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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대장증후군, CPG 개발로 근거기반진료 활성화 기대박재우 교수 경희대 한의과대학 한방내과학교실 과민대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IBS)은 복통 혹은 복부불편감이 있으나 배변 후 해당 증상이 완화되고, 배변 빈도나 설사·변비 등의 대변 형태 변화 등의 특징적인 증상들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기능성 위장관 질환 중 하나이다. 만성적인 질환인 까닭에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기능 저하와 함께 삶의 질을 떨어뜨려 사회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과민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한약, 침, 뜸과 같은 한의학 치료에 관심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최근 5년간 과민대장증후군으로 인하여 국내 한방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의료비가 2015년 약 617,815천원에서 2019년 약 1,029,900천원(2019년)으로 증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국민 수요를 고려하여, 한의사의 임상적 판단에 도움을 주고, 환자에게는 안전과 효과에 대한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2020년 한의약 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과민대장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다. 과민대장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그룹은 임상 한의사는 물론 연구 방법론 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으며, 근거중심의학(EBM: Evidence-based Medicine) 방법론에 입각하여 핵심질문을 도출하고 선행 연구를 분석한 뒤 GRADE 평가를 통해 근거 수준 및 권고등급을 도출하였다. 특히 개발그룹에 개원의를 포함하여 지침의 임상적 활용도를 제고하고, 내·외부 다양한 전문가 검토 및 보완 과정을 거쳐 지침의 타당성 및 완결성을 높이고자 했다. 본 지침은 과민대장증후군의 한의학적 치료를 중심으로 임상 권고안을 도출하였다. 특히, 한의원 등의 1차 한방의료기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예를 들어, 한의원과 의원에서 과민대장증후군을 동시에 치료받기를 원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러한 환자 진료에 근거 기반 과학적 해답을 제시하기 위하여 한약, 침, 뜸 등의 한의 치료와 양방 치료를 함께 시행할 경우, 환자의 증상과 삶의 질이 얼마나 나아질 수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임상질문을 설정하였다. 비록 양질의 다양한 선행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은 향후 한의약 분야 임상연구자들이 풀어가야 할 숙제이지만, 이러한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최종 도출된 과민대장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는 육군자탕, 소요산, 통사요방 및 곽향정기산 등의 한약은 물론, 침구 치료, 관장 요법 및 추나 요법 등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한의 치료에 대한 단독 또는 한·양방 병행 치료 권고를 포함할 수 있었다. 많은 임상 한의사들은 이미 고유의 진료 패턴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본 진료지침의 경우 기존 임상한의사들의 개별 진료 패턴을 부정하고 새로운 한의진료체계를 제안하기 위해 개발된 것은 아니다. 과민대장증후군이라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질환에 대한 공통의 국제표준진단을 적용하자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고, 이렇게 진단된 과민대장증후군 환자에 대해 변증 등 다양한 한의진단체계를 함께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한약, 침, 뜸 치료 간 우선순위와 고착화된 치료조합을 고집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많이 시행되는 한의임상치료법의 상당부분이 이미 지침에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많은 한의사들이 본 지침을 참고하는 순간 현재 본인의 치료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지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확산으로 지침 기반 진료가 활성화된다면, 표준화된 한의진료체계에 국민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며, 향후 한의약 보장성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국가단위의 다양한 계층에 대한 충분한 임상연구 결과가 축적되면 더 좋은 지침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과민대장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NCKM, http://nckm.or.kr)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문의: choish@nikom.or.kr). -
“진료는 단순하고, 경영은 소박하게”[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마음 병을 처방해드립니다’ 신간을 간행한 수선 사랑방한의원 이상우 원장에게 출간 소감과 계기, 독자들에게 기대하는 바 등을 들어봤다. 대구한의대를 졸업한 이 원장은 여행차 들렸다 매력을 느낀 경주에 터를 잡고 10년 넘게 한의원을 경영해 오고 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한의대에 입학해 경주에 한의원을 개원했다. 넉넉히 개원할 형편이 되지 않아 9평으로 시작했는데, 운 좋게 개원 초기부터 환자분들이 많이 오셨다. 이 때 친구가 자신의 한의원을 흔쾌히 정리하고 달려와 줬다. 덕분에 이후에도 부원장님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다. 그래서 4년 뒤에 인근으로 확장 이전할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을 <한의쉼터> 카페에 ‘9평의 행복’과 ‘최소의 비용으로 운영하기’라는 제목으로 각 10회씩 쓴 적이 있다. 진료는 단순하고 경영은 소박하지만, 즐겁게 진료하고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다. Q. 책을 출간하게 된 소감과 계기는? 간소한 삶에 대한 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물건이 책이었는데 폐지로 처분하기에는 아까웠다. 한의원 한 켠에 책장을 두어 천 원씩 중고책으로 처분하기 시작했다. 하다 보니 좀 더 제대로 하고 싶었다. 괴산에서 ‘숲속작은책방’을 운영하는 백창화님의 책,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을 읽고 괴산에도 가고, 이 책을 출판한 출판사이면서 통영에서 작은 서점도 운영하는 ‘남해의 봄날’에도 가 봤다. 이 인연으로 서점도 운영해보고, 이 분들과 북스테이 네트워크 활동을 함께 하다가 책까지 쓰게 됐다. 다만 이번 책에서는 진료에서 있었던 일들만 담고 서점이나 북스테이에 대한 얘기는 적지 않았다. Q. ‘희로애락’에 따라 책을 추천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이 아이디어도 김명근 한의사님이 쓴 책, <애노희락의 심리학>에서 얻었다. 한의원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몸의 통증 때문에 오시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면 마음의 괴로움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감정의 다양한 모습에 따라 우리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이런 감정은 나의 주인이 아닌데 때로는 지나친 감정에 내가 통째로 잠식되기도 한다. 슬픔과 분노도, 기쁨과 즐거움도 모두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슬픔과 분노는 거부하고 기쁨과 즐거움만 쫓기도 한다. 모든 것에는 음양, 양면성이 있으니 슬픔과 분노에도 장점과 단점이 있고, 기쁨과 즐거움에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 이를 살펴서 적절하게 감정을 겪으면 병에 이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를 보는 이런 점은 제 스승이기도 한 황웅근 한의사님이 쓴 책, <마음세탁소>에서 크게 배웠다. 나보다 앞서 경험한 이들이 있고, 나보다 훨씬 현명하게 문제를 푼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배우면 되는 수월함은 후학자로서 갖는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한의원을 운영하며 겪었던 인상 깊은 에피소드는? 지방 소도시 한의원의 특성일텐데, 관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래서 온 일가가 다니는 경우도 흔하다. 다른 어떤 업종들보다도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다. 그래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집안의 갈등을 대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한 일가이지만 서로 마주치지 않게 시간을 예약해드려야 할 때가 있다. 그러면 진료할 때 넌지시 상대방의 칭찬을 건넨다. 무겁지 않게, 티 나지 않게 몇 년에 걸쳐서 한다. 제 노력 때문인지, 시간이 약이 되어서 그런지 멀어졌던 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관계가 또 틀어지면 처음에 했던 일을 다시 한다.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다시 힘들게 친하게 되어 몇 년째 같이 다니던 할머니 자매분이 사이가 틀어져 다른 시간에 오고 계셨다. 곁에서 보기에 안타까워 동생 분께 슬쩍 훈수를 두었더니 불쾌하셨는지 다음날부터 한의원에 오지 않으셨다. 10년 동안 다니신 분인데 많이 노여우셨던 것 같다. 한 달쯤 지나서 동생 분께 전화를 걸어 그냥 언니분과 다른 시간으로 예약해드리겠다고 하니 당장 음료수를 사들고 오셨다. “저한테는 많이 안 삐지셔서 다행이에요. 하하” 유쾌하게 농담을 건넨다. 지금도 두 분은 한 시간 간격을 두고 따로 오신다. 쉽게 노여워하는 성격이 스스로를 외롭게 하고 몸도 아프게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불완전함이 갈등을 만들고, 어쩌면 그래서 삶의 재미가 만들어지는 지도 모르겠다. 제게는 두 분이 귀여워 보인다. Q. 독자에게 기대하는 바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쓴 책은 아니다. 글을 먼저 쓴 것이 아니라 저와 잘 알게 된 출판사 대표의 권유로 쓰기 시작했다. 제 스승에게 출판사의 제안에 대해 여쭤보니 좋은 기회이니 해보라고 하셨다. 하지만 생각보다 집필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다. 글을 쓴 후에 편집자가 제 글에 손을 댈 때는 마음도 많이 상했다. 서점을 하며 알게 된 책의 유통구조, 마진율, 인세에 대해 알고 있던 터라 책을 통해 금전적인 보상을 기대하기도 어려움을 알고 있었다. 스승은 내게 왜 책쓰기를 권했을까가 화두였다. 책을 쓰고 나니 함께 공명하는 사람들을 찾는 과정이구나 싶다. 예전에 한의쉼터에 글을 쓴 이후에 여러 동료 한의사분들을 만났고, 그 분들의 도움으로 시작한 한의학 공부도 있다. 지나고 보니 글을 쓴 것이 동료를 찾고 교제하며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책을 통해서 어떤 분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Q. 앞으로의 진료 계획은? 10년 동안 작은 변화들을 시도했다. 환자분들의 편의와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를 위해 부원장님과 교대로 진료하며 연중무휴로 한 적도 있었고, 매출 증대를 위해 부원장님과 동시에 진료한 적도 있었다. 2020년에 안식년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준비과정으로 2019년 부원장님 독립 이후에 하루 4시간씩 주 6일 진료했다. 4개월간 테스트하며 지속 가능성을 확인한 후에 안식년을 보냈다. 공교롭게 코로나 확산 시기와 맞물려서 계획했던 일은 못 했지만 덕분에 온전히 휴식시간을 가졌다. 시간과 체력에 여유가 생기니 공부와 상담진료도 즐겁게 한다. 삶의 만족도를 최대로 올리는 게 제게도 좋고, 저를 만나는 환자분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지속 가능하다. 함께 일했던 부원장님들도 다들 잘하고 계셔서 제가 도움을 많이 받는다. 이렇게 10년을 준비하면 60대에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겠구나 싶어 기대된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책을 낸 뒤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다. 쉽게 읽었다, 위로가 되었다는 말씀이 많았다. 노안 때문에 돋보기를 써야했지만 다 읽었다는 환자분도 계셨다. 디자인 문제 때문에 글자를 더 키우지는 못했는데. 책이 잘 판매되어 특별판을 인쇄할 기회가 생긴다면 큰글자판을 내고 싶다. -
-'감초는 요가가요' 편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27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 주 : 한약물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筋骨骼系질환중 肩胛痛(어깨질환)의 약물치료 관련처방을 본초학적 입장에서 분석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하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한의학에서 보이지 않는 인체에너지의 흐름을 뜻하는 ‘氣’와 보이는 물질로서 인체 영양물질을 뜻하는 ‘血’은 상호 의존적인 개념(氣生化血 血滋養氣)으로 생리병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氣의 경우 유전적 기질에 바탕을 둔 ‘先天之氣’와 섭생의 결과물로서 인간의 노력과 조정이 가능한 부분인 ‘後天之氣’로 구분된다. 출생 후 인체의 생명 유지는 많은 부분이 後天之氣의 정상 여부와 관계가 있는데, 영양 섭취와 관련되는 水穀之氣와 호흡을 포함한 외부접촉과 관련되는 呼吸之氣는 後天之氣의 기본물질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한편 氣는 건강의 평형을 유지하는 정상의 개념과 질병상태로의 변화인 비정상의 개념(예: 邪氣 濕氣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後天之氣 중 특히 水穀之氣가 精微로운 붉은색의 액체로 변화된 것인 血은, 氣의 박동에 의해 전신의 장부조직에 공급되어(氣行則血行) 정상적인 기능활동을 유지시켜 주고 있다. 즉 氣가 정체하면 血이 정체하고, 血이 정체하면 氣 역시 정체하여 血瘀 및 疼痛이 발생하는데, 肩胛痛에서 많은 부분이 氣血凝滯와 관련을 가지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肩胛痛의 風痛의 경우 烏藥順氣散을 소개하고 있으며, 나아가 ‘晴崗醫鑑’(우리나라 최초의 한의과대학인 同濟醫學校의 金永勳 선생 처방을 그의 문인인 李鍾馨 선생이 유고를 모아 편찬한 서적)에서는 氣血凝滯로 인한 肩胛痛에 여기에 蒼朮과 桂枝를 추가하여 疏經順氣散이라 명명하였고 이의 가감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 중 첨가약물인 生薑을 제외한 12종의 본초학적인 특징을 肩胛部의 風痛 및 氣血凝滯痛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7(熱性1) 平性3 凉性1로서, 溫性처방으로 정리된다. 風痛은 동양의학대사전에서 ‘風邪로 인해 발생하는 疼痛을 가리키며 통증 부위가 일정하지 않고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하였다. 風痛의 경우 이동성을 주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通經絡, 散寒, 行血止汗 작용을 나타내는 溫熱性 약물이 필요하다. 氣血凝滯痛의 경우에도 順氣와 活血로써 通經絡해야 하므로 溫熱性 약물이 적합할 것이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辛味11 苦味3(微苦1) 甘味3으로서, 辛味를 주로 하며 苦味로써 보좌하고 있다. 즉 辛味의 發散行氣活血작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여기에 苦味의 燥濕消腫작용을 이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辛味는 기본적으로 체내에 들어가서 助熱, 發散, 利竅, 開腠理한다는 점에서, 風痛 및 氣血凝滯痛의 치료에 더욱 부합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6(胃4) 肺7(大腸2) 肝3(膽1) 心3(心包1) 腎1(膀胱3)로서 주로 脾肺經에 歸經한다. 脾는 濕을 싫어하므로(脾惡濕) ‘각종 濕으로 인한 腫滿은 모두 脾에 속한다’(素問 至眞要大論)는 내용과 脾統血의 의미로써, 濕으로 인한 소화장애 및 浮腫 등에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肺의 경우 肺主氣로서 전신순환장애의 風痛과 氣滯痛 및 이후 발생할 노폐물로서의 血滯 및 濕痰 부분에 해당된다고 설명된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利脾氣藥6(順脾氣藥4 助脾氣藥2) 發散風寒藥3 活血祛瘀藥1 平肝熄風藥1 淸化熱痰藥1 順肺氣藥1이다. 즉 濕에 관련된 부분으로 脾惡濕에 부응하여 利脾氣藥을 주로 하였고, 氣滯 및 血滯에 대하여 活血行氣를 목적으로 發散風寒藥과 活血祛瘀藥을 배치하고 있다. 한편 통증에 관련하여 平肝熄風藥을, 노폐물 축적과 관련하여 淸化熱痰藥을 배치하고 있다. 한편 君藥인 烏藥의 경우 주된 효능 중의 하나인 順肺氣藥에 속하는 바, 이는 肺主氣로 이어지는 風痛 및 氣滯痛의 경우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5)한편 첨가 약물인 生薑의 경우, 辛微溫한 성질이 가지고 있는 發散行氣의 작용은 전체 약물 흡수와 순환 및 소화증진을 보조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2. 肩胛痛에 사용된 疏經順氣散의 약물가감에 대한 의견 1)(동의보감-風痛-臂痛): 烏藥順氣散에 羌活 防風 薄桂 蒼朮 紫蘇의 추가 먼저 疏經順氣散의 본방에 속하는 烏藥順氣散에 대하여, 동의보감의 처방요약본에 해당하는 방약합편에서는 ‘治一切風疾 先服此 疏通氣道 進以風藥 又治癱瘓 歷節風’의 처방으로 風(調氣·通治), 瘧疾(少陽), 腰(風痛), 皮(癮疹), 足(通治), 小兒(痓痙·五硬)의 6개 부문 8개 病證에서 소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風으로 인한 질환에 烏藥順氣散의 사용목적은 ‘疏通氣道 進以風藥’하고자 함이라고 하였는데, 여기에 羌活 防風 薄桂 蒼朮 紫蘇를 추가하여 관절통 手足疼痛 肩臂痛으로 응용범위를 확대시킨 것으로 설명된다. ①薄桂와 桂枝의 구분: 薄桂는 연수가 오래되지 않은 桂皮의 껍질로서, 桂皮의 溫裏효능과 桂枝의 發散風寒 효능을 일부 겸하고 있다. 따라서 肩臂痛에서 보다 상대적인 초기 表症의 경우에는 桂枝를, 상대적인 후기 裏症의 경우에는 薄桂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②羌活 防風 紫蘇의 추가: 모두 發散風寒藥에 속한다는 점에서 活血行氣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羌活의 경우 白殭蠶과 더불어 熄風작용을 통한 鎭痛 효능을 부수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2)濕鬱에는 羌活 獨活의 추가: 發散風寒藥에 속하며 發汗을 통한 祛濕의 역할로 주로 上半身痛에 祛風止痛하는 羌活과, 祛風濕止痺痛藥에 속하며 주로 下半身痛에 解表止痛하는 獨活을 추가한 것이다. 이 역시 白殭蠶의 鎭痛효능에 대한 보강을 의미하는 것이며, 상대적으로 羌活의 사용용량이 獨活보다 많아야 할 것이다. 3)氣鬱에는 香附子 蘇葉의 추가 혹은 香蘇散과의 합방: 정신적인 자극을 겸하고 있을 때는 氣病의 總司약물인 香附子를 추가하였고, 發散風寒의 효능을 추가할 목적으로 완만한 解表力의 蘇葉이 추가된 것이다. 이는 香蘇散(방약합편 中統17-香附子 蘇葉 蒼朮 陳皮 甘草)과 正氣天香湯(방약합편 中統84-香附子 烏藥 陳皮 蘇葉 乾薑 甘草)의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香蘇散의 活套에서 手足麻痹가 濕으로 인한 경우에는 麻黃 桂枝 羌活 白芷 木瓜등을 추가하라는 내용은, 자연스럽게 疏經順氣散의 처방구성에 근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痰飮이 있는 경우 半夏 南星 赤茯苓의 추가: 風性 및 氣血凝滯의 상태를 痰飮까지 확대한 경우로서, 이는 노폐물이 소화기 및 근골격계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2차 증상의 痰飮에 대비한 것이다. 실제적으로 비정상적인 津液인 痰은 風寒濕3痺의 주증상인 이동성(行痹)·한냉성(痛痹)·부종성(着痺)을 나타내게 되므로, 방약합편에서도 痰盛하면 導痰湯을 합방하라 하였던 것이다. 이런 면에서 化痰藥인 半夏 南星을 추가하는 것은 風痛 및 氣血凝滯痛의 痰性肩胛痛으로의 진행에 대한 대처이며, 여기에는 導痰湯과 導痰順氣散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瘀血(晝輕夜重)에는 當歸 赤芍藥 桃仁 紅花 白芥子의 추가: 風痛과 氣滯痛에 맞게 조성된 疏經順氣散에서, 活血祛瘀의 효능을 나타내고 있는 川芎의 血滯 사용에 대한 보완의 의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肩臂痛이 瘀血性으로 발생한 경우와 질병이 악화되어 氣滯단계를 지나 血滯에 진입되어 瘀滯卽痛의 심한 疼痛에 대하여는 活血行氣 혹은 止痛약물의 배합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위의 배합은 보다 적극적인 瘀血대응 목적의 추가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여기에서 當歸는 活血祛瘀의 목적이므로 土當歸Angelica gigas를 사용해야 할 것이며, 溫化寒痰藥에 속하는 白芥子는 痰이 응체되어 肩胛部∼옆구리까지 부위가 확대된 肢體疼痛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6)氣虛皮薄한 경우에는 麻黃을 제거: 강력한 발한력과 만만치 않는 부작용을 나타내는 麻黃의 虛症에 대한 사용을 경계하고 있다. 참고로 麻黃의 발한력은 蘇葉과 蔥白의 배합으로 비슷하게 가능하다는 문헌기록에 근거하여, 체력이 약한 肩臂痛의 경우 이러한 배합을 대신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3. 정리 肩胛痛의 氣血凝滯痛에 소개된 疏經順氣散은 烏藥順氣散에 蒼朮과 桂枝를 추가한 처방으로서, 이를 본초학적으로 정리하면 肩胛部의 근육긴장에 대하여 順氣 發汗 疎經을 위한 처방을 통하여 해소시킬 수 있으므로 五十肩(凍結肩) 등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肩臂關節不遂 肩背痺痛하여 움직이면 괜찮고 쉬면 마비감이 생기는 肩臂痛(風痛) 및 濕多한 경우(비만체질로서 어깨부위 압력증대 및 소화불량 등)에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구체적으로는 이동성인 동통을 주증상으로 하는 風痛과 아직 血滯까지는 이르지 못한 氣滯肩胛痛에 유효한 實證처방으로 정리된다. # 기고내용과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의 고견과 우선 취급을 원하는 한방약물처방이 있으면 jys9875@hanmail.net 로 제안해주시길 바랍니다. -
“가족 중 한의사 7명…서로의 처방 공유하며 함께 고민하죠”Q. 본인 및 가족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81학번으로 원광대 한의대에 입학 후, 전주시에서 홍익한의원을 1994년도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추경수라고 합니다. 한의원을 운영하며 전주시한의사회장과 전라북도한의사회 부회장, 기획이사 등을 역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큰아들(추홍민)은 11학번 후배로 원광대 한의대에 진학하여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에서 심계내과를 전공 후 한방내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였습니다. 현재는 서해 5도인 인천 옹진군 대청도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 중입니다. 딸(추지은)은 고려대학교를 졸업 후 13학번으로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여 현재는 시흥에 있는 한의원에서 부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위(양가람) 또한 고려대와 부산대 한의전을 졸업 후 현재 인천에서 동보경희한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원장님과 자녀분들 외에도 가족 중에 한의사가 더 있다고 들었습니다. A. 어쩌다보니 집안에 한의사가 많은 편입니다. 아들과 딸, 사위가 한의사기도 하고 이번에 결혼한 아들의 동서(곽희용,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처형(정혜선, 한방내과 전문의)도 한의사입니다. 두 사람은 경희대를 졸업 후 강동 경희대학교병원에서 전문의 취득을 하였습니다. 아내의 사촌동생(소형진)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 수련 후 현재 수원에서 한의원을 운영 중입니다. 가족 중 저를 포함하여 한의사가 총 7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자녀들이 한의사가 되기를 희망하셨나요? A. 아들은 과학고등학교를 졸업 후 한의대에 진학하였는데, 본인이 한의대에 가고자 하는 의지도 있었고, 가업을 이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 제가 의대나 치대 보다 한의대를 권하기도 하였습니다. 딸 같은 경우 생명공학과를 졸업 후 한의학 연구나 진료에 관심이 있어 한의전에 진학하였습니다. 사실 자식들이 두 명 다 한의대에 진학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한의사 가족이 되었습니다. Q. 한의사 가족으로서 좋은 점이 있다면요? A. 아무래도 자녀들이 한의대를 진학한 이후 전공이 같다 보니 대화도 더 많이 하게 되고, 현재도 처방을 물어본다던지, 고민되는 환자에 대해 상담을 해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저 또한 젊은 한의사들과 교류를 지속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자녀의 친구들이 제가 운영하는 전주 홍익한의원에 와서 한의원 실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한의사 자녀를 두었기에 저 또한 공부를 놓지 않고 계속 하게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Q. 자녀들을 한의사로 키우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아들이 한의대에 진학했을 때 한의학 개론 수업을 들어오시던 맹웅재 교수님께서 제가 학교를 다닐 때에도 수업을 해주셨던 교수님이라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 동기나 선후배들이 교수로 재직 중인 분들이 있어서 자녀들이 들려주던 학교 소식에 신기하기도 하고, 열정적으로 강의하며 연구하는 교수님들께 감사하고 고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는 제가 창립기수로 참여하였던 원광대학교 합창동아리 ‘하모니안(Harmonian)’에서 아들이 활동하는 것을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보람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도 매년 원광대 한의대 합창동아리 하모니안의 후배들이 한의원으로 찾아와 실습을 하기도 합니다. Q. 집안의 가훈이 있나요? A. 가훈이라기보다는, 한의대에 진학할 때 자녀들에게 졸업하기 전까지, ‘동의보감’을 3번 이상 완독하길 바란다고 늘 이야기했는데 아직 완독하지 못한 듯 하여 아쉬움을 느낍니다. 꼭 ‘동의보감’이 아니어도 좋으니 한의학 공부를 계속하여 열심히 해나갔으면 합니다. Q. 최근 가족들이 모였을 때 이야기 한 한의계 이슈가 있다면요? A. 사실 세대별로 한의계를 바라보는 모습도 다르고, 운영하거나 근무하는 한의원의 시스템도 다르다보니 다양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한의계 관련 이슈 보다는 주로 치료한 환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녀들이 쓴 처방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게 제 경험을 공유하고는 합니다. 최근 한의계 이슈라면 저희 홍익한의원은 첩약건보 시범사업을 신청해서 구안와사나 생리통, 뇌졸중 후유증 환자들에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리통 한약의 경우 초경이 오는 아이들에게도 활용하는데 이러한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인천에서 동보경희한의원을 운영하는 사위의 경우, 이전에 양산에서 개원했던 한의원은 시범사업기관이었는데, 인천으로 양수이전을 하며 첩약건보를 신청할 수 없어 신규 기관 신청을 언제 받는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정도가 최근 가족끼리 나눈 한의계 관련 이슈였던 것 같습니다. Q. 한의사로 한의 가족을 이뤘는데, 다른 목표가 있다면요? A. 저는 40대부터 주로 ‘동의보감’ 위주의 공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대학시절 한문 지식, 문리를 깨우쳐보고자 산청에 유학자분께서 운영하시던 서당에 방학마다 가서 공부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처방 해왔던 사례들과 공부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자녀들이 볼만한 책을 한권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Q. 한의계가 어떻게 발전해나가길 바라는지요? A. 제가 80년대 학번입니다. 당시 선배들 한의원에 가면 약봉지가 천장에 매달려 있는 옛날 약방과 같은 경우도 흔했습니다. 긴 호흡으로 보면 한의계가 근 30~40년간 많은 발전과 변화를 겪어 왔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녀들이 진료를 할 미래의 30~40년은 더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계가 화합하며 함께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난치질환이나 희귀질환, 만성질환에 도전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장애인주치의제 한의 참여는 필수우리나라 국민 20명 중 1명은 장애인이다. 전체인구의 5.1%(2020년 말 기준 263만3000명)에 해당하는 장애인들이 매일 우리 주변에서 비장애인들과 동고동락 중이나 실제 눈에 띄는 장애인은 드물다. 상당수가 보행 불편과 크고 작은 질환을 앓고 있어 주거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체장애가 45.8%로 가장 많고, 중증 장애인만도 98만5000명으로 약 37.4%에 이른다. 이들이 겪고 있는 다빈도 질환은 등통증, 무릎관절증, 연조직 장애, 기타 척추병증, 어깨병변, 기타 관절장애 등 주로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을 앓고 있다. 이에 더해 당뇨, 뇌혈관, 호흡기 등 만성질환과 불안, 우울, 치매 등의 정신과적 질환까지 함께 앓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장애의 편견을 넘어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제42회 장애인의 날(4.20)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같이 숨 쉬고, 같은 가치를 함께 누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모색됐지만 장애인들이 느끼는 ‘차별 없는 세상’은 딴 세상의 일이다. 이런 가운데 한의협 홍주의 회장· 허영진 부회장, 김영선 여한의사회 명예회장 등이 최근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펼치고 있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로한 자리에서 한의사 장애인주치의제의 필요성이 대두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왜냐하면 장애인들의 주 호소증인 등통증, 무릎관절증, 연조직 장애, 기타 척추병증, 어깨병변, 기타 관절장애 등의 질환에는 한의치료가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 보이고 있으며, 한의의료의 특성상 언제든지 장애인의 거주 공간을 직접 방문해 그들을 돌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적인 의료 수요자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발달장애인들의 평균수명이 짧은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은 양방의료기관에서 처방하는 약물의 과다투여임을 지적하며, 자연친화적 천연성분의 한약과 한의치료는 발달장애인들의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장애인주치의제에 한의사가 제외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밝혔다. 이처럼 장애인 주치의제도에 한의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장애인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장애인건강법’에 의거해 지난 2018년 5월부터 시행 중인 장애인주치의제 시범사업에는 한의 참여가 배제돼 있다. 장애인의 효율적인 건강관리와 전담치료를 위해서라도 장애인주치의제에 한의사가 반드시 포함돼야 함에도 정부 당국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구태의연한 탁상 머리가 아닌 현장 위주의 실질 행정이 절실한 때다. -
심평원, ‘보건의료 통계정보 활용 경진대회’ 개최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이하 심평원)은 심평원이 제공하는 보건의료 통계정보를 국민들이 쉽고 재밌게 활용할 수 있도록 ‘2022년 보건의료 통계정보 활용 경진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심평원의 보건의료 통계정보를 포함한 콘텐츠를 제작해 참여할 수 있으며, 특히 올해는 작년과 달리 청렴하고 공정한 심사를 위해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을 대상으로 표절·중복응모 등과 같은 부정행위에 대한 온라인 공개 검증을 거쳐 최종 수상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는 △보도자료(개인 참가만 가능) △UCC(개인 또는 팀으로 참가 가능·최대 3인) 등 2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보건의료 통계정보와 콘텐츠 제작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내달 4일부터 27일까지 완성된 작품과 관련 서류를 함께 대회 담당자 이메일(pipione2@hira.or.kr)로 제출하면 된다. 접수된 작품 중 창의성·흥미도·완성도·공익성·활용성 등 심사기준에 따라 △최우수상(부문별 1팀) △우수상(부문별 1팀) △장려상(부문별 3팀) 등 총 10팀을 선정해 총 상금 500만원을 시상할 예정이며, 수상작은 심평원의 SNS 등 홍보활동 등에 활용된다. 이와 관련 안미라 심평원 급여정보분석실장은 “이번 경진대회가 국민들이 보건의료 통계정보에 관심을 갖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심평원의 다양한 통계정보가 국민의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경진대회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사항은 심평원 홈페이지,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내 공고문 및 심평원 급여정보운영부(033-739-2112, 2107)에 문의해 확인할 수 있다. -
“설진, 맥진 등에 AI 활용 가능성 확인”[편집자주] 본란에서는 ‘The U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A Systematic Scoping Review’ 연구 논문에 학생 신분으로 참여한 박정수·박성준(원광대 본과 4학년) 학생에게 참여 계기와 한의학의 과학화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윤보영 경희대 한의대 교수와 추홍민 공중보건의(한방내과전문의)가 저자로 참여한 이 논문은 지난달 1일 해외저널 ‘Frontiers in Pharmacology(IF 5.810)’에 게재됐다. Q. 이번 연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박정수(이하 정): 본과 1학년, 2학년 시절 원광대학교 경혈학 교실에서 학부생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랩미팅과 실험 연구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 당시 한의학에 근거가 쌓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고 추후에는 임상연구도 경험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다만 학생 신분으로 어떻게 임상연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마침 저희 선배님이신 추홍민 선생님께서 보완대체의학에서 AI에 대한 문헌고찰 연구에 참여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해 주셨다. 그래서 박성준 씨와 함께 연구를 경험해보고 배우기 위해 이번 연구에 참여하게 됐다. -박성준(이하 성): 안면마비 도침치료에 관심이 있었다. 박정수 씨와 이 주제로 문헌고찰 논문을 본과 3학년 동안 쓰는 것을 목표로 하던 중에 선배 한의사이신 추홍민 선생님께서 경희대 윤보영 교수님의 AI 관련 연구에 함께 해보는 것을 제안해 주셔서 참여할 수 있었다. Q. 문헌고찰 과정에서 관심이 갔던 주제와 그 이유는? -정: AI를 활용한 설진의 특징 분류, 맥진의 데이터화에 대한 논문들이 가장 눈에 띄었다. 특히 설진에 대한 특징 분류 관련 논문이 다수 보였다. 한의사는 주로 환자가 주관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에 의존해 진단하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에 있어 의사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평소 진단과 변증을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설진의 특징 분류, 맥진의 데이터화에 대한 논문은 제가 한의학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갔다. 특히 AI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 때 이 자료들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설진과 맥진 이외에도 다른 데이터들에 대한 표준화도 이루어진다면 한의학에서 AI의 상용화는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 -성: AI를 활용한 진단과 변증의 객관적 지표 제시였다. 한의대에서 상병명이 아닌 ‘사진’(四診)을 통한 한방변증으로 처방하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이 경우 맥진, 설진 등 진단의 많은 임상경험이 있거나 상당 부분 주관에 의지해야 했다. 문헌고찰 과정에서 설진의 이미징 처리, 맥진의 분류 알고리즘, 한방변증의 분류 알고리즘에 대한 문헌을 접하며 AI 고유의 맞춤치료 특성으로 인해 상이한 한의사들의 진단과 치료에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Q. 향후 AI 등 과학기술이 한의학에 미칠 영향은? -정: 개인적으로 한의학에 AI를 접목하는 것은 한의학 과학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한의학적 진단인 변증을 하는 데 있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이미 설진, 맥진 등에 AI가 활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는 치료 부분에 있어서도 도움을 줄 것이다. AI를 통해 환자의 수많은 정보들 중 복잡한 부분까지 분석하고 증상에 따라 환자별로 정밀하게 한약을 처방할 수 있을 것이다. 한약은 복합 화합물의 작용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AI 기술은 약물의 효능을 예측해 가장 효과적인 한약을 처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성: 공중보건 분야에서 한의학의 역할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의학의 장점은 개인이 호소하는 증상에 대한 맞춤 치료라고 생각한다. 이 점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해 진단과 치료에 개개인의 주관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공중보건 분야에서 한의사의 역할이 제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표준화의 방향이 치료의 획일화가 된다면 맞춤치료라는 장점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AI는 방대한 양의 정보에 답을 제시함으로써 한의사들마다 진단과 치료가 다른 것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도구로써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근거가 특정 데이터에 편향되지 않도록 정제된 의료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한의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약에 대한 한의사와 환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임상에 계신 선배 한의사분들을 보면 가짜 약재에 민감하신 분들이 많아 녹용 같은 경우 직접 법제하시는 분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약재감별에 있어 AI의 활용은 환자뿐 아니라 한의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졸업 후 자신이 원하는 한의사의 모습은? -정: 임상과 연구를 함께 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 졸업 후에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수련의를 거쳐 임상과 연구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 본과 2학년 시절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주관했던 ‘생생하니 기자단’으로 활동했다. 당시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이 한의약 정책발전에 도움이 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당부가 기억에 남아 본과 3학년 시절,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된 판례 및 기존 연구 분석과 경향 변화> 논문을 간행하기도 했다. 미래에 임상의로서 활동을 하더라도 학부 시절 연구방법론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 논문을 작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계와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 증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 수련의를 마친 뒤에 임상에서는 미래에 제가 거주하는 동네의 친절한 이웃과 같은 한의사가 되고 싶다. 저를 찾아오시는 환자분들께 친절하게 대하고, 그 분들이 온전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성: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윤보영 교수님의 연구를 하면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논문으로 출판되는 과정, 나아가 그것이 건강을 증진시키는 치료의 기반이 되는 것은 연구의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또한 병원 실습에서는 교수님들께서 난치질환 치료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 왔다. 3차 병원에서 치료되지 않는 환자를 치료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다른 직업이 가질 수 없는 보람일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로 연구와 임상을 병행하는 한의사를 꿈꾸게 됐다. 연구와 임상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일생 동안 매몰된 사고를 가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구자로서는 AI-보완대체의학 연구와 같이 한의학과 융합시킬 수 있는 분야를 재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을 가진 한의사가 되고 싶고, 임상의로서는 난치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분들을 치료하는 난치질환치료 전문 한의사가 되고 싶다. Q. 앞으로의 학업 계획은? -정: 첫 번째로 윤보영 교수님 연구팀에서 진행하는 연구들이 무사히 잘 마무리되었으면 한다. 두 번째로 원광대학교 임정태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Under graduate Research Program’(URP)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 동기들과 함께 과학적 연구 설계 및 검증방법에 대해 조금씩 배우고 있고, 올해 말에 논문을 출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번째로 향후 임상에서의 적응과 주민들의 친절한 이웃이 되기 위해서 임상 로컬 실습과 의료봉사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졸업하기 전에 평소 존경하던 한의사 선생님을 찾아가 가르침과 조언을 얻고, 8월에 의료봉사활동을 가는 것을 계획 중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졸업준비위원회의 신계내과학 국시부장을 맡고 있는데, 전국 한의대생들이 신계내과학을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작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성: 먼저 윤보영교수님 연구팀에서 진행하는 연구들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싶고, 다음으로 논문을 쓰는 방법론을 익히기 위해 원광대학교 임정태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URP 프로그램에 소속되어 메타분석, RCT 논문과 서적을 읽고 발표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학생들끼리 논문을 출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6월 TEPS 응시를 통해 의과학, 보건학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자격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임상한의사로서는 뜻이 맞는 동기들과 진행하고 있는 <말초신경약침의학>, <경방임증지남> 스터디를 마무리할 예정이고, 졸업 전에 선배 한의사 분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오는 8월 의료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
“책에 등장하는 약초를 직접 찾아 궁금증 해소하면 뿌듯할 것”[편집자주] 한의협 소아청소년위원회의 소아 청소년을 위한 한의약 서적 출판 지원 응모사업에 참여해 <사람 잡는 약초부>라는 제목의 소설에서 그림을 맡은 이소희 학생(대학 4학년)으로부터 제작 과정 및 소감 등을 들어봤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디자인을 공부한지 4년이 되어가는 이소희 학생이다. 일러스트와 시각디자인은 제 전공이 아니지만 ‘사람 잡는 약초부’의 그림을 그리게 됐다. Q. ‘사람 잡는 약초부’의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글쓴이인 홍다인 작가는 저의 가장 친한 친구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처음 만나 지금은 13년 째 친하게 지내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주최하는 ‘문학의 밤’ 행사가 있었는데, 그때 다인이가 쓴 산문이 수록된 문집 표지를 제가 그렸던 추억도 있다. 사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부터는 그림을 그릴 일이 없어 손에서 놓은 지 오래됐는데, 다인이가 공모전에 도전할 때부터 그림은 저에게 부탁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공모전 당선 소식을 듣고 두렵지만 기쁘게 그림 작업을 시작했다. 또 이렇게 글과 그림을 각각 맡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Q. 그림 완성도가 매우 높다. 작업 시간은 얼마나 됐는지. 또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두 주인공이 들어간 그림은 표지 1장, 내지에 3장을 그렸다. 또 도감페이지에 9개의 약초 그림과 약초 설명 타이포그래피를 맡았다. 약 2개월간 틈틈이 작업했다. 그림을 놓은지 오래돼서 다시 손에 익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또 사실적인 인물을 그린 경험은 있지만 글 작가님이 원하는 예쁘고 귀여운 소위 ‘웹툰 그림’은 처음이라 인물을 어떻게 그려야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몰라서 많이 헤맸다. 약초 도감 페이지의 타이포그래피도 제가 작업했는데, 보기엔 쉬운 작업처럼 보이지만 한글과 한자, 영어 서체는 물론 괄호와 반점, 따옴표같은 문장부호까지 다른 서체를 적용하는 ‘섞어짜기’ 작업을 해야 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글 작가님이 오래된 도감 느낌을 원해서 일부러 자간을 넓게 하고 제작년도가 오래된 문체부 바탕체를 한글 서체로도 사용했다. 여러 서체를 사용하면 각 서체마다 글자 크기와 자간, 행간을 다르게 설정해야 해서 적지 않은 노력을 필요로 했다. ‘어떻게 해야 읽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을까’, ‘서체 조합이 어색하진 않나’ 하는 고민으로 머리를 싸맸지만 시간 관계상 급하게 제출을 해야 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글 작가님의 취향이 뚜렷해서 많은 시안을 주고받으며 수정을 거듭하니 그림도 타이포도 아주 형편없지는 않게 결과물이 나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소설 주인공들의 외모는 어떻게 탄생했나? 글 작가님의 머릿속에 두 주인공을 구상해놓은 이미지가 확고했다. 그걸 저에게 전달하기 위해 정말 많은 참고 이미지를 포함한 설정집을 작성해줘서 놀랄 정도였다. 두 주인공의 성격과 버릇도 상세히 적혀있었고, 헤어스타일에 대한 참고 이미지만 5장 이상이 될 정도였으니 글 작가님이 두 주인공의 외모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느껴지는가? 제가 설정집을 바탕으로 스케치를 하면 글 작가님이 ‘입꼬리를 조금만 더 길게’, ‘눈동자를 살짝 작게’와 같은 세세한 수정사항을 장문으로 보내준 덕분에 작가님이 구상한 두 주인공의 모습을 정확하게 구현해낼 수 있었다. 작가님이 정해주지 않은 그 밖의 요소들은 원고 초안을 읽고 제 나름대로 상상해 그렸다. 이렇게 자세하게 두 주인공의 성격과 외모를 생각하다보니 나중에는 서범이와 은재가 실제 존재하는 사람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Q. 내 이름이 적힌 책을 직접 눈으로 보니 어땠나?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아직 보진 못했지만 온라인 판매처에 올라온 책을 확인했다. 우선 정말 많은 수정을 했던 작업이라 책이 인쇄돼 판매되는 것을 보니 ‘이제 더 이상 수정할 수 없구나’하는 두려움과 동시에 해방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 인쇄된 책을 받아보고는 지나간 작업을 보면 항상 그렇듯 뒤늦게 보이는 부족한 부분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그래도 글 작가님과 협업하면서 정말 즐거웠다. 이렇게 많은 부수가 인쇄되는 상업작은 처음이라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글 작가님과 책이 무사히 출판될 수 있게 도와준 여러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Q. 이번 소설을 보는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전문가가 그린 그림이 아니다 보니 보기에 불편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부디 너그럽게 봐줬으면 좋겠다. 독자들이 책을 읽다가 등장하는 약초들의 생김새를 도감 페이지에서 확인하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다. 제가 그랬듯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서범이와 은재가 실제 존재하는 사람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면, 저와 함께 두 사람의 성장을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고등학생 때 은재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남들은 다 진로를 정했는데 나만 뒤처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다. 특히 대학과 전공은 어떻게 선택할지 감도 오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저도 그랬다. 그렇지만 그 고민은 지금 대학 졸업을 앞둔 저도 아직까지 하고 있고, 정년퇴직을 앞둔 저희 어머니도 하고 있다. 그러니 너무 고민하느라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서범이처럼 정말 우연의 계기로 발견할 수도 있다. 또 대학 진학 후에 찾거나 직장을 다니다가 찾게 돼도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언제든 하면 될 것이다. 잘 모르겠다면 기회 닿는 대로 이것저것 해보면 된다. 지금 전공과 상관없이 우연히 그림을 그려본 저처럼 말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주변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행복에 집중 하는거라 생각한다. 독자 여러분 모두 매 순간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바란다. -
“소설에서 ‘옅은 미소’ 하나 건져 가면 좋겠어요”[편집자주] 한의협 소아청소년위원회의 소아 청소년을 위한 한의약 서적 출판 지원 응모사업에 참여해 <허준의 후손은 고3 수험생>이라는 제목의 소설에서 그림을 맡은 경희대 한의대 조종혁 학생(본과 2년)으로부터 제작 과정 및 소감 등을 들어봤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본과 2학년 조종혁이다. Q. ‘허준의 후손은 고3 수험생’에서 그림을 맡은 계기는? 2021년부터 인스타툰 ‘한의대생 김감초’ 팀에서 막내 작가로 영입돼 활동을 했다. 경희대 한의대 본과 1학년 2학기에는 해부학실습(카데바 실습)이 있는데, 저를 영입했던 17학번 선배들은 이 ‘카데바 실습’을 주제로 한 시리즈를 만들어보자는 오랜 소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영입됐을 당시 저는 한약을 주제로 한 ‘특별편’을 새로 파서 스토리 작가로만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카데바 실습도 시작했겠다 제가 선배들의 오랜 염원을 대신 이뤄드리게 됐다. 그래서 ‘한의대생 김일구’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짜 <김일구의 해부학실습일기>라는 시리즈를 연재하게 됐다. 그러던 중 팀의 17학번 선배로부터 한의협 소아청소년위원회 이승환 부위원장이 김일구 시리즈를 보고 청소년용 한의약 교재 일러스트를 부탁했다는 제안을 전해줬다. 그때 ‘내게 도움이 되는 경험일까?’ 의문이 들어 거절을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부위원장이 이번엔 한의협 소아청소년 소설책의 일러스트 작업을 한 번 더 제안했다. 제안을 두 번이나 받고 나니 이번에 거절하면 다시는 이런 경험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윤진 작가님도 김일구 시리즈를 보고서 ‘이런 위트면 충분하다’고 용기를 불어 넣어줬다. 그런 경험을 또 어디서 해보겠냐는 주변의 응원도 있어 일러스트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Q. 작업량과 시간은 얼마나 됐나.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내지의 12경락과 임맥, 독맥 그림 총 14컷과 표지 컷 하나를 합쳐서 총 15컷을 그렸다. 작품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12경락과 임맥, 독맥의 혈자리를 강조한 버전을 다른 컷으로 치면 총 29컷이 되겠다. 표지까지 다 그리고, 자잘한 수정까지 포함해서 대략 3주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데다 이번 작업에서 추천받은 ‘프로크리에이트(proceate)’는 아예 사용경험이 전무했다. 그러다 보니 레이어를 활용하는 법부터 시작해 명암을 깔끔하게 넣는 법, 심지어는 그 간단한 색 채우기 하나조차 할 줄 몰랐다. 적당히 ‘유튜브 쇼츠(shorts)’나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 봤던 일러스트 작업 과정들을 떠올리며 눈치껏 기능들을 하나하나 써보며 그렸다. 그래서 처음 작업한 ‘수태음폐경:쌍둥이자리’ 일러스트는 자세히 보면 디테일이 정말 엉망진창이다. 그래도 알음알음 기능들을 익히고 찾아 나가며 세 번째 작업한 ‘족양명위경:처녀자리’ 일러스트부터는 감을 잡아 작업이 빨라졌다. 그 이후에도 머리카락을 표현하는 법이나 옷의 주름을 좀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방법 등을 터득해나가니 그림의 세세한 퀄리티들이 조금씩 향상 됐다. 개인적으로 ‘수궐음심포경:궁수자리’, ‘수소양삼초경:카시오페아자리’, ‘족소양담경:안드로메다자리’로 이어지는 세 작품이 가장 만족스럽다. 표지 작업은 가장 마지막에 했는데 사람 얼굴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얼굴 표현을 피할 만한 방법을 작가님도 여러 가지 제시해줬는데, 그래도 좀 그럴싸한 표지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Q. 소설 주인공인 허준호의 외모는 어떻게 탄생했나? 처음에 이 작가님이 ‘인터넷소설(인소) 같은 표지’를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려고 보니 어떤 느낌인지 잘 몰라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 부탁드렸는데, 그때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 인소 표지들을 줬다. ‘허준호가 장침을 무기처럼 들고 있는 모습’이라던가, ‘어혈·담음·기체 등이 형상화된 괴물들에게 쫓기고 있는 모습’ 등 다양하고 위트 있는 아이디어였다. 덕분에 디자인이 훨씬 쉬웠다. 또 제가 본 인소 표지의 남자 캐릭터들 같은 경우 대개 얄쌍한 턱선과 삼백안, 오똑한 코 등이 특징이더라. 그래서 일단 그 정도만 특징을 따와 그렸다. 특별히 참고한 사람이 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어색하지만 않게 그려보자’ 했던 것 같다. 머리도 인소 남 캐릭터처럼 화려하게 하자니 고3 학생치고 너무 어색할 것 같아 적당히 단정하게 했다. 하지만 그려놓고 보니 ‘학생’, ‘한의학’, ‘판타지’라는 허준호의 특징들이 전혀 살아나지 않는 것 같아 자세나 착장 등으로 표현해보려 했다. 스파이더맨 포스터의 자세를 조금 바꿔 장침을 마술지팡이처럼 들고 있는 것으로 표현했고, 흔한 고3 수험생처럼 교복 위에 후드집업을 입혔다. 그래도 좀 부족한 듯해 가슴팍에 음양 무늬를 그려 넣었다. 또 배경에 ‘어혈’, ‘담음’, ‘기체’로 표현되는 세 몬스터들을 넣기에는 제 캐릭터 디자인 실력도 너무 부족하고 너무 정신이 없겠다 싶었다. 마침 작업을 하면서 웹툰 단행본 표지들을 찾아보니 주인공 하나만 있는 깔끔한 표지들도 많더라. 그래서 작가님께 깔끔하게 가자 설득을 했고, 현재의 허준호가 탄생하게 됐다. Q. 졸업 후에는 어떠한 한의사가 되고 싶나?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 현재로써는 네트워크 약리학과 관련한 연구에 관심이 있다. 아직 얕은 관심에 불과하지만, 나름 코딩 공부도 조금씩 해 보고 있다. 해당 분야와 관련한 여러 활동에 나는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에 소극적이었는데, 이번 일러스트 작업을 계기로 더 용기 내보고 싶다. 또 언젠가는 책도 출판해 보고 싶다. 이번 공모전에 당선된 책 중에 동국대 한의대에 재학 중인 홍다인 작가님이 쓴 책도 있더라. 같은 학생인데 책을 써낸 점이 너무 멋있었다. 저도 글 쓰는 것을 참 좋아해 ‘언젠가 책을 한 번쯤 써봐야지’ 생각해 왔다. 잊고 있던 소망에 다시 불씨를 지핀 계기가 됐다. Q. 이번 소설을 보는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재미있는 소설로 읽어 주면 정말 감사하겠지만, 특히나 주인공 허준호와 동년배인 10대 청소년들이 재밌게 읽어줬으면 좋겠다. 다들 마음 한 켠에 말 못할 아픔이 있고 반복되는 삶에 지칠 시기다. 이 소설에서 ‘옅은 미소’ 하나 정도 건져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의학을 즐겁게 전달하고 싶었던 이 작가님과 저의 염원이 들어가 있으니, 한의학을 잘 몰라도 마냥 어렵지 않게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덧붙여 이 작가님의 별자리 아이디어를 받아 나름 잘 그려보려 했던 경락도도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객관적으로 부족함이 많이 보인다.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도 아니고, 더군다나 처음 그려본 그림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저조차도 그림을 그려 책을 출판했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만큼 저의 용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우연들이, 도움들이 있었더라도 제가 이 작업을 시작할 용기가 없었더라면, 그 모든 감사함을 누릴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색다른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영감을 얻었으며, 제 능력의 저변도 넓힐 수 있었다. 그러니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걸 부족한 내가 해도 될까’, ‘나한테 도움이 될까’ 하는 걱정은 조금 접어 두고 색다른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작업을 진행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저를 너무나도 잘 챙겨줬던 이윤진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