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6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발표한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 사전예고에 대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권한을 침해하고, 교통사고 피해 국민의 정당한 치료받을 권리를 보험사의 이익과 맞바꾼 처사이자 초법적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상해등급 12∼14급 환자의 8주 경과 후 보상 기준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규칙’에 따른 심의 결과에 따르도록 명시함으로써 사실상 교통사고 환자의 ‘8주 치료제한’을 기정사실화 하는 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시행세칙 개정의 근거가 되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규칙은 아직 개정되지 않았으며, 개정내용도 재검토 중인 상태라는 점이다.
한의협은 “교통사고 상해등급 12∼14급 환자의 8주 치료제한은 지난해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 우려를 인정하고 ‘원점 재검토’를 약속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이 이를 무시한 채 시행세칙 개정을 강행하는 것은 정부부처 간의 정책 조율을 무력화하는 월권행위로 심각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위 규칙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는데, 금감원이 하위 규범인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부터 개정해 정책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은 행정의 기본 절차를 무시한 독단이며, 이해관계자들이 근거 조항에 기반해 정당한 의견을 제출할 기회조차 박탈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라며 “향후 치료비 및 치료 관련 보상체계를 소비자 권리 보장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한의협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세종시 국토부 청사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수차례 궐기대회를 열어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관련 입법의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해왔으며, 마침내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정감사장에서 한의계의 합리적인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사안은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의협은 “교통사고 환자의 회복은 개인별 상해 정도와 의학적 판단에 따라야 함에도,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손해율 감소만을 목적으로 ‘8주’라는 임의적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치료를 중단시키려는 것은 헌법으로 보장된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금감원은 보험사의 이윤이 아닌 교통사고 환자의 건강 회복과 치료받을 권리 보장이 자동차보험 제도의 정확한 취지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부 교통사고 환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선 “극소수의 잘못으로 모든 국민의 건강권이 침해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교통사고 환자 부정수급(보험사기) 문제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아닌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체계에서 개별적으로 다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특히 한의협은 “이번 시행세칙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의료인의 전문적 진단을 무시하고 경제적 논리에 따라 교통사고 환자의 건강권이 종속되고, 환자가 완치될 때까지 진료받을 권리를 박탈하여 치료 포기를 유도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한의협에서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약속한 원점 재검토를 통해 실질적인 교통사고 피해자의 치료받을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