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에서의 한의진료 보장 소비자인식 연구 사례들 제시
[한의신문]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회장 이성림)가 21일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5세대 실손보험 가입률 제고에 한의진료의 실손보험 보장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 발표와 함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한의CPG)에 기반한 다빈도 질환 중심의 보장 설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는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정책 수립과 교육을 개발하고자 관련 학계, 정부, 기업,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연구단체로,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디지털·녹색 전환시대 소비자 임파워먼트’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 가운데 제3세션-한방의료서비스 소비자 이슈(좌장 양세정)에선 △한의진료의 실손의료보험에서의 보장 필요성에 대한 소비자인식 연구(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 △근골격계 통증환자의 한·양방 의료서비스 선호와 효과에 대한 소비자인식 조사(최은실 소비와가치 연구소장) △제5세대 실손의료보험의 한방진료 보장에 대한 소비자인식 연구(황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은희 교수팀은 △한방진료의 실손보험 관련 변수들의 경향 △소비자들의 한방진료의 실손보험 보장 수요 및 변수에 대한 연구에 착수, 지난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국민 1000명(성별·연령·지역 동일 비율로 표집)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리커트 척도 5점 기준) 실손보험에서 한의진료 보장이 강화될 경우 기대효과(3.90점)는 우려점(2.56점)을 크게 상회했으며, 보장 항목 중 △침 치료 △약침 치료 △추나 순으로 수요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5세대 실손보험의 보완점으로 ‘한의진료 보장 확대’를 꼽은 응답자가 3.89점으로 높은 수요도를 보였으며, 실손 보완 항목 중 △한의진료 비급여 보장(3.88점) △치료 목적 한의진료 비급여 보장(3.96점)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한의진료의 보장이 5세대 실손보험의 가입률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근골격계 질환군 △당뇨 △치매·파킨슨 등의 질환에서 필요도가 높았으며, 한의진료 이용 경험과 건강 관심도가 높을수록 실손 가입 의사가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은 의료비 부담 경감, 진료 선택권 보장과 의료 접근성 향상, 양방치료 보완 및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한 기대로 한의진료의 실손 보장을 원하고 있다”면서 “실손보험이 공적·사적 성격을 동시에 갖는 만큼 국민 수요에 기반한 항목 중심으로 보장돼야 5세대 실손보험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최은실 소비와 가치 연구소장은 고령층 및 만성질환자 의료 이용 실태에 기반한 한·양방 협진 치료에 대한 실손 보장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은실 소장 연구팀이 최근 2년 내 근골격계 통증으로 진료를 받은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양방진료에서 한의진료로 전환하거나 두 치료를 병행한 비율이 20% 이상을 차지했는데, 사유로는 △양방진료로는 호전되지 않는 증상 △한·양방 시너지효과 기대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최 소장은 “환자들이 단순한 비용보다 치료 효과와 지속성을 고려해 유연하게 치료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러한 경향은 한·양방 간 실손 보장률의 차이가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선택권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최 소장은 이어 “고령층과 만성질환자의 보험을 실제 의료 이용 실태를 반영해 설계하고, 실손 보장은 치료 지속성과 환자 중심 선택권 보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실손과 건보의 보장 구조 또한 한·양방 협진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유연하게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5세대 실손의 전략적 인센티브’로, 한의진료 보장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황진주 교수는 최근 2년간 한의진료 이용 경험자 800명 대상 온라인 조사 및 고령자 대상 표적집단면접(FGI; 60~70대 소비자 8명)으로 실시한 대면 인터뷰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고령소비자들은 한의진료의 효과를 높게 평가하며 실손보험 보장 확대를 강하게 요구했는데 △물리(전기)치료(5.24점) △약침(4.90점) △추나(4.87점) △첩약(4.62점) 순으로 보장 수요도가 높았으며, 추가 보험료(10~20% 이내)를 납부하더라도 보장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실손 미가입자 중 신규 가입을 검토 중인 소비자의 66.2%가 ‘한의진료 보장 시 가입 의향이 높다’고 응답했으며, 기존 1·2세대 실손 가입자 중 42.3%도 ‘한의진료 보장이 포함되면 5세대 실손으로 전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황 교수는 “실손 미가입자 및 기존 가입자 모두에서 ‘한의진료 보장’이 실손 가입 의사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실손 내 ‘한방 특약’ 도입과 보장 항목 확대를 시범 운영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5세대 실손의 전략적 인센티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이종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의진료의 실손 보장이 소비자의 치료 선택권 보장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보험업계에선 재정 부담을 제기할 수 있는 만큼 정책 결정자들에게 강한 설득력을 갖도록 관련 비용 분석 연구도 함께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상민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번 발표는 근골격계 통증 등 여러 병리에 대한 방대한 자료와 대규모 표본을 통해 객관성을 확보한 연구들로, 향후 의료서비스 이용 관련 세대별 가치관·문화·신념 차이 관련 연구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번 발표들은 국정 과제에 포함된 ‘의료비 경감’에 맞닿아 있는 연구 결과들로, 앞으로 실손보험 개편에 있어 보험업계 중심이 아닌 당사자인 의료소비자 관점에서 보장 항목의 기준과 범위를 고려해 제도의 괴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