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국군의무사령부(사령관 이상호·이하 의무사)가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성남 소재 밀리토피아호텔에서 ‘군과 국민의 신뢰 속에 미래를 여는 군 의료’라는 주제로 ‘제56차 군진의학 및 2025년 국제군진외상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8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학술대회의 한의약 세션에서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처방사례와 경험들을 공유하는 한편 최신 AI 기술이 의료 영역에 활용·개발되는 동향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이상호 사령관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학술대회는 전·평시 다양한 군 의무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시간”이라며 “단순한 학술적 탐구의 장을 넘어 군 의료의 경쟁력 제고, 국민의 신뢰 확보라는 군 의료의 궁극적 목표를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국제사회의 신냉전과 북한의 도발 위협 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해지고 한반도 평화가 위기를 맞이했을 때, 전투력과 직결되는 국군장병의 건강 증진과 질병 치료는 국가안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런 점에서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군과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외부의 위협을 차단하고 군진의학의 미래를 제시하는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대한한의사협회도 군장병의 건강 증진과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의 세션’에서는 동의대 부속한방병원 손변우 교수가 ‘군진의학을 위한 한약제제 처방 제언’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진료 현장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한의약 처방 사례들을 소개했다.

군의관 시절 자비로 환자(병사)를 치료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운을 뗀 손 교수는 “한의원 내원 경험이 전혀 없는 병사도 있는 만큼 한의약을 모른다고 전제해야 한다”면서 “군의관으로서 진료를 통해 환자인 병사들에게 한의약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손 교수는 불침번으로 인한 수면 분절, 잦은 야식 등으로 야기된 소화불량 환자에 대한 처방 방법과 약제를 소개하면서, “제초작업으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 환자, 아토피 환자 등과 진료를 통한 대화를 나누며 다시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3년여의 시간이 충분히 알차고 보람찬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고호연 교수는 ‘두통의 분류와 통합적 치료’ 발표를 통해 편두통의 진단에서부터 치료약물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고 교수는 “환자와의 소통을 위해 ICHD(국제두통학회가 전 세계 두통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진단하는 국제기준)와 한의약의 정의를 비교하고 함께 알아둬야 한다”며, 통합적 치료를 강조했다.
또한 고 교수는 편두통 치료를 위한 가족 간 이해와 소통의 중요성을 비롯해 편두통 환자 치료 시 유의사항을 공유했다.
고 교수는 “환자에게 기대되는 치료효과와 치료기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과도한 치료 목표 제시는 삼가해 올바른 기대치를 심어줘야 한다”며 “더불어 편두통 발작기를 쉽게 넘기기 위해선 예방적 치료를 꾸준히 하는 게 좋고, 특히 두통은 환자와의 라포를 잘 형성해야 비발작기에도 환자를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신 의료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 사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서울대병원 헬스케어 AI연구원 이현훈 연구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AI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들과 향후 발전 방향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진료현장에서 AI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내게 어떤 부분이 필요하고 개발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최홍욱 대위(12사단 의무대대 한방과)는 ‘군진의학 내 한의학 활용 현황 및 전망에 대한 해외학술대회 발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일본에서 발표한 경험을 공유하며 “한의약을 처음 접하는 병사들에게 치료시 한의약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면, 제대 후에도 한의의료기관를 찾는 등 한의약 인식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처방할 수 있는 한약제제가 일본에 비해 2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 한약제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