경·자율신경계 증상 조절에서 약침을 통한 국소치료, 표준화 제제를 활용한 뇌졸중 재발 예방까지 발전해 온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 피부와 불안의 동시 호전…40년 임상이 던진 ‘외배엽 네트워크’ 야마오카 덴이치로 교수는 40여 년간의 한방 임상경험을 토대로 황련해독탕 관련 처방의 피부질환·정신 증상 동시 개선 가능성을 제시했다. 피부·구강 및 비강점막·중추신경계가 외배엽에서 유래한다는 공통점에 주목, 피부–점막–장–뇌를 하나의 염증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Skin–Mucosa–Gut–Brain Network’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약용식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2015년부터 황백의 기원식물인 황벽나무를 재배해 누적 2만 그루 이상을 식재했으며, 현재 약 8000그루가 생육하고 있다. 또한 병원 내 정원에서 당귀·황벽·작약·황련·목단·치자 등을 길러 한약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야마오카 교수는 “피부를 치료했는데, 불안까지 좋아졌다”며 주요 임상사례로 △온라인 괴롭힘 이후 사회적 위축·불안과 아토피·여드름 악화→ 청상방풍탕 투여 후 피부병변·불안 감소 및 외출 재개 △항정신병약 부작용 후 불안·우울과 여드름·아토피 동반 악화→투여 후 피부·정신 증상 동시 개선 등을 젯기했다. 청상방풍탕(淸上防風湯)에는 황련해독탕 구성 약재 중 3종이 포함된다. 생물학적 연결고리로는 황련의 주요 성분 ‘Berberine’이 제시됐다. 파킨슨병 실험연구에서 △도파민성 신경세포 보호 △신경염증 억제 △신경세포 apoptosis 억제 △장–뇌 신호전달 조절 가능성 등이 보고돼 피부질환을 넘어선 작용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아울러 야마오카 교수는 “피부와 정신 증상의 동시 개선이라는 임상현상을 설명할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며 ‘Skin–Mucosa–Gut–Brain Network’를 향후 검증할 연구 프레임으로 제시했다. ◎ 약침, 항산화 88%·TNF-α 75%↓…약물에서 경혈까지 처방 안병수 회장은 황련해독탕 약침의 전통적 ‘청열사화·해독(淸熱瀉火·解毒)’ 효능을 항염·항산화·신경보호 기전과 안전성·임상근거로 재해석하고, 약물과 경혈을 함께 선택하는 ‘동시처방’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황련해독탕 약침은 황련(Berberine)·황금(Baicalin)·황백(Palmatine)·치자(Geniposide)를 증류·여과·멸균해 조제한다. 전임상에서는 △iNOS·NO 및 NF-κB·IκB 인산화 감소 △비점막 TNF-α 75% 감소 △항산화 효과 농도의존적 증가(0.2mg/mL 23%→1.0mg/mL 88%) △ACh·BDNF·p-CREB 증가 및 기억·학습능력 회복 등이 확인됐다. GLP 단회독성시험에서도 최대 1.0mL 투여까지 사망 및 시험물질 관련 이상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임상문헌 39편의 적용 분야는 △근골격계(경항통·발목염좌·안면마비) △피부·외과계(알레르기피부염·여드름·욕창) △신경·정신계(뇌졸중 후 우울증·두통·HRV) 등이다. 주요 결과는 △안면마비 25명—House-Brackmann grade 3.4→2.7·NRS 8.5→3.0 △뇌졸중 후 우울증—HAM-D 14.3→8.6(p<0.01) △급성 발목염좌—체중부하율 개선 등이 제시됐다. 안 회장은 “전임상 기전과 안전성 근거는 비교적 잘 확보됐지만 임상근거는 아직 발전 단계”라며 △경혈·깊이·용량 표준화 △충분한 표본의 위약대조 RCT △장기추적 △국제학술지 등재를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 대장게실출혈에 항염·혈관조절→지혈 가능성 주목 사카타 마사히로 원장은 황련해독탕을 기존 청열해독·항염 처방에서 대장게실출혈 등 난치성 출혈에 활용하는 ‘약리학적 지혈제(pharmacologic hemostat)’로 확장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17년 보고한 난치성 출혈 8례(코피·출혈성 위염·십이지장궤양·대장게실출혈·혈흉 등)에서 황련해독탕 투여 후 수분∼수일 내 효과가 관찰됐다. 대장게실출혈 3례는 △72세 남성: 5g씩 2회 관장 후 1∼2일 △78세 남성: 7.5g 1일 3회 복용 후 1일 △79세 여성: 5g 1일 2회 복용 후 1일 만에 효과가 나타났으며, 진행성 위암 출혈에서는 5g을 병변에 직접 살포한 뒤 수분 내 효과가 관찰됐다. 지혈기전으로는 △COX-2/PGE2 조절 △미세혈관·혈관평활근 수축 △염증성 충혈 억제 △혈소판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이는 혈액응고 자체를 촉진하기보다 항염·혈관조절을 통해 출혈 부위의 미세환경을 안정화함으로써 지혈을 유도한다는 가설이다. ’15∼’23년 대장게실출혈 환자 161명(재입원 포함 224건) 분석에선 출혈점 확인율이 37.3%에 그쳤으며, 전체 환자의 30.7%에 황련해독탕이 투여됐다. 출혈점 확인 후 내시경 밴드결찰술(EBL)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환자의 30일 이내 조기 재출혈은 0%, 장기 재발률은 12.5%였다. 황련해독탕은 반복 출혈·출혈점 확인 불가·항혈전제 지속 복용 등 고위험군에 주로 사용됐으며, 최대 5년 추적에서 이상반응은 0건이었다. 사카타 원장은 “기계적 치료는 보이는 지점을 치료하고, 황련해독탕은 게실 전체를 둘러싼 취약한 미세환경을 치료한다”면서 “출혈점 확인 시 EBL, 확인 불가·재발 고위험군에서는 황련해독탕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지혈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표 이후 자유토론에서는 발표자와 참석자 간 황련해독탕의 ‘청열(淸熱)’을 현대 약리학적 항염작용과 단순 등치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허열·실열 및 허·실에 따른 적응증 구분 △출혈을 열증으로 해석한 황련해독탕 적용의 임상적 타당성 △허증 환자의 장기투여에 따른 이상반응 가능성 △약침 치료 단계 전환을 위한 임상기준 마련 등 전통 이론과 현대 약리기전을 접목하기 위한 과제가 논의됐다. -
한눈에 보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 족관절염좌 -
뇌파를 읽고, 뇌를 훈련하다… 한의 임상에서의 실제 활용김정태 원장(제주 더아이맘한의원) 지난 편에선 뇌파의 기본 개념과 한의학적 해석 가능성, 뇌파검사 및 뉴로피드백의 임상적 의미를 살펴봤다. 이번 편에서는 실제 한의 임상에서의 뇌파검사와 뉴로피드백 활용을 소아 틱 환자 증례와 함께 살펴본다. 뇌도 훈련한다…‘자기조절력’을 높이는 뉴로피드백 최근 뉴로피드백은 정서 조절과 자기조절 능력 향상을 위한 비침습적 훈련 방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틱장애 역시 긴장과 스트레스, 각성 수준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만큼 뉴로피드백을 보조적 접근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QEEG(정량화 뇌기능검사)는 환자의 뇌 기능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활용도가 있다. 예를 들어 검사 결과를 토대로 “현재 뇌가 과긴장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집중을 유지하기 어려운 패턴이 관찰된다”는 식으로 환자와 보호자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치료에 대한 이해와 동기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방소아과 임상에서는 특히 ADHD, 틱장애, 불면증, 불안장애, 학습장애 등의 환자군에서 활용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전후 검사를 비교하면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호소뿐 아니라 뇌 기능의 변화 양상을 함께 추적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의원에서 시행하는 뇌파치료인 뉴로피드백·두뇌훈련은 환자의 뇌파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목표로 설정한 뇌파 상태가 나타날 때 시각·청각적 보상을 제공하는 반복 학습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뇌가 훈련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학습하는 과정이다. 실제 임상에서는 게임이나 영상 시청 등의 방식을 활용할 수 있어 소아 환자의 치료 접근성도 비교적 높다. 필자의 임상에서는 주 1∼2회 정도의 꾸준한 반복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이때 침·한약·생활관리·두뇌훈련을 각각 분리된 치료로 보기보다는 환자의 전반적인 자기조절 능력 회복을 목표로 함께 활용하고 있다. 25번의 두뇌훈련, 틱과 뇌파에 나타난 변화 필자는 소아 틱 환자를 대상으로 뉴로피드백을 활용한 두뇌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다음은 훈련 전후 뇌기능검사 지표와 임상 증상의 변화를 함께 관찰한 두 증례다. 첫 번째 증례는 10세 남아다. 환아는 2021년 7월경 틱 증상이 발생했으며, 2022년 2월경부터 본원에서 침·한약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 후 증상이 상당 부분 호전됐으나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투거나 눈·코의 알레르기성 염증이 재발할 때 틱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등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다. 이에 보호자와 상의해 2025년 9월부터 두뇌훈련을 병행했다. 2026년 3월까지 총 25회의 두뇌훈련을 시행한 뒤 뇌기능검사를 재검해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두뇌훈련 전후 검사 결과를 비교한 결과 세타파(θ)·알파파(α)·베타파(β)의 분포가 이전보다 정상 범위에 가까워지는 양상이 관찰됐다. 임상적으로도 틱 증상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현재 추가적인 두뇌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증례는 7세 여아다. 2024년 11월경 눈 깜빡임을 중심으로 틱이 의심되는 증상이 처음 발생했다. 이후 스트레스나 긴장이 심해지거나 눈 주변의 알레르기성 염증이 발생할 때 눈 깜빡임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대학병원 안과 진료에서는 다른 특이 소견 없이 초기 틱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후 보호자가 뇌기능검사를 희망해 본원에서 검사를 시행했으며, 주의집중 및 각성 수준과 관련된 TBR(Theta/Beta Ratio) 지표의 상승이 관찰됐다. 이에 2025년 9월 말부터 두뇌훈련을 시작했다. 총 25회의 두뇌훈련을 시행했다. 초기 몇 차례의 훈련에서는 틱 증상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으나 훈련이 진행되면서 점차 발생 빈도가 감소했고, 후반부에는 틱 증상이 관찰되지 않아 치료를 종료했다. 두뇌훈련 전후 TBR을 비교한 결과 정상 범위보다 높았던 수치가 훈련 후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추적 뇌기능검사만을 기준으로 보면 추가적인 두뇌훈련을 고려할 수 있었으나, 임상적으로 틱 증상이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고 보호자도 추가 치료를 원하지 않아 현재 별도의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고 있다. 두 증례만으로 뉴로피드백의 틱 치료 효과를 일반화하거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임상 증상의 변화와 함께 뇌파 지표의 변화를 추적했다는 점에서 향후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사례로 생각한다. 한의사의 ‘눈’에 뇌파라는 지표를 더하다 지난 3회에 걸쳐 살펴본 것처럼 뇌파는 단순한 검사 결과를 넘어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관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뇌파검사만으로 특정 질환을 진단하거나 환자의 모든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QEEG에서 관찰되는 특정 패턴 역시 환자의 증상과 임상적 맥락을 함께 고려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뇌파검사는 기존의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 과정을 보완하고, 치료 전후의 변화를 추적하는 객관적 지표 가운데 하나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환자와 보호자가 현재 상태와 치료 과정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임상가는 증상의 변화와 뇌 기능 지표를 함께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에는 충분한 임상 연구와 근거 축적을 통해 어떤 환자군에서 뇌기능검사와 뉴로피드백이 유용한지, 적절한 훈련 횟수와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기존 한의치료와 병행했을 때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근거가 축적된다면 뇌기능검사와 두뇌훈련은 한의 임상에서 환자의 상태를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치료 과정을 추적하는 보조적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79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고령 농민 잇단 폭염 사망, 지자체 대응 한계” “불볕에 덴 논밭... 밥상 물가까지 펄펄” “쿠팡 물류캠프 2명 폭염 속 작업 중 쓰러져” “소각장은 최고 60도 불덩이...에어컨도 너무 뜨거워 못 버텨” “살인 더위, 프로야구도 멈췄다” “42도 찜통 비닐집, 주민세 내지만 정부 지원 없어 한숨” “무더위쉼터, 숫자보다 중요한 것” “온열질환, 뇌 손상까지 부른다” “온열질환 사망자 21명, 작년 넘었다” “폭염이 재난이 될 때” “기후협정이 실패한 어느 미래” “기후위기 공론화의 선택, 국회는 외면 말아야” 8월 초, 단 하루 만에 쏟아진 폭염 관련 소식의 헤드라인들이다. 농가에서 야구장까지, 살림집에서 쉼터까지, 고온의 습격은 일상의 톱니바퀴를 일시에 멈춰 세운다. 폭염은 개별 질환을 넘어 종국에는 사망에 이르게 하는 환경적·의료적 재난이다. 범국가적 공론화와 국제적 협력이 시급한 이 시대의 핵심 과제임이 분명하다. BBC 기사 『Pressure on nature threatens many flowering plants with extinction』(2023년 10월)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로 전 세계 꽃식물의 45%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현대 의약품의 90%가 식물에서 유래함을 고려할 때, 식물의 급격한 멸종은 잠재적 치료제와 미래 의약품 자원의 대량 상실로 직결된다. 경향신문 기사 『기후변화 공격받는 한약 자원, 어떻게 살릴까』(2024년 11월)에서 한국한의약진흥원 이준혁 단장은 기후변화 시대를 이겨낼 한약 자원 공급 대책으로 스마트팜을 통한 재배, 환경 변화에 강인한 품종 개발, 대체 본초 개발 세 가지를 제안했다.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인삼의 국내 재배지는 향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며, 당귀는 36만 ha에서 1.5만 ha로, 천궁은 41.9만 ha에서 6.4만 ha로(2020∼2060년 전망) 재배 적지가 급감할 것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위축되어 있는 한약 시장이 이제 원재료의 공급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경고하는 지표다. 한겨레 기사 『약용식물도 기후변화에 멸종 위기… “세계 인구 80% 건강 위협”』(2025년 12월)에 인용된 논문 『The impact of climate change on medicinal plants and natural products: A scoping review』(Frontiers in Pharmacology, 2025년 11월)에 따르면, 파나마와 히말라야의 전통 약초는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전통의학 의존도가 높은 원주민 사회의 문화유산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한다. 기후위기의 심화는 각국의 전통 의학 붕괴를 넘어 현대 의료 체계까지 흔들고 있다. 현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의 상당 부분이 자연의 천연물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국산 한약재의 재배지 소실, 약재 기원의 변종, 그리고 보건의료 체계 내 한의학 입지의 약화는 사실 기후위기 이전부터 한의계에 내재된 오래된 숙제였다. ‘천기(天氣)의 격노(激怒)’에 비유되는 전 지구적 기후위기까지 더해진 이 급변의 시대에, 반만년 역사라는 시간의 축적이 과연 한의학의 존재 이유를 지켜줄 수 있을까? 전통과 관련된 모든 것을 척결하려 했던 동아시아의 혹독한 근대화 과정을 이겨내고 오늘날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해 온 한의학은, 이제 인류세(Anthropocene)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인류세: 인간의 시대』(최평순, 해나무, 2020년 9월) - 세계의 플라스틱 쓰레기 절반가량을 수입하던 중국이 2018년 1월부터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 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재활용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 대한민국은 명백한 인류세 현장이다. 화석연료와 플라스틱을 쓰다가 이렇게 됐으니 한국 사람들은 이 상황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셈이다. - 인류세는 생물권, 수권, 암석권, 대기권 등 지구를 구성하는 여러 권역에서 인간의 활동이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음을 의미하는 용어다. - 지구의 정복자 인간,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인류세를 바라보는 관점은 개인과 사회의 입장을 결정한다. 『인간의 종말』(디르크 슈테펜스, 해리북스, 2021년 5월) - “부작용 없는 작용은 없다”는 의학의 명언은 생태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NASA에 따르면, 매년 800만 명 이상이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 -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2년 제안한 ‘인류세’는 인간이 지구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기에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선언이다. - 종의 절멸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지금,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생존과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브레이킹 바운더리스』(요한 록스트룀·오웬 가프니, 사이언스북스, 2022년 8월) - 팬데믹 사태를 지나며 깨달은 뜻밖의 사실은, 시장의 권능만큼이나 비상 상황에서의 정부 정책과 권능 역시 막강하다는 점이다. -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무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주관적 의견이 아닌 과학적 사실이다. - 지속 가능한 문명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의 식단과 소비 형태를 지구 환경의 한계에 맞게 조정하는 일이다. 『폭염살인』(제프 구델, 웅진지식하우스, 2024년 6월) - 더위가 심해질수록 지구 전체의 식량 체계가 망가질 위험도 함께 커진다. - 조만간 세계 인구를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는 훨씬 풀기 어려운 복잡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이미 식량 생산 자체는 이미 기후변화 때문에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 더위는 지금 자연 세계의 틀을 다시 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행성 위의 질병 알고리즘까지 다시 쓰고 있다. - 더위에 따른 홍수나 가뭄 등의 기후 이변도 문제지만 말라리아, 한타 바이러스, 콜레라, 탄저병 등 수백가지 기존 전염병의 상황을 악화일로로 몰아넣고 있다. 『나는 매일 재앙을 마주한다』(제임스 후퍼, 인플루엔셜, 2025년 4월) - 정말 두려운 것은 영구동토층 깊은 곳에 얼어 있는 미지의 병원체와 곤충들이다. 지열이 오르면 이 미지의 병원균들이 깨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 열돔 현상으로 인한 이상 고온과 폭염은 온열질환자를 급증시키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 -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기록적 고온과 장기 가뭄이 산불 위험을 높이고, 이것이 산림 소실과 생태계 붕괴, 인간 건강 피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친정어머니와 두 여동생이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작년에 부분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러닝머신, 마사지 체어, 1인용 소파, 친정아버지께서 쓰시던 서예 도구와 국악기 일체, 이사 때마다 무거운 짐이 되던 편지 상자들과 학부 시절 모아둔 강의록까지 과감하게 버렸다. 필요할 것 같아서, 싸고 이쁘다는 이유로 다이소나 알리, 당근마켓과 아름다운가게 등에서 냉큼 사 들였던 그 많은 물건들이 결국 한순간에 무가치해지는 것을 깨달았다. 몇 차례 분리수거를 마치고 돌아서며 자문해 본다. 이 수많은 쓰레기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이사 한 번에 나는 또 지구에 얼마나 큰 죄를 지은 것일까? 아무리 반성해도 부채감은 가시지 않는다. 환경 오염과 기후위기에는 국경이 없다. 비극의 도미노, 그 시작과 끝을 직시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인간이다. 폭염이 지나간 자리, 문득 등골이 서늘해진다.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국가와 지자체의 적응 정책을 체계화하기 위한 법안이 지난 8월 13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통과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중심의 현행 제도만으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폭염·가뭄 등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에서 마련된 법안이다. 제도가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되어 우리의 삶에 스며들기까지는 늘 시간이 걸리지만, 이 법만큼은 속전속결로 현실화되어 일상의 안전망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2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인공지능(AI)과 첨단 디지털 기술이 문명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 오늘날,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수백년 전 역사 속 지식인이었던 ‘儒醫’들의 발자취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필자는 일찍이 『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 - 儒醫列傳』(2011년, 들녘출판사)을 통해 조선 지식인들이 왜 醫學에 침잠하였으며, 그들이 추구했던 학문적 지향점이 무엇이었는가를 탐색한 바 있다. 유의란 유학적 理性과 修己治人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의학의 이치를 궁구했던 지식인 醫家들이었다. 이들은 단순히 기술로서의 醫業에 머물지 않고, 格物致知의 학문적 엄밀함과 活人救民의 실천적 박애주의를 결합하여 한의학을 체계적이고 이성적인 학문으로 정립해 냈다. 우리가 중인 계층이라고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았던 허준, 이제마 뿐만 아니라 유학자이면서 의학 연구에 매진한 정약용, 류성용 같은 인물들이 바로 ‘유의’의 범주에서 논의해야 할 한의사집단이다. 기계가 인간의 지적 노동을 대신하고 빅데이터가 질병을 예측하는 AI 시대에, 유의의 정신은 현대 한의학이 나아갈 가장 본질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이정표를 제시한다. 첫째, AI 데이터 분석을 통한 ‘新儒醫的 한의학체계’의 정립이다. 조선의 유의들은 『東醫寶鑑』, 『醫方類聚』, 『鄕藥集成方』 등 방대한 문헌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당대의 경험지식을 집대성하여 독창적인 의학 체계를 구축했다. 현대의 한의학은 수천 년간 축적된 고전 의서와 임상 醫案을 AI 알고리즘과 데이터 마이닝으로 구조화해야 한다. 이는 옛 유의들이 수많은 의방을 절충하고 요점을 간추려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던 지적 작업의 디지털적 계승이다. 이를 통해 한의학 고유의 辨證論治를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데이터 모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계적 추산을 경계하고 ‘인간 중심의 진료 가치’를 회복하는 일이다. 『草窓訣』을 지은 儒醫 尹東里는 運氣學說을 임상에 적용하면서 기계적인 추산을 경계하고 반드시 환자의 개별 증상을 살피는 辨證을 중시했다. AI가 아무리 정교한 처방 알고리즘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환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心醫’의 윤리와 인간에 대한 전인적 통찰은 오직 사람만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다. AI는 진단의 도구로 삼되, 치료의 주체로서 환자와 교감하고 생명을 보살피는 유의의 도덕적 책무를 한의사가 온전히 견지해야 한다. 셋째, 利用厚生과 K-컬처를 융합한 한의학의 글로벌화 및 지역 문화 활성화이다. 홍만선의 『山林經濟』나 서유구의 『林園經濟志』가 보여주듯, 유의의 의학은 일상생활 속에서 생명을 기르는 養生과 食治 중심의 실용주의였다. 이러한 유의의 생활의학 전통을 현대 K-웰니스(Wellness) 및 푸드, 문화 콘텐츠와 결합해야 한다. 나아가 상주 ‘存愛院’과 같은 유의들의 공동체적 애민 의료 유산을 지역 축제 및 치유 관광 자원과 연계함으로써, 지역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살리고 한의학의 가치를 세계인과 나누는 K-컬처의 새로운 축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학문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으로 귀결된다. AI라는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기 속에서 전통 유의들이 품었던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활인의 마음을 되살려낼 때, 한국 한의학은 미래 의료와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