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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2일 (월)

의사 없는 보훈병원·진료 없는 위탁병원…“유공자 희망 과목 파악해야”

의사 없는 보훈병원·진료 없는 위탁병원…“유공자 희망 과목 파악해야”

의사직 퇴직률 23%·교체계획 없는 의료장비 398대
위탁병원 38곳 진료실적 ‘0건’…보훈부 “부산 의료공백 전면 조사”

박성훈.jpg

 

[한의신문] 국정감사에서 국가유공자를 위한 보훈의료체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훈병원의 의료인력 이탈과 장비 노후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지역 의료공백을 보완해야 할 위탁병원에서도 진료실적 저조와 지역별 지정 불균형이 드러나면서 보훈의료체계 전반의 재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이 국가보훈부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훈병원 의사직 현원은 458명으로 퇴직률은 23%에 달했다. ’22년 24%에 이어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의사직 퇴직률은 △’16년 12% △’19·’20년 각 20% △’22년 24%로 상승한 뒤 ’23년 15%로 낮아졌으나 △’24년 17% △’25년 23%로 다시 증가했다. 반면 간호직 퇴직률은 ’22년 13%에서 △’23년 12% △’24년 10% △’25년 8%로 감소해 직종별 인력 이탈 양상이 엇갈렸다.


단가 2000만원 이상 의료장비 978대 중 321대(32.8%)가 10년 이상 사용된 장비로 △10~15년 미만 281대 △15~20년 미만 34대 △20년 이상 6대였다. 병원별로는 △중앙보훈병원 143대 △부산 65대 △광주 47대 △대전 36대 △대구 30대 순이었다.


CT·MRI·PET-CT·초음파·내시경·방사선치료기 등 주요 진단·치료장비 169대 가운데 56대(33.1%)가 10년 이상 사용됐으며, 이 중 13대는 15년을 넘었다.


주요 장기 사용 장비는 △중앙보훈병원 CT·MRI·PET-CT 각 1대(2011년 도입) △부산보훈병원 MRI 1대(2009년) △대구보훈병원 심장초음파진단기 1대(2003년) 등이었다.


내용연수를 초과하고도 올해 8월 기준 구체적인 교체계획이 없는 장비는 398대에 달했다. △부산 105대 △광주 89대 △중앙 66대 △대전 52대 △대구 45대 △인천 41대 순으로, 공단은 향후 예산과 우선순위를 고려해 순차 교체한다는 입장이다.


장비 고장으로 검사 중단도 발생했다. ’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의료장비 고장은 425회, 수리비는 12억9029만원이었다. 부산보훈병원은 골밀도측정기·유방촬영기 고장으로 각각 1일·2일간 검사가 중단됐으며, 대전보훈병원 혈구계산기는 4차례 고장으로 수리기간이 총 108일에 달했다.


공단 전체 고객만족도는 ’24년 92.0점에서 ’25년 86.8점으로 5.2점 하락했다. 병원별로는 △중앙 93.6→86.0점 △부산 94.9→89.6점 △대전 92.7→84.2점이었다. 외래분야 만족도도 평균 88.6점에서 84.1점으로 떨어졌으며, 대전은 89.9점에서 79.3점으로 10.6점 하락했다.


의료장비의 장기 사용 자체가 곧바로 성능·안전성 저하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반복적인 고장과 검사 중단이 확인된 만큼 사용연수·고장빈도·안전성을 반영한 교체계획 마련이 요구된다.


박 의원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의료를 책임지는 보훈병원에서 의사는 떠나고 의료장비는 늙어가고 있다”며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는 구호가 아니라 의료의 질로 증명해야 하는 만큼 의료인력 이탈 원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노후 장비 교체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훈 국감.jpg

 

■ 위탁병원 이용 증가에도 ‘진료 0건’ 속출…지정·운영 실효성 도마


연간 보훈대상자 진료실적이 ‘0건’인 위탁병원은 △’22년 5곳 △’23년 16곳 △’24년 31곳 △’25년 30곳에서 올해 8월 기준 38곳으로 늘었다. 최근 5년간 연도별 합산 120곳으로, 동일 병원의 중복 집계가 포함됐다.


최근 5년간 연도별 집계를 합산한 진료실적 저조 병원은 △10건 이하 74곳 △50건 이하 146곳 △100건 이하 123곳이었으며, 폐업·휴업한 위탁병원도 30곳(폐업 27곳·휴업 3곳)이었다.


반면 전체 위탁병원 진료인원은 ’22년 255만5993명에서 ’25년 349만229명(36.6%↑)으로, 진료건수는 351만2596건에서 492만5209건(40.2%↑)으로 증가했다. 국비부담 의료비 역시 같은 기간 1110억1429만원에서 1692억2471만원(52.4%↑)으로 늘었다.


전체 의료이용과 국비 투입 증가에도 진료실적이 전무한 병원이 발생하면서 실적·진료과목·지역별 수요를 반영한 위탁병원 재정비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 의원은 “위탁병원 간판만 달아놓고 실제 보훈대상자가 한 명도 찾지 않는다면 의료 접근성 확대라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다”며 “정부는 지정 병원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이용실적과 진료과목, 지역별 의료수요를 정기적으로 평가해 실효성 없는 위탁병원은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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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보훈대상자 40% 거주지역에 위탁병원 없어…장관 “전면 조사”


부산의 위탁의료 대상자는 2만6628명으로 경기·서울에 이어 전국 세 번째지만 지정 위탁병원은 8곳에 불과했고, 중증질환·합병증 등에 대응할 종합병원급 위탁병원은 전무했다.


부산 16개 구·군 중 위탁병원이 지정된 곳은 금정구·기장군·남구·동래구·부산진구·사상구·서구·해운대구 등 8곳뿐이다. 반면 북구·사하구·연제구·수영구·영도구·동구·강서구·중구 등 나머지 8곳에는 지정병원이 없었다.


이들 의료공백 지역의 위탁의료 대상자는 1만645명으로 부산 전체의 약 40%에 달했으며, 북구에도 2145명이 거주하지만 지정병원은 전무했다.


박 의원은 6일 열린 국가보훈부 국정감사에서 위탁병원 미지정 사유로 제시된 ‘수요 부족’ 논리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병원이 없으니 이용실적이 없고, 이용실적이 없으니 수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다시 병원을 지정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 의원은 기존 이용실적 중심의 지정기준에서 벗어나 △보훈대상자 수·연령 △이동거리 △진료수요 △인접 의료기관 접근성 등을 평가하고, 위탁병원 미지정 8개 구·군 전수조사와 중증·전문진료 수요 분석을 통한 종합병원급 위탁병원 추가 지정 검토를 요구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부산에 대해서는 말씀하신 내용을 전면 조사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실제로 위탁병원이 없는 구도 체크하고 수요에 대해서도 체크한 다음 의원님께 별도로 보고드리겠다”고 답변했다.


보훈병원 의료인력 부족과 관련해서는 민간·대학병원 의사가 일정 기간 보훈병원에서 진료하는 초빙의사제 도입을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부산은 보훈대상자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도시인데도 절반의 구·군에는 위탁병원이 한 곳도 없고, 종합병원급 위탁병원도 전무하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사는 곳 때문에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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