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음파 통해 경혈 주변 구조물 탐색…“한의학적 절진의 확장”지난 19일 대한한의영상학회 주최로 열린 ‘한의학적 경락 경혈 이론에 따른 초음파 스캔 프로토콜’ 보수교육을 수강했다. 이번 강의는 무려 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재개된 실습 교육으로, 한의영상학회 교육부회장이자 온라인 초음파 교육사이트 ‘소노하니’(sonohani.com) 대표강사인 오명진 원장님이 시연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부푼 기대를 안고 강의장에 도착했다. 실습강의가 처음인 저는 ‘사람이 많아 원장님께서 시연하는 것을 가까이서 보지 못하면 어쩔까’하고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강의실 전면에 설치된 프로젝터 2대가 각각 시연하는 모습과 초음파 화면을 함께 보여줘 뒷자리에서도 충분히 잘 볼 수 있었고, 강의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한의영상학회의 이 같은 세심한 배려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오 원장님이 한의학적 경락 경혈 이론에 따른 초음파 진단기 활용에 대해 설명했는데, ‘경혈을 탐색하기 위해 주변 구조물들을 초음파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은 한의학적 절진의 확장’이라는 인식에 굉장히 공감됐다. 사실 양방의 초음파 검사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한의학 고유 이론에 따라 초음파를 활용한다는 것이 강의를 듣기 전에는 실제 어떤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았으나 이러한 설명을 통해 이 부분이 명쾌하게 해결되는 느낌이었다. 경락경혈 영상 확인, 한의 진단 및 치료 또한 경혈이라는 것은 고대의 표면 해부학으로 주변 해부학적 구조물과의 상대적인 위치에 의해 정의되고 대학 교과과정에서도 그렇게 교육받아왔기 때문에 ‘영상으로 경락 경혈을 확인하면서 치료하는 행위’는 다분히 한의학적인 진단과 치료의 행위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환자에게 보건위생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한의학 연구 목적으로 초음파 진단기를 활용하는 경우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실제 판례들을 명시,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진료에 초음파를 응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인 슬관절 실습에 들어 가기 앞서 무릎 주변 경혈의 탐색 과정이 시연됐다. 예를 들면 무릎의 전면구조물로 대퇴사두근건, 슬개건, 슬관절낭, 슬개전 점액낭, 슬개하 천·심부 점액낭, 지방패드, 전방십자인대 등의 구조물을 초음파 영상으로 관찰하면서 양구(梁丘, ST34), 독비(犢鼻, ST35), 내슬안(內膝眼, EX-LE4) 등의 혈위가 초음파 영상에서 어느 지점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었다. 기대했던 것처럼 초음파 영상으로 경혈의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하니 자침의 깊이와 효율적 표면 취혈법 등을 재고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어진 수강자들이 직접 스캔해보는 실습에서는 3인1조로 각 파트마다 다른 실습강사로 참여한 교육위원들의 지도 아래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위원들이 시연을 할 때는 쉽게 하길래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표준 영상을 만들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프루브로 조직을 누르는 강도, 초음파 빔의 각도, 관찰하고자 하는 조직의 주행방향과의 일치성 등 상당한 변수에 따라 영상이 다양하게 보였고, 무엇보다 검사하고자 하는 부위를 손의 감각에만 의지해 스캔하면서 눈으로는 화면을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한의 초음파 활용의 저변 확대되길” 다행스럽게도 실습강사들이 바로 옆에서 도제식으로 알려줘 구조물들을 수월하게 스캔할 수 있었는데, 진료실에서 능숙하게 활용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습강사들 역시 각자 진료실에서 스캔한 것을 오명진 원장님에게 수년간 피드백을 받으며 연마해왔다는 말을 들으니, 보수교육 1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오 원장님에게 직접 스캔을 여쭙고 첨삭 받을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며 절차탁마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끝으로 초심자들을 위해 소중한 주말시간을 할애해 강의해주신 오 원장님과 교육위원님들, 그리고 학회 관계자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오늘과 같은 소중한 경험이 쌓여 한의진료의 객관성과 안전성이 높아지고, 나아가 한의 초음파 활용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29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진보라는 신기루’는 아일랜드 코크 대학병원 교수인 셰이머스 오마호니의 저서 『병든 의료』(사월의 책, 2022. 06. 10. 초판)의 열네번째 챕터 제목이다. 이 소제목에 마음이 끌려(?) 신간 코너의 『병든 의료』를 교보문고 바로드림에서 받아 들고 근처에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로 향했다. 맥주 한두병을 곁들이며 이 책을 완독한 후 걸어서 귀가하면 완벽한 체중감량 코스로구나 싶었다(누구 맘대로!!!). 4·7재보궐, 3·9 대선, 6·1 지선까지 민주당의 3연패를 지켜보니, 지금은 일선에서 후퇴했지만 한 때 민주진보 계열의 빅마우스로서 당신이 나간 모든 선거를 이겼다는 이유로 백전백승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한 정치인의 발언이 떠오른다. “앞으로 20년은 민주당이 더 집권해야 한다”는 바로 그 말. 이제는 저주가 되어버린 혹은 ‘입방정은 이래서 떨지 말아야 해…’라는 그 발언을 기억하고 있을 모든 이들의 인생에 크나큰 교훈을 남겨준 바로 그 말. ‘진보는 신기루였나? 진보가 맞긴 맞았나? 진보는 진보하였나? 진보는 이제 끝났나?’ 정치에 관심 끊고 일신의 일상을 더 챙겨보자는 결심을 실천 중인 내게 ‘진보=신기루’라는 소제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생각들을 요동치게 한다. 세이머스 오마호니, 현대 의료 비판 및 공공의료 회복 강조 셰이머스 오마호니(Seamus O’Mahony)는 소화기내과 전문의로 2016년 『요즘 우리가 죽는 방식(The Way We Die Now)』이라는 책으로 영국의사회가 선정하는 그 해의 의학도서상을 받았고, 소비자주의와 전문가적 이익에 함몰된 현대 의료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공공의료의 회복에 관한 글을 꾸준히 쓰는 분으로 작년 12월 이 칼럼란에 소개된 이반 일리치의 지적 세례를 듬뿍 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반 일리치 이후 의학에 대한 가장 충격적 비판”이라는 서평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번역을 하게 되었음을 이 책의 역자인 단국대 의대 권호장 교수는 역자서문에 밝히고 있다. 헬리코박터는 이전 세대가 과거에 위산 분비에 집착했던 것과 똑같이 새로운 의료산업의 중심이 되었다. 헬리코박터 자체를 위한 학회와 학술지가 생겼다. 마셜과 위런은 200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이 경로를 따라 많은 사람이 위원회 좌장이 되거나 큰 연구비를 타냈다. 위산 분비 때문에 위궤양이 생긴다는 교리를 믿었던 일련의 학자들이 이제는 헬리코박터로 갈아타게 되었다. - 위궤양의 발병인자가 위산 분비에서 헬리코박터로 바뀌었음을 교리로 믿었던 학자들의 대이동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성과의 신속한 임상적용, 그에 따른 소화기 임상의학의 발전일 수도 있겠지만 이 사이클은 현대의학의 모든 질환에 무한반복 중이다. 구이론 - 오류지적 - 신이론 - 갈아엎기 - 최신지견 - 신구이론 모두 갈아엎기. - 생각해보면 한의계에는 다종다양한 학회가 각자의 방식으로 회원을 모아 온오프라인 학회 활동을 하면 그걸로 끝인 듯하다. 어떤 이론이 오류를 지적받고 다른 새로운 이론으로 옮겨가고 그에 따른 새로운 학회와 학술지가 생겨났다가 없어진 적이 있었던가 싶다. 임상가의 유행에 따른 몇 키워드의 잔잔한 물결 같은 일렁임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돌봐야 할 환자들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비정상적 생리 수치, 연구실 계측치, 고장난 장기가 되었고 이반 일리치가 말한 ‘한 다발의 진단 뭉치’가 되었다. 의사, 간호사, 기타 의료전문가들은 이 모든 일들을 정확하게, 프로토콜에 따라 수행한다. 환자는 병원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처리해야 하는 문제이다. 이곳에서 아픈 사람은 정량화된 입력물이 되어 출력물로 가는 절차를 밟아야 하고 회전속도가 짧을수록 좋다. 우리는 환자를 처치하고 있지, 치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 대학병원에서 한 번이라도 환자로 접수되어 외래나 수술을 겪어봤다면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일 것이다. 접수-수납-외래-다음 외래 예약-퇴장 등 단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착착착 맞아 떨어지는 병원에서의 짧은 체류는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에 가까워서 의료사고 따위는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잠시나마의 안락함을 주지만 그 안에서 나의 존재감은 점과 같은 미미함으로 쪼그라든다. 물론 피곤에 찌들은 의료진들 모두다 거대 병원을 지탱하는 크기만 약간 다른 나사못 같다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 지금은 한의계마저 질환별 진료 프로토콜로 모든 한의치료의 표준화, 과학화를 추구한다는데 과연 이 길은 또 옳기만 한 것인가? 가장 성공적인 의사는 모호함 없이 명쾌한 진단을 내리고 치료에 대한 완벽한 믿음을 환자에게 심어주는 의사이다. 치료사는 환자의 문제가 어떤 원인에 의한 것인지 언제나 명확하게 정의한다. 치료사가 어느 유파에 속하는지에 따라 원인은 효모로 인한 알레르기이거나 척추의 정렬이 똑바르지 않아서 등등이 될 수 있다. 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도 비슷하게 주입된다. 사실 환자들이 의사 앞에 들고 오는 문제들 대부분은 일시적인 것이거나 스스로 치유가 된다. 이것이 대체보완요법의 지속적 성공을 설명해준다. 그것들의 정체는 암과 같은 좀 더 심각한 질환을 다룰 때 가끔씩 드러나곤 한다. 의학의 핵심에는 한 가지 역설이 있다. 의학의 지적 기반은 기질 상 과학이지만 진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불합리하고 변덕스럽고 유약하고 속기 쉬운 성격의 사람들을 다뤄야 한다. 과학이 의학에 제공하는 것은 정보이지만 의학은 과학에 대답을 기대한다. - 과학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치료에 대한 완벽한 믿음을 확언할 수 없는 의사들에 비하여 불합리함으로 똘똘 뭉친 속기 쉬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냥 둬도 스스로 치유가 되는 온갖 일시적인 문제들로 내원한 환자들에게 원인을 단순화하고 진단과 치료 효과를 확신하는 대체요법 치료사들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대체보완의학이 인기가 있다는 의사 입장에서의 비판글이다. - 한의사로서 날마다 만나고 있는 이 많은 환자들이 그냥 둬도 시간만 가면 그냥 낫는 질병이었나? 이 많은 증상이 단지 척추가 비틀어져서 나타난 거라고 섣불리 원인을 단순화했나? 나만 믿고 따라오시면 다 나을 거라고 치료결과를 확신했나? 대답은 모두 NO이다. 하나의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여러 병리적인 상황이 진행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했고 미처 인지하지 못했음은 당연하기 때문에 치료가 늦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는 편이다. 지금이라도 한의원을 먼저 방문했으니 나도 내 방법으로 당신을 도울 것이며 환자분도 지금 계획하고 있는 다른 의료기관 방문 또한 신속하고 충실히 병행하시라고 권유하는 것이 내 진료의 원칙이기도 하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로널드 드워킨(Ronald Myles Dworkin)은 의사들이 한때 누렸던 전문가적 자율성에 대해 “그들은 친절하게 굴거나 농담을 하거나 아양을 떨 필요가 없었다. 그들이 가진 치유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환자들을 사로잡고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들의 평생 업무는 대부분 자기자신을 감독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 한 집 건너 한의원, 두 집 건너 약국, 세 집 건너 치과, 네 집 건너 병원의원… 한의사인 내 눈에 보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의료기관 간판 개수의 발견 빈도이다. 한의사라는 업종이 비의료인들이 보았을 때에나 전문직이지 완벽한 의료서비스업으로 변모한 지는 오래된 듯하다. 공무원 봉직의인 나도 챙길 눈치가 한두개가 아닌 처지이니 옆집, 앞집, 뒷집 한의원들과 살벌한 경쟁을 해야 하는 개원의들은 오죽하랴? - 20년 가까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절친은 아니지만 존경하는 산부인과 개원의 선생님께서 이제 더 이상 유망 전공이 아닌 산부인과 의사들끼리 앞으로 뭐 해먹고 사나 늘 만나면 정부탓, 정책탓, 저출산탓 많이 하는데 발 빠른 후배들은 이미 성의학 전문가로 혹은 이쁜이 수술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며 “신 선생님아!! 이 개원의들의 강으로 건너오지 마오”라며 우스갯소리를 하신다. - 의사들이 가진 치유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환자들을 사로잡고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그 평화시대는 이미 사라져버린 고대 문명을 다루는 아름다운 삽화가 가득 실린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을까 싶다. 그 때는 많은 의사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도 개성도 유지했겠지?! 미국 의료계의 다른 많은 사람들도 과거의 진료 행위를 버리고 디지털 데이터에 집착하는 것에 대해 한탄한다. 심장의사인 존 맨드롤라(John Mandrola)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의료 수단들에 모바일 센서, 디지털 레코드 등이 포함되면서 슬프게도 사람을 돌보기 위한 일들이 1과 0을 다루는 도착적인 일들로 바뀌고 말았다. 좋은 진료란 로켓 과학처럼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디지털도 아니고, 하얀 스크린도 아니며, 폐동맥에서 얻은 수치도 아니다. 그리고 급하게 도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선배 의사 옆에서 수년에 걸쳐 환자를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우리의 눈과 귀가 환자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 선배 의사 옆에서 수년에 걸쳐 환자를 보는 경험. 이는 소위 도제식 교육으로 불리우는 것이다. “의사 교육에 도제식 교육은 불가피하다 - 아니다!! 전근대적인 도제식 수련의 교육은 타파되어야 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차의료 역량강화에 있어서 도제식 교육이 효율적이다” 지금까지도 실천 가능성의 측면에서 도제식 교육에 대한 주장과 반론이 반복되는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더럼대학교(Durham Univ.) 의료인문학 교수 제인 맥노턴(Jane Macnaughton)은 2009년 <The Lancet>에 공감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에세이를 기고했다. “우리가 환자를 다루는 방식, 특히 그들에게 어떻게 이야기 하는가는 우리 직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가르칠 수 있는 성질의 것일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그것은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고 어느 정도까지는 뛰어난 의사가 환자를 다루는 것을 지켜보면서 얻을 수 있지만 약리학 배우듯이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어떤 말과 글의 권능으로도 그리고 어떤 교과서와 강의로도 의사들이 언제 따져 묻고, 언제 말하고, 언제 침묵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은 결코 가르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의사와 환자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수백만 가지 인격적 조합 하나하나마다 각기 다른 해결책을 써야 하는 사적이고 신비스러운 부분입니다.” - 스스로 환자들에게 공감을 잘 한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나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이는 고객 응대술이었고 얄팍한 보살핌의 연기를 하고 있는 외피일 수 있었다. 그건 공감 연기였다. 단순한 인간적 친절함 이상을 곁들인 연민을 환자들에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의사와 환자 사이의 수백만 가지의 인격적 조합이 다 다르며 각기 다른 해결책을 써야 한다는 제인 교수의 지적에 나의 인격과 환자들의 인격이 부딪혔던 경우에 진상이라고 매도하거나 비호감이라는 딱지를 붙임으로써 일방적인 거부감을 보였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떠올랐다. 더 지혜로운 해결책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미봉책으로 그 순간을 그저 회피해 왔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깊은 반성도 하게 되었다. 위대한 의료통계학자 메이저 그린우드(Major Greenwood)는 1931년 왕립예술학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학회의 정신에 대한 생각을 피력했다. “인종이 다르고 교육과 현실적 야망도 다 다르지만 우리 모두는 어디에서나 인간의 삶을 조금 더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드는 데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를 열망합니다.” 그는 ‘모든 병을 치료하거나 암을 격퇴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오늘날 의학이 해야 할 일은 “모든 인간의 삶의 조건을 어디에서나 좀 더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드는” 사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바로 이것이 의학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 모든 인간의 삶이 어디에서나 좀 더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드는 사명이 의학이 해야 할 일이라면 많은 한의사들은 오늘도 이 의학의 사명에 충실한 하루를 보냈을 것으로 생각된다. “원장님 덕분에 오늘도 겨우 견뎠어요”라고 말해주는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높은 빈도로 만나고 있다면 의학의 존재 이유를 실천하는 의미있는 의료인의 삶을 하루하루 잘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도 볼 수 있다. 최근 매일 경제가 단독 입수한 손해보험 4개사의 보험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보험금 수령 상위 14개 안과는 올 1분기에만 600억원을 챙겼다고 한다. 나머지 안과 900여 곳에 지급된 보험금이 156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14곳이 전체 백내장 보험금 중 27.8%를 차지한 셈이다. 최근 몇 년 새 브로커 조직은 1인당 200만원의 수수료를 받으며 조직적으로 환자를 알선해 왔고, 렌즈에 따라 수십만원부터 시작하는 백내장 수술비는 최고 1600만원까지 급등했다(『수상한 백내장 수술, 안과 14곳이 실손보험금 600억 쓸어갔다』 MK뉴스, 신찬옥 기자, 2022 06 06). 안과 의사가 브로커들과 짜고 보험사기를 치더라도 환자들이 안과 진료 자체를 외면할 수는 없다. 안과는 그 어떤 다른 의사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보험사기를 덜 치는 조금 더 착한 안과 의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귀한 포부를 품은 한의학의 모습은? 한의학이 서양의 시각에서는 대체보완의학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그 가치가 폄훼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정통 의학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때로는 대체할 수도 있는 분야라는 의미감에 아주 가끔은 가슴이 웅장해지기도 했었다. 『병든 의료』에서 지적한 많은 현대 의학의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의료 소비자들은 덜 병든 의료와 덜 병든 의료인들을 찾아나설 것이다. 이렇게 현대 의학의 자화상을 고백하고 스스로를 고발하는 많은 도서들이나 논문들이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그 대체제로서의 한의학에 더 큰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덜 병든 의료와 덜 병든 의료인들이 비단 한의계와 한의사만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많은 의료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아야만 도제식 의료든, 공감과 연민을 보탠 의료든, 프로토콜에 따른 의료든, 나만의 개성을 갖춘 의료든 실행해 볼 수 있을 텐데, 덜 병든 그래서 더 나은 의료로서 한의학은 당당하게 추천될 수 있을까? “오늘날 의학의 진보는 자립성 상실과 만성 질환에 시달릴 때까지 우리를 충분히 오래 살게 해주겠다는, 터무니없이 비싸고 미심쩍은 선물을 우리에게 선사해주고 있다. 우리는 늙어서 노쇠할 때까지 생존하는 것보다는 좀 더 나은, 더 고귀한 포부를 가져야 한다.” 현대 의학에 대한 신랄한 비판글도 많았지만 304p에 실린 이 문장에 유독 눈길이 간다. 한의학 역시 2022년 오늘날에도 진보하고 있는 것이라면 생존 그 자체보다도 한 단계 더 고귀한 포부를 품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고귀한 포부를 품은 한의학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
“급성기 손상에도 한의학이 좋습니다”[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전라북도 무주군에서 개최된 ‘무주 태권도원 2022 세계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에 한의 의무지원으로 참가한 함유정 원장의 기고문을 받아 팀닥터 참여 소감을 전한다. 함 원장은 대구한의대를 졸업한 뒤 강릉시에서 유천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포츠한의학회 기획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한스포츠한의학회의 의무지원 모집에 신청한 후에 태권도의 대략적 경기 진행 방식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득점 방식에 따라 선수들의 전략이 달라지고, 부상 가능성이 높은 부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권도 선수의 다빈도 부상 부위에 관해서는 국내외 논문을 참고했는데, 하지 부상이 많았다고 보고가 되어 있어 하지 부상에 대비해 처치 가능한 것들을 찾아보고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태권도는 머리 타격 시 득점 점수가 가장 높기 때문에 두부 손상이 타 종목보다도 높은 빈도수로 발생한다는 보고가 많았습니다. 국제대회이므로 응급 상황 시 대응팀이 따로 있어 위급 상황에 투입되는 일은 없었겠지만, 만일을 대비해 스포츠 뇌진탕 평가툴인 SCAT5도 숙지를 해 두었습니다. 태권도는 전자 호구에 삽입된 센서가 반응해야 득점이 인정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도쿄 올림픽 때도 작동방식에 논란이 있던 터라 이번에도 약간의 변경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회 개최 전부터 진료 준비에 만전 국제 대회에서 사혈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선수들 외에 운영진이나 자원봉사자들의 경우에도 사혈은 하지 않았습니다. 부항은 일회용 부항컵으로 사용했습니다. 의무실에서 진료할 때는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었습니다. 여러 규격의 침과 키네시오 테이프, 드레싱 재료, 파스 등이 준비됐습니다. 현장에서 진행 상황을 체크하면서 보충 가능한 물품들을 채우면서 진행했으며, 3일간 여러 원장님들이 돌아가며 진료를 보았고, 후발대는 필요한 물품을 구비해 줬습니다. 선수들은 도핑 검사를 받기 때문에 한약은 준비하지 않았는데, 한약이 도핑 검사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선수들은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권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영어회화도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코치들이 영어를 할 줄 아는 경우가 많았고, 한국 사람인 경우가 있어 소통이 어렵진 않았습니다. 국제 대회여서 통역 서비스도 제공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진료 내용 준비에 있어서는 팀닥터 프로그램 정규 및 심화 세미나의 내용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전북 무주 태권도원의 인프라에 감탄 전북 무주 태권도원의 엄청난 규모와 멋진 경관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태권도원 가는 길에 있던 태권의 문에서부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도착해서는 더 깜짝 놀랐습니다. 넓은 부지에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대학교 캠퍼스 같았습니다. 가까이 살았으면 자주 이용하고 싶을 정도로 잘 가꿔져 있었습니다. 숙소도 쾌적해서 정말 편하게 있었습니다. 국기에 대한 자긍심이 생길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운영진 및 관계자들에게 제공되는 식단도 신경을 많이 써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 관계자들 또한 매우 우호적이어서 필요한 물품들이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해결해줬습니다. 운영진들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바로 연락하라고 명함도 건네줬습니다. 덕분에 부족한 것들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 일정에 따라 계체 측정이 계속 있었고, 하루 종일 경기가 진행돼 일정 초반에는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긴장한 분위기였습니다. 또한 선수들은 한의진료실이 익숙하지 않았는지 처음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이에 여분의 배너를 활용해 진료실의 위치, 역할을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뱃지와 같은 기념품을 준비해 유대감을 높이는 데도 힘을 썼습니다.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님의 방문과 격려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학회 내에서도 경험 많은 원장님들과 회장님이 적극 참여해줘서 무리 없이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진료 보조가 따로 없으므로 환자 접수부터 안내 등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점, 경우에 따라 충분한 치료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점 등으로 인해 환자의 주소증에 대한 빠른 처치가 필요했으며, 그에 따라 기능적 움직임을 고려한 단자 발침이 많았습니다. 치료 전후를 비교해 개선 정도를 확인해가며 치료했습니다. 선수를 치료할 경우에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만 치료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침 치료를 거부할 수도 있고, 그럴 경우엔 비침습적 방식으로 진료하면 됩니다. “한의 치료에는 만성질환만 있다고요?”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바로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목표한 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기쁩니다. 또한 한의사로서 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치료를 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생깁니다. 국민들은 보통 한의학을 만성질환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은데 팀닥터 활동을 통해 급성기 손상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회가 된다면 계속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스포츠 경기가 활성화되어 다양한 대회에서 의무지원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
“100세 외할머니의 건강비결은 ‘한약’이죠”[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올해로 만 100세를 맞이한 이채우 여사의 건강비결을 외손자인 성주원 원장(울산 경희솔한의원)으로부터 들어본다. 이채우 여사는 자신의 건강비결은 항상 ‘한약’이라고 말하면서,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외손자에게 늘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한다. 한의약이 건강한 장수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은 부와 명예보다도 중요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소망으로, 역사상 가장 장수를 누린 사람은 1997년에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잔느 칼멩 할머니다. 그는 122세 164일을 생존하며, 인류 중 유일하게 120년 이상을 산 인물로 기록돼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지난 4월19일 119세로 세계 최고령자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던 다나카 가네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20세기 들어 위생 및 생활 환경이 좋아지고,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수명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09년 2599명에서 2021년 12월 기준으로 796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로 만 100세가 된 이채우 여사는 외손주인 성주원 원장 덕분에 건강하게 장수를 하고 있다면서 항상 ‘한약이 최고’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건강비결로 얘기한다. 이와 관련 성주원 원장은 “외손주에게 의례적으로 해주시는 말씀일 수도 있지만, 실제 한의약 치료를 통해 여러 번 어려운 고비를 넘기신 경험이 있어 그러한 말을 항상 하시곤 한다”며 “일각에서는 ‘노인이 보약을 먹으면 돌아가실 때 고생을 하는 경우가 있다’라는 잘못된 속설들이 있는데, 외할머니의 사례를 통해 잘못한 한의약 상식을 바로잡고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한의약을 통해 보다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지속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성주원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외할머니를 소개하신다면? “외할머니는 결혼한 이후 울산 중구에서 계속 사셨다. 제가 태어나기 전에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홀로 1남 4녀를 키우셨다. 그래서인지 외삼촌께서는 대학교도 통학하고, 직장도 일부러 울산에 잡는 등 지금까지도 한 집에서 극진하게 모시고 있다. 저도 울산에서 한의원을 하다 보니 자주 뵈러가면서 그때마다 외할머니의 건강을 수시로 돌봐드리고 있다.” Q. 사진을 보니 외할머니께서 건강하신 것 같다. “이 사진은 지난 2020년 5월에 외할머니가 99세 때 촬영한 것이다. 한의원에도 사진이 걸려 있는데, 보시는 환자들마다 ‘허리가 이렇게 꼿꼿하시냐?’, ‘엄청 정정하시다’, ‘80세로도 안 보이신다’ 등등 감탄하시곤 한다. 또한 외할머니가 저희 한의원을 방문하실 때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인 데도 지팡이를 짚긴 하시지만 직접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보면 정말 정정하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Q. 외할머니 건강 비결이 있다면? “한의원에 걸려있는 사진을 보고 환자들이 ‘할머니께서 뭘 드시고 그렇게 오래 사시냐?’고 물어본다. 그럴 때마다 드리는 답변은 항상 ‘한약’이라고 말한다. 한의사니까 의례적으로 그냥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외할머니가 건강에 고비가 있을 때마다 한약을 복용해 잘 넘어간 경험이 있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4∼5년 전 제가 모한방병원에 근무하고 있을 때, 인플루엔자 독감으로 폐렴에 걸려 고생하신 적이 있었는데, 병원에 입원해서 한·양방 치료를 병행해 고비를 잘 넘기신 기억이 남는다. 또한 외손주인 저는 한의사이지만, 친손주는 의사다. 그래서인지 외할머니는 장손인 친손주를 유독 예뻐하신다. 친손주와는 어렸을 때부터 한 집에 같이 살았기 때문에 더 이뻐하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외할머니께서도 우리 친손주가 의사지만 외손주 덕에 내가 오래도록 건강하게 산다고 항상 고마워하신다. 함께 사시는 외삼촌과 외숙모도 의사 아들을 두었지만, 한약 덕을 봤다고 고맙다고 말씀해 주시곤 한다.” Q. 한약이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최근에는 비만도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고, 다이어트 관련 치료를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약 역시 치료용 한약 이외에도 보약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즉 보건복지부에서 금연·금주 광고를 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지만, 사전에 질환이 발병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해 건강보험 지출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 보약 역시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게 해주는 기능, 즉 예방의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노인이 한약을 먹으면 돌아가실 때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정말 터무니없는 낭설이다. 우리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에게는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외할머니 이야기를 해드리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한약 덕분에 오히려 삶의 질이 높아지고, 건강하게 장수를 누리시는 외할머니의 사례가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 또한 앞으로 잘못된 한의학 정보를 바로잡아 올바른 한의약 건강 상식을 많이 전파해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한약을 통해 건강한 장수를 누릴 수 있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Q. 한약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환자도 있을 것 같다. “예전에 지역 보건의료정책에 나름 관심을 갖고 있는 타 직역 의료인과 한약 원산지 문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분이 중국산 한약재 운운하길래, 우리 한의원에서도 중국산 한약재를 쓰기도 하지만, 나를 비롯한 모든 한의사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한 의약품 기준을 통과한 양질(良質)의 한약재만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의학은 자연의 기운을 빌려서 사람 치료에 응용하는 것이고, 더운 지방의 기운과 추운 지방의 기운을 써야 할 때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국산 한약재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한약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관리하는 식약처 등 정부의 문제인데, 그것을 한의사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따끔하게 이야기해준 적이 있다. 환자들도 가끔 원산지를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한의원은 국산 한약재만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한약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인해 복용을 꺼려하는 경우를 임상 현장에서는 종종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의문을 가진 환자들, 또는 타 직역의 의료인들에게 한의의료기관에서는 정부에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는 의약품용 한약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국내산보다는 오히려 수입한약재가 더 효과가 좋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친절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결국 일선 개원가에서 한의약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아닐까싶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전국에 훌륭한 의술을 가진 많은 한의사 선후배들이 있지만, 적어도 일가친척들에게 한의학의 우수성을 직접 보여드릴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직간접적으로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주신 스승님과 선후배님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특히 석·박사 과정을 통해 양생과 예방의학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했던 것이 임상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은사이신 고성규 교수님, 신용철 교수님, 장보형 교수님과 함께 예방의학교실 동문들에게도 꼭 감사드리고 싶다.” -
“한의 연구데이터의 현황과 미래가치는?”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이하 한의학연)은 23일 서울드래곤시티 한라룸Ⅲ에서 ‘IDW(국제데이터주간) 2022’의 일환으로 ‘한의 연구데이터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 한의 연구데이터의 현황 및 미래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오믹스 데이터 기반 한의정밀의료 연구(한의학연 진희정 박사) △인공지능을 이용한 변증유형과 침치료 패턴 분석(경희대 채윤병 교수) △한의약 임상연구와 Real World Data 활용(한의학연 양창섭 박사) △심부전이라는 주제를 통해 본 Real World Data 기반 한의약 임상 연구 경향(원광대 임정태 교수) △한의 임상의 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AI-ready data 생산 및 표준화 전략(한의학연 이상훈 박사) △한의학 데이터의 정상변동량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모형 제안(가천대 김창업 교수) 등의 발표와 함께 ‘한의 연구데이터의 미래가치’를 주제로 한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이밖에 한의학연에서는 홍보부스 운영을 통해 한의학연이 보유한 연구데이터와 한의임상정보은행에 대해 소개하는 등 한의계 내·외부의 데이터 분야의 협력을 도모키도 했다. <차후 상세 보도> -
한의 연구데이터 현황과 미래 컨퍼런스(23일) -
“홍보 공모전으로 한의학의 긍정적 영향력 전파”[편집자 주]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오세형·이하 부산시회)가 내달 3일 ‘제12회 대학생 한의학 홍보 공모전’을 개최하는 가운데 본란에서는 공모전을 총괄하고 있는 부산시회 김영호 부회장으로부터 공모전을 개최하게 된 계기 및 주제 선정 이유, 향후 발전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그동안 중단됐던 공모전이 다시 재개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그동안 홍보 공모전이 연기돼 왔다. 이번에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완화와 정부의 방역지침 개정을 계기로 다시 재개하게 됐다. 오랜만에 재개되는 홍보 공모전인 만큼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한 다양한 한의학 홍보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홍보 공모전의 주제는 무엇인가? “올해의 주제는 ‘코로나 후유증 치료는 한의학으로!’라고 정했는데, 지금 이 시기가 아니면 앞으로 하기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가장 구체적으로 기억할 시기이며,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주제로도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타이밍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부산시한의사회가 다른 지부보다 앞서 ‘코로나 후유증, 한의학이 정답입니다’라는 주제로 제작한 홍보포스터가 전국으로 확산됐듯이, 이번 공모전을 통해 나온 결과물들 역시 전국의 모든 한의사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주제로 선정하게 됐다.” Q. 부산시한의사회만의 홍보 공모전 특색은? “부산시한의사회의 홍보 공모전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돼 이어져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등 다른 한의학 홍보 공모전에 비해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부산시한의사회 홍보 공모전의 특색이라고 하면 한 마디로 ‘학생들과의 긴밀한 소통’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즉 공모전에는 총 9팀이 참가하는데, 부산시한의사회 관련 임원과 참여 학생들간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한의학적 정보와 디자인의 방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겪는 어려운 부분도 해결해주고 있다. 홍보 공모전의 핵심은 역시 주최 측이 원하는 방향을 참가자들에게 얼마만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느냐에 있다. 이러한 부분이 충족될 때 양질의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긴밀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Q. 홍보 공모전을 통한 기대 효과는? “홍보 공모전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을 부산시한의사회 회원들을 비롯해 전국 한의사 회원들이 사용하는 효과 이외에도 공모전을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그 가족이 한의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한의학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부수적인 효과라고 생각한다. 지난 11회의 공모전 동안 최소 500명의 학생,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2000여명의 부산시민에게 한의학의 긍정적 영향력이 전달한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직접 체험하지 않고는 갖고 있는 인식들을 바꾸는 것이 힘든 만큼 공모전은 이러한 체험기회를 직접 제공함으로써 한의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심어지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Q. 향후 홍보 공모전의 발전 방향은? “이번에 참가한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올해 초 서울 지역의 광고연합동아리와 경쟁PT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서울 학생들의 실력이 대단했다고 전해 들었다. 그래서 다음 공모전은 서울 지역 광고연합 동아리를 섭외해 서울·경기한의사회와 함께 연합공모전을 개최해 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했으면 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Q. 공모전 이외에 구상하고 있는 홍보사업은? “현재 한의 자동차보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의치료에 대한 우수성 등을 더 많은 국민들에 알릴 수 있는 관련 홍보물을 제작 중에 있으며, 더불어 김청림 부산시한의사회 홍보이사와 함께 인터뷰 프로젝트 진행 및 홍보위원회를 통한 홍보아이디어 수집 등 다양한 방안을 기획 중에 있다.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코로나 후유증 포스터와 같이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홍보 공모전의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학생들과 수없이 소통하며 만나고 대화하면서 소통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 최종심사일까지 어떤 형태의 결과물이 나올지에 대한 걱정을 항상 가지고 있다. 늘 그랬듯이 이번 홍보 공모전의 결과물도 만족스럽게 나오길 희망하고 있다. 향후 도출된 홍보 결과물에 대해 부산시한의사회 회원뿐만 아니라 전국 한의사 회원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원내에서나 온라인상에서 다양하게 활용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한방송, 한의학 온라인 강의 최초 플랫폼이라는 자부심 커”[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의 특성화 실습 과정으로 6월20일부터 7월29일까지 한의신문에서 인턴기자 체험 활동 중인 김민성 학생(4학년)과 김한슬 학생(4학년)이 한의사를 위한 범용 다목적 플랫폼 ‘한방송’을 운영하고 있는 한의사 출신의 오태관 대표를 만나 한방송의 현재 및 발전 방향 등을 취재한 내용을 소개한다. 온라인을 활용한 전문적인 한의학 강의는 물론 한의사를 위한 범용 다목적 플랫폼으로 성장 중인 한방송은 2018년에 설립된 이후 수준 높은 한의 임상강좌에 목말라 했던 많은 한의사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해 왔다. 지방에 거주하고 있던 오태관 대표는 우수한 임상 강좌 및 학회의 학술 세미나 등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제대로 학습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던 바를 스스로 극복하고자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한방송을 출범시키기에 이르렀다. 힘겹게 출범시킨 한방송이 현재 어느 정도의 기반을 다지기까지의 경험담을 오태관 대표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들어봤다. Q.한방송 플랫폼을 소개한다면? 한방송 플랫폼은 2017년 혹은 이전부터 준비한 회사로 법인 등기상으로 2018년에 세워진 회사다. 아주 오래된 한의계의 숙원 사업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봉직의나 개원의가 진료를 하려면 공부가 필요하지만 공부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이뤄진다. 지방에서 진료하는 한의사 입장에서는 강의 참여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대학 입시에서도 인터넷강의 서비스 활용이 높은 것처럼 한의학도 필요한 강의는 온라인에서도 배울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2016년 봄에 당시 몸담고 있던 학회에서 고방 강의 기회가 생겨 6개월 간 준비 후 같은 해 가을 강의를 진행하게 됐는데, 이 강의에 대한 수강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같은 내용으로 한 번 더 강의를 하게 됐다. 이 같은 강의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나에게도 강의를 위한 하나의 콘텐츠가 생긴 것이라 생각했다. 마침 우리나라 최고의 고방가인 노의준 원장님께서도 강의를 위한 콘텐츠를 제공해준다고 지지해주셨고, 그렇게 평소 생각해왔던 온라인 강의 플랫폼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그 당시 목표는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의 제약에 관계없이 하고 싶은 공부를 온라인을 활용해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 것이 한방송의 시작이었다. Q.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많이 생겨났다. 초창기 회사 설립을 준비하면서 시장 조사와 비용을 조사해보니 사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엔 사무실도 없이 1인 법인으로 출발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운영하고 있던 한의원도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했다. 그만큼 절박했고,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지금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 이제는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개인적인 목표라면 2년 안에 다시 개원하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돌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 처음 한방송 플랫폼을 만들 당시만 해도 비슷한 목표를 가진 플랫폼을 찾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며 정체성이 비슷한 플랫폼들이 생겨났고, 그중 하베스트, 한방송, 닥터한이 단일화된 플랫폼으로 힘을 합쳤다. 강의 스트리밍은 하베스트 사이트에서 가능하며, 콘텐츠 개발과 강사의 발굴은 각자의 플랫폼에서 한다. 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단일화된 채널을 만든 것이다. Q.한방송만의 콘텐츠와 강사 발굴 과정이 있는가? 강사 발굴에 있어 한방송만의 조건이 있다. 강사를 발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강사의 장점이 한의 임상에서 활용도가 높은지를 판단한다. 수강자들은 이론과 술기 중 술기 강의를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임상에서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강의 위주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좋은 콘텐츠를 가진 한의사들에게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때로는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다. Q.한방송 운영에 있어 힘든 점은 무엇인가? 좋은 강사를 발굴하고, 설득하고, 동참시키는 일이 중요하면서 가장 힘든 일이다. 처음에는 강사료 책정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현재는 한방송 플랫폼의 강의료 기준이 업계의 기준이 됐다. 한방송은 한의학 강의 스트리밍 업계 최초 플랫폼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이런 강의 플랫폼은 강사가 핵심 파트너인데 강사 섭외와 관련해 강사를 가로채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되면 파트너인 강사 발굴에 힘이 빠지게 된다. 이런 점이 가장 힘들다. Q.한방송을 한의사와 한의대생들이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세 회사가 콜라보를 하면서 스트리밍 업무를 하베스트가 담당하게 됐다. 한방송 입장에서는 편하고 좋은 점도 있고, 또 다른 부분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오프라인 강의이다. 강의의 모든 것을 강사가 직접 준비하는 것은 어렵다. 강의자와 수강자를 연결해주거나, 강사가 개인적으로 준비하기 힘든 강의 장소 마련, 강의 홍보 등의 일들을 대신 해주는 부분을 한방송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대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학생들에게는 강의를 오픈하지 않는다. 강의가 실제 임상의를 대상으로 진행돼 기존 학생들의 학업적인 수준을 눈높이에 맞추기가 어렵다. 혹시 모를 불법적인 공유를 막기 위한 것도 있고, 학생들이 당연하게 가격할인을 요구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러한 부분에서 학생들 스스로도 철학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학생 단체에서 교섭하여 플랫폼 이용을 요청한다면 한의대생들에게도 오픈을 생각해볼 여지는 있다. Q.한방송의 새로운 목표가 있는가?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동네 한의원 개원 지원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다. 개원 지원 프로젝트 대상은 한의대를 졸업한지 오래되지 않은 2030 한의사 중 개원하지 않은 한의사들이다. 커리큘럼은 100% 실기과정으로 이뤄져있으며 오프라인으로 이뤄진다. 멘토는 5명으로 침, 약침, 한약을 비롯한 치료실 전체 진료 세팅을 위한 전반적인 과정을 각각 담당한다. 충분히 경쟁력 있고 실력 있는 한의사들이 단순히 졸업 후 한방병원이나 대형 한의원에 취업하기보다 개인 한의원을 열어 각자의 실력을 발휘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개인 한의원에서 환자를 보며 공부하고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결국 이는 길게 보면 한의학의 발전과도 연관된다. Q.남기고 싶은 말은? 외국 의료계에서도 동양의 전통의학에 대한 학습욕구가 굉장히 크다. 중의학이나 캄포의학이 아닌 한국의 한의학을 배우려고 한다. 하베스트가 최근 미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의 여러 영상자료가 미국의 침구사나 한의학에 관심 많은 이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세계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한의학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본인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나누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
“비위불균형 통한 한의 진단·치료 핵심기술 발굴할 것”동신대학교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한 ‘2022년 집단연구사업’의 선도연구센터 기초의과학 분야(MRC, Medical Research Center) 주관연구기관에 선정됐다. MRC 사업은 국가 바이오·건강분야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한의·의·치의·약학(기초의과학) 분야 우수 연구그룹을 선정하는 사업으로 전남지역에서 MRC 선도연구센터 선정은 동신대가 처음이다. 이에 동신대 한의과대학 이미현 교수(서울대 약학대 박사과정 졸업)가 연구책임자를 맡고 ㈜비엔텍, 한국콜마홀딩스㈜ 바이옴연구소,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부설한국뇌연구원의 교수와 박사들이 공동연구진으로 참여해 비위(脾胃) 조절기반 ‘Gut-Brain Axis(장-뇌축, 위장관과 중추신경 간의 생화학적 신호전달 축을 의미)’ 시스템을 제어하는 한의과학 연구에 본격 나서게 됐다. 오는 2029년까지 국비 94억5000만 원과 전남도비, 나주시비 등 총 107억7000만 원을 지원받는 이번 사업을 통해 이미현 교수는 “한의 비위조절기술 개발로 국내외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 기초의과학자 배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기초의과학 분야 주관연구기관에 동신대가 선정되면서 연구책임자를 맡게 됐다. 그동안 많은 교수님들께서 노력해주신 덕분에 이번처럼 좋은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매우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동신대학교 선도연구센터는 기초연구와 검증연구, 실용화 기반 구축을 통한 임상 연구 및 진단·치료기술을 개발, 응용함으로써 시스템바이올로지 기반 한의과학 연구 클러스터를 구축해 바이오·건강 R&D 연구집단으로 발돋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Q. MRC 사업을 더 자세히 소개한다면? 우선 상위사업인 선도연구센터사업을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선도연구센터사업은 첫 번째로 창의성과 탁월성을 보유한 우수 연구집단 발굴·육성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핵심연구분야 육성 및 국가 기초연구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로 집단연구를 통해서 차세대 창의·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젊은 연구자를 대상으로 양질의 일자리 제공한다는 큰 목적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기초의과학분야(Medical Research Center, MRC)’는 한의·의·치의·약학 분야의 연구그룹 육성을 통해 사람의 생명현상과 질병 기전 규명 등 국가 바이오·건강분야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집단 연구 사업이다. Q. 비위(脾胃) 조절기반 ‘Gut-Brain Axis’ 시스템을 제어하는 한의과학 연구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한의학에서는 ‘내상비위 백병유생(內傷脾胃 百病由生)’, 즉 비위(脾胃) 불균형이 생기면 만병의 근원이 된다고 한다. 이에 우리 센터에서는 이 비위불균형을 ‘마이크로바이옴(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 유전 정보 전체나 미생물)’ 불균형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처럼 비위불균형을 현대과학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Gut-Brain Axis’ 질환인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우울증을 제어할 수 있는 한의 진단·치료 핵심기술을 발굴하고, 그 기전을 규명하고자 한다. 또한 비위불균형과 ‘Gut-Brain Axis’ 질환과의 상관성을 규명함으로써 한의 진단 및 치료 기술의 과학적 근거와 임상 활용 기반을 확보하고, Gut-Brain Axis 질환의 치료 효율성을 증대시켜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건강 개선 및 치료비용 감소에 기여하고자 한다. Q. 선도연구센터를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동신대는 사실 지난 2016년 MRC 사업에 처음으로 도전한 이래 계속 고배를 마셨다. 이에 구성원 모두가 부족함을 인지하고 연구 인프라 구축, 융합연구를 위한 인적강화, 연구장비 및 시설을 확대하는데 주력했고, 연구실적 및 집단연구 역량도 지속적으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많은 분들의 노력과 노하우가 기반이 돼 여섯 번의 도전 끝에 선도연구센터로 선정될 수 있었다. 한의학 치료기술의 중심이 되고 있는 비위조절기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조절과 같은 과학기술과 접목해 한의과학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 국내외적으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 도출과 함께 기초의과학자 배출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Q. 치료의학으로서 한의학이 국민들에게 더욱 다가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장내의 마이크로바이옴에 의해 우리 인체가 영향을 받는다고 하는 ‘Gut-Brain Axis’가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데, 이는 한의학의 ‘비위론’이나 오장중심의 ‘장부론’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인체관이나 질병관은 우수성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돼 인체의 기능을 우리가 더욱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거나 질병을 유기성에 의한 정체관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면 한의학이 가진 장점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또한 이번 과제를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한의학에서 제시하고 있는 이론이나 치료기술의 장점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본 센터에서는 한의학의 장부론에서 중심적인 지위에 있는 비위의 조절에 대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과 연관시켜 연구함으로써 현대적인 관점에서 그 기전을 탐색하고,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근거 확보와 함께 임상 활용성을 검증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에서 한의학이 치료의학으로 지위를 굳건히 다지기 위해서는 R&D를 통한 한의학 이론이나 진단·치료기술의 근거를 지금보다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도출된 기술을 임상에 실제 적용해 그 유효성과 편리성을 입증한다면 치료의학으로서 더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를 통해서도 한의학의 비위조절이론과 타켓 질환인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우울증에 대한 진단·치료기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 매진할 것이다. 이처럼 한의학이 가진 장점은 더욱 부각시키고, 부족하거나 미비한 점은 과감히 취사선택 및 보완해 나간다면 국민에게 더욱 다가가는 한의학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동신대 한의대가 설립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선도연구센터(MRC)에 선정돼 의미가 매우 크다. 7년 전 첫 도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그간 대학 본부의 지원과 한의과대학 구성원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본 센터가 계획하고 있는 연구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참여 연구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
“분회원간 서로 의지하며 잘 버텨 나갈 것”“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상황이라 해도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로서 경영상황은 오히려 더욱 힘듭니다. 분회 회원들도 같은 심정이란 생각이 드는데, 이럴 때일수록 서로 의지하고 소통해서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나겠습니다.” 경기 화성시한의사회 장재호 회장(필한의원)은 최근 한의계의 경영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양적 긴축으로 인한 잇단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와는 달리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경영 위기 속에서도 방역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보건의료인을 위해 쌍화탕과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 물품 지원에 나서며 지역사회에 헌신해 온 화성시한의사회. 그 화성시한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장 회장은 “코로나 초기 때보다 더욱 힘들지만 분회 활성화를 위해 회원들이 관심 있어 하는 소모임을 지원하거나 경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노무강의, 세무강의 등을 준비할 예정”이라며 “오프라인 모임인 월례회나 송년회 등도 개최하여 회원들 간의 화합을 도모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화성시한의사회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과 관련해서도 “돌봄서비스를 체계화해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는 복지정책을 구현하는 사업인 만큼, 시범사업을 잘 마무리해서 본 사업에서 좋은 모델이 되도록 선례를 남기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장재호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화성시한의사회를 소개한다면? 먼저 경기도 화성시는 젊은 도시다. 시의 평균연령은 38.1세이며, 2022년 2월 기준 인구 9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계속 성장하는 도시다. 이에 한의의료기관도 빠르게 증가해 현재 화성시한의사회의 회원 수는 약 255명(한의원 161개소, 한방병원 6개소 등)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19년 8월 2일에는 ‘화성시 한방난임치료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바 있고, 지난 2020년부터는 ‘화성시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 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화성시 내 한의원 수나 진료비율도 높다. Q. 한의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을 시행 중에 있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시행한 통합돌봄사업 시범사업 특화지구에 화성시와 강원 춘천시가 지난해 선정되면서 올해부터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방문진료 사업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관심 있는 분회원들 중에서 신청을 받아 진행을 하고 있다. 현재 분회 소속 한의원 15곳이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으로 대면 진료에 어려움이 있어 다소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단편적으로 이뤄지던 돌봄 서비스를 체계화해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는 복지정책 구현 사업이라 생각한다. 시범사업 초기에는 화성시의 넓은 면적 상 참여 한의원이 지역마다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야 하는 부분, 진료 가능한 시간과 신청하는 환자들의 시간을 맞추는 부분, 홍보 부분, 수납 부분 등 많은 변수들이 있었다. 이러한 변수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시범사업을 잘 마무리한다면 실제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때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방문 진료 시 아예 거동을 못하시는 분들을 보게 되면, 정말 필요한 사업이라는 생각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대면 진료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한의사들이 건강상태를 돌봐주고, 치료까지 해주는 모습에 환자들이 안심하는 걸 보니 한의사로서 참 뿌듯만 마음이 든다. Q. 회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전 회무에 관심 없는 회원 중의 한명이었다. 최재식 화성시한의사회 전 회장(세경한의원)이 동문 선배다. 선배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분회 회장단이나 임원들께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모임에 참석하거나 준비를 도와주면서 중앙대의원 활동을 하게 됐고, 난임 사업을 진행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히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조례 제정과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제도 설계를 통해 한의계의 외연을 확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화성시에서도 용인시한의사회처럼 월경통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지역 주민이나 분회원들에게 상호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Q. 분회 활성화를 위헤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코로나19 상황은 모두에게 정말 힘든 시기였고, 지금도 그 여파는 가시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상황이라 해도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로서 경영상황은 오히려 코로나 초기보다 더욱 힘들다. 코로나 이전으로 분위기가 돌아갈 것 같지 않다. 분회원들도 아마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서로 의지하고 소통해서 힘든 시기를 버텨나갈 수 있도록, 회원들이 관심 있어 하는 소모임을 지원하거나 경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노무강의, 세무강의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줌이나 단톡방을 통한 대화도 중요하겠지만, 오프라인 모임인 월례회나 송년회 등을 계획해 분회원간 단합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 Q. 칭찬하고 싶은 분회원이나 임원이 있다면? 화성시한의사회의 살림을 도맡고 있는 김명완 재무부회장, 화성시 난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장남일 수석부회장과 한경훈 부회장께 감사드린다. 다들 힘든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화성시와 화성시 보건소와 함께하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