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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예산안 두고 여야 합의 불발공공의대 예산안을 두고 여야 합의가 또 불발되면서 내년 보건복지부 및 소관 부처 예산안은 정부 원안대로 가게 될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9일 오후 여야 합의 불발로 인해 소관부처 예산안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를 취소했다. 쟁점이 된 부분은 남원 공공의료대학원 설립과 관련된 예산안 2억3000만원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공의대 설립법과 의료법 등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산의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공의대 예산을 정규 예산으로 편성하되 공공의대법 통과와 의정합의 성사 이후로 예산을 집행하자는 의견을 내놨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이로써 2020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은 당초 정부가 편성한대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
국회 K-뷰티포럼 20일 출범‘K-뷰티’로 전 세계에 알려진 우리 화장품 산업의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국회 포럼이 출범한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주도하는 ‘K-뷰티포럼’이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출범식을 가진다. 국회 김상희 부의장은 포럼 출범에 앞서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세계 4위의 수출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으며 수출 위주의 화장품 산업이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며 “20대 국회에서 대표로 활동하던 ‘헬스&뷰티 발전포럼’을 21대 국회에서 ‘K-뷰티포럼’으로 새롭게 발족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화장품산업이 재도약하도록 국회 차원에서 연구와 지원을 하고자 한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열리는 출범식에서는 국회와 정부, 학계, 관련 협회, 기업이 참여해 ‘국회 K-뷰티포럼 출범식’과 함께, ‘언택트 시대, 화장품 산업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로 정책 세미나도 개최된다. 대한화장품학회 조완구 회장이 좌장을 맡는 세미나는 △코트라 김상묵 혁신성장본부장이 ‘언택트 시대, 글로벌 화장품 소비트랜드와 시장 진출 방안’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 박진영 회장이 ‘코로나-19로 인한 화장품 수출 애로사항과 정책제언’을 주제로 발제할 예정이다. -
제주·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 세미나 공동 개최제주한의약연구원(원장 송민호)은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과 공동으로 19일 서귀포시 칼호텔에서 ‘동의보감과 제주 향토 의학’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활용 및 홍보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동의보감 활용에 관한 협력 의제를 논의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동의보감의 홍보·성과 확산 방안 마련을 위해 준비됐다. 두 기관은 지난해 7월부터 3개월간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동의보감 연합 전시를 공동 개최한 바 있다. 기조 강연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김남일 교수가 ‘인물로 만나는 동의보감’을 주제로 진행했다. 이어 △제주가 낳은 의인들과 제주 향토 의학 이야기(문영택 사단법인 질토래비 이사장) △제주재래귤 동정귤과 진귤의 분자유전학적 기원 연구 성과(김호방 바이오메딕 연구소장) △동연 진태준의 삶과 구료(救療) 역정(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수재된 고(膏)와 병(餠) 처방에 대한 소고(小考)-구선왕도고의 실용화를 중심으로(한국한의학연구원 고병섭·육진아·김혜진 박사) △동연 진태준 소장 동인형 실측 조사 보고(박영환 시중한의원 원장) 등의 발표도 이어졌다. 송민호 원장은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 유산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담긴 소중한 자원인 동의보감과 제주 향토 의학의 고유한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돼 한의약의 역사 및 문화적 가치가 재발견되고 계승 발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복지부, 제14회 아동학대예방의 날 기념행사 -
코로나시대 공공의료확충 방안 모색 토론회 개최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은 2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코로나 시대 공공의료확충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한다. 강병원 의원과 공공의료강화를위한노동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는 조승연 인천광역시의료원장이 좌장을 맡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윤 교수의 발제로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국민들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안겨주었다. 그 중 가장 시급하고, 많은 요구가 있는 것이 공공의료 확충이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의료접근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보루로 공공병원을 지적하며 토론에 나선다. 이용갑 건강보험연구원장도 공공의료 현황을 제시하며 필요성과 전략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본 간담회를 주최한 강병원 의원은 “현재 코로나 19 치료병원 중 85%가 공공병원이지만, 공공의료는 하위권이다. 공공의료는 평화시 군대와 같다. 토론회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공공의료 확충에 관해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져 국민의 보건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남북 보건의료 협력 위한 건보공단의 역할 공유[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북한의 보건의료발전을 위한 남북·국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남한 국민건강보험의 역할과 시사점,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걸맞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역할을 모색하는 발표가 진행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 이하 건보공단)·국회 국제보건의료 포럼·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1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북한 의료발전 남북 및 국제협력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세번째 시리즈를 공동으로 개최하고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기에서 북한주민의 안전과 건강향상을 위한 남북 및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변진옥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코로나 대응에서 건보공단의 역할과 시사점’ 발표를 통해 남한의 국민건강보험 체계를 소개하고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건보공단의 대응, 건강보험의 시사점 등을 설명했다. 변 위원은 “한국과 베트남, 라오스의 성공적인 방역은 정부의 지도력과 국민들의 공동체주의적인 노력의 산물이지만, 이는 ‘비약물적 개입(non-pharmaceutical intervention)’에서의 성공”이라며 “앞으로 백신과 치료제가 나왔을 때 우리가 전세계와 함께 공동의 감염병 퇴치 노력을 하려면 모든 국가가 치료약에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 기업이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국가는 이미 백신 구매를 위한 전쟁에 들어갔다. 개별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전세계적인 보건의료보장제도는 백신과 치료제 접근에 대한 배제를 의미하지 않아야 한다"며 "공공보건을 맡은 인력에 의무적으로 라이선스를 주는 등의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변 위원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코로나19 고위험군을 선별해 건강을 유지하도록 동기부여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의료제공자들의 비대면 의료 행위를 유도하는 한편 진료 과정에서 의료자원에 덜 의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더 많은 공공의료인력을 관리·운영해야 하며, 보험사가 운영하는 공급자를 통해 적절하고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질서와 남북한 관계전망’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남한의 코로나19 위기와 대응(이종구 서울대 교수) △북한의 코로나19 현황 및 대응(차지호 맨체스터대 교수) 등의 발표가 이어졌고 Phouthone Meuangpak 라오스 보건부 차관·Dang Quang Tan 베트남 질병관리본부장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북한과 유사한 체재국의 코로나 대응 사례를 공유했다. 이후에는 약 20명의 보건의료, 북한학, 통일의학 전문가들의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민석 위원장은 “2018년부터 시작해 올 해로 세 번쨰로 열리는 이 심포지엄이 북한의 보건의료체계 발전과 주민의 건강향상을 위한 남북 및 국제사회의 협력방안 모색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맞선 노력들을 살펴보고, 각계 전문가 패널에서 다양한 의견을 도출해 남북한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교류협력 강화에 발전적 대안을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건강보험은 우리 국민들이 진단과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해서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몸소 체험하게 했고, 또한 환자의 신속한 분류와 인력·시설을 지원해 감염 확산을 막아 의료기관의 안정적인 운영을 도왔다"며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건강보험의 경험뿐만 아니라 북한 및 유사 체제국의 사례를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실질적인 협업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30년 후 한의학의 미래, 어떤 모습들이 기다리고 있을까?”<편집자 주>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이하 한의학연)은 최근 미래사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국민의 행복하고 건강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한의학2050 미래비전 및 미래상’(이하 2050 미래비전)을 수립·발표했다. 본란에서는 젊은 세대와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창의적이고 풍부한 상상을 통해 도출한 30년 후 한의학의 미래 모습에 대한 4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미래 시나리오 후보(안)을 기반으로 실무위원회의 충분한 토론 및 합의 과정을 거쳐 △한국인의 마법 건강방패(과학화×글로벌화 한계) △글로벌 핵인싸 K-Medicine(과학화×글로벌화) △Hanbang Style(K-Culture 한의학)(일부 과학화×글로벌화) △추억 속의 한의학(일부 과학화×글로벌화 한계)이라는 총 4가지의 ‘한의학 2050 미래 종합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한국인의 마법 건강방패, 과학화 기반으로 국내 수요 중심 발전 우선 ‘한국인의 마법 건강방패’ 시나리오는 한의이론을 현대과학적 방법으로 규명하는데 성공하는 한편 한의진단의 객관·정량화를 통해 한약 효능에 대한 예측이 가능한 반면 국가간 제도 차이 및 무역마찰 지속 등으로 글로벌화 한계에 부딪쳐 국내 수요 중심으로 한의학이 발전한다는 배경 아래 제시된 것이다. 즉 이를 통해 예측되는 시나리오는 체질·한열·변증 등의 한의학적 특성과 유전학적 기법의 결합으로 난치성 질환, 만성질환, 신·변종 질환 극복을 위한 융합의학 기술 개발이 지속된다는 것. 또 AI 기반의 다양한 한의 헬스케어 기술과 VR 디지털 트윈 기술 및 한의바이오센싱 기술로 일상생활 속 질병 예측 및 다양한 치료방법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한의학은 생애 전주기 건강 관리가 가능해져 명실공히 국민을 위한 마법의 건강방패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2050년 대한민국이 초(超)건강사회가 되는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연구진들은 “한국인의 마법 건강방패 시나리오에서는 한의이론 및 기술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과학적 연구방법론이 개발돼 한의학의 효능 및 치료기전 등을 분자적 수준까지 규명하는데 성공, 미래세대에게 가장 신뢰받는 의료기술로 인정받게 된다는 것”이라며 “더불어 ICT·가상현실 기술 등과의 적극적인 융합을 통한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통해 ‘생활·맞춤·예방의학’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보건의료체계의 혁신을 이루고, 초(超)건강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화·글로벌화 모두 성공한 한의학, 전 인류의 보건의료 역할 수행 또한 ‘글로벌 핵인싸 K-Medicine’ 시나리오는 과학적으로 규명된 한의이론을 앞세워 글로벌 통합의학의 국제표준 및 인허가, 글로벌 융합 연구 주도 등 강력한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한 결과 한의학의 국제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의학계는 물론 국제 시민사회로부터 인정받게 되며, 글로벌 브랜딩 전략의 성공에 따라 글로벌 인지도 향상 및 한의학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외 유명 대학에서 한의과와 한방진료과가 개설돼 외국인 한의사가 한의학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며, 전 세계인은 사상체질·변증 기반 개인 맞춤형 한의치료와 메디푸드 등을 통해 일상적인 건강 관리를 받게 된다는 미래가 도래한다는 것. 즉 한의이론의 현대과학적인 언어로 해석해 정량화에 성공할 뿐만 아니라 현대의학·생명공학 등의 타 분야와 원활하게 융합되면서 세계 각국의 전통의학 중 가장 독보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하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하는 한의약 관련 산업도 전세계적으로 관심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제의학계는 물론 국제 시민사회에서도 인정받아 전 인류를 위한 보건의료 지킴이 역할을 수행하는 진정한 ‘글로벌 핵인싸’로 발돋움한다는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의료관광, 음식, 문화 등 글로벌 컨텐츠와의 접목 통해 발전 이와 함께 ‘Hanbang Style’ 시나리오에서는 한의이론을 현대과학적 방법으로 규명하는데 있어서의 한계로 인해 K-Culture로 높아진 전세계인의 관심을 활용, 한의 콘텐츠와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신산업을 창출한다는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미래의 모습은 임상 효능이 확인된 한의 강세 분야 및 건강기능식품, 식품허가제, 한방 뷰티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한의학 기반의 스포츠 의학과 K-메디푸드 산업이 발달하게 된다. 또 경혈 자극 안마기 등 한의학이 전 세계인의 일상에 친근하게 스며들게 되며, 한류 문화 및 스타와 연계한 한의학의 글로벌 브랜드화 전략이 성공하게 되지만, 과학적 규명의 한계, 신 헬스케어 기업의 주도권 장악 등 상대적인 경쟁력 저하로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학화·글로벌화에 모두 뒤쳐져 결국 역사 속의 기록으로만 남게 되는 다소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시나리오인 ‘추억 속의 한의학’. 이 시나리오에서는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 미비에 대한 비판이 계속됨에 따라 국내 의료계에서 한의학의 입지는 지속적으로 좁아지게 되며, 한의학에 대한 국민 신뢰도 점점 낮아지는 등 결국 한의학이 국민에게 의학으로 인정받지 못함으로써 종국적으로는 무형문화재 전승과 같은 형태로 쇠락하는 등의 역사적 기록으로만 남게 된다는 예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연구진들은 “‘한의학 2050 미래비전 및 미래상’은 크게 과학화 및 글로벌화의 성공 여부를 미래 핵심변수로 놓고, 가장 최상의 미래상에 대한 제시뿐 아니라 최악의 미래상도 함께 제시했다”며 “물론 향후의 미래비전에 대해 밝은 청사진만을 제시할 수도 있었겠지만, 미래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기에 가장 좋지 않은 미래도 함께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러한 최악의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정책 및 제도 수립, 연구의 방향에 있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져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의학연은 ‘한의학 2050 미래 비전 및 미래상’ 보고서 수령을 원하는 사람을 선착순으로 100명 선정할 계획이며, 23일부터 다음 링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http://naver.me/GI7LFYhy). -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변천<6>한창호 교수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1995년부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한의) 제2차 개정안이 사용되면서 여러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한의임상가나 보험업무 등에서 여러 어려움과 보완점들을 노출했고, 한의학 연구기관이나 대학 등에서도 한의진단에 대한 검토와 분석 등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진단코드와 진단명은 표준화된 진단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으며, 병명(病名)·증상명(症狀名)·증명(證名)이 혼재돼 있고, 그에 대한 기준이 부재했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한의)(1994, KCDOM2)의 문제점 좀 더 구체적으로 당시 문제점을 나열하면, ①이중(혹은 다중)으로 중복된 코드를 가지고 있었음 ②질병명과 증후명이 중복 혼재돼 있었음 ③국제질병분류에 대응시키기 어려움이 있었음 ④상병의 명명에 대한 규칙이 부재했음 ⑤손상에 대한 상병분류가 명확하게 정의되거나 분류되지 않았음 ⑥3단위, 4단위 등 분류체계가 불명확했음 ⑦국제표준용어나 영어로 정의되지 않았음 등이 있었다. ○ 한국한의학연구원 선행연구 1995~1997년에 걸쳐 한국한의학연구소에서는 ‘한의진단명과 진단요건의 표준화연구’를 진행했다. 1994년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진행된 연구는 당시 최선미, 양기상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한의대 병리학 교수들이 주로 촉탁과 자문으로 참여했고 일부 대학에서는 생리학 혹은 진단학 교수도 참여했다. 한의용어의 표준화가 선결돼야 하며, 진단명과 진단요건의 표준화가 그 핵심이라는 인식 하에 진행된 이 연구는 당시 막 창간한 한국한의학연구소 논문집 제1권 제1호에 논문으로 기록됐다. 1996년 연구는 주로 한국한의학연구소 기초이론연구실과 경희대·경산대·원광대·대전대 병리학교실이 참여해 한의 변증 표준안을 정리하고 제시하는 것이었다. 기혈음양진액변증 31개, 장부변증 73개와 상한변증 79개 등 총 183개의 증(證)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는데, 주로 동의보감(東醫寶鑑)·방약합편(方藥合編)을 기본으로 증명(證名), 이명(異名), 증후개념(證候槪念), 변증지표(辨證指標), 진단요점(診斷要點), 증후분석(證候分析), 증후감별(證候鑑別) 등을 순서대로 정리했다. 변증지표는 주로 중의증후변증규범(中醫證候辨證規範)을 기본을 삼아 기술했으며, 진단요점은 일부 중의변증학(中醫辨證學)을, 증후분석은 중의증후감별진단학(中醫證候鑑別診斷學)·중의증후진단치료학(中醫證候診斷治療學)·중의변증학(中醫辨證學)을, 증후감별은 중의증후진단치료학(中醫證候診斷治療學)과 중의변증학(中醫辨證學)을 참고했다. 1997년 연구에서는 기초이론연구실을 중심으로 대한한의학회 소속 6개 분과학회에서 추천받은 비상임연구원 12인으로 연구팀을 구성해 온열병변증 33개, 사상체질변증 14개, 충임변증 12개, 소아상견변증 17개, 남성상견변증 26개, 노인병상견병증 15개, 부인과질환 63개, 소아과질환 13개, 운동기질환 94개, 신경정신과질환 21개, 안이비인후과질환 115개, 외과질환 8개, 종양질환 10개 등까지 확대했다. 이중 온열병변증과 종양질환변증은 경희대 병리학교실에서 개발했다. 그 사이 1997년 11월 한국한의학연구소는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확대됐고, 2000년 신현규 박사는 ‘한방표준질병사인분류기준 제정(안)에 관한 연구’를 내놨고, 2002년 ‘한의질병사인분류(1994)와 한의변증분류(2002) 비교대조연구’, 2004년 최선미 박사는 ‘한국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안 실시를 위한 시범적용연구’ 등을 수행한 바 있다. ○ 대한한의사협회의 한의분류 개정을 위한 노력 1999년 3월 한의협은 한국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사업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실행위원회에 10개 학회가 참여해 자체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1999년에는 KCD 전체코드와 한의고유상병 혼용을 원칙으로 각 분과학회별로 질병명 목록을 제출받아 중복상병을 조정하고 분류 및 코드화 작업을 실시했다. 2000년 1월에는 한의분류를 동의보감과 중의실용내과학의 분류방법에 의해 재배열하고 한의학회에 검토 요청을 한 바 있다. 2001년 12월 이후 2002년 6월까지 총 5차례 실무회의와 10차례 실행위원회 논의를 거쳐 한의분류에 KCD 수용과 함께 사용할 한국한의표준변증분류(안)을 마련했다. 2002년 2월21일 최종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동년 6월17일에는 대한한의학회가 개정안에 동의했는데, 그 원칙은 KCD를 전면적으로 수용하면서 한의고유의 변증분류를 병용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근거로 동년 7월8일 대한한의사협회는 통계청에 ‘한국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안)’을 건의했다. 유관기관 공청회를 개최했으며, 2004년 1월 ‘한국한의표준변증분류’를 책자로 발간해 한의사 전 회원에게 배포했다. 2004년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위원회가 배포한 한국한의표준변증분류에는 외감육음병증 10개, 기혈정진액음양병증 37개, 오장병증 56개, 육부병증 37개, 위기열혈 삼초병증 10개, 육경병증 37개, 사상체질병증 14개로 분류했다. 2004년 8월4일 ‘한국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안 실시를 위한 시범적용연구’를 한국한의학연구원(책임자 최선미)이 수행 완료했다. 2005년 10월13일 제2회 한의협 보험위원회에서는 보험·의무·학술 위원회가 공동 참여하는 질병사인분류 개정위원회를 재구성하기로 했으며, 11월8일 제5회 중앙이사회에서는 박동석 부회장(대한한의학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위원 구성 및 세부사항은 ‘(가칭)한국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위원회’에 위임키로 결의하는 한편 대한한의학회를 통해 10개 분과학회 회장과 실무참여자 각 10명을 추천받아 학회 학술이사(당시 한창호 교수)를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2005년 12월20일 제1회 한국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위원회를 개최했다. 1회 회의에서 KCD를 전면적으로 수용하고 한국한의표준변증분류(안)을 병용하기로 결정했으며, 한의고유상병을 KCD에 추가해줄 것을 재차 건의키로 의결했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변증분류(안)에 대한 수정 및 보완, 추가할 한의고유상병에 대한 각 분과학회별 의견을 2006년 1월10일까지 제출하고 취합하기로 하고, 이 업무를 한의학회 학술이사가 총괄하기로 했다. 당시 위원으로는 한창호, 최선미, 이석원, 장인수, 송호섭, 김동일, 최인화가 참여했으며, 김현수·김정현 등이 자문으로 참여했다. 이후 대한한의학회는 변증분류(안), 추가 한의고유상병, 당시 KCDOM2 분류의 문제점에 대한 분과학회 의견을 취합했으며 2006년 7월22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한의)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2008년 1월과 2월 사이 KCD 사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의사 회원교육을 실시해 약 1000여명이 교육을 이수했으며, 2008년 5월20일부터 12월15일까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한의)개정’ 통계청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연구 수행 이후 한의협은 회원 교육과 홍보를 위해 2009년 4월16일 개정안에 대한 설명회를 시행했고, 개정안 및 교육자료를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한의신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했다. 2009년 4월 1차 교육자료를 개발했고, 4월 말&#12316;6월 초에는 KCD 분류체계 및 사용지침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시도지부별 보수교육을 시행했으며, 8월까지 2차 교육자료를 개발해 9&#12316;10월 사이 KCDOM 3차 개정안 및 사용지침을 주제로 시도지부별 교육을 실시했다. 11&#12316;12월 사이에는 심평원과 협력해 한의분류개정에 따른 건강보험 산정기준 및 청구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당시 한의협은 KCDOM 3차 개정 시행 이후 통계청의 4차 개정 일정을 감안해 대한한의학회장(당시 박동석 교수)을 위원장으로 협회 임원 및 10개 분과학회장으로 내부에 개정위원회를 상설로 운영하고 통계청 자문에 대비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실무위원회를 학회 제도이사(당시 한창호 교수)가 U코드의 사용 평가, 분류체계 정비 및 ICD-TM 대응, KCD-5 개정 연계 검토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덕분에 지난 10년 표준한의학용어, 표준한의질병분류, 표준한의행위분류, 건강장애분류 등에서 국내와 국제적인 흐름과 보안점을 놓치지 않으려고 많은 시간과 정력을 쏟아왔다. 그 과정이 항상 달달한 것은 아니었다. 재주가 부족했고, 시간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요구들이 있었으며, 개인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일들도 많았다. 수시로 한의학 분야이기 때문에 당하는 수모나 인간적으로 서운하거나 상처받는 일도 많았다. 어떤 때는 약이 되기도 하고, 오기가 생기기도 했으며, 때로는 다 벗어버리고 한없이 가벼워져 버리고 싶기도 했다. 때로는 끝없이 인내하고 버텨야했으니 외부에서 보기에는 무책임해 보이거나 게으르게 보이기도 했으리라 생각한다. 내심 할 말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뭐 달리 변명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저 20년이 흘렀고, 이제는 조금 회고해볼만한 시간들인 것 같아 쓰고 있는 것일 뿐.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고, 더 많은 시련과 도전이 있으리라. 여전히 정의롭고 당당하게 어려운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담대하게 한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 네크레소프의 말을 되새기며. -
[ISSUE Briefing] “재활의료 전달체계 개편과정에 반드시 한의 참여해야”정부는 시기적절한 재활의료 제공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기능회복시기(회복기) 중심의 재활의료 전달체계 개편을 수행하였으며, 이를 위해 2017년 10월부터「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0년 2월부터 본 사업을 확정하고 시행중이다.「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은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활치료와 더불어 기능평가, 치료계획, 퇴원계획, 타 기관 연계 등 환자의 사회 복귀를 위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재활의료기관을 지정 및 운영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해당 시범사업 및 본 사업 모두에서 한방병원의 참여가 배제됨에 따라, 재활의료 분야에서 그간 기여하여 온 한방병원 및 한의사의 역할 수행을 고려하여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에 대한 한의 참여 타당성 및 그 방안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1. 한의 재활의료 현황 1) 교육 및 학술 현황 전국 한의과대학(원)에서는 정규 교과과정을 통해 재활의학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의사는 재활의료 수행을 위한 전문인력으로 양성되고 있다. 또한, 재활의학 관련 교육의 내용, 자료, 시간 등은 의과대학에서 수행되는 재활의학 교육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으며,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수련의의 경우 의과의 재활의학과 레지던트와 유사한 수련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또한 한의 재활에 대한 국내·외 연구도 꾸준히 수행되고 있으며 체계적 문헌고찰과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과 같은 선행연구들을 통해 재활의료에 대한 한의 치료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2) 이용 및 제공 현황 (1) 한의 재활의료의 이용 현황 2020년 수행된 연구에서 전국 11개 한방병원의 재활입원환자 33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에서 결측 자료를 제외한 316명에 대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한방병원에 입원하게 된 주요 원인 질환은 기타(42.8%), 기타 근골격계 질환(20.6%), 뇌졸중(14.1%)이 다수로 응답되었으며, 입원 원인 질환에 따라 중추신경계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으로 나누어 한방병원에 내원한 경로를 비교하면, 중추신경계 질환은 현재 입원 중인 한방병원에 바로 내원한 비율(6.6%) 보다는 병원(30.3%) 등을 거쳐 내원한 경우가 많았으나, 근골격계 질환은 바로 내원(26.9%)한 경우가 다수로 보고되었다. (2) 한방병원의 재활 관련 상병 현황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표본자료 분석에 의하면, 한방병원의 총 청구건 중 50.7%가 재활 관련 상병에 해당되었다. 한방병원은 한의원과 유사하게 기타 및 기타 근골격계 질환이 큰 비율을 차지하였지만, 근골격계 질환 이 외에도 뇌졸중, 비외상성 척수손상과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도 상위로 집계되어 한의원과 차이를 보였다. (3) 중국의 중의 재활의료 현황 중국은 중·서의를 막론한 전국의 2급 이상 종합병원에 중의전통 재활치료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급여 규정의 경우 유지기를 제외한 급성기 및 회복기에 대해서는 중의와 서의에 관계없이 모두 급여로 인정하기 때문에 환자가 중의 재활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추가적인 부담은 없었다. 중국의 경우 기관 차원에서도 중·서의 협진 또는 중의 단독 재활치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2. 한의 참여 모형 재활의료 전달체계의 개편과 현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을 토대로 구성하여 다음과 같이 한의 참여 모형을 3가지로 요약하여 제시하여 본다(표 1). 1) 모형Ⅰ– 현사업에 동일 조건으로 한방병원도 참여 모형 Ⅰ은 현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의 참여기관으로 병원 및 종별 전환 예정인 요양병원 외에 한방병원도 동일한 조건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본 모형은 한방병원 참여에 대한 법적 타당성을 토대로, 담당부처에 대상 기관 범주에 관한 법률적 재해석을 요청하여 법적으로 한방병원의 참여타당성을 인정받아 진행하는 모형이다. 2) 모형 Ⅱ – 한방병원 운영 체계 별도 구축 모형Ⅱ는 현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의 체계를 토대로, 한의사만으로 구성된 한방병원을 대상으로 수행 가능한 ‘한의 재활의료기관’의 지정 및 운영 체계를 따로 구축하는 방안이다. 그 안을 요약한 것은 아래의 표 2와 3에 요약되어 있다. (1) 대상 환자 (2) 기관 지정 요건 3) 모형 Ⅲ – 현사업 지정기관에 한의사가 의사인력으로 참여 모형Ⅲ은 한의사가 병원 및 종별 전환 예정인 요양병원으로 구성된 재활의료기관에 의사 인력으로서 포함되어 한의 치료를 비롯한 재활의료 서비스를 수행하는 안이다(표 4). 3. 정책 제언 한의 재활서비스는 한의 진료 영역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의약 치료 및 관리의 장점이 명확히 살아있는 분야이다. 회복기 재활치료를 활성화하여, 사회복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한의 재활서비스의 제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행 법령 상 한방병원도 현행 재활의료기관의 인력·시설·장비 요건 등을 만족할 수 있다. 이에, 일부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여 유예 기간 등을 현행 기관요건을 동일하게 적용하여 한방병원의 순차적 포함을 제안한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한방병원의 재활관련 시설 및 장비, 운영 개선을 위한 제도의 신설 또는 개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재활의료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한의사 전문의에 대해서는 의과 전문의와 함께 직능 범위를 인정해 줄 것을 제안한다. 또한 한의사가 재활의료 전문가를 비롯하여 의료인으로서의 그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한계, 즉 의료기사 지휘권과 같은 개선과제들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입원환자에 대해 적용되는 ‘협의진찰료’ 가 입원환자의 의·한 협진에 대한 적정한 보상 수가로써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
COVID-19 진료봉사가 일깨운 ‘사회적 가치’정다운 한의정보협동조합 부이사장 한의정보협동조합 부이사장 정다운입니다. 저는 현재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워싱턴 DC로 이주하여 영어권에서 진료와 강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생의 큰 방향을 전환한 셈인데 하필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놓는 바람에 아직도 미국에서의 삶이 안정되지 않고 있네요. 그럼에도 한의사인 저에게 주어진 사회적인 의무를 다하기로 마음먹고 미주한의사협회(AAKM, American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 소속 신분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을 관리하는 의료봉사를 시작했습니다. 100여년 전 스페인 독감에 비견될 만큼 보기 드문 상황에서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사실에 감사하며, 전화통화로나마 저와 인연을 맺었던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01. 이역만리서도 한의진료를 위한 노력 현재 미주한의사협회 회원이 50명 남짓인 것 같습니다. 미주한의사협회와 인연의 끈이 닿지 않아 파악이 안 된 분들까지 포함하더라도 한의사 전체에서는 1%도 안 되는 소수 집단입니다. 그래도 어느 집단이건 앞장서 일하는 핵심 인력이 존재하기에 바퀴는 계속 굴러갑니다. 이영빈·김홍순 공동 회장님, 진승희 부회장님, 나성수 학술위원장님의 열정으로 여러 가지 일들이 착착 진행되어 나갔는데 코로나에 대한 대응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청폐배독탕(淸肺排毒湯)’을 공급하기로 한 기획 덕분에, 미국에서도 한국의 코로나19 한의진료센터를 모델 삼아 팀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봉사자를 모집하고, 화상회의 및 교육을 통해 코로나19 진료지침과 청폐배독탕 1, 2 및 청명(淸命) 처방에 대한 정보를 받았습니다. 구글 설문지, 구글 캘린더,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통해 진행되는 실무적인 절차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교육받았습니다. 이제 실제 환자에게 도움을 드리는 일만 남았는데, 의외의 문제들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미국의 의료상황은 한국과 여러모로 다르기에 우선 혹시나 생길 수 있는 법적인 책임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했거든요. ‘진료’ 또는 ‘한약’이라는 용어 대신, ‘전화상담’, ‘건강기능보조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정했습니다. 또 마황(麻黃) 사용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FDA 규정상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마황(麻黃)이 들어간 약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주와 같은 특정 주에서 마황을 사용할 경우에는 처벌을 받을 수도 있지요. 단 법령에 한의사가 치료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해 둔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에서는 마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한약이 주(state) 경계를 넘어 전달되어서는 안 되기에 동부에서는 결국 마황이 들어가지 않은 청폐(淸肺)2를 위주로 투약하는 것으로 지침을 결정했습니다. 먼저 항공편을 통해 한국에서 약을 배송받았습니다. 미국 동부에도 워싱턴 DC 근처의 환자에게 사용할 목적으로 제 앞으로 한 상자가 분배되었죠. 기본적으로 환자와의 접촉을 피해야 했기에 정해진 주소 앞에 정해진 시간에 약을 두면, 환자가 와서 픽업해가거나 자원봉사자가 배송하는 방식으로 약이 환자에게 전달되었습니다. 거리가 너무 먼 경우에는 택배를 이용하기로 하는 등 전반(全般)에 걸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죠. 회장단은 뉴스, 라디오 방송 출연 등 홍보활동으로 인해 분주했기에 말단 회원인 저와 같은 한의사들이 여러 환자분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02. 전화상담 통해 만난 77세 파독광부 사전설문을 통해서 기본 증상, 생체징후, 간단한 병력을 확인했던 대로, 환자는 세탁소에서 일하시는 77세 남성분이었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발열, 식욕부진, 무기력 등의 증세를 보이셨는데, 타이레놀을 복용해 열이 조금 내려간 상태에서 최대한 버텨보라는 말을 들었다 합니다. 환자들은 열이 안 내려가거나, 호흡 곤란이 오면 응급실로 오라는 지시사항을 따르고 있었지만 이미 뉴저지주의 병원들은 환자들이 넘쳐나서 감당이 안 되는 상태였죠. 통화로 환자의 과거력, 현재 증상 등을 확인한 뒤, 청폐배독탕 2를 2일분 처방했습니다. 다행히 자원봉사로 약을 배송해주시는 봉사자께서 약을 댁까지 가져다드릴 수 있었기 때문에, 홀로 환자를 돌보아야 했던 보호자에게 한 번 더 큰 위안을 줄 수 있었습니다. 이틀 뒤인 4월 18일, 전화를 드려 보호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힘없는 목소리로 어제 할아버지에게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주치의 의견을 받고 입원하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코로나 선별검사를 시행했고, 현재 병원에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덕에 호흡곤란 증상은 다소 호전을 보인다고 합니다. 위로의 말을 전한 뒤 일주일 후 경과 확인을 위해 다시 전화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나니 저절로 나오는 한숨이 제 방을 꽉 채웁니다. 재진 전화에서 상태가 괜찮으면 초록색, 상태가 안 좋으면 붉은색으로 표시하기로 미리 약속했었는데, 전화 상담일지에 붉은색으로 표시하면서, 혹시 내가 표시한 저 붉은색이 환자분의 미래에 복선(伏線)으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괜히 마음이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이제 연세가 다들 70대에 접어드신 고국의 부모님, 그리고 장인어른, 장모님 한 분 한 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더군요.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무래도 고령층을 크게 위협하니까요. 부모님이 계시는 광주에서도 얼마 전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병원이나 마트가 폐쇄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메시지와 통화의 작별 인사로 답답해도 집에 붙어계시라는 말을 남기는 것이 저에게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 보호자와 다시 통화를 했습니다. 상태는 악화되었는데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시는 상태였습니다. 병원에서 온 소식이라고는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지고 컨디션이 안 좋다는 것뿐이어서 ‘어떡하죠, 선생님?’ 하고 걱정하는 보호자 분께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의료진을 믿고, 기다려보자는 위로뿐이었습니다. 그 뒤로 몇 번의 통화를 더 나누었는데 답답한 상황은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증상이 호전되어 5월 초에 퇴원을 하실 수 있었고, 5월 13일 경부터는 청폐배독탕 2를 다시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산소 호흡기를 착용한 채 회복을 기다리고 있었죠. 5월 17일에는 3~4단어씩 끊어가면서라도 말씀을 하실 수 있는 상태가 되어 환자분과 직접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산소호흡기 사용 시간도 조금씩 줄여가고 있다고 합니다. 한 달 여 만에 다시 듣는 환자분 목소리에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5월 21일에는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산소호흡기도 하루에 한 번 사용할까 말까이고, 운전도 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전화통화로도 2~3문장을 연달아 말씀하실 정도가 되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여유가 조금 생기자 환자분께서 본인 삶의 여정에 대해 말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파독(派獨) 광부로 일 하셨고, 월남전도 참전하셨고, 1970년대에는 아르헨티나 이민, 그리고 그 이후로는 미국으로의 이민…… 어찌 보면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직접 겪으셨던 분이 이번에 코로나까지 이렇게 몸소 겪으신 셈인데, 한 인생에 그 많은 역사가 고스란히 아로새겨질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제 보너스로 받은 인생을 더 감사하며 의미 있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환자분 덕분에, 저 역시 주어진 사회적 의무를 더 충실하게 수행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03. 투철한 직업정신의 히스패닉 간호사 뉴욕의 한 병원, 코로나 환자들이 있던 병동에서 일하던 히스패닉 계열의 59세 간호사와 2020년 5월 6일에 초진 전화상담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병동에 일하던 한인 간호사의 소개로 접수해서 저와 인연이 닿게 되었죠. 숨이 가쁘고, 기침이 연달아 나오는 바람에, 대화를 길게 이어나가기 어려웠습니다. 가슴도 답답하고, 두통이 있어서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으나 검사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처방받은 항생제와 말라리아 약 모두 효과가 없었으나, 1주일 병가 후에 다시 복귀해야 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주치의는 바이러스성 폐렴을 의심하지만 더 해줄 것이 없다고 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청폐배독탕 2를 2팩씩 하루 3번 드시도록 처방했습니다. 5월 11일 오후부터 약을 하루 3번 복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증상이 크게 개선되어 문장 단위로 대화가 가능했으며 기침이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일주일 후에는 가래도 거의 사라지고,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이 많이 좋아져서 약을 1팩씩 하루 3번으로 줄여가며 조리하기로 했습니다. 매번 통화마다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고마워했던 그녀는 이제 다시 뉴욕의 병원에서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는 일상에 복귀했습니다. 혹시나 병동에서도 한약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말도 덧붙였죠. 힘든 상황에서도 투철한 직업의식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 모두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04.한의사로서의 직업적 의무 다시 생각 이미 코로나19가 전세계의 일상을 바꿔놓았지만 앞으로의 미래 또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습니다. 언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될지, 백신에 의한 집단면역이 성공적일지, 변종이 출현하여 또 다른 유행을 만들지는 않을지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격리로 인해서 나타나는 경제적인 위협이 오히려 건강상의 위협보다 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일상의 파괴가 야기하는 심리적인 문제들 역시 심각합니다. 불안과 공포로 인해서 사회적인 갈등이 커지고, 인종간의 갈등, 빈부격차 등은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봉사를 통해서 미국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분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세탁소, 미용실, 건물 청소, 조경, 운전기사 등으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시는 분들에게 코로나는 더 직접적으로, 잔인하게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 인간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일선의 의료인, 간호사, 응급구조대원들은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환자들을 돌보는 직업적 의무를 묵묵히 다하고 있었습니다. 한의사인 우리에게도 이러한 시기에 주어진 의무가 있음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나는 한의사로서 지금 여기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돈을 벌고, 차를 사고, 집을 사고,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가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한의학을 실현하고 인류에 기여하는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 저는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러한 삶의 발자취들이 모여서 제 삶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나가겠죠.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되든, 그리고 앞으로 또 다른 전염병이 유행하든, 기후변화로 인해 다른 형태의 재앙이 발생하든, 우리의 미래가 장밋빛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그래도 가족들의 미소를 지키기 위해, 또 인류를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꾸준히 행하며 우리의 하루하루를 채워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본 원고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프리미엄 한의학 매거진 On Board(온보드) 15호에 기고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