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족구병 발생 주의보…0~6세 발생 큰 폭 증가수족구병 의심되면 의료기관서 즉시 진료 받아야 질병관리본부, 외출 후 손 씻기 생활화 당부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최근 수족구병 환자발생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감염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해 수족구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수족구병이란 콕사키바이러스나 엔테로바이러스 등 장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열 및 입안의 물집과 궤양,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특히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한다. 감염된 사람의 침이나 가래, 콧물, 수포의 진물 등과 같은 분비물 또는 대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전국 95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수족구병 표본감시 결과, 수족구병 의사환자 수는 ‘19년 23주(6.2~6.8) 21.5명(외래환자 1000명당), 24주(6.9~6.15) 29.0명, 25주(6.16~6.22) 41.0명으로 지속 증가했다. 특히, 0-6세 발생(49.3명)이 높았으며 8월말까지 환자발생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족구병은 증상 발생 후 7~10일 이후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하는 질병이며, 올바른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준수하면 감염 예방이 가능하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고열, 구토, 마비증상 등이 나타나는 뇌막염, 뇌실조증, 뇌염 등 중추 신경계 합병증 외에 심근염, 신경원성 폐부증, 급성 이완성 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발열, 입안의 물집,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 등 수족구병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수족구병 발생 예방 및 전파 방지를 위해 예방수칙를 반드시 준수하고,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하는 감염병이므로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는 아이 돌보기 전․후 손씻기, 장난감 등 집기 청결히 관리하기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의학 기술 들어간 고혈압 치료장치, 美에 기술 수출대구한의대, 어드벤투스 벤쳐스 社에 10만 달러 지식재산권 이전 내관혈 자극 소형 경피신경자극기로 혈압 강하 효과 지녀 [caption id="attachment_419535" align="aligncenter" width="1280"] 지적 재산권(특허) 이전료 협약 체결(왼쪽부터 미국 Adventus Ventures 숀 모아뎁 회장, 대구한의대 박수진 미래산업융합본부장)[/caption]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한의학 기술이 들어간 고혈압 치료장치가 미화 10만 달러(약 1억 1700만원)의 기술료를 받고 미국 바이오메디컬 회사에 기술이전된다. 대구한의대학교(총장 변창훈)는 지난 26일 대학본관 창의융합세미나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소재 바이오메디컬&의료기기 제조 판매 회사인 어드벤투스 벤쳐스(Adventus Ventures, 대표: 숀 모아뎁)에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특허)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이전하는 지식재산권(특허)은 ‘인체 부착형 치료 장치’로 손목형 혈압계에 손목 내측의 경혈인 내관혈을 자극하는 소형 경피신경자극기를 부착한 것이다. 고혈압 환자에서 상시적으로 혈압 측정이 가능하며, 급격한 혈압 상승이 발생했을 때 혈압을 강하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특히 장기간 착용 자극 시 혈압을 정상 수준까지 낮추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임상실험에서 확인되었으며, 본 기기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는 네이쳐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레포트(Scientific reports)에 2018년 10월호에 게재됐다. 인체 부착형 치료 장치 기술은 미국의 두 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을 제안 받았으나 기술사업화 및 사업 성장력에 우위를 지닌 Adventus Ventures 기업에 약 1억 1700만원(100,000$)의 기술료를 받고 이전하게 됐다. 대구한의대는 미국 Adventus Ventures의 이번 계약 체결을 통해 인체 부착형 의료기기 분야의 상용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됐다. 박수진 미래산업융합본부장은 “대구·경북지역 내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을 처음으로 해외 기업에 매각함으로써 대학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돼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과도 산학협력을 통해 바이오 의료기기 산업분야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학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대구한의대 박수진 미래산업융합본부장, 정현아 산학협력부단장, 한의예과 김희영 교수, LINC+사업단 김상지 부단장과 미국 Adventus Ventures 숀 모아뎁 회장, Pressao Medical 박성식 대표, Allevion Therapeutics의 트로이 베어링 대표 등이 참석해 양 기관의 협력과 지원을 다짐했다. [caption id="attachment_419536" align="aligncenter" width="477"] 혈압을 낮추는 고혈압 치료장치. 특허 제 1013496800000[/caption] -
대전한의대, ‘역량중심 한의학 교육 개편’ 교수 워크숍 개최[한의신문=윤영혜 기자]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학장 설인찬)은 지난 26일 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신관 7층 대강당에서 ‘역량중심 한의학 교육과정 개편’에 관한 교수 워크숍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0년 2주기 한의학교육 평가를 앞둔 대전대 한의과대학은 지난 3월에 구성된 한의학교육실(한의학교육실장 정인철)을 중심으로 역량 중심의 한의학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워크숍은 이에 대한 첫 결실로 대전대 한의과대학의 한의학 교육 목표, 핵심 역량, 졸업역량, 성취준거, 시기별 역량을 발표하고 구성원들과 공유했다. 향후 구성원들이 보내준 피드백을 바탕으로 교육 목표 및 핵심역량을 설정을 마무리 하고 임상 한의학, 기초한의학, 의생명과학, 의료인문학 영역별 세부 역량을 개발한 뒤 그에 맞는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이해듬 한의학교육실 교육평가부장은 ‘한의학 역량기반 교육과정’에 대한 발제에서 역량기반 교육의 목적과 운영 방안은 물론 장기적인 한의학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설인찬 학장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한의학 교육의 선도기관인 대전대학교가 역량기반의 교육과정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세계적 교육과정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더욱 선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를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
대한침구의학회, 경락추나 임상교육 실시[한의신문=최성훈 기자] 대한침구의학회(회장 송호섭, 이하 침구의학회)는 추나발전위원회(위원장 이현종)를 발족하고 최근 각 병원의 침구의학과 수련의를 대상으로 2019년 상반기 교육을 실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침구의학회는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실시한 ‘추나요법 급여 사전교육’을 실제 임상에 활용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한방척추관절학회와 함께 경락추나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상반기 교육에서는 일반적으로 임상에서 많이 활용하는 척추의 추나 기법을 총론, 경추, 흉추, 요추, 골반으로 구분해 총 5회(1회 8시간, 총 40시간)에 걸쳐 임상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술기 위주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해 교육했다. 강사진도 각 대학 침구의학과 교수와 침구의학과 전문의로 구성해 실효성 있으면서 안전한 기법을 위주로 내실 있는 강의를 진행했다. 대한침구의학회 관계자는 “이후에도 경락추나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동의정리학연구회, 한방척추관절학회, 척추도인안교학회 등과 연계해 기존의 정형화된 추나 기법 뿐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추나 기법들을 압축해 더욱 내실 있는 교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美 국방부 건강국도 한의학에 주목!자생의료재단 신준식 명예이사장, 美 군인·의사·간호사 대상 원격 강의 마약성 진통제 대안으로 한의 치료에 높은 관심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미국 국방부 건강국에서도 한의학에 높은 관심과 기대감을 보여 주목된다. 자생의료재단 신준식 명예이사장은 지난 27일 미국 국방부가 주최하는 원격 의료전문가 보수교육 강의에서 ‘대체통합의학의 선진적 통증관리’를 주제로 한의 비수술 치료법에 대해 원격 강의했다. 강연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자생한방병원 별관 JS타워에서 진행됐으며 DHA 원격 강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실시간으로 온라인 송출됐다. 신 명예이사장은 미국 국방부 건강국(Defense Health Agency, DHA) 원격 강의 프로그램을 통해 현역·예비역 미군을 비롯한 제대군인 및 가족담당 의사, 간호사, 약사 등 미국 현지 의료전문가 600여명을 대상으로 추나요법과 동작침법, SJS 무저항요법 등 한의 비수술 치료법을 통해 경추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 요통, 동결견 등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과 원리를 소개했다. 또한 실제 치료 사례를 담은 영상 자료도 준비해 미국 현지 수강생들의 이해를 높였다. 특히 이번 강연에는 신 명예이사장뿐만 아니라 존스홉킨스 병원 스티븐 코헨(Steven Cohen, MD) 교수, 미 국립종양학프로그램 소장인 듀크암연구소 마이클 켈리(Michael Kelley, MD) 교수 등 의료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이 연사로 참석해 최신 임상연구 활동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이번 한의학 강연은 135만 미군 장병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DHA에서 한의 비수술 치료법의 효과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DHA는 평시와 전시 모두 미군 통합전투사령부에 원활한 의료서비스 및 인력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연합지원조직으로 군사 현장의 보건의료계 전문가들의 치료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육 및 훈련처에 보수교육 프로그램 부서를 두고 보수교육 인증 원격 강의 프로그램인 ‘임상 공동체 연사 시리즈’(Clinical Communities Speakers Series, CCSS)를 운영 중이다. CCSS에서는 의료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의학적으로 우수한 연구와 사례를 참가자들에게 교육하고 참여한 의료인들에게 보수교육 평점을 교부하고 있다. 신 명예이사장은 CCSS 최초의 한의사 연사로 한의 비수술 치료법을 소개한 것이어서 DHA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DHA는 전시 작전 중 빈번하게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의 통증 관리 측면에서 특별한 수술장비나 약물 없이 신속하게 통증을 완화하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한의 치료법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군은 2016년부터 침치료가 진통제 사용을 줄이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전장에 도입 중이다. 신준식 명예이사장은 “최근 미국에서는 만성 통증에 처방된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피해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부작용이 적고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가 장점인 한의학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오랜 경험과 검증을 통해 이어져 내려온 유산인 한의학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저변을 높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의료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야”의료 공급자인 의사에게만 맞춰져 있어 참여 저조 지적 의료기관 명칭 바꾸거나 간호사 등 타 직능 참여 가능해야 건보공단,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심포지엄 개최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현재 정부가 시범사업 중에 있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두고 의료전문가들은 공급자 중심에서 의료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은 지난 27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건강보험 도입 42주년, 전 국민 건강보장 30주년’을 맞아 보건의료 전문가와 시범사업 관계자를 초청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에 대해 2편의 발제와 9명의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먼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박형근 단장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박형근 추진단장은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자(2016년)는 1100만 명을 돌파해 지속 증가추세지만 최근 10년간 고혈압 조절률은 46.5%에 그치고 있다”면서 “조절률 증가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대한의사협회 김정하 이사는 ‘의료계 입장에서 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김정하 이사는 “시범사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지역의사회와 동네의사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본 사업 시에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와 사회•경제적 환경 및 국민인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이건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위원장을 좌장으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단체, 전문학회 및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여기서 정부와 시민단체들은 현행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의료 소비자인 국민 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수 소비자재단 사무국장은 의료 공급자 측면에서만 사업을 실행하지 말고 실제 만성질환관리사업에 등록한 환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사무국장은 “평균수명이 높아지면서 고혈압, 당뇨로 진단 받고 나서도 30, 40년은 더 관리를 잘해야 한다. 자기관리 역량을 높이는 것이 만성질환관리의 핵심이라 생각한다”며 “수요자 중심의 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의료소비자 사회경제적 수준, 운동, 시기 등을 고려한 시스템을 개발해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는 국내 의료환경이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수요자인 만성질환관리사업에 대한 국민 참여가 저조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료전달체계 언어를 소비자, 환자 중심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김양중 기자는 “병상수를 기준으로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이라는 의료전달체계 용어는 공급자 중심의 언어”라며 “공급자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언어를 소비자, 환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고혈압, 당뇨 관리하고 하는 건강 증진을 해준다는 의미에서 건강증진병원으로 바꿔보자고 제안 드린다”고 말했다. 한영란 대한간호협회 정책위원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가 공급자 중심인 의사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지적하며, 지역사회 관리체계가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란 정책위원은 “만성질환관리는 생활습관이 건강하게 변화되고 유지되지 않는다면 개선이 힘들다”며 “당뇨병 유병자가 약을 먹고 있는데 왜 조절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나를 봤을 때 생활습관을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의료법상 간호사는 건강 상담, 건강기능 수행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만성질환 사례 관리자로서 간호사는 물론 지역 보건소, 영양사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야 한다. 또 서울과 지방간 동네의원 인프라가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방문간호사업도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기민 경실련 정책위원은 만성질환관리제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건강보험의 지불제도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기민 정책위원은 “165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내년이 되면 첫 65세에 진입한다. 벌써 2017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65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라며 “(건보공단은)지불제도개선 검토와 보험료 부과 체계도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 다만 근본적인 의료 이용 권리를 차단해선 안 된다. 인구 천 명 당 의사 숫자는 우리나라가 OECD 꼴찌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만성질환관리제는 의료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가 핵심이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순애 건보공단 건강관리실장은 “지역 단위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가 공단의 과제”라면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통해 지역 의사, 보건소가 중심이 돼 지역 문제를 파악하고 만성질환관리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복지부가 꼭 주치의제를 하는 건 아니지만 노인환자를 다루다 보면 웰다잉 직전까지도 의사 접촉이 되도록 모델 개발을 하고 있다”며 “환자 만족도가 핵심이기 때문에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계속 연구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고혈압·당뇨병 환자에게 질병관리계획, 대면진료·문자·전화 등을 통한 점검·상담, 질병 및 생활개선 교육 등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총 74개 지역 2578개 의원이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해 고혈압‧당뇨병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현재 한의학은 공공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이선동 교수 상지대 한의과대학 時論 - 한의학과 한의사의 공공성 “한의사는 의료전문가다. 한의학지식과 경험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가로 확실한 사회적 책임감(accountability)과 의무를 좀 더 올바르게 해야 한다” 첩약의 건강보험 참여는 국가의 사회보장 정책에 참여하느냐, 아니냐의 문제 한의학은 공공재인가, 아닌가? 모두가 공유하는 자산인가? 한의사만의 것인가? 뜬금없거나 이상한 물음인가? 이런 질문에 아마도 대부분은 당연히 공공재라고 생각할 것이다. 일부는 한의사만의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필자는 한의학을 포함한 모든 의학은 공공재라고 생각한다. 좁게는 환자치료이지만 더 넓게는 국가와 사회의 안녕과 건강을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의학을 하는 한의사도 공인이며 중요한 의료인이다. 모든 의료인들은 사회에 공헌해야 하며, 동시에 항상 환자를 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한의학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 따라서 국가와 사회가 한의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요구가 있으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개인적인 일보다 공적인 일이나 사업이 우선되거나, (최소한) 동일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한의학은 공공성이라고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형편이다. 몇 명의 중앙·지방직 공무원, 군업무를 대체하는 한의사공보의, 90여명의 공직한의사 등이 전부이다. 2만5000여명의 한의사 중에서 이 정도면 공직한의사들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전체의료의 10% 정도가 공공의료로 미국, 일본의 약 30%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지만 한의학은 이중에서도 그 비중이 매우 낮다. 한의학, 한의사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그동안 한의사의 역할도 문제가 있다. 찾아온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도 공인으로서 역할이다. 그러나 제3자 입장에서 보면 국가와 사회, 환자보다 한의사 개인이나 한의계 이익만을 우선한 부분이 많다. 한의계가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한의계 입장에서는 그동안 국가의 태도나 한의계에 해준 지원 등에 대해 많은 유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인으로서 자부심이 있다면 이런 유감을 내세우기 전에 과연 한의사가 의료인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정확히, 엄격히 잘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한의사는 의료전문가이다. 한의학 지식과 경험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가로 확실한 사회적 책임감(accountability)과 의무를 좀 더 올바르게 해야 한다. 즉 한의사, 한의학의 공공성을 되돌아 봐야 한다는 뜻이다. 의학 자체는 공공재이며 공공성을 전제한다 한의학이든, 서양의학이든 의학자체는 공공재이며 공공성을 전제한다. 이러한 이유로 의료는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사회보장제도 하에 운영되고 있다. 각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는 국가가 관여하고 보장한다. 한국도 보건의료 분야에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 오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보장성 강화 등의 의료정책은 과거 정부에 비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의학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한의계는 침, 일부 한약제제 등만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한의계의 논란인 첩약의 건강보험 참여는 실은 국가의 사회보장정책에 참여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참여 또는 비참여시 한의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만약 참여한다면 국가의 관리와 보호로 한의학은 질적, 양적 측면에서 좋아질 수 있다. 국가의 이런저런 간섭과 통제도 더욱 커질 수 있다. 한의학 정책 중 좋아진 것은 한약재 관리이다. 잘 아는 것처럼 국가의 관리 이후 한약재 오염, 독성문제 논란이 거의 없어졌다. 현재의 건강보험제도인 침 등으로 상당수 환자들이 가격부담 없이 한의원을 이용하고 있다. 당연히 첩약이 보험에 참여하면 한약처방이 늘어 한의사의 치료율이 높아져 환자의 의료만족도가 좋아질 수 있다. 반대로 비참여시 국가의 간섭과 관리가 적어지기 때문에 한의사의 자율성은 보장될 수 있지만 국가의 보건의료 정책에서 배제되고 고립된다. 제도가 사람보다 더 믿을만 하다 이외에도 건강보험제도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비싼 비용, 진료비의 이중부담으로 인한 한방의료기관의 경쟁력 저하, 치료율이나 의료전달체계 등 상당부분에서 부가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도 한의원을 4차 의료기관이라고 하지 않은가? 이처럼 사회보장제도의 한 방편인 건강보험제도는 너무 중요하고 필요성이 크다. 특히 최근 첩약건강보험 논쟁의 시작이 자보, 추나의 제한이 첩약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안다. 또한 요즘 문제가 되는 환자당 30~40분 진료시간, 턱없이 낮은 진료수가, 의약분업과 약사참여 문제 등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므로 한의계 내부의 철저한 논의가 필요하다. 한의계의 분명한 수용조건을 정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최근의 상황이 한의학의 공공성 강화와 한의학 발전의 토대와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의학은 훌륭한 민족유산이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해야 하고, 더욱 많은 환자들이 한의학을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제도가 사람보다 더 믿을만 하다는 것을 생각하자. 진리는 세상의 公器이다. 이는 한 개인의 사유재산이 아니며 영원히 존재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한의계만의 시각으로 보지 말고, 전세계의 정치경제의 큰 흐름, 보건의료 분야의 변화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미래에 닥칠 문제를 대비해야 한다. 현재로는 사회보장제도에 적극 참여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한의학이란 진리를 지금의 한의사들이 잠시 사용하는 것이며 동시에 지금보다 더 발전되고 변화된 한의학을 물려줄 책임도 우리에게 있다. -
“누구나 다양하게 소통하도록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2020년 ICOM, 진정한 국제학술대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 다양한 분야·주제 다뤄 학술대회 콘텐츠 강화할 것 남동우 국제동양의학회(ISOM) 사무부총장 인터뷰 [caption id="attachment_419512" align="aligncenter" width="462"] 남동우 ISOM 사무부총장.[/caption] [편집자주] 오는 2020년에 열릴 ‘제20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가 한국에서 열린다. ICOM은 동양의학의 발전과 국제 전파를 위해 매 2년마다 국제동양의학회(이하 ISOM)가 주최하는 학술대회다. ICOM 한국 개최를 위해 지난해 12월 ISOM 사무부총장에 취임한 남동우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국제교류이사는 벌써 대회 준비 실무 작업에 착수한 상태. 이에 본란에서는 2020년 ICOM 서울 대회를 어떻게 기획하고 있는지 남동우 ISOM 사무부총장에게 들어봤다. Q. 지난 12월 국제동양의학회(ISOM) 사무부총장으로 선출됐다. 자리의 무게가 느껴져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진다. 대한한의학회와 대한침구의학회 국제이사로 활동한 경험을 잘 살려 국제동양의학회가 더 발전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왜 사무부총장을 맡고자 했는가? 우리의 우수한 한의학이 아직까지는 우리만의 한의학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었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적인 전통의학 시장과 학술활동 속에서 우리가 주체가 돼 국제적인 학술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우수한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Q.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제33회 ISOM 이사회 개최 준비에 바빴을 것 같다. 사전에 일본과 대만 대표단과 조율할 부분들이 많았다. 지난 3월에는 대만 국의절 행사에 참여하면서 대만 측 이사들과 사전 미팅 자리를 가졌다. 5월에는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 참가 차 일본을 방문해 일본 측 이사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응세 한국한의약진흥원장, 최승훈 한의약진흥원 이사장, 그리고 송미덕 사무총장 등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힘써주신 덕분에 이사회가 순조롭게 잘 진행됐다. 이 자리를 빌어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Q. ISOM 신임 사무총장에 선출된 송미덕 한의협 부회장과의 호흡도 중요할 것 같은데. 송미덕 신임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이 되기 이전부터 호흡을 맞춰오고 있었다.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과 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 자격으로 여러 번 학술 행사 및 관련 교육 사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미팅을 하는 등 이미 많은 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협회와 학회가 뜻을 모아 힘을 합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대한한의학회의 국제이사로 활동하면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 등을 잘 살려 송미덕 사무총장과 함께 국제동양의학회가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발 맞춰 전진해보겠다. Q. 한의학회 국제학술이사와 동시에 맡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외교관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웃음). ISOM 사무부총장과 같은 활동을 통해 민간 외교관처럼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아 어린 시절 꿈이 이루어진 느낌이다. 한의학의 세계화와 세계 각국의 교수, 연구원, 임상가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일은 나에게 참 설레는 일이다. 각각의 직책에서 쌓은 네트워크와 확보돼 있는 인프라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Q.한의학회 대표로서 최근 전일본침구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전일본침구학회 임원들 중에는 상당수가 세계 의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ISO TC249(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학 기술위원회) 등 국제 표준 업무를 담당하는 이사들도 다수 있다. 국제 의료행위 분류체계인 ICHI를 담당하시는 교수도 소속돼 있으며, 진료지침 개발을 하는 교수들도 있다. 따라서 국제표준회의나, 국제의료행위 분류체계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이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고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불가결이라 생각한다. 담당하는 이사들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앞으로 양국의 역할과 각 학회에서 분담할 업무 내용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 외에도 ICOM 이사회 전에 의견 조율할 사항 등에 대한 의논, 내년도 한국에서 개최될 국제동양의학회 학술대회에 연자 추천 및 참가 독려에 대한 내용도 서로 의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또한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연구에 대해 소개를 하는 4명의 발표도 진행하고 온 바 있다. Q. ISOM은 어떤 회의를 이끄는 곳이 돼야 한다고 보는가. 아무래도 학술단체이기에 그 근본이 되는 학술활동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학술대회 콘텐츠 강화를 통해 다양한 수준의 학술발표들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 국제적으로도 인지도 있는 세계적인 석학의 발표부터 각국 연구자들의 발표, 임상가들의 임상 치험례 발표,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의 연구발표에 이르기까지 누구든 학계에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자유롭게 소개하고 서로 토론하고 격려도 해주는 그런 학회가 됐으면 한다. 그런 많은 이들의 참여가 활성화되어 있는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국제동양의학회학술대회(ICOM)를 이끌어온 ISOM이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하나씩 꼽는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오랜 역사를 계승하면서 이어온 부분과, 일본, 대만과의 교류를 통해 관계를 돈독히 해온 부분,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이 중심이 돼 국제적인 학회를 이끌어온 부분이 자랑스럽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학술적인 부분에 있어 보다 열린 정책을 ISOM이 펼치지 못했다. 보다 많은 회원학회들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해줄 필요가 있다. Q. 차기 ICOM은 한국에서 개최된다. 개최국으로서의 포부나 다짐이 있다면. 성공적인 학술대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 그동안 참석했던 ICOM 대회는 물론 일본 동양의학회, 전일본침구학회, 세계침구연합회(WFAS), 세계중의약학회연합회(WFCMS), ICMART(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 등에서 보고 느꼈던 점들을 잘 활용하겠다. 이들 대회의 장점을 도입 하겠다. 또 ICOM의 프로그램 중 개혁이 필요한 부분은 개혁을 하겠다. 참석자들 입장에서 재미가 있고 국제적인 기준에서 체계가 잘 잡힌 학술대회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데요”정우열 명예교수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환경이 좋네요, 강물도 있고…” “그래서 집사람 때문에 일부로 이곳을 찾아 온 거야. 그런데 저렇게 누워 있으니…” 디리링~ 디리링~ 현관문 벨이 울렸다. “누구세요?” “저 명이예요” 아침 9시, 막 조반상을 물리고 있을 때, 멀리 부산 기장에 사는 제자 서명(徐明)이 찾아왔다. 그의 호는 화송(華松)이다. “아니, 자네가 어떻게 멀리서 이렇게…” 나는 그를 반갑게 맞았다. 그는 현재 부산의 기장에서 화송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찾아 온 건 정말 뜻밖이다. 물론 며칠 전 그의 전화를 받긴 했다. “교수님, 사모님께선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날씨도 더운데…” “지난번 기흉으로 입원했다 퇴원한 뒤론 더 기력을 잃었는지 힘들어해” “그러세요. 교수님이 힘드시겠네요. 그럼, 제가 한번 올라가 뵙겠습니다. 8월 초에 가겠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가 오리란 생각은 못했다. “조반 어떻게 했어요?” “먹고 왔어요. 걱정마세요” 뜻밖에 남편 제자의 방문을 받은 아내(한솔)는 어쩔 줄 몰라했다. “쿨룩 쿨룩…” 기침소리를 들은 서 원장은 “기침이 심하시네요. 제가 뵙기엔 사모님 체질이 소양인(少陽人) 같아요” 하면서 오링테스트를 했다. “이것 보세요. 소양인이 틀림없죠” 서 원장은 내 교실에서 병리학을 전공하고 따로 사상체질의학을 공부했다. 그뒤 체질의학을 임상에 응용해 환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고 있는 명의다. “서 원장, 자네가 한 번 진찰하고 처방내봐!” “네, 알겠습니다”“교수님, 앉아계세요. 제가 찾아 마실게요” “아이구, 그 먼데서 이렇게 오셨는데…” 한솔의 말에 그는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데요. 그동안 결단을 못냈어요”하며 오히려 일찍 방문하지 못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했다. “서 원장, 조반은 먹었다니 더 권하지 않겠네. 이왕 왔으니 나하고 한강변 걸으면서 이야기 하다 점심 먹고 저녁 비행기로 내려가게, 음료수 뭐 줄까?” “그냥 생수나 한 잔 주세요” 내가 물을 가지러 냉장고로 갈 때 “교수님, 앉아계세요. 제가 찾아 마실게요”하면서 마치 자기집 마냥 냉장고를 열어 물을 마시곤 싱크대로 가서 설거지를 하는 게 아닌가. “아니, 이 사람 놔둬…” “괜찮습니다. 집에서도 제가 하는걸요. 교수님 세대 땐 엄마들이 못하게 했죠” 그렇다. 난 그동안 밥이며 설거지를 해본 적이 없다. 아내에게 의지해 살았다. 막상 아내가 저렇게 고생을 하니 아내도 아내려니와 나 또한 힘들다. 아내에게 몹시 미안했다. 한편 내 자신이 무능하고 초라해 보였다. “어허~ 참” “화송, 올해 몇인가?” “예순 셋요” “벌써 그렇게 됐군” 화송은 재학 당시 동급생 전주출신 이지영과 결혼했다. 졸업 후 고향 울산 근처인 기장으로 내려가 ‘화성한의원’이란 간판을 걸고 개업을 했다. 그리고 두 아들을 두었으며 모두 출가해 지금은 손주까지 봤다. 큰 아들은 목사로 현재 미국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으며, 둘째는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한의사로서 현재 아버지와 함께 기장에서 환자를 보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부자한의원(父子韓醫院)이다.“집사람 때문에 일부로 이곳을 찾아 온거야” “이젠 아들한테 맡겨. 그리고 하나씩 내려놔. 그러니 오늘은 나하고 얘기나 하세” 나는 그와 함께 나의 집 ‘여안당’(與雁堂)을 나와 에코센터 쪽으로 갔다. 뜨거운 햇살이 내려 쬐었다. “저기 보이는 저 곳이 생태공원이야. 높이 보이는 저 건물이 바로 에코센터지” “환경이 좋네요, 강물도 있고…” “그래서 집사람 때문에 일부로 이곳을 찾아 온거야. 그런데 저렇게 누워 있으니…”에코 전망대로 올라갔다. 강 건너 자유로, 차들이 연락부절(連絡不絶)로 달린다. 멀리 심학산(尋鶴山)이 보이고 그 위로 흰구름이 뭉게 뭉게 일고 있다. “저 산 뒤가 교하(交河)야. 임진강물과 한강물이 서로 교차해서 부쳐진 이름이라네. 옛날에 율곡 아버지 이원수(李元秀, 1501~1561)가 배를 몰고 여주 지역을 오갔던 길도 바로 이 강 길이요,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이 낙향하던 길 또한 이 강 길이며, 개화기 영재(寧齋) 이건창(李建昌, 1852~1898)이 월사매(月沙梅)를 이삿짐에 얹고 서호를 떠나 강화 사기실로 간 길도 모두 이 길이라네. 옛날엔 이 강물이 주요 교통로였으니까… 지금은 윗쪽에 보를 막아 위험하지. 저것 보게 물이 많이 찼지? 바닷물이 들어 온 거야”그 마음 먹는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그렇다. 한강물은 이곳 하류에서 바닷물과 강물이 서로 만난다. 어판장이 있는 전류리(轉流里)란 지명도 그래서 생긴 것이다. 이렇게 짠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을 ‘기수역’(汽水域, brackish water eria)이라 한다. 옛날엔 이곳에서 잡히는 웅어가 진상품이었다. 정말 오랫만에 제자와 만나 한가롭게 이야기 했다. “자네가 내 이야기 들을 수 있는 날도 이젠 얼마 안될거야” 우리는 공원을 나와 맞은편 모담산(茅潭山)밑 원삼국시대 사람들의 무덤터로 갔다. 김포시의 보호수인 3백년 된 향나무를 본 후 아트홀을 지나 한옥마을로 들어갔다. 12시 30분, 점심 시간이 다 됐다. 전통음식점 ‘모담’으로 들어가 정식을 시켰다. 점심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 식사로는 양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그와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갖은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언제 또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그때 밖에서 차 소리가 났다. “서 원장, 차 왔어, 어서 타고 가, 고마웠네” 차는 김포공항을 향해 달렸다. 제자는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었다.집으로 들어 오면서 자꾸만 그가 “마음만 먹으면 가까운데요” 했던 말이 생각났다. 마음만 먹으면… 그런데 그 마음 먹는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화송, 고마워, 난 자네 같은 제잘 두어 행복하네” 자꾸만 추사(秋史)의 <세한도>(歲寒圖) 가 떠 올랐다.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 추운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안다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나도 이제 늙었나 보다. 김포 하늘빛마을 여안당에서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61)文基洪의 濟世寶鑑論 “사회에 봉사하고 후학을 깨우쳐주는 것이 濟世이다” 1931년 文基洪(생몰년대 미상)은 『濟世寶鑑』이라는 제목의 의서를 간행하였다. 文基洪은 호가 濟世堂으로서 뛰어난 의술로 일제시대에 이름을 날린 名醫였다. 부산을 중심으로 각 도를 순행하면서 진료를 하여 수많은 병자들을 완쾌시켜 가는 곳마다 공적비가 서기도 하였다. 그의 공적비는 浦項, 甘浦, 경주석굴암, 울산, 언양, 양산통도사, 동래좌수영, 마산봉화령, 漆原龜山 등 경남북 일원 9군데에 달한다고 한다. 1931년 11월18일자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貧者無料治療’라는 제하에 文基洪이라는 한의사의 선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본적을 부산에 두고 지금 울산읍 옥교동에 와서 일반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濟世堂 醫師 文基洪씨는 일찍부터 鍼灸術을 연구하여 마산, 창원, 포항, 경주 등 경상남북도를 다니며 보통병원에서 고치지 못하는 중병을 많이 고치는 중 특히 빈한한 환자에게는 약까지 무료로 써가며 친절히 고쳐주었다.” 또한 다음 해인 1932년 11월6일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의술로 유명한 文基洪씨. 예나 지금이나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을 편작이라고 한다. 濟世堂 文基洪 선생은 부산을 위시로 각도와 여러 군에서 그 의술로 불치의 병을 완전히 고친 환자들이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 문 선생이 간 곳마다 공적비가 서고 그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침구술이 능숙하여 한번만 문 선생에게서 시술을 받으면 어떤 어려운 병이라도 쉽게 치료되어 일반인들의 신임이 매우 두텁다고 한다.” “1932년 음력 4월 상순 남평 문기홍이 제세당에서 쓰노라(昭和七年壬申淸和月上瀚南平文基洪書于濟世堂)”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濟世寶鑑序라는 저자서문은 다음과 같다. “한의학은 황제,신농씨 이후부터 거듭 저술이 계속 이어져 내려와 더 이상 저술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것은 옛과 지금이 다르고 강약이 다르다. 또한 백초의 영험한 효과도 다르다. 따라서 지금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면 옛 것을 참작하면서 현재의 것에 통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다음에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돌아보건대 내 비록 재주는 없지만 감히 이에 널리 수집하고 깊이 연구하여 혹은 줄이고 혹은 상세히 하여 더하기도 하고 덜어내기도 하였고 침구 등의 방법을 첨가하여 이에 책 한권을 만들어 『제세보감』이라고 하였다. 참람되이 주제넘는 것이 죄를 피할 바가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지만, 의학계의 만분의 일의 보탬은 있을 것이라.” 그리고 그의 제자들이 스승의 저작을 기리기 위해 “소지(小識)”라는 제목의 글을 적은 것은 아래와 같다. “이 『제세보감』은 오직 우리 제세당 문 선생이 지으신 것이다. 선생께서는 고방을 다 공부하시고 새로운 방법도 널리 모으셨으며 또 그의 경험도 덧붙이셨는데, 조리가 분명하고 맥락이 관철되니, 바라건대 의학계의 모범으로 삼았으면 한다. 이러하니 선생이 세상에 끼친 공이 어찌 크지 않겠는가. 선생을 흠모하는 마음으로 붓을 잡는다.” 이 글 말미에 이어서 그의 제자임을 밝히고 있는 인물들은 金容澤 金正來 李雨成 金實根 劉公珍 李元弼 李龍洙 李壽良 金正鎬 韓正鎬 金秀經 등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文基洪 先生의 한의학자로서의 삶은 사회봉사와 후학들과의 교감을 모색해온 선배 한의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