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관한 ‘2025 전통의약 국제 학술토론회’가 9·10일 이틀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된 가운데 ‘국제보건의료협력과 WHO 전통의약 신규전략’을 주제로 한 종합토론을 통해 한의약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토론은 이영민 한국한의약진흥원 기획협력실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오현민 대한한의사협회 국제이사, 구남평 한국한의학연구원 글로벌협력센터장, 경희대학교 동서의학연구소 이상훈 부소장이 참여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영민 실장은 첫 질문으로 WHO의 신규 전통의약 전략이 수립된 가운데 각 기관이 부여받은 역할 및 추진 사업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구남평 센터장은 “전통의약 전략과 관련 과학적인 근거 확보 및 유효성, 안전성 그리고 품질 향상과 관련된 부분들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상훈 부소장은 “’24년부터 ’28년까지 보건정책이 전통의약 활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와 근거를 통해 WHO의 연구를 지원하고자 한다”며 “교육기관인 만큼 여러 가지 질병 부담의 원인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치료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료인들에게 교육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오현민 이사는 “한의협은 WHO의 전통의약 전략 발표와 연계해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디지털화를 중심으로 국제보건 협력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의약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국제 학술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근거 기반 전통의약 체계를 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국제보건의료에서 한의약의 역할과 강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상훈 부소장은 “한의약은 사상의학을 통한 체질의학에 강점이 있어 개별화된 맞춤 치료를 할 수 있다”며 “특히 초고령화 사회에서의 건강 증진에 있어 한의약이 선도적으로 역할을 해 나가고 있으며, 디지털 헬스케어 쪽에서도 한의약과 접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구남평 센터장은 “한의약은 국가 보건의료 체계 안에서 작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전통의학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과 비교해 굉장히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며 “또한 대학들이 부속 병원 및 연구 기관을 가지고 있어 보건의료 체계 내에서 이러한 교육기관들을 통해 우수한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오현민 이사는 “한의약은 다른 전통의학들과는 다르게 현대사회에 맞춰 발전을 해왔으며, 때문에 약침·추나·매선 등 현대화된 의료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어 한 환자에 대한 맞춤형 통합 치료가 가능하다”며 “특히 고령화사회에서 만성 질환이나 복합 질환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복합적으로 얽혀져 있는 증상들을 한 환자에 대해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한의약이 굉장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 이사는 이어 “체질은 우리나라의 독보적인 학문인데 복합 질환, 고령화 질환 등의 부분과 연결시키면 더욱 각광받는 정밀의학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제보건의료와 한의약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과제에 대한 질문에 오현민 이사는 “WHO 전통의약 전략이 효과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WHO 차원의 리더십 강화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우리나라 사정에 맞는 법률 및 제도가 부족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그러한 부분들을 더 구체화 해서 실행을 실제적으로 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 이사는 이어 “전통의약 데이터를 글로벌 보건지표 체계에 반영해 보건 정책에서 전통의약의 위상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며, 또한 국가 간의 표준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같이 활용할 수 있도록 상호 운용성 담보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길 바란다”며 “진단과 치료 프로토콜에 대해 WHO 차원에서 표준을 제시해 주면 국가 간의 연계를 통해 어떤 것을 더하고 뺄지 조율이 가능하며, AI와 관련해선 기술 평가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의 인증체계도 새로 만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구남평 센터장은 “신규 전략을 보면 과학적인 근거 확보 및 품질 향상, 유효성, 안전성 등의 목표를 볼 수 있으며, WHO에서 기본적으로 이런 행위들을 통해서 굉장히 많은 성과들이 나올 텐데 이런 성과들이 어떻게 하면 회원국들에 잘 확산되고 접근이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또한 지난 팬데믹처럼 새로운 질병이 출현했을 때 가장 빨리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이 정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WHO 차원의 대처 방안을 마련해 회원국에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상훈 부소장은 “한의약이 국제보건 협력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지원이나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며 “국제표준 및 규제에 대한 전문가 양성도 중요하며, 인력 풀이 많아야 더 많은 전문가들이 좋은 의견을 낼 수 있고 국제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한의약의 발전을 위해서 국내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으로 WHO와의 공조 등도 중요하기 때문에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 양성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WHO 및 해외 국가들과의 협력 방안·계획에 대한 질문에 오현민 이사는 △WHO 및 국제 협력을 위한 진단 기술 표준화의 필요성(AI 기반 데이터 플랫폼 개발) △고령화 다질환 시대 대응 위한 다학제 협업형 통합치료 모델 개발 및 WHO 기준에 부합하는 진료 프로토콜 공동 설계 △저자원국 대상 비침습 전통 진단을 기반으로 한 원격 진료 교육 플랫폼 개발 △WHO 전통의약 전략의 실제 이행을 위한 협력 연구 및 제도화 등을 제시했다.
이어 구남평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WHO 그리고 우리 정부·기관·단체들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은 표준 관련된 부분들이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다”며 “물론 ISO 등의 표준과 관련된 기구가 있지만 WHO의 틀 내에서 전통의약 신규 전략에 포함된 여러 내용의 결과물이 나오게 되면 이 부분에 대한 표준과 관련된 공동 프로젝트 등의 진행을 통해 전통의약 발전 및 위상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상훈 부소장은 “전통의약은 어느 나라든 현대의학에 비해서는 마이너리티에 속하는 만큼 국가 간의 협력을 통해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많다”며 “문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등 지적 재산권의 침해가 없는 범위 한에 국가 간의 협력이 필요하고, 국제 표준화 및 한약재 품질관리, 진단 프로토콜 등과 관련 연구적 차원에서 많은 협력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