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왕수 연수구한의사회장
<편집자주>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약진흥원이 개최한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성과대회’에서 연수구한의사회가 한국한의약진흥원장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에 본란에서는 윤왕수 연수구한의사회장에게 수상 소감 및 연수구한의사회의 돌봄사업 현황 등을 들어봤다.

Q. 한국한의약진흥원장상 대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돌봄사업을 함께 해온 연수구한의사회 회원들과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연수구 회원분들은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도 점심 식사도 제때 챙기지 못하면서 1년 중 10개월 정도를 돌봄사업에 참여해 주셨다. 또한 연수구보건소에서 파견 나온 간호사분들도 너무 수고 많으셨으며, 이번 대상은 연수구한의사회 회원들과 보건소 직원들 모두의 영예라고 생각한다.

Q. 연수구한의사회의 돌봄사업 활동은?
연수구한의사회는 코로나 이전에 ‘어르신 건강주치의 통합관리사업’을 수년간 꾸준하게 진행해 왔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와 예산 부족으로 인해 3년간 사업이 중단됐었으며, 2023년 5월 연수구와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재개하게 됐다.
연수구청에서 6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해 줬으며, 연수구한의사회에서 참여한 30명 정도의 한의사들과 보건소에서 파견한 간호사들이 팀을 이뤄 관내 170여 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한 달에 40여 개소에서 500여 명의 어르신들을 관리해 드렸다.
주로 한의사들은 만성질환을 위주로 건강상담, 한의진료 등을 담당하고, 간호사는 치매검사, 정신건강상담, 혈당 검사 등을 맡으면서 1~2시간씩 어르신들에게 순회돌봄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점차 보완해서 올해부터는 돌봄서비스가 꼭 필요한 90개소 경로당을 선정해 세 달에 30개소씩 나눠서 효율적으로 진료를 해오고 있다.
돌봄사업을 하는 30여 명의 회원들은 단톡방을 따로 만들어서 진료에 대한 스케줄, 준비 상황, 변동 사항, 보완점 등을 서로 공유했다. 사실 어르신들은 만성적인 운동관절계 질환, 중풍, 내과적 질환 못지않게 소외감, 우울감, 화병, 기억력 감퇴 등 정신적인 문제로 힘들어하시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을 감안해서 진료에 임하기로 했으며, 틈틈이 어르신들에게 유익한 건강강좌도 해드리고 있다.

Q. 기억에 남았던 환자분이 있다면?
70대 초반 남자 환자분이신데 2005년에 뇌출혈, 3년 후 뇌경색이 와서 우측 편마비가 심하고 말씀이 어눌하시다. 2023년 처음 진료 당시에는 말씀도 별로 없으시고 표정도 어두우셨는데 꾸준하게 침·약침 치료를 해드리면서 마음을 열고 말씀을 하시도록 유도했다. 또한 한의원에도 틈틈이 내원하게 해서 물리치료도 해드렸다. 그 결과 요즘에는 발음도 명확해지고, 걷는 것도 수월해지시면서 표정이 많이 밝아지셨다. 이럴 때 건강돌봄 사업의 보람을 느낀다.
Q. 연수구한의사회에서 진행하는 또 다른 돌봄사업이 있는지?
일주일에 한 번씩 연수구 보건센터에 방문해 한의진료를 하고 있다. 원장들이 번갈아 가면서 주로 중증 환자 위주로 침·약침 치료 등을 해드리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이와 함께 연수구청에서 진료비의 50%를 지원하고, 한의원에서 40%를 지원해서 저소득층 자녀의 난치질환, 알레르기성 질환, 내과 질환 등을 치료해 주는 드림스타트 돌봄 사업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Q. 한의약이 지역주민들의 건강돌봄에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은?
우리나라는 2025년 현재 장애인 수가 260만 명 이상 되고, 이중 40% 정도가 중증장애에 해당한다. 또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2025년 현재 65세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고, 장애인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절반을 넘긴 상태다. 지역주민들의 건강돌봄 사업은 이런 통계를 기초로 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병의원들이 있으나 영리를 목적으로 진료를 하다 보니 건강보험과 의료급여만으로는 의료취약계층을 돌보는 데 한계가 있다. 지자체와 한의사회가 긴밀한 연계를 통해서 거동이 불편한 분들과 중증장애를 가진 분들을 선별하고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을 방문진료나 재택진료 등의 형태로 시스템을 갖춰서 꾸준하게 돌봄서비스를 진행해 나아가야 한다. 한의진료는 양방 진료에 비해 이러한 건강돌봄 사업에 친화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Q.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일단 지자체 예산을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았는데, 지자체장을 만나서 돌봄사업의 필요성을 설득시키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다행히 구청장님께서 이를 이해하시고 많이 도와주고 계신다. 또한 경로당에서 진료를 하다 보니 시설도 협소하고 의료인력도 한정돼 돌봄사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곳이 많았다. 앞으로는 돌봄사업이 꼭 필요한 경로당을 선별해서 지속적인 진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이 외에 하고 싶은 말은?
함께 사업에 참여하신 분들께 한의원에서 진료하시기도 바쁘신데 꾸준하게 사업에 참여해 주셔서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염치없지만 앞으로도 열심히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또한 한의약이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의료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한의약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원장님들께서 사업에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