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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호르몬제는 의약품이지, 키 크게 하는 마법의 약물 아냐”[한의신문] KBS-1TV ‘추적 60분’에서는 18일 ‘키 크는 주사 열풍-누구를 위한 주사인가’라는 제하의 방송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키 크는 주사 열풍’에 대한 밀착 취재했다. 최근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치아교정 △드림렌즈 △성장 호로몬 주사가 ‘강남병 3종 세트’로 유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성장 호르몬 주사는 일명 ‘키 크는 주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장 호르몬 주사제는 성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로, 소아성장호르몬결핍증이나 터너증후군, 소아만성신부전, 프라더윌리증후군, 저신장 부당경량아, 누난증후군 등 질병이 있어야 건강보험 요양급여로 치료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비급여로 ‘키 크는 주사’를 맞는 아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실제 성장 호르몬 주사제 처방 건수는 ‘21년 13만 건에서 ‘24년 26만 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주사제 시장은 ‘23년 기준 4800억원 규모로, 최근 5년 동안 약 2.5배 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무런 질병이 없는 아이들도 단순히 키를 키우려는 미용 목적으로 주사를 맞고 있는 성장클리닉의 현황을 취재하는 한편 키 크는 주사의 부작용 등과 같은 위험성을 경고하는 국내외 의료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먼저 방송에서는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고 있는 두 가정을 통해 단 1cm라도 클 수 있다면 1년 동안 주사를 계속 맞을 것으며, 키가 175∼178cm가 된다면 1억원이라도 투자하고 싶다고 밝히는 부모들의 인터뷰를 담아내면서 현재 사회에서 부는 키 성장에 대한 열풍을 소개했다. 이같은 성장 호르몬 주사의 열풍은 유명 성장클리닉은 진료 대기가 한달, 상급병원은 1년이 넘을 정도이며, 인터넷에서는 주사기 종류부터 후기, 잠자는 아이에게 주사놓는 방법까지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에약을 할 정도로 대상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성장 호르몬 주사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질환 이외에 비급여로 사용이 허가된 질환이 ‘특발성 저신장증’인데, 문제는 정상적인 아이들도 이에 준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방송에서는 키 성장에 관심이 있는 9살 여자 아이와 함께 내과전문의·소아청소년과전문의·가정의학과전문의·산부인과전문의가 운영하는 4곳의 병원에서의 진료에 동행한 결과 모든 병원에서 평균 수준의 신장임에도 불구하고 성장 호르몬 주사제 처방을 쉽게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성장 호르몬 주사제 열풍이 불면서, 그 이면에는 이에 대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방송에서는 성장 호르몬 주사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말대비대증’은 물론 소아당뇨, 암 유발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부모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를 방증하듯 실제 성장 호로몬 이상사레 보고건수는 ‘20년 660건, ‘21년 1189건, ‘22년 1603건, ‘23년 1626건, ‘24년 1809건으로 ‘20년 이후 급증하고 있으며, 더욱이 신경계나 근골격계 장애와 같은 이상사례 보고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는 지난해 ‘성장호르몬 주사제 실태 파악 및 현황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윤지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위원 “이번 연구 결과는 정상 키를 가진 아동에게 성장 호르몬을 투여했을 때 진짜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건강한 아이들에게 성장 호르몬이라는 약재를 장기간 투여하면서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게 하는 일은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선 의료진들 역시 키만 키우려는 목적으로 주사를 맞는데 따른 장기적인 부작용을 지금은 전혀 알 수 없다면서, 정상적인 아이들한테 투여한다는 것 자체가 일단 시작점이 잘못 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카시마다 켄이치 내분비대사과 진료부장도 “명확하게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미래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반대로 미래에 아무 일도 없을 거라는 보장을 할 수 없어서 실제로 사용하는 분들을 추적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방송에서는 성장 호르몬 주사제와 함께 처방되는 약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는 여성호르몬 억제제로, 중증 암환자에게 투여되는 약이며, 피로·우울증·구토 등과 같은 흔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17세 이하 소아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은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약을 먹고 부작용을 겪었다는 부모들의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기현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호르몬제를 가지고 병이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게 아니라,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투여하는)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된다”면서 “우선 건강수준을 개선해야 하는데 성장 호르몬 치료를 통해 키운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이야기일까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송에서는 다른 나라의 성장 호르몬 주사제 사용에 대한 현황도 소개했다. 이날 소개된 프랑스 사례에서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장 호르몬 주사제를 처방하지 않는다. 프랑스 외래 소아과학회 이사벨 프레쉬트너 위원은 “(프랑스에서는)미용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연구되지 않은 잠재적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정상 아동에게 어떤 위험을 끼칠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 없는 아이에게 성장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성장 호르몬제는 의약품이지, 키를 크게 하는 마법의 약물이라고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016년 유럽소아내분비학회·미국소아내분비학회·성장호르몬연구회가 공동 발표한 ‘성장 호르몬 치료에 대한 공식 입장문’에선 성장호르몬은 임상시험을 제외하고는 허가 범위 외(정상아동)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아다 그림버그 소아내분비 전문의는 “성장 호르몬은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약물이 아니다”라며 “성장 호르몬만 조절하면 어떤 아이든 내가 원하는 키로 키울 수 있다는 인식이 대중들 사이에 퍼졌지만 실제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성장 호르몬 치료의 장기적 위험성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암·뇌혈관질환·대사 관련 부작용의 위험 증가에 대한 이론적 우려가 존재한다”며 “비록 경미하고 가능성이 작더라도 아이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해로움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도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도 성장 호르몬 주사제에 대한 오남용 문제가 제기됐으며, 이에 앞서 2023년 보건복지부가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는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근거가 없는 성장 호르몬 치료를 국민이, 부모들이 막연한 유행에 기대서 선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취재진의 향후 대응방안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안전한 처방을 위해 성장 호로몬 주사 가이드 마련을 협의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며, 오남용 막기 위해 과대광고 점검하고 안전 사용 정보 제공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66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지난 7월8일은 질병관리청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해 온 2011년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응급실에 방문한 누적환수가 1000명에 도달한 날이다. 구미 공사장 노동자와 경북 팔각산 등산객, 전북 구봉산 등산객의 안타까운 사망 뉴스도 이날 전후로 들려왔다. 더위 만큼이나 진땀을 유발하는 기사들이다. “열대야 2주차, 올들어 낮기온 최고 갱신”, “100년만의 찜통 더위, 습도와 불쾌지수 최고조” 등의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듯한 날씨 기사의 경쟁적으로 붉은 제목들은 글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이글대는 아스팔트 위에 맨발로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실감시키는 위력이 분명히 있다. “동남아 여행갈 필요가 있나? 서울이 방콕인 걸!” 올 여름 태국이나 베트남보다 한국이 더 덥다는 것은 느낌이 아닌 실제 기록으로 확인된다. 이런 날씨 관련 사건사고의 사회면 바로 뒷 페이지에 실려있는 힙하다는 국내외의 피서지 정보와 최고급 호텔들의 애플망고빙수가 얼마나 비싼지에 관한 비교 리포트는 사람들의 마음에 또 다른 불을 지핀다.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사정과 함께 ‘뭐 한 번 먹어주지. 그깟 호텔 망고빙수, 나를 위한 스몰 럭셔리’라고 마음 먹었다가도 ‘그래도 빙수 한 그릇에 10만원은 좀 너무하지 않나?’라는 내적 갈등을 겪고나면 ‘집 앞 저가커피숍의 4000원짜리 컵빙수라도 사수하자’는 결심을 슬그머니 실천에 옮기게 된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계절에 화(火)를 떠올리는 것은 이열치열의 정신이기도 하고 난데없이 진료실에 크리스마스 캐롤을 틀어보는 엉뚱한 짓과 비슷한 시도이다. 또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2018)라는 서울대 정치학과 김영민 교수의 책 제목에 부합되는 사유를 흉내내기 위함이다. 폭염도 괴로운데 이 폭염의 일상에 화병을 굳이 떠올리는 이유는 딱히 없다. 덥기 때문이다. 더위를 덜 타기 위한 몸부림에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겠는가? 새 정부 출범 후 국회의 여러 모습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야당 의원들은 체력단련실과 사우나에서 건강관리와 힐링을 챙기시며 후일을 도모하고 있는 반면에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실에서 전화가 걸려올까봐 하루 종일 노심초사 전화기를 노려보고 계시는 분들이 다수라는 꽤 믿을만한 소식통의 제보를 접했다. ‘누구는 장관 후보도 되고 또 다른 누구는 대통령 곁으로도 불려가는데 왜 나에게는 아무런 전화가 걸려오지 않는다는 말인가?’ 절망감 혹은 배신감 혹은 가슴앓이 혹은 그로 인한 불안초조? 이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난다면 다름 아닌 화병(火病)이다. 정치인들의 화(火)를 떠올리니 근본은 질투요, 껍질은 감투다. 비슷하게 정치를 시작해도 중간 경로에 따라 종국에 처한 자리는 천양지차다. 명함도 인기도 영향력도 각기 다른 포물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현직에 있을 때 다음 번 총선까지 염두해 가며 본인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비교, 분석, 계산해야 하니 이보다 더 피곤한 자리도 없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국회의원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씁쓸한 문장이 있다. 총선 낙선자에 대한 조롱을 담은 풍자적 문장이다. 이는 냉정한 현실이기도 하다. 그렇게도 전국민적인 욕을 먹는 자리가 뭐가 좋다고 의원 한 번 해 보겠다고 저리도 별의별 수를 다 쓰나 싶겠지만 국회의원은 얻어먹는 욕 만큼의 무게감으로 동시에 입법에 영향력을 미치고 그로 인한 유명세를 얻는 일종의 정치 셀럽이다. 뺏지를 달고 있는 현직 때와 뺏지 떨어진 전직 의원, 이 두 그룹 사이에 부여되는 권리와 의무 무엇보다도 중요도나 주목도에 따른 바쁨의 정도가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에 후자 그룹에 속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한동안 괴로워하는 분들이 꽤 많다. 이 모든 것을 쉼 없이 멀티태스킹 해내는 의원들의 체력과 멘탈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모두 슈퍼맨인 것만은 틀림 없다. 현재를 살아가는 한의사들의 마음은? 2025년을 살아가는 현직 한의사들의 마음 속에도 불덩어리 한두개씩 있을 것이다. ‘내가 미쳤다고 의대 등록을 포기하고 한의대를 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다니’ 혹은 ‘그 때 수련의를 그만 두고 나가서 선배가 하던 요양병원을 이어서 했었더라면 지금쯤 은퇴자금 확보하고 동네 할매할배들 비위는 더 이상 안 맞춰도 되었을텐데’ 등등 이불킥에 머리쿵을 해 보아도 이미 늦었다. 물은 엎질러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한의계에 몸과 맘을 담근 지 수십년이 지나버려 한의사 팔자임을, 이생망 운명임을 받아들인 채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눈팅만 하는 모 정치 커뮤니티에 난데없이 “2025년에 한의사가 왜 필요하죠?”라는 게시글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글 내용도 댓글도 뻔할 듯하여 건너뛰었다. 열 받는다. 요즘 말로 킹 받는다. 대학병원 경유해서 초재진으로 내원하는 모든 환자들은 하나같이 “교수님이 침 맞지 말라던데요”, “담당 교수가 한약 먹지 말라는데요” 합창을 한다. “여긴 한의원인데 그럼 뭘 해 드릴까요?” 로마 시대의 스토아 철학자인 세네카는 일찍이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와 더불어 『분노에 대하여』라는 그의 저작물을 통해 아래와 같이 조언한 바 있다.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메이트 북스, 2019년 4월) - 화라는 녀석이 일단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하면 화의 노예가 되기 쉽다. - 일단 화를 내는 것에 성공하면 의기양양해지지만 실패하면 광기에 미쳐 날뛴다. - 화는 내가 상처를 입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 화를 잘 내는 성격은 다양한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타의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싫어한다. - 충동은 단순한 행동에 불과하지만 화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결합된 복잡한 감정이다. - 두려움은 회피하려는 마음을 낳고, 화는 돌진하려는 마음을 가져온다. - 화라는 지독한 병은 불평불만과 함께 시작된다. - 화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잠시 멈추는 것이다. - 사람들은 각기 다른 것에 화를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취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어야만 그 부분을 특별히 보호할 수 있다. 『화병의 인문학, 근현대편』 (박성호, 최성민, 모시는 사람들, 2020년 9월) -한의학에서 ‘화병’은 화(火)의 개념에서 나왔지만 단일한 병인을 가진 병명으로 보지는 않는다. 화병은 증상적으로는 광범위하고, 사회문화적으로는 국지적이라 할 수 있다. - 우리에게 화병은 그저 질병으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화병은 하나의 문화다. - 현대 한의학에서 화병의 원인으로 손꼽는 것은 대체로 가족 내에서의 갈등 내지는 가족을 잃은 슬픔 등이다. - “간은 녹는 듯, 염통은 서는 듯, 창자는 끊어지는 듯, 가슴은 칼로 어이는 듯”하는 마음의 병은 신체로까지 파급된다. - 말하자면 마음(心)의 병이 몸(身)으로 발현되었다가 다시 정신, 즉 마음(心)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 화병에 대한 임상연구에서는 분노, 억울, 불안, 초조, 우울, 의욕상실 등의 정서적인 증상과 함께 답답함, 두근거림, 치밀어 오름 등의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거론된다. - 울화가 몸과 마음의 병을 낳기에 신체 증상과 동반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던 화병은, 신경쇠약의 맥락에서는 과도한 자극으로 인해 소모된 신경이 육체까지도 소모시킨다는 형태로 재배치 되었다. - 화병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가항력적 충격이 영문을 알 수 없게 다가올 때, 합리적인 이성으로 자신이 처한 고통스런 상황이 이해되지 않을 때 찾아온다. 분노와 억울함, 답답함이 뒤섞여서 나타나는 심리적 질병이다. 『화병의 인문학, 전통편』 (김양진, 염원희, 모시는 사람들, 2020년 10월) - 공식 기록상으로 우리 역사에서 최초로 화병을 앓은 이는 선조이다. 선조가 스스로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을‘화병’으로 언급한 이래 이 병은 조선 왕실의 누적된 유전병이 되어 버린다. - “나는 화병을 앓는 것이라서 계사(啓辭)를 보고부터는 심기가 더욱 상하여 후문(喉門)이 더욱 폐색되고 담기(痰氣)가 더욱 성한데 이것은 좌우의 환시(宦寺)가 다 알고 있는 바이다“ - 가부장제적 질서 안에서 남녀 차별이나 적서 차별 등에 의해 누적된 화병은 사회생활로 이어지면서 더 큰 차별과 원망으로 확산되어 사회 전반으로 퍼져 있다. - 화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분노이다. 물론 분노만이 화병의 원인이 되는 감정은 아니지만, 화병은 일차적으로 분노와 관련된다. 억울함이 쌓여 바깥으로 폭발하면 분노가 된다. - 중년 여성의 화병 증상은 각각 울구화화(鬱久化火), 심신불교(心身不交)와 같은 한의학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 『욱하는 마음 다스리기』 (알루보물레 스마나사라, 밀라그로, 2020년 11월) - 화는 맹독이다. 마음이 화에 물들면 인간의 성장은 멈춰버린다. - 화라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화염에 휩싸이게 하는 것이다. - 화내지 않는 사람이 모두의 고삐를 쥐고 있는 것이다. - ‘화가 없다’라는 것은 화를 낼 조건이 갖춰져 있어도 화를 내지 않는 것이다. -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바로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이다. - 지혜의 개발이 화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 화를 내는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약하다. 『한국인의 울분과 외상 후 울분장애』 (채정호 외, 군자출판사, 2021년 3월) - 영어로 Hwabyeong 혹은 Hwabyung이라는 단어로 구글 검색이 가능할 정도로 화병은 한국인의 독특한 문화증후군으로 서양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역기능적 분노(dysfunctional anger)이다. - 화병은 정신의학적 용어로 바꿔 말하면, 심한 신체증상을 동반한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다. - 화병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집단의 3-5%에 달하며 외래를 방문하는 신경증 환자들의 20-30%가 화병에 해당된다. - 화병에 대한 연구는 국내 정신의학회에서는 많지 않지만 한방정신의학에서 비교적 활발하고 한동안 심리학, 사회복지학, 상담학 등에서 활발하였다. - 화병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떤 방어기제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또는 정신병적 장애로 분화, 발달할 수 있다. - 화병 치료의 일차적 목적은 당연히 분노의 감소이다. 화병 치료의 원칙은 다른 정신장애에서와 같이 통합적이고 전인적인 접근이어야 한다. 새 정부의 인사청문회 시즌이다. 슈퍼위크라고도 불리운다. 아마 이 글이 실릴 즈음이면 청문회는 마무리되고 야당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한 각 부서의 장관 후보들은 임명장을 수령했거나 수령 준비 중일 것이다. 장관 후보에 지명이 되자마자 모 의원의 보좌진 상대 갑질 의혹 뉴스가 떴다. 진위를 떠나 갑질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 양측의 입장이 완벽하게 다르다는 게 쟁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갑질의 가해자는 대부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해가 되는지를 아예 모른다는 것이다. 갑질 피해자에 대한 감수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갑질의 피해자 대부분은 이미 화병이 진행된 중증 환자이다. 가해자에 대한 증오심을 품게 되고 실직이라도 되면 본인 처지를 심하게 비관하게 된다. 이직에 성공해도 전 직장에서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라면 새 직장에서도 더딘 적응력으로 이중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과거의 화병이 주로 가족 안에서의 관계에서 유래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의 화병은 남녀를 불문하고 직장 내에서의 갑을관계에서 파생된 여러 갈등의 결과로 발생된다. 성별과 세대에 따른 화병의 변천사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을 돌아보게 만든다. ‘너만 귀하냐? 나도 귀하다?’, ‘나는 귀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똑같이 귀한 사람입니다’ 진료실에 입장하는 모든 이들을 대하며 속으로 반복해서 외우는 주문이다. ‘화’라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단단한 지혜 절실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중인 애니메니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초반에 난데 없이 한의원과 한의사가 등장한다. 보컬 루미가 갑자기 컨디션 난조로 목소리에 문제가 생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른 멤버 조이가 한의원을 추천하고 나머지 멤버 미라까지 다같이 한의원을 방문한다. 한의원을 들어서며 미라가 내뱉는 말 “사짜 냄새가 풀풀 나는구만” 한의사가 진료실로 들어서자 멤버들은 효과가 직방인 한약을 받으려고 왔고 빨리 나을수록 좋다고 약처방을 재촉하지만 느긋한 한의사는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이해해야 하는 법이라며 진찰이라기보다는 관상을 본다. 루미는 벽이 너무 많고 한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분열되고 고립되고 감정을 숨기며 다른 멤버들과 목욕탕도 같이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얼굴만 보고 이 모든 것을 귀신처럼 맞춘 한의사의 신통함에 조이는 감탄하지만 루미는 좋은 말씀이기는 한데 한약만 받으면 되니 어서 목소리 치료제나 달라고 다시 한 번 채근한다. 마침 딱 맞는 게 있다며 ‘몸에 좋은 한약’이라고 기재된 한약박스를 멤버들에게 내어 주는데, 나중에 한약 파우치 껍질이 벗겨지면서 한약은 포도 에이드로 밝혀진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현실 고증을 깨알 디테일까지 잘 살렸다고 칭찬 세례를 받고 있는 작품에 한의원과 한의사가 등장하여 나름 반갑기도 했지만 관상으로 진찰을 하는 장면이나 포도 에이드를 표지갈이 하여 한약이라고 판매한 행위는 해외에서도 대체보완의학 분야 종사자들을 사기꾼 기질을 가진 정통 의사의 격에는 미치지 못하는 부류로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진행 중인 3특검의 지난주 주요 뉴스 한 토막은 누군가의 격노가 있었냐 없었냐 들었냐 말았냐에 관한 것이었다. 윗 사람의 분노는 아랫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정책을 급변시키며 인사를 꼬이에 만든다. 화라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단단한 지혜가 절실한 시절이다. 화를 내지 않아야 진정한 리더라는 인용 서적의 한 문장을 떠올려 본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00)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허준(1539〜1615)은 『동의보감』에서 ‘傷寒無補法’이라는 주장에 분명히 비판하고 있다. 傷寒無補法이란 “傷寒에는 補法이 없다”는 주장이다. 傷寒이라는 병은 외감성의 사기가 인체를 침범하여 생겨난 질병이기에 이러한 외부로부터 들어온 사기를 몰아내는 치료법을 위주로 치료해야 하며, 補法은 사용할 수 없고 瀉法을 사용해야 한다는 논리가 그 주장의 골자이다. 이러한 주장의 시작을 연 것은 宋代의 李子建이다. 李子建은 張仲景의 서적을 8년 동안 연구하여 傷寒에는 惡證이 없으며, 용의들이 가끔식 방제를 잘못 투여하여 병이 깊어지게 만든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저술 『傷寒十勸』에는 상한병에 대한 10가지 주목되는 주장을 하였다. 책의 이름이기도 하고 주장의 다발이기도 한 이 ‘傷寒十勸’의 하나로 “傷寒病은 마땅히 바로 毒氣를 공격해야지 補益해서는 안 된다(傷寒當直攻毒氣不可補益)”라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 이 주장에 대해서 樓英, 王肯堂, 張介賓 등은 치우친 점이 있다는 것을 들어 맹렬히 비판하였다. 허준의 맥락도 같은 맥락이다. 허준은 『東醫寶鑑』 寒門에서 ‘外感挾內傷證’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外感만 있고 內傷이 없으면 仲景의 法을 사용한다. <丹心>○傷寒에 內傷을 끼는 경우가 열 가운데 여덟, 아홉이다. 무릇 사기가 모이는 곳은 그 기운이 반드시 허한 것이니, 단지 補中益氣湯을 이리저리 加減해서 사용한다. 氣虛가 심한 경우는 附子를 조금 가해서 人蔘과 黃耆의 功이 행해지도록 한다. (方見內傷)<丹心>○傷寒에 丹溪는 補中益氣湯을 사용하였고, 海藏은 九味羌活湯을 사용하였는데, 모두 이것은 和解의 뜻으로 眞氣로 하여금 散失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綱目>○丹溪와 海藏 등 모든 현인들이 傷寒을 치료함에 모두 補養에 發散을 겸하는 법을 사용하였으니, 이것은 이에 風雨寒熱이 虛邪를 얻지 못하면 홀로 사람을 손상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俗醫들이 傷寒에는 補法이 없다(傷寒無補法)고 말하고는 虛實을 나누지 않고 一例로 땀을 내거나 사하시켜 夭橫에 이르게 하니 진실로 醫門의 罪人들이라 할 것이다. <綱目>○傷寒의 하나의 증상에 頭疼, 身熱, 惡寒, 微渴, 濈然汗出, 沈困, 身痛, 脚痠, 脈浮虛無力한 것을 勞力感寒이라고 이름하니, 잘못 正傷寒으로 여기고서 크게 發汗시켜서는 않된다. <回春>○外感에 內傷을 꼈으면 陶氏補中益氣湯, 十味和解散이 마땅하다.” 이 글은 王好古(海藏), 朱震亨(丹溪), 龔廷賢, 樓英 등 역대 의가들의 ‘傷寒無補法’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여기에 자신의 주장을 개진한 것이다. 『중의학술사』에 따르면 ‘傷寒無補法’에 비판적 견해를 피력한 의서는 樓英의 『醫學綱目』, 王肯堂의 『證治準繩』, 張介賓의 『景岳全書』 등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논쟁에 허준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이다. 허준은 ‘外感挾內傷證’이라는 “대부분의 外感病은 內傷을 끼고 나타난다”는 주장을 통해서 ‘傷寒無補法’ 주장의 치우친 점을 보정하고자 했다. 이것은 “外感만 있고 內傷이 없으면 仲景의 法을 사용한다”는 것과 “傷寒에 內傷을 끼는 경우가 열 가운데 여덟, 아홉이다”라는 ‘外感挾內傷證’ 글의 서두에서 전제로서 깔고 있는 것이다. 傷寒無補法論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⑮한상윤 대전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험은 잘 보는데, 침을 놓으라면 손이 떨리고, 환자를 만나면 말문이 막힌다.” 강의실과 임상 실습 현장에서 종종 이런 학생을 만나게 된다. 현재 한의대에는 생각보다 이런 학생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지식은 탁월하지만 술기나 태도 역량이 부족한 경우다. 이처럼 한 분야에 치우친 성장은 결국 의료 역량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한의과대학의 평가는 대체로 필기시험 중심이었다. 얼마나 외웠는가, 얼마나 정확하게 정답을 골랐는가가 교육의 성과를 가늠하는 기준이었고, 학생도 교수도 이 익숙한 구조에서 크게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복잡하고 다변하는 현대 의료 환경에서는 더 이상 ‘점수’만으로 의료인의 역량이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훌륭한 한의사는 머릿속의 정보량만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지식, 올바른 술기, 공감과 윤리를 갖춘 태도—이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진정한 의료인의 실력과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지식, 술기, 태도 등 세 축으로 학습목표 구축 따라서 이제는 학습 목표를 지식–술기–태도 세 축으로 구분하고, 각 축에 맞는 평가 지표와 방법을 입체적으로 설계할 때다. 먼저 지식 영역은 단순 암기에서 개념 이해와 적용, 비판적 사고력으로 평가의 초점을 옮겨야 한다. 여러 전공에서는 기존의 객관식 시험에 더해 서술형, 논술형 문항이나 복합형 문제 등도 도입되고 있다. 오픈북 시험, 자료 기반 시험, AI를 활용한 적응형 테스트(Adaptive Test)도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는다. 이런 변화는 단지 시험 형식의 다양화가 아니라, 지식을 연결하고 해석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 설계의 일부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술기 영역은 단순한 임상적 기술이 아닌, 의료인이 아는 것을 직접 행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며 동시에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평가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한의과대학 교육에서 침, 뜸, 맥진 등의 술기 역시 이런 맥락에서 교육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객관 구조화 임상술기시험(OSCE)은 술기 역량을 측정하는 데 적합한 평가방식으로, 이미 거의 모든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VR이나 진단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실습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임상실습 중 교수나 전임의가 직접 관찰하고 즉시 피드백을 주는 DOPS(Direct Observation of Procedural Skills) 방식도 효과적인 도구이다. 이러한 평가는 정확성, 안전성, 환자 대응 능력 등을 세밀히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간과하기 쉬운 태도 영역의 평가는 의료인으로서의 자질을 규정하는 데 있어 핵심적이다. 한의학은 특히 전인적 접근과 공감적 진료를 중시하므로, 단순히 지식이 많은 것보다 어떻게 환자와 관계를 맺는가가 중요하다. 단순히 ‘착한 학생’ ‘예의 바른 태도’ 정도로 정의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공감하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간편임상평가실습이라고 하는 Mini-CEX(Clinical Evaluation Exercise)를 통해 교수자는 학생의 환자 대응, 의사소통, 윤리적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학생의 반성적 성찰을 담은 리플렉션 저널이나, 팀 프로젝트에서의 협업 과정, 또래 평가 등도 태도 평가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e-Portfolio, 역량 기반 교육의 핵심 플랫폼 활용 의과대학에서는 학생의 반경 내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평가하는 ‘360도 다면평가(360-degree Evaluation)’를 시행하기도 한다. 교수, 간호사, 동료 학생, 환자 등 다양한 관찰자의 시선을 반영하여 학생의 태도를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한의과대학에서도 이러한 다면평가 방식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교육과정 내에서 태도 평가의 비중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이 세 영역의 평가를 통합하고, 학생의 개별 학습 궤적을 기록·관리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가 바로 포트폴리오다. 포트폴리오는 학생이 학기마다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 결과물(시험 성적, 실습 기록, 자기성찰 에세이 등)을 누적·정리하며, 지도 교수와 면담을 통해 피드백을 받고 성장 경로를 재설계하는 과정을 담는다. 이는 단지 평가의 도구가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배움의 경로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성적표인 셈이다. 이미 많은 의과대학에서 전자 포트폴리오 시스템(e-Portfolio)을 도입해 역량 기반 교육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 중이며, 졸업 후 전공의 지원이나 커리어 개발의 기초자료로까지 연계되고 있다. 한의과대학에서도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 경로가 한눈에 보이도록 정량·정성 자료를 통합해야 한다. “한의학교육은 이제 전환점에 서 있어” 물론 이런 변화를 현실에 적용하려면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평가를 설계하고 시행할 교수자의 시간과 역량, 표준화된 루브릭의 부족, 학생들의 저항감, 학교 차원의 행정적 지원 부족 등이 현실적인 장벽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단일 교과 수준이 아니라, 학과 전체, 더 나아가 대학본부 차원의 협력 시스템이 필요하다. 평가 기준을 공유하고, 평가와 피드백이 단절되지 않도록 교육의 흐름을 설계해야 한다. 한의학교육은 이제 전환점에 서 있다. 단순히 성적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전문성과 성장 경로를 읽어내는 평가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숫자만 남는 시험이 아니라, 내면의 변화와 실천을 기록하는 평가·지식·술기·태도를 입체적으로 비추는 교육, 그것이 바로 앞으로의 한의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생각한다. -
질병청, 국민건강영양조사-사망원인통계 갱신·공개[한의신문]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사망원인통계(’23년) 연계자료’를 21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시자료와 통계청 사망원인통계를 연계한 자료로써 2023년 사망원인통계를 갱신해 연계했다. 원시자료에 사망원인통계가 포함됨에 따라 건강행태나 질병 상태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어 건강위험요인 및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계자료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이면서,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자료(’07-’23년) 연계에 동의한 7만1,657명에 이르는 대상자들의 자료가 포함됐다. 총 6만9,855명이 연계된 통계(연계율 97.5%)에 따르면, 사망자 6,567명의 사망 원인별 수는 △신생물(암)로 인한 사망 1,964명(29.9%) △순환계통의 질환으로 인한 사망 1,385명(21.1%) △호흡계통의 질환으로 인한 사망 819명(12.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달리 분류되지 않은 증상, 징후와 임상 및 검사의 이상소견에 따른 사망 620명(9.4%) △질병이환 및 사망의 외인 523명(8.0%) △특정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 270명(4.1%) △신경계통의 질환 258명(3.9%) △소화계통의 질환 233명(3.5%) △내분비, 영양 및 대사 질환 218명(3.3%) △비뇨생식계통의 질환 152명(2.3%) 등이 뒤를 이었다. 연계자료는 국민건강영양조사 누리집에서 이용 신청이 가능하며, 질병관리청 건강영양조사분석과와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통합서비스(MDIS, MicroData Integrated Service)의 연구심의를 거쳐 연구자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연구자는 연계자료 연구 심의 승인 후 질병관리청 건강영양조사분석과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술연구자료처리실(충북 오송 소재) 또는 원격학술연구자료처리실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국민건강영양조사-사망원인통계 연계자료가 건강 위험요인과 사망과의 관련성 등 다양한 보건분야 연구에 적극 활용돼 만성질환 예방관리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건강영양조사–사망원인통계(’23년) 연계자료’는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누리집(원시자료>연계자료>사망원인통계에서">http://knhanes.kcda.go.kr)>원시자료>연계자료>사망원인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대구한의대, 영덕 산불 피해지역서 ‘한의의료봉사’[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학교(총장 변창훈) 영덕군 세대통합지원센터(센터장 안창근)는 경상북도 ‘이웃마을사촌’ 사업의 일환으로 한의학과와 함께 이달 9일부터 17일까지 경상북도 영덕군 영해면 일대에서 ‘한의의료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이번 봉사는 지난 산불 피해 이후 지속적인 복구와 치유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민의 건강 증진과 심리적 안정에 기여했다. 총 3차에 걸쳐 영해면 내 세 곳에서 릴레이 방식으로 운영된 이번 봉사에는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교수 및 재학생 약 90명이 참여해 영덕군 주민 600여 명을 대상으로 △침 치료 및 부항 치료 △건강 상담 △개인별 체질을 고려한 맞춤 한약 처방 등 통합형 한의진료를 제공했다. 특히 지역 어르신과 아동·청소년, 청장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촘촘한 진료 서비스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와 관련 안창근 센터장은 “앞으로도 단기 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글로컬대학30 사업과 이웃사촌마을 사업의 연계 속에서 지역 맞춤형 보건복지 모델을 구축해 전 세대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의료봉사는 올해 3월 29일 대구한의대학교가 ‘영덕재난복구지원단’을 출범한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해온 복구 및 치유 활동의 일환으로, 단순한 일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의 연대와 회복을 지향하는 실천적 노력으로 평가된다. -
“일차의료에서의 한의약 역할 확대 나선다”[한의신문] 사단법인 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는 18일 대한한의사협회관 대강당에서 ‘제13회 이사회’를 개최하고, 일차의료 및 공공의료에서의 한의약의 역할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체계를 구성·운영키로 했다. 최도영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새 정부가 출범됨에 따라 한의계에서는 한의약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이 입안되고 실행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면서 “대한한의학회의 역할은 일선 한의사 회원의 임상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관련 정책 추진시 학술근거를 마련하는 등 급변하는 사회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국한의학학술대회 호남권역 △전일본침구학회 학술총회 △한·일 학술교류 심포지엄 △한·중 학술대회 등 그동안 개최된 주요한 학술행사의 결과에 이어 ‘대한한의학회지’ 발간 현황과 함께 개인 연회비, 회원학회 의무분담금 납부 상황 등 재무현황을 공유했다. 이어진 의안 논의에서는 먼저 한의학 세계화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의료 전문가 및 연구자들과의 신뢰 기반 소통을 위해 ‘대한한의학회 영문 웹사이트’를 개편키로 했다. 개편 방향은 △백링크 확보 △사이트 로딩 속도 최적화 △시멘틱 태크 적극 사용 △사이트맵 생성 △메인페이지의 콩그레스 세션 내용 추가 등으로, 이같은 영문 웹사이트의 품질의 고도화를 통해 한의학회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가칭)임상증례 논문화 지원 워크숍’ 개최와 관련된 논의에서는 추후 참여대상 등을 더욱 명확히 해 차기 회의에서 재논의키로 했으며, 내년도 전국한의학학술대회는 △호남권역 6월28일 김대중컨벤션센터 △중부권역 8월23일 대전컨벤션센터 △영남권역 11월8일 BEXCO △수도권역 12월20일 코엑스에서 개최키로 했다. 단 영남권역은 추후 KIMES에서의 동시개최가 검토되고 있어, 협의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일차의료 및 공공의료 등에 있어 한의약의 역할 확대를 위해 ‘(가칭)일차의료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의료전달쳬계 개편 관련 한의 일차의료 기능 강화, 지역사회 통합돌봄 및 공공보건의료 내 역할 확립 등에 있어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약은 국민들의 높은 수요도 및 예방·관리 중심의 장점을 바탕으로 이에 적합한 의료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제도적인 부분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한의학회에서는 일차의료 분야에서 한의계의 정책적 위상 정립과 한의 일차의료 제도화를 위해 전문가 중심의 논의체계인 ‘(가칭)일차의료위원회’를 구성·운영해 한의약의 역할을 보다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재동 수석부회장을 ‘(가칭)일차의료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으며, 위원회의 명칭 및 위원 구성, 운영방안 등을 위임했다. 향후 ‘(가칭)일차의료위원회’에서는 △한의 일차의료 정의 및 역할 정립 △일차의료 관련 정책 분석 및 대응 전략 수립 △지역사회 돌봄, 공공보건 내 한의 참여 방안 마련 △서비스 모델 개발 및 수가, 제도 개선 제안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방자치단체 등 외부기관 대응 및 협력 자문 등의 역할을 추진할 계획이다. -
‘휴폐업 의료기관 진료기록보관시스템’ 서비스 개시[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이하 복지부)는 휴폐업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언제든 편리하게 자신의 진료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휴․폐업 의료기관 진료기록보관시스템(이하 ‘진료기록보관시스템’) 서비스를 2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간 휴폐업 의료기관의 환자 진료기록은 대부분 의료기관 개설자가 관할 보건소의 승인을 받아 개인적으로 보관했다. 이렇다 보니 개설자는 환자 개인정보 보호 및 환자의 진료기록 열람·사본 요청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고, 환자 입장에서는 휴폐업 의료기관 개설자와의 연락 두절로 진료기록을 찾을 수 없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또 보건소에서 휴폐업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보관할 경우에도 보건소 내 보관 장소가 부족하고, 환자의 진료기록 열람·사본 요청 시 해당 진료기록을 신속히 찾지 못하거나, 전자의무기록(EMR)의 경우 보건소에 해당 전자의무기록 프로그램이 없어 기록 열람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복지부는 이번 진료기록보관시스템 서비스 개시로 이와 같은 애로사항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의료기관 개설자는 휴폐업 시 관할 보건소에 진료기록을 제출하지 않아도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던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에서 ‘진료기록보관시스템(https://chmr.mohw.go.kr)’으로 전자진료기록을 직접 이관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이관된 전자진료기록은 국가가 운영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내 서버에 안전하게 저장돼 별도로 개인정보 보호·관리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환자의 경우 보건소나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연락하거나 방문하는 번거로움 없이 ‘진료기록 발급포털(https://medichart.mohw.go.kr)’에서 필요한 진료기록을 열람하거나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 가능한 자료는 진단서 사본, 진료내역, 진료비계산서 등 보험 청구나 자격증명에 필요한 주요 진료기록(17종)이다. 더불어 각 지방자치단체 소속 보건소도 휴·폐업 의료기관 진료기록 이관 및 보관 관련 업무를 진료기록보관시스템이 자동으로 대신해 줘 인력과 예산을 절감하는 등 보건소의 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현두 의료정보정책과장은 “개인정보 유출 위험, 진료기록 사본 발급의 어려움 등 그간 휴폐업 의료기관 진료기록 보관 제도와 관련해 국민이 불편해했던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진료기록보관시스템을 개통했다”며 “일차적으로는 휴폐업하는 의료기관들이 진료기록보관시스템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동 시스템의 이용 방법과 장점을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향후 시스템 이용 과정에서 문제점이나 불편 사항은 없는지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라고 밝혔다. -
‘근세일본 한방의학 산책’, 2025 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한의신문] ‘근세일본 한방의학 산책’이 18일 ‘2025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조기호 원장(수창당한방내과한의원)이 저술한 이 책은 일본 한방의학의 전체적인 역사 중에서도 일본사에서 근세라 불리는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와 에도시대 당시 일본의 전통의학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이 당시는 일본 한방의학의 최전성기로 책에서는 이나바 분레이, 쯔다 겐센, 아사다 소하쿠, 와다 도카쿠 등의 의가들도 소개한다. 저자는 대부분의 학자가 추구하는 방식인 ‘시대 흐름·구분’에 따르지 않고 일본 한방의학의 물줄기만 좇아가고자 하며, 고대 동아시아 의학이 어떻게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서, 오늘에까지 전해졌는가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역사학자처럼 ‘연대기에 따른 의학의 모습’이 아닌 수입된 외래종이 어떻게 독자성을 확보했는가 하는 토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의학에 중심을 두면서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배경을 함께 살핌으로써 어떻게 변모했는지를 살피는 방식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이와 관련 권승원 경희대학교 교수는 독자인터뷰를 통해 “제목에 ‘산책’이라는 말이 붙은 만큼 책 내용을 보면 당시 일본에 존재했던 다양한 한방의학 유파들의 뒷 이야기를 편하게 다루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도대체 그들은 당시 왜? 그런 식의 주장을 했을까?’를 살펴볼 수 있으며,역사학자가 아닌 평생을 임상 한의사, 한의대 교수로 연구해 오신 분의 정리이기에 가능한 부분 아니었을까 한다”며 이 책의 장점을 전했다. 또한 권 교수는 “어떤 연구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기존 연구의 탐색이며, 기존 연구의 성과, 부족한 점을 정리해야 비로소 앞으로 연구돼야 할 부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책은 바로 선대 의학자들의 고민과 성과를 읽기 쉬운 형태로 정리하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일본 한방연구자들은 근세의 이 성과물들에서 새로운 임상적용의 힌트를 구하고 있는 만큼 우리 한의사, 한의대생들도 이번 기회에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고의 토대가 되는 내용을 한번 정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
“한의약은 선수생명 연장의 동반자…이제는 내가 홍보할 차례”[한의신문] 프로야구 선수에서 메이저리그 코치, 그리고 이제 우석대학교 총장으로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는 박노준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협회장(사진)은 누구보다 한의약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24년 간의 선수 생활 동안 수차례의 부상을 한의진료로 극복해온 그는 최근 대한한의사협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선수와 국민 모두가 한의약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편집자주] Q. 현재 대학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안양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데 이어 지난해 3월1일부터 우석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과거 스포츠마케팅 관련 논문 등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산업대학교 등에서 약 9년간 교수로 활동한 만큼 스포츠 관련 행정과 경영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고등교육 정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학령 인구의 급감 등으로 여건이 좋지 않아 사립대학의 미래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현재 총장으로 있는 전주캠퍼스뿐만 아니라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인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추진단 활동을 통해 지자체 및 산·학·연·관과 협력하며 지역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Q. 대한한의사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소감은?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협회 조계현 부회장(KBO 전력강화위원장)이 대한한의사협회 홍보대사를 맡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협약 체결까지 이어지도록 도와주신 윤성찬 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번 협약은 상호 윈-윈하며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미 많은 선수들이 침 치료와 한약 등 한의진료를 받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공식 협약을 맺게 돼 매우 뜻깊다. 현재 한의약의 우수성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Q. 선수 시절부터 한의진료를 애용해왔다. 스포츠인으로서 한의약의 놀라운 효과를 직접 체험한 산증인이다. 아마추어 12년, 프로 12년 등 총 24년간 현역 선수로 활동했으며, 이후 약 10년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라운드 로딩 코치로 활동했다. 선수 시절 발목 염좌, 근육 손상 등 부상이 잦았는데, 양방 치료는 보통 보름에서 한 달 이상 소요되는 반면 한의사의 침 치료를 통해 하루 만에 현장에 복귀해 경기에 나섰던 경험이 있다. 이처럼 한의약의 효과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며, 선수로서 직접 그 효능을 경험했기에 이제는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이 내 자신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특히 골관절 질환에 있어 한의약은 골조직 재생 촉진, 혈액순환 개선, 염증 완화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으며, 인대 염좌 치료에는 침 치료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었다. 우스갯소리로 한의약에 대해 ‘맹신한다’고 할 정도로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Q. 최근 한의약에 대한 접근은? 우석대학교에는 한의과대학이 있으며, 부속 한방병원도 있어 평소에도 한의약을 자주 접하고 있다. 현역 시절과 마찬가지로, 주변 사람들이 신체 어디가 불편하다고 하면 침 치료와 한약 처방을 권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한의원에서 처방받은 한약을 복용하며 자란 덕분에 여름에는 지치지 않고, 겨울에는 추위를 덜 타며 건강을 유지해오고 있다. Q. 최근 다시 선수 양성에 힘쓰고 있다. 우석대학교는 전주캠퍼스에 9개, 진천캠퍼스에 1개의 운동부를 운영 중이며, 앞으로도 종목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진천캠퍼스는 개교와 함께 지난 4월 스포츠단 창단식을 열고, 지역 기반 엘리트 체육 육성에 나섰다. 이는 지역 초·중·고에 다양한 운동팀이 있음에도 대학 운동부가 없어 학생 유출을 우려한 지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운동부 창단은 지역 인재 보호와 행정적 지원 확보에 도움이 됐고, 많은 학생들이 고향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학교에도 고3 체육 인재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Q. 선수촌 한의진료과 설치 및 한의사 주치의에 대한 견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선수촌에 한의진료과를 설치할 필요성을 느껴왔다. 최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김택수 국가대표선수촌장에게도 한의사가 상주하며, 선수촌 급여 체계 안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적극 전달했다. 앞으로 더 많은 학생 선수들과 프로 선수들이 한의진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백방으로 힘쓸 예정이다. 우석대 한의대와 부속 한방병원에는 침술이 뛰어난 교수님들이 많은데, 진천군민을 대상으로 학생들과 함께 자원봉사도 펼치는 등 사회적 공헌 활동도 해왔다. 또한 이번 협약을 통해 선수들이 한의약으로 도움을 받은 만큼 선수촌에도 한의사가 상주할 수 있도록 끝까지 힘을 보탤 것이며,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세영 선수가 런던올림픽에서 무릎 통증을 침 치료로 회복하고 금메달을 따낸 사례처럼 침 치료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대외적으로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개인적으로, 또 국가대표선수협회를 통해서도 한의약의 뛰어난 효능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Q. 향후 계획은? 국가대표선수협회의 창설 취지가 ‘꿈나무 양성’인 만큼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제공하고, 점차 유소년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여러 종목의 아카데미도 함께 운영해보고자 한다. 운동선수에게 있어 부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부상 후 빠르게 복귀하는 데에 한의약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대한한의사협회와의 이번 협약이 10년, 50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계획이다. 전국의 한의사 선생님들께 진심 어린 감사와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