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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골신경의 병변 (Lesion of ulnar nerve)[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신미숙 여의도책방-18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살면서 한의원 처음 와봐요!!” 한의원을 처음 와본다는 50대 후반의 한 의원님의 방문. 선거 포스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지런한 치열을 고스란히 드러낸 환한 미소. 나는 이 미소를 ‘정치인의 미소’라고 부른다. 21년째 한의사로 밥 벌어먹고 있는 나에게 이런 멘트를 날리시며 지금 저리도 티없이 밝게 웃음지으실 타이밍인가?! 유명한 분은 아니었기에 얼른 인물 검색을 해보았더니 역시나 지역구 의원은 아니었다. 지역 관리를 해야 하는 분이라면 지역 내 모든 주민들의 생사고락을 밤이고 낮이고 함께 하겠다고 온갖 공약을 남발하는 민생탐방 초집중 기간(!!)이 있기에 지천에 널린 한의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색한 정적이 길어질 뻔 했으나 의원님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어깨뽕 확실히 올려드릴 수 있는 멘트로 무장되어 있는 나인 지라 “의원님, 의원님, 대단하세요. 이 연세까지 침 한 번 안 맞아보셨다는 건 건강관리 엄청 잘 하셨다는 거잖아요. 발목 한 번 삐끗하지 않으셨다는 건 정말 관리의 끝판왕….”을 연발했다. ‘연세’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드셨는지 나의 아부에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어제 골프장에서…허리를 처음…약을 먹었지만…통증이 여전…보좌관이 가보라고 해서…” 당신의 통증 발생 경위를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아무튼 살면서 한의원을 처음 와보신, 나이스샷 후유증으로 추정되는 급성 요통 의원님께 한의원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드리고자 “이거슨 침이며, 저거슨 뜸입니다”라고 치료 도구까지 자세히 설명드린 후 치료를 해드렸더니 요통벨트를 하고 힘겹게 걸으셨던 입장시의 모습과는 달리 다행히 허리를 펴고 무사히 퇴청하셨다. 돌팔이 소리는 겨우 면한 셈이다. 정형외과에서 받으신 며칠분의 약, 효과 없다고 버리지 마시고 그래도 하루이틀 이어서 드시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한의학의 대중화…한의사들만의 염원일까? 적지 않은 초진 환자 상당수로부터 ‘살면서 한의원 처음 와본다’ 혹은 ‘살면서 침 치료 처음이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한의학의 대중화’는 한의사협회 홈페이지 한 귀퉁이에서 하염없이 반짝거리고 있을 것만 같은 배너광고처럼 영원히 불가능한 미션이자 3만명에 육박하는 이 땅의 한의사들만의 가슴 속 염원일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기야 개, 고양이에게 관심이 1도 없는 나로서는 그 흔한 동물병원 한 번 문 열고 들어간 적 없으며, 등이 깊게 파인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채 벌였던 타투입법 퍼포먼스로 또 한 번 유명세를 누린 92년생 의원님의 토픽인 타투샵 역시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저 서로 다른 전문 영역의 업장끼리의 호-불호, 필요-불필요의 선택사항일 뿐, ‘살면서 한의원 처음 와보았다’는 멘트에 이토록 예민하게 호들갑 떨고 있는 나는 한의학에 자격지심이 있거나 그게 아니라면 한의학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유행 중인 유투브 채널 피식대학의 카페사장 최준의 대사를 빌려 말하자면 딱 이거다. “철이 없었죠. 90년대에 한의대를 갔다는 게… 그 덕에 화성으로 여행을 가고 하이퍼루프로 서울부산을 30분만에 주파할 지도 모르는 이 시대에 한의사를 하고 있네요. 헐이죠, 헐!!” 한의사·한의학,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살면서 한의원 처음 와 본다는 의원님의 대사가 오후 내내 귓가를 떠나지 않더니 갑자기 잊고 있었던 부산대 시절의 한 장면이 번쩍 떠올랐다. 의과–한의과 협진 관련해서 의전–한의전 교수들끼리 모여 정책과제 신청을 위해 가끔 회의가 열리곤 했었다. 대부분 허드렛일은 한의전 교수들이 하고 의전 교수들은 내 너희들에게 나의 이름을 그대들의 보고서에 올리는 것을 감히 허하노라…하는 기울어진 운동장 방식의 노동량 분배가 대부분이었다. 굴욕적이었지만 의전–한의전 교수들이 협진을 위해 아름다운 협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주어야 했기에 협진에 비협조적인 의전 교수들은 늘 갑이었고 협진에 목말라있던 한의전 교수들은 자주 을이 되었다. 이 역시 한의전 초창기, 내가 퇴사하기 전의 일부 연구에서 벌어진 일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소회임을 밝혀두고 싶다. 연구를 주도하는 핵심적인 위치에서 의전 교수들과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여러 과제들을 활발하게 수행 중인 한의전 교수님들이 절대적으로 많으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저 멀리서라도 그분들을 응원하는 것이 그곳을 떠나온 자의 소임일 것이다. “태어나서 한의사 처음 보는데 우리처럼 사람같이 생겼네예….” 촌스러운 부산 사투리였다. 분명하게 들렸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부산대 의전 교수라는 사람이 한의전 교수들 서너명을 처음 만나는 공식적인 소규모 모임에서 내뱉은 말이었다. 나는 하마터면 “한의사들 중에도 장애로 다리를 저는 분들이 꽤 많으세요. 그런데 교수님처럼 다리를 심하게 저는 장애인 의사는 처음 보네요. 의사까지 되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라고 응수할 뻔 했다. 그는 소아마비가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길이 부전으로 좌우 골반축이 상당히 기울어진 병적 보행을 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나중에는 부산대 재활병원 병원장까지 하셨다. 의사 나고 사람 났지, 사람 나고 의사 안 났다는 듯한 저 근자감은 언제, 어디에서 형성된 것일까? 어렸을 때 김일성 부자를 돼지로, 북한군을 쥐새끼로 묘사했었던 반공만화가 있었다. 한의사들은 돼지나 쥐새끼처럼 생겼을 것으로 상상이나 해왔던 것처럼 사람들을 앞에 두고 사람처럼 생겼다는 표현을 아이스브레이킹용 농담으로 입 밖으로 꺼내놓으시던 퍽도 고매한 성품의 의사양반아!!! 괴롭지만 그의 얼굴을 다시 떠올려보니 영낙없는 꼰대 대마왕상이다. 일반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특수 계층이니 ‘나는 왕이로소이다’ 무드에 취해 아직도 잘 살고계시겠지. 솔직히 그의 안부가 궁금하지도 않다. 나이를 먹는다고 훌륭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많이 배운다고 인격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이상한 젊은이가 세월을 입으면 그냥 노인이 된다. 가까이 하기 싫은 꼰대 냄새 폴폴 풍기는 역겨운 노인 말이다. 85년생 제1야당 당대표 선출…2030세대가 사회 주도 지난 6월11일, 85년생이 제1야당 당대표가 되어버린 사건 아닌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존재, 특히 젊은 나이가 모든 이슈의 중심이었다. 젊은 꼰대라는 비판도 있지만 일명 준스톤이라 불리우는 이 대표는 당선 전부터 바람몰이를 제대로 했다. 언론과의 허니문 기간임을 감안하더라도 이 벼락인기의 유효기간은 상당히 연장될 조짐이다. 10여년 전 정치권에 불어닥쳤던 새정치의 아이콘, 안철수현상과 거의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현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60년대 태어나 80년대 학번으로 대학을 다닌 이른바 운동권 세대인 386 세대다. 그들의 나이는 대개 5060이다. 20년 가까이 정치의 중심세력이었던 그들 앞에 나타난 30대 야당 당대표는 모든 세력의 중심축이 2030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세대 전환의 당위를 부여받은 듯하다. 실제로 힙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들이 80년대생들이 많은 데다 ‘90년생이 온다’의 주인공들인 MZ세대의 특성들은 많은 산업 마케팅의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준스톤 현상의 나비효과 중 하나일지 모르겠지만 70년대 태어나 90년대 학번으로 대학을 다닌 이른바 X-세대, IMF세대라 불리운 나같은 40대들은 갑자기 패싱당한 느낌이다. “너희들은 늙어봤냐? 우리는 젊어봤다.” 젊은 날의 추억에서는 아직도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고 있는데 젊지도 않고 아직 늙지도 않은, 애매하게 끼어있는 찐 중년, 40대들은 2030에 비해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방점 하나 남기지 못하고 그냥 이렇게 중고가 되어가나 싶어서 갑자기 서글퍼진다. 그래서 서점 곳곳에는 나같은 ‘중년’을 대접하느라 그렇게도 많은 중년만을 위한 서적코너(『그렇게 중년이 된다』, 『중년 예찬』, 『중년의 배신』, 『중년은 아프다』, 『중년 파산』 등등)가 특별히 마련되어 있었나보다. WHO와 UN이 아무리 18∼65세까지 청년이고 중년은 66세부터라고 연령 구분의 세부 지침을 새로 발표를 해도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지금 화창한 중년입니다』(사카이 준코, 2018년, 도서출판 살림)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 문을 열자 그곳에는 앞치마를 두른 수상한 미녀가 서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조금 전 여관 안주인이 ‘침술이나 마사지는 어떠세요?’라고 물어서 ‘하겠다!’고 답했었지. 행사 책자에도 ‘슈퍼침술사’가 참가했다고 쓰여 있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침술사라니… 슈퍼라기보다는 ‘절세미인 침술사!’ 곧바로 침술사에게 몸을 맡겼다. 평소 마사지를 받아본 적은 있지만 침술은 약간 무서워서 받아보지 않았다. 친절한 분위기에 몸을 맡기는 동안 어느새 몸 이곳저곳에 바늘이 꽂힌다. 그리고 인생 최초로 뜸에도 도전! 뜸이라고 하니 어렸을 때 할머니가 자주 했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할머니는 몹시 아픈 듯한 표정으로 뜨거움을 견뎠고, 불에 덴 흔적 같은 것이 할머니 몸에 남아 있어서 ‘뜸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지’하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절세미인 침술사는 ‘생강뜸’이라는 걸 준비해줬다. 얇게 썬 생강 위에 뜸을 올리고 불을 붙이기 때문에 그리 센 뜸은 아니다. 얼마나 뜨거울까 긴장했지만 견딜 수 없어지기 전에 뜸을 치워주셔서 전혀 아프지 않았다. 뜸도 발전한 것이다. 배 위에 올린 뜸에서는 연기가 폴폴 솟아오르고 머리에는 바늘이 꽂힌다. 목욕을 마치고 돌아온 지인은 ‘뭐, 뭐야!’하며 내 모습에 깜짝 놀라지만 정작 나는 아주 편안하다. 너도나도 해달라며 지인들이 침술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완전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침술사는 ‘미인침’이라는 기술도 갖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그 쪽에 도전해보기로… 지난 6월 12일, 방랑식객으로 불리우던 임지호 쉐프가 돌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버지가 한의사셨고 양어머니의 사랑으로 안락하게 성장하면서도 가슴 한 켠에는 늘 친모에 대한 궁금함과 그리움이 컸다고 한다. 그 허전함을 달랠 길 없어 어느날 집을 떠나 거리를 떠돌다 배고픔을 달랠 요량으로 전국 방방곡곡의 다양한 식당의 주방을 전전하며 자연스럽게 요리를 접하게 되었다는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은 영화 『밥정』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수많은 요리,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며 한약재인지 식재료인지 구별이 애매모호한 재료들을 즉석에서 버무려서 한 폭의 수묵화같은 자연밥상을 뚝딱뚝딱 만들어 내시는 모습에 감탄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을 것이다. 음식을 앞에 두고 하시는 임 선생님의 자연스러운 설명과 묘사가 좋았다. 그 대사들은 절대로 방송작가가 써줄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긴 시간, 많은 길을 걸으며 스스로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여러 번의 깊은 성찰을 거친 후에야 얻어질 수 있는 단단하지만 동글동글한 조약돌같은 말들이었다. 그의 요리를 접한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약이 따로 없네요”, “이게 보약이네요”, “보약이 필요 없네요”,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네요”를 외치며 그의 손맛과 미적 감각을 찬탄했다. 요리를 통한 치유의 힘을 믿는 그만의 독특한 철학은 그 스스로를 다른 그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완벽하게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한의학도 2030세대의 시각서 정책방향 고민해야 임 선생님도 이른바 ‘한식의 세계화’와 관련된 많은 국내외 행사에 초청되어 한국 대표로 많은 활동들을 하신 바 있다. 개별 쉐프들의 해외 진출보다 최근 발견할 수 있는 ‘한식의 세계화’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라면, 만두, 김치, 떡볶이와 전통 장류 이른바 K-푸드의 수출물량이 보여주고 있다. ‘한의학의 세계화’의 현주소는 어떨까? 별다른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고 봐야 한다. 몇 년에 한두번 다뤄지는 한의학 다큐들은 학부시절 보았던 것들과 수십년째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해외에서 한의원을 찾아보면 거의 모든 간판은 ‘Chinese Medicine’이며 치료과목에는 acupuncture, massage, herbs 세 단어가 3단 콤보로 기재되어 있을 것이다. 일본의 료칸이나 호텔에서는 룸 마사지 서비스에 침 치료가 포함되어 있는 곳들이 종종 있다고 들었다. 침구사가 의료인이 아니므로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도 『나는 지금 화창한 중년입니다』에서처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K-메디슨의 카테고리 안에서 한의학은 여전히 변방이고 부록이며 사이드메뉴이다. 한의사들 스스로가 바라보는 한의학, 환자들이 기대하는 한의학, 국내에서 평가되는 한의학, 국외에서 발견되는 한의학, 국회에서 다뤄지는 한의학이 각각 다른 그림일 수도 있겠다는 비판적인 생각도 들었다. 이 다양한 그림들 속에서나마 공통점을 찾아가고 가능성 있는 영역에는 영역표시도 해 가며 마지막까지 남겨야 할 의미를 붙들고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여태까지 해왔던 것과 전혀 다른 방식도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다면 2030세대들의 과감한 방식으로 일단 밀어붙여보는 거다. 화창할 것으로 기대했었던 6월은 30도에 육박하는 여름날씨와 짧은 장마의 지속적인 반복이었다. 2021년의 전반전이 끝나가고 있다. 어그러진 새해 결심은 되도록 빨리 잊어버리려고 한다. 그래야 후반전은 좀 가볍게 뛰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칙칙함은 가라!! 아직 중년이니까!! 아직 가능하니까!!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0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金基澤 先生(1909∼1976)은 醫家家門 出身의 한의사로서 韓醫學 古典을 중시한 韓醫學 敎育者이다. 平北 宣川 출신으로 할아버지 龜洛은 당대의 名醫로 손꼽혔고, 외숙 趙寬河도 名醫로 이름을 떨쳤다. 그의 부친도 한의사로 宣川에서 오랜 기간 한의원을 경영했다. 그는 경희대 한의대의 전신인 東洋醫大가 신설된 후에 1기생으로 졸업한 후 東洋醫大 朴鎬豊 학장의 권유로 대학의 교수로 근무하기도 했다. 1975년 8월 간행된 한의학 학술잡지 『한방 춘추』에는 김기택 교수의 「內科氣血論」이라는 제목의 두 쪽의 논문이 게재돼 있다. 이 논문에는 그 자신을 수세한의원 원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순 한문으로 적혀 있는 이 논문은 ①氣之始 ②天地之氣 ③氣候 ④人之氣 ⑤氣之作用 ⑥氣病 ⑦氣病例 ⑧調氣 ⑨攝養要訣의 순서로 구성돼 있다. ①氣之始부터 ⑥氣病까지의 내용은 氣에 대한 고전 의서에 나오는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⑦氣病例가 그의 학술 경험과 학술사상을 정리한 것으로 이 논문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 ‘氣病例’에서 그는 氣病을 中風實症, 中風虛症으로 나누고 있다. 그는 中風實症에 대해서 ‘高血壓性 腦充血’이라고 정의하고 氣가 上升한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진단상 脈이 弦長有力하고 血壓이 높고, 증상은 頭痛, 目痛, 眩暈, 項强肢麻, 便祕或不秘, 時時上熱 등이라고 보았으며, 이것은 “肝膽之火氣, 挾血而上衝腦部, 腦中血管因衝激而膨脹”이라고 설명했다. 치료법으로서 그는 標治法과 本治法의 두 가지를 제시했는데, 表治法은 1.取嚔法, 2.鍼刺十井穴, 3.開噤法, 4.薰鼻法, 5.吐痰法, 本治法은 鎭肝熄風湯을 꼽았다. 鎭肝熄風湯은 『衷中參西錄』의 처방으로서 牛膝 一兩, 生赫石 一兩, 龍骨 五錢, 生牡蠣, 生龜板, 生芍藥, 玄蔘 各五分, 天門冬 五錢, 川練子, 生麥芽, 陳皮 各二錢, 甘草 一錢五分으로 구성되어 있다. 中風虛症은 ‘低血壓性 腦貧血’이라고 정의하고 진단상 맥이 세무력, 저혈압, 두경, 이명, 목현, 위폐를 꼽았고, 처방은 加味補血湯을 소개했다. 加味補血湯은 『衷中參書錄』의 처방으로서 黃耆 一兩, 當歸 五錢, 龍眼肉 五錢, 眞鹿角 三錢, 丹蔘 三錢, 明乳香, 明沒藥 各三錢, 甘松 二錢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升氣治法, 降氣治法, 通經治法, 擧經治法, 開鬱正氣治法, 瘡口不合을 소개하고 있다. 升氣治法은 “胃中淸氣下陷則, 以補中益氣湯, 補中升氣”, 降氣治法은 “陰血虛而招寒邪, 其氣衝上爲奔豚, 桂枝加桂湯”, 通經治法은 “經水過期不至, 此因於血凝氣滯脹痛, 過期飮”, 擧經治法은 “氣虛不能攝血經水過分, 益胃升陽湯”, 開鬱正氣治法은 “開積聚痞塊痃癖皆起於氣, 必氣聚而後血凝, 久之成塊, 正氣與邪氣相撲, 壅結不散爲痞爲癖也, 開㭗正之散”, 瘡口不合은 “此氣血俱虛也, 人蔘養榮湯去川芎者, 避辛竄行血也, 有陳皮者, 以利氣之滯也”라고 하였다. ⑧調氣와 ⑨攝養要訣은 기를 다스리는 양생법을 적은 것으로 대체로 『東醫寶鑑』 內景篇, 身形門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 두 내용이 뒤에 들어간 것은 氣病의 치료에 있어서 병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평소의 양생을 통한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⑨攝養要訣에서 그가 소개하고 있는 다음과 같다. 太乙眞人七禁文, 黃庭經手練法, 養生士之八條, 嵇康之五難, 類纂之四養, 養性道之六莫久, 孫眞人之枕上記, 孫眞人之養生銘, 抱朴子之都契十二少, 抱朴子之都契十二分. -
한의학정신건강센터 & 정신건강 ⑤서효원 학술연구교수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환자들이 외래에서 흔히 하는 하소연은 바로 “마음을 다스리기 어려워요”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건강한의학은 마음 상태로 발현하는 모든 변증(辨證)을 포용해 치료하는 수많은 경험의 임상을 관찰하고 다루는 방법을 실증해 온 것이다. 마음-心, 정신-뇌 서의학에서 한의학의 ‘마음’과 대비되는 것은 mind, 즉 ‘정신’이다. 서의학에서는 정신기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뇌에 있다고 보는데, 몇 가지 의학적으로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되었다. 예컨대 철도 공사장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전두엽이 심하게 손상된 후 감정 기복이 심해져 자주 화를 내는 등 성격과 행동이 변하게 된 ‘피니어스 게이지’ 사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환자의 뇌조직 변화,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정신과약물의 개발 등으로 인간의 정신기능을 온전히 담당하는 기관은 뇌라는 인식이 굳어져 버렸다. 한의학에서는 『황제내경』에서 “심(心)은 군주지관(君主之官)이고 신명(神明)이 여기서 나온다.”라고 할 정도로 인체에서 심(心)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또한 『동의보감』에서 심(心)과 뇌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마음-심, 정신-뇌에 대해 이해하고자 한다. 心者 君主之官, 神明出焉 『동의보감』의 「신형문(身形門)」, 「신문(神門)」 神爲一身之主에서 “심(心)은 군주지관(君主之官)이고 신명(神明)이 여기서 나온다.”라고 하였다. 『동의보감』의 「신형문(身形門)」 保養精氣神에서 “夫神明者 生化之本, 精氣者萬物之體.”라고 하여 “神明이란 生化의 근본이며 精氣는 만물의 본체이다.”라고 하였다. 「신문(神門)」 心藏神에서 “心者 神明之舍, 中虛不過徑寸 而神明居焉. 心은 神明이 머무르고 있는 곳이다. 속은 비어있고 직경은 한 치에 불과하나 여기에 神明이 들어있다. 신명은 일을 원활히 처리하여 복잡한 것을 정리하고 놀랍고 어려운 일을 잘 헤쳐 나가게 하며 두려워하고 슬퍼하기도 하며 혹 징계도 하고 혹 기뻐하거나 성내기도 하며 깊이 생각하고 염려하는 것들이 하루 사이나 한두 시간 동안에 직경 몇 치 되는 곳에서 불타오르는 것 같다.”라고 하였다. 또한 “그러므로 마음이 안정되면 神明이 통해서 일이 닥쳐오기 전에 미리 안다. 그래서 문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세상일을 알고, 창문으로 내다보지 않고도 天道를 본다. 대개 물이 흔들리지 않고 오래 있으면 맑아져서 밑바닥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은데 이것을 영명(靈明)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즉, 神明은 영명(靈明)으로 세계보건기구가 건강의 정의에 1998년부터 포함한 ‘영감(spiritual well-being)’으로 정신적·사회적 영감을 포괄한다. 심(心)은 ‘정신 양생’의 대상 『동의보감』에서 神明이 心과 함께 표현되었는데, 도(道) 역시 心과 관련이 깊다. ‘이도료병(以道療病)’에서 옛날의 신성한 의사들은 사람의 마음(心)을 다스렸다고 하였고, ‘허심합도(虚心合道)’로 이치를 깨우치려면 마음을 비우는 것(無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사람 마음은 천기와 부합한다(人心合天機)’를 말하며 "道는 마음으로써 닦는다. 마음을 닦을 줄 아는 사람은 道로써 마음을 본다. 마음이 곧 道이다. 마음으로써 道를 통하게 되므로 도가 곧 마음이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하늘의 마음이다.”라고 말하며 마음을 수양하는 것이 이치에 닿는 방법임을 강조하였다. 마음(心)이 과도한 욕구와 七情으로 상하면 병이 되므로 ‘마음(心)을 다스린다.’로 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정신양생’을 중요시하였다. 뇌(腦)는 정기(精氣)를 저장하고 두부(頭部) 증상과 관련 있는 기관 『동의보감』 외형편 「두문(頭門)」 頭有九宮에서 “머리에는 9개의 궁이 있고 뇌에는 9개의 부문이 있다. 9개의 궁에서 가운데 것을 이환궁(泥丸宮)이라고 하는데 9개의 궁이 나열되어 7규(七竅)와 통해 있고, 이환궁은 혼백이 나드는 구멍이다.”라고 하여 이환궁을 혼백이 나드는 구멍으로 말하였다. ○ 『동의보감』 외형편 「두문(頭門)」 腦爲髓海에서 “뇌는 골수의 바다이다. 골수가 충실하면 몸이 가볍고 튼튼하며 힘이 세고, 골수가 부족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정강이가 시큰거리고 정신이 아찔하면서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뇌는 골수의 바다이므로 모든 골수는 다 뇌에 속한다. 뇌에서부터 꽁무니뼈에 이르기까지는 모든 정수(精髄)가 오르내리는 길이다.” ○ 『동의보감』 외형편 「배문(背門)」 背有三關에서 "몸의 뒷부분에는 3관이 있는데 뒤통수를 옥침관(玉枕関)이라 하고 등골뼈의 양쪽 옆을 녹로관(轆轤関)이라 하며 수화(水火)가 교류되는 곳을 미려관(尾閭関)이라고 한다. 이것들은 다 정기(精氣)가 오르내리는 길이다.” ○ 『동의보감』 「신형문(身形門)」 丹田有三에서 "뇌는 수해(髄海)이고 상단전(上丹田)이라 하며 심은 강궁(絳宮)이고 중단전(中丹田)이라 하며 배꼽 아래의 3치 되는 곳을 하단전(下丹田)이라고 한다. 하단전은 정(精)을 저장하는 곳이며 중단전은 신(神)을 저장하는 곳이고 상단전은 기(氣)를 저장하는 곳이다." ○ 한의학에서 심은 군주지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뇌는 수해(髄海)로서 기를 저장하는 기관으로 머리 부위의 증상, 즉 두통이나 안이비(眼耳鼻) 증상의 원인이 된다고 이해하였다. ‘심과 뇌’를 상호보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결국, 뇌는 형신(形神)이라는 심신일여(心身一如)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최근 한의학 신의료요법으로 등재된 ‘감정자유기법(EFT)’도 이런 관점에서 풀이할 수 있다. 즉, 가볍게 경혈을 자극하여 기에너지로 불안을 해소하는 새로운 차원의 임상한의정신요법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를 활용하여 맺힌 감정을 푸는 ‘이정변기’, 대화로 공감하며 치료하는 ‘지언고론’, 긴장에 익숙해지게 하는 ‘경자평지’, 감정변화를 상생상극으로 조절하는 ‘오지상승위’, 호흡에 마음을 집중하고 기공으로 치료하는 ‘한의기공명상’, 발병 전에 예방하는 ‘이도’, 마음을 수양하는 ‘허심합도’ 기법도 우수한 한의정신요법이다. 이외에도 ‘염담허무’, ‘자율훈련법’, ‘수용인지행동치료’, ‘MBSR’, ‘MBCT’, ‘사상의학을 활용한 상담’ 등 수 많은 치료요법들도 한의학적 ‘전일관(全一觀)’에서 출발했다. “心은 君主의 官이자 神의 變”으로써 ‘심과 뇌’ 역시 전일(全一)로써 발현하는 전체적 현상에 두고 상호보완적 작용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
12주간의 녹차 섭취가 장내 미생물 조성에 미치는 영향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김호준 동국대일산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KMCRIC 제목 12주간의 녹차 섭취가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 조성 및 체성분에 미치는 영향 ◇서지사항 Janssens PL, Penders J, Hursel R, Budding AE, Savelkoul PH, Westerterp-Plantenga MS. Long-Term Green Tea Supplementation Does Not Change the Human Gut Microbiota. PLoS One. 2016;11(4):e0153134. doi: 10.1371/journal.pone.0153134. ◇연구설계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design ◇연구목적 건강한 남녀에게 12주간 녹차 추출물 캡슐을 복용시키고 장내 미생물 조성 및 체성분에 변화가 있는지 관찰함. ◇질환 및 연구대상 정상인 남녀 58명(시험군 30명, 대조군 28명) ◇시험군중재 캡슐당 0.06g 이상의 Epigallocatechin-3-gallate(EGCG)와 0.03에서 0.05g 사이의 caffeine 함량을 가진 일본산 녹차 추출물 캡슐을 하루 9캡슐씩 12주간 복용함. ◇대조군중재 똑같은 성상의 캡슐에 담긴 microcrystalline cellulose, colloidal silicon dioxide를 플라시보로 사용하여 같은 용량을 복용시킴. ◇평가지표 · 체성분을 나타내는 BMI, % body fat, FMI · Waist and hip circumferences · phylum(문) level의 group인 Firmicutes, Actinobacteria, Fusobacteria and Verrucomicrobia(FAFV), Bacteroidetes or Proteobacteria ◇주요결과 12주간의 녹차 추출물 투여는 정상인에게서 장내 미생물 균총의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고 체성분에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저자결론 12주간의 녹차 추출물 투여는 정상인에게 그룹 간 혹은 투여 전후 비교에서 장내 미생물의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고 체성분에도 변화가 없었다. 다만 비만인군에서 정상인군에 비해 미생물의 다양성이 떨어진 부수적인 발견이 있었다. ◇KMCRIC 비평 장내 미생물은 숙주의 에너지 대사, 면역 기능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최근 천연물을 이용하여 장내 미생물을 조성함으로써 다양한 대사 및 면역 질환을 치료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비만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녹차를 이용하여 장내 미생물 및 체성분 조성 효과를 12주간 관찰하였는데 저자의 가설과는 달리 유의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미생물 분석은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파이로시퀀싱(Pyrosequencing)등의 염기서열 분석법이 아닌 16S–23S rDNA intergenic spacer라는 방법을 사용했다. 본 연구의 장점으로는 엄격하게 짜여진 임상연구 방법론을 적용한 천연물 임상연구라는 점을 들 수가 있으나, 미생물을 변화시키기에는 약성이 너무 무난한 녹차를 선택하였고 미생물 분석을 phylum level에서만 진행하여 보다 구체적인 장내 미생물 균총의 변화를 관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체성분의 변화와 미생물 마커들의 상관성을 분석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으나 처음부터 정상 체중과 비만인이 섞여 있는 상태라 비만 관련 지표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유사한 연구를 하는 연구자 입장에서 볼 때 소화 기능에 더욱 중요한 영향을 줄 만한 약재를 선택한다면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연구에 더 유리하였을 것이고 비만인 혹은 타대사질환자로 대상을 한정하였으면 더 좋은 연구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생물 분석도 정성적인 분석 외에 PCR이나 pyrosequencing 등의 기법을 이용하여 genus(속) level까지 분석하였다면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ER&access=E201604005 -
고전에서 느껴보는 醫藥文化 - 34안상우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예방백신 접종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기나긴 코로나 감염병과의 동거도 이제 머지않아 끝자락이 보일듯하다. 질병관리청에서 70~8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먼저 접종케 하도록 우선순위를 정해 나이가 많을수록 접종비율이 높은데, 오랫동안 장유(長幼)를 따지는 유교 전통의 예법에 익숙해서인지 그 어느 누구도 이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서구사회나 문화가 이질적인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똑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지는 알지 못하나 날마다 감염에 대한 우려와 공포심을 이겨내야 하는 처지에서 연장자를 우대하는 미풍양속을 지킨다는 점에 은근히 자긍심마저 느끼게 된다. 매천 황현, 56세에 자결하며 絶命詩 남겨 세계적인 대유행을 맞아 부랴부랴 개발된 백신들을 긴급사용 허가된 터인지라 위험을 무릎 쓰고 주사를 맞기에 주저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초·중교 이후로 몇 십 년 동안 예방접종을 받아본 지도 까마득한데, 어느덧 해당자가 되었다는 통지를 받았다. 걱정스런 마음을 달래주려는 지인들이, 접종 후 사망사례가 늘고 있다며, 유서를 써 놓았냐며 농담을 건넨다. 백세시대라 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인생사요, 환갑을 넘긴 뒤로는 여생(餘生)이라 불렀던 것을 상기하면 그럴 만도 하다 싶다. 딱히 무엇을 남겨야 할지도 막연하지만, 정신없이 살다가 어이없이 생을 마감하는 것을 원하진 않을 것이다. 해서 옛적 선인 가운데 죽음을 미리 직시한 분들은 어떤 말을 남겼나 궁금해 졌다. 대한제국기 우국지사이자 문장가였던 매천(梅泉) 황현(黃玹, 1845~1910)은 1910년 7월 한일합병 소식을 전해 듣고서 망해가는 나라에서 글 배운 지식인으로서 자괴감을 달랠 길 없어 56세의 나이로 자결을 결행하였다. 그는 목숨을 끊기에 앞서 4편의 절절한 유작시를 절명시(絶命詩)란 제목으로 남겼다. 망해가는 고국을 바라보면서, 조선의 선비로서 비루하게만 느껴지는 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려 무진 애썼던 듯하다. “난리 통에 휩쓸려 다니며 백발이 다 되도록, 목숨을 버리려다 멈춘 적 그 몇 번이던가(亂離滾到白頭年, 幾合捐生却未然)”, 그 가운데 한귀는 하도 절창이라 지금도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고 있다. “가을밤 등불 아래 책을 덮고서 천고의 옛일을 마음속에 새겨보니, 인간으로 태어나 배운 사람 노릇하기 어렵기만 하도다(秋燈掩卷懷千古, 難作人間識字人).” 다산 정약용, 회갑 즈음에 自撰墓誌銘 남겨 몇 해 전 남도답사 길에 우연히 마주친 『매천시집』은 서울이나 대도시가 아닌 전남고흥 사는 박형득이 펴낸 책인데, 보성벌교의 박수용상점에서 1933년에 발행한 지방판이다. 편집자는 발문에서 “간절하게 선생의 풍모를 사모한 나머지 금품을 모아(연금·捐金) 전에 간행한 판본에 시 수십 편을 덧붙여 널리 펴내서 사해동지(四海同志)들과 더불어 나누어 보고 다시 선생의 시문을 염송하고자….”라고 발행취지를 밝혔다. 또한 같은 글에서 불후의 명작에 배인 선생의 재주를 옮겨 전할 뿐만 아니라 천년에 드리울 절의를 지켜 사표(師表)가 되신 선생을 우러르고자 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 후기 대학자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 1836)은 유배에서 풀려나 고향집으로 돌아온 다음, 회갑을 맞이하던 때를 즈음해서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을 써서 남겼다. 아마도 살아서 생전에 파란만장했던 일평생을 자신의 손으로 오롯이 정리하고 싶으셨나 보다. 묘지명이란 죽은 사람의 인품과 공로를 글로 새기어 후세에 영원히 전한다는 뜻에서 짓는 글이다. 보통 정방형의 돌 한편에 성씨와 고향, 관력(官歷) 등을 기록하고 다른 한편에는 망자를 칭송하는 시문을 새겨 무덤 속에 넣어준다. 다산이 직접 지은 자신의 묘지명, 그 시작은 다음과 같다. “열수(洌水) 정용(丁鏞)의 묘이다. 본 이름은 약용(若鏞), 자는 미용(美庸), 또 다른 자는 송보(頌甫), 호는 사암(俟菴), 당호는 여유당(與猶堂)인데 ‘겨울 내를 건너듯, 이웃을 두려워하듯’이란 뜻에서 지었다. 어려서 영특해 문자를 알았고, 10세 때부터 과예(科藝)를 공부하기 시작했으며, 집에 계신 아버지로부터 경사(經史)와 고문(古文)을 배우고 시율(詩律)을 잘 지었다. … (중략) ….” 젊은 선비 다산을 총애했던 정조의 급서(急逝)로 정세가 급변하자, 1801년 서학을 숭상했다는 빌미로 맏형인 정약종은 사사(賜死)되고, 중형인 정약전은 신지도로, 다산은 경상도 장기 땅으로 유배되었다. 다산은 장향(瘴鄕)으로 알려졌던 그곳에서 몇 달을 지내면서 『기해방례변(己亥邦禮辨)』을 저술했고 떠나오기 직전, 평소 뒷일을 돌봐주던 아전을 위해 『촌병혹치(村病或治)』란 간략한 구급방서를 적어 주기도 했다. 뒤이어 황사영 백서 사건으로 취조를 받고, 혐의가 없음이 밝혀졌으나 다시 강진으로 유배되었다. 강진 읍내 주막집 방 한 칸을 빌려 지내다가 1808년 다산초당을 짓고 이거한 뒤에야 비로소 저술에 몰두할 수 있었으며, 그의 대표 저작들은 거의 이 시기의 산물이라 전한다. 그는 또한 오늘날 전염병백신의 원조격인 종두법에 대해 자세히 연구한 의학자로 종두전문서 『종두요지(種痘要旨)』를 저술하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학문적 성취가 당대에 인정받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알아주는 이는 적고, 꾸짖는 자는 많으니, 천명이 허락해 주지 않는다면 불에 태워버려도 괜찮다”고 하였으며, “백세(百世) 후를 기다리겠다”며 후일을 기약했다. 그의 아호 가운데 하나인 사암(俟菴)에는 당대 인식에 대한 비관과 후세에 대한 절절한 기대가 내포되어 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죽기 직전까지 『동의수세보원』의 원고를 쉼 없이 수정하고 있던 동무 이제마의 치열한 삶의 자세를 돌이켜보게 되며, 그 역시 자신이 이룩한 사상의학이 백년 뒤에나 빛을 보게 되리라고 예측하였다. 죽음이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라면? 70~8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 최인호는 암으로 투병하면서, 책상머리에 염분이 엉길 정도로 하염없는 눈물을 쏟아내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신이 주신 재주를 발휘하여 글쓰기를 지속하였다. 시인 이상은 폐결핵으로 선혈을 토하면서도 자신의 내면을 냉정하고 명징하게 바라보려 애썼으며, 천상병은 죽음을 앞에 두고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이라며, 동심처럼 해맑은 마음으로 이 풍진 세상을 바라보았다. 걸레스님 중광은 한바탕 잘 놀다간다며 허허허 큰소리로 웃음을 주고 떠나갔다. 죽음이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라면, 아니 마치고 싶지 않다면, 다음 생이 아니라 죽음 다음의 일을 대비하는 것이 또 다른 삶의 연장이지 아닐까 싶다. 자신만은 영원히 살 것처럼 동분서주하며 지내다가 예기치 않은 사고나 질병으로 삶이 좌절되거나 죽음과 맞닥트려야 한다면 이 또한 바라는 바는 아닐 것이다. 호국의 달 6월, 지루하게 이어지는 방역 상황 덕분에 진정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 허락된다면 망외의 보람을 거둘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16#편저자 주 :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여기에 해당되는 처방 및 Ext제제등에 대하여 본초학적 입장에서 객관적인 분석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기획됐다. 아울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코자 한다. 주영승 교수(우석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補陽還五湯의 처방 의미]: 중국한의학에서 淸나라의 대표적인 생리학자인 王淸任이 醫林改錯에서 제시한 처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기준처방’에서도 인용하고 있는데, 뇌혈관질환 후유증은 물론이고 안면신경마비와 월경통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補陽還五湯 이름은 ‘補陽을 시킴으로써 中央土의 숫자인 五(5)를 인용하여 半身不遂된 몸을 정상(中央)으로 만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처방이다 [補陽還五湯의 구성] 1)뇌혈관질환 후유증에서, 氣虛를 주요 원인으로 하는 후유증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처방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주요 원인인 氣虛에서 비롯된 血滯 및 남아있는 瘀血에 대한 처리를 위해서 活血祛瘀약물 등을 배합하였는데, 이때 적용된 처방은 東醫寶鑑 積聚조항에서 血鬱을 다스리는 처방으로 소개된 當歸活血湯(當歸 赤芍藥 川芎 桃仁 牧丹皮 香附子 烏藥 枳殼 靑皮 紅花 桂皮 乾薑炮 甘草 生薑3片)에서 인용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일부 책자에서 補陽還五湯을 當歸活血湯의 變方으로 소개하는 것도 여기에 연유한 것이다. 2)일반적인 처방의 구성약물용량 방식과 달리, 氣虛의 적용약물인 黃芪를 기타 活血祛瘀약물 전체 용량 합계의 5배를 사용한 대표적인 奇方처방이다. 아울러 후유증에 추가한 약물의 선택(人蔘∼遠志)은 기본적으로 본초학적 효능에 일치하는 합리적인 선택임을 알 수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 7종에 대하여, 黃芪가 주된 약물로서 대량이 사용된 점을 감안하여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4 寒性1(微寒1) 平性1인데, 君藥으로서의 黃芪를 감안하면 溫性처방으로 정리된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3 辛味3 苦味2 鹹味1인데, 君藥으로서의 黃芪를 감안하면 甘味처방으로서 辛苦味가 보조를 이루고 있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肝6(膽1) 心3(心包1) 脾3 肺2(大腸1)인데, 君藥으로서의 黃芪를 감안하면 肺脾肝心經으로 정리된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益藥2(補氣藥1,補血藥1) 活血祛瘀藥3 淸熱凉血藥1 平肝熄風藥1인데, 君藥으로서의 黃芪를 감안하면 補益藥 중 補氣처방으로서 여기에 活血祛瘀藥 등이 보조를 이루고 있다. 2.처방 내용 분석 및 정리 1)溫性처방으로 정리되는 점: 본 처방은 氣虛가 주요 원인인 뇌혈관질환 후유증의 적용방이라는 점에서 철저하게 溫性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2종의 寒性약물은 溫性에 대한 反佐의 역할로서 충분히 인지되는 내용이다. 2)甘味처방으로서 辛苦味가 보조를 이루고 있는 점: 滋補和中緩急의 효능인 甘味가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行氣滋養의 辛味와 淸熱降火의 苦味가 보조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이는 본 처방이 虛性에 적용됨을 의미하고 있다. 3)歸經에서 肺脾肝心經으로 정리되는 점: 본 처방의 주된 목표점이 氣虛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이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肺氣虛: 肺는 一身之氣를 主하며, 허약하면 短氣 少氣 喘乏 聲音低微 面色淡白 易出虛汗 등이 나타난다. 주증상은 호흡이 짧아지는 短氣와 自汗 등이 있다. ②脾氣虛: 脾는 後天之本이고 生化之源으로서, 허약하면 食慾不振 四肢無力 全身倦怠感 胸腹脹滿 腹鳴腹瀉 泥狀便 泄瀉 肌肉消瘦 脫肛脫陰 臟器下垂 등이 나타난다. 많은 증상 중 飮食無味와 泄瀉 등이 주증상이 된다. ③心氣虛: 心은 君主之官으로서, 허약하면 心悸 脈微 虛弱無力 등이 나타난다. 아울러 肝經에 歸經함은, 보조약물 대부분이 血鬱에 적용되는 活血祛瘀약물이라는 점에서 肝氣鬱結로 인한 瘀血痛을 다스리는 것으로 설명되며, ‘寒凝血瘀 瘀滯卽痛’의 기전에 맞추어 平肝熄風(肝主風)의 약물인 地龍이 활용되었다고 설명된다. 4)효능에서 補益藥중 補氣처방으로서 여기에 活血祛瘀藥이 보조를 이루고 있는 점: 본 처방이 뇌혈관질환 후유증의 氣虛 및 이로 인한 血滯증상에 적용되는 처방이라는 점에서 매우 타당한 구성이다. 3.구성약물 분석 및 정리 뇌혈관질환 후유증에 응용되는 補陽還五湯의 구성약물을 처방의 구성의도인 氣虛와 血滯기준으로 재정리하면, 1)黃芪 ①대용량이 사용된 점: 黃芪약성가의 ‘虛莫少(虛한 경우에는 소량사용하지 말라)’의 문구에 부합된다. ②益氣補虛 장점 활용: 補陽還五湯의 추가배합에 대한 근거에 해당되는 내용으로서, 人蔘과 배합되면 補氣 작용이 증강되고, 附子와 배합되면 溫中助陽하며, 白朮과 배합되면 補氣健脾하고, 當歸와 배합되면 益氣生血한다는 점 등이다. ③다만 혈압강하 및 강심작용을 나타낸다는 동물약리실험 보고와 달리, 인체의 경우 黃芪의 강한 升陽작용으로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므로 고혈압과 面赤 舌紅 등 및 心不全에는 禁忌해야 한다. 2)當歸尾사용에 대하여: 當歸의 경우 ‘歸尾破血’원칙에 따라 血瘀응용시에 사용된 관례(예:當歸鬚散)라는 점에서, 血滯에 사용된 보조약물로서의 수준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대적인 개념에서는 當歸의 부위별 효능 차이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當歸尾 사용은 커다란 의미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當歸종류 중 活血祛瘀의 효능을 가진 토당귀 Angelica gigas의 활용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3)淸熱凉血藥으로서의 赤芍藥: 赤芍藥은 瘀血停滯가 熱性을 나타내는 경우에 散瘀止痛시키는 효능으로, 産後의 留血不消로 인한 積聚成塊 急切疼痛(예:四神散) 및 跌打損傷이나 胸腹瘀痛등(예:膈下逐瘀湯)에 응용되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熱性瘀血에 응용되었다는 점에서, 뇌혈관질환 말기의 虛寒性증후에 사용되는 본 처방의 溫性活血祛瘀藥에 대한 反佐약물로서 충분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4)活血祛瘀藥으로서의 川芎 桃仁 紅花: 처방의 주목적이 祛瘀에 있지 않고 補氣通絡에 있으므로 生黃芪를 대량 사용하여 氣旺血行시킴으로써 祛瘀通絡의 목표달성을 위한 것으로서, 전체적으로는(當歸尾 赤芍藥 포함) 臣藥에 해당된다. 5)平肝熄風藥으로서의 地龍: 慢性氣虛血滯로 인한 半身不遂 中風麻痺의 경우, 補氣 活血祛瘀의 직접적인 원인접근과 鎭痛(鎭肝息風)의 추가접근에서 후자에 해당되는 배합이다. 전체적으로는 ‘寒凝血瘀 瘀滯卽痛’의 원리에 따라 通經活絡破瘀목적의 活血祛瘀藥에 대한 佐藥에 해당된다. 4.補陽還五湯의 실체 이상 최종적으로 뇌혈관질환 후유증에 응용되는 補陽還五湯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재정리하면, 1)중풍후유증인 半身不遂가 기간이 경과하여 氣虛의 모습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補氣에 집중된 처방으로 부수적으로 나타나는 氣虛로 인한 血瘀에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대량의 補氣藥에 배합된 소량의 活血祛瘀藥은 逐瘀가 아니고 活血하여 通絡시키는 목적이라는 점에서, 補氣活血通絡(益氣活血)처방으로 정리된다. 2)본 처방 적응증상에 대한 한의학적 설명은, ‘正氣가 허약하면 筋脈과 肌肉을 營養할 수 없으므로 半身不遂 口眼喎斜, 氣虛로 血滯하면 舌本이 失養하여 言語蹇澁하고 口角流涎, 氣虛하여 능히 固攝하지 못하므로 小便頻數 遺尿不禁, 苔白 脈緩의 氣虛증상 발현’으로 정리된다. -
민관 협업의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 추진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 2021년도 시행계획이 수립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한의약육성법’ 제7조 및 동법 시행령 제4조 제2호에 따라 실시된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제4차 한의약육성종합발전계획’이 수립됐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금년에는 △한의약 중심 지역 건강 복지 증진 △한의약 이용체계 개선 △한의약 산업 혁신 성장 △한의약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4대 분야에 대한 종합계획을 실천, 한의약을 통한 건강과 복지 증진 및 산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한의약 중심 지역 건강복지 증진을 위해서는 통합 돌봄사업과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간 연계 강화를 위한 사업지원단 구성, 한의약 건강돌봄 지역별 실무협의체 운영 가이드 개발, 한의약 방문진료 가이드라인 및 서비스 제공 모형 개발, 국공립병원 한의약 인프라 확대를 통한 공공의료 기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한의약 이용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한약 건강보험 급여 확대, 한약사용 모니터링 및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비롯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을 통한 신뢰성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한의약 산업 혁신 성장을 위해서는 한의약 임상연구부터 산업화까지 전주기에 걸친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중심의 한의약 용어 표준화, 한의약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활용 체계 마련을 위한 사업단 구성에 나선다. 또 우수한약 육성 시범사업 추진 등 한약재 품질 향상 및 공급체계 개선과 한의약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한의약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ISO/TC 249 등 전통의학 국제표준 제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비롯 WHO와의 한의약 분야 협력 강화, 한의약 세계화 추진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 한방의료기관 외국인 환자 유치 역량 강화와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 환경 조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은 지난 2006년 제1차 사업이 시작된 이래 매 5년마다 새로운 계획을 수립해 현재 제4차 계획을 이행 중이며, 오는 2025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물론 2026년부터는 제5차 계획이 수립돼 5년간 각종 한의약 육성 사업이 계속 이어진다. 정부가 한의약 육성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으로 인해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제정된 것을 비롯 한의의료의 보험급여가 확대되는 등 한의약 발전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돼 오고 있다. 사업 추진의 성공적 관건은 민관의 효율적 협업에 달렸다. 따라서 정부가 마련한 중장기 육성발전 계획안이 한의약 발전과 국민의 건강증진이라는 원래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세부 사업마다 한의사협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
“국민들에게 한의학의 이로움 널리 알릴게요!”(사)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단장 이승언, 이하 KOMSTA)이 한의과대학 학생단원들을 대상으로 한의약 중심의 의료구제 사업 등 한의학 홍보활동을 위한 ‘블로그기자단’을 선발했다. 이번에 선발된 블로그기자단은 총 7명으로 6개월 간 △코로나 전·후의 대학교생활 영상(UCC) 및 수기문 △웹툰 제작 △KOMSTA 임원·학과 교수·선배한의사 취재 △국내 및 해외 의료봉사활동 체험 △한의약 관련 문화유산·박물관·기념관·주요기관 탐방 등을 주제로 기사를 작성할 예정이다. 블로그기자단에 선발된 김나영(대구한의대 본과1학년) 단원은 “블로그기자단 활동을 통해 한의학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또한 국민들에게 한의학의 이로움을 널리 알려 한의학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깨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나영 단원으로부터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블로그기자단 지원 동기는? 올해 블로그를 시작했고, 한의대를 다니면서 경험하고 있는 일상을 포스팅했다. 블로그를 꾸미던 중 KOMSTA 카테고리도 만들었는데 마침 블로그기자단 모집 공고가 떠 속으로 ‘드디어 이 카테고리를 풍요롭게 채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서 지원을 하게 됐다. Q. 어떤 내용으로 포스팅을 하는가? 한의대에 입학을 했는데 정작 나는 한의학이란 어떤 의학이고, 한의대에서는 어떤 교육을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해 방황했던 기억이 있다. 한의학을 공부하는 일에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저 코앞에 들이닥치는 시험을 쳐내기 급급했던 것이다. 이런 시간들을 겪다보니 한의대 생활에 회의감이 들었던 적도 있다. 그 시간이 무려 1년에서 2년이 되는 것 같다. 문득 나처럼 방황하는 동료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다. 컨텐츠는 주로 한의학과 관련된 것으로, 한의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과목들을 요약하고 정리해 설명하는 글이다. 이와 함께 △봉사활동 △KOMSTA 활동 △맛집 탐방 등의 컨텐츠도 있다. 후배들이 가끔 내 블로그를 보고 해부학을 예습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정말 뿌듯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가 생긴다. 비록 지금은 대부분의 글이 학업과 관련된 공부 포스팅이지만, 이름이 ‘옹이의 한의대 생활’인 만큼 한의대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Q. 블로그명이 ‘옹이의 한의대 생활’인 이유는? 옹이는 어렸을 때부터 불려온 나의 별명이고, 일반 사람들이 잘 모르는 한의대 생활에 대해 다양한 정보와 즐거운 한의대 생활을 널리 알리고자 ‘옹이의 한의대 생활’로 지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과 시험기간에 밤샘 공부를 했을 때가 많이 생각난다. 고되고 힘들지만 공부를 하다가 중간에 먹는 라면과 커피의 맛은 잊혀지지 않는다. 시험이 끝나고 종강 후에 친구들과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시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등 지나고 보니 모두 행복했던 기억들뿐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도 함께 ‘옹이의 한의대 생활’에 녹여보고자 한다. Q. 글쓰기에 있어 본인의 장점은? 글을 잘 쓰는 편은 아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결하고 가독성 있게 적어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블로그기자단의 활동 목적은? 앞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블로그를 통해 예비 한의대생, 한의대생 그리고 한의사들에게 희망을 주고 도움이 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파워블로거가 돼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면 나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 믿는다. Q.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웹툰 제작과 국내 및 해외 의료봉사활동 체험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싶다. 평소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를 즐겨하고, 한의학을 웹툰으로 재밌게 풀어내 사람들이 한의학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또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길 좋아하는 내게 국내 및 해외 의료봉사활동은 안성맞춤이다. KOMSTA에서 시작하게 될 이 경험을 더욱 실감나게 글로 풀어내고 싶다. Q. 이루고 싶은 목표는? 예과 1학년 2학기 때 ‘국제개발협력’이라는 과목을 수강했다. 그 때 운이 좋게 미얀마 탐방의 기회를 얻게 돼 다양한 봉사기관들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의료인들을 보며, 나 역시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 미얀마에서 교수님과 상담을 했고, KOMSTA라는 해외봉사단체를 접해 한국에 오자마자 단원으로 가입했다. 이루고 싶은 목표는 KOMSTA 블로그기자단으로서 한의학을 널리 이롭게 알리는 것이고, 올해 KOMSTA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강연이나 봉사활동이 있으면 모두 참여하고자 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한의학은 정말 어려운 학문이다. 만약 공부가 힘들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교수님뿐만 아니라 선배 한의사 분들께 도움을 얻었으면 한다. 이를 이을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 전국에 있는 모든 한의대생들이 지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서 멋진 한의사가 되길 바란다. -
환자들의 진료과 선택 혼란, 의료용 ‘챗봇’으로 해결![편집자주] 일산에 위치한 육군 9사단에서 근무 중인 한의군의관 이현훈 대위가 환자들의 증상에 적절한 진료과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의료용 챗봇을 개발해 화제다.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해 경희대한방병원 인턴/레지던트를 수료한 침구과 전문의인 그는 “이번 챗봇 개발을 통해 한의사로서 일차진료의 역할에 대해 조금 더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며 “사단 의무대 군의관으로서 일차진료의의 역할을 2년간 수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챗봇 개발의 전반적인 과정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Q. 국군 장병들의 의료환경 개선에 관심이 많다. 사단 의무대 군의관으로서 지난 2년간 이등병 및 상등병 건강 검진을 도맡아 하며, 병사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전문 진료과를 찾아가도록 안내하거나 상급병원에 해당하는 군병원 진료를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문진이 가능한 인원 수 제한 및 문진 일정 지연 등으로 병사들이 적절한 시기에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생각해냈다. Q.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챗봇을 개발했다. 보통 큰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서는 환자의 상태, 중증도 등에 따라 치료 우선순위를 결정해주는 Triage의 역할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 분류는 비단 응급 상황뿐만 아니라 일반 환자들에게도 필요하다. 특히 대학병원에는 수많은 진료과들이 있어 환자들이 처음 내원했을 때, 어떤 진료과로 가야할지 혼란을 겪는 경우가 다반수다. 실제 전공의 시절, 응급실 앞이나 병동을 지나다니다 나를 붙잡고 증상을 호소하며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어보시는 환자 혹은 보호자분들도 있었다. 환자들이 빠른 시간 안에 본인에게 필요한 진료과를 선택할 수 있는 챗봇을 이용하면 이러한 혼란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개발에 뛰어들었다. Q. 챗봇 개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1차 목표는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에 적합한 진료과를 추천 받아 적절한 타이밍에 최적화된 진료를 받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 의사와 환자 간 불필요한 대면을 최소화 할 수 있고, 또한 환자가 전문의를 잘못 찾아가는 문제가 줄어들게 되면 의료기관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환자들의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의료서비스는 결국 환자의 증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챗봇은 진료과 추천 기능을 시작으로 진료 시간 안내, 진료 예약, 병원 안내 등으로 연결된다. 전반적인 사회 영역에서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는 것처럼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챗봇을 개발하고자 한다. Q. 컴퓨터 언어를 공부한 적이 있는가? 작년 5월경부터 온라인 강의와 책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과 딥러닝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작년 하반기부터는 의료인공지능 관련 여러 해커톤 대회에도 나가 수상도 했다. 이와 관련된 경험을 쌓으며 자연스럽게 의료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작년 가을에는 딥러닝을 이용한 자연어 처리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관련 공부를 했다. 이러한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챗봇이다. 챗봇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기술을 잘 활용하면 환자들이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받을 수 있고, 병원에서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Q. 챗봇 개발에 어려웠던 점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발팀과의 원활한 소통이 어려웠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소속 부대가 다른 병사들과 함께 팀을 꾸렸다. 군부대 특성상 컴퓨터나 휴대전화 사용이 자유롭지 못했고, 심지어 화상회의도 불가능했기에 오로지 협업용 메신저인 Slack이나 Github과 같은 협업 툴로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했다. 또한, 이 챗봇 개발에 필요한 GPU 서버 사용료나 논문 투고 및 특허등록 등에 필요한 지원이 없어 전부 개인사비로 충당했다. 향후 이 챗봇을 고도화하고 상용화를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기에 대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Q. AI 발전과 관련해 한의계가 주목할 점은? 의료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2가지는 데이터와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예전에는 인공지능 연구라 하면 모델 개발(Model-centric AI)에 초점을 뒀지만, 최근에는 데이터 중심(Data-centric AI)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한의계가 의료인공지능의 물결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질의 빅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관리할 사람(Data Engineer)과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 연구할 사람(Data Scientist)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의의료기관 및 연구기관에서도 인공지능이나 데이터관련 전공의 인력을 채용하고, 한의사 과학자를 양성하는데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작년부터 정부에서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한의계도 단계를 밟아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챗봇을 개발하느라 대부분의 작년 휴가를 사용하고 하루종일 검은 화면의 모니터 앞에 앉아 코딩을 하던 제게 하루 세끼를 다 챙겨주시며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던 부모님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 챗봇 개발 과정에 있어서 좋은 팀원을 만나 성장할 수 있었고, 정성 가득한 조언을 해주신 산·학·연 전문가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