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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자보 진료수가 개악 시도 규탄최근 국토교통부가 손해보험사들의 입맛에 맞게 한의자동차보험의 진료수가를 개악하고자 하는 시도에 대해 한의계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한의사협회 전국 16개 시도지부장협의회는 지난 14일 ‘국토교통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라는 성명서 발표를 통해 자동차 사고 피해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한의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개악 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시도지부장협의회는 교통사고 피해 환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과와 더불어 손해보험사들의 이익을 위한 잘못된 정책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13일 ‘자동차보험 TF’ 회의를 긴급 소집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한의자보의 진료수가 개정 방향은 자동차사고 환자의 일상적인 회복을 위한 충분히 치료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 한의사의 정당한 진료행위마저 침탈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들리는 바에 따르면, 자동차사고 피해 환자의 증상 및 질병 정도에 따라 한의진료의 특성에 맞게 처방되고 있는 첩약의 처방 일수를 조정하고, 이에 더해 약침시술의 시행 횟수도 제한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국토교통부는 한의계 및 자보업계와 심층적인 논의를 통해 상호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감대를 도출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자체 개정안을 만들어 내달 중 개최 예정인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에 상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의계가 이번 개정 방향을 개악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공적으로 수행된 한의자동차보험의 최종 연구결과물이 아닌 국토교통부가 자체적으로 선정한 자문위원 중 몇몇의 의견을 토대로 안을 만들고 있으며, 개정안 내용을 담보할 수 있는 근거가 매우 부실하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전 한의계가 분노하고 있는 것이며, 한의자동차보험의 진료수가 개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의자동차보험 진료비의 증가율을 단순 수치로만 계산하면 올바른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진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핵심적인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자동차사고 피해 환자들의 한의진료에 대한 높은 선호 현상에 기인한다. 이미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에서도 교통사고 후 제공받은 한의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에 대하여 매우 높은 만족도가 분명하게 확인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외면한 채 한의의료기관의 정당한 의료행위를 옥죄려 하는 것은 한의사들의 진료권 침해는 물론 교통사고 피해 환자들의 의료선택권을 침탈하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
한의약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한국한의약진흥원이 최근 주관한 ‘2022 글로벌 전통의약 협력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에는 세계 16개국의 많은 전통의약 전문가들이 참석해 전통의약의 이용 현황과 발전 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혀 주목받았다. 이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 루디 에거스 통합보건서비스 국장은 ‘통합보건의료 서비스와 전통의약’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 인구의 80%가 전통의약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전통의약을 일차의료에 포함시켜 하나의 통합된 의료서비스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루디 에거스 국장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통합의료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107개 국가는 전통의약과 관련한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124개 국가는 전통의약 관련 법규를 마련해 시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대의학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전통의약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면서 전통의약의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과 더불어 그에 따른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되고 있다. 세계 전통의약 시장 분석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20년 932억 달러(110조원)에서 2030년 3086억 달러(364조원)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통의약이 이처럼 지구촌에서 각광을 받는 데는 오랜 세월동안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치료효과가 축적됨으로써 그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 현대사회의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됨에 따라 미병(未病) 단계에서부터 질병관리와 건강 증진에 나서고자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2025년까지 시행되는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한의약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한의약 지식재산권 보장, 해외 전통의약 주요국과의 협력 확대, 전통지식정보 데이터베이스화, 전통의약 국제표준 발굴, WHO(세계보건기구) 전통의약 협력센터 지정 확대, 한의약 세계화 추진 거버넌스 확대, 한의약 세계화 홍보 콘텐츠 개발, 한의약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활성화 등이 그 예들이다. 이 같은 사업의 대부분은 단기간에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며, 지속 성장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중장기적인 투자가 끊임없이 이어져야만 당초 기획했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정부가 한국 한의약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여야만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한의약이 대한민국의 귀중한 문화유산이자 의료로써 훌륭한 미래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관련 정책과 제도적 기반이 잘 다져져 있고, 활용 가능한 인적 자원이 세계 전통의약 국가 중 그 어느 나라보다도 더 완벽하게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
의료인 단체의 자율징계권 확보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9명에 대해 과태료 300만 원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변호사협회는 변호사법 위반은 물론 소속 지방변호사회나 대한변호사협회의 회칙을 위반하거나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자체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변호사의 직무와 관련하여 2회 이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형이 확정된 경우거나 변호사법에 따라 2회 이상 정직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후 다시 징계 사유가 있는 자로서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영구 제명’까지 가능하다. 변호사회가 이토록 강력한 징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데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 옹호 및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직역임으로 변호사의 본분을 망각하는 행위는 결코 좌시해선 안 된다는 총의(總意)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에 반해 의료인 단체도 의료법령에서 규정한 의료인의 품위손상행위 등에 대해 자체 징계를 내릴 수 있는 윤리위원회 등의 기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징계 정도가 경고 또는 시정지시, 500만 원 이하의 위반금 부과, 1개월 이상 3년 이하의 회원 권리 정지 등에 불과해 징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정숙 의원 주최로 ‘의료인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전문가단체 공청회’가 개최된 것은 의료인 단체도 변호사협회와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징계 권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의료인 단체의 강력한 자율징계권 행사에는 양면성이 따를 수 있다. 단체의 입장은 소속 회원들의 비윤리 행위를 강하게 규제하여 환자 진료에 성심을 다하고 있는 대다수 보통 의료인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이에 반해 회원의 입장에서는 중앙회가 비윤리 행위를 빌미로 여타 개별적 행위까지 지나치게 통제할 가능성이 높고, 공인된 강력한 수단을 남용할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지닐 수 있다. 상황과 처지에 따라 일장일단의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의료인 단체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의료 환경을 위해서는 더욱 엄격한 태도와 엄중한 입장 아래 자율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의료인 단체의 자율징계권 확보는 이번과 같은 전문가단체 위주의 공청회 외에도 단체와 회원, 그리고 정부기관 등 다양한 이해주체들이 모여 활발한 토론을 통해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
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소아병적 행태양의계는 그동안 한의사의 현대 진단 의료기기 사용 금지, 한의건강보험제도 폐지, 한의약정책관실 폐지, 코로나19 감염병 한의사 참여 배제, 지자체 한의약 난임지원사업 중단 촉구 등 한의약과 관련돼 네거티브 행보를 지속적으로 보여 왔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지난 18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직무기반 한의사 국가시험을 위한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의 일부를 문제 삼아 감사원에 국민감사 청구서를 제출한 것도 그들이 이전에 보여줬던 행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연구 보고서의 한의사 국가시험 출제 예시에서 CT(컴퓨터단층촬영기기) 결과물 판독 문항이 의료법 제2조 3과 제27조에 따라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감사 청구의 주요 골자다. 이 ‘직무기반 한의사 국가시험을 위한 개선방안 연구’는 동국대 한의대 김은정 교수가 책임연구를 맡아 9명의 공동연구자들과 함께 2021년 10월부터 연구를 진행한 끝에 올 8월 말에 최종 보고서가 공개된 바 있다. 총 88쪽에 이르는 보고서의 핵심은 한의사 국가시험이 단순 지식형이나 암기형 문항의 출제를 지양하고 역량 중심의 한의학 교육을 기반으로 임상 직무에 효과적으로 적응,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는데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에서는 한의사 국가시험 개선을 위한 기존 논의 내용 및 경과사항 정리를 필두로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 수렴, 한의사 직무기반 통합형 국가시험을 위한 개선방안 도출 및 의견수렴, 한의사 국가시험 개선안 및 예시 문항 등을 상세히 정리했다. 이 가운데 83쪽에 예시로 든 ‘사상체질의학의 질병(KCD)진단 및 치료하기: 분야 출제’에서 CT 결과를 근거로 환자의 증상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묻는 질문을 놓고, 양의계 단체가 CT 진단 및 분석을 요구하는 내용은 한의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란 이유를 들어 감사를 청구한 것이다. 달을 가리키는데 보라는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한의사는 현대의 과학문명 이기를 활용해선 안 되며, 오로지 조선시대의 동의보감에 근거한 도구만을 이용해 의료행위를 하라는 억지인 셈이다. 이미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기반해 한의 의료행위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근거해 한의 임상 현장의 실질적인 직무를 한의사 국가시험에 반영하겠다는 것이 이번 연구 보고서의 지향점이다. 그럼에도 어느 곳 하나를 꼬투리 잡아 국민감사를 청구한 것은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얼마나 소아병적 사고에 빠져 있는지를 확인시켜 주고 있는 사례다. 이 같은 치졸한 행태의 반성과 더불어 국민감사 청구서를 당장에 거둬들이는 것이 마땅하다. -
장애인 건강증진은 수요자 입장서 접근우리나라의 263만여 명에 이르는 장애인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정책이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제3차 시범사업의 주요 수요자인 장애인은 1341명 참여에 불과하고, 장애인을 돌보겠다고 참여한 의사 수는 84명에 지나지 않는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라는 제목을 달기에는 너무 빈약하기 그지없는 수치다. 이 제도가 제대로 추진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는 설계 당시부터 수요자인 장애인들의 요구를 정밀히 반영하지 못한데 있고, 그들의 건강 증진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한의약을 배제한 것도 한 원인이다. 최근 특수교육대상자들을 위한 치료지원 사업에 있어 한의물리치료를 배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역시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처럼 당사자인 장애인의 요구보다는 진료 시행자인 공급자에 초점을 두다보니 발생한 측면이 적지 않다. 장애인들은 실제 한의치료의 효과성을 익히 체험했기에 한의진료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현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관련 제도나 정책의 상당 부분은 이런 저런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한의약을 배제하고 있다. 중앙회와 서울시한의사회 임원들이 연일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특수교육대상자의 한의 물리치료 보장을 외치며 1인 시위를 전개하는 이유도 장애인의 의료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장애학생, 장애경계학생 등을 포함한 특수교육대상자의 치료지원 사업 중 하나인 물리치료 분야에 한의물리치료도 당연히 포함돼 있던 것을 교육부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의 애매한 조항을 근거로 장애인들의 자유로운 의료 선택권을 봉쇄했다. 이 같은 불합리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행정심판이 청구됐고, 그 심판 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를 비롯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물리치료 지원 등 제도 운영의 근간은 핵심 수요자인 장애인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만 실상은 제공자를 중심에 놓다보니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그 자신이 시각, 청각 장애인이자 전 세계 장애인 복지 사업에 적극 나섰던 헬렌 켈러는 ‘장애는 불편하다. 하지만 불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자주 강조한 바 있다. 장애인 건강 및 복지 증진 정책의 방향도 장애인들의 ‘불행’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들이 언제 어디서든 충분히 치료받을 수 있으며, 치료방법 역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과 제도 운영의 기본은 수요자의 입장에서 설계되고, 추진돼야 마땅하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나 특수교육대상자의 물리치료 지원 역시 장애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처럼 한의약 배제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보건소장 임용 차별 허물어야 할 때최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과 관련 남인순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난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보건소장 임용 시 의사를 우선 임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기에 보건복지부에 시정을 권고했음에도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또 의료인 중 의사만을 우선적으로 보건소장에 임용하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기에 보건소장 임용 법령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 ‘지역보건법’에 따르면 보건소에 의사면허가 있는 보건소장 1명을 두되, 의사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임용하기 어려운 경우에 보건직렬 등의 공무원 중 일정기간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똑같은 의료인이면서도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를 배제한 채 의사 위주로 보건소장을 임용토록 하고 있어 의료인 간 차별의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남인순 의원과 서정숙 의원이 ‘지역보건법’ 개정법률안을 발의, 의사만이 아니라 한의사·치과의사·간호사·약사를 비롯 보건관련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도 보건소장에 임용될 수 있는 길을 트고자 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국 258개 보건소 중 의사 출신 보건소장이 106명으로 가장 많고 간호사(조산사 포함) 54명, 의료기사(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치과위생사, 영양사, 위생사 포함) 49명 등으로 집계됐으며, 이에 반해 한의사는 고작 2명에 불과했다. 보건소의 주요 업무는 지역주민들의 건강생활 실천을 비롯 방문건강관리, 감염병 관리, 1차 진료, 재활치료 서비스 제공, 정신보건사업 운영 등이다. 이 같은 보건소의 업무를 살펴볼 때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출신 의료인이 보건소장을 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의사만이 보건소장을 맡아야 한다는 논리는 아집일 뿐이다. 자기계발서 <역행자>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당신이 만약 위독한 상태라서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무서운가? ①이 수술은 생존 확률이 80퍼센트에 이르며, 그 환자들은 현재까지 잘 살고 있다. ②현재까지 100명이 이 수술을 받았는데, 그중 20명은 7일내로 사망했다. ①과 ②는 사실상 같은 말이지만 지금껏 의사들은 ②번만을 유독 강조, 위험성과 공포감을 퍼뜨리면서 타 직역 의료인의 보건소장 임용을 방해해 왔다. 하지만 보건소장의 역할이 의사만의 배타적 권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는 모두가 안다. 의사들이 독점했던 보건소장의 진입 장벽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허물어야만 한다. -
신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거는 기대근 130여일에 달했던 보건복지부장관 공백이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임명을 재가함으로써 해소됐다. 이에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조규홍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보건복지위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연금개혁과 취약계층 복지 확충 등에 대한 답변이 미진했지만 장기간의 장관 공백 및 후보자의 정책 비전 등을 고려할 때 장관직을 수행할 자격을 갖췄다고 보고 경과 보고서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공식 취임한 조규홍 신임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보건복지부에 재직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향해 모든 정책 과정 속에서 항상 큰 방향과 흐름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각 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충분히 듣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임 장관의 취임과 관련 대한한의사협회는 국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한의약이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보건의료정책 추진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한의계의 숙원 과제인 △한의사의 현대 진단기기(엑스레이, 초음파 등) 자유로운 사용 △다빈도 한방물리요법인 경근간섭저주파요법(ICT) 및 경피전기자극요법(TENS)의 건강보험 적용 △장애인 건강권 확보를 위한 ‘한의사 장애인주치의제’ 참여 △실손의료보험 한의과 비급여 보장(첩약, 한방물리요법, 약침술 등) △공공의료기관의 한의과(진료) 설치 등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을 요청했다. 사실 이 같은 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그동안 지속적으로 한의계가 보건복지부에 강력히 주문해 왔던 사안들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정책의 큰 방향을 올바로 잡지 못했으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는데 소홀했다. 대부분의 보건복지 정책은 오로지 양방의료 중심의 편향적 정책으로 일관돼 왔다. 그로 인해 나타난 결과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에서 한의약 치료가 철저히 배제됐고, 한의사들의 현대 진단의료기기 사용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영역에서 한의진료비의 점유율이 3%대에 불과한 것 등이다. 한의약의 발전을 옥죄는 각종 불합리한 규제에 더해 양의계 일변도의 의료정책으로 말미암아 한·양방간의 균형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울어진 운동장과 다를 바 없었다. 따라서 신임 장관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보건의료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데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양방간의 균형을 맞춰 국민의 진료 선택권과 편의성을 넓혀 환자에게 최상의 한의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그 해답은 보건의료 정책의 큰 방향을 바로잡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그의 취임사 속에 모두 담겨 있다. -
한의계 역량 강화로 위기 타파한의약의 역사는 숱한 고난과 끝없는 위기로 점철돼 왔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생존하며 국민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데는 그때마다 모든 한의인들이 한 마음으로 뭉쳐 슬기롭게 난국을 극복해 왔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민족의학에 대한 극악한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전통의학의 명맥을 이어왔으며, 약사들의 한약 침탈 기도에서 야기된 한약분쟁에서도 한의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삭발 및 가두 투쟁을 벌이며 한의약을 수호해왔다. 그럼에도 위기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의계를 둘러싼 녹록치 않은 의료 환경이 위기의 본질이다. 무엇보다 한의약 보장성이 턱없이 빈약하다 보니 양질의 한의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고, 이는 곧바로 국민의 한의약 외면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잘 나타났듯 한의사의 연평균 보수는 의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반면에 한의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의사, 치과의사 등 여타 의료인력 중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1년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2021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총 93조4984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7.67% 증가했으나 한의원의 경우는 2조5371억 원으로 2.88% 증가하는데 그쳤고, 내원일수는 90,374천일에 89,301천일로 1.19% 감소했다. 이전의 위기가 외부 세력의 공격에 따른 위기라면 최근의 위기는 제도와 정책의 소외로부터 불거져 나왔기에 단기간에 해결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때에 지난달 24, 25일 개최된 ‘대한한의사협회 중앙·지부 임원 역량 강화 대회’는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전국의 임원들이 머리를 맞댄 자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날 토론 주제로 제기됐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를 위한 ‘의료법’ 개정 △보건소장 임용차별을 위한 ‘지역보건법’ 개정 △실질적 한의약 육성을 위한 ‘한의약육성법’ 개정 △치료목적 한의비급여에 대한 실손의료보험 적용 △한의사 사용이 가능한 ‘혈액검사’ 급여 적용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사업 제도화 △한의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한의과대학 정원 감축 △감염병 창궐 시 한의약의 역할 확대 등은 한의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한의계의 주요 문제점들을 모두 끄집어내어 상세한 설명과 질의응답을 통해 상당한 공감대를 이뤄낸 만큼 앞으로의 과제는 어떤 구체적인 실천 전략으로 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한의약의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인가에 달렸다. -
현대 진단기기 못쓸 이유가 없다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최근 뜬금없이 한의사의 초음파기기 사용은 불법이라는 성명 발표를 통해 한의사는 의과의료기기 불법 사용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회는 성명서에서 초음파 검사는 영상을 판독하는 과정이 필수적이기에 현대의학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면서 영상의학적 지식과 검사 기법을 의사와 같은 유자격자에게 적법하게 배우지 못한 한의사가 초음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치료로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한의사 국가시험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연구 중인 ‘직무기반 한의사 국가시험을 위한 개선방안 연구’를 갖고도 태클을 걸었다. 이 연구 보고서의 한의사 국가시험 출제범위에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 등 의료기기 영상 분석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취지에 대해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CT와 심전도 자료를 이런 식으로 (한의사들이) 마음대로 진단하고 해석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즉각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의협의 이 같은 행태를 종합해보면 한의사는 의성 허준이 활약했던 조선시대의 ‘동의보감’에만 근거해 진료하라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그런 식이라면 한의사들은 현대 과학기술로 발명된 스마트폰 대신에 봉수대를 이용해 원거리 소통에 나서야 하고, 자동차 대신에 우마차를 이용하여 이동해야만 한다. 양의계의 이런 억지 주장은 사고 자체가 구석기 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는 한 나올 수 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CT와 X-ray는 범접 불가의 대단한 진단기기가 아니다. 한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이라면 누구든지 사용 가능한 기기에 불과하다. 이미 교과과정에서 충분한 교육이 이뤄졌고, 국가시험을 통해서도 숱하게 검증돼 왔다. 한의사가 현대 진단기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법 조항은 의료법 어디를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다. 복지부의 구닥다리 행정해석과 법원의 철지난 판례만 부여잡고 한의사들이 현대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의료를 독점하겠다는 집착에 불과하다. 의료는 결코 양방의사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의료는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수단이자 도구일 뿐이다. 환자의 질병을 가장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것이 의료의 본질이다. 그럼에도 한의사들은 현대 진단기기를 아예 쳐다보지도 말라는 궤변은 한의사들을 향한 저급한 폄훼와 다르지 않다. 한의사들이 현대 진단기기를 못쓸 이유가 전혀 없다. 진단기기는 의료 도구일 뿐이다. 한의계는 이참에 의료기기 사용 확산 운동을 펼쳐 양의사들의 주장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증명해 낼 필요가 있다. -
“유명무실한 장애인 건강주치의제 개선”장애인 건강주치의제도 시범사업이 당초 계획했던 것과 참여도, 예산 집행 등에 있어 매우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이종성 국회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차 시범사업 당시 참여 장애인 수는 488명, 2차 1524명, 3차 134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가 전체인구의 약 5.1%에 이르는 263만3000명(2020년 말 기준)인 것에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숫자의 장애인들만 장애인주치의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장애인들의 참여 저조만이 아니라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의사들의 무관심 역시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교육을 이수한 의사는 총 1306명이었는데, 실제 참여 의사 수는 1차 50명, 2차 79명, 3차 84명에 지나지 않는다. 갓 200여명 넘는 의사 수로 263만 명에 이르는 장애인들을 돌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도 당초 수립했던 것보다 훨씬 저조하게 집행됐다. 이 사업은 당초 2018년 73억 원, 2019년 544억 원, 2020년 544억 원, 2021년 544억 원 등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500억 원이 넘는 예산 투입을 계획했으나 실제 집행 예산은 2020년 1억 원, 2021년 1억 원 등 총 2억 원에 불과해 당초 계획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이종성 의원실에서 주최한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강화 방안 마련 정책토론회’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종성 의원은 2018년 5월부터 시행한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의 미비점을 개선해 지난해 9월부터 3단계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공급자 중심의 사업 진행, 한정된 서비스 제공, 다원화된 사업 수행 주체, 이용률 저조 등의 문제로 인해 당초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허영진 한의사협회 부회장도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한의약건강증진사업 만족도 조사에서 2019년 장애인방문건강관리 표준 프로그램 만족도 응답비율은 69.7%, 2020년 장애인 생애주기별 표준 프로그램 만족도 응답비율은 65.9%로 나타났다며,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에 한의사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부실한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의사를 포함한 치과의사, 간호사 등의 가용 가능한 의료 인력의 대폭적인 참여와 방문 진료에 따른 적정한 수가 책정, 의료서비스의 폭 확대, 시범사업의 홍보 활성화라는 새로운 정책 방향의 정립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