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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한의사회 회장, 오세형 후보 단독 출마부산광역시한의사회 제35대 회장 및 수석부회장 후보 등록이 지난 3일 마감된 가운데 오세형 회장 후보·노현찬 수석부회장 후보가 단독 출마했다. 오세형 회장 후보는 동국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해운대구한의사회장 △부산시한의사회 부회장·수석부회장 △제33대 부산시한의사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노현찬 수석부회장 후보는 대전대 한의과대학 졸업 및 대전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대전대 한의과대학 겸임교수 △부산시 북구한의사회장 △부산시한의사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역량 있는 지부, 목소리를 내는 지부, 그리고 회원들과 제대로 소통하는 지부가 되겠습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오세형·노현찬 후보는 이를 위해 △첩약건보 정리 △어려워진 자동차보험 시장 개선 △지역 사회적 입지 강화 △공직 및 봉직 한의사 처우 개선 △부산시한의사회 지자체사업의 전국 확대 모색 △지역사회 내 한의학 홍보 확대 △지부 임원의 역량 강화 등 7대 핵심공약을 제시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첩약건보와 관련해서는 멀리 보는 관점과 회원들의 고충을 이해하는 두 가지 관점 모두가 필요한 만큼 회원들의 목소리를 전달해 중앙회의 정책이 회원들의 뜻과 같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개원가가 겪고 있는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데 매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의사들의 공직 진출 확대 및 봉직 한의사의 어려움 개선에도 힘을 모으는 한편 지난 10년간 난임, 치매 등 부산시한의사회의 고유한 지자체 사업 결과들이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오세형 회장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부산시한의사회 등 한의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 해결을 위해 회무 경험이 풍부한 임원들을 구성해 One Team으로써 힘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며 “오랜 기간의 회무 경험과 개원의의 마음으로 다시 한번 한의계의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데 앞장서는 부산시한의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35대 부산시한의사회 회장 및 수석부회장 선거는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우편투표 및 23일부터 28일까지의 전자투표를 통해 찬반투표가 진행되며, 개표는 28일 2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당선자는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내달 8일 당선을 확정짓게 된다. -
제22회 한의사전문의 2차 시험 오는 10일 실시2022년도 제22회 한의사전문의 2차 시험이 오는 10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실시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3일 비대면 방식으로 한의사전문의자격시험 실행위원회를 열고 한의사전문의 1차 합격자 사정 및 2차 시험에 대한 계획을 승인했다. 최도영 실행위원회 위원장은 “추운 날씨에도 국민건강 증진과 전문성 향상을 위해 전문의 시험에 응시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는 2차 시험도 차질 없이 준비해 안정적인 전문의 배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1차 시험에는 △한방내과(47명) △한방부인과(11명) △한방소아과(6명) △한방신경정신과(7명) △침구과(35명)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8명) △한방재활의학과(39명) △사상체질과(4명) 등 총 157명이 합격했다.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만7443명중앙방역대책본부는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7443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2만269명으로 2만명대에 들어선 지 3일째다. 국내 발생은 2만7283명, 해외 유입은 160명이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6160명, 경기 7226명, 인천 1783명 순으로 발생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24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6836명(치명률 0.73%)이며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257명이다. 한편 이날 0시까지 4464만6116명(인구 대비 87.0%)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4400만1773명(인구 대비 85.8%)이 2차 접종을 마쳤으며 3차 접종은 2727만1785명(인구 대비 53.8%)이 완료했다. -
서울시한의사회, 지난해 교의사업 재개로 교육 일선 ‘호평’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 이하 ‘서울시한의사회’)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교의사업을 재개해 교육 일선 현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시한의사회는 매년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연계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의학 인식제고 및 청소년 건강관리를 위해 교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020년부터는 이 사업을 잠정 연기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개했다. 이에 서울시한의사회는 지난해 10월20일 서울경기고등학교 창의인재 아카데미 강연을 시작으로 같은달 26일에는 삼척도계중학교에서 성교육 및 진로직업교육 강연을, 29일에는 서울산업정보학교에서 보건간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방 간호 교육을 진행했다. 이어 11월25일에는 서울시교육청과 간담회를 개최해 다시 서울시 내 초·중·고등학교 대상 강연을 재개하기로 합의했고, 이를 통해 12월24일과 28일 서울청덕초등학교에서 4학년 2개 학급에 진로직업교육과 성교육을, 12월29일과 30일에 서울서신초등학교에서 5학년 5개 학급에 진로직업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교의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운현초등학교(종로구)와 서울청덕초등학교, 서울서신초등학교에는 한의사가 발간한 어린이 대상 건강 관련 도서인 ‘열한 살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해 진짜 내 몸’을 각 10권씩 전달했다. 지난해 서울시한의사회 교의사업 및 도서전달에는 △구명하 원장(큰길한의원) △김성준 원장(김한의원) △김정국 원장(김정국한의원) △김재안 원장(에벤에셀한의원) △박재현 원장(경희바름한의원) △이승환 원장(통인한의원) △정채빈 원장(연강한의원) △허준 원장(경희허준한의원) △홍정우 원장(은덕한의원) 등 총 9명이 참여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한의사회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는 상지대학교 충청강원권 교육기부센터와 지난해 6월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제10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에 참여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서울시한의사회 이세연 교의운영위원장은 “팬데믹 상황으로 학교 방역지침에 따른 학교 교과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엄중한 상황에도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강연을 제공해 학교 보건과 건전한 인재 양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77회 한의사 국가시험 합격률 '97.1%'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지난달 14일 서울 등 전국 7개 지역에서 시행된 제77회 한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이 97.1%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국시원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는 753명이 응시하고 731명이 합격해 이같은 합격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3년 동안의 합격률인 96.6%(2019년·2020년), 96.4%(2021년)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수석합격은 340점 만점에 316점(92.9점/100점 환산 기준)을 받은 경희대 한의대 이주엽씨, 상지대 한의대 김형석씨, 세명대 한의대 김세희씨가 공동으로 차지했다. 한편 이번 국가시험의 합격 여부는 국시원 홈페이지(www.kuksiwon.or.kr)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65)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77년 간행된 한의학학술잡지 『東洋醫學』 제3권 제1호에는 日本北里硏究所附屬 東洋醫學總合硏究所 쿠와기 타카히데(桑木崇秀)의 「국제적 시야에서 관찰한 동양의학연구의 장래와 전망」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려 있다. 이 논문은 1976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제1차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전문이다. 이 논문은 일본에서 한방의학을 연구하는 의사로서의 입장에서 동양의학의 연구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소 일본 중심과 의사로서 서양의학 중심의 관점이 포함돼 있다고 사료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고 본다. 아래에 그 내용을 정리한다. ○동양의학의 범위: ①중국의학 ②인도의학 ③일본, 한국 등의 고래의 의학. ○동양의학의 특징: ①全機的, 종합적이라는 것 ②자연에 근거하고, 자연을 벗어나지 않는 것 ③外因보다 內因을 중시하는 것 ④치료에 있어서 전신의 balance 회복을 도모하는 것. ○동양의학 연구의 방향: ①동양의학의 특징에 근거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②서양의학적 분석에만 시종해서는 안될 것이다. ③그러나 서양의학적 기술은 충분히 활용할 것이다. ④그리하여 ‘學’으로서의 동양의학의 완성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일본, 한국 등 지역적 의료에서 세계적으로 그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는 보편적 의학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연구의 종류: ①문헌학적 의사학적 연구 ②임상연구 ③기초연구(진단 부문, 치료 부문) ○문헌학적 의사학적 연구: ①고전의 고증학적 연구 ②각국의 특수성에 관한 사적 고찰 ③용어의 통일. ○임상연구: ①진단, 효과판정의 객관화 ②증례의 분류 정리 ③難症治療에 관한 국제협력. ○진단 부문: ①진단의 객관화(기계화) ②중국의학 特有개념의 해명. ○치료 부문: ①한약의 약리학적 연구 ②한약의 약학적 연구 ③침구의 일반효과에 관한 연구 ④경락, 경혈 효과에 관한 연구 ⑤침구 재질, 기술에 관한 연구 ⑥침 마취에 관한 연구. ○탕액, 침구 이외의 동양의학: ①추나의 연구 ②양생의학 특히 食物醫學의 연구. ○인도의학의 연구: 인도에서 70〜80%의 국민이 혜택을 받고 있는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의학의 문헌학적 의사학적 연구와 임상연구 및 기초연구가 국제협력 하에 진행될 것이 기대됨. ○한국, 일본 등의 고래의 의학연구: 고래로 내려온 전통의학 속에 매몰된 진주같은 것들을 발굴하여 임상에 응용하는 것이 각국의 의학자들에게 부여된 책무이다. ○연구를 방해하는 제요소: ①동서의학간의 이해 부족 ②국제교류의 결여와 부족 ③한약의 해외의존성 ④한약의 다양성과 감별의 곤란성 ⑤고전의 난해성과 고전의존성 ⑥동양의학 임상가의 파벌성과 폐쇄성. ○당면과제: ①대학의학부에 동양의학강좌의 개설 ②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연결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 ③국제교류의 촉진 ④약초 자급과 유통의 촉진에 대한 노력. ○결론: 동양의학 연구의 목표는 동양의학의 ‘學’으로서의 체계화이며, 나아가서 서양의학의 장점과 동양의학의 장점을 취한 제3의 의학의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인류의 꿈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는 이 목표를 향해 꾸준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산조인(酸棗仁)의 품질관리오수석 원장 한의학정책연구원 산조인의 기원(基原) 산조인(酸棗仁)은 안신(安神)하는 효능으로 한의학 임상에서 아주 많이 사용하는 약재다. 영혈(營血)을 보하여 안신하고, 수렴지한(收斂止汗)하여 영심(寧心), 안신(安神), 염한(斂汗)에 뛰어나며, 특히 “생용호면(生用好眠), 초용불면(炒用不眠)”이라 하여, 수면장애에 없어서는 안 될 약재다. 이처럼 한의학 임상에서 없어서 안 될 중요한 약재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공급량 때문에 현재 임상에서 원활하게 대응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산조인(酸棗仁)의 기원은 『대한민국약전』에 “산조(酸棗) Zizyphus jujuba Miller var. spinosa Hu ex H.F. Chou (갈매나무과)의 잘 익은 씨”라고 수재되어 있다. 산조(酸棗)를 묏대추나무라고도 하는데, 약전에서 국명을 묏대추나무라고 하지 않고, 굳이 중국약전과 같이 산조(酸棗)라고 한 이유는 우리나라 식물도감에서는 묏대추나무의 학명이 Zizyphus jujuba Miller라고 되어 있어 이와 구별하기 위함이다. 즉 기본종인 Zizyphus jujuba Miller에 그 변종인 산조(酸棗) Zizyphus jujuba Miller var. spinosa Hu ex H.F. Chou 와 대추나무 Zizyphus jujuba Miller var. inermis Rehder로 구별되고 있으며, 한약재로는 산조(酸棗)의 씨를 산조인(酸棗仁), 대추나무의 열매를 대조(大棗)로 사용한다. 산조(酸棗) 열매의 핵 안에는 한쪽이 약간 볼록한 씨가 두 개 들어 있는데 이 씨를 산조인으로 사용한다. 대추나무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기는 하지만 핵 안이 대체로 텅 비어 있고 씨는 거의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산조인으로 사용할 수가 없다. 산조인의 산지와 생산 산조인은 우리 국내 생산량은 없다. 산조(酸棗)는 중국 양쯔강 이북에 야생 또는 재배하고 있는데, 주로 해발 1,500m 이하의 양지바른 산기슭, 황무지, 해안 등지에 분포한다. 그중에서 河北의 형대(邢台), 山東의 기몽(沂蒙), 遼寧의 조양(朝陽)이 산출량이 가장 많고 품질도 가장 좋아 역사적으로 이름이 높다. 이 밖에 內蒙古, 甘肅, 山西, 安徽 등지에서도 산출된다. 중국에서는 산조인을 전통적으로 집산지에 따라 순조인(順棗仁)과 동조인(東棗仁)을 높이 쳐주었다. 순조인은 호북성 형대(邢台)를 중심으로 만리장성에 이르는 곳에서 생산되는 것인데, 형대의 옛 이름이 순덕(順德)이기 때문에 순조인이라 하였다. 동조인(東棗仁)은 산동성 기몽(沂蒙)에서 생산되는 것을 말한다. 순조인은 납작하고 통통하며 신선한 것은 자홍색인데 여름이 지나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동조인은 순조인에 비교하여 약간 크지만 통통하지 못하다. 신선한 것은 붉은색인데 여름이 지나면 적갈색으로 변한다. 야생하는 산조(酸棗)는 가뭄과 한파에 견디는 힘이 강하여 자연 번식이 강하지만, 열매를 잘 맺지 못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야생 산조를 전지(剪枝)하거나 뿌리를 쳐주고 비료를 주는 등 인공관리를 하여 결실률을 높이고 있다. 9~11월 열매껍질이 붉은색이 되면 수확하는데, 너무 가물어 껍질이 청록색이 되면 씨가 익지 못하여 씨의 생산량이 떨어진다. 수확한 산조(酸棗)는 과육은 버리고 씨만 취한다. 과육은 탈피기를 사용하여 제거하거나 물에 1주일 정도 담가 발열시켜 부란(腐爛)되면 물에 깨끗이 씻어 제거한다. 이렇게 얻어진 과핵은 파핵기(破核機)를 사용하여 핵각(核殼)을 제거하고 순수한 씨를 취한다. 알이 크고 충실하며 바깥면이 자홍색으로 광택이 나고, 핵각 등 잡질이 없는 것이 양품이다. 산조인의 수입량 산조인은 우리 국내 생산량은 전무하고 중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의약품과 식품으로 수입된 산조인의 양은 다음 <표 1>과 같다. 이를 보면 산조인은 한해 평균 의약품으로 32,703 kg, 식품으로 144,166 kg이 수입되어 총계 176,869 kg이 국내에서 소비되었는데, 식품이 한약재보다 무려 4.4배가 더 많았다. 특이한 것은 부적합 비율이 타 한약재에 비하여 높은데, 의약품으로 수입된 것은 부적합 비율이 평균 12.2 %나 되었지만, 식품으로 수입은 부적합 비율이 2020년을 제외하고는 전혀 없었고, 2020년에도 3.3 %에 불과하였다. 산조인의 수입 부적합 사유는 대부분 산조인이 아닌 동속식물인 인도대추 Zizyphus mauritiana Lamk.의 씨인 면조인(緬棗仁)을 수입하다 적발된 것인데, 이로 미루어 보아 면조인을 산조인으로 변조하여 수입 통관할 때 한약재보다는 식품으로 수입하는 것이 한결 수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산조인이 영심(寧心), 안신(安神), 염한(斂汗)에 뛰어나며 수면장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한의학 임상에서 최다빈도 처방의 하나인 귀비탕(歸脾湯)의 주요 구성약물임을 감안할 때, 수입된 산조인의 양이 연평균 32,703kg에 불과한 것은 한의계 임상에서 사용되는 산조인의 양에 현저히 미달하는 양이라 할 수 있다.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귀비탕에서 산조인과 함께 많이 사용되는 용안육(龍眼肉)의 2020년 수입량이 209,849kg인 것을 보아도 산조인 32,703kg은 너무도 적은 양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식품으로 수입된 산조인 145,671kg 가운데 상당량이 한약재 산조인으로 이동하여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면조인(緬棗仁)의 기원과 산지 대추는 크게 중국계 대추(Chinese jujube)와 인도계 대추(Indian jujube)로 나뉜다. 중국계 대추는 중국에서 기원전 2,000년 전부터 화북지방과 만주 일대에 주산지가 형성되고, 우리나라, 일본 등 아시아 지역과 러시아 남부, 독일 등 유럽지역 및 미국 대륙의 중남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온대 낙엽과수이다. 인도계 대추는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주로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 베트남, 중국 남부 지방을 포함한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서 재배되고 있는 상록관목으로 내한성이 약하여 온대지방에서는 재배가 힘들다. 인도대추는 종류에 따라 열매 크기가 1cm에서 6cm까지 다양하다. 열매가 큰 것은 사과와 비슷하고 과육에는 수분이 많으며 아삭한 맛이 난다. 단 맛이나 신맛이 강하지 않아서 맛이 담백하다. 산조인과 면조인의 관능검사 산조인은 한 면이 조금 융기되어 있고, 다른 한 면은 비교적 평탄하며 중앙부는 융기한 선이 있다. 개체가 크고 충만하며 파쇄되지 않은 것이 양품이다. 내과피(핵각) 및 그 밖의 이물이 3.0 % 이상 섞여 있지 않아야 한다. 면조인은 산조인에 비하여 약간 크고 두께는 얇다. 바깥 면이 황갈색을 띠고 납작한 원형으로 한쪽 면은 평탄하고 다른 한쪽 면은 약간 융기되었는데 능선은 없고 씨껍질이 얇다. 바깥 면에 흔히 비늘모양의 무늬가 있다.<그림 1> 산조인 유통품을 보면 면조인을 약간 볶아 표면을 산조인처럼 붉은색 계통으로 변조하였거나 산조인 정품에 적절한 비율로 혼입시켜 전문가들도 잘 모를 만큼 변조된 것이 많다.<그림 2> 이 밖에 갈매나무과 식품인 헛개나무 Hovenia dulcis Thunb. 의 씨[지구자(枳椇子)]를 혼입하는 경우가 있고, 한 때 콩과 식물인 점베이 Leucaena leucocephala (Lam.) de Wit의 씨가 [은합환자(銀合歡子)] 산조인에 혼입되어 유통된 일이 있으니 관능검사 시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구자(枳椇子)는 편원형으로 배면이 조금 융기되고 복면은 비교적 평탄하며 지름 3~5 mm, 두께 약 2mm이다.<그림 3> 점베이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된다. 바깥 면은 흑갈색이며 한쪽 끝은 동그랗고 다른 한쪽은 뾰족하다. 길이 8~10mm, 너비 5~7mm, 두께 1.5~1,8mm이다.<그림 4> 면조인의 공정서 수재 검토 필요 중국에서 원천적으로 산조인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면조인을 산조인으로 변조하여 수입 판매한다면 많은 이익이 남는다. 2022년 1월 현재 산조인 정품의 수입 원가는 1kg 당 12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인 2021년 1월에는 1kg당 9만원 정도였는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산조인으로 변조된 면조인의 수입 원가는 2022년 현재 1kg당 13,000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조인을 산조인으로 변조한 제품들은 한의원에 산조인으로 공급되므로 그 피해는 오롯이 한의사들이 입게 될 것이다. 그나마 면조인을 가공하지 않고 면조인 상태로 면조인 가격으로 한의원에 공급하는 사업자는 양심적이라 할 수 있다. 면조인은 우리나라 공정서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면조인(緬棗仁), 또는 전자조(滇刺棗)라는 이름으로 운남(雲南) 등에서 지방 습용품(習用品)으로 인정하여 유통되고 있으며, 베트남 약전에는 조인(棗仁)이라는 이름으로 수재되어 정품 산조인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실제로는 정품 산조인만으로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면조인이 함께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며1), 타이완에서는 유통되고 있는 산조인의 36%가 면조인이라는 보고가 있다2). 이처럼 면조인을 약전에서 정품 산조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중국, 타이완 등에서도 면조인이 산조인과 함께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국내 산조인 공급은 정품 산조인 뿐만 아니라 면조인도 함께 공급되어 임상에서 필요한 수요를 공급하고 있는 형편이다. 면조인을 철저하게 차단한다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산조인의 공급량으로 미루어 보아 산조인의 값이 더욱 치솟아 임상에서 적절하게 활용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면조인의 사용을 무조건 차단할 것이 아니라 공정서 수재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면조인의 사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식품으로 수입되고 있는 면조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여야 한다. 1) 王惠淸 편저; 中藥材産銷, 四川科學技術出版社. 2004 2) 陳文惠, 陳佩儀, 劉宜祝, 羅吉方. 市售酸棗仁藥材之鑑別及其成分含量測定. 食品藥物研究年報. 2011;2:60-6. -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어디까지 왔나? <2>이 혜 윤 부산대 한의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의학교육학박사과정)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이혜윤 부산대 한의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의학교육학박사과정)으로부터 진료수행평가에 대한 개념과 국내외 현황과 더불어 현재 한의계의 진행과정 및 향후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진료수행평가란? “진료수행평가(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이하 CPX)란 모의진료 환경에서 학생들의 진료역량을 평가하는 시험 형식을 말한다. 일정한 반응을 훈련받은 표준화 환자가 흔하고 전형적인 주소를 호소하면, 학생이 이를 바탕으로 일차진료의 수준에서 의료면담과 신체진찰을 통해 초기 진단을 내리고 환자와 협의해 치료계획을 세우는 일련의 과정을 구조화하여 평가한다. 즉 과정평가이면서, 투입 요소가 많은 고부담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Q. CPX의 배경 및 국내·외 현황은? “현대사회에서 환자들은 학생의 직접 진료를 기피하고 심지어 이를 비윤리적인 것으로 보게 됐지만, 반면 의학교육에서는 졸업생이 일정한 진료역량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역량 및 성과 기반의 교육이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영미권 의과대학들에서는 환자 안전을 위해 군사 및 항공우주 분야에서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교육을 원용해 인체모형을 이용한 술기 훈련과 모의환자를 투입하는 의료면담 훈련이 1970년대에 고안되고 1990년대에 활성화됐으며 2004년 미국의사시험인 USMLE Step 2 CS에 도입되면서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이 도입되면서 6개의 CPX와 6개의 OSCE(임상술기시험)으로 구성됐으며, 지난해부터는 9개의 CPX와 1개의 복합OSCE로 변화됐다. 2021년 시작된 치과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도 CPX와 유사한 과정평가를 두고 있다. 이밖에 중국 및 대만의 중의학교육에서도 대학 단위 혹은 국가시험 단위에서 이와 유사한 훈련 및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Q. 한의학교육에서 CPX는 어떻게 활용되는지?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에게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을 통해 응급 혹은 위중증으로 의심되면 전문 진료나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고, 한의 일차진료에서 관리가 가능한 범주라고 판단되면 추정 진단 및 변증을 통해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 혹은 의뢰하며 적절한 처방과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준이 되는 진료 양태가 결정돼야 한다. 심장성, 폐성, 소화기성 여부를 감별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학문적인 감별진단이 필요하고, 변증을 위한 임상추론도 이뤄져야 한다. 그 후 ‘심혈어조증’과 같이 한가지 유형으로 변증된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처방 구성 및 침구 치료를 위한 인체 정보의 획득과 기술이 요구된다. 이에 맞추어 표준화 환자의 훈련 모듈, 평가자의 체크리스트가 개발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질병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고 생각되는 병정이나 특징적인 증상들뿐만 아니라 환자의 평소 성격이나 생활양식, 기타 동반증상까지 현실성 있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학생은 병력 청취와 신체 진찰 과정에서 진단 추론과 변증 추론을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진행해 판단하고, 향후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훈련 및 평가돼야 한다. 즉 CPX는 유능한 일차진료 한의사처럼 추론하고, 한의사처럼 수행하며, 한의사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지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평가에서 가능한 주소(임상표현)가 60여개, 각 임상표현별로 가능한 진단이 3∼5개, 변증이 3∼5개라고 가정할 때, 평가가 가능한 총 평가 모듈은 최소 540여개(60×3×3)라고 할 수 있으며, 임상실기시험에서는 이 중에서 10여개의 모듈을 선정해 평가를 진행한다.” Q. 현재 한의학 교육에서 CPX의 개발 현황은? “한의학교육에서는 2008년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개원시 대한한의학회로부터 추천받은 교수들을 대상으로 ‘CPX 개발 워크숍’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임상실기시험을 통해 CPX 평가를 진행해 오고 있으며, 전국 한의과대학들에서도 CPX 모듈을 개발해 학생들간 역할극이나 표준화 환자를 활용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임상표현-진단-변증 등의 모듈 유형에 일관성이 부족하고, 분과별 혹은 교수별 관심도에 따라 편차가 크며, 표준화 환자를 활용한 평가를 하지 않을 경우, 훈련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성찰의 기회를 가지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존재했다. 이를 개선키 위해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는 개발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하 한의CPG) 30종의 홍보 및 보급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한의CPG와 연계한 CPX 모듈 및 수행사례 영상의 개발사업을 진행, 근거에 기반한 진료에 대해 우선적인 훈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실제 임상에 활용 가능성이 높은 내용이면서, 교육학적으로 학생의 훈련 및 평가에 타당하도록 CPX를 개발하기 위해 임상전문가와 의학 교육학 전문가간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또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원)장 협의회에서는 2030년에 한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시행을 천명한 바 있기 때문에 CPX 훈련 및 평가는 점차 보편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각 대학별로 혹은 지역별 컨소시엄에서 보다 다양한 CPX 모듈이 개발되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간 역할극, 표준화 환자를 이용한 훈련 및 임상실기시험이 시행될 것이며, 모듈들의 표준화와 타당도 및 신뢰도에 대한 분석을 통해 더욱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Q. CPX 교육방법이 향후 한의계에 미칠 영향은? “Miller의 피라미드(그림 참조)를 이용해 설명하자면, 필기시험에서 단순히 지식을 아는 암기형 문항(Knows) 수준에서 지식의 구체적인 적용을 묻는 임상사례형 문항(Knows how)을 지향하듯이, 실기시험에서 CPX의 훈련과 평가는 진료역량의 평가와 성찰을 위해 수행을 보여줄 수 있는(Shows how) 단계로 발전함으로써 졸업 후의 진료 상황에서 실제로 이를 수행할 수 있기를(Does)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의대 졸업생이 근거에 기반하고, 환자안전에 유의하면서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료 역량을 갖추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영상 시청]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6경규남 상지대학교 한의예과 1학년 본란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상황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소속 한의대 학생에게 코로나19 이후 학업과 대외활동 과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듣는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를 게재한다.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금세 종식될 거란 기대와는 달리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 두 번의 계절을 겪었고 이제 3번째 봄을 맞이하려 한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거리두기, 화상회의, 백신패스 등 일상생활에는 수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 기간은 한의대의 일상을 바꿔놓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에 맞춰 변화한 한의대생의 생활과 그에 관한 생각을 조사해 보았다. ◇한의대 교육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비대면 수업 2021 한 해, 상지대학교 한의예과는 비대면과 대면 방식을 병행하며 수업을 진행하였다. 1학기에는 주 2회, 2학기에는 주 3회 대면 수업이 이뤄졌으며 대면이 불가능한 날에는 Webex를 이용해 실시간 온라인 수업이 이루어졌다. 녹화 강의가 주를 이루었던 재작년과 달리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 올해 수업은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2020년 한 해 동안 구축된 온라인 체계도 수업에 안정감을 주었다. 이는 상지대학교 한의예과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월 25~26일 상지대 한의예과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의 한의대 생활과 만족도에 대한 설문을 진행해 총 15명의 학생들이 설문에 응답하였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수업방식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33.3%가 ‘매우 만족’, 46.7%가 ‘만족’한다는 응답을 하며 응답자 중 80%의 학생들이 현 수업 방식에 만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업의 보완 방식을 묻는 질문에도 대다수의 학생이 현 수업 방식에 만족한다는 응답을 했으며 ‘온라인 수업 환경 개선’, ‘비대면 수업 환경에 맞는 교수-학생, 학생-학생 간 상호작용 방식 구축’, ‘대면 수업 일수 증가’의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학업은 현재진행형 수업뿐만 아니라 교내 행사, 동아리 활동 등 코로나를 처음 접했던 2020년에는 무기한 연기 또는 취소되던 다른 일정들도 나름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한 해였다. 입학식, 총회, 학술제, 의림제 등 참여 인원이 많은 행사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입학식, 개강 총회, 종강 총회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학생들에게 전송되었다. 상지대학교의 축제인 의림제 또한 ‘인스타그램 방탈출’, ‘데일리 이모지 퀴즈’ 등 SNS를 활용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많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대면으로 진행된 행사도 있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인원제한에 맞춰 조별 활동으로 변모했다. 선배와 신입생이 팀을 이뤄 학교생활에 대한 소개를 듣고 팀별 미션을 수행하였다. 한의사 선배님들을 초청하여 이루어지는 세상지기 강연 또한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다. 덕분에 코로나 상황에서도 한의대 학생들이 진로에 관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새로운 길을 찾아야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비대면-대면 병행 수업, 온라인 행사 등 다양한 방면에서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던 동아리, 의료봉사가 그러하다. 설문조사 결과 지난 2021년 동아리 활동 경험이 없는 학생은 26.7%, 3회 미만 참여 학생은 60%에 달했으며 의료봉사 활동 경험이 없는 학생은 93.3%였다. 이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자주 모이고 싶어요.’, ‘비대면 방식으로라도 활동이 활성화 되기를 바랍니다.’, ‘의료봉사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학과 내 행사 혹은 모임이 소규모로라도 확대되어 학과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 더욱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많은 걸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보람찬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등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와 함께하는 세 번째 봄을 앞둔 지금, 수업 방식에서 해답을 찾아나간 것처럼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동아리, 의료봉사에서도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2022년이 되길 희망한다. -
텃밭에서 찾은 보약 ⑧[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철에 맞는 음식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텃밭에서 찾은 보약’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권해진 원장은 9년째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권해진 래소한의원장, <우리동네한의사>저자 1월에는 텃밭에 나가서 할 일은 없지만 집 안에서는 손이 바쁩니다. 콩과 식물은 밭에서 거둬들였다고 갈무리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콩깍지가 건조되어 콩이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널어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파트에 살면서 텃밭을 하니 그렇게 널어둘 장소가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큰 소쿠리에 콩깍지를 넣어두고 베란다에서 마르기를 오래 기다립니다. 김장도 끝내고 울금, 돼지감자, 토란 등 뿌리작물을 겨울 동안 먹을 수 있도록 장만한 후 그 다음 손이 가는 것이 바로 콩과식물입니다. 콩깍지가 벌어져 저절로 나온 콩이 대부분이지만 아직 입을 열지 않은 콩깍지는 손으로 하나하나 까줘야 합니다. “원래 이렇게 다 손으로 까요?” 딸이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원래는 땅에 두고 ‘도리깨’라는 농기구로 두들겨서 콩을 털어내지.” 할머니의 설명에서 아이는 도리깨라는 단어를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보통은 ‘콩을 턴다’거나 ‘탈곡한다’는 표현으로 콩 갈무리를 이야기하지만 저희는 작은 텃밭에 저희 가족 먹을 거만 심기 때문에 ‘콩을 깐다’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꼬투리를 깔 때 콩 다섯 알이 떨어지면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중독성이 있는 단순노동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즐겁게 시작해도 1시간을 앉아 같은 자세로 콩을 까다보면 내년에는 콩 농사를 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만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 같지만 허리도 아프고 가만히 있는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합니다. 한 소쿠리 콩깍지가 한 주먹의 콩이 되면 정리의 뿌듯함과 더불어 1/50로 줄어든 부피를 보는 허무함도 겹칩니다. “이건 콩이 왜 이렇게 작아?” 제가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잘 봐! 콩 아니야! 결명자야.” 콩 꼬투리와 다르게 아주 길면서 가늘게 생겼습니다. 조금만 비틀어도 후두둑 결명자가 떨어지지만 한 톨이라도 안에 있을까봐 다시 꼬투리를 열어 손으로 훑어냅니다. “결명자가 너무 작아서 이거 하나하나 고르다가 눈병 나겠어.” 머리를 숙이고 집중하는 제게 어머니는 “콩이나 결명자 갈무리는 손 느낌으로 하는 거지. 그렇게 눈으로 하나하나 어떻게 하겠어. 대강 훑어.” 라고 조언을 하셨습니다. “그렇네! ‘눈을 밝게 하는 씨앗’이라는 뜻으로 ‘결명자(決明子)’ 라고 부르는데 눈이 충혈되면 안 되지.” ◇결명자로 눈에 열기가 있는 증상 치료 『동의보감』에 결명자는 ‘성질이 평하고 약간 차다고도 한다. 맛은 짜고 쓰며 독이 없다. 청맹(靑盲,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나 앞을 보지 못하는 눈 또는 그런 사람)과 눈이 벌겋게 아플 때, 눈물이 흘러 피부를 적실 때, 눈에 군살이나 흰색 또는 붉은색의 예막이 자라날 때 주로 쓴다. 간기(肝氣)를 돕고 정수를 더해주며, 머리 아픈 것과 코피를 치료하고 입과 입술이 파래진 것을 치료한다.’고 전해집니다. 결명자는 간기를 돕고 성질이 차서 간화(肝火)를 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의학에서 눈은 간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둘 다 오행의 ‘목(木)’에 해당합니다. 눈에 열기가 있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성질이 있으므로 몸이 찬 사람에겐 좋지 않습니다. 이뇨작용을 도와주어 혈압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으니 평소 저혈압이 있는 분도 주의해야 합니다. “음력 10월 10일에 씨를 받아 백 일 동안 그늘에 말리고 약에 넣을 때는 약간 볶아서 사용한다고 『동의보감』에 있네. 그럼 정월 대보름 때쯤부터 차로 마시면 딱 책대로 하는 거야.” 책으로 공부해서 어머니께 항상 알려드리는 저는 이번에도 결명자를 까다 말고 책을 펼쳤습니다. “아직 깔 거 많아. 먹거리 장만이 그리 쉬운 줄 알어? 먹을 궁리 말고 와서 도와.” ◇사람은 두루 만나고, 콩은 도 닦듯이 정성껏 골라야 세 바구니의 콩과 식물을 갈무리하는 일은 끝이 없어 보이는 일이었지만 끝을 맞이했습니다. 결명자 한 주먹, 쥐눈이콩이라고 불리는 서목태 세 주먹, 오리알태 두 주먹이 되었습니다. 같은 양을 심어도 쥐눈이콩이 어디서든 잘 자라고 수확량도 많습니다. 그런데 콩나물로 키워먹으면 정말 맛있는 오리알태를 큰 쟁반에 두고 고르기를 또 합니다. 콩나물을 키우려면 조금이라도 썩은 부분이 있는 콩은 다 골라내야 합니다. 모양새가 좋지 않은 콩도 골라냅니다. “도를 닦듯이 정성껏 골라. 사람은 골라서 만나지 말고 다 두루두루 만나야 하지만 콩은 잘 골라야 한다.” 어머니 말씀은 아직도 두루 많은 이에게 마음을 못 여는 제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한 알 한 알 흠이 있는지를 보다보니 또 눈이 아프기 시작합니다. 눈을 감아도 콩이 눈앞에 어른어른합니다. 무아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그래도 유기농 콩으로 유기농 콩나물을 직접 길러 먹으려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콩나물시루를 두고 일 년 내내 콩나물을 길러 먹지는 않습니다. 하루에 최소 6번 정도는 물을 주어야 하는 콩나물은 기르기 쉽지 않아서 주로 외부활동이 많지 않은 겨울에만 주전자에 길러 먹습니다. 집에서 길러 먹는 콩나물은 머리부위는 딱딱하고 줄기는 질기지만 한 알 한 알 고른 콩에서 자란 것이라 행복한 마음으로 꼭꼭 씹어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