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한의대생이 공감하실 것처럼, 저 역시 한의학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막연한 기대와 동시에 깊은 고민을 안고 있었습니다.
‘한의대 6년 동안 나는 무엇을 배우게 될까?’,‘미래의 한의사로서 나는 환자를 정말 잘 치료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제 진로와 삶의 방향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이었습니다.
어떠한 치료를 선택하든, 그 선택이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임하고 싶었지만, 그 확신을 어떻게 얻어야 할지 알지 못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Simple question & Clear answer
이러한 불안과 고민을 해소할 수 있었던 전환점은 학교 교수님의 ‘근거중심의학’ 강의였습니다.
강의에서 교수님께서는 “Simple question & Clear answer”라는 짧지만 강력한 문장으로 연구의 본질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찾던 확신은 연구에서 비롯되는 것이구나.’
저는 자연스럽게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근거를 찾아 답을 검증하는 경험을 쌓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본과 1학년 때 교수님께서 학부 연구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저는 본격적으로 연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하고 힘든 순간도 많았습니다. 실험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논문 작성 과정에서도 figure를 그리는 법, 자료 정리, 초안 작성부터 최종 draft 완성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며 문제를 깊이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Question’에 대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Answer’를 도출하는 법을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약 3년에 걸친 학부 연구 활동 동안 저는 논문의 figure를 그리고 초안(draft)을 작성하며, 교수님과 함께 최종 게재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논문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데이터 분석만이 아니라, 계획 단계에서부터 논문의 주제와 Question을 정의하고, 실험 설계를 조정하며, 자료를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글을 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어려운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려는 적극성과 끈기를 배울 수 있었고, 이는 향후 임상과 연구 양쪽에서 큰 자산이 될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연구에서 임상으로, 경험의 확장
연구와 동시에 학교생활 내내 참여한 의료봉사 활동은 이러한 깨달음을 실제 임상과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양한 환자들을 직접 대면하며 그들의 생활환경, 체질, 정서, 불편함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치료의 근거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험과 데이터에서 비롯되어야 함을 체감했습니다.
연구에서 도출한 ‘Answer’를 임상 현장에서 확인하고 적용해 보는 경험은, 학문적 성취를 넘어 환자와의 신뢰를 쌓는 과정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학부 동안 다양한 교내 활동과 임상과목 학습을 통해 실제 임상 환경과 이론을 연결해보는 경험도 쌓았습니다.
이를 통해 한의학의 지식이 단순히 교과서 속 내용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연구와 환자 경험을 통해 실질적 가치로 확장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구와 봉사, 학업과 임상 경험이 서로 맞물리면서 제 한의대 생활은 점점 더 의미 있고 풍부해졌습니다.

나에게 한의학이란?
저에게 한의학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근거로 답을 확인하며, 그 확신으로 환자에게 다가가는 과정입니다.
논문과 연구, 그리고 의료봉사 경험을 통해 확인한 근거는 단순한 학문적 성취가 아니라 실제 환자를 치료하고 설득하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연구를 통해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배운 적극성과 끈기는, 임상에서도 환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앞으로도 근거 중심의 연구와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임상에서 근거와 확신을 바탕으로 환자를 대하는 한의사가 되고자 합니다.
마치며
끝으로, 저처럼 한의대에 와서 진로와 학업, 임상 경험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학부 시절 다양한 연구와 활동에 도전해 보는 것은 한의대 생활을 더욱 재미있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줍니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그 답을 찾는 경험은 단순히 학문적 성장을 넘어, 임상에서 환자를 이해하고 설득하는 힘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더 넓게 생각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자신만의 한의학적 가치를 발견해 나가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