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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교직 생활 마감…은퇴 후 10만여장의 한약재 사진 정리”<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35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주영승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로부터 지난 교직생활에 대한 소회와 함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본다. Q. 35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교수 발령을 받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결코 후회하지 않을까를 생각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5년이 훌쩍 지나 퇴임을 맞이했다. 여한이 없는 삶을 산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나 역시 참으로 아깝고 애석했던 시간이 자꾸 눈에 아른거린다. 지금 느끼는 솔직한 심정은 한의계 상황, 특히 미래 한의학의 주축인 한의대의 모습이 취약해지는 모습에서 착잡한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는 나 혼자만 좋았던 시절을 보내고 떠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에 후배들에게 송구한 마음이 있다.” Q. 지난 교직생활을 돌이켜본다면? “원광대학교 본과 1학년 때 지도교수인 신민교 교수님으로부터 본초학 전공 연구자로서의 제안을 받은 이후 대학생활 모두를 이에 맞춰 지냈던 것이 교직생활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졸업을 앞두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시는 관계로 원광대 출신 최초로 개원해 임상의로 생활을 하던 중 임상 4년째 되던 시기에 원광대의 부름을 받아 원광대 교수로서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새로운 땅에서 새 그림을 그리도록 하라’는 은사님들의 말씀에 따라 1988년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개교와 더불어 우석대로 직장을 옮겨 33년을 봉직하고 현재에 이르렀다. 초창기 대학인 관계로 제 뜻과 달리 학교 보직 등으로 시간을 뺏기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우석대에서의 생활은 현실적인 어려움 모두가 황무지를 개척한다는 심정이었기 때문에 새로웠고 의욕이 넘친 행복한 시간이었다. 물론 1998년 한의대의 근본적인 개혁 시도가 학생과 교수들의 이해 부족으로 좌절을 겪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보직에서 손을 떼게 되고 개인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 주어졌던 것 같다. 개인 연구를 통해 그렇게 하고 싶고 우리 세대에서 최소한 기초작업이라도 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한약재의 객관화 작업 중 가장 기초가 되는 자연상태와 약재상태의 기준설정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고, 20여년 동안의 골격작업을 지난 2017년에 마치고 정년을 맞이하게 돼 무엇보다도 기쁜 마음이다.” Q. 정년퇴임 후의 계획은? “본초학자로서의 제 생활은 모두 본초학이론 및 실제 정리에 맞춰져 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진품과 위품의 논란 및 등급 문제 등을 해결키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한약재의 초기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문헌에 기록된 내용조차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태에서, 실제 변화무쌍한 자연품의 내용을 현장 확인을 하지 않고 파악하는 것은 ‘수박 겉 핥기’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저는 감히 국내의 한약재 자생지를 모두 확인했다고 말할 수 있고, 외국 자생지도 공식적으로 100회가 넘는 중국 채집을 포함 세계 각국의 약용식물조사지역을 대부분 확인했다. 이렇게 해서 정리된 사진자료가 20만장 정도 되며, 이 가운데 10만장의 사진자료를 1차로 정리해 공정서 수재 한약재 494품목 1027종에 대해 전체 사진 4115컷으로 ‘운곡본초도감’에서 정리한 바 있다. 하지만 남아있는 사진, 즉 아직 구체적인 분류를 하지 못한 사진자료 10만장이 남아있다. 퇴직 후 해야 할 일이 바로 이 10만장의 사진 분류인데, 정상속도로 진행하면 7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직접 현장에서 확보한 사진자료는 자기 스스로가 아니면 분류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이같은 모든 사진자료는 제가 한의학자로서 살아온 흔적인 만큼 정리해서 다음 세대로 물려주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했기에 주저없이 은퇴 후의 계획으로 정하게 됐다.” Q. 본초학 발전에도 많은 역할을 해왔다. “공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전국한의대본초학공동교재’ 편찬이다. 이는 1991년 전국 한의대 축제인 ‘행림제’에 참석했던 각 대학 보직교수들 모두 전공별 공동교재 필요성에 공감했고, 이를 발판으로 본초학에서 최초로 공동교재를 발간했다. 이후 2002〜2019년까지 제가 2대 교재편찬위원장을 맡아 7차에 거친 개정·보완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는 본초학이론을 총정리한 ‘운곡본초학’과 본초약물 감별을 총정리한 ‘운곡본초도감’의 발간이다. 보다 완전에 가깝게 정리코자 각종 문헌 탐색 및 한약재라고 이름 붙은 종류를 가능한 찾아다니고 이를 다시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책자로 발행하는 일에 모든 지식과 체력을 쏟았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이같은 모든 일이 국가 혹은 한의계의 사업으로 일찍부터 진행됐으면 훨씬 효율이 높았을 텐데’라는 것이다. 실제 개인적인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2011년에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제안의 일부를 받아들여 ‘본초감별도감’ 편찬 작업이 진행됐고, 한의계에 커다란 실적물로 현재 자리잡고 있는 사례를 보면서, 향후에는 이같은 공적인 작업이 당연히 국가 및 공공기관의 주도 하에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한의신문에 연재를 지속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매월 1회씩 84회에 걸쳐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약재의 대부분을 ‘한약재 감별 정보’라는 연재를 통해 정리한 바 있다. 한약재 사용의 주체인 한의사들이 정확한 한약재 감별정보를 알아야 된다는 생각에, 이 연재를 통해 한약재의 보다 구체적·실질적 감별기준을 제시했다. 연재 게재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제 눈에 비친 한의계에서의 한약재 활용은 이전에 비해 많이 미흡했다. 제가 한의사 생활을 시작했던 1980대에는 한의의료기관의 주된 수입원은 90% 이상이 한약이었다. 한의학이 큰 사랑을 받았던 당시에도 한의학은 관련 학문에서의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었고, 주된 수입원이 한약이다보니 ‘한약은 비과학적이다’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다행히 국민들의 신뢰가 높아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즉 당시의 한약은 수많은 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촌스럽지만 아름답고 순박한 시골처녀’ 모습이었다면, 현재는 40여년 동안 한껏 멋을 내어 이론 및 실제 정리를 끝냈음에도 그동안 신랑이 바람이 나서 집을 떠난 격이 된 것 같다. 이제 한의계 스스로 ‘집 나간 신랑 되돌리기 프로젝트’를 작동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해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문적인 무장을 급하게 보강해야 하며, 그 중에서도 부족함이 노출돼 있는 한약재 및 처방에 대한 보완작업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최근에는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을 연재하고 있다.” Q. 후학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우선 한의대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다. 한 집안의 장래는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미래 주인공인 한의학도들의 의식 및 수준이다. 한의학이라는 길을 선택한 계기는 각자 다르겠지만, 일생의 업으로 삼아야 하는 한의학이 과연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점검의 결과점수는 스스로의 삶의 결과로 연계된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또한 임상의 혹은 연구직의 한의사 회원들은 스스로에게 힘을 주고 가치를 부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상의는 환자 치료에서, 또 연구직은 연구 결과를 통해 자신의 의미를 찾아갔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교수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무엇이 해야 할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인지는 교수들 자신이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가르쳐야 한다는 단순한 자리매김이 아닌, 훌륭한 지식의 확실한 전달을 위해 ‘대학의 연구실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한다. 한평생 사랑하고 매달렸던 본초학을 연구해왔던 대학을 이제 공식적으로 떠난다. 온힘을 다해 매진하고자 했던 학문의 길에서 과연 이제까지 최선을 다했는가? 혹시 한의학에 더욱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버리거나 놓치지는 않았는가?를 살펴보고, 이제 야인 연구자의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려고 한다. 기도 속에서 모든 분들의 건투와 행복을 기억하도록 하겠다.” -
빨라진 대선시계…의료직역 정책공약 제안 착수정권 재창출과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야 간의 물밑 경쟁이 달아오르며 대선 시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각 보건의료 직역도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책 공약 제안에 본격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지난달 15일 ‘2022 대선·지자체 선거 정책 제안 기획단’ 첫 회의를 갖고 내년 3월과 6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와 지자체 선거에 대비한 정책 제안 마련에 착수했다. 대한한의사협회 또한 ‘2022 제20대 대통령 선거 정책 제안을 위한 대선기획단’을 출범시킨다는 방침아래 황병천 수석부회장, 황만기 부회장, 김형석 부회장, 문영춘 기획이사, 이수진 기획이사, 이마성 홍보이사 등이 중심이 돼 한의약 육성을 위한 정책 제안서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홍주의 회장은 지난달 26일 개최됐던 시도한의사회 회장협의회에 참석해 내년에 있을 대통령선거 정책 제안을 위한 대선기획단 운영 방안을 설명하고, 각 시도지부는 물론 한의계 각계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국민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부문에 초점을 맞춰 한의약 보장성 강화, 의료기기 사용 제도개선, 공공의료 참여 확대, 난임 및 치매 치료 국가사업 진행, 한의사 인재 활용 프로젝트 등에 관한 정책 제안서를 만들어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내년 3월9일(수) 치러질 예정이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6월 1일(수) 치러져 각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을 뽑게 된다. 이런 가운데 보건의료 직역 중 가장 먼저 ‘2022 대선·지자체 선거 정책 제안 기획단’을 출범시킨 치과의사협회는 향후 정책제안서에 포함될 주제별 구성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모았다. 치협 기획단에서는 대국민 치과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임플란트·스케일링 보험적용 확대, 치과주치의제 도입, 요양병원 치과의사 상주·파견 법제화 등을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또 치과의사·치과종사자 인력개발과 관련해서는 덴탈어시스턴트제도 도입, 치과행정사 등 보건의료 지원인력 양성을 비롯 치과의사 적정 수급, 공공보건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인력 역량 강화, 융합형 치과의사과학자 양성 등을 제시할 방침이다. 또한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치의학연구원 설립, 국가구강검진제도, 불법네트워크치과·사무장병원·불법의료광고 척결, 장애인치과진료 개선, 응급의료체계에서 치과 파트 개선 등을 검토해 대 회원 웹 여론조사 및 오프라인 공개토론회를 거쳐 최종 정책 공약서를 만들어 각 정당의 예비 대선 후보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도 협회 내 실무팀에게 ‘2022 제20대 대통령 선거 정책 제안을 위한 대선기획단’ 운영을 지시하며, 앞으로 약 9개월의 시간을 잘 준비해 한의사들의 위상과 자존심을 회복시킬 수 있고, 한의약의 중장기 육성을 담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 대안 마련을 강조했다. 한의협, 의협, 치협의 대선 정책 제안서는 지난해 4월15일 치러졌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각 당에 제출됐던 ‘2020 총선 정책 제안서’를 근간으로 수정, 보완, 추가하는 형태로 마련될 전망이다. 한의협은 지난해 총선 당시 중앙회 및 지부 임원, 한의학회, 여한의사회, 전공의협의회,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연합 등 한의계 각 직역의 인사들이 참여한 총선기획단을 운영하며 모두 12가지에 이르는 정책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커뮤니티케어사업 참여 확대 △‘방사선안전관리책임자’ 관련 의료법 개정 △장애인건강권 확보를 위한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제’ 참여 △한의 난임치료 국가지원 제도화 △한의의료기관의 일차의료강화 정책 참여 △공공의료기관의 한의진료 의료선택권 확대 △보건소장 임용관련 불합리한 차별법령 개선 △보건소 등 의료 인력의 차별 개선 △정부기관 등의 의무실 진료환경 개선 △한약제제 제도 개선 △한의사의 의료용 대마 처방 확대 등이다. 이 가운데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관련해서는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으며, 커뮤니티케어사업을 비롯한 장애인주치의제의 한의사 참여 등은 정부와 긴밀한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나머지 정책 제안 역시 중장단기 과제로 실천될 수 있도록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지난 총선 과정에서 각 정당에 12가지에 이르는 보건의료 정책 제안을 전달한 바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실효성 있는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건강보험체계 개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및 건강보험종합계획 전면 재검토 △보건의료정책 의사결정과정 관련 위원회 개선 △안전한 환자 진료를 위해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 지원 및 의사인력계획 전담 전문기구 설치 △의사면허관리기구 설립 및 자율징계권 확보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의료기관 내 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 △진료환경 보호법 제정 △한의사의 불법 의료행위 근절 △원격의료 규제자유특구 사업 중단 및 대면진료 보완 수단 지원 강화 △국민 조제선택제도 시행 등이다. 이 12가지의 정책 제안 중에는 ‘한의사의 불법 의료행위 근절’도 요구했는데, 구체적인 대안으로 △한의사의 의과영역 침범과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 강화 △한약 및 한약제제의 안전성, 유효성을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체제 구축 △의료법상 의료행위 정의 규정 도입 및 의료기기법 개정 필요성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지난 총선 과정에서 국민들의 구강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요 정책 제안 10가지를 만들어 각 정당에 전달한 바 있다. 10가지 주요 정책으로는 △국민 구강건강 모니터링 강화를 위한 국가구강검진제도 개선 △응급의료체계의 치과적 개선 △공공보건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보건의료인력 역량 강화 △구강보건 이동진료차량 지원 사업 확대 및 민간협력 체계구축을 통한 운영 활성화 사업 △노인 및 취약계층, 중장년층, 청소년층 국민 각각을 위한 치과계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취약계층 틀니, 임플란트 무료 진료 지원 사업 △장애인 치과진료 접근성 개선 △안전한 진료권 확보를 위한 기업형 불법 네트워크 치과 및 사무장병원 척결 △국민건강 어지럽히는 의료광고 사후 모니터링 실시 강화 △세계일류 바이오강국 도약을 위한 치의학연구원 설치 등이다. 대선기획단을 본격 가동한 치과의사협회 김철환 회장 직무대행은 “새 정부에 제시할 현안을 마련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치과계의 미래를 위해 실현 가능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각 직능의 미래를 위해 준비된 정책 제안서를 마련하는 것은 비단 치과계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이미 3/4분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2022년 대선과 지방자치선거에 초점을 맞춘 정책 공약 마련은 의료단체 각 직역의 이익 극대화는 물론 미래 발전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어 준비된 정책 대안 마련에 각 직역마다 사활을 걸 전망이다. -
“카이로프랙틱 위해 없어”… 주장에도 대법원의 상고 기각 이유는?[편집자주]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가 최근 불법의료대책위원회 및 시도지부 불법의료단속 실무자 합동간담회를 개최, 불법의료 단속 활성화를 위한 대응 시스템 구축 마련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성행하고 있는 무면허의료업자의 불법의료행위 주요 유형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이와 관련한 판례를 상호 공유했다. 이에 본란에서는 불법의료행위 관련 유형별 판례소개를 통해 대표적인 불법의료행위 사례를 소개한다. 피고인 A씨는 호주에서 카이로프랙틱 관련 학위를 취득한 뒤 국내로 돌아와 카이로프랙틱 센터를 개설했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와 업소 간판 등을 통해 척추질환, 성인병, 족부질환 등의 질병을 치료한다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특히 홈페이지에서는 카이로프랙틱에서 주로 관리하는 질환의 하나로 척추질환을 제시하면서 피고인 운영의 센터에서 행하는 카이로프랙틱을 통한 척추질환 치료의 우수성을 소개했다. 이에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으로 인해 A씨는 기소됐고, 결국 서울동부지방법원은 A씨를 이와 같은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선고 2013고단1944). 무면허의료행위 선고에…A씨 “양형 부당” 주장 하지만 A씨는 양형이 부당하다며 “운동요법 후 근육의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뭉쳐진 근육을 풀어주고 피로를 이완시키기 위해 가벼운 마사지와 같은 안마시술을 했을 뿐, 신체에 상당한 충격을 가하는 의료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이유로 들어 항소했다. 즉, 자신이 행한 척추건강이나 자세교정에 대한 상담, 운동요법의 시술과 마사지 시술은 사람의 생명, 건강과 보건위생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는 행위로 무면허의료행위가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또한 A씨는 “설령 의료행위라 해도 신체유연성 검사와 상담, 운동보조 등에 불과해 보건위생상 위험을 찾아볼 수 없고, 부작용이 발생한 예도 전무하므로 사회상규에 위해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내용은 본인의 경력 소개, 카이로프랙틱의 학문 소개, 관련 질환의 증상, 운동효과 등 소개 등에 불과할 뿐 의료광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결국 원심에서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A씨의 항소에 따라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게 됐지만,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항소 기각의 근거로 A씨의 행위는 질병의 치료행위라 판단했고, 이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동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당시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찾아온 D씨에게 척추건강과 자세교정에 대한 상담을 행하고, 카이로프랙틱 시술 중 운동요법 시술과 안마시술만을 행했다고 주장하나, 안마시술도 단순한 피로회복을 위해 시술하는데 그친 것이 아닌 신체에 대해 상당한 물리적인 충격을 가하는 방법을 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은 당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D씨를 카이로프랙틱 테이블에 눕게 하고 손과 지압봉 등을 이용해 목과 어깨, 등 부분을 손으로 당기거나 문지르고 때리는 방법으로 뼈의 굴곡, 압박상태를 살피면서 전신을 잡아 비틀어 뼈를 교정하는 등 신체에 상당한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시술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카이로프랙틱 여하를 불구하고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점을 이유로 의료법 제27조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돼 같은 법 제87조에 의해 처벌돼야 하는 점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그 행위가 위험성이 적다거나 부작용 등의 문제가 발생한 바가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시술행위가 가진 위험성의 척도, 일반인들의 시각, 시술자의 시술 동기, 목적, 방법, 횟수, 시술에 대한 지식수준, 시술경력, 시술행위로 인한 부작용 내지 위험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윤리, 사회통념에 비추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써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겠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 “무면허 의료…보건위생상 위해” 그 이유로 먼저 재판부는 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카이로프랙틱 시술을 허용하는 면허나 자격제도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재판부는 “A씨는 이 시술행위가 부작용 등 사람의 생명, 신체나 보건위생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전혀 없다고 단정했지만, 치료를 받은 D씨의 경우 MRI 상 디스크가 파열된 점 등을 비추어 보면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고인인 A씨가 행한 광고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자신을 카이로프랙틱 의학사로 소개하고, 질병을 치료한다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던 점, 피고인 운영의 센터에서 행하는 카이로프랙틱을 통한 척추질환치료의 우수성을 알린 점은 결국 의료행위에 대한 광고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러한 점들을 종합한 결과 “무면허 의료행위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커다란 사회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이전에 동종범죄로 1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
한의의료기기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전기기계적 안전성 요구사항’이란?임수섭 대표 LSM 인증 교육원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여주대학교 의료재활과학과 겸임교수였던 임수섭 LSM 인증 교육원 대표가 한의의료기기 개발과 상용화에 필요한 ‘의료기기의 전기기계적 안전성 요구사항’의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암흑과도 같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역설적으로 보건의료산업의 성장이 눈부시다. 그중 병원과 의사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의료 산업과 치료제, 백신과 같은 의료 제품의 대표 격인 제약 산업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비주류로 간주 되었던 의료기기 산업의 도약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하여 국민 보건, 산업 성장 그리고 대외 신인도 향상이라는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K-방역의 대성공과 동반하여, 진단시약 혹은 진단키트 그리고 진단시약분석기 등의 체외진단의료기기가 가장 먼저 그리고 지금까지도 제일 큰 수혜를 맛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체온계나 KF94, 손소독제, 손세정제 같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는 저가의 의료기기와 의약외품도 ‘메이드 인 코리아’가 인정받게 됨으로써 수출이 급증하게 되었고, 이미 이전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던 초음파영상진단장치, 임플란트, 조직수복용생체재료, 콘택트렌즈, 치과용 CT, 의료영상획득장치 등도 같이 선방하면서, 2020년 의료기기 수출액은 약 55.78억 달러로 2019년 대비 40.9%나 성장했다. 올해 역시도 10% 후반대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돼 65.58억 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출처: 보건산업진흥원 2021년 보건산업 수출 전망치). ◇한의 의료기기 제조업체, ‘의료기기 전기기계적 안전성 요구사항’ 요건 충족에 고전 단, 한 가지 아쉬운 사실은 이러한 의료기기 산업의 성공 속에 한의의료기기 또는 한의에 주로 사용되는 의료기기가 눈에 띄지 않는 점이다. 이미 수십 년 넘게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법적, 사회적 논쟁이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의학의 발전과 한의 진료의 현대화, 선진화,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의학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한의 전문 의료기기의 개발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한의 전문 의료기기 개발 및 상용화와 관련해서 가장 큰 난관 중의 하나가 바로 소위 현대의학(양의학)의 잣대를 적용한 근거중심의학을 기반으로 한 임상시험자료의 확보이다. 그런데 이 못지않게 한의 의료기기 개발자의 발목을 잡으면서도 임상시험과 달리, 항상 기본적이고 필수불가결적으로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 바로 ‘의료기기 전기기계적 안전성 요구사항’이다. 이 요구사항은 명칭 그대로, 한의 의료기기 제품이 전기, 전자 및 기계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효능, 성능)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검증하기 위해서 실제 제품을 시험하는 것으로 한의사의 경우, 공학적 이해와 관심의 부족으로, 한의 의료기기 제조업체는 현대 의료기기 제조업체 대비 상대적 영세성과 해당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고전하게 되는 영역이다. ◇의료기기의 전기·기계적 안전 기준규격 준수… 의료기기 안전 및 필수 성능 확인 이러한 ‘의료기기 전기기계적 안전성 요구사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공신력 있는 전기기술 관련 규격 협의체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제정한 ‘IEC60601-1’을 근간으로 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법제화한 ‘의료기기의 전기·기계적 안전에 관한 공통 기준규격’에 따른다. 이 규격을 통해 식약처는 ‘의료용 전기기기 및 의료용 전기시스템’, 즉 의료기기의 기본안전 및 필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기준을 설정하고, 적용하여 의료기기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고자 하는데,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기적 충격, 전류, 전압, 에너지, 전기적 분리, 누설전류, 내전압, 열/온도, 압력, 적용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신뢰성, 제품 라벨 및 설명서의 적정성, 기타 기계적 또는 물리적 강도 및 충격 등이 의료기기가 관리해야 할 대표적인 안전 항목이라고 보면 된다. 한편 이러한 ‘IEC60601-1’ 또는 ‘의료기기의 전기·기계적 안전에 관한 공통 기준규격’을 식약처는 ‘공통규격’으로 간주하여 ‘의료용 전기기기 안전성 및 필수 성능에 대한 공통 적용 규격’으로 정의한다. 이와 더불어, 공통규격의 특정 시험 항목에 적용하는 규격인 ‘보조규격’은 전기를 사용하는 의료기기 중 특정 성능(전자파, 방사선 등)에 해당하는 시험항목을 적용하는 것으로 ‘의료기기의 전자파 안전에 관한 공통 기준규격’에 해당 되는 ‘IEC60601-1-2’를 필두로 해서 ‘IEC 60601-1-3(방사선 안전에 관한 보조기준규격)’, ‘IEC 60601-1-6(사용적합성에 관한 보조기준규격)’, ‘IEC 60601-1-8(경보시스템에 관한 보조기준규격)’, ‘IEC 60601-1-10(의료기기의 생리학적 폐회로 제어장치에 관한 보조기준규격)’ 등이 대표적인 보조기준규격의 예이다. 반면, 환경고려설계 요건인 ‘IEC 60601-1-9’와 개인용 의료기기에 대한 요건인 ‘IEC 60601-1-11’는 식약처가 국제전기기술위원회와 달리 강제 요건으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끝으로 공통규격 외 품목별 요구사항은 ‘개별규격’이라고 하고, ‘의료기기 품목별(가스마취기, 개인용혈당측정시스템, 뇌파계, 레이저 진료기, 심전계, 심장충격기, 자기공명전산화단층촬영장치, 전기수술기, 초음파영상진단장치, 환자감시장치 등 주요한 전기로 구동되는 의료기기)’로 구분되도록, ‘IEC 60601-2-X’, ‘IEC 80601-2-X(여기서 X는 각 규격을 구별하는데 표기되는 숫자)’ 등으로 명명된다. 이 중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규격인 ‘의료기기의 전기·기계적 안전에 관한 공통 기준규격’에 대해서는 차호에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09)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東醫寶鑑』에는 17개의 圖象이 나온다. 17개의 도상은 身形藏府圖, 肝臟圖, 心臟圖, 脾臟圖, 肺臟圖, 腎臟圖, 明堂部位圖, 五輪之圖, 八廓之圖, 六府脈圖, 五行盛衰圖, 十干氣運圖, 十二支司天訣, 安産方位圖, 催生符, 三關圖, 觀形察色圖, 九宮圖, 九宮尻神圖 등이다. 이 가운데 身形藏府圖는 『東醫寶鑑』의 제일 앞부분에 나오는 圖象으로서 이 책의 전체 사상을 포괄하고 있는 그림이다. 이 그림의 등쪽은 玉枕關, 轆轤關, 尾閭關의 三關이 연결되어 있는데, 이것은 腦髓와 이어져 있다. 『東醫寶鑑·內景·身形』의 【背有三關】에서 이곳을 “精氣升降往來之道路也”라고 한 것은 精氣가 이 통로를 따라서 腦髓를 채우고 腦髓에 채워진 정기는 玉漿이 되어 침샘에서 분비되고 입안에 고이게 되니 이를 삼키면 장생하게 된다는 논리와 이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논리는 身形門뿐 아니라 外形篇의 背門에도 나오는데, 이것은 三關의 精氣升降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면 여기에서 언급하는 背寒, 背痛, 脊强, 背傴僂, 龜背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과 연결된다. 身形藏府圖는 또한 臍 곧 배꼽을 도드라지게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배꼽과 장부간의 조직을 겹겹이 싸인 모양으로 묘사하고 있다. 배꼽은 이 책에서 外形篇에 臍門을 별도로 설정하고 있을 만큼 인체의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은 것이다. 특히 臍下三寸에 있는 下丹田은 十二經脈과 연계되어 있는 生氣之源으로서 腎間動氣라고 불리는 기운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煉臍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長生延壽丹, 小接命熏臍秘方, 接命丹, 배꼽을 溫暖하게 할 목표로 사용하는 代灸塗臍膏, 溫臍種字方, 溫臍兜肚方, 封臍艾 등은 生氣之源인 下丹田을 보익하기 위한 처방들이다. 게다가 養生論을 집약해놓고 있는 內景篇 身形門의 뒷부분에 煉臍法, 熏臍秘方, 灸臍法 등 각종 배꼽단련법을 기술하고 있다. 이들 각종 배꼽단련법은 온갖 질병의 예방과 長生延壽에 중요한 방법으로 꼽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인체 내부에 그러져 있는 五臟六腑이다. 특징적인 것은 오장육부를 각각의 영역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구역으로 나누어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해부학적 묘사와는 전혀 구별되는 기술 방법으로서 『東醫寶鑑』의 臟腑論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것이다. 상당히 감각적인 필치로 인체의 조직을 구획으로 나누어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東醫寶鑑』의 臟腑論은 分權論的이다. 각각의 장부들은 인체의 어떤 기능과 조직을 나누어 관장하는 분권적 단위이다. 마치 입안에 구슬을 넣어 咽과 喉의 구멍이 선택되어 데구루루 굴러가 여러 곳을 거쳐 마지막 종착점 水道, 穀道를 타고 아래로 흘러나와 지난 곳을 합산해서 점수를 내는 구슬놀이판을 연상하게 한다. 또 하나 눈〔眼〕의 강조이다. 눈은 “오장육부의 정기가 모이는 곳”으로서 오장육부 정기의 상태를 판별하는 기준이며 神이 드러나는 곳이기에 그 사람의 정신과 육체의 상태를 드러내는 곳이다. 『東醫寶鑑』 外形篇, 眼門에는 五輪之圖와 八廓之圖라는 눈의 그림이 있다. 모두 오장육부의 상태가 눈에 드러난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신형장부도에서 눈을 도드라지게 그린 것은 눈의 이러한 장부와의 상관성에 대한 상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입과 코가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이 책에서 호흡을 통해 양생의 효과를 이루어내는 호흡법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으로 배〔腹〕를 크게 나오게 그린 것과 연계시켜서 생각해볼 때 단전호흡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
“연구실에서 침상으로, 나아가 세계로”[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대한여한의사회로부터 한의학 발전에 기여한 여성과학자로 선정돼 첫 ‘미래인재상’을 수상한 이승민 자생메디컬아카데미 원장으로부터 수상소감과 향후 포부를 들어봤다. “연구실에서 침상으로, 나아가 세계로. 15년 동안 침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연구하면서 느낀 한의약의 우수성을 임상현장에서 구현하는 것을 넘어 세계무대에서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미래인재상을 수상한 이승민 자생메디컬아카데미 원장은 쉼 없이 달려왔던 그간의 인생 모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침 치료의 기전과 원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경희한의대 재학 당시 ‘Short term effects by acupuncture to SP3 on the autonomic blood flow control’ 논문을 학부생 최초로 SCI(E)급 학회지에 투고한 뒤 지금까지 SCI 저널에만 논문을 15편 게재했다. 전문의 수련 중에는 임상 논문 11편을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싣는 성과를 만들어 냈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교수가 책임을 맡은 저서 ‘Integrative Weight Management–A Guide for Clinicians’의 공저자로 통합의학 관련 서적 집필에도 참여한 바 있다. 특히 사암침의 과학적 접근에 대해 해외에서 지속적인 초청강의를 하게 되면서 세계무대의 중요성을 절감한 뒤 2017년 미국 한의사 자격증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임상, 연구, 강의를 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국내외 의료진에게 보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자생한방병원의 글로벌 의학교육 기관인 자생메디컬아카데미에서 콘텐츠 제공 및 해외 의료진과 의대 학생들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이승민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수상 소감은? 주변에 있는 선후배 동기들 중에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함께 수상한 존경하는 동기인 송정빈 교수처럼 학교에 현재 남아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뜻하는 바가 더 큰 것 같다. ‘미래인재상’이라는 이름처럼, 지금은 부족해도 미래에 인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한테 주는 상이라 생각하고 그 동안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하겠다. ◇침구의학 전공자로서 관련 분야에서 일관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한의대 입학하기 전부터 침구의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침 봉사 동아리였던 침구의학회에서 열심히 활동했고, 졸업한 이후에도 침구의학과 전문의,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같은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대표적 연구 주제를 소개해 달라. 침을 활용한 심장질환, 특히 허혈-재관류 손상 치료에 대해 연구했다. 가령 환자가 심근경색으로 허혈이 발생해 입원했을 때 수술 중이나 후에 침 치료를 같이 하면 손상을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다. 환자들의 입원기간을 줄이고 치료비용을 경감할 수 있는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 또 그 동안 카페인 복용이 침 치료 진통 효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진통제로 흔히 쓰이는 COX-2 억제제의 투여가 심장 및 혈관 질환의 치료를 위한 침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은 관련 분야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이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 바 있다. ◇자생메디컬아카데미에서 근무하는데, 최근 근황은?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 동안 연구, 임상, 교육에 몸 담았던 경험들을 바탕으로 해외 의료진들을 위한 교육 콘텐츠 제작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매일매일 콘텐츠와 관련해 조사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특히 예전에 미국 및 유럽에서 한국 침과 사암침 관련 강의를 하면서 한국과는 너무나도 다른 해외 한의학 교육 시장을 경험했고 이로 인해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이 때문에 한국 한의학과 통합의학을 포함하는 다양한 주제로 매달 2편씩 한 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국문 및 영문으로 제작해 업로드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평생의학교육인증원(Accreditation Council for Continuing Medical Education, ACCME)에서 중시하는 의료진의 임상에서의 갭을 분석해 도움이 되는 자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국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면이 많다. 오히려 아무런 기관에 속하지 않은 상태로 미국으로 혈혈단신 건너가 ‘살아남아’ 돌아온 한의사로서 공유해 드릴 수 있는 경험은 정말 많은 것 같다. 특히 한국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느끼는 한계들이 있었는데 미국은 오히려 여성이라서, 젊어서, 동양인이라고 무시한다는 느낌이 없어서 좋았던 것 같다. 현재 한 달에 한 번씩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에서 ‘워킹맘 한의사 앤 더 시티’ 코너를 통해 뉴욕에서의 왕진경험, 인종차별 대응법 등 기고를 하고 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미국 진출 시에는 무엇보다 현지 감각을 먼저 익히고 재포장하는 기술과 노하우가 중요한 것 같다. 특히 우리가 한의학의 세계화를 논할 때 ‘세계’의 범위를 ‘서양권’에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 문화, 가치관을 파악하고 니즈와 감각에 맞게 재포장 할 줄 알아야 한다. ◇한의학 세계화,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작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만 해도 코로나 때문에 해외 한의학 임상 시장은 상당히 침체돼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온라인 강의 시장은 폭발했다. 미국 침구사 보수교육 인증기관인 NCCAOM에서 인증한 교육기관만 해도 수백 개 수준에서 1500개로 늘어났고, 일 년에 제공하는 콘텐츠도 5200개가 됐다. 그러나 이 중 한국 한의학 콘텐츠는 100개도 안 될 것이다. 한국 한의학 콘텐츠가 설 수 있는 무대가 부족하다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도 한의학 세계화에 기여하는 방안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생메디컬아카데미를 포함해 ‘주식회사 7일’, ‘메디스트림’ 모두 잘 되기를 응원하는 바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도 한의학, 침구의학 분야에서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병원에 있을 때 어떤 환자분이 “요즘 젊은 한의사들은 옛날 한의사들에 비해 침 실력이 떨어진다”고 한탄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이후 고민을 많이 했는데 현대인이 복용하는 음식과 약에 침의 진통 효과를 억제하는 물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해당 연구가 너무나도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 봤다. 또 요즘 환자들은 침 치료를 위해 자주 내원하는 것보다 아프더라도 한 번에 효과가 있는 것을 선호하는 만큼 침 치료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도 꼭 연구해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외국인들의 침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조사 중에 있다. ‘현대인, 세계인’에 초점을 맞춰 침이 개발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
선근증 (Adenomyosis)[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급성 부비동염 (Acute sinusitis) 만성 부비동염 (Chronic sinusitis)[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목 통증 환자 치료에 사각근 침 치료 vs 마사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최영진 경희다복한의원 ◇KMCRIC 제목 목 통증 환자 치료에 사각근 침 치료 vs 마사지 ◇서지사항 Arias-Buría JL, Monroy-Acevedo Á, Fernández-de-Las-Peñas C, Gallego-Sendarrubias GM, Ortega-Santiago R, Plaza-Manzano G. Effects of dry needling of active trigger points in the scalene muscles in individuals with mechanical neck pain: a randomized clinical trial. Acupunct Med. 2020 Dec;38(6):380-387. doi: 10.1177/09645 28420912254. ◇연구설계 단일 맹검 시험. 침 치료와 마사지 치료 효과 비교 임상연구 ◇연구목적 전사각근 TrP 이완을 위한 침 치료와 마사지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하여 ◇질환 및 연구대상 병리적 원인이 없는 기계적 목 통증 환자 50명을 모집하여, 전사각근에 TrP가 없는 환자, 침 치료를 두려워하는 환자, 목 부위 수술력이 있는 환자를 제외한 30명 ◇시험군 중재 1) 침군(n=15): TrP를 강하게 누른 상태에서 빨리 자입하고 빨리 빼 국소 연축 반응을 유도하는 단자법을 사용하고, 염전을 하지 않았다. 2) 마사지군(n=15): 마사지는 30초간 실시하였고, 시술자가 taut band의 이완을 느낄 수 있는 강도로 시행되었다. ◇대조군 중재 N/A ◇평가지표 시술 1일 후, 1주일 후, 1개월 후에 자가 통증 지수(NPRS, 0-10), 목 장애 지수 설문지(NDI, 0-50), 흡기 시 호흡량을 측정하였다. ◇주요결과 침 치료군은 자가 통증 지수(NPRS)는 5.5에서 1일 후 4.7, 1주일 후 3.8, 1개월 후 3.4로 최종적으로 -2.1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마사지군은 5.7에서 1일 후 5.1, 1주일 후 4.8, 1개월 후 4.8로 -0.9의 변화가 있었지만 시술 후 일주일까지만 감소가 있었다. 10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설문지 점수로 계산하는 목 장애 지수(NDI)도 침 치료군이 우수했다. 침 치료군은 21.7에서 1개월 후 16.0으로 5.7로 감소했고, 마사지군은 20.0에서 16.0으로 4만큼 감소했지만 침 치료군보다는 감소가 적었다. 흡기 시 호흡량도 침 치료군은 3502mL에서 1개월 후 3729mL으로 227mL 증가하였지만, 마사지군은 3438mL에서 3355mL로 오히려 83ml 감소하였다. ◇저자 결론 기계적 목 통증 환자에게 전사각근 침 치료가 마사지보다 통증 감소와 흡기 시 호흡량 증가에 더 효과적이었다. ◇KMCRIC 비평 본 연구는 전사각근 TrP를 가지고 있는 목 통증 환자에서 침 치료와 마사지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TrP는 Trigger Point의 약자로, 방아쇠점이라 번역한다. 1942년 Janet Travell 박사에 의해 고안된 개념으로 우리나라에는 <통증 유발점의 기전과 치료>라는 제목으로 저서가 번역되었다.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 원인이 되는 근육의 경결점을 찾을 수 있고, 그 경결점이 통증의 원인이 된다고 하여 방아쇠점(TrP)이라 명칭했다. 기계적 목 통증은 목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지만, 병리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로, 목의 자세나 움직임으로 틍증이 생기거나, 경추 근육군을 촉진할 때 통증이 생긴다. 침 치료에 사용된 방법은 TrP를 강하게 누른 상태에서 빨리 자입하고 빨리 빼 국소 연축 반응을 유도하는 단자법을 사용하고, 염전을 하지 않았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자침방법을 Hong Technique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마사지는 30초간 실시하였고 시술자가 taut band의 이완을 느낄 수 있는 강도로 시행됐다. 목 통증을 가진 환자 30명 중 사각근의 TrP가 있는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15명씩 각각 침 치료와 마사지를 실시하였고, 시술 1일, 1주일, 1개월 후에 자가 통증 지수(NPRS, 0-10), 목 장애 지수(NDI, 0-50), 흡기 시 호흡량을 측정했다. 본 논문에서는 단일 맹검 임상시험 결과, 기계적 목 통증 환자에서 침 치료군이 마사지 치료군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임을 보고 하였다. 논문에서 목 통증 외에 흡기 시 호흡량도 측정했다. 이는 전사각근의 방사통이 흉곽 쪽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호흡보조근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호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듯하다. 전사각근은 수양명대장경의 천정혈에 해당한다. <침구대성>에서도 천정혈의 주치로 호흡을 할 수 없는 경우(不得息)을 제시한 바 있어, 흡기 시 호흡량과 천정혈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천정혈의 해부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자침 시 쇄골 아래쪽으로 침첨이 내려가지 않도록 하여 기흉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침 방향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자연 기흉이 의심될 경우에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각근 자침을 피하고 원위 취혈하는 것이 좋다. 임상 현장에서는 사각근을 30초 정도 마사지한 후에 자침을 하면 두 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한 효과 비교를 위해서는 추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2012051 -
수술실 CCTV 논란 마무리 질 때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와 관련한 논란이 지속돼 사회적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MBC ‘PD수첩’은 지난 6일 ‘수술실과 CCTV’라는 주제로 인천 척추 전문병원에서 자행된 대리 수술의 실체를 방영했다. PD수첩은 지난 2019년 7월에도 ‘유령의사, 수술실의 내부자들’을 방영하며 의료기기 업자의 대리수술에 따른 환자 사망사건을 다루며 CCTV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에 방영된 PD수첩에서는 인천 척추 전문병원의 수술을 다뤘는데, 영상에 따르면 수술복을 입고 능수능란하게 수술을 한 남성들은 의사가 아닌 해당 병원의 행정직원들이라는 의심과 더불어 대리 수술에 따른 환자의 피해 사례를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5월 해당 척추 전문병원을 압수 수색해 병원 의사들 및 일부 행정직원의 휴대전화와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서버 자료, 내부 폐쇄회로(CC)TV, 수술 일지 등 각종 진료기록을 확보해 의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에는 광주의 모 척추전문병원에서 간호조무사가 의사 대신 상습적으로 대리 수술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광주경찰청 범죄수사대로부터 압수 수색을 당하는 등 비의료인의 대리 수술 논란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수술실 CCTV 설치 여부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야기하고 있음에도 정치권에서는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와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안규백·신현영 의원 등이 각각 대표 발의해 3개의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에 계류 중인 상황이나 결론을 못 짓고 ‘계속심사’ 대상으로 넘기고 있다. 국민권익위가 1만39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97.9%의 압도적 다수가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를 찬성했으며,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성명 발표를 통해 “수술실 CCTV 입법과 관련해 국회는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면서 수술실 CCTV 법안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지난 5~6일간 각종 언론매체에 CCTV 설치 반대 입장을 담은 광고를 게시하는 등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의사협회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논란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소모적 논쟁만 거듭되고 있다. 언제까지 ‘계속 심사’만 하고 있을지, 정치권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논란이 증폭되고 격화되는 사안이라고 외면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수술실 CCTV 설치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