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1회 한의사 국가시험, 전국 9개 권역서 실시[한의신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원장 배현주·이하 국시원) 주관으로 시행된 제81회 한의사 국가시험이 16일 서울 구로시험센터를 포함한 전국 9개 권역에서 동시에 시행됐다. 이번 국시는 △내과학 △침구학 △보건의약관계법규 △외과학 △신경정신과학 △안이비인후과학 △부인과학 △소아과학 △예방의학 △한방생리학 △본초학 등의 과목으로 치러졌다.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선물을 건넨 한 학생은 “최근까지 이어진 매서운 추위에 오늘 시험장 날씨도 춥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다행히 비교적 포근해 마음이 놓인다”며 “수험생들이 지난 6년간 대학에서 갈고닦은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해 뜻깊은 결실을 거두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총 접수 인원은 796명이며, 한의사 국시는 전 과목 총점의 60% 이상, 매 과목 40% 이상 득점해야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 최종합격자는 내달 3일 국시원 홈페이지의 ‘합격자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구로구, ‘저소득층 한방‧내과 무료 진료 사업’ 운영[한의신문] 서울 구로구(구청장 장인홍)가 올 한 해 동안 ‘저소득층 한방·내과 무료 진료 사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구로구 힌의사회·의사회와의 협약을 통해 관내 한방·내과 진료가 필요한 저소득층 주민에게 진료비 일부를 지원함으로써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다. 지원 대상은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 월 1만5480원 이하 또는 직장가입자 월 7만3280원 이하인 구로구민 중 건강보험가입자 하위 20% 세대에 해당하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1961년 이전 출생자)과 중증장애인(장애등급 1∼3급)이다. 대상자는 구로구보건소에 방문해 한방쿠폰북 또는 진료수첩을 발급받은 뒤 지정된 한의의료기관 및 협약내과 이용 시 진료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한의진료의 경우 1회 진료 금액이 2만5000원 이하일 경우 본인부담금이 전액 면제되며, 내과진료는 기본진찰비 중 본인부담금이 지원된다. 진료는 1인당 월 최대 4회, 연간 48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단, 진료 횟수는 최대 월 4회로 잔여 진료 횟수는 다음 달로 이월해 사용할 수 없다. 신청은 연중 가능하고, 신청 시 주민등록증 또는 장애인등록증,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가 필요하며, 기초생활수급자일 경우에는 수급자증명서를 제출하면 된다. 구로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더 많은 대상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업과 관련된 보다 자세한 사항은 구로구보건소 내과실(02-860-3074)로 문의하면 된다. -
해외 의대생도 관심 갖는 한의학…‘K-메디’ 선봉장[한의신문] 자생한방병원(병원장 이진호)이 5일부터 2주간 해외 의대생 및 의대 진학 준비생을 대상으로 ‘2026 자생메디컬아카데미 겨울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미국, 캐나다, 태국, 한국 등 4개국에서 선발된 총 5명의 의대생 및 예비 의료인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미국 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South Florida), 텍사스대학교 샌안토니오(University of Texas at San Antonio), 노스이스턴대학교(Northeastern University), 포모나 칼리지(Pomona College), 태국 카셋삿대학교(Kasetsart University) 등 다양한 국가의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인재들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2주 동안 자생한방병원 진료 시스템과 치료 환경을 경험하며 한의학과 근거중심의 통합의학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자생한방병원 임상 참관(외래 진료 및 치료 과정 관찰) △한의학 및 통합의학 이론 강의 △약침, 추나요법, 동작침법 등 주요 치료 기법 실습 △의료진과의 질의응답 △CME(Continuing Medical Education) 강의 제작을 주제로 한 팀 프로젝트 △최종 발표 및 수료식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참가자들은 자생메디바이오센터를 방문해 약침 제조 및 연구 시설을 견학하고, 한의학의 과학화 및 표준화를 위한 연구 시스템을 체험했다. 특히 자생한방병원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단순히 한의학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 전인적 치료 개념을 전달하고, 다양한 의학적 접근 방식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넓혀주는 데 초점을 뒀다. 이진호 병원장은 “자생메디컬아카데미 인턴십 프로그램은 전 세계 미래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의학과 통합의학의 인식을 제고하고, 글로벌 의료 인재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국제 교류와 교육을 통해 한의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생한방병원은 의료진 연수 프로그램, 국제학술대회 개최 등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유일 ACCME(미국평생의학교육인증원) 인증 보수교육기관으로, 해외 의료진과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미국 인디애나 의과대학과 현지에서 ‘자생 국제학술대회(AJA 2026)’를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
‘같은 담배, 다른 판단’, 또 다시 담배회사 손 들어준 법원[한의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이하 건보공단)은 15일 담배회사(㈜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항소심에서 법원(서울고등법원, 6-1재판부)이 건보공단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이번 판결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과 사회적 비용의 책임 문제를 사법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소송은 흡연으로 인한 폐암 등 중증 질환의 치료비가 장기간 건강보험 재정을 통해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전가되어 온 구조에 대해, 그 책임을 원인 제공자에게 묻고자 제기된 공익소송이었다. 건보공단은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 담배의 중독성과 위해성, 제조사(담배회사)의 정보 제공 책임 등을 중심으로 소송을 진행해 왔지만, 법원은 항소심에서 이러한 건보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이 사건 대상자들이 1960∼70년대 흡연을 시작할 당시 이미 흡연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지만, 건보공단은 이러한 판단이 당시의 의학적·사회적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흡연의 건강문제에 대한 기준점을 제시하는 미국 공중 보건국 보고서(Surgeon General Report)조차도 1988년에야 담배 흡연이 니코틴 중독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인정했으며, 이후 공중보건캠페인, 금연 정책, 광고 제한 강화, 금연구역 확대 등이 활발해진 점을 고려하면 일반 국민이 1960∼70년대에 흡연의 유해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전제로 흡연을 선택했다고 보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 건보공단의 판단이다. 한편 이번 항소심 판결은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를 최종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전면 부인한 1심 판결에 비해서는 일정 부분 진일보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법원은 항소심에서 이 사건 대상자들이 장기간 고도 흡연자이며,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폐암·후두암에 걸렸다는 점이 인과관계 판단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고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이는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를 원칙적으로 부정한 1심 판단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향후 흡연 피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건보공단은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해외 주요 국가에서 흡연피해에 대한 담배회사의 직접적인 책임이 인정되고 있는 점과, 우리나라 역시 150만 명의 지지서명으로 확인된 담배회사 책임 인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단이 국민의 건강권 보호에 있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외소송에서는 필립모리스와 BAT의 거액의 배상 책임이 인정되었음에도, 같은 ‘말보로’, ‘던힐’을 흡연한 우리 국민들에게는 아무런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점은 일반 상식 수준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1998년 주정부와 담배회사 간의 대규모 합의(MSA)를 통해 흡연 피해에 대한 책임이 제도적으로 정리됐고, 캐나다 역시 공공보험 재정을 근거로 한 담배소송을 통해 담배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과 전국적 합의가 이뤄졌다. 이러한 사법적 판단을 바탕으로 각국은 담배로 인한 건강피해를 구조적으로 줄이기 위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몰디브는 특정 연도 이후 출생자에 대해 흡연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흡연 원천 차단 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 역시 차세대 흡연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담배 규제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건보공단은 “해외에서는 흡연 피해를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사법적 판단과 정책적 대응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번 소송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 역시 흡연 피해에 대한 책임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다룰 것인지 대해 더 이상 논의를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향후 이번 판결의 취지와 판단 이유를 면밀히 분석하고 법률적으로 부족한 부분 등을 보완해 적극적으로 상고를 검토할 예정이며, 대한민국이 WHO FCTC(담배규제기본협약) 당사국으로서 담배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이고 국민건강을 보호할 국제적 책무를 지니고 있는 만큼 건보공단 역시 건강보험 보험자로서 그 책임을 다하며 흡연 피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일반식품, ‘캡슐·원료명 전략’으로 ‘건기식 둔갑’…소비자 구분 어려워[한의신문]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의 경계가 외형·표시·광고를 통해 소비자 오인·혼동을 구조화하고, 이를 제도적 사각지대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비자 조사에선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한 비율이 80%에 달했으며, 한국소비자원 유해정보 시스템에선 다수의 유해사례가 보고돼 표시·광고 관리체계 정비 필요성이 부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은 15일 국회에서 ‘건강기능 표방 일반식품의 소비자 오인 유발 표시·광고의 문제점 및 제도개선 방안 국회토론회’를 개최,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 간 혼동을 유발하는 표시·광고 관행과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남인순 의원은 인사말에서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적용시험 등 엄격한 절차와 GMP 제조, 광고심의 의무를 거쳐 관리되는 반면 일반식품은 제조 절차도 상대적으로 간소함에도 최근 정제·캡슐 형태 일반식품이 늘면서 소비자가 의약품이나 건기식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며 “기능성 표현이 불가능한 일반식품의 ‘건기식 둔갑’은 결코 가볍지 않은 소비자 보호 문제로, 외형 등 관련 제도를 일관되게 정비해 혼동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건강기능 표방 일반식품의 소비자 인식과 오인 요인 및 정책과제(강성경 충남소비자와함께 대표) △건강기능 표방 일반식품의 피해 현황 및 개선 방안(홍준배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장)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소비자, 80%는 일반식품을 건기식으로 오인…구분·표시 정보 부족 강성경 대표는 ‘건강기능 표방 일반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20세 이상 남녀 1000명, ’25년)’를 중심으로, 건강기능식품과 건강기능을 표방한 일반식품이 소비자에게 사실상 동일하게 인지되는 구조를 문제로 제기했다. 강 대표는 제품 사진 5개를 제시하고 ‘이 중 건강기능식품을 고르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80%는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했다. 오인 요인은 외형·표시·언어가 결합해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제품명: ‘보스웰리아’, ‘폴리코사놀’ 등 기능성 원료명을 제품명으로 사용 △인증 마크: HACCP(해썹)을 건기식 인증으로 오인 △형태(제형): 정제·캡슐 형태로, 건기식 연상 △표현: 기능성·효능을 암시하는 문구 등이 꼽혔다. 또한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 간 효능 차이가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74%가 ‘차이가 있다’고 답했지만, ‘차이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에는 69%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소비자는 막연한 인식 속에서 제도적 구분·표시 체계를 이해할 정보가 부족한 상태이며, 이 틈이 광고·표시 전략에 의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건강기능 표방 일반식품의 직접적 오인 요인으로 △TV 홈쇼핑·광고에서 식품 유형을 하단 고지(작은 글씨)로 처리하는 관행 △기능성 원료명 기반 제품명 남용 △인체 효능·건강 기능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광고 표현 등으로 지적하며 “최근 소비자들의 건강 관심도가 매우 높아진 반면 정보 탐색은 온라인 채널과 주변 지인 등에 의존, 구매도 온라인 쇼핑몰, 마트 등에서 이뤄지면서 신뢰할 만한 근거는 매우 부족한 상황”라고 지적했다. ■ 소비자원 “유해사례 461건”…피부·소화기 부작용 중심 이어 홍준배 국장은 건강기능 표방 일반식품으로 인한 피해 현황을 발표하며 “시장의 문제는 결국 소비자 피해로 환원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전국 응급실 기반 ‘유해정보 시스템’ △119 연계 정보 △소비자원 핫라인 등을 통해 피해 사례를 수집·분석하고 있으며, 2012~2023년 보고된 유해사례는 461건에 달했다. 홍 국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건강 관심과 소비 증가에 따라 유해사례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연령대는 50대와 10대(청소년·어린이)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중장년층은 섭취 빈도가 높고, 10대 이하의 경우 섭취 민감성이 커 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홍 국장은 △피부 트러블(두드러기·알레르기·가려움·발진 등) 54.2% △소화기 증상(소화불량·구토·구역·복통 등) 33% 등의 부작용 사례를 제시하며 “이는 건기식과 유사한 외형·표현이 오인을 낳고, 오인된 섭취가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국장은 부당광고 유형을 △질병 치료·예방을 연상시키는 표현 △간 회복·혈압 개선 등 신체기능 효과 주장 △체험기 기반 과장 광고 △건기식 인증을 받은 것처럼 오인 유도 등으로 제시했다. 특히 캡슐형 포장 자체가 의약품·건기식 인상을 강하게 주며, 네이버·쿠팡·11번가 등 온라인 플랫폼 환경의 구조적 책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소비자는 캡슐 포장을 보는 순간 일반식품이 아닌 의약품 혹은 건기식처럼 인지하는 등 형태·표시 구조가 합리적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플랫폼의 ‘장터 제공’ 논리만으로는 소비자 보호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 국장은 아울러 유튜브·숏폼을 통한 광고 확산 속 AI 기반 ‘가짜 전문가 광고’ 문제에 대해선 “실시간 모니터링은 한계가 있어 제도적·기술적 대응이 병행돼야 하며, 문제가 발생한 뒤 차단하는 방식으로는 반복 위반을 막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 사후 단속 한계…명칭·표시 ‘사전차단’ 필요 한편 정길호 한국소비자단체연합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 조동환 건강소비자연대 수석부대표는 “사후관리는 ‘일단 알리고 보자 식’의 2~3차 피해만 초래할 수 있다”며 “예방적 권장방안의 강구와 법적·제도적 보완이 피해 최소화의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기능식품 1개만 인허가 받은 뒤 유사 명칭의 시리즈 제품을 일반식품으로 판매해 소비자를 혼동시키는 사례를 사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건기식 명칭과 유사한 시리즈명을 일반식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 마련 △일반식품에 의약품·건기식과 유사한 명칭 사용 시 제재 규정 신설 등을 제안했다. 표시체계와 관련해서도 △‘복합추출물’ 등 복잡한 유형 표기를 ‘일반식품’으로 통일 △‘일반식품’ 표기의 위치·크기 기준 지정 △어두운 포장에는 글자를 백색으로 표기하는 등 가독성 기준을 포함한 구체적 규정 마련을 제시했다. 이종혜 한국소비자교육지원센터 회장은 “온라인 환경에서 소비자는 전문직 상담 없이 광고 정보만으로 짧은 시간에 구매 결정을 내린다”며 “‘건강기능식품이 아닙니다’ 문구가 작거나 눈에 띄지 않으면 보호 장치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사후 단속이 아니라 사전 예방, 소비자 주의가 아니라 제도적 보호로 정책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김미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건강기능식품’을 주된 목적과 기능을 중심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며 “기능성을 얻기 위한 식품은 건기식법 적용을 받도록 하고, 일반식품은 기능성이 목적인 것처럼 표현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
65세 이상 노년층 연간 진료비 530여만원…중장년층 대비 2배[한의신문] 65세 이상의 노년층의 인당 연간 진료비가 530여만원으로 중장년층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달 23일 해당 내용이 담긴 ‘2024년 생애단계별 행정통계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4년 건강보험 가입자 중 진료 받은 국민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청년층(15세~39세) 110만1000원, 중장년층(40~64세) 211만1000원, 노년층(65세 이상) 531만7000원이었다. 또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경우 ’23년에 비해 실제 진료받은 환자수가 감소했지만 노년층은 증가했다. 환자가 실제 요양기관 방문·입원한 일수는 청년층, 중장년층, 노년층 모두 소폭 감소했지만, 1인당 진료비는 모든 층에서 상승했다. 특히 노년층의 1인당 진료비는 531만7천원으로 가장 높았다. 또한 ’24년 진료 받은 인원의 1인당 연간 진료비의 구간별 분포를 살펴보면, 청년층과 중장년층은 1백만원 이하에서 많이 분포했고, 노년층은 1백만원 초과~2백만원, 구간의 비중이 높았다. 노년층의 경우 2백만원 초과도 63.8%에 달해 중장년층의 51.5%보다 높았다. 연령구간별로 보면 진료받은 인원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지속적으로 증가해 85세 이상(738만4천원)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원인을 살펴보면 청년층 사망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이며, 이어 ‘악성신생물(암)’, ‘운수사고’, ‘심장질환’, ‘간 질환’ 순으로 조사됐다. 중장년층은 사망원인 1위가 ‘악성신생물’, ‘고의적 자해’, ‘심장질환’, ‘간 질환’, ‘뇌혈관 질환’ 순이었다. 노년층의 경우 제일 높은 사망 원인이 ‘악성신생물’, ‘폐렴’,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로 조사됐다. -
동맥경화 평가 검사의 효과적 활용 방안 제시[한의신문] 경희대학교한방병원(병원장 정희재) 중풍뇌질환센터 문상관·이한결 교수팀(전선욱 연구원)이 동맥경화를 평가하는 비침습적 검사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심장-발목 혈관지수(CAVI)’와 ‘가속도 광용적맥파(APG)’는 동맥경화를 평가하는 비침습적 검사이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두 검사 결과가 다른 경우에 대해 해석 근거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CAVI와 APG 검사를 모두 시행한 727명 환자의 의무기록 분석을 통해 두 검사가 대혈관 경직도와 말초 소혈관 기능을 측정하는 도구로서 서로 다른 혈관의 상태를 반영하는 상호보완적 관계임을 확인했다. 특히 검사 결과의 불일치 비율은 약 25%로 남성은 고령일수록, 여성은 나이와 당뇨병 및 고혈압 여부에 따라 검사 결과 간 불일치 양상이 높게 나타났다. 문상관 교수(제1저자)는 “CAVI와 APG 검사는 모두 동맥경화를 평가하지만 각각 대혈관과 말초 소혈관 특성을 반영해 결과가 다를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이러한 구조적 차이로 인해 두 지표의 상관관계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데이터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전선욱 연구원(제1저자)은 “임상에서 자주 관찰되는 CAVI와 APG 검사의 불일치가 단순한 측정 오류가 아니라, 환자의 생리적 특성과 연관될 수 있음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한결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연구는 연령, 성별, 대사질환 등 환자 요인이 검사 결과 불일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는 한의 임상에서 혈관 검사를 환자 특성과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심장-발목 혈관지수(CAVI)와 가속 광혈류측정(APG) 및 위험인자와의 상관관계: 후향적 차트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Clinical Hypertension(임상 고혈압 저널·IF: 2.5)’에 개재됐다. -
황만기 원장, ‘접골탕’ 골다공증 치료 기술로 美 특허 등록 결정[한의신문] 황만기 한의학박사(황만기키본한의원 대표원장)는 최근 미국 특허청(USPTO, United States Patent and Trademark Office)으로부터 ‘골다공증 치료 및 골절 예방용 조성물 제조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 결정(허가) 통지서(Notice of Allowance)를 13일자로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황 박사가 단독으로 취득한 미국 특허 발명의 명칭은 ‘골밀도 증진을 촉진하는 조성물 제조방법(Manufacturing Method for Composition Promoting Bone Density Enhancement)’으로, 해당 발명은 미국 특허 출원번호 18/545,273(’23년 12월 19일)으로 출원됐으며, 미국 특허 공개번호는 US 2024/0216452 A1(’24년 7월 4일)이다. 황 박사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 담당 심사관은 이번 발명이 기존 선행기술과 비교해 차별화된 기술적 독창성을 갖췄다고 판단, 특허 등록 결정을 내렸다. 심사관은 허가 통지서에서 △20가지 이상의 다양한 식물성 한약(천연물) 성분의 창의적 조합과 시너지 효과 △숙성(aging)과 초음파(ultrasonic waves) 추출 기술을 결합한 독창적인 공학적 제조 공정 △귀리 우유(oat milk) 또는 아마씨(flaxseed)를 부재료로 활용한 특수 구성 △‘골밀도 강화(strengthening bone density)’에만 초점을 맞춘 명확한 표적 치료 목적성을 핵심 차별 요소로 명시했다. 20여 종 이상의 식물성 한약 성분 가운데 황기(黃耆, Astragalus root), 골쇄보(骨碎補, Rhizome drynariae), 우슬(牛膝, Achyranthes), 당귀(當歸, Angelica gigas)가 특허 한약 ‘접골탕(接骨湯·Jeopgol-tang)’의 핵심 처방 구성 성분이다. 이번 특허는 황 박사의 개인 통산 9번째 특허이자, 접골탕 관련 6번째 특허 등록이다. 황 원장은 앞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정혁상 교수팀과 함께 정부 연구 과제로 △접골탕의 골다공증 개선 효능 검증 및 세포 기전 연구(’18) △골다공증 개선 효과 한약 제제 개발을 위한 접골탕 연구(’19)를 연속 수행하며 과학적 근거 축적에도 힘써왔다.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황 박사는 국내 최초의 골절·골다공증 한의학 연구·치료 전문서인 ‘골절 골다공증 비수술 한약 치료 이야기–특허한약 접골탕의 모든 것(’22)’을 집필했으며 △골절 골다공증 비수술 한약 치료 논문 자료집(’23, 번역·대표편찬) △골절 골다공증 특허한약 접골탕 임상 상담 300 케이스–비대면진료를 중심으로(’24)를 출간한 바 있다. 또한 접골탕은 ’21년 2월 ‘Jeopgol-tang(JGT)’ 명칭으로, 미국 보건복지부(HHS) 산하 FDA로부터 ‘Category-Food for Human Consumption’ 등록 확인서를 발급받으며, 안전성(safety)에 대한 공신력도 확보했다. 특히 황 박사는 식물성 한약(천연물) 기반 원천기술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제60회 발명의 날 기념식(’25)’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2024 제13회 Asia LOHAS(ESG) 산업대전’ 특허청장상(금상) △‘2023 제17회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 대상(생명공학 부문) △‘제12회 대평 남종현 발명문화대상’ 대상 등 다수의 수상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모두 한의사 개인으로서는 한의계 최초 기록이다. 황 박사는 “앞으로 골(뼈) 면역학(Osteoimmunology)에 기반한 식물성 한약(천연물)을 활용해 키(뼈) 성장, 골절, 골다공증, 아토피, 인지기능 향상(총명) 치료·예방 분야의 원천기술을 더욱 심화·발전시키겠다”며 “국민 보건산업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한의약은 시민의 삶과 함께 하는 의료”<편집자주> 서산시의회 문수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서산시 한의약 육성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앞으로 서산시민들도 체계적인 한의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본란에서는 문수기 의원으로부터 조례를 발의한 계기 및 조례 제정의 기대효과 등을 들어봤다. Q. ‘서산시 한의약 육성 조례’가 제정됐다. : 이번 조례는 한의약을 선언적으로 육성하겠다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 여건에 맞는 한의약 정책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서산시의 현실을 반영해, 어르신들의 만성통증 관리와 건강증진 등 일상적인 의료 수요에 한의약이 안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의 틀을 정비했다. 중요한 점은 특정 사업을 미리 정해 놓은 조례가 아니라, 향후 지역 실정에 맞는 한의약 정책과 건강증진 사업을 지속적으로 설계하고 추진할 수 있는 ‘출발선’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Q. 조례를 발의한 계기는? :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부분이 크다. 저희 어머니를 비롯해 많은 어르신들이 허리나 무릎이 아플 때 자연스럽게 한의원을 찾는 모습을 늘 가까이에서 봤다. 감기나 외상은 양방병원을 이용하더라도, 만성 통증이나 체력 관리에 있어서는 한의약이 우리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하지만 제도를 살펴보니 ‘한의약육성법’은 이미 제정돼 시행되고 있음에도, 이를 지역 정책으로 실행할 조례가 없었다. 이에 따라 현실과 제도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겠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조례를 제정해야겠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게 됐다. Q. 조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 특히 어르신들과 그 가족 분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우리가 늘 이용해 온 의료 현실이 이제야 제도에 담긴 것 같다”는 말씀을 들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한 지역 언론인께서는 조례 내용을 노인회에 전달해 표창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관련 기사를 보냈다며 문자를 주셨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개인적으로도 큰 보람을 느꼈다. 조례가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일상과 마음에 자연스럽게 닿았다는 점에서, 이번 입법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Q. 평소 한의약에 대한 견해는? : 한의약은 양방의 대체제가 아니라, 우리 의료체계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는 질병의 완치보다 통증 관리, 기능 유지, 삶의 질 개선이 매우 중요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영역에서 한의약의 역할은 분명하다. 정책은 이념보다 시민의 실제 이용 행태를 반영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의약은 이미 시민의 삶 속에 들어와 있는 의료이다. Q. 지역사회 한의사분들께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이번 조례를 계기로 지역 한의사분들께서도 진료를 넘어, 어르신 건강관리와 예방 중심의 한의 프로그램, 지역 맞춤형 건강증진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기대하며, 행정과 의료 현장이 협력할 때 정책의 실효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의약 발전을 위해 제언하고 싶은 부분은? : 한의약의 발전은 제도나 예산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본다. 국민과 환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임상 경험과 공공성, 사회적 역할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조례 역시 그런 신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작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Q. 현재까지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은? : 시의원으로서 저는 어르신과 사회적 약자의 삶, 지역 환경, 그리고 행정의 책임성을 바로 세우는 의정활동에 중점을 두고 활동해 왔다. 전반기 군용비행장 소음피해대책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소음 피해로 인한 어르신들의 난청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난청검사 및 보청기 지원 조례를 제정해 실질적인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환경오염대책특별위원회를 통해 1년 이상 지역 환경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며 주민 건강 보호를 위한 개선 활동을 이어왔으며, 서산시 재생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전기보일러 설치 지원 조례를 통해, 난방비 부담이 큰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환경과 복지를 함께 고려한 생활형 입법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초록광장 사업의 불법·부당한 예산 투입 문제와 하수관로 BTL 사업의 관리·감독 부실과 구조적 문제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중적으로 지적하며, 대형 사업일수록 더욱 엄격한 행정 책임과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 이러한 활동들은 모두 시민의 일상에서 출발해 제도와 행정을 바로잡는 것을 목표로 한 의정활동이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 Q. 앞으로의 의정 활동 계획은? : 이제 저는 서산에서 쌓아온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충청남도의 더 큰 미래를 위해 충남도의원에 도전하고자 한다. 정치의 길에 들어선 이유는 단 하나였다. 강자 앞에서는 당당하게, 약자 곁에서는 따뜻하게 서는 정치,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정치를 실천하는 것이다. 시의원으로 활동하며 때로는 거짓과 왜곡, 불이익과 시련도 마주했지만, 그 모든 과정은 시민의 삶을 위한 해법을 찾는 통찰력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이제 그 경험을 서산에 머무르지 않고, 충청남도 전체로 확장해 더 큰 책임을 지고자 한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 정치는 거창한 구호보다, 시민의 일상을 얼마나 제도로 담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지난 시간 동안 오직 시민을 위한 감시자, 정의롭고 떳떳한 일꾼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 이제 서산의 희망을 넘어 충남의 새로운 미래로, 서산에서 쌓아온 실력과 신념을 바탕으로 충청남도의 변화와 미래세대를 위한 정치를 실천하겠다. -
KOMSTA 제181차 스리랑카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4>지난 12월 8일부터 15일까지, 스리랑카 갈레(Galle) 지역으로 떠난 제181차 WFK 한의약봉사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한의사 7명과 학생 및 일반 단원 9명이 함께한 이번 여정은 3일간 총 1,078명의 환자를 무사히 진료했다. 갈레 지역은 스리랑카 남서부 해안에 위치하여, 한낮 기온이 평균 32도를 넘나드는 습도가 높고 무더운 곳이다. 기말시험이 코앞인 상황이었지만, 의료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곳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지로 이번 봉사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번 활동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 장래 한의사로서의 사명감을 일깨워준 내 인생의 큰 이정표가 됐다. 떠나기 전 마음은 마냥 가볍지 않았다. 학기 중이었고 무엇보다 복귀 직후 시험을 앞둔 ‘시험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오전 7시에 한국에 도착해서, 오후 3시에 기말시험을 치렀으니 말이다. 스리랑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조차 전공 서적을 펼쳐서 공부를 했다. 그만큼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해 업무에 임했을 때, 환자들을 안내하고 약을 챙기며 어느새 시험에 대한 압박감은 사라졌다. 지금 이 경험이 시험공부와는 비교할 수 없을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주한 열악한 환경 봉사지인 ‘디스트릿 아유르베딕 병원’에서 우리가 맞이한 것은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후끈한 열기와 습도, 그리고 진료를 시작하기 전에 끝없이 이어진 대기 줄이었다. 진료소 내부환경은 열악했다.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습한 날씨에 에어컨 없이 선풍기 바람에만 의존해야 했고 건물의 시설 또한 낙후돼 있었다. 단원들 몇몇은 걱정스러운 눈빛이 가득해 보였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진료가 시작되자 한 명의 환자라도 더 보기 위해 팀원 모두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 결과 1일 차 251명, 2일 차 358명, 그리고 마지막 3일 차에는 469명에 달하는 환자분들이 우리를 찾았다. 3일간 총 1,078명이라는 많은 인원에 몸은 힘들었지만, 우리를 믿고 찾아준 갈레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우리의 신입니다" 진료를 돕던 중 잊지 못할 순간이 있었다. 치료를 마친 한 환자분이 나에게 다가와 ‘ㄹ’로 시작하는, 생소하지만 경건한 어조의 현지 말을 건네셨다. 의미를 몰라 당황해하며 옆에 있던 통역사 언니에게 도움을 청했다. 통역사 언니는 빙그레 웃으며 “이건 신에게 건네는 아주 귀한 인사예요. 스리랑카 사람들은 고통을 없애주는 의료인을 신처럼 존경하는 문화가 있거든요”라고 설명해 주었다. 단순한 감사 인사를 넘어 나를 신과 같은 존재로 예우해 주는 말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하고 뿌듯한 순간이었다. 비록 학생 단원이기에 직접 침을 놓지는 못했지만, 한의사 원장님의 치료와 내가 건네는 처방전 하나가 이들에겐 신의 손길처럼 닿을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큰 책임과 보람을 느꼈다. 더불어 장차 한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평생 누군가를 도우며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달았다. 국경을 넘어 하나가 된 ‘원팀(One Team)’의 시너지 한정된 시간 안에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치료하고자 했던 모두의 간절함은 우리를 진정한 의미의 ‘원팀(One Team)’으로 만들었다. 진료 현장은 마치 잘 짜인 각본 속에 쉼 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았다. 사전에 철저히 모든 과정을 준비해 주신 단장님, 사무국, 강석홍 원장님 덕분이다. 쉴 틈 없이 침을 놓으며 환자를 돌보는 한의사 선생님들, 그 옆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며 진료 보조를 맡은 우리 일반 단원들, 그리고 우리의 입과 귀가 되어준 통역사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특히 현지 간호사분들의 도움이 컸다. 말이 통하지 않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트레이 청소나 처방 설명을 자진해서 맡아주며 힘을 보탰다. 봉사 마지막 날에는 굳이 긴 말을 하지 않아도, 간호사 선생님의 성함인 “쿠마리!”라는 부름과 눈빛만으로도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사이가 됐다. 이렇듯 한의사, 일반 단원, 현지 간호사, 그리고 통역사가 국경과 역할을 넘어 완벽한 합을 맞춘 덕분에, 우리는 마지막 날,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많은 환자를 돌보며 성공적으로 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쉬움이 남은 귀국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 지금까지 겪었던 그 어떤 귀국길보다도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를 전하는 일이 얼마나 숭고한 소명인지를 일깨워준 스리랑카 갈레의 3일. 진료 후 두 손을 정중히 모으며 환하게 웃던 주민들의 미소를 인생의 이정표 삼아, 이제는 실력과 따뜻한 가슴을 모두 갖춘 한의사가 되어 다시 그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끝으로 이번 여정을 함께하며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준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흔들림 없는 리더십으로 단원들을 이끌어주신 이승언 단장님, 밝은 에너지로 현장의 활력을 북돋아 주신 권수연 대리님과 김유리 사원님, 의료인으로서 깊은 영감을 주신 한규언 원장님, 따뜻한 웃음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정용미 일반 단원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매 순간 진심을 다해 환자를 살피셨던 백진욱·강석홍·민지수·배효원·김진우 원장님, 힘든 시험 기간임에도 항상 열정적이었던 공준혁·김수민·이다해·이채연·이현서·정세미·허태경 일반 단원 동료들, 그리고 소중한 스리랑카의 인연인 나와다와 사치니를 포함한 모든 통역사분들, 현지 의료진에게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 이분들이 함께였기에 이번 스리랑카 봉사가 더욱 특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