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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영상 가이드 시술 방법은 MPS 치료에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KMCRIC 제목 초음파 영상 가이드 시술 방법은 MPS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까? ◇서지사항 Diep D, Chen KJQ, Kumbhare D. Ultrasound-guided interventional procedures for myofascial trigger points: a systematic review. Reg Anesth Pain Med. 2021 Jan;46(1):73-80. doi: 10.1136/rapm-2020-101898. ◇연구설계 다양한 초음파 유도 중재 시술이 사용된 무작위배정 임상연구(RCT)에 대한 narrative review ◇연구목적 MPS 치료에 사용되는 모든 초음파 유도하 중재 시술에 대한 안전성과 이익에 대한 정보 프로필을 구축하기 위해 ◇질환 및 연구대상 MPS 환자의 통증 치료에 대한 초음파 유도하 시술 ◇시험군 중재 Group 1(초음파 유도하 중재 vs Blind 중재) 1. 초음파 유도하 dry needling 2.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 Group 2(초음파 유도하 중재 A vs 초음파 유도하 중재 B) 1.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 2. 초음파 유도하 pulsed radiofrequency(PRF) stimulation 3. 초음파 유도하 dry needling 4. 초음파 유도하 도침 5.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 to MTrPs 6.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 to MTrPs on rhomboid muscle Group 3(초음파 유도하 중재 A vs 약물치료) 1.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 ◇대조군 중재 Group 1(초음파 유도하 중재 vs Blind 중재) 1.Blind dry needling 2. Blind anesthetic injection Group 2(초음파 유도하 중재 A vs 초음파 유도하 중재 B) 1. 초음파 유도하 saline injection 2.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 3.1.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 3.2. 초음파 유도하 혈소판 풍부 혈장 (PRP, Platelet Rich Plasma) 주사 4. 초음파 유도하 dry needling 5.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 to non-MTrPs 2.6.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 to MTrPs on trapezius muscle Group 3(초음파 유도하 중재 A vs 약물치료) 3.1. NSAID (500mg oral naproxen) ◇평가지표 1차 평가 변수: 통증 상사 척도(VAS or NRS)의 변화 ◇주요결과 1.1. 초음파 유도하 dry needling 과 blind needlling 모두 치료 전후 유의한 변화가 있었으나 그룹 간 차이는 명시되지 않았다. 1.2. 초음파 유도하 마취제 주사는 blind 주사에 비해 VAS, 어깨 통증 및 장애 지수(SPADI), 경부 장애 지수(NDI)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2.1. 초음파 유도하 마취제 주사와 생리식염수 주사 모두 시술 전후 유의한 변화가 있었으나 그룹 간 차이는 없었다. 2.2. 초음파 유도하 박동성 고주파술(PRF) 시술이 초음파 유도하 마취제 주사보다 단기, 장기 NRS는 물론 SF-36에서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2.3.1. 초음파 유도하 dry needling이 마취제 주사에 비해 VA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2.3.2. 초음파 유도하 dry needling이 PRP 주사에 비해 VAS에서 그룹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2.4. 초음파 유도하 도침이 dry needling에 비해 VAS와 NDI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2.5 MTrPs와 non-MTrPs 사이에는 마취제 주사로 인한 VAS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2.6. Rhomboid muscle의 MTrPs에 대한 치료가 trapezius muscle의 MTrPs에 대한 치료보다 VAS, PPT(Pressure Pain Threshold), NPDS(Neck Pain and Disability Scale), SF-36 MCS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3.1. 초음파 유도하 anesthetic injection이 진통제 복용(500mg oral naproxen)보다 VA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저자결론 초음파 유도하 시술의 MPS의 치료에 대한 가치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통증과 기능적 호전이 초음파 가이드 시술에서 더 있었다는 일부 근거에도 불구하고, 임상적 관련성이나 제한적인 샘플 사이즈, 작은 점추정과 관련된 문제들로 인해 현재까지의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품질의 연구가 필요하다. ◇KMCRIC 비평 본 연구는 MPS에 초음파 영상을 활용해 시술을 하는 것이 안전성과 유효성에 있어 유용한 가치를 갖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초음파 유도하 시술을 사용한 모든 무작위대조 임상연구를 망라해 문헌고찰을 실시했다. 각 연구의 디자인이 매우 상이하고 연구 목적이 모두 달라 체계적 문헌고찰이 아닌 서술적 고찰을 통해 기술되었으나 비뚤림 등에 대한 평가에서는 체계적 문헌고찰의 방법을 사용했고 초음파 유도하 시술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Minimal Clinically Important Differences(MCID)를 분석함으로써 단순한 통계적 유의성 뿐 아니라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는지를 함께 분석해 제공함으로써 독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했다. [1,2]에서 초음파 가이드 시술은 눈가림 시술에 비해 통증과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일부 근거를 발견했다. 그 외의 논문은 초음파 영상 활용은 공통으로 사용되었으며 중재 시술의 종류나 위치가 달라지거나, 약물을 이용한 중재로 초음파 영상 활용에 대한 시술의 유용성을 논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다만 모든 논문에서 심각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일부 시술 부위의 통증, 부종, 어지러움과 구역감 등에 대한 사례가 있었으나 초음파 영상의 안전성이 널리 알려져 있는 만큼 영상 유도로 인한 부작용보다 시술 자체로 인한 부작용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본 논문의 저자는 이 연구를 통해 “초음파 영상을 활용한” 시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근거를 구축하고자 했다고 제시했으나 실제 연구된 내용 중 초음파 영상 활용 유무와 관련된 논문은 전체 11편 중 2편으로 본래 목표한 바를 제시하기에는 근거가 매우 부족했다. 다만 초음파 영상을 활용한 “시술”의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보았을 때 전체 outcome들 중 15개는 MICD를 초과했으며 5개는 그 이하였고 2개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고 경미한 부작용만이 관찰되었다고 제시해 비교적 안전하고 유효한 시술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Table 2 참조). 제시된 결과를 바탕으로 초음파 유도술이 사용된 여러 시술 중에서 효과 크기를 비교했을 때에는 도침 치료가 dry needling보다 우수했으며, dry needling이 마취제 주사나 PRP 주사보다 우수했다. 마취제 주사는 MTrPs에 대한 시술과 non-MTrPs 비교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플라시보(생리식염수 주사)와 비교해서도 시술 효과에 차이가 없었으며 PRF 시술보다 효과가 유의하게 낮았다. 다만 제한된 문헌에서의 비교인만큼 결론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본 연구에는 기술되지 않았으나 초음파 유도하 중재 시술의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비록 제한된 근거를 고려해 조심스러운 비교를 하더라도 MTrPs에 대한 마취제 주사 요법은 PRF, dry needling, placebo 등에 비해 이득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를 감안할 때 불필요한 마취제에 대한 국소 및 전신 반응 유발 가능성과 마취제 시술로 인한 국소 진통 효과의 비용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서 신중하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1] Bubnov RV. Evidence-based pain management: is the concept of integrative medicine applicable? EPMA J. 2012 Oct 22;3(1):13. doi: 10.1186/1878-5085-3-13. https://pubmed.ncbi.nlm.nih.gov/23088743/ [2] Kang JJ, Kim J, Park S, Paek S, Kim TH, Kim DK. Feasibility of Ultrasound-Guided Trigger Point Injection in Patients with Myofascial Pain Syndrome. Healthcare (Basel). 2019 Oct 15;7(4):118. doi: 10.3390/healthcare7040118. https://pubmed.ncbi.nlm.nih.gov/31618922/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608035 -
“친한 원장의 취미 배워 가족과 함께 나눴죠”[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일산 주엽동에서 18년째 백민한의원을 운영 중인 장영주 백민한의원장에게 그림, 여행, 등산, 백패킹, 글쓰기 등 다양한 취미를 갖게 된 배경과 각 취미의 장단점 등을 들어봤다. 장 원장은 분당 차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부천 하나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장을 지냈으며 현재 체형사상학회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다. Q. 여행, 등산, 글쓰기, 그림 등 다방면의 취미 생활을 하고 있다. 취미는 크게 그림, 여행, 등산, 백패킹, 글쓰기 등 다섯 가지다. 먼저 그림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사설 미술학원에서 배웠는데 현재는 잠시 쉬고 있다. 어려서 학교 다닐 때 상을 몇 번 받은 기억이 있기에 제가 그림에 소질이 약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우연히 일산 주엽동에 있는 미술학원을 검색하다가 미술학원이 제 한의원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렸다. 벌써 4년 전 일이다. 일주일에 한 번, 3시간정도 진료 후에 가서 그렸다. 주로 초상화를 그렸는데 다빈치, 렘브란트, 르누아르 등 유명한 화가의 초상화 그림을 모작하면서 그렸다. 하나하나 작품을 완성하면서 성취감도 느끼고 그리는 동안 몰입하면서 한의원 운영 중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여행이나 등산, 백패킹 등에는 문외한이어서 혼자서는 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제 친구 3명 멘토의 도움을 받아서 다녔다. 등산은 조 모 원장과 함께 북한산 오봉, 향로봉, 사기막 코스, 비봉, 의상봉 등을 다녔고 어린 딸과는 고봉산, 심학산, 관악산, 예봉산, 수락산, 불암산, 청계산, 제주 성산일출봉, 북한산 둘레길, 북한산 백운대 등을 올랐다. 두 번째 멘토의 도움으로 백패킹의 세계에 발을 디뎠는데 우리나라 3대 백패킹 성지중 하나인 굴업도를 저희 일산 백패킹 동문회원들과 다녀왔다. 그 외에 강화 함허동천, 영남 알프스, 강원도 안반데기, 한라산 백록담을 함께 등반했다. 그 중에 굴업도는 당시 사춘기로 방황하던 중2 아들 녀석도 함께 가서 해질 무렵 아들 등에 올라타고 찍은 사진이 제 ‘인생샷’으로 남아 있다. 여행은 저희 학회 회원인 박 모 원장의 도움을 받았다. 박 원장은 매주 목요일에 전국 각지를 누비면서 맛집, 예쁜 카페, 좋은 풍경이 있는 장소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기에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에게 여행코스를 짜달라고 부탁하면 언제든지 척척 짜 줬다. 중2 아들과 단둘이 여행을 떠난 게 몇 차례 되는데 가까운 곳으로는 홍대-합정 거리를 함께 걸었고 단양 패러글라이딩, 춘천 제이드 가든, 카페 산토리니, 설악산 토왕산폭포, 속초, 양양 바다낚시, 양양 하조대, 죽도암, 휴휴암, 바다서핑 등은 모두 멘토 박 원장의 도움이 있었다. 그밖에 아들과는 체형사상학회 공주의료 봉사, 인왕산 등산, 함허동천, 굴업도 백패킹도 함께 했다. 어려서 둘이서 자주 다녔던 것이 도움이 되어 현재 대학교 1학년이 되어서도 단둘이 여행가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올 여름휴가 때에는 가평~춘천~고성 맛집 탐방을 단둘이 다녀왔다. Q. 다양한 취미를 갖게 된 배경은? 좁은 진료실에서 환자만 보다보면 답답할 때가 많이 있다. 다른 분들도 여러 문제로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 다들 여행이나 등산, 백패킹, 취미 등을 생각할 것이다. 저도 주변의 친한 원장들과 교우하며 그 분들의 취미생활이 부러워서 함께 했고 이를 가족과 나눴다. 그러면서 마음속의 답답함과 우울함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Q. 여러 취미 가운데 자랑할 만한 내용은? 저의 또 다른 취미가 사상의학 관련 자료나 사상체질케이스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인데 여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다. 한의원에서 진료 보는 중에 틈틈이 할 수 있어서 좋다. 최근 파워포인트로 1000개의 슬라이드를 케이스로 정리해서 동료들과 공유한 게 스스로 자랑스럽다. Q. 각 취미마다의 장단점은? 자료정리는 한의원 진료 틈틈이 남는 자투리 시간을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여행, 등산, 백패킹은 자연이나 낯선 곳을 가족이나 지인들과 같이 체험한다는 게 저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북돋아 주었고 어린 아들, 딸과 함께 했던 등산과 여행은 평생 좋은 추억으로 가슴에 되새길 수 있어 좋았다. 그림은 제 진료실에 걸어놓고 두고두고 감상할 수 있어서 좋고, 중간에 첼로나 대금도 각각 6개월 정도 배웠는데 악기는 너무 힘들어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포기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Q. 한의사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취미는? 크게 돈 들지 않는 등산이나 트래킹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취미이고 제가 한 백패킹, 캠핑도 가족들과 함께 하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그림이나 악기 연주도 좋다. 자신의 소질과 여건에 맞게 무엇이든 먼저 실천해 보면서 나에게 맞는지 경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한의원을 시작하고 18년의 시간이 지나니까 남는 것은 여행 갔다 온 기억과 사진들 그리고 그것을 블로그에 정리해 놓은 글 정도다. 결혼하신 분들은 애기들 어릴 때 자주 여행 다니시고, 미혼이신 분들은 혼자일 때 미리미리 좋은 취미를 갖고 진료하신다면 좀 더 행복하고 슬기로운 한의사 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꼭 블로그나 본인의 컴퓨터에 기록으로 남겨두길 추천한다. 두고두고 볼 수 있도록…. -
전통을 넘어 첨단으로 향해가는 ‘맥진’강희정 대요메디(주) 대표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의학과 현대의학을 융합하는 맥 진단기술의 역사와 발전 내용을 한의사 회원들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통기술이 미래의 첨단기술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맥 진단기술의 역사 인체에서 발생하는 생리적인 신호 중 가장 크고 감지하기 쉬운 대상인 심장박동과 맥동은 오래 전부터 인체의 상태를 살피기 위한 주요 관찰대상이었다. 심장이 박동한다는 것에 대한 기록은 BC 25세기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에 기록돼 있는데, 고대 이집트의 BC 15세기의 의학 관련 파피루스들(Edwin Smith papyrus, Ebers papyrus, Brugsch papyrus)에는 심장과 말초단의 박동이 연관 있다는 기록과 함께 환자의 상태에 따른 맥에 대한 설명이 남아 있어, 요골동맥과 같은 곳에서 느껴지는 박동으로 심장상태를 확인하는 기술이 활용(예를 들면, 환자가 기절할 때 “맥박이 사라진다”고 설명했으며, 기외수축(extrasystoles)은 “잊혀진 맥박”이라 했고, 과도한 타액분비 상태는 “심장의 홍수”라고 기술)됐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표현들에 대해 현대의 의사학 연구자들은 “고대 이집트의 의사들은 매우 시적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1). 맥을 살피는 기술은 이후 그리스 의학자 갈렌이 10여종의 맥으로 구분해 활용했고, 이후에도 계속 사용돼 온 것을 알 수 있다. 1518년 영국의 헨리8세가 왕립의사학교(Royal College of Physicians)를 창립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사용되는 대학 문장을 살펴보면 의사의 상징으로 요골동맥을 손가락으로 짚어 살펴보는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2). 고전의학에서부터 전해진 맥 진단기술에 대한 자료 중 재미난 자료가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영국왕립 의사학교의 총장인 헨리 할포드(Sir Henry Halford)에게 헌정된 1828년 발행본 Science of the Pulse 책자에 인용된 푸케의 장부맥(The Organic Pulses of Fouquet, 1818) 삽화를 통해 당시에 서양의사들의 맥진 활용 여부를 상상해 보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맥진에 대한 아시아에서의 최초의 기록은 BC 11세기 주나라의 기록 중 하나인 주례(周禮)에 남아 있는데, 앞서 소개한 고대문명들의 기록보다 늦게 시작됐지만 BC 5세기경부터 작성되기 시작한 황제내경을 비롯해 잘 정립된 의학체계 내에서 다양한 정보를 세밀하게 읽어내고 확인하는 중요한 진단기법으로 지속적으로 발전돼 왔다. 왕숙화(210∼280년)의 맥경은 예민한 감각과 뛰어난 관찰력에 기반해 맥을 다양한 맥상으로 세분화했는데, 왕숙화 맥경 이후 맥 진단법과 맥상에 대한 설명은 24종, 33종, 28종의 맥상 구분과 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발전해 왔다. 메소포타미나, 이집트, 그리스, 아시아에서뿐만 아니라 인도의학인 아유르베다에서도 맥의 느낌을 동물의 움직임에 빗대어 진단에 활용해 왔고, 중동의 전통의학인 우나니 의학에서도 맥을 진단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결국 사람에게 묻고 답하는 방법 이외에 생체의 객관적 신호를 통해 인체의 상태를 평가하고자 하는 노력이 지역을 불문하고 모두 있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노력과 객관적 진단에 대한 갈망이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기로 발전돼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맥 측정기술의 발전 1628년 영국 왕립의사학교의 윌리엄 하베이(William Harvey)가 서양의학사에 매우 중요한 발견인 혈액순환론을 보고하게 되면서, 혈액순환구조와 순환계 등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 활동들이 활기를 띄게 됐다. 1687년 뉴튼의 법칙이 발표되면서 물리학적 개념(힘, 운동, 에너지 등)에 대정립이 이뤄지고, 1733년 최초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힘인 혈압이 측정되기 시작했다. 혈액을 순환시키는 주요 기관인 심장의 상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심장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연구하던 중 1860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Marey가 개발한 최초의 기계식 요골동맥 맥파분석기가 출현한다. 이 장비는 1860년부터 1930년대까지 병원에서뿐만 아니라 생명보험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됐는데, 보험 가입단계에서 건강상태가 위태로운 환자를 걸러내기 위해, 즉 환자상태를 평가하는 중요한 진단도구로써 맥 신호를 사용했다. 그러나 서양의학에서 주요 관심대상은 심장이라는 기관이었기 때문에 요골동맥에서 맥파를 분석하는 것보다 심장이상을 보다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 심전도가 1930년부터 루틴하게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서양에서의 요골동맥 맥파분석기는 잠시 정체기를 겪게 됐다. 맥파 측정기술의 부활과 패러다임의 전환 심장 분극에 의한 박동조절력과 박동시간에 대해 정밀하게 알 수 있는 심전도 검사법이지만, 이 정보만으로는 인체 혈액순환을 모두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이 혈류역학 연구자들에 의해 보고되면서, 혈관탄성, 혈관을 흐르는 혈액의 물리적 상태(점성, 밀도 등)와 혈류특성(속도, 저항 등)이 함께 관찰돼야 한다는 임상보고들이 늘어나면서 동맥계의 박동압력(Arterial Pulsatile Pressure)와 박동흐름(Pulsatile Flow)을 연구하는 그룹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 그룹은 다시 요골동맥이나 경동맥에서의 맥파를 측정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최근의 혈류역학 연구그룹에서는 “혈압 변화 이전에 혈류가 변한다”는 사실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는데, 혈류는 심장기능, 혈관탄성, 혈액특성 등의 생리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되게 된다는 것이며, 이러한 복합계로서의 관찰과 분석은 한의학적 인체관과 상통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 현재 이렇게 비침습적으로 주요 혈관(요골동맥, 경동맥, 대퇴동맥 등) 부위를 직접 가압해서 맥 신호를 측정하는 기법은 토노메트리 가압식 맥파분석법이라는 방법으로 명명돼 혈관탄성 분석, 중심혈압예측 및 혈류역학(Hemodynamic)적 검사와 모니터링용으로 발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양의과보다 한의계에서 맥진을 객관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가압식 맥파 측정 및 분석 방법들이 196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중국,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개발돼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초창기 맥진을 위한 맥파측정기기의 센서와 가압방식이 측정정보를 정량화하기 어려운 전자부품과 구성이었기 때문에 의료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임상데이터의 축적과 이를 통한 후속발전이 이뤄지기 어려웠다. 반면 중국에서는 처음부터 가압과 맥압을 정량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측정데이터를 활용한 초보적인 진단교재를 발행하기도 했고, 중의학대학에서 진단기기를 이용한 수업이 적극적으로 보급될 수 있었다. 맥 측정기술의 최첨단 ‘3차원 맥영상 검사기’ 인류역사에서 맥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술은 그 중요성에 의해 끊임없이 사용되고 발전돼 온 것을 알 수 있다. 잠시의 정체기를 겪기도 하고 그 활용 분야가 변화하기도 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접목돼 가면서 그 활용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3차원 맥영상 검사기기는 2021년 현재까지 진행된 맥 측정기술의 최첨단기술이 접목된 검사기기다. 그 설계원리와 측정원리는 전통 한의 맥 측정법에 뿌리를 두었기 때문에 보다 정밀하고 세밀한 측정방법이 구현됐고, 이로 인해 한의 맥진을 위해 필요한 분석정보뿐만 아니라 현대의학의 혈류역학적 분석정보까지 다양한 분석요소 추출이 가능한 융합의료기기다. 이를 이용해 환자의 혈류역학적 심혈관계 특성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맥상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객관적인 근거기반의 진단이 가능하다. 프랑스의 Marey가 1860년 최초의 가압식 요골동맥 맥파분석기(Radial Tonometry Device)를 개발했고, 2020년 대한민국에서 160년만에 가압식 요골동맥 맥파분석기의 국제표준을 제정했다. 국제표준의 표본 모델인 3차원 맥영상 검사기기는 한·양방을 융합한 검사기기로, 앞으로 미래에 요구되는 융합의학적 발전에 도움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1) The Pulse in Ancient Medicine Part 1, Rachel Hajar, Journal of Heart Views 2018 19(1):36-43 2) https://history.rcplondon.ac.uk/ 3) The Ancient art of Feeling the Pulse, D. Evan Bedford, Br Heart J, 1951 13.4.423 4) Science Photo Library(https://www.sciencephoto.com/media/811099/view/marey-s-sphygmograph-c-1860s) 5) McDonald’s Arterial Blood Floow in Arteries-5th, Wilmer W.Nochols. 2005, Hodder Arnold -
“여러분의 한의원에는 몇 가지 진단기기가 있나요?”한의뇌파진단학회 총무 정수아 이내풍한의원장 여러분의 한의원에는 몇 가지 진단기기가 있나요? 한의원에서 인정되는 진단기기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아시나요? 한의사들이 현재 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진단 장비는 ①맥진기 ②맥파기 ③적외선체열진단기 ④척추등고선촬영기(모아레) ⑤안이비인후과진단장비 ⑥뇌파진단기 입니다. 이 중에서 보험에 들어가 있는 것은 ①맥진기 ②맥파기 2개뿐이며 인정 비급여에 들어가 있는 것은 ①적외선 체열 진단기 ②척추등고선촬영기(모아레) 2개이며, 진단기를 쓸 수는 있으나 수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①안이비인후과 장비 ②뇌파진단기 2개입니다. 똑같은 진단기기를 사용하면서도 양방의원에서는 진단비를 받을 수 있고 한의원에서는 진단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법적인 현실입니다. 이비인후과 장비는 헌재에서 승소하여 한의사가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며, 뇌파진단기는 고등법원 판결에서 승소한 상태입니다. 인터넷에서 ①뇌파 ②뇌파진단기 ③뇌파치료 ④뇌파 치료기 ⑤뇌파 검사 ⑥브레인 ⑦뇌진단기 등의 검색어로 내용을 찾아보면 다양한 진단 장비와 치료프로그램들이 안내되어 나옵니다. 현재 기술발전을 통해 통증과 모발의 손상 없이 손쉽게 비침습적으로 인체에서 발생하는 변화나 자극에 대한 뇌의 변화과정을 관측할 수 있는 뇌파진단 장비가 많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한의사들 또한 뇌파 및 뇌파진단기 사용을 통해 특히 뇌 관련 질병인 두통, 불면, 우울증, ADHD, 파킨슨 등의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뇌 관련 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통증, 자율신경계 질환 등 각종 여러 질환에 응용하여 그동안 행해졌던 한의학적 치료의 효과를 뇌파의 치료 전후변화를 통해 손쉽게 육안으로 환자에게 확인시켜 줄 수 있으므로, 뇌파진단기는 기존 한의학 치료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장비입니다. 한의뇌파진단학회에서는 그동안 뇌파에 관련된 개발자와 사업자 대표들을 모두 만나고, 장비 또한 사용해 보면서 한의사들에게 가성비 높은 진단기, 치료기, 치료프로그램 등을 한의계에 조직적으로 보급하고, 나아가 정식으로 진단비와 치료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회를 결성하였습니다. 현재 전국 3만 5천명 한의사 중 뇌파 진단기를 쓰고 있는 한의사는 50명이 채 되지않고, 그 중 뇌파치료기와 치료프로그램을 진료에 응용하는 한의사는 극소수입니다. 게다가 뇌파진단, 치료기를 사용하는 원장님도 대부분 공개하는 내용 없이 홈페이지에 뇌 관련 질환, 신경정신과 관련 질환 전문진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한의뇌파진단학회는 차후 의료기기 및 임상자료의 공유에 폐쇄적인 한의사들의 학문태도와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보급을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한의뇌파진단학회가 2021년 9월 12일 정식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점차적으로 다양한 뇌파진단기와 치료프로그램 등을 소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
“환자 질문에 답하려고 만들었는데…하고 싶은 말 하는 창구 됐어요”[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유튜브에서 ‘한의사의 속마음’ 채널을 운영 중인 제강우 구미수한의원장에게 유튜브 시작 계기와 제작 후 달라진 점, 한의원 경영과 병행하는 노하우 등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구미수한의원 원장 제강우라고 한다. 한의원 원장 15년차 40대 중반의 ‘아재’원장이다. 대외적인 활동은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중앙교육위원으로 매해 추나학회 정규워크숍 교육도 하고 있고 지역 내 구미시한의사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동네 흔한 한의원 원장으로 두 아이의 아빠이고 학교 때 같은 과 캠퍼스 커플이던 아내와 함께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Q.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매일 보는 환자분들이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하는데 매번 똑같은 답을 하기도 힘들고 해서, 제 자신이 편하려면 자주 하는 질문에 답하는 영상을 찍어야겠다싶어 찍기 시작했다. 한의원 홍보도 하기는 하지만 유튜브 찍는 공력에 비해서는 비중이 좀 적고…. 다른 이유로는, 요즘 환자 분들이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보시는데 자신하고 맞지 않는 잘못된 정보를 보고 더 아파지는 분도 많아서 답답했다. 순전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찍고 싶어서 시작했다. Q. 제작 후 달라진 점은? 매번 기획, 제작하는 자체가 자극이 된다. 콘텐츠 소비자로서 다른 채널을 보는 것보다 생산자로서 보게 되고, 구독자나 조회 수는 많지 않지만 환자 분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눌러주시고 치료받으시면서 잘 봤다는 댓글을 남겨 주시면 흥이 난다. Q. 유튜브 제목 ‘한의사의 속마음’이 시선을 끈다. 처음에는 ‘구미수한의원 TV’로 했다가 실제 유튜브 영상을 보시는 분들은 제가 진료를 할 수 없는 먼 곳에 있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처음 생각으로 돌아가서 그냥 제 속마음을, ‘한의사로서의 속마음’을 그대로 알려 드리고 싶어서 채널명을 바꿨다. Q. 코로나19 이전에는 지역 의료봉사 활동도 활발하게 참여했다. 더 열심히 꾸준하게 하시는 분에 비해 정기적으로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구미시한의사회 차원에서 매해 굿네이버스라는 단체와 협약을 맺어 무료첩약 사업을 하고 있다. 보름치를 복용하면서 단번에 무엇이 좋아지기는 어렵지만 소외된 아동들이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한 약을 먹는 그 자체로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의원 경영과 병행하기에 어려움은 없는가? 문제는 시간이다. 진료도 해야 하는데 따로 시간을 내어 콘텐츠를 만드는 게 힘이 든다. 사실 책을 한 권 쓸 때 제일 힘들었다. 몇 년 걸렸다. 책 한 권에 담을 만한 내용을 제대로 쓰는 것이 쉽지 않더라. 쓰고 나서 또 여러 출판사에 투고도 수십 번 했다. 그나마 책 한권을 낼 정도로 콘텐츠를 만든 경험이 있다 보니 칼럼, 유튜브 등 다른 형태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수월해졌다. 한의원 홍보만이 콘텐츠 생산의 목적이면 못한다. 콘텐츠를 만드는 게 취미처럼 재미있어야 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가 의미가 있어야 한다. Q. 인스타, 유튜브, <교통사고 후유증> 간행 등 자신의 지식을 적극 공유하고 있다. 사실 제 개인블로그에 서평이 500권이 넘는다. 매해 이런저런 책을 100권 가까이 읽고 있다. 콘텐츠를 만들다보니 제가 드나들던 구미시립도서관에서 지역작가로 초청되어 강연도 했다. 읽다보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진다. 한의사로서 말하고 싶은 것도 엄청 많다. 이걸 콘텐츠로 쏟아내면 비록 많은 사람이 안 보더라도 속이 후련하다. 또한 한의사로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최소한 거짓말하는 ‘쇼 닥터’는 되지 말자하고 생각한다. 아직 제가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고 싶다. 한의사 선생님 모두 다 그렇지 않나? 우리 하고 싶은 말 다 못하고 산다. 요즘 한참 ‘조기은퇴’니 ‘N잡러’니 말이 많지만 꼭 N잡러가 아니라도 한의사로서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한의원 원장으로서도 진료도 하지만 다른 일들을 벌이는 것 또한 살아가는 재미이니 더 하고 살고 있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인플루언서도 아닌 제게 한의신문이 왜 인터뷰를 요청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다른 영역에 도전하는 그 자체가 궁금하셨던 것 같다. 세상이 변해가는 것에 따라 원장님들도 이런 저런 통로로 환자들, 혹은 대중들과 소통하시면 우리 한의학도 올바르게 알려질 것이라 본다. 많은 한의사 선생님들이 더 많이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방송도 하고 그 자체를 모두 즐겼으면 한다. -
한의학정신건강센터 & 정신건강 ⑧서효원 학술연구교수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한의학정신건강센터 2020년 8월 19일에 과제가 시작되어, 2021년은 센터의 연구단계로는 2차 연도에 해당된다. 만으로 1년을 채운 시점에서 센터의 성과를 공유하고자 한다. 초기 1년간 우리 센터에서는 화병척도의 개정을 위해 화병의 개념을 다각도로 재확인하고, 한방병원 기반의 한방신경정신과 외래환자 레지스트리를 구축하였으며, 융합연구를 위한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화병척도의 개정 화병의 구체적인 진단기준으로는 화병면담검사1)(HBDIS)를 제시할 수 있다. HBDIS에 따라 화병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화병면담검사의 핵심 신체/심리 증상, 관련 신체/심리 증상 기준을 만족하고, 심리사회적 기능저하가 동반되어야 하며, 관련 스트레스가 증상 발생 이전에 존재하고, 증상이 신체적 상태나 약물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화병의 진단기준이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 진단기준에 부합하게 잘 정의되어 있고 타당화 연구까지 진행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화병의 개념 연구부터 다시 시작한 것은 화병을 학술적으로 범주화시켜 연구하면서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고통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자기반성 때문이다. 센터에서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패널을 구축하여 화병척도2)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집해본 결과, 기존의 화병척도는 초기 선별검사로는 적합하나 환자들의 증상 심각도의 변화를 측정하는 데는 부족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센터에서 발표한 '화병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화병의 핵심적인 경험을 분노 각성(Anger arousal)-비난(Blame)-통제 불가능한 신체 및 심리 증상(Uncontrollable physical and emotional symptoms)-타협과 일시적 대처(Compromise and temporary coping)'로 보았으며3), 전문가 패널에서는 화병 증상의 중요한 특징으로 분노감뿐만 아니라 신체증상(예: 가슴답답함, 치밀어오름, 열감, 얼굴이나 목, 어깨의 불편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화병에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감별진단에 비특이적인 항목(예: 두통, 어깨결림, 우울감 등)은 화병척도에서 배제되어 있는 것이 제한점으로 지적되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화병척도의 개정판을 개발할 것이다. 화병척도 개정판은 타당화 연구를 거친 후 한의신의료기술로 등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방신경정신과 내원환자 대상 관찰연구 일반적으로 한의임상에서 주상병으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것은 근골격계 질환일 것이다. 근골격계 질환에 비하면 정신적인 고통을 주호소로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는 아마 전체 임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만연해있는지를 생각해보면, 한방신경정신과 영역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만약 환자들이 남모르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면, 주호소와 정신적 문제 사이의 연관성을 고려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어떤 정신적 고통을 다빈도로 만나게 되는지, 환자들은 치료를 받으면서 어떤 경과를 거치는지, 어떤 개선을 경험하는지 연구되어 있다면 일선의 많은 한의사들도 임상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기초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센터에서는 다기관 레지스트리(환자등록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번에 구축한 레지스트리는 2008년에 화병연구센터에서 실시한 화병역학조사가 모델이 되었다. 화병역학조사는 전국의 한방병원에서 화병으로 진단되거나 스스로 화병이라고 생각하는 대상자를 추적 관찰한 것으로4), 화병 환자의 특성을 발표한 대표적인 연구 중 하나이다. 한의학정신건강센터의 레지스트리는 이름을 'KMental'이라고 명명하였으며, 화병과 울증뿐만 아니라 우울장애, 불안장애, 스트레스장애, 불면장애 등 다양한 정신장애를 폭넓게 조사한다. 주요 수집항목은 △한의 정신장애(화병, 울증) 및 DSM 정신장애 진단 △한의 치료내용 △심리평가척도(화병, 우울, 불안, 분노, 불면 척도 등) △한의평가척도(사상성격검사, 미병설문지) △의료비용 △초진단적 스펙트럼 관점에서의 환자평가 등이다. 레지스트리에 등록된 환자는 치료가 종료되었더라도 2026년까지 장기관찰을 지속할 것이다.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많은 한의사들이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레지스트리 연구 결과를 기다려주었으면 한다. 역량과 성과의 확장을 위해 센터에서는 일차 임상연구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지식의 확산을 위해 매월 한의사 월례회, 방학마다 한의대생 캠프를 진행하였고, 9월에는 대한한의사협회에 감정자유기법(EFT) 보수교육 강의를 등록하기도 하였다. 연구란 논문으로 결과가 발표된다고 끝이 아니라 임상으로까지 확산되고 적용될 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센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구의 가치 중 하나는 바로 ‘융합’ 한의학 연구는 한·중·일에서만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세 나라의 실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의 연구결과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보니 한국 한의학에 적합한 연구 성과는 우리 내부에서만 창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 한의계에서는 간신히 자급자족(自給自足)하며 한의학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 학문이 고립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는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을 목표로 더 많은 학문과 융합해나가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한 발판으로 센터에서는 모바일헬스(mHealth) 애플리케이션(어플)을 개발하는 ㈜디맨드와 연구를 함께해나가고 있으며, 올해 들어 보건학 석사, 심리학 박사 각각 한 분씩을 전임연구원으로 모시게 됐다. 한의학과 타 학문과의 융합 코로나19 시대에 mHealth 어플, 비대면 전화진료(telemedicine)의 활용가능성이 점점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한번 불붙은 원격진료 이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계속해서 의료계에 바람을 불고 올 것이다. IT 기술과 한의학적 솔루션을 접목시켜 우리가 비대면 상황에서 어플을 통해 환자들에게 한의치료기술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정신과 분야에서는 환자들의 자조(self-help) 능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어플을 활용한다면 환자들에게 맞춤형 관리를 제공하는 것이 훨씬 용이해질 것이다. 한편 우리 센터에서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보건학과 심리학은 한의학에 색다른 도구와 관점을 제공해줄 수 있다. 보건학은 개인 단위가 아니라 집단 단위의 건강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에, 보건학자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정책을 제시하는 데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센터가 가지고 있는 “한의학 기반으로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HQ의 역할 국민 정신건강을 위한 Hub의 역할을 담당하는 한의학정신건강센터”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건학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심리학은 추상적인 개념이나 용어를 경험적으로 측정이 가능하도록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를 도입하여 과학의 영역에서 발전을 이뤄온 학문이다. 이는 한의학적 개념을 연구할 때 필요한 접근방식으로서, 특히 한방신경정신과 영역에서는 심리학과 만났을 때 더욱 시너지가 날 것이다. 이처럼 타 전공자와 융합연구를 시도하면서 한의학의 저변을 넓혀나가게 되면, 한의학의 상아탑에서 빠져나와 여러 학문 분야와 교류하고 나아가 국민들과도 눈높이를 맞춰 소통할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 길에 한의학정신건강센터가 핵심적인 기여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보람될 것이다. 참고문헌 1) 김종우, 권정혜, 이민수 외. 화병면담검사의 신뢰도와 타당도.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2004;9(2):321-31. 2) 권정혜, 김종우, 박동건 외. 화병척도의 개발과 타당도 연구. 한국심리학회지 : 임상. 2008;27(1):237-52. 3) Suh HW, Lee KB, Chung SY, et al. How suppressed anger can become an illness: a qualitative systematic review of the experiences and perspectives of Hwabyung patients in Korea. Frontiers in psychiatry. 2021;12. 4) 김종우, 정선용, 서현욱 외. 화병역학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한 화병 환자의 특성.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10;21(2):157-69. -
“추나의학, 학진 등재지 선정되며 학술적 성장도 이뤄”[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산청한방약초축제 동의보감상을 수상한 신병철 부산대 한의전 교수에게 수상 소감과 추나요법 급여화에 대한 견해,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 교수는 1994년 원광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후 전북대 보건대학원에서 산업보건학 석사를 수료했다. 제11~14대 척추신경추나의학회장, 제5~7대 부산대 한방병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부산대 한의전의 교학부원장,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Q. 동의보감상을 수상한 소감은? 올해 산청한방약초축제위원회로부터 추나의학 발전과 공용 탕약표준제조시설을 유치하는 등 한의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의보감상 학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먼저 큰 상을 주신 산청한방약초축제 위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추천해 주신 경상남도 한의사회 이병직 회장과 회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의계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기여를 하시는 많은 분들이 계신 제가 받게 돼 미안한 마음이 든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한의계에 기여할 부분과 산청한방약초 발전에 기여할 부분을 찾아볼 계획이다. Q. 추나요법 급여화 이후 추나의학의 현주소는? 추나의학은 1991년에 설립된 대한추나학회를 중심으로 학술적으로 임상표준화를 이루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학술적 성장은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가 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지로 선정(2014년)되면서 또한 이뤄졌고 <추나의학 2.5판> 교과서를 중심으로 12개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포함)에서 어느 정도 추나교육이 표준화돼 교육되고 있다. 현재 추나의학은 학문적 발전을 토대로 2019년 4월 보험급여화를 통해서 추나치료가 보편적 한의치료기술로 인정받았으며, 추나의학은 향후 추나 진단 및 치료의 표준화와 세계수기근골의학회(FIMM)와 교육정책을 공조하면서 의과의 도수치료와는 다른 수기의학으로서 한의학적 특성이 반영된 비약물, 비수술요법으로 학문적으로 잘 정립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Q. 보장성 확대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점은? 2019년 4월 8일 추나요법 보장성 진입 이후 현재 추나요법은 보험급여화에 몇 가지 타당하지 않은 족쇄가 채워져 있다. 첫째는 20회 제한이다. 근거가 빈약한 횟수 제한이 걸려있고, 또 하나는 추간판탈출증과 척추협착증에만 50%급여를 지급하고 타 근골격계 질환에는 80%의 본인부담금이 복잡추나에 제한을 가하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타당한 논리가 적용되지 않고 단지 급여비용을 축소하기 위한 제한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추나요법 급여화의 보장성 확대를 위해 한의 치료와 동일하게 본인 부담률을 30%로 낮추고, 복잡 추나의 본인부담금도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협착증 뿐만 아니라 행위정의에 기반해 질환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추나진단에 대한 수가가 현재는 책정되지 않았지만 추나치료의 전제조건이 변위와 자세불균형을 진단 후 시행하는 것이므로, 추나진단수가 개발도 필요하다 생각된다. Q. 현재 강단에서 중점적으로 추진중인 과제는? 현재는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추나진단 근거창출연구를 수행하면서 추나 진단수가 개발과 추나진단 표준화를 수행해 보기 위해 연구설계를 진행 중이다. 또한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교학부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대학원의 중장기발전계획 수립의 일환으로 교육실장인 김소연 교수와 함께 교육과정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올해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는? 올해는 제가 한의학 연구과제 2개를 수주해 초기 세팅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올해는 큰 욕심내지 않고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인 추나진단 근거창출연구와 한국연구재단의 한·양방융합연구 과제의 초기 세팅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 점차 연구를 심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현재 홍주의 회장을 비롯한 집행진 여러분들께서 많은 노력을 경주하시고 계시는데, 의-한 갈등을 해소해 한의의료가 좀 더 다양화되고 일차의료로써 역할 수행과 2차 의료기관으로서 한방병원이 역할을 분화하여 발전되기를 한 명의 의료인으로써 기도해 본다.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2>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이번호에서는 한의원에서 다빈도로 만날 수 있는 비과 질환 중 비출혈을 만나보도록 하겠다. 코피가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은 다음과 같이 많이 있다. 필자가 수련의 1년차 가을 무렵 몸살기운과 코피로 입원한 환자가 있었다. 하지만 입원 후 발열과 전신발진, 혈액검사상 간수치 상승으로 쯔즈가무시가 의심돼 타병원에 전원했고, 이후 환자의 둔부에서 괴사딱지가 발견됐다. 코피는 몸살이 아닌 급성 열성 전염병에 의한 것이었다. 이렇듯 코피를 주소로 내원하는 경우 상황에 따라서는 내과적 질환 등의 과거력, 외상, 수술 등의 유발인자, 복용약 확인과 혈액검사나 X-ray 같은 영상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코피는 임상에서 양상으로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비중격전방부에서 발생하는 국소적인 출혈과 비강후방에서 발생하는 전신적인 출혈이다. 국소적인 출혈에서 가장 흔한 것은 외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소아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여러 이유로 코막힘이 있어 코를 세게 풀거나 코딱지를 자주 파는 동작에 의해 발생하는 코피다. 대부분 소량이며 지혈은 15분 내외이지만 반복적이라 그냥 두기에는 너무 잦은 출혈이 대부분이다. 진찰시 Kiesselbach혈관총이 있는 비중격 전하부로 혈관이 선명하게 충혈이 되어있거나 출혈이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가려움이 있는 아이들은 수시로 파서 피딱지가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너무 잦은 출혈로 한 두 번 정도 소작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도 많이 있다. 선행되는 비염의 치료, 건조한 코 관리와 더불어 지혈시에는 휴지로 막고 빼버리는 것보다는 바세린 거즈팩킹을 1시간 정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소적인 이유 중 진료실에서 생각보다 많이 접하는 코피 양상은 건조로 인한 출혈이다. 이는 만성적인 비염이 있는 환자들이 ‘코피가 난다’라고 표현하면서 올 때 출혈이라기보다는 콧물에 피가 조금씩 섞여나오거나 코를 풀면 코딱지에 피가 섞여나오는 형태로, 비강의 건조가 원인이다. 이 때 주의깊게 살펴볼 출혈 부위는 하비갑개, 중비갑개의 혈성가피 또는 갑개와 비중격이 콧물과 출혈에 의해 엉기면서 달라붙어있는 모습이다. 얇은 피딱지가 아침 세수 때마다 나오고 간지러워 자주 손가락으로 뜯어내다 보면 점점 더 심해진다. 환자들은 비강의 건조감 해소를 위해 물이 묻은 휴지를 코 속에 넣고 있는데, 이런 경우 차후 비강이 건조가 더 심해진다. 치료를 위해서는 안연고나 바세린을 바르는 것보다 자운고를 자주 바르고, 특히 자기 전에 비강 내로 넓게 바르고 마스크를 끼고 자면 효과적이다. 전신적인 요인에 의한 후방 비출혈은 고혈압이나 순환장애 환자에게서 발생 할 수 있다. 폐열·위열·간화상역에 의한 코피로, 이런 경우는 비강 관찰시 하비갑개와 중비갑개의 충혈과 부종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코피의 발생은 주로 양측으로 또는 인두부로 넘어가고 양이 많은 편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에서 음주, 흡연, 고량진미를 자주 섭취하면 더욱 심해져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갑개 부위를 침으로 사혈을 시켜주는 것도 좋다. 상황에 따라 갑자기 지혈을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개원가에서도 바세린 거즈 팩킹을 할 수 있는 준비물을 평소 준비해두면 좋을 것 같다. 준비로는 붕대를 접어서 말아논 거즈다발과 고정 포셉이 필요하며, 삼칠근말이 있는 경우에는 거즈 끝부분에 바세린과 같이 섞어 발라줘 팩킹하면 효과가 더 높다. 출혈양이 상당히 많은 경우에는 1∼2일 정도 팩킹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재출혈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피가 섞인 분비물이 편측으로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악취가 조금씩 있고 뒤로 넘어가는 것도 많다면 비인두암·상악암을 의심하고, 물혹으로 보이는 데도 편측으로 코피가 있다면 반전성 유두종 같은 질환도 염두에 둬야 한다. -
무릎뼈의 연골연화 (Chondromalacia patellae)[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경제적으로 보탬 되는 수익사업 발굴해 결속감 다져야”<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강준혁 제주한의사회 외무부회장(서귀포시한의사회장)으로부터 분회 활성화를 위한 주요 추진사업과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한다. “회원 개개인들이 보람된 일을 하면서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수익사업들을 발굴한다면 한의사회라는 조직에 대한 소속감도 생기면서 모임 자체를 현실적으로 좋아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방문진료를 할 때 어느 정도 보수가 주어지는 수익사업을 더욱 활성화한다면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열심히 일하면서도 한의사회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한의사회(이하 제주한의사회) 외무부회장(서귀포시한의사회장)은 한의사회가 좀 더 결속감을 갖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제주한의사회는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여타 시도지부와는 달리 공식적인 분회가 없다. 분회를 운영할 만큼 많은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 부회장은 “정식 분회가 아니더라도 제주지부 내에는 구역별로 여러 친목단체 성격의 모임이 있어 소규모 단위의 조직이 운영되고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서귀포시 역시, 이렇게 결성된 조직을 내부 회원들끼리 서귀포시한의사회로 부르고 있고 리더를 맡고 있는 만큼 대외적으로 활동할 때는 서귀포시한의사회장이라는 직함을 내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같은 자리에서 21년째 한의원을 하고 있다는 그는 서귀포고등학교를 졸업한 제주 토박이이며, 한 지역에서 한의사회 회무 업무를 16년 넘게 해 잔뼈가 굵다. 홍보이사, 법제이사, 총무이사를 거쳐 현재 제주한의사회에서 관공서, 유관단체, 도의회 등을 상대하는 외무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서귀포시한의사회 소개. 21년 전에 왔을 때만해도 거의 막내뻘이었는데 이젠 밑이 거의 없다.(웃음) 그만큼 세대교체가 됐다고 해야 할까. 새롭게 개원한 젊은 회원들의 참여가 많이 늘어났다. 무엇보다 우리 분회에는 현재 제주지부 회장이 소속돼 있어 지부 일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그만큼 지부에서도 우리 분회를 더 신경 쓰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코로나19로 여러 제약이 많을 것 같다. 자주 교류를 못해 아쉬움이 크다. 코로나 이전에는 분회원들이 동사무소에 방문 진료도 정기적으로 나갔고, 복지회관을 찾아 소외 계층에 한약 지원사업도 했는데, 요새는 모임 자체를 못하고 있다. ◇서귀포한의사회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의 일환으로 방문진료 사업에 일찌감치 참여했다. 지난해 서귀포시 6개 한의원이 참여해 총 67명의 어르신에게 한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상자 67명은 고혈압, 당뇨, 관절염, 변비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으로, 한의원 방문없이 집으로 한의사가 찾아가 진료했는데 복지와 의료를 융합한 성공적 실험으로 평가받았으며, 한의 분야에서 고령 사회 복지 화두를 넓히고 실천한 마중물이 됐다고 생각한다. ◇방문진료의 장단점은? 한의방문 진료의 장점은 환자들에게 만족감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찾아가는 서비스다보니, 한의진료를 기존에 자주 접하지 못했던 계층에 한의약의 우수성을 알릴 수도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단점은 없는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시내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사는 노인환자였는데, 요새 시대가 그렇듯 홀로 살면서 자식들은 떨어져 지내는 형편이었다. 이런 독거노인들은 대부분 고령이라 기력도 딸린다. 다행히 한의약에 대해 만족도가 높았다. 한약을 복용하는 게 기존 영양수액 주사만 맞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고 해 꾸준히 치료를 해드렸다. 현재까지도 연락을 하면서 진료뿐 아니라 삶에 대한 주변얘기도 나누면서 무척 친근한 관계가 됐다. 현대사회에는 외로운 노인들이 많아 한의사가 안정감 등 정서적인 부분까지 케어하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최근 정부 차원의 한의 방문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사업에 미리 참여해 본 입장에서 느낀 제도적 보완점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 방문진료는 시범사업이라 얼떨결에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수진자가 늘어나고 지역사회에서 반응도 좋아 참여 한의원도 늘어나게 됐다. 통합돌봄사업에 참여하다보니 시청에서 관계 기관들과 회의를 하면서 여러 가지 민원이나 건의도 할 기회가 생겨 수가 부분에 대해 언급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수가가 1회 나가는데 5만원부터 시작했다. 봉사로 생각하고 그러려니 했는데 막상 약사나 의사들의 수가와는 차이나는 것을 접하고 보니 아무리 봉사라도 우리의 위상이 낮아지는 건 안 될 것 같더라. 적극적으로 주장해 12만원까지 올렸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한의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본격 실시하면서 우리가 기존에 하던 통합돌봄 한의진료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행과 같이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기준으로 회당 93210원으로 재조정하려고 한다고 시청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러면 앞으로 이중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 한 가지 채널로 나가야 할 것 같은데, 수가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한의사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는 민주적인 협회로 발전하기 위한 분회의 역할과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분회 회무를 도맡아 하는 임원진도 결국은 그보다 더 큰 지부에 포함된 일개 회원이다. 분회든 지부든 결국 하는 일은 한의사 개인을 포함한 모든 한의사의 권익을 위한 일이라는 점을 늘 기억했으면 좋겠다. 점점 회원 수는 늘어나는데 코로나로 자주 모일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안타깝다. 가장 기본적이겠지만, 다양한 의견은 온라인상으로라도 자주 받아 볼 수 있도록 해, 열린 마음으로 회원들 한명 한명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집행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