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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한방병원, 사랑의 이웃돕기 후원 백미 기탁인천시 남동구 구월1동 행정복지센터(동장 박충길)는 최근 구월한방병원(병원장 양기영)으로부터 저소득 계층 지원을 위한 백미(4kg) 80포를 기탁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탁받은 쌀은 경로당을 비롯해 저소득 홀몸 어르신, 한부모가정 등 지역 내 취약한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양기영 병원장은 “코로나19로 생계가 위축된 지역 저소득 계층에게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박충길 동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온정을 담아줘 감사드린다”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든 시기에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
심평원, 의약단체와 함께 개인정보보호 현장지원컨설팅 제공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이하 심평원)은 이달부터 요양기관의 개인정보보호법 자율준수 활동을 돕기 위해 의약단체와 공동으로 ‘2022년도 요양기관 개인정보보호 현장지원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요양기관 개인정보보호 현장지원컨설팅은 신규 개설,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요양기관을 위한 맞춤형 방문컨설팅으로, 심평원과 의약단체가 공동으로 컨설팅 신청기관에 방문해 46개의 의약 분야 표준 점검항목에 따라 △개인정보보호 관리수준 진단 △취약점 보완·조치 사항 가이드 △관련 처분 및 우수조치 사례 설명 △각종 관련 서식 및 샘플 제공 등을 지원한다. 컨설팅은 심평원 지원별로 31개 요양기관을 목표로 오는 9월 말까지 제공할 예정이며, 지원 및 의약단체 상황에 따라 목표 기관수 및 제공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컨설팅을 원하는 요양기관은 심평원 요양기관업무포털에 로그인 후 해당 메뉴(정보화지원>개인정보보호 현장지원 컨설팅서비스>컨설팅 신청)로 이동해 원하는 시간대로 예약신청을 할 수 있다. 심평원은 신청내용에 따라 필요시 해당 요양기관 및 의약단체와의 일정 조정 과정 등을 거쳐 최종 방문일을 확정·승인하게 되며, 온라인 예약신청이 어려운 요양기관은 관할 심평원 지원이나 의약단체에 전화해 신청할 수도 있다. 특히 올해 심평원은 컨설팅 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요양기관이 개인정보 보유현황을 미리 입력할 수 있도록 사전점검표 등록·관리 서비스를 지난 4월부터 신설·개시했으며, 이를 통해 요양기관이 직원 수, 환자 수, CCTV설치 여부, 업무PC 개수, 위탁업체 현황 등의 개인정보 보유현황을 미리 등록하면, 심평원 및 의약단체는 이를 분석·준비한 후 방문컨설팅을 수행함에 따라 그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컨설팅결과에 따라 보완·조치를 성실히 수행한 요양기관은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 서비스를 모두 완료한 기관으로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자료제출 요구 및 검사를 1년간 면제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해당 면제조건은 의약단체별 홈페이지에서 6월 중에 개시예정인 온라인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 서비스를 완료한 기관에도 적용되며, 정확한 운영기간은 해당 의약단체에 문의하면 된다. 이와 관련 최동진 심평원 정보운영실장은 “심평원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1135개 기관이 현장지원컨설팅을 이용했다”며 “개인정보보호를 어려워하는 신규·중소 요양기관이 적극적으로 컨설팅을 신청해 개인정보보호의 문화확산과 국민권리보장에 더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간호법 조속히 제정하고 불법진료행위 근절하라!"대한간호협회(간협)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지난 12일 제51회 국제간호사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제간호사의 날 결의대회'를 공동 개최하고 간호법 제정과 불법의료 척결을 촉구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날 행사는 △개회선언 △개회사(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신경림 간협 회장) △국제간호사 연대사 △문화공연 △불법의료 관련 영상 시청 △현장 발언 △선언문 낭독 △집단 퍼포먼스 △행진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보건의료노조 조합원과 간협 소속 전국 시도지부 회원, 간호대 학생 등 주최측 추산 5000여명이 운집했다. 이날 이들 단체들은 국회와 정부에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한 간호법 제정 △환자 안전을 위한 간호사 1인당 적정환자 수 △의대정원 확대와 업무 범위 명확화를 통한 불법진료 근절 등 3대 요구안의 실행을 촉구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간호인력 부족 문제는 수년째 계속돼 왔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호사 양성과 체계적인 배치를 위한 간호법 제정, 불법진료 근절, 업무 범위 명확화 등이 절실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간호법안이 국민생명을 위협한다는 의협의 주장에 대해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지역 간호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간 건강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간호법 등으로 간호 인력을 양성하고 적정 수로 배치하려고 하는데 정작 의협의 주장은 국민의 이익과 반대된다"고 꼬집었다. 간호법 제정이 간호사의 단독 개원을 가능하게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진정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다면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당장 중단하고, 지금 당장 부족한 의사들을 충원하기 위한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해야 한다”며 “국제간호사의 날 역사상 처음으로 간협과 보건의료노조가 손을 맞잡았다. 이 손을 놓지 않고 간호법 제정, 간호사 1인당 적정환자 수 제도화, 불법의료 근절을 반드시 이루어내자”고 강조했다. 이어 신경림 간협 회장은 "간호법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보건의료와 간호돌봄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간호법 제정을 논의하는 자리에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대부분이 심의에 불참한 것은 유감"이라며 "4차례의 법안심사를 통해 충분히 논의한 만큼 남은 심의 절차를 조속히 완료해 초고령사회의 도래와 만성질환으로의 질병 구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 회장은 "의사 수 부족에 따른 무면허 불법 의료행위를 근절하고, 의료인간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하지만 필수의료와 지역간 의료 질 격차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데도 의대 정원 확대 등 의사인력 확충 정책은 양의사단체의 저항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진료 행위를 근절하고 환자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의사 인력을 확충하고 의료인간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간협과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대회를 통해 더 나은 간호 서비스와 의료현장을 만들기 위해 공동의 연대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에 대해 “사장과 종업원이 함께하는 파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해 코로나19 등 의료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의사 집단의 이익을 위해 진료를 거부했던 양의사단체의 행태를 국민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의사 단체와 간호조무사 단체는 간호법에 대한 가짜 뉴스와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간호법 제정이라는 구체적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간협은 보건의료노조와 함께 전국적인 의료기관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아이로 세계보건기구 간호정책관은 국제간호사 연대 영상을 통해 "간호법 제정을 위한 여러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 우리 간호사들은 건강 증진과 예방,세계적 감염병 등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와 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한 간호법 제정' 등 준비된 구호를 외치고, '불법의료 근절' 등의 문구를 담긴 박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후 동화면세점 앞에서 서울역 인근까지 약 3km 구간을 행진하며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15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3층 대강당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간호법 규탄 전국 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개최한다. -
대상포진 후 신경통(Postzoster neuralgia)[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방아쇠 손가락(Trigger finger)[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한의학 결핍, 양의학 과잉의 정책 탈피지난 10일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한의계의 입장에서는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사의 역할이 존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케어)’ 정책을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 완화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국민의 부담이 큰 이른바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문제를 다소나마 해소하는 성과를 냈다. 한의약 분야는 추나 급여화와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수가체계 및 적용 범위 등에 있어 많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개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문케어’가 지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주요 기조였다면, 새 정부에서는 어떤 밑그림을 갖고 향후 5년을 이끌어갈지 불분명하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비전을 담아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가 그나마 새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이 국정과제 중 보건의료 분야는 △감염병 대응체계 고도화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 △100세 시대 일자리·건강·돌봄체계 강화 △장애인 맞춤형 통합지원을 통한 차별 없는 사회 실현 △필수의료 기반 강화 및 의료비 부담 완화 △예방적 건강관리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워낙 포괄적이라 이 속에서 세부적인 한의약 정책 방향을 가늠키는 쉽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시절에 한의약에 대한 관심을 몇 차례 나타낸 바 있다. 첫 번째는 지난 연말 한의사협회가 주최한 ‘2021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의 축사를 통해 소중한 한의학의 가치가 널리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계승과 발전에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선거기간 중 한의사협회로부터 ‘한의학 5대 공약안’을 담은 정책 자료집을 건네받고는 한의계가 제안한 공약안을 자세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5대 공약안에는 △휴먼케어 도입 통한 보장성 강화 △예방 중심 촘촘한 일차의료 확대 △차별 없는 공정의료 체계 구축 △의료자원 효율 통한 공공의료 상생 확립 △안전한 한의약산업 육성과 세계화 등이 담겨 있다. 세 번째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 산하에 ‘한의학발전지원단’을 구성, 운영하면서 전통문화유산인 한의학의 발전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내 보였다. 한의학 5대 공약안에는 한의약을 육성시켜야 할 당위성과 세부 방법이 포함돼 있지만,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한·양방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달라는 주문이다. 일제 강점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한의학 결핍, 양의학 과잉의 잘못된 전철을 답습하지 말라는 요구다. -
부울경 메가시티와 한의사회성주원 원장(울산 경희솔한의원/한의학박사) 지난 10년간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지역의 성장잠재력이 크게 하락하면서 지역사회 경제 침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진단됐다. 지역내총생산(GRDP) 중 동남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6.4%에서 2020년 14.1%로 줄었고, 국내 매출 1000대 기업 중 부울경 소재 기업은 2010년 110개에서 2020년 84개로 24% 급감했다. 부울경의 쇠락과는 대조적으로, 수도권 집중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수도권 인구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섰고, 100대 기업 본사의 90%가 수도권에 있다. 2019년을 기준으로 100억원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숫자는 수도권이 149개로 전국 비중의 92.5%다.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으로 지역 대학의 경쟁력은 계속해서 약화되고 있다. 지방소멸위험은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대한민국 내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다극체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33개에 불과한 1000만명 이상의 메가시티가 2030년 43개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의 간사이(関西) 광역연합, 독일의 뮌헨 대도시권, 함부르크 대도시권,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대도시권 등과 같은 사례가 이러한 다극체제로 육성된 도시권의 경우다. 부울경의 경우 신라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같은 행정구역에 소속돼 있었기 대문에 역사적·문화적 동질성이 강하다. 또한 조선업, 석유화학, 정유업, 자동차 산업, 정밀기계 산업, 기계 산업, 철강 등 산업 연계가 긴밀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광역교통망을 갖고 있지만 생활권 잠재력이 충분한 상태다. 또한 오랫동안 지역 현안이었던 식수 문제, 쓰레기 문제, 미세먼지 문제,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부울경의 협력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규모 재난, 감염병 대응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부울경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원전 밀집 지역이다. 게다가 원전 주위로는 활성단층이 여럿 분포돼 있어 2017년 포항 지진과 같은 일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낙동강 홍수 문제도 부산과 경남 두 광역지자체에 걸쳐 있고, 반구대 암각화 보호와 울산 식수문제 해결을 위해 낙동강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울산도 직·간접적 영향권에 놓여 있다. 그밖에 기후변화나 해양사고, 미세먼지 등 초광역적 관리가 필요한 재난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 해당 재난상황 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트라우마 치료시설도 필요하다. 부울경 광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해 부울경 재난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광역재난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부울경 메가시티 행보에 발맞춰 우리 협회도 다극체제 전환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 협회 행정능력 대부분이 중앙회와 서울·경기·인천 지부에 편중돼 있다. 의료광고 심의 등 대부분 의사결정구조가 수도권 위주로 구성돼 있어, 지방자치 거버넌스 시대에 뒤떨어지는 조직체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나 돌아봐야 한다. 지난 4월 13일과 15일에 부울경 시의회와 도의회에서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을 통과시켰고, 이어 18일 행정안전부에서 규약안을 승인했다. 기존 행정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부울경 특별의회 의원 및 특별연합 단체장을 선출해 2023년 1월 1일부터 정식출범할 계획이다. 우리 협회도 현행 지부-분회 체계를 유지하되, 부울경 특별연합 지위에 맞는 광역단체를 만들고 그에 맞춰 행정가들과 보건의료 관련 논의를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울경 지부장 및 임원들과 컨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메가시티 시대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지부간 협력과 유대를 통해 지부역량을 강화하고, 교류확대를 통한 친목 도모 및 각 회원들의 복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 우리 한의사회가 기민한 행보로 메가시티를 주도하고 지방분권과 발전을 선도했으면 한다. -
“희로애락의 파도에서도 나만의 속도로 고유의 리듬을”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과정 코로나 팬데믹이 정점에서 저점으로 파도 형태로 이어지면서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스트레스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실제 팬데믹이나 지진, 전쟁 등 큰 재해를 치른 후 ‘몸과 마음’이 지친 번아웃증후군은 우울증, 자살률 증가로 이어져 왔다는 사실은 기왕의 통계로도 증명된 바 있다. 여기서 정신건강 한의학은 심신의 생명력을 발생(혼)·추진(신)·통합(의)·억제(백)·침정력(지)의 五神으로 관찰하고 있다. 이를 현대적으로 표현한다면 혼은 충동관능이고 신은 신명관능이고 의는 인격관능이고 백은 검열관능이고 지는 작강관능일 것이다 오기능 상호관계론으로 보자면 정신분석의 무의식이나 리비도는 지의 침정기능 활동을 말한다. 이처럼 한의학은 ‘몸과 마음’을 전체적 현상으로 관찰하고 이를 분석하여 체계를 세우고 수천 년 간 임상 성과로 과학성을 입증해왔다. 임상사례) 얼굴이 까칠한 40대 남자가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잠들기 어렵고, 근심, 걱정으로 얕은 잠에 설치다 보면 새벽에 깨어 비몽사몽한다”라고 호소하였다. 문진과 진맥을 해보니 전형적 심신구허에 누적된 피로감이 심하다. 한의사: 일을 많이 하셨나요? 과로하신 거 같은데... 환자: 여럿이 하던 일을 요즘 혼자 해요. 근무지도 바꾸었고요. 한의사: 어떤 점이 힘드세요? 환자: 의논할 동료도 없이 혼자 생각해서 결정해야 하고, 다 같이 이사 온 가족들에게도 전보다 환경이 안 좋아진 것 같아 미안해요. 한의사: 혼자서도 잘 해내고 싶고,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하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로 심란하시겠어요. 환자: 네, 가슴도 갑갑하고, 숨도 잘 안 쉬어질 때도 있어요. 공황장애 증상 같기도 하고... 나이도 있는데 앞으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이전 근무지가 좋았는데 (한숨을 쉬며 침울하게 고개를 떨군다). 한의사: 봄에 볍씨를 모판에서 길러서 모내기하잖아요. 환자: 네... (갑자기 왠 모내기? 라는 의아한 표정으로) 한의사: 왜 그럴까요? 환자: 옮겨 심어야 병충해에도 튼튼하게 잘 자란다고. 한의사: (공감의 눈빛으로) 맞아요. 이번에 이전한 곳에서 더욱 번창하실 거예요. 그동안 팬데믹 와중에도 잘해왔던 것처럼요. 환자: 아, 네... (눈빛이 안정된다) 4개월 됐는데, 그래도 처음보다는 좀 나아지는 것 같아요. 한의사: 옮겨 심은 벼가 제대로 튼튼하게 자라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잖아요. 나를 믿고 좀 기다려주면, 자신의 속도와 고유의 리듬을 찾아 얼마든지 능력 발휘를 하실 거예요. 환자: 네. 사실 제가 계획적이고 세밀한 편인데, 그렇게 못하니까 더 불안했어요. 한의사: 흘러가는 인생에서 삶을 따라가다 보면, 소풍갔을 때 ‘보물찾기’에서와 같은 우연한 신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고요(웃음). 환자: (눈을 빛내며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마음이 훨씬 편해지네요. 필자는 이 환자가 현재의 환경조건에서 정신적, 신체적 과로로 정혈구허, 간양상항, 사려과다로 불면이 발생하여, 『동의보감, 신문편』에서 마치 물고기가 물이 없는 육지에서 펄떡이며 뛰는 것과 같은 심혈허, 정충증으로 변증하고 침구치료와 가감사물안신탕을 처방했다. 한약을 복용하고 내원한 환자는 “이젠 잠도 잘 자고, 일도 열심히 한다”라며 “가족들과 꽃놀이도 갔다 왔는데, 가족 모두 신나고 즐거웠다”라고 기뻐했다. 현실적 여건을 이전과 비교하여 섭섭하게 생각하면서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고 가슴 속이 팔딱거리면서 불안해하여 심계정충, 불면의 신경쇠약증이 나타났는데, 필자는 지지적 태도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교감하며 지언고론요법을 적용하였다. 그 결과 환자는 고통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메타인지적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자신 안에서 견뎌내는 치유의 힘, 가족의 응원과 연결감, 평범한 일상에서의 감사함, 직장에서의 희망을 찾게 되었다. 생명이 존속하려면 몸과 마음을 구조 역학적으로 분석, 그 작용에 따라 변증 방제를 통해 이상변이를 자체의 조화력을 통해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자는 것이다. 이 환자는 자신에게 가족과 직장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을 부여하여 혼(발생)과 신(추진)기능이 태과하였고, 이를 ‘겸손한 질문’을 통해 의(통합)와 백(억제)기능으로 강화, 이를 공감과 희망으로 원활하게 상승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혼신의백지 오신론 정신건강 한의학의 등불 위 임상 사례에서 보듯 수면장애 하나만으로도 ‘몸과 마음’의 정서장애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불안, 근심, 걱정, 심지어 뇌의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40대 남자인 자신은 물론 가족, 직장, 사회적 질서 유지에도 장벽이 될 수 있다. 한의계 최초로 설립된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가 개발한 감정자유기법을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등재시킬 수 있었던 것도 신체와 정신적 문제를 마음 깊이 수용하는 수천 년 한의학적관 아래 가능했던 것이다. 센터는 변화에 앞서가기 위해 일선 개원가의 요구에 맞춰 관련기관과의 협력체계 수립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정변기, 지언고론, 경자평지, 오지상승요법 등의 한의정신요법에 대해 오신론으로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국민 정신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질환별 한의임상진료지침(CPG)과 임상경로(CP) 기술개발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목적지로 가는 길에 핀 꽃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이 되길”최미라 학생 (부산대 한의전 한의학과 2년) 본란에서는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최근 원내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의학적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개최한 ‘동제신춘문예’ 공모전의 수상작(시, 수필)을 소개한다. 유난히 새해를 실감하지 못하던 올해의 첫날, 개봉 당시부터 보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미처 보러 가지 못했던 한 영화를 틀었다. 별다른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 시작한 새해 첫 영화인데 웬걸. 새해를 반갑게 맞이하기에 너무도 안성맞춤인 영화였다. 영화의 제목은 <소울>. 오랫동안 재즈 음악가를 꿈꿔온 주인공 ‘조’는 마침내 우상이었던 밴드와 연주하게 된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가게 된다. 이곳에서 조는 태어나기를 원하지 않는 ‘22’를 만나게 되고, 함께 지구를 방문해 그가 태어나기를 결심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그 역시 인생의 큰 반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인생의 목표였던 재즈 연주자로서의 성공만이 그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 줄곧 믿어왔지만, 손에 떨어진 낙엽을 느끼는 순간,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날이 좋은 어느 날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처럼 아주 사소하다 생각했던 시간들 모두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후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벗어나 다시 돌아온 지구에서 ‘꿈’이라는 목표만을 따라 살아 나가는 것이 아니라, 버릴 것 없이 찬란한 인생의 매 순간을 즐기며 살아갈 것이라 다짐하는 ‘조’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소울’에서 가장 내 마음을 움직였던 장면은 주인공인 ‘조’가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찰나의, 아주 자그마한 행복을 느끼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보며 문득 두 해 전 연말에 보았던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의 끝 장면이 떠올랐다. 중요한 건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 치매로 모든 기억을 잃어가던 주인공 ‘혜자’ 할머니의 마지막 내레이션 –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 은 소울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궤를 같이 한다. 살아나가는 것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답다는, 꿈과 멀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고난의 시간도 때때로 우리를 찾아오겠지만, 오늘의 아주 자그마한 행복을 누리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생각해 보면 나는 줄곧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어바웃 타임>과 같은 타임슬립 영화, 소설들을 참 좋아했다. 두 작품 모두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작품들인데, 다른듯 하면서도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와 구성에는 공통점이 있다. 주인공들이 시간을 되돌려 후회하는 순간으로 돌아가지만, 이야기의 마무리에 다다라서는 타임슬립이 결코 행복의 열쇠는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인간은 실수를 하며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꼭 한 번 가져보았으면 하는 타임슬립 능력을 영화 혹은 소설을 통해 간접 경험하며 우리가 얻어내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중요한 건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내 옆에 있는 많은 것들이 영원하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소중했던 순간은 언제?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를 한 번 떠올려본다. 그토록 오랜 목표를 이뤄냈던, 떨리는 손으로 한의전 합격 발표를 확인하고 엉엉 울며 가족들과 함께 행복감과 안도를 맞이하던 순간이었을까? 한동안은 그날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생각한 적도 분명 있는 것 같다. 물론, 더할 나위 없이 감사했던 날이었지만 막상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되돌아보자면, 오히려 떠오르는 사소한 순간들이 많다. 어릴 적 책상 앞에 커다랗게 인쇄해 놓았던 내 인생 계획을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거창함 그 자체였다. 한의사가 되어 전 세계에 한의원을 차리고, 무려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겠다니… 어리기에 가질 수 있었던 참으로 원대한 꿈들이었다. 그 꿈을 지금 와서 터무니없다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 그때는 그런 삶을 살지 않으면, 그런 대단한 꿈을 이루지 않으면 인생이 그리 의미 있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모든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발걸음이었던 한의전에 막상 입학해 보니, 그런 거창한 꿈을 꿀 새가 없다.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걱정은 사라졌지만, 똑 부러지는 동기들 사이에서 자존감을 잃지 않고, 무서운 유급을 피하기 위해 어쩔 땐 수험생 시절보다 더 허덕이느라 그런 어마어마한 꿈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되레 잊고 지낼 때가 많다. 한동안 SNS에서 유명했던 한 한국사 스타 강사의 강의 영상이 있다. 꿈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영상인데, 그분은 꿈은 동사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한의사가 꿈이 되어서는 안 되고, 한의사가 되어 어떠한 사람이 될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와 같은 동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명사인 꿈을 좇는다면 우리는 목표를 성취해 내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두게 될 것이다. 반면, 동사인 꿈을 좇는다면 우리는 목적지를 설정하고 그곳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삶의 모든 순간들이 소중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살아나감 그 자체로 눈이 부시는…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지만, 처음 한의사를 꿈꾸었던 이유도 그런 동사적인 꿈 - 한의사가 되어 환자들과 교감하고 싶다. 따뜻한 한의사가 되고 싶다. - 의 일종이었던 것 같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한의사라는 직업을 가지며 커리어적으로 아주 대단한 성취를 이루게 될 순간, 그리고 환자들을 잘 치료해 내고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순간. 과연 나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들 중 어떤 시간을 떠올리게 될까. 지금의 나라는 사람이 생각해 보자면, 그건 후자일 것만 같다. 그리고 아마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영화 <소울> 속 ‘조’가 그랬던 것처럼, 삶은 ‘꿈’이라는 목적을 위해 살아가는 것보다 살아가는 것 그 자체로, 나를 둘러싼 일상 속 행복을 온전히 느끼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걸 아주 조금은 알게 되어서가 아닐까 싶다. 꿈만이 삶의 목적인 줄 알았던 어린 나를 떠올리며, 그래도 스물여덟의 나는 삶의 의미를 놓치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하며 나름의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던 1월 1일. 새해의 첫날이 퍽 마음에 든다. 그저 행복하기만 할 순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겠지만, 그럼에도 살아나감 그 자체로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이 순간들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내게 주어진 이 시간들에 감사하며 나 자신과 내 사람들의 손을 잡을 수 있는 그런 삶을 부디 내가 살아 나가기를. 물론 지금껏 그래왔듯 나는 앞으로도 또다시 새로운 꿈들을 찾고 그 꿈들을 이뤄가는 순간들을 바라며 살아가겠지만, 그걸 이뤄내는 순간만이 행복이 아님을 내가 꼭 잊지 않으면 좋겠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만으로 내 인생의 이유를 찾지 않기를, 또 혹여 실패하는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기를. 성취에, 혹은 나의 이익만을 위한 이기적인 꿈에 매몰되어, 주변의 소중함을, 일상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면…“雲溪 김정제 학장님이 그립다”김병운 유성당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학장)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이면 여러 스승님들이 떠오르지만, 그 중에서도 가신지 33주년이 지난 운계 김정제 선생님이 더욱 그립다. 돌이켜 60년 전 내가 학생 때 의료법 14조 2항의 재개정을 위해 애태울 때 김정제 회장님과의 만남과 간절하고 절박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때 의료법 재개정과 폐교된 학교의 재건을 위해 한의계가 2년여 동안 많은 노력을 계속 했지만 달성치 못해 1963년 9월 중순 한의학과 전학생이 ‘의료법 재개정 촉구 단식투쟁’을 결행했다. 단식 2일째 보사부장관이 내교해 국립의대에 편입시켜 주겠다던 제안도 거절하고 계속 단식 중 부산에 콜레라가 번지면서 강제 해산됐다. 14조 2항은 한의사의 면허 취득 조항으로 국립 의과대학에서 한의학을 전공 이수한 자만이 한의사 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했고, 국립 의대에는 한의학과 설치가 없었으므로 결국은 한의사의 양성을 폐지시키려는 양의학계의 작용이 군사정권의 최고 회의에 반영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었다. ‘국립’ 자구 수정해 개정안 통과 맥이 풀려 지내던 중 한의사협회장에 새로 추대된 김정제 회장님을 혹시나 하고 성제국한의원으로 찾아가 뵈었다. 진료 중이시던 김 회장님은 “학생대표가 무슨 용건인가”하고 물으시고 단식 후의 소식과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 물으셨다. 나는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의료법 14조2항 중 국립이란 자구를 삭제하는 재개정안이 통과돼야만 한의과대학이 재인가될 수 있고 문사위 소관이며 홍종철 장군이 상임위원장인걸 말씀드렸더니, 홍 장군과는 특별한 친분이 있으니 상의해 보겠다며 1주일 후 다시 오라고 하셨다. 1주일 후 김 회장님은 홍 장군댁을 방문해 상담을 했고, 홍 장군이 난처해 하는 속내와 뭐라도 해보겠다는 의지를 은연 중에 느꼈으니 일단은 기다려 보자면서 다시 한달 후에 오라 하셨다. 반신반의 기다리다 한달 후 다시 찾아 뵈었더니 가슴뛰는 소식을 들려 주셨다. 문사분과위에서 ‘국립’이라는 자구를 삭제한 채 개정안을 심의 통과시켰고, 본회의에 상정했으니 며칠 더 기다려 보자 하셨다. 그 후 며칠이 지나 본회의도 통과되고 1963년 12월 16일 문교부에서 시설 보안을 조건으로 6년제 동양의과대학 인가를 결정했다. ‘동의보감’ 전체 내용을 암송 정말 꿈같은 쾌거였고, 눈물 겹도록 고마웠다. 그렇게 2년여를 한의학계가 애태워도 불가했던 일들이 단 2개월만에 법을 고치게 하고, 1개월만에 대학 인가를 받아낸 기적이 이뤄진 것이다. 없어진다고 누구나 생각했던 한의과대학이 기적처럼 살아났고, 나를 포함해 모든 한의계가 이 때의 이 분에게 받은 은혜는 적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는 김 회장님이 동양의과대학과 경희대학교를 병합할 때의 일이다. 재단을 합병하고 부속 한의원 원장으로 오전만 근무하고 남는 시간은 임상강의로 동의보감 강의를 해보겠다는 허락을 받아 내었다. 대학 강의는 해본 적이 없다며 절레절레 사양하시는 것을 겨우겨우 우겨서 시작한 강의였지만, 동의보감 25권 전권을 순수한 암송으로만 했던 그 강의는 신기(神技), 그 자체였다. 그 분의 강의는 1966년 4월부터 1967년 11월 말까지 2년간 이어졌다. 아마 동의보감을 편찬하신 허준 선생도 그 강의 모습을 보셨다면 깜짝 놀라셨으리라! 비록 자신의 저서일지라도 누가 그 많은 내용 전부를 암송해 낼 수 있을까? 우리는 김정제 교수님을 허준 선생 이상으로 추앙했다. 2년만의 강의만으론 교수님의 의술을 다 전수받을 수 없어서 새로운 한의학 의서 저술을 간곡히 부탁드렸다. ‘진료요감’의 간행도 정작 당신은 의불저서(醫不著書)라는 선인의 가르침이 엄연한데 본인이 어떻게 책을 쓰느냐며 극구 사양하느라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그렇게 어렵게 나온 진료요감은 한글로 된 최초의 종합 한의서로 동의보감과 역대 중의학서를 참조 고증했고, 평생 진료 환자의 수증과 변증에 따른 효험이 검증된 130여 운계방을 등재하셨다. 또한 약물편에 각 약물의 용량 폭을 크게 늘려 당귀 1회 용량을 50∼60g, 천궁은 20∼40g, 인진을 3∼15g, 인삼을 75∼110g 등 약물의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지금의 임상가들도 참고할 만한 자료라고 확신한다. 경희대 한방병원 시설 확장 세 번째는 경희한의대 간계내과 교수 시절에 그 분을 모실 때의 일이다. 김정제 원장님은 조영식 총장님으로부터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확충을 위해 김정제 원장님을 한의대 초대학장으로 모셨고, 진료는 간계내과 소속이었다. 초대 학장과 부속한방병원장 부임 후 한방병원을 크게 신축해 입원 병실과 외래진료실을 확장시켰으며, 엑기스제제 시설을 완성했다. 그때 나는 황달을 수반한 B형간염 환자에 인진·택사 각 15g씩을 증량해 1일 3회씩 복용시켜 현대의학적 검진 결과 뚜렷한 개선 효과를 얻었고, 황달이 아닌 B형간염인 경우에도 같이 투여해 획기적인 결과를 얻어 生肝建脾湯을 만들었는데, 당시 김정제 학장님께서 이 처방을 ‘생간건비탕’이라고 이름 지어주시면서, “황달이 아닌데 인진을 써도 되겠냐?”고 걱정해 주시던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 “늘 고맙고, 늘 죄송하다” 좋은 일이든 싫은 일이든 내가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이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고 좋은 일이든 싫은 일이든 내가 영향을 준 사람은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의 나이가 되어서도 나는 김정제 학장님이 늘 생각난다. 늘 고맙고, 늘 죄송하고, 늘 부끄럽다. 돌이켜 보니 雲溪 김정제 학장님은 나의 학생 때부터 스승이셨고, 교수 시절의 스승이셨으며,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나 혼자 남았을 때도 스승이셨다. 아마도 내가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그 분은 나의 영원한 스승이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