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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영남권역, 주요 발표내용은? <2><편집자주> 2023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영남권역 행사가 오는 29일 부산 BEXCO 2층 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영남권 학술대회는 대한침구의학회,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한방비만학회, 경락경혈학회 4개 회원학회 주관으로 총 15강의 라이브 시연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본란에서는 한방비만학회와 경락경혈학회의 강연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Session 3 – 한방비만학회 △식욕과 장-비만 관리의 새로운 시각(한경선·동국대학교) 한경선 교수는 식욕과 관련된 다양한 호르몬과 장-뇌-미생물 축 등 최신 지견과 이를 활용한 현대의학적 치료제 개발 트렌드를 소개하고, 한의학적 치료법이 장-뇌 축 및 장내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한 교수는 “성공적인 식욕조절의 메커니즘을 갖는 한의학적 치료법을 보다 다양하게 시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식욕에 대한 최신 지견을 습득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임상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한의학적 활용방안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강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체형교정을 통한 부분 비만 치료(김고운·경희dmc한의원) 김고운 원장은 부분비만의 정의와 진단, 치료의 결과를 살펴보고 생체역학적 관점에서 체형과 부분비만의 관계를 짚어본 뒤 체형교정을 위한 기본 개념을 근막을 비롯한 결합조직의 신경생리 및 기능장애 중심으로 정리한다. 김 원장은 “실제 임상에서 비만의 일반적인 한의약 치료와 더불어 체형에 대한 치료를 병행했을 때 그 치료 효과가 높아짐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며 “비만 치료 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체형교정을 통해 비만 치료의 이론과 실제를 다뤄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태음인 비만환자의 진료 알고리즘과 처방(이준희·경희대학교) 이준희 교수는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은 태음인 비만 환자의 병증 유형과 처방의 구성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한편 진료 알고리즘을 소개해 실제 임상에서 쉽게 활용하게끔 노하우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태음인은 여러 질환에 비만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있어 비만을 같이 해결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임상 현장에서 다빈도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여러 가지 임상적 고려사항이 많은데, 이에 태음인 비만 환자의 진료 알고리즘 이해를 통해 그 활용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비만클리닉 마황 A to Z(송미영·더리셋한의원) 송미영 원장은 한의 비만 임상에서 다빈도로 사용되는 마황의 항비만 작용과 관련 효능 및 주의해야 할 부작용에 대해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설명한다. 아울러 효과적이고 안전한 마황 사용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송 원장은 “마황의 안전성과 관련한 이슈가 제기된 이후, 한방비만학회는 관련 연구를 통해 근거에 입각한 처방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의사 회원들이 비만 임상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마황을 처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Session 4 – 경락경혈학회 △초음파 유도하 침술의 국제 연구 동향(이상훈·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연구원은 2022년 한의사 초음파 사용 대법원 판결에 따라 초음파를 한의학적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할 때 보험수가 적용을 위한 연구를 위해 어떤 연구들에서 초음파가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또한 현대의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사한 행위와 관련 수가모델을 함께 살펴보고, 수가를 한의학에도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필요한 전략들을 알아본다. 이 연구원은 “초음파 사용권 확보를 넘어, 이제는 초음파 수가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여정에 많은 한의사들이 함께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경혈초음파 사용법 (추홍민·원광대학교) 추홍민 한방내과전문의은 경혈초음파 관련 논문과 그 의의에 대해 살펴보고, 결과값들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지 안내한다. 또한 실제 사례를 통해 일차의료기관에서의 초음파 활용방법도 함께 강의할 예정이다. 추 전문의는 “초음파를 사용하면서 해당 기록들을 어떻게 남기는지 궁금해하는 회원들이 많았다”며 “기존 연구 논문들을 보며 어떤 부분에서 경혈 초음파를 활용하면 도움이 되는지를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음파정밀침도 의의와 다빈도 포인트(김재석·대한침도의학회) 김재석 원장은 침도치료의 필요성과 더불어 초음파를 이용한 침도 사용 방식을 주제로 강의에 나선다. 초음파를 이용했을 때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다빈도 치료포인트 중 일부로 구성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초음파를 이용한 침도시술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김 원장은 “침도치료에 대한 관심이 늘며 임상에서 활용하는 한의사가 많아지고 있다”며 “Blind point 침도치료방식은 침도치료의 효율성, 즉효성, 운동성 회복 등의 효과가 크며 초음파 가이드 치료를 운용한다면 임상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락경혈학실습에서 안전한 자침 술기교육을 위한 초음파영상의 활용 (김재효·원광대학교) 김재효 교수는 기존의 텍스트 중심 교육에서 탈피하고 초음파영상을 활용한 시각화된 경락경혈학 교육 사례를 소개하며, 이를 통해 자침시술의 안전성을 비롯한 침구의학 관련 술기 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소개한다. 김 교수는 “경락경혈학의 이론에 근거한 침구임상 활용 과정의 모호성을 해소하고, 해부학을 비롯한 인체 구조를 근거로 하는 실용적인 침구의학 임상을 도모하려는 방법으로 초음파 영상 진단의 활용이 필요함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59)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醫者는 順其自然하라는 說이 있고, 察其脈證而消息이라는 訓이 있다. 이는 卽 自然한 證狀을 根本으로 하고 脈證으로 보아서 治療하라는 意이다. 그러하니 深奧하대만이 求하지 말고 가까운 臨床上 主訴로 만도 治療하라는 것이다. 이에 鑑하여 實感이 나는 實例를 筆擧하는 바이다.” 위의 글은 1965년 『醫林』 제49호에 나오는 宋貢鎬 先生(1926∼1995)의 「自然을 順應하는 證治」라는 제목의 논문의 서두에 나오는 그의 自然順應證治論의 전재이다. 宋貢鎬 先生은 한학자이며 한의사이다. 충청북도 보은군 마노면 갈평리에서 출생한 후 한의사검정고시가 시행된 시기에 한의사가 되어 대전에서 활동했다. 그는 한학에 조예가 깊어 송시열의 학문을 연구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서 한학자로도 활동했다. 그가 『醫林』에 발표한 논문은 「흉복통에 대한 치료 방법」(44호), 「영약인 인삼은 미한성으로 補陰한다」(45호), 「傷寒大要」(46호), 「지황에 대하여」(47·48호), 「자연에 순응하는 치료」(49호), 「복부팽만을 치료한 예」(50호), 「柴胡劑去加合方」(51호), 「황달을 치료한 예」(52호), 「삼자경, 소아편을 해석하다」(54·56호), 「토사에 반하사심탕」(60호), 「産後三病」(61호), 「치자승마탕을 즐겨 쓴다」(74호), 「삼질관에 대한 고찰」(78호) 등 다양하다. 그는 위의 논문 「自然을 順應하는 證治」에서 두 개의 치료케이스를 들어서 자신의 자연순응적 증치의 방법의 실질적 증거를 제시했다. 첫 번째 케이스는 안색이 창백초췌한 60대 남성 노인의 40년된 위장병을 치료한 경험이고, 두 번째 케이스는 불안초조한 20대 고시준비생의 신경쇠약증을 치료한 경험이다. 첫 번째 환자는 40년이나 된 소화불량의 증상을 맥상을 파악하고 복진을 한 이후에 피부의 경련증상과 수족의 전율감, 소변의 양, 두통과 현훈 등을 물어보니 그 환자는 소화불량 환자한테 왜 그런거를 물어보느냐고 항의를 하더라는 것이다. 이에 영계출감탕을 처방하니 처방 구성을 보겠다고 해서 보여주니 40년된 병을 이따위 약 정도로 치료되겠냐고 낙담하는 것을 시험삼아 10첩만 먹어보라고 하니 10첩 복용 후 현관에서부터 허리를 굽신거리면서 반가운 표정으로 한의원에 들어오더라는 것이다. 불면증도 없어지고 피로감이 감소되었다는 것이었다. 송공호 선생은 이 케이스를 “이것이 順其自然하는 증치에 일단이 아닌가 하는 바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두 번째 환자는 20대 고시준비생의 흥분형으로 초조한 표정을 띤 신경성 환자였다. 얼굴이 열로 화끈거리고 항상 불안하고 대면기피증도 있었다. 맥진이나 복진상 아무 이상도 발견할 수 없었고 문진상으로도 뚜렷한 증후는 없고 단지 망진상 불안초조한 태도와 흥분된 형용을 띤다는 것밖에 파악되는 것이 없었다. 이것을 上氣가 되는 모양으로 보고 계지감초용골모려탕증이라고 파악했다. “其面翕熱如醉”라는 문장과 소변량이 대단히 적다는 것에 착안하여 桂枝五味甘草湯을 투여하니 쾌효를 본 것이다. 『의림』에 발표했던 논문들의 맥락이 傷寒論 중심의 고방의학이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그의 이 두 의안이 장중경의 처방을 바탕으로 하는 것을 통해 그의 학술적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그의 “自然順應證治”라는 개념의 실체가 바로 상한론을 바탕으로 질병을 이해하여 맥진과 복진을 통해 증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것으로 정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말하는 ‘自然’이란 맥진과 복진으로 ‘순응’적으로 파악해 증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대자연의 광맥인 것이었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22>조성태 아카데미한의원장 여자 71세. 2016년 4월26일 내원. 【形】 156cm/48kg, 묘유형 기과, 관골. 눈코 상승기세. 눈가주름, 상순 들려. 【色】 면적 【脈】 106/102 【腹診】 전중 거궐 중완 기해 좌소복. 【旣往歷】 출산 3회, 유산 5회. 【生活歷】 주부. 【症】 ① 가슴에서 찬바람 나오는 듯 하면서 몸살난 듯한 느낌, 감기기운이 오래됐다. ② 그냥 있어도 열이 나면서 땀이 쏟아진다. ③ 뭘 먹으면 목까지 꽉 차서 목으로 넘어올 것 같아서 계속 걸어야 한다(20년 됨). ④ 밤새 누구에게 두들겨 맞은 듯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며칠 굶은 사람 같다. ⑤ 목에 가래가 항상 그렁그렁하다. ⑥ 남편과의 관계로 늘 마음이 편치 않고, 가슴이 답답하다. ⑦ 대변도 시원치 않으면서 여러 번(하루 7∼8회 이상) 간다. 【治療 및 經過】 ① 2016.04.26. 정전가미이진탕 20첩 120cc 35p 투여. ② 2016.05.20. 맥 90/88. 몸이 가벼워져서 저절로 걸음이 걸어진다. 가슴에 뭐가 걸린 듯한 증상 좋아지고 밥맛도 돌아왔다. 입이 썼는데 좋아졌다. 상동 처방 40첩 투여. ③ 2016.07.19. 맥 82/84. 옛날 정신으로 돌아온 듯 했다. 뭘 먹으면 가슴, 목 머리 귀로 열이 올라오고 불을 붙이는 것 같아서 뛰어다녀야 하고, 이게 가라앉으면 온 전신에 담이 붙어 허리에 걸려서 안 내려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모두 좋아졌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④ 2016.11.07. 맥 92/94. 목에 뭐가 걸린 듯 한 게 없어졌다가 다시 걸리는 듯하다. 오늘은 머리까지 아프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⑤ 2016.12.02. 맥 106/100. 감기 걸린 지 일주일 됐다. 기침 가래, 목 아프고 머리도 띵하고 소화도 안 된다. 눈이 안 좋아서 안과 가니 망막증이라 했다. 요새 맘이 편치 않고, 신경 쓸 일이 많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⑥ 2016.12.23. 맥 100/94. 뭘 먹으면 자꾸 올라오려고 했는데 이번 약 먹고 완전히 없어졌다. 눈 좋아졌다. 눈물샘 막히고, 눈가가 짓무르고 뻑뻑하던 것도 좋아졌다. 42kg까지 빠졌는데, 2kg쯤 다시 올라왔다. 두근거리던 것이 없어졌다. 피부가 멍들고 지저분하던 것도 깨끗해졌고, 밥맛이 없던 것도 다시 좋아졌다. 뒷목~귀 뒤로 열 오르던 것이 없어졌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⑦ 2019.08.06. 맥 96/94. 그동안 잘 지냈다. 명치에 주먹만 한 게 들어있는 듯하다. 몸이 무겁고 피곤하다. 가슴도 무겁다. 팔이 저리다. 혀 백태 끼고 화끈거린다. 허리 아프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⑧ 2019.08.27. 맥 92/90. 숨 막히는 증상 좋아졌고, 소화가 한 번씩 걸린다. 허리, 엉치 많이 좋아졌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무거웠는데, 가벼워져서 살겠다. 혀 화끈거린다. 주먹만 한 뭉텅이가 사라진 게 너무 좋다. 살이 배겨서 못 잤었는데, 이제 몸이 들러붙지 않는다. 소화는 한 번씩 걸린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⑨ 2023.02.07. 2~3년 전 쯤부터 두드러기가 가끔 올라온다(몸통보다 팔다리로, 주로 상체로). 요새 소화 잘 안 된다. 입에서 침이 한 번씩 뚝뚝 떨어지는데, 자다가도 질질 나오기도 한다. 혓바닥이 화끈거리고, 구내염이 잘 생긴다. 숨이 차고 열이 오르고, 어지럽다. 눈이 퉁퉁 붓고, 감기처럼 콧물이 질질 나고, 목구멍이 아프고, 가래 끓는다. 이진탕 가 백출 백작약 승마(토초) 황금 황련 치자 신곡 맥아 건강 20첩 120cc 35p 투여. ⑩ 2023.03.02. 맥 76/78. 그동안 두드러기 없었다. 목으로 넘어 오는 것, 침 고이는 것 많이 줄었다. 속이 화끈화끈해서 맵고 짠 것을 못 먹는다. 열이 위로 올라온다. 침이 한 번씩 뚝뚝 떨어지는 것 많이 좋아졌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⑪ 2023.03.27. 맥 86/84. 침 뚝뚝 흐르는 것 많이 줄었다. 소화 안 되는 것 덜하다. 엉덩이 뒷다리가 무겁다. 넘어오는 건 어쩌다 한번 씩 그렇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⑫ 2023.04.17. 맥 82/86. 침 흐르는 증상 이제 거의 없다. 소화도 양호하다. 대변도 하루 7~8회 가던 것이 요새는 3~4회밖에 안 간다. 목으로 넘어오는 것은 가끔 있다. 속 화끈거리는 증상 덜하다. 팔에 붉게 뭐가 나던 게 서서히 죽어간다. 숨 차는 것 좋아졌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⑬ 2023.05.08. 맥 72/76. 침 떨어지는 것 거의 없다. 소화 아직 조심해야 한다. 대변 3~4회 오전에 보고 나면 오후에는 괜찮다. 속 화끈거리는 것 많이 덜하다. 두드러기는 약 먹으면서 한 번도 안 났다. 어지러운 것 많이 좋아졌다. 혓바닥 화끈거리는 것 줄었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⑭ 2023.06.01. 맥 78/80. 침 떨어지는 것 거의 없다. 소화 괜찮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⑮ 2023.06.27. 맥 82/84. 요새 더워지니 힘들다. 식후 더부룩하고, 목에 가래 붙어있다. 혀 화끈거리는 것은 많이 덜한데 아직 있다. 침 떨어지는 것은 이젠 없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⑯ 2023.07.20.. 맥 72/76. 침 떨어지지 않는다. 더부룩하지 않고 속편하다. 가래 붙은 것도 이제 괜찮다. 혀 화끈거리는 것도 많이 줄었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⑰ 2023.08.08. 맥 72/72. 넘어오는 것 거의 없다. 오장육부가 다 편해진 듯하다. 상동처방 20첩 투여. 【考察】 상기 환자 관골이 발달한 묘유형 기과의 노인 여성으로, 음식을 먹으면 목까지 꽉 차서 목으로 넘어올 것 같아 계속 걸어야 하는 증상으로 내원했다. 이는 현대의학적으로는 식도괄약근 기능이 저하돼 발생하는데, 연동운동을 개선시키는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환자는 단지 식도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오르고, 소화가 안 되고, 넘어올 것 같으며, 대변이 좋지 않고, 유산을 5회나 한 과거력이 있다. 게다가 전중·중완·기해·소복 압통도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상중하초에 고루 문제가 있는 환자다. 이에 형·색·맥·증을 합일하여 상중하초를 고루 치료하는 정전가미이진탕을 처방해 불편한 증상들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형상의학적으로 정전가미이진탕은 자궁 수술 후 가슴이 답답하거나 소화장애가 나타나는 여성에게도 많이 활용하기에, 상기 환자가 다수의 유산 경험이 있다는 점도 참고점이 됐다. 이후 몇 년간 잘 지내다가 2023년에 입에서 침이 흐르는 증상으로 내원했다. 동의보감 진액문에 입가로 침이 줄줄 흐르는 것은 구연증이라 하였는데, 이전에 정전가미이진탕으로 효과를 보았던 점, 얼굴이 붉고, 상순이 들리고, 눈가에 주름이 있고, 눈코가 오르는 상승지기가 있어, 화성이 있는 여성의 비열증으로 판단했고, 구연증의 이진탕 가미방을 선방하여 좋은 결과가 있었다. 【參考文獻】 1. 『東醫寶鑑·津液·涎』 “늘 맑은 물을 토하고 냉연(冷涎)이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은 비열(脾熱) 때문이다. 이진탕에 백출·백작약·승마(흙과 함께 볶은 것)·황금·황련·치자·신국·맥아·건강(생강을 껍질째 말린 것)을 넣어 환으로 먹거나 달여서 먹는다.”《입문》 2. 『東醫寶鑑·痰飮·食痰·正傳加味二陳湯』 식적담을 치료한다. 담을 삭히고 비를 보하며, 음식을 소화시키고 기를 잘 돌게 한다. 산사육 1.5돈, 향부자·반하 각 1돈, 천궁·백출·창출 각 8푼, 귤홍·복령·신국(볶은 것) 각 7푼, 사인(간 것)·맥아(볶은 것) 각 5푼, 감초(구운 것) 3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대추 2개와 함께 물에 달여 먹는다. 3. 『臨床韓醫師를 위한 形象醫學』 二陳湯 - 형상: □기과(氣科) 얼굴도 가능하고 신문(神門)에도 있으므로 ▽천수상(天垂象) 얼굴도 가능하다 . 화(火)가 있어야 한다. 화(火)의 상(象)이 있으면 얼굴이 각이지지 않고 예쁘고 색이 붉으며 갑갑한 것을 싫어하고 가만히 있지 못하고 성격이 밝다. 4. 『臨床韓醫師를 위한 形象醫學』 正傳加味二陳湯 형상: 이진탕(二陳湯) 형상에도 쓸 수 있고 행기향소산(行氣香蘇散) 형상에도 쓸 수 있다. 이진탕(二陳湯)과 행기향소산(行氣香蘇散)의 의도를 모두 아우른다. 행기향소산은 예민해고 까칠해서 신경 쓰면 잘 체하고 머리 아프고 스트레스를 잘 풀지 못하는 사람한테 잘 맞는다. 이런 사람이 소화가 잘 안되고 소복(小腹)에 경결(硬結)이나 압통(壓痛), 유산(流産) 후 손상 등 문제가 있다면 정전가미이진탕을 쓴다. - 행기향소산은 전중(膻中)부터 중완(中脘)까지, 이진탕은 중초(中焦)부터 소복(小腹)까지, 정전가미이진탕은 둘 다 아울러서 전중(膻中)부터 소복(小腹)까지의 문제를 해결한다. -
인류세의 한의학 <24>김태우 교수 경희대 기후-몸연구소, 한의대 의사학교실 유럽중심주의, 자문화중심주의, 이성중심주의, 로고스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등 중심주의도 여럿 있지만, 인류세라고 불리는 지금의 시대에 가장 많이 회자 되는 중심주의는 인간중심주의이다. 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을 중심에 두고 다른 존재들과 세계를 이해하려는 관점, 태도, 욕망, 그리고 거기에 수반된 행동에 관한 것이다. 중심주의는 경중을 둔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게가 쏠려있는 곳은 중심에 놓여 있는 잣대다. 중심에 있는 것을 너무 강조하게 되면, 중심 바깥에 있는 존재와 현상을 배제하게 된다. 중심주의에서 허다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중심주의라고 불린다. 인간을 중심에 두고, 환경과 비인간 존재를 경시, 무시, 대상화해 온 인간중심주의가 자연에 대한 난개발과 파괴, 그리고 쓰레기 투기(投棄)로 이어졌다. 이것이 인간의 행위가 지질학적 시대명까지 바꾸고 있는 인류세에, 인간중심주의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이다. 중심주의는, 천명하고 밝히는 주의(主義)라기보다는 역사 속에서 자리잡은, 생각의 습관, 경향성에 가깝다. 체화된 태도에 가깝기 때문에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강력하다. 무의식적으로 생각의 경향성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심주의는 드러내고, 명명하고, 논의해야 한다.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중심주의들 기후위기와 관련된 논의에서도 중심주의가 있다. 이글에서는 탄소중심주의, 기온중심주의, 재난중심주의를 논의하고자 한다. 탄소중심주의와 기온중심주의는 이미 이전 연재 글에서 짧게나마 언급을 한 적이 있다(<인류세의 한의학> 4 “기후의 관계” 참조). 이 글에서는, 거기에 재난중심주의를 더하여 지금 기후위기 관련 논의에서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중심”의 문제들을 말하고자 한다. 탄소중심주의는 탄소가 기후위기의 주범이 된 상황을 지시한다. 주지하다시피 기후위기는 흔히 대기 중 탄소 농도의 증가로 표현된다. 대기 중 탄소의 증가는 기후위기 논의에서 중요하다. 지구비등화1)의 결정적 증거이면서, 이에 대한 인간의 기여를 가시화시킨다. 또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추동할 수 있다. 특히, 정책결정에서 탄소배출을, 얼마 정도로, 언제까지 줄일 것인가, 그리하여 넷 제로를 몇 년에 달성할 것인가는 기후환경 관련 정책 결정에 중요한 잣대가 된다. 하지만 탄소의 중요성과 함께, 탄소중심주의에 매몰되지 않도록 기후변화의 큰 그림 속에서 문제들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탄소를 핵심 문제로 보고 그에 집중된 시선은 탄소만 보게 하는 경향성을 낳는다. 탄소를 과도하게 배출하는 행위와 행위자들 보다는 그 행위의 결과물로 주의를 돌리는 효과가 있다. 탄소저감기술을 기후위기 극복의 최선의 방책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에도 이러한 탄소중심주의가 내재해 있다. 기온중심주의는 대표적으로 섭씨 “1.5도”와 관련된 논의와 연결되어 있다. 현재 전 지구적으로 1.5도 아래로 기온 상승을 제어하는 것을 기후재앙의 나락으로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기온 1.5도 상승을 막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1.5도 아래로의 기온 상승 목표와 탄소배출의 여유분을 연결하여 함수화 한 것은 기후위기에 대한 전 지구적 대처의 핵심적 내용이다. 하지만 기온에 가 있는 시선은 기후의 수많은 연결성을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지적해야 한다. 기온은 기후가 아니다. 기후위기 속 기온의 지나친 강조는 기후를 단일변수화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재난중심주의는 재난을 통해 기후위기를 문제화하고 가시화하는 경향을 지시하는 말이다. 폭우, 산불, 가뭄, 폭염 등 기후재난은 직접적으로 기후위기의 문제를 말한다. 최근 뉴스가 전하는 홍수에 폐허가 된 리비아의 데르나(Derna)와 화재로 재로 변한 하와이 라이하나(Laihana)의 장면들은 기후위기의 문제를 가시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재난을 강조할 때 재난 앞뒤의 연결성이 간과될 수 있다. 재난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재난은 단일변수가 아니다. 재난은 자연재해만도 아니고 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리비아의 폭우와 홍수는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하와이 마우이 섬의 화재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 등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흔히 듣는 언급들은 재난을 자연재난의 문제로 보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만 명 이상의 사망·실종자를 낸 리비아의 홍수는 내전 속에서 재난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미약한 상황에서 일어난 기후사회 문제다. 하와이 마우이 섬, 특히 라하이나 타운의 화재는 하와이주의 재난에 대한 낮은 수준의 대비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회기후 참사다(이전 연재글 <인류세의 한의학 23 “연결의 기후위기 II” 참조). 사회기후재난 우리는 인간과 사회의 기여가 분명한 재난에 대해 인재라는 말을 사용한다. 작년의 태풍피해도, 올해의 물난리에도 인재라는 말을 사용하여 이것이 단지 기후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사회(인간)의 문제라는 것을 드러낸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관계된 재난은 모두 인재다. 이제 자연재난인지, 인재인지를 구분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인간의 사회적 활동이 지구의 자연사(史)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인류세라면, 그 시대에 인간의 활동이 결정적 기여를 하는 기후변화는 이미 인간의 영향력이 행사된 변화다. 그러므로 기후변화 시대 가뭄, 폭우, 산불, 혹서에 의한 피해는 모두 인재고, 기본적으로 사회기후재난이다. 사회기후재난을 개념화하고 일상어화할 필요가 있다. 인류세 시대의 기후재난은 모두 인재라는 것을 각인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그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사회기후재난에는 사회-기후-사회의 연쇄고리가 포함되어 있다. 인간(사회)의 활동이 기후에 미쳐서 영향을 주고, 그 기후의 변화가 다시 인간사회에 재난과 같은 형태로 영향을 주는 것이 사회-기후-사회의 고리이다. 그렇게 영향을 받은 (맨 뒤의) 사회가 다시 어떻게 기후 문제에 응대할 것인가라는 이후의 고리는, 즉, 사회-기후-사회-기후에서 맨 뒤의 연쇄는 인간사회의 앞으로의 생각과 행동에 맡겨져 있다. 또한 이 고리의 연쇄도 차원을 높여 볼 필요가 있다. 즉, 첫머리의 사회-기후의 연결에서 사회가 기후와 관계 맺는 지점들은 단선적이지 않다. 공장에서 당장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도 있겠지만, 그러한 공장을 돌아가게 하는 기술적 조건, 제도적 배경 등 사회에서 기후로 연결된 지점들은 하나 둘이 아니다. 산업화의 역사,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경제 체계, 글로벌화된 시장경제 구조, 그리고 인간중심주의 속에서 저기 바깥에 놓여있는 “자연”과 “생태”의 개념 등... 그야말로 그물망으로 얽혀 있는 것이 사회와 기후의 관계이다. 기후위기 논의에서의 중심주의는 연결의 기후위기를 조각나게 한다. 이것은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시선만의 문제는 아니고, 지금 시대가 의지하고 있는 세계의 현상을 알고 문제를 파악하는 특정 방식의 일부다. 경제, 정치, 사회, 의료의 제반 영역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되는 경향성이다. 탄소중심주의, 기온중심주의, 재난중심주의에서 모두 이러한 현상 인식과 문제 파악의 경향이 두드러진다. 우리는 탄소, 기온, 재난으로 대표되는 기후위기의 표현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개별 변수화하는 경향이 강력한 탄소, 기온, 재난에 집중된 시선을, 연결의 관점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사회기후재난과 같은 용어가 필요하다. 사회탄소와 같은 복합명사가 요구된다. 사회기온, 인류탄소 혹은 사회온도상승, 인류탄소증가와 같은 복합명사들을 명명하고, 회자하는 것이 요구된다. 인류세는 연결의 기후위기를 명시할 언어가 필요한 시대이다(다음 연재글 “연결의 기후위기 IV”에서 계속). 1) 지구비등화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의 global boiling을 번역한 것이다. 현재의 기후위기가 단절적 변화의 양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구열대화보다는 지구비등화가 더 적절한 번역일 수 있다. 이에 관해서는 이전 연재글 (<인류세의 한의학> 22 “연결의 기후위기 I”) 참조. -
캐나다 밴프에서 개최된 ‘제20회 국제통합암학회’ 참가주한음 전문수련의 대전대학교 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캐나다 알버타주 밴프(banff)에서 ‘제20회 국제통합암학회(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이하 SIO)’가 ‘Integrative Oncology as Standard of Care-The Time is Now(표준치료로써의 통합암치료-때는 지금)’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워크숍의 주제는 ‘Forest Bathing(산림욕)’으로, 학회 장소 주변의 산 속에서 치료로서의 산림욕과 기원 등을 전달했다. 오프닝은 SIO 20주년을 맞아 Donald Abrams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교수는 종양과 의사로서 어떻게 통합의학적인 접근이 시작됐는지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발표했는데 특히 Canabinoid(대마) 전문가로서 이를 활용한 암성 통증에 대한 연구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진행된 세션에서는 의사, 침 전문가, 방사선과 전문의, 환자 등의 총 4명의 패널을 중심으로 ‘SIO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토론회를 개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전통의학과 회복’이라는 주제로 열린 둘째 날은 Barbara Frazer 웨스트플로리다대학교 박사가 토착 교육 전문가로서 알버타 지역의 토착 원주민들의 전통 의학에 대해 설명했으며, 이어 ‘화학항암약물 유발성 말초신경병증(CIPN)의 비약물적 치료’라는 주제로 Ting Bao 하버드대학교 종양학 박사가 세션을 진행했다. 그는 통합암학회답게 유산소 운동, 신체 활동, 댄스 등의 치료에 대한 효과를 설명했으며, 이와 함께 CIPN에 많이 처방되는 Dduloxetine과 침치료 효과를 비교한 여러 관점의CIPN 완화법에 대해 발표했다. 오후에 진행된 동시 세션에선 △심신요법 △한약치료 △통합암치료의 적용 △건강 평등 △심리적 고통 △중의학과 침 부문으로 나눠 강의가 진행됐는데 특히 필자가 들었던 한약치료 세션에선 ‘Natmed’라는 플랫폼이 소개됐는데 이는 약물과 화학 약물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로, 더 안전하게 약물을 사용을 위한 연구들이 진행돼 매우 인상 깊었다. 셋째 날에는 SIO와 ASCO(미국임상암학회,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가 공동으로 발표한 ‘Anxiety and Depression Guideline’ 논문 발표가 이번 컨퍼런스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Anxiety와 Depression 증상에 대해 근거 중심적으로 여러 가지 통합적인 치료 가이드라인들을 제시했다. 이는 통합암치료가 암 환자들에게 과학적으로도 안전한 치료로 영역을 넓힐 수 있음을 시사했다. 컨퍼런스 기간 동안 한쪽에서는 침 치료, 마사지, 한약, 요가, 댄스 치료, 음악치료 등 다양한 통합 암 치료에 관한 최신 연구들이 포스터로 소개되고 있었다. 필자는 동서암센터 출신의 김수담 박사(한의학연구원)를 비롯해 곽은빈 박사(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와 함께 △생강과 항암제 유발 오심구토에 대한 체계적 분석 △한의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Telomere 및 단일염기 다형성 분석 △Afatinib과 HAD-B1 병용 투여에 대한 무작위대조시험을 주제로 총 3개의 포스터를 게재했다. 또한 포스터가 게재된 장소는 연구자들이 모여 통합 암 치료 연구에 관한 교류의 장으로, 다양한 연구 내용들이 공유됐다. 필자는 이번 학회를 통해 통합 암 치료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여러 학자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앞으로의 한국의 통합종양학의 방향성을 생각하게 하면서 동시에 많은 도전을 받는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컨퍼런스에서 많은 도움과 가르침을 주신 유화승 대전대학교 교수님을 비롯해 박소정 부산대학교 교수님, 최낙원 성북성심병원장님, 배겨레 한국한의약진흥원 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
‘사랑의 교감’으로 행복한 삶을 찾게 하는 정신건강 한의학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 수료 지난 해 9월15일부로 발령했던 독감유행주의보를 질병관리청이 또 다시 ‘내년 9월까지 1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코로나, 독감, 호흡기세포 융합바이러스가 상호교차 감염되는 트리플데믹이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팬데믹 발생 40개월 만에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정신건강이 흔들리는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사계절 풍토병으로 자리 잡고 있는 요즘 독감은 특히 노약자, 어린이,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들에게는 자칫 ‘몸과 마음’에 치명적인 질병이 될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미 바이러스로 알려진 외인적 존재의 병원체를 장기(瘴氣), 역기(疫氣), 시기(時氣), 독기(毒氣) 등으로 표시해 왔고, 임상운용에서는 또한 목(발생력), 화(추진력), 토(통합력), 금(억제력), 수(침정력)의 오기능론에 따라 질병을 상생으로 이끌어 병균은 죽이지 않고도 개별적 인체의 면역기능항진을 통해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치료법으로 실증해왔다. 형신(몸과 마음)의 개체별 병증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무슨 병에는 무슨 처방’식은 음양부조인 것을 음양조화로 이끌어 내 치료하는 동의생리 이론이 아니다. 한의학은 수천 년 간 신체의 생·장·화·수·장과 정신의 혼·신·의·백·지 오행론을 일원적 생명현상으로 분석, 조화력을 강화하여 형신의 기층부로써 병의 원인이 외인이든 내인이든 간에 생활현상으로 분석·연구하여 음양 양계(兩系)에 의한 치료이론을 분명히 해왔다. 정신건강 한의학은 신체 내 오종기능 활동을 생명현상으로 보고 구조역학적 동의생리학리로 분석하여 역학적 평형을 이루게 하는 음양조화법으로 정신건강 질환군 환자들을 치료한다. 한의학의 힘은 결국 나열식 해부학적 이론에 근거를 둔 서의학과는 달리, 오행론의 상호관계 활동을 통해 질병의 예방과 치료, 행복한 삶이라는 의과학성을 발휘하는 본질적인 문제에 새로운 의의를 갖게 한다. 임상사례 40대 부인이 핼쑥한 모습으로 내원했다. “모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공황장애진단을 받고 10년 이상 항정신약을 처방받아 복용해 왔는데도 아직 두통, 가슴 답답함, 두근거림, 불면증은 고사하고 요즘 들어서는 우울증, 호흡곤란에 복통이 더 심해져 견디기 어렵다”면서 “어떻게 하던 잘 치료해 달라”고 애절하게 호소했다. 망문문절 진찰하니 정신면과 신체면의 스트레스에서 오는 칠정내상 병증으로 정지(情志) 변동에 맥심세이결난(脈沈細而結亂)했다. 한의사: 근래 무슨 충격 받은 일이 있었나요? 환자: (눈물 그렁이며)아이고, 말하기도 챙피해서, 한 달 전 우연히 남편 핸드폰에서 사진을 구경하다가 무심코 동영상을 눌렀는데, 그걸 보고 제가 너무 놀라서요. 본인말로는 피곤해서 업소에 마사지 받으러 갔다가 알게 되었다는데, 그렇게 됐다고... 한의사: ... 환자: 처음엔 머리가 하얗게 멍해졌는데 이젠 점점 화가 나서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소리소리 지르고 있어요. “딱 한 번뿐이었다, 잘못했다”고 남편이 싹싹 빌고는 있지만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본인은 지웠다는데 핸드폰 기능이 너무 좋아서 남아있었던 거죠. 한의사: 저런, 무척 속상하시겠어요. 환자: 남편이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하지만 자꾸 그 영상이 떠오르고, 배신감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요. 한의사: 정말로 이혼하실건가요? 환자: 아, 아이들도 있고, 친정 부모님도 걱정하실 거고, 성실한 남편이었거든요. 이혼한다고 해도 이번에 받은 정신적 충격이 과연 다 해결될 수 있을는지... 너무 혼란스러워요. 한의사: (눈을 맞추며)환자분은 이러한 스트레스 가운데서도 가족들을 먼저 염려하시는군요. 환자: 네, 맞아요. 큰애가 어릴 때 ADHD로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았는데, 저도 그때부터 정신과약을 처방 받아 복용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니 연년생 낳고 남편이 안도와준다고 화가 났던 걸, 괜히 애들한테만 소리 지르며 화풀이했던 거 같아요. 한의사: 남편은 어떻게 도와줘야 되는지를 전혀 모르시나 봐요. 환자: 그 사람은 4남매 중에 장남이라 워낙 시부모님이 떠받들어 키우셨어요. 맞벌이를 해도 저녁을 저 혼자 준비하는 건 물론 밥 먹다가도 ‘물~’하면 저는 즉시 갖다 바쳤어요. 소중한 가족을 위해 힘들어도 꾹 참고 살았는데 너무 억울해요. 한의사: 환자분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네요. 환자: 저도 그렇지만 요즘 보니 남편도 기가 죽어서. 글쎄, 저녁도 스스로 차려 먹을 뿐만 아니라 쓰레기봉투까지도 내다버리더라고요, 세상에나. 이미 할 줄 알았던 거죠. 한의사: 환자분은 힘든 일을 어떻게 견뎌왔나요? 환자: 음, 저한테는 든든한 친정 부모님이 계시니까요. 특히 친정엄마는 장녀인 저를 끔찍이 위하셔서, 만약 이 일을 다 아신다면 정말 난리난리나실거예요. 한의사: (다정히 눈을 맞추며)환자분은 사랑도 많이 받고, 사랑이 많은 복 있는 분이시네요. 환자: (살짝 웃으며)제가 남편을 많이 사랑하나 봐요. 선생님과 털어놓고 상담하니 마음이 정말 후련해지네요. 어떤 결정을 하던 이젠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거 같아요. 혼·신·의·백·지는 음양조화상생 치료법 복약 석 달 후 내원한 환자는 “남편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용서하기로 하였고, 남편도 적극적으로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선생님 덕분에 요즘은 아예 복용하던 항정신약도 끊고, 옛날처럼 둘이서만 맛있는 외식에 데이트도 하고 즐겁게 대화하며 지내고 있어요”라며 기뻐했다. 위 사례에서 보듯 ‘남편의 외도’와 오랫동안 지속된 ‘큰아들의 ADHD’로 발생기능인 ‘혼’이 편항(偏亢)되어 화가 나게 되고 억제기능인 ‘백’이 편항되어 비관하게 되는 정서적 혼란을 크게 겪고 있던 환자에게 필자는 ‘가족 간 사랑의 교감’과 ‘고통을 흘려보내는 용서’의 음양조화치료법을 적용, 유스트레스로 전환시켜 자발적 자기대사력으로 회복시킬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필자는 환자의 병증을 ‘대사이상현상’으로 보고 ‘경계정충, 불면증, 급성 화병’을 겪고 있던 환자에게 간기울결, 비위양허로 변이증후군을 변증·분석하여 이를 오신의 혼·백 기능을 조화롭게 하는 정서상승요법, 오지상승위치, 이정변기요법, 지언고론요법, EFT요법 및 가감소요산으로 침구·방제했다.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가 정신장애질환군 국책 R&D사업을 국제전통의학 표준화사업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산·학·연·병과 연대하여 적극 참여하고자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한의사 교의사업, 대중에게 친숙해지기 위한 ‘첫걸음’<편집자주> 경상북도 칠곡군보건소(소장 오우석)의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슬기로운 스마트폰 초등생활’이 최근 개최된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성과대회에서 보건복지부장관 기관표창을 수상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본란에서는 해당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해온 김석우 칠곡군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에게 수상 소감 및 사업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칠곡군보건소에서 3년 차를 맞이한 김석우 공보의는 2017년 대구한의대를 졸업한 후 자생한방병원에서 한방내과전문의 과정을 수료했다. Q.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성과대회 수상 소감은? 보건소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공보의로서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뿐 아니라 한의사의 이미지도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깝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 분야에서 한의약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이렇게 3년 차에 보건복지부장관 기관표창을 받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보건소에서 한의약 사업을 시작하는 게 처음이라 그동안 여러 고난과 역경이 있었지만, 함께 뜻을 같이하고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돼준 우리 보건소 공무원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Q. ‘슬기로운 스마트폰 초등생활’에 대해 설명한다면? ‘슬기로운 스마트폰 초등생활’은 스마트폰의 장시간 과사용에 대한 위험성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저연령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안질환, 근골격계 질환, 정신·신경계질환 등을 겪는 학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습관과 한의약적 예방관리법을 알리기 위해 관련 내용을 주제로 선정해 한의약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Q. 어떠한 계기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는지? 현재 근무하는 지역은 비교적 인구가 많고 로컬 한의원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지역이다. 이에 공보의로서 지역사회의 보건의료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한의학에 대한 소아청소년의 인식을 개선하고, 다수의 대중에게 조금 더 한의학을 친근하게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Q. 학생들의 반응은? 학생들과 함께하는 현장이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다이나믹한 경험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강의 자체가 결국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여라’라는 결론을 가지고 있다 보니 대부분 처음 시작할 때는 학생들의 반응이 시큰둥했다. 하지만 왜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여야 하는지, 눈높이 맞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고 다양한 활동들을 추가하니 강의가 끝마칠 때쯤에는 다들 눈이 초롱초롱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방법으로 학생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소정의 선물로 퀴즈쇼를 진행하기도 하고, 그 외 체조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적극적인 관심과 반응을 보여줘 아주 보람찬 경험이었다. Q. 그 외 한의과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이번달부터 이전에 진행한 ‘슬기로운 스마트폰 초등생활’을 초등학교에서 지역아동센터로 확장해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칠곡군보건소 한의과에서는 청소년 외에도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 중이다. 우선 ‘경로당에 한방! 있다’ 프로그램은 20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근골격계 통증 완화 및 기능 관리 등 다양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의약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찾아가는 기억총명학교’는 만 60세 이상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치매 예방 및 인지능력 강화를 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으로, 다른 팀들과 연계해 구강관리, 정신건강, 감염병 대응 교육 등 통합적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건소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금연교육 및 금연침 치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업무로 인해 보건소에 방문하지 못하는 사업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동금연클리닉 이구동성(이동금연클리닉, 건강한 구강관리 동료들아! 함께 성공하자!)을 출장 진료로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추가로 멘토 강연을 계획 중이며, 청소년들에게 한의학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고 막연하게 알고 있는 한의사라는 진로에 대해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남은 기간 보건소에서 계획해 놓은 한의약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는 게 최우선적인 목표다. 이를 통해 강의에 참여한 학생들, 치료받은 환자들에게 한의약을 알리고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더불어 그동안 같이 일했던 공무원들에게 좋은 한의사,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향후 공보의를 끝마친 후에도 환자를 치료할 때 한의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진료하고 싶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코자 필요한 학문, 인성 등 여러 부분을 계속 갈고 닦아서 앞으로도 부끄럽지 않은 한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Q. 기타 전하고 싶은 말은? 올해 공보의로서 마지막 해인 3년 차를 맞이했다. 공보의 시기는 대부분 일보다는 휴식을 취하거나 여러 취미활동을 많이 하는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휴식이나 취미 외에도 공보의로서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일들은 굉장히 다양하다. 한의약건강증진사업과 관련해 교육과 역량 강화 사업만 하더라도 분야가 여러 업무가 있으며, 협업해 진행할 수 있는 행사도 많으니 이쪽으로 시야를 한번 돌려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임상 초년 차인 공보의들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개인 역량이 강화된 상태로 추후 로컬에 나가게 된다면, 본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한의계 전체가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국의 많은 공보의들이 기회가 된다면 건강증진사업이나 교의사업에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
건보재정 악화시키는 비급여 도수치료 등 제어대책 강구 필요비급여 치료인 도수치료·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이하 비급여 물리치료) 등으로 실손보험에서 지급되는 보험금이 매년 최대치를 갱신하는 등 과잉진료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명희 의원(국민의힘·사진)이 보험업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급여 물리치료에 따른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이 이미 올해 상반기에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18년 연간 지급된 보험금이 약 99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만에 배로 뛴 수치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될 실손보험금이 ‘23년에는 2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갱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급여 물리치료에 따른 누수는 비단 실손보험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급여 물리치료를 할 경우 국민건강보험 급여인 ‘진찰료’가 필수적으로 발생하며 여기에 ‘재활 및 물리치료료’가 함께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즉 비급여 물리치료의 과잉 처방이 실손보험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 악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급여 물리치료는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해 처방되는 대표적인 비급여 의료항목이지만, 이러한 비급여 물리치료는 별도의 객관적 규제 또는 기준이 없어 비전문적이고 부적절한 치료의 남용이 확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도수치료로, 산재보험과 자동차보험은 횟수, 치료기간, 실시주체(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전문의 또는 물리치료사)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반해 국민건강보험은 도수치료와 관련해 어떠한 규제도 설정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비급여 치료는 규제를 받지 않다보니 의료기관별 가격도 천차만별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한 ‘2023년 비급여 진료비용’ 자료에 따르면, 비급여 도수치료의 가격 편차가 최소 6배(중간금액 10만원, 최대금액 60만원)를 넘는다. 특히 보험사기 문제도 심각한데, 실손보험 보장 대상이 아닌 미용시술을 받은 후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하는 수법의 보험사기가 빈발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도수치료 관련 수사 의뢰된 환자 수가 ‘19년 679명에서 ‘22년 1,429명으로 3년 만에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이와 함께 의원 개원을 통해 도수치료 등 비급여로 손쉽게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근무 여건이 고된 필수의료(중증·응급, 분만, 소아진료 등) 분야의 인력 유출도 우려되고 있다. 만약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필수의료는 점점 더 취약해질 것이며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도 더욱 악화될 것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조명희 의원은 “무분별하게 시행되는 도수치료·체외충격파치료·증식치료 등의 과잉진료가 브레이크 없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국민건강에 위해가 될 우려뿐만 아니라 공·사 건강보험의 누수를 유발해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도 가중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의원은 “도수치료 등 비급여 근골격계 질환 치료행위에 대한 의학적·합리적 기준을 보건당국에서 시급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마음을 함께 치료하는 것, 한의사의 소명”이지현 대한여한의사회 대외협력이사 [편집자주]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에서는 매달 유튜브 채널(https://youtube.com/@user-tw4wi4ti6h?si=BZPSwJxkAh9cRzvo)를 통해 한의계 소식을 전하고 있다. 본란에서는 이달에 소개된 이지현 대한여한의사회 대외협력이사를 만나 현재 운영하고 있는 병원과 예담심리카페, 그리고 스타트업(주식회사 마음스토리)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지현 이사와 최나영 학생위원의 일문일답이다. Q. 카페와 회사까지 운영하고 있다. 사실 이렇게까지 일을 벌리게 될 줄 몰랐다. 가끔은 ‘한의사가 적성에 안맞아서 다른 일을 시도한거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한의대에 오고 싶어서 한의대에 왔고, 한의사가 된 후에도 너무 만족스러웠을뿐만 아니라 임상 공부도 적성에 잘 맞았다. 그런데 진료를 하다보니 민간요법과 한의학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일종의 캠페인처럼, 원래 쌍화차를 팔아왔던 곳에서 ‘쌍화차와 쌍화탕이 다르다’, 즉 식품용 한약재와 의약품용 한약재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거기에 TCI, MBTI 같은 심리검사를 접목, 쌍화차 한 잔 하면서 심리검사를 할 수 있는 이색 한의약심리카페를 시작하게 됐다. 이렇게 시작한지 두 달만에 코로나가 터졌다. Q. 코로나 영업정지 기간 동안 힘들었을텐데. 그렇다. 하지만 알리고 싶은 게 있어서 사업을 시작한거라 그만두기가 싫었다. 마침 코로나 블루라고 하면서 온라인 심리 관련 사업들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저도 기존의 심리검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회사를 만들게 됐다. Q. 오기 전에 심리검사를 해봤다. 그중 마음 점수란? 내 마음의 백분위 점수다. 우울·불안 등의 증상과는 조금 다른데, 우울이나 불안 정도가 심하더라도 마음 점수가 높다면, 나 혼자서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심리자원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다만 우울이나 불안 등의 증상이 없더라도 마음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힘든 상황에 맞닿뜨렸을 때 혼자서는 이겨내기 버거울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한 상태다. Q. 전문가라고 하면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심리상담사, 의사 그리고 한의사다. 한의사들은 지금도 화병, 신체증상장애 등 심리적인 문제가 신체적으로까지 나타난 환자들을 보고 있다. 얼마 전 여한의사회에서 트라우마 진료 관련한 교육도 진행했는데, 이처럼 한의 진료는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Q. 앞으로의 사업 확장 계획은? 현재 심리 서비스는 AI와 빅데이터를 접목시키고 있기 때문에, 작년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주관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특허 등록 3개, 올해 추가로 2개 출원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베트남과 중동 3개 도시를 대상으로 해외 특허 번역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 특허들을 바탕으로 현재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심리적 문제가 신체적으로까지 나타난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 한의원을 찾고 한의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Q.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카페를 시작했을 때가 코로나 유행 시점과 비슷했다. 그리고 온라인 사업으로 전향했지만 사실 주변에 사업 관련 멘토가 없다보니 시행착오를 굉장히 많이 경험했다. 성과가 나지 않는 순간이 반복되고 오래되니, 자기 확신이 점점 떨어졌다. 그 당시 입버릇 중 하나가 “내가 잘 살고 있는게 맞나? 이거 맞아?”였다. 근데 어느날, 저희 직원이 거기에 답을 해줬다. “사장님 잘 살고 계신거 맞는거 같아요. 왜냐면 그 말의 빈도가 줄고 있거든요” 얼마나 이 소리를 많이 했으면 저희 직원이 이런 대답을 할까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묘하게 안심이 됐다. Q. 꾸준한 노력으로 확신이 생긴 것 같다. 그렇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하는 과정이 당시에는 참 힘들었다. 사는게 이렇게 힘든게 맞나, 내가 제대로 하는게 맞나 의심이 끊임없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그만큼 시간을 쪼개서 노력하는 게 익숙해지면서 삶의 밀도가 더 높아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선택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있다. 그 시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는 미련이 남고, 내가 간 길에 대해서는 후회가 남는 것 같다. 그러니 내가 선택한 것이 뭔지 정확히 알고, 내 선택 이전의 과거는 인정하고 내가 나중에 원하는 미래 목표가 뭔지 정하고, 지금 이순간부터 미래의 목표까지 나 자신을 컨트롤해가며 나아가는게 중요한거 같다. 혼자서는 못하는 일들도 있으니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잊지 않길 바란다. Q.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버틸 수 있던 비결은? 책임감도 분명 있겠지만, 사실 재미있어서가 큰 것 같다. 특히 사업이라는 건 돈과 사람 두 가지가 제일 중요한데, 자금을 끌어모으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너무 재미있다. 또 잠재력이 있는 사람과 함께 만나서 새로운 뭔가를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것도 재미있다. 악의를 가진, 혹은 저에게 피해를 주는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배울 수 있고 같이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들도 너무 많다. 그렇게 사람에게 힐링을 받는 경험들도 소중하다. 그리고 병원에서 근무만 했을 때는 인생의 노잼 시기가 약 3개월마다 찾아왔었는데, 창업을 한 이후부터는 인생의 노잼시기가 사라졌다(웃음). Q.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저처럼 무모하게 사업을 벌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꼭 해드리고 싶다. 카페든 스타트업이든, 국가 지원사업이 참 많다. 기왕이면 그런 사업을 통해 충분히 배우고 멘토들을 찾은 후에 천천히 시작하길 바란다. 더 자세한 내용은 대한여한의사회 유튜브 '이지현 대외협력이사 편'에서 만나볼 수 있다. https://youtu.be/PdB82tWrhcc?si=10xxxUptTs2o6vT0 -
“한약의 국제 표준 확립과 사용확대 위해 다방면 활동”김영우 교수(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방제학교실) [편집자주] 지난달 식약처가 개최한 ‘생약규격국제조화포럼(FHH)’에서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방제학교실 김영우 교수가 한국대표로 발제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김영우 교수는 과기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실 지원사업(BRL)’의 책임연구자로도 선정된 바 있다. 본란에서는 김영우 교수로부터 발제를 진행한 소감 및 연구과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영우 교수는 한의대 졸업 후 약학박사를 취득하고, 식약처 한약정책과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한의약과 합성의약품 병용의 분자적 작용 기전 및 국제의료표준을 적용한 한의 진단 의료기기 개발 관련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Q. 생약규격국제조화포럼이란? ‘생약규격국제조화포럼(이하 FHH)’은 한약(생약)제제와 한약(생약)의 규제를 담당하는 기관들이 모여 서로 소통하는 자리로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됐으며, 서태평양지역 전통의약품 규제 당국자간 규제정보를 교류하고, 과학적 품질관리 기술의 국제조화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직은 상임위원회 및 3개 분과위원회로 구성돼 있고, 회원국은 한국, 중국, 일본,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마카오 등이다. 이와 함께 WHO WPRO, 미국(USPC), 스위스(HPTLC 협회) 등이 옵서버로 같이 참여하고 있으며, 상임위원회는 연례회의 및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의장국은 회원국에서 순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사무국은 올해부터 마카오 국립대학이 지정돼 있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20·‘21년 의장국을 맡으면서 식약처가 FHH를 주도했고, ‘21년에는 제가 의장을 맡아 활동했다. 또한 상임위원회 아래 3개의 분과위원회가 구성돼 있으며, 1분과는 일본, 2분과는 한국, 3분과는 중국이 각각 주관해 회의를 진행한다. 해당 분과 내용으로는 1분과는 공정서 시험법 중 유해용매 대체법(Green Chemistry) 등, 2분과는 한약(생약) 국제 표준도감(Atlas) 및 세계 정보 교류, 그리고 3분과는 전통의약품 부작용 및 위변조 제품 정보를 공유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Q. 한국대표로 발제를 한 소감은? 현재 저는 식약처가 주관하는 FHH 2분과의 위원장(한국대표)으로 활동하고 있다. 역할은 크게 4가지로 △2분과 회의 개최 및 회원국 관리 △식약처와 함께 국제기준에 맞는 한약(생약)의 표준도감(Atlas) 작성 △국내·외 정보교류를 위한 FHH 홈페이지 관리 △DNA 바코드를 활용한 한약(생약)시험검사법 국제표준 제정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FHH 2분과 회의에서는 식약처와 함께 회의를 준비하고 표준도감(Atlas)과 Information sharing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발표했으며, 좌장을 맡아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손수정 의료제품연구부장님과 황진희 생약연구과장님 이하 식약처 및 동국대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이번 회의는 제주 생약누리에서 개최할 수 있어서 COVID19 동안 온라인으로만 개최됐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지난 4월에 개관한 제주 생약누리는 강원도 양구센터, 충북 옥천센터와 더불어 식약처에서 나고야의정서에 대응하기 위한 표준생약 및 생물 자원 주권 확보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전시관으로 WHO를 포함한 국내·외 규제 기관에서 오신 분들께도 이를 소개하고, 우리나라의 생약 자원 관리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Q. ‘기초연구실지원사업’의 연구책임자로도 선정됐다. ‘기초연구실지원사업(BRL, Basic Research Laboratory)’은 특정 연구 주제를 중심으로 3∼4인의 기초연구팀을 지원·육성해 국가의 기초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연구개발 사업이다. 선도연구센터(MRC, Medical Research Center)와 더불어 대표적인 집단연구과제로, ‘AI-바이오 융합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연구실’이라는 과제를 동국대 한의대 방제학교실 및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진과 함께 지원하게 됐다. 이번 과제는 한약제제와 FDA 승인받은 합성의약품 전 품목을 대상으로 한약·합성의약품 병용 투여로 발생할 수 있는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규명·예측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이를 임상·비임상 융합적 접근을 통해 검증하는 과제이다. Q. 연구과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한의원을 내원하는 많은 환자들이 이미 합성의약품을 복용하고 있거나, 한약을 복용하는 도중에 합성의약품을 복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때 한약과 합성의약품을 같이 먹어도 되는지에 대해 한의사·의사·환자들의 궁금증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누구도 흔쾌히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한약과 합성의약품에 대한 약물상호작용 관련 근거 자료를 찾을 수가 없다는 이유도 많은 분포를 이룬다고 한다. 이번 연구과제는 이러한 궁금증에서 출발했으며, 연구과제 결과가 의료인 및 환자들에게 한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 및 근거 자료를 제공해 한의사·한약사·약사들이 한약을 안전하게 처방·조제하는데 도움이 되고, 이를 통해 한약의 사용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