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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TA 임상특강, 한의원 유형별 운영 방식 경험 공유[한의신문]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KOMSTA·단장 이승언)은 지난달 22일 서울 선릉 더모임(E1 강의실)에서 학생단원 26명을 대상으로 사전 실시된 ‘학생단원이 듣고 싶은 강의’ 설문조사 결과에 기반한 2025년 하반기 임상특강을 개최했다. 이번 특강은 △당뇨병의 이해 및 한의약 치료 △한의원의 유형별 운영 방식 및 비교 경험 공유를 주제로 구성됐다. 첫 번째 강의에 나선 콤스타 강은영 이사는 당뇨병을 단순 혈당 중심이 아닌 ‘요당·간 기능·수면’ 상태를 함께 살피는 한의학적 관점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강 이사는 “대부분의 당뇨 환자는 인슐린이 부족하지 않은 2형 당뇨이며, 간의 혈당 완충 기능이 치료의 핵심”이라며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과 당뇨 3대 증상(다뇨·다갈·다식)을 임상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이보다 중요한 관리 요소로 수면이 중요하다”며 “밤10시~새벽2시는 인체 회복에 매우 중요한 시간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콤스타 김주영 부단장은 자신이 경험했던 로컬 한의원, 사암침 한의원, 프랜차이즈 한의원 등 다양한 형태의 한의원 운영 모델과 진료 시스템을 소개했다. 김 부단장은 각 한의원 유형별 장단점과 실제 임상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며,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임상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강에 참여한 학생단원들은 “다양한 한의원 운영 방식을 접하며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었다”, “실제 당뇨병 환자 사례와 현장 경험을 공유를 통해 진로 고민에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콤스타는 매년 6~7회 ODA 대상국 해외의료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거주 외국인 대상 무료 한의약 진료를 통한 의료 소외계층 지원 활동 등 다양한 공익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생단원 교육과 의료기관 참관, 해외봉사 파견 등을 통해 한의대생의 임상 역량과 봉사 정신 함양에도 힘쓰고 있다. -
외교부 “한의사 글로벌 확대, 수요·여건 종합 검토해 추진”[한의신문] 외교부(장관 조현)가 글로벌협력 한의사 확대 및 한의학 관련 해외 의료기관 설립 및 운영과 관련 “현지의 구체적 수요와 사업 여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상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외교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서면질의를 통해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우즈베키스탄 등 개발도상국 대상 글로벌협력 한의사 제도의 확대와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열린 외교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글로벌 협력의사가 수원국 요청이 없다는 이유로 파견되고 있지 않아 수원국 대상 수요조사 절차가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지 지적된 바 있다. 특히 김상욱 의원은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한의사 해외파견 확대와 관련해 “KOICA는 이에 대한 시정 사항으로,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KOMSTA) 파견 예산만 확대했는데, 세계 각국에 한의학을 전파하는 것은 해당 국가의 보건의료 발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가이미지 제고 및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 세계에 △한의학을 전파하기 위한 글로벌협력 한의사 파견 확대 여부 △이를 장기적으로 국제 의료 협력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 △(한의)의료기관을 해외에 직접 설립·운영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국제 협상 추진 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외교부는 “한의사 및 한의학 관련 해외 의료기관 설립 및 운영은 현지 구체 수요 및 사업 여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사업 계획 수립 하에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외교부의 설명에 따르면 글로벌협력의사제도는 개발도상국 보건의료 역량강화 및 현지 전문의료인 양성을 목적으로 △국가별·직종별 수원국 수요 △안정적 체류 여건 △활동 기대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 중이다. 외교부는 “제한된 예산 내에서 보다 많은 국가가 우리나라의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받고 의료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현재 글로벌 협력의사가 파견되지 않은 국가를 우선으로 파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협력 의사’는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이 개발도상국에 파견하는 한의사·의사·치과의사로, 의료봉사 및 현지 의료진 교육, 보건환경 개선 활동 등을 통해 현지 의료인력의 공백 해결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개선에 기여하도록 하는 국제 보건 협력 인력이다. 글로벌 협력 의사 수는 ’19년 22명에서 ’21년 12명으로 감소한 후 ’23년에는 13명 수준에 머물러 있고, 더욱이 가장 최근 8기 모집에선 한의사가 모집인원에 제외돼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과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이 만성질환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의료비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 및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KOICA가 개발도상국에 파견하는 전문인력 중 한의약 해외 봉사단(World Friends Korea) 등 한의약 분야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 캄보디아, 라오스, 동티모르 등 아시아 지역 수원국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과학임상센터장은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통해 자국의 전통의학을 발전시키고자 최소 한의사 10명의 파견을 요청했으며, 지난 2022년 부하라국립대학이 ‘글로벌 협력 의사’로서 한의사 추가 파견 요청 공문을 정식으로 KOICA에 접수했음에도 불구, 예산 미확보 등을 이유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과 연쇄 간담회를 갖고, △현지 의료인력의 역량 강화 △현지 국민 및 재외국민의 건강 증진 △K-Medi 산업을 통한 국익 창출을 견인하고자 글로벌협력 한의사 파견 확대를 적극 건의해오고 있다. -
HE-VITA 2025…“한의기술 사업화·글로벌 공동연구 새 지평”▲(왼쪽부터) 김봉이 HE-VITA 조직위원장, 김용관 국립산림과학원장, 박지나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 황은영 경희대 산학협력단 부팀장 [한의신문] 경희대 한의과대학 병리학교실은 16·17일 이틀간 서울 바이오허브 및 온라인(ZOMM)을 통해 ‘Bridging Asian Medicine with Evidence-Based Global Health’를 주제로 ‘HE-VITA 2025 International Symposium on Natural and Traditional Medicines’를 개최, 전통의학과 천연물 기반 신약 연구의 융합을 통해 학술 성과를 산업화로 연결하고, 글로벌 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HE-VITA(조직위원장 김봉이·Health Evidence: Validating Intergravity Traditional Approaches)는 전통의학 및 보완·통합의학 분야에서 ‘근거 기반 검증’이라는 비전 아래 세계 각국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국제 연구 단체로, 한의학 기술의 산업 생태계 확장과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개회식에서 김봉이 위원장(경희대 한의대 병리학교실 주임교수)은 “지난 수십 년간 전통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온 경희대 한의대의 결실인 HE-VITA를 통해 그 비전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학문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 협력과 소통의 장이 돼 인류건강 증진과 지속가능한 의학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용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장, 서울시한의사회 박지나·김동희 부회장, 양운호 정보통신이사를 비롯해 강소진 KOMSTA 이사, 신나리 경희대 한의대 교수, 황은영 경희대 산학협력단 부팀장 등도 참석해 HE-VITA의 발전과 한의학의 미래를 응원했다. ▲(왼쪽부터) 박문녀·정윤주·자한기르·이동훈·문규호 교수 ◎ 전통의학과 AI·분자생물학·미생물 연구 결합한 플랫폼 미래 제시 첫날 학술발표에서 세계 각국 연구자들은 암·섬유증·자가포식·AI 인과모델·미생물 신약 개발 등 융합 의생명 연구를 통해 ‘과학화된 한의·의생명 플랫폼’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Session 1: Traditional Medicine & Natural Product-Based New Substance Research △Technical Session 2: Traditional Medicine Efficacy & Technical Research △Technical Session 3: Convergent Technology Research 등 세 개의 세션에선 한국, 필리핀,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 모로코 , 파키스탄, 이집트 등 13명의 연구자가 참여해 발표를 진행했다. 박문녀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Evaluation of the Combined Effects of BK002 and Ojeoksan in Prostate Cancer: In Vitro and In Vivo Studies’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며 전립선암 세포에서 BK002와 오적산 병용의 분자적 상승기전을 규명했다. BK002는 우슬(Achyranthes japonica)과 장구채(Melandrium firmum)로 구성된 단일 처방으로, PI3K/CHOP 경로를 통한 세포자멸사와 활성산소종(ROS) 생성이 핵심 기전이다. 박 교수는 “임상 한의학에선 단일제보다 5~15종의 약재를 병용해 상승효과를 내므로, 순환 개선과 적체 해소에 쓰이는 오적산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AI 기반 네트워크 약리학·KEGG·GO 분석을 통한 PI3K–Akt·MAPK·apoptosis 경로 활성화 및 암 관련 신호 억제 △전립선암 세포주(PC3·DU145) 실험을 통한 DNMT1·PI3K·PD-L1·STAT3·IL-6 발현 억제 △miRNA 변화에 의한 miR-148a-3p·miR-192-5p 증가로 세포사멸 강화 △생체 마우스 모델에서 전신 독성 없이 종양 억제 효과 등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BK002·오전산 병용은 ROS-PI3K-STAT3 축 조절과 PD-L1 억제를 통해 항암과 면역강화를 동시에 구현하는 융합 한의학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Leukemia inhibitory factor receptor amplifies pathogenic activation of fibroblasts in lung fibrosis’라는 주제를 통해 섬유성 질환의 새로운 표적치료 타깃으로 LIFR(백혈병 억제 인자 수용체)을 제시한 정윤주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조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조직에서 LIF·LIFR의 동시 과발현을 확인하고, JAK2–STAT1 축을 통한 섬유화 신호 증폭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면서 “LIFR 차단 항체 처리 시 TGFβ1 유도 섬유화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는 다중 신호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조교수에 따르면 LIFR은 여러 상류 신호의 병리적 효과를 한 번에 차단하는 ‘단일 하류 마스터 증폭기(Single downstream amplifier)’로 작용해 다중 사이토카인 억제 전략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자한기르 엠디 알람 방글라데시 쿠쉬티아 이슬람대 교수는 ‘Reconstitution of Autophagy And Cancer Drug Discovery’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자가포식(autophagy) 전 과정을 시험관 내에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Atg1 complex가 위상 분리로 액체상 응축체를 형성하고, 돌연변이·인산화 저해 시 PAS(pre-autophagosomal structure) 형성이 억제되며, Atg8의 지질화와 막 굽힘(구형구조 형성)이 자가포식소체 형성의 핵심 단계임을 규명했다. 또한 Atg7·Atg3·Atg12/5/16 복합체가 막을 닫아 완전한 자가포식소체를 완성하고, 단백질 액적-막 간 습윤(wetting) 정도에 따라 굽힘력이 달라짐을 규명한 그는 “이를 통해 P62 등 암 관련 단백질의 선택적 분해와 신약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고려대 수학과 부교수는 ‘Active Bayesian Causal Inference to Increase Sample Efficiency of Randomized Trials’를 주제로 인과추론의 계산비용 문제를 해결한 능동적 베이지안 인과추론 모델(ABC3)을 발표했다. 이는 Cohn 기준 사후분산을 최소화해 조건부 평균처치효과(CATE)의 추정오차를 줄이는 알고리즘으로, 능동학습을 통해 샘플 추출과 처치 결정을 동시에 최적화한다. 처리군-대조군 불균형 해소와 제1종 오류 통제에서도 우수한 안정성을 입증했다. ‘Innovative Bioactive Compound Development Through Microbial Metabolites’ 주제 발표에서 문규호 경희대 약학대 조교수는 미생물 유래 생리활성물질 탐색을 위해 △금속·할로겐 자극 기반 Elicitor screening △항생제 유도 생산 △기능 프로파일링을 결합한 다중 경로 활성화 전략을 제시했다. 문 조교수팀은 Streptomyces ambofaciens CJD34 균주에서 메톡시-아포-엔테로박틴을 발견해 칸디다 알비칸스의 균사 전이와 병원성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유전자–대사–표적을 잇는 통합 파이프라인을 통해 침묵 BGC(Silent Biosynthetic Gene Cluster)를 활성화함으로써 항암·항진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산·학·연 매칭으로 한의기술 글로벌 상용화 가속” 둘째 날 열린 ‘Corporate Technology Commercialisation Session’에선 한의학과 바이오 기술의 접목을 통한 기술 사업화의 실제 가능성이 집중 조명됐다. 이 자리에는 임정욱 iM투자파트너스 상무, 허권 큐로테크 대표, 한선미 메타이뮨테크 대표, 박정현 밥스누 연구소장, 고덕훈 탐라인 대표, 신용운 위특허사무소 변리사, 김성훈 심플리케어바이오 대표 등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주요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의학 기반 기술의 투자 유치 △지식재산(IP) 전략 △글로벌 시장 진출 방안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세션 참가들은 산업계와 학계 간 1:1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 공동연구와 기술 이전의 발판 마련 △한의 기술의 산업 생태계 확장 △인도네시아, 모로코 등 다국적 연구진의 참여로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김봉이 위원장은 “이번 HE-VITA 2025는 단순한 학술 심포지엄을 넘어 한의학과 바이오산업의 접점을 실제로 구현한 자리였으며, 연구 성과가 산업화로, 기술이 다시 글로벌 협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한의학의 과학화·세계화’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으며, 앞으로도 산·학·연이 함께하는 글로벌 혁신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
KOMSTA 제 180차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2>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KOMSTA)과 함께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에서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출국 전에는 ‘내가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봉사활동이 끝날 즈음엔 오히려 내가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한의사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직접 가까이서 뵐 수 있었던 경험은 제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몇 시간 동안 앉지도 못하고 서서 진료에 임하시면서도, 피곤한 기색 없이 환자 한 분 한 분을 정성껏 대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분들께서 얼마나 진심을 다해 봉사하고 계신지를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자비를 들여 이 먼 타국까지 오셔서, 매 순간 친절을 잃지 않고 치료 과정을 통역사에게 상세히 설명하며 환자를 생각하고 위하는 자세는 제 마음 깊은 곳에 큰 울림을 주었다. 원장님들께서는 진료 중에도 학생 단원들에게 한의학적 치료의 원리와 적용 이유를 일일이 설명해주시며, 한의사로서 성장하기 위한 진심 어린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단순히 현재의 환자들만을 위한 봉사에 그치지 않고, 미래의 의료인이 될 우리 학생들이 언젠가 또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그 씨앗을 심어주셨다. 이분들의 가르침과 격려는 시간이 지나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또 다른 커다란 형태의 봉사라고 생각하게 됐다. 한국에 돌아와서 이분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나은 의료인이 되어야겠다는 큰 동기를 가질 수 있었다. 한의학적 치료 기술이나 이론은 교과서와 강의실에서 배울 수 있지만, 의료인으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이타적인 정신,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 인간적인 공감 능력, 그리고 진정한 책임감 등은 이러한 현장에서 몸소 체험하지 않고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며 지쳐 있는 환자분들을 보며,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웃으면 건강해져요’, ‘기다리면 복이 와요’ 같은 문장을 우즈베크어로 준비해 갔다. 낯선 외국어였지만, 환자분들은 정말 환한 미소로 화답해 주셨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시거나, 저에게 ‘로라(튤립이라는 뜻)’라는 우즈벡 이름을 지어주시기도 하셨다. 유일하게 이번 봉사에서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시도한 일이었기에, 환자분들의 그런 따뜻한 반응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정말 사소한 배려 한 줌이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고, 봉사에서 진료 기술이나 체계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환자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이라는 진리를 마음 깊이 새기게 됐다. 또한 이번 봉사를 통해 한의학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역시 한층 깊어졌다. 본과 1학년이어서 아직 임상적으로 한의학적 이론이 활용되는 모습을 많이 볼 기회가 적었는데, 침 치료나 뜸, 한약 처방으로 환자분들의 통증이 가라앉고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며, 한의학이 근본적 치료와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강력한 의학임을 실감했다. 환자분들도 증상이 나아짐을 직접 보고 신기해하시는 것을 보며 komsta의 활동이 의료 봉사활동과 동시에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봉사를 통해 ‘우리는 왜 봉사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만의 대답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살아갈 때 가장 인간답다고 생각한다. 봉사는 단지 도움을 주는 행위가 아니라, 스스로를 더 깊이 돌아보고, 내 삶의 방향과 태도를 다시 세우게 하는 귀한 배움의 시간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어려웠던 시절,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해온 역사가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은 누군가의 희생과 배려 위에 놓여 있으며, 이제는 그 은혜를 다시 세상에 돌려줄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봉사는 의료인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과 연대의식을 되새기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저는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성장해야겠다는 동기를 얻었다. 일반 단원으로서든, 한의사 단원으로서든 다음에 꼭 기회가 될 때마다 komsta의 의료봉사에 꼭 참여하고 싶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komsta 학생들이 이 봉사에 많이 참여하여 내가 받은 가르침과 감동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 앞으로 더욱 깊이 있는 지식과 넓은 마음을 가진 한의사가 되어,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내가 받은 이 귀한 마음들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우즈베키스탄 한의의료봉사에서 배운 ‘진짜 진료의 의미’”고다원 학생(대전대 한의대 본과 4학년) 대전광역시한의사회(회장 이원구)가 지난달 3일부터 8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양기율시에서 한의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이에 운 좋게 학생 봉사자로 함께할 수 있었다. 본과 4학년으로 임상실습을 경험하며 ‘환자를 진료한다는 것의 무게’를 체감하던 시기였기에 출국 전까지 설렘과 걱정이 교차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자체 전통의학을 계승·발전시켜 온 만큼 동양의학에 친숙하고 우호적인 나라다. 봉사활동이 진행된 양기율시는 수도 타슈켄트에서 약 20km 떨어진 인구 21만 명 규모의 도시로,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이다. 이번 봉사단은 현지 주민과 교민 등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유도 약침 등 첨단 한의학 치료를 선보이며, 현지 의료계와 환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소통의 벽을 넘은 200명의 만남” 필자는 예진(問診) 파트를 맡아 현지 통역사와 함께 약 200명의 환자를 만났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간 예진 질문지를 손에 들고 시작했지만,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예상보다 컸다. 의료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통역사와의 의사소통은 쉽지 않았고, 급할 때는 ChatGPT와 구글 번역기, 이미지 검색까지 동원해야 했다. 그때는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과정이 오히려 소중한 추억이 됐다. 현지의 대부분 환자들은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꾸준히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혈압이 높을 때만 약을 먹거나 아예 치료를 중단한 경우도 흔했다. 현지의 생활환경을 듣고 나니 그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유목문화의 잔재로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즐기면서도 도시화로 활동량은 줄었고, 단 음료와 가공식품의 섭취가 늘어났다. 여기에 높은 진료비 부담까지 더해져 병원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진행된 의료봉사는 환자들에게 단순한 진료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낯선 한방치료임에도 침, 약침, 한약, 추나를 거리낌 없이 받고, 치료와 관리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시술을 마치고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는 환자들의 표정에서, 한의의료봉사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희망이 되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진료는 환자 삶의 길을 비추는 것” 이번 봉사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순간은 한 뇌성마비 환아를 만났을 때였다. 아이는 청각장애와 경직, 불면 등 다양한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예진 후, 아이가 대전광역시한의사회 이원구 회장님께 진료받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이원구 회장님은 “이 아이가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각과 청각이 모두 저하돼 외부 자극을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수면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 중 하나로 관절을 움직여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보호자에게 알려주셨다. 보호자는 “지난 8월 KOMSTA 봉사 이후 아이의 증상이 호전돼 다시 찾아왔다”며 “침 치료를 계속 받으면 완전히 나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 회장님은 완치보다는 증상 관리의 중요성을 차분히 설명하며 환자가 더 나은 일상을 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 장면을 보며 ‘진료란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길을 비춰주는 일’임을 깊이 느꼈다. “환자의 눈빛에서 배운 한의사의 길”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봉사는, 환자들의 따뜻한 눈빛과 진심 어린 말들 덕분에 끝내 감사함으로 마무리되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고, 부족했던 점도 많았다. 하지만 낯선 환경 속에서 수백 명의 환자와 마주하고 직접 예진에 참여했던 경험은 내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배움이었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는 단순한 해외 봉사가 아니라, ‘한의사로서의 길’을 스스로 묻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어떤 자리에서 환자를 만나더라도 그들의 눈빛 속에서 다시 이때의 마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
“실크로드의 중심지, 부하라에 닿은 봉사의 손길”10월 2일부터 8일까지, 한의사 5명과 일반 단원 9명으로 이루어진 제180차 WFK 한의약봉사단이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펼쳤다. 3일 반 동안 진행된 이번 봉사에서는 첫날 164명, 둘째 날 233명, 셋째 날 265명, 마지막 날 231명 등 총 893명의 현지 주민들에게 진료를 제공하며 건강 회복을 도왔다. ‘결국 이웃이란, 서로에게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는 사람들이 아닐까’ 군 복무 시절 인상 깊게 보았던 드라마 <응답하라1988>는 위와 같은 내레이션으로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린다. 나는 봉사에 임할 때마다 이 문장을 마음속에 떠올리곤 한다. 8년 만에 찾아온 ‘황금연휴’를 앞두고 온 세상이 들떠있을 무렵, 의료봉사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모인 팀원들은 각자의 소중한 시간을 기꺼이 내어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약 7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타슈켄트.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600km를 이동해 도착한 부하라는 뜨거운 햇살과 모래바람이 함께하는 도시였다. 고대 실크로드의 중심지였던 만큼, 동서 문명이 교류하던 흔적이 아직도 거리 곳곳에 남아 있었다. 진료소는 부하라 중심지에서 차로 약 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봉사 하루 전, 진료소를 세팅하며 ‘이런 외곽 지역에 환자들이 과연 찾아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러나 진료 첫날,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던 현지 주민들을 보며 그 우려가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봉사는 완벽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하는 것 첨단 의료기기가 하나둘씩 갖춰지고 있는 요즘의 한의원과는 달리, 머나먼 중앙아시아 땅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라곤 침과 부항 그리고 몇 가지 한약뿐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한의학만의 자랑이자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환경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의료기구만 있으면 그곳이 곧 진료소가 되고 한의원이 되는 것이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필요했기에 나섰던 그곳에서, 환자들의 손을 맞잡고 정성을 다하던 그 순간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진정한 의료 행위였음을 깨달았다. 결국 환경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를 향한 진심이었다. 함께했던 우리 모두가 ‘존경받는 의사’ 봉사 3일차, 단원들 사이에서 며칠간 잔잔한 화제가 되었던 일이 있었다. 진료 안내를 위해 입구에 서 있던 내게 한 소녀가 다가왔다. 수줍게 내민 작은 손에는 정성껏 접은 편지 한 통이 들려있었다. 아마 번역기를 몇 번이고 돌려보며 썼을 그 편지에는 또박또박한 글씨체만큼이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편지의 서두에는 ‘존경받는 의사’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는데, 분명 특정 원장님을 위해 쓴 것이었을 터였다. 그러나 내게 그 편지는 봉사 현장에서 고생한 우리 팀원 모두에게 전해진 선물처럼 느껴졌다. 환자를 안내하고, 진료를 돕고, 준비와 뒷정리를 맡았던 우리 모두의 노력이 소녀에게는 한 사람의 힘이 아닌 모두의 마음으로 전해진 듯했다. 편지의 글자 하나하나에 담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낸 봉사의 시간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다시금 깊이 깨닫게 해주었다. 부하라에서 받은 따뜻한 물음표 수많은 환자분들 가운데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은 ‘H 할머니’였다. 진료실에서 보조 업무를 하고 있던 나를 부르시더니,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모자를 선물로 건네며 약 1분가량 우즈벡어로 말씀을 이어가셨다. 내용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할머니의 진지한 표정과 따뜻한 눈빛 속에서 느껴진 것은 언어를 넘어선 마음의 교감이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서로의 진심이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료실 안에서 환자를 바라보는 눈빛, 손길, 그리고 작은 배려가 그 어떤 말보다 강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할머니를 통해 분명히 배웠다. 그날 할머니께서 나에게, 아니 어쩌면 우리 KOMSTA팀에게 전하고 싶으셨던 말씀은 무엇이었을까. 지금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의문과 여운은 오히려 이번 의료봉사의 경험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봉사를 마무리하며 제180차 해외 의료봉사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단원으로서 정해진 시간에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 것보다, 그 이전 단계에서 봉사를 기획하고 조율하는 일은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15명에 달하는 인원의 식사, 교통, 숙박 등 모든 일정이 차질 없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출국 몇 달 전부터 세심하게 준비해주신 이승언 단장님과 김유리 대리님의 헌신 덕분이었다. 또한 한국을 대표해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오랜 시간 진료를 이어오고 계신 송영일 원장님, 그리고 풍부한 임상 경험과 따뜻한 조언으로 한의계 후배들에게 귀한 배움의 시간을 나눠주신 김정길, 마지선, 변혁, 최홍욱, 한성욱 원장님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웃음과 협력으로 함께 봉사를 완성해낸 8명의 일반 단원들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부하라에서의 의료봉사 경험은 앞으로 한의사로 살아가며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소중한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국내 의료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KOMSTA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다. -
KOMSTA, 우즈벡 부하라서 180차 한의의료봉사[한의신문]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단장 이승언·이하 KOMSTA)은 2일부터 8일까지 우즈베키스탄 부하라에서 제180차 WFK 해외의료봉사를 통해 893명에 이르는 현지 주민들을 치료하며 건강을 돌봤다. KOMSTA와 국제협력단이 함께한 WFK-LKC 해외 의료봉사는 이승언 단장 등 15명의 단원들이 참여했다. 봉사단은 부하라지역을 방문해 다양한 질환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한약제제 처방과 침·뜸·부항·추나 요법 등 한의진료를 제공하며, 주민들이 다시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번 의료봉사와 관련 이승언 단장은 “고된 여정이었지만 주민분들의 ‘감사합니다’ 한마디에 모든 피로가 사라졌다. 함께한 봉사단원들 덕분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한의학을 통해 건강과 희망을 전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길 단원은 “훌륭하신 의료진들과 서로 도우며 빈자리를 잘 채워줬던 단원들 덕분에 나날이 환수가 늘어나는 걸 보면서 기우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큰 탈없이 이번 봉사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모든 팀원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 안고 돌아간다”고 밝혔고, 변혁 단원은 “환자분들이 질서를 잘 지켜주어 잘 진행되고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태양 단원은 “진료 보조를 하며 여러 원장님들의 진료 스타일을 보고 앞으로 마주할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어떻게 대하고 진료할지를 배우고 고민하는 뜻깊은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주은 단원은 “4일간 진료보조, 가이드 역할 등을 하며 의료진과 단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고, 앞으로 도움되는 한의사가 되어 꾸준히 돕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다해 단원은 “봉사란 내가 가진 것을 베푸는 일인데 오히려 더 많이 배우고 얻어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유민 대원은 “국내 봉사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깊은 감동과 보람을 느끼고, 낯선 환경 속에서도 한의사로서의 역할과 봉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천세정 단원은 “한의대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역할이 배정돼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고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지훈 단원은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적절한 인력 배치와 각자가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봉사에는 이승언 단장(리우한의원)을 비롯한 한성욱 원장(건대청솔한의원)·김정길 원장(길한의원)·마지선 원장(대추나무한의원)·변혁 원장(변혁한의원)·최홍욱 군의관(육군 제12보병사단 의무대대)·박태양(부산대 한의전 본2년)·이주은(원광대 본4년)·계자영(경희대 본4년)·이다해(동의대 본1년)·심유민(동신대 본3년)·이지훈(세명대 본4년)·정희식(단월중학교 교사)·천세정(인천대 사회복지)·이지우(국민대 정보보안암호수학) 등이 참가했다. -
KOMSTA 제179차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2>지난 8월 13일부터 19일까지, 한의사 5명과 일반 단원 10명으로 구성된 제179차 WFK 한의약봉사단은 우즈베키스탄 우르겐치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하였다. 3일 반의 이번 봉사에서는 1일차 209명, 2일차 435명, 3일차 419명, 4일차 206명의 환자를 진료하여, 총 1269명의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름마저도 생소한 이곳, 우르겐치 우르겐치는 우즈베키스탄의 서쪽에 위치한 호레즘 주의 주도로, 인천에서 비행기로 7시간 떨어진 타슈켄트에서도 비행기로 1시간 30분을 더 가야 도착하는, 멀고도 생소한 도시이다. 이곳에서의 KOMSTA 활동도 이번 179차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그 나라의 냄새를 느끼길 좋아하는 나는, 우르겐치 공항에서 나와 ‘모래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였다. ‘모래 냄새가 나는 이 생소한 도시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고, 우리는 어떤 봉사를 하게 될까?’ 하는 상상과 함께, 우르겐치에서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모두의 마음이 모여 이루어낸 일 팀원 대다수가 해외 봉사활동은 처음인 사람들이었고, 그렇기에 서투르고, 허둥지둥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팀원들 모두, ‘팀을 위하는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강한 사람들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무거운 짐을 내가 들으려는 마음, 아픈 단원을 조금이라도 더 쉬게 해주려는 마음, 힘든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하려는 마음, 공항에서 봉사 장소까지 무거운 봉사 물품을 들고 가서 진료소를 세팅하고, 3일 반 동안의 진료를 무탈히 끝낸 것은 모두 이러한 마음들이 모여 이루어낸 일이라고 생각한다. 서툰 우즈베크어, 그러나 진실된 마음 봉사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통역 선생님들께 각자 필요한 우즈베크어를 배웠다. “누워주세요”,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세요”, “아픈가요?”, “안녕히 가세요” 정도의 짧은 문장이었다. 한의사 선생님들께서는 짧은 우즈베크어 속에 진심을 담아, 치료하는 손끝에 정성과 열정을 담아 환자들을 대했다. 눈과 눈이 마주하는 사이, 언어를 넘어서는 마음이 오고 갔다고 생각한다. 아픈 곳이 낫길 바라는 나의 마음이 그들의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웃으며 환자분들께 ‘라흐마트(감사합니다)!’라고 외쳐댔다.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들, 고려인 출국 비행기 안에서부터 ‘정말로 고려인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었는데, 첫날부터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의 고려인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다. 대부분 러시아어로만 소통할 수 있으셨지만 북한 말씨처럼 들리는 한국어를 드문드문 구사하셨고, 김씨, 이씨, 조씨, 신씨 등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성씨를 가지고 계셨다. 이곳에서도 한국어를 잊지 않도록 학교를 다니며 한국어를 배웠다고 하셨다.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며, 우리가 같은 뿌리를 가지는 같은 민족임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먼 옛날, 이분들의 조상님들이 척박하고 연고도 없는 이곳 중앙아시아로 이주당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 한편에서 울컥함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내가 이분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한의학의 힘, 우르겐치에서의 지속적인 봉사 봉사 세 번째 날, 진료 시작 전에 한 어르신께서 한의사 선생님께 A4 한쪽을 빽빽이 채운 손글씨 편지를 주고 가셨다. 통역 선생님께서 “몇십 년 동안 앓던 두통이 침 치료를 통해 나아서 너무 감사하다”라는 뜻이라고 전해주셨다. 이 외에도 수많은 환자분께서 침 치료로 아프던 곳이 호전되었다고 말씀하셨고, 특히 아픈 허리가 많이 나아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마지막 날 방문한 젊은 여자 환자였는데, 고열과 흉통이 주소증이었다. 좀 더 이야기해 보며 난임으로 가정폭력을 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같은 여자로서 마음이 아팠고, 상황 자체를 바꿀 수 없다면 지속적인 치료로 임신에 도움을 주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우르겐치 의과대학의 총장님과 봉사가 이루어졌던 병원의 병원장님 모두 상호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이번 봉사활동이 계기가 되어, 우르겐치에 더욱 꾸준히, 그리고 자주 KOMSTA의 손길이 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합니다, 라흐마트 우르겐치에서 지내던 5일 내내 가장 많이 듣고, 또 가장 많이 한 말을 꼽자면 단연 ‘Раҳмат(라흐마트: 감사합니다)’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의 ‘라흐마트’는 손바닥을 가슴에 대며 인사하는 동작을 포함하는데, 이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뜻한다고 한다. 환자분들은 치료가 끝나면 항상 이렇게 인사하며 온 마음을 다해 고마움을 표시하셨다. 이를 들을 때마다 마음에 깊은 울림이 느껴졌고, 나도 ‘라흐마트’라고 하며,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함을 표현했다. 일주일간 우리 팀과 함께 여러 경험을 하며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멋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KOMSTA에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합니다. 함께한 팀원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봉사 전체를 총괄하고 이끌어주셨던 이승언 단장님, 안우식 팀장님. 쉼 없이 일하시며 여러 방면으로 봉사단을 도와주셨던 사무국 권수연, 김유리 선생님. ‘한의학’이라는 학문에 확신을 주신 이강욱, 김송은, 박재황 한의사 선생님. ‘함께 하는 일’의 가치를 알려주신 김선우, 류세나, 변다빈, 서예은, 송은찬, 임선우, 장다연, 천재원, 최인영 학생단원. 환자와의 대화에서 주축이 되어주신 통역 나리, 인디라, 자스미나, 세빈치, 파티마, 힐럴라, 다브런, 압바스 선생님.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중한 인연을 오래 기억하며 이어나가고 싶다. 일상으로 돌아가 여러 일을 마주하며 봉사의 기억이 모두의 마음속에서 점차 흐려지겠지만, 함께 느꼈던 봉사의 온기를 작게나마 모두가 간직했으면 좋겠다. 그 온기를 또 다른 곳에서 나누며, 좀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본다. 나 또한 우르겐치에서 느꼈던 마음을 꼭 간직하며, 언제나 진심으로 진료하는 한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라흐마트! -
KOMSTA 제179차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1>케이팝과 한의학의 연결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연일 화제다. 배경과 인물 설정, 주인공들이 부르는 노래까지 한국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관심을 받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한국 문화 IP의 경쟁력에 주목하면서도 낯선 문화권의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를 즐기는 것이 퍽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학문의 명칭에서부터 한국의 韓이 들어가는 우리의 한의학은 어떨까. 한의학은 과연 어떻게 외국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늘 품고 있었다. KOMSTA의 소중한 기회 대학 시절, ‘대신만나드립니다’라는 한의대생 단체 활동에서 KOMSTA 단장이셨던 이춘재 원장님과 KOICA 글로벌협력이사 송영일 원장님을 인터뷰한 팀원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열정과 봉사정신을 접했다. 또, 학부 시절 한의학진흥원에서 발간한 <한의사 해외 진출 가이드북> 집필에 참여하면서 각국의 의료 제도 속 현실적인 제약을 알게 되었고, 직접 현장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보다 강해졌다. 마침 우즈베키스탄 우르겐치 지역이 KOMSTA의 첫 파견지라는 소식을 듣고, 한의학을 접해본 적 없는 환자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 여겨 지원하게 되었다. 생소한 도시 우즈베키스탄 속 우르겐치 우르겐치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비행기로 약 한 시간 반을 더 가야 하는, 다소 생소한 도시였다. 현지에서 진료 통역을 맡아주신 인디라 선생님은 우르겐치를 “한국의 제주도와 같은 곳”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그만큼 수도권에서 떨어져 있고 사투리도 심한 지방이었다. 여름의 무덥고 건조한 기후 탓인지 호흡기 질환과 피부질환 환자가 많았고, 체형이 풍만한 사람을 부유함의 상징으로 보아 매력적으로 여기는 문화적 배경 때문에 비만 및 그로 인한 성인병 환자, 근골격계 통증 환자도 적지 않았다. 진료는 우르겐치의 전통의학 종합병원에서 이루어졌다. 수도권이 아님에도 병원 규모는 국내 대학 부속 한방병원과 비슷했고 환자군도 다양했다. 이번 제179차 봉사단은 한의사 4명(하루는 단장님도 직접 진료에 참여하심), 한의대생 10명, 사무국 2명, 현지 통역 9명으로 구성되었으며, 나흘간 총 1269명의 환자를 만났다. 첫날 209명으로 시작해 둘째 날 435명, 셋째 날 419명, 마지막 날 206명이었다. ‘침’ 낯선 한의약을 맞이해준 우르겐치 주민 환자들은 침을 맞아본 적은커녕 의료 도구로서 ‘침’ 자체를 처음 보는 이들이었는데도 아시혈적 자침은 물론 원위취혈, 도침, 장침에 대한 순응도도 높았다. 종교적 이유로 신체 노출을 꺼리는 이슬람 여성 환자들도 이성과 분리된 환경에서는 거부감 없이 치료에 임했다. 비록 그들에게 생소한 한의학적 치료였지만 이에 대한 분명한 신뢰와 호의적 태도를 보였고, 침습적 도구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새로운 치료 방식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허리 디스크에 도침 치료 후 효과가 좋았다며 매일 내원했던 현지 병원의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문화적 특성상 남녀 차별이 여전히 심한 환경에서 어린 나이에 결혼해 난임에 대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으로 눈물을 흘리던 여성 환자들, 병원에서 시행되던 치료에 효과가 보지 못했다는 만성 두통, 이명, 수전증, 중풍 후유증 환자 등 여러 환자가 기억난다. 한의학은 병원에서 시행되던 치료와는 다른 경험을 통해 의료적 효용성을 제공할 수 있었다. 또한 치료 과정에서 의사와 환자 간 필요한 접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므로, 문화적 배경이 다른 환자라도 개인의 심리적 맥락 속에서 한의학을 받아들이기가 더 용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뜻깊고, 소중한 만남 ‘고려인’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고려인 환자들이었다. 같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가졌더라도 고려인은 공용어인 우즈베크어가 아닌 러시아어를 사용하기에, 우즈베크어·러시아어·한국어에 모두 능통한 인디라 선생님이 계신 우리 진료실에 주로 내원했다. 차트상의 ‘김’, ‘박’, ‘유’ 등 익숙한 성씨와, 전혀 낯설지 않은 얼굴들을 마주하며, 타지 생활 속에서도 한국어를 잊지 않은 사람들의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함경도 말씨가 섞인 한국말을 들었다. 그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우즈베키스탄 봉사에서 이분들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1937년 스탈린 정권에 의해 약 17만 명의 고려인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기 전, 많은 이들이 러시아 연해주에 살았다. 그곳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거점이었으며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활동했던 땅이다. 고향을 떠나 일군 터전에서 또다시 강제로 중앙아시아 권역으로 재배치되었던 그 역사를 함부로 연민할 순 없으나 잊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손들과 만난 이곳 우르겐치에서, 특정 환자군을 편애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더 꼼꼼히 치료해드리고 파스 한 장이라도 더 챙겨드렸던 기억이 남는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감사한 만남으로 한의학이 기반 배경에 대한 사전 설명 없이 어디까지 수용될 수 있을까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시작된 봉사였고, 순전히 개인적 이유이기에 국민의 혈세를 나 같은 사람에게 낭비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로 최대한 충실히 임하고자 노력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바쁜 상황 속에서도 힘든 기색 없이 환자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소통하고 최선의 치료를 다해주셨던 한의사 선배님들과, 그 많은 환자를 접하면서도 끝까지 친절하고 성실하게,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는 한의대생 후배님들을 보면서 내가 더 많이 배우고 반성한 시간이기도 했다. 우르겐치라는 첫 파견지였고 천 명이 넘는 환자가 내원했지만 모든 일이 순조로울 수 있었던 것은 제179차 파견 단원 모두가 각자 맡은 바를 책임을 다해 정성껏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지면을 빌려 함께했던 이승언 단장님, 이강욱 부단장님, 안우식 팀장님, 박재황 한의사 및 한의대생 단원 최인영, 류세나, 천재원, 황시현, 변다빈, 서예은, 장다연, 김선우, 임선우, 송은찬, 우리가 알고 있는 일부분뿐 아니라, 아마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챙겨주신 사무국 권수연, 김수연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좋은 일을 위해 좋은 사람들이 모였기에 가능했던 일. 그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
KOMSTA 제178차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첫 해외 의료봉사, 설렘과 두려움 속에서 국내 KOMSTA 의료봉사나 학교 동아리를 통한 여름 봉사활동에는 여러 차례 참여한 경험이 있었지만 해외 의료봉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설렘과 기대가 앞섰으나 파견 날짜가 다가올수록 ‘혹시 실수를 하면 어쩌지?’, ‘문화 차이나 의사소통 문제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점점 커졌다. 그렇게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7시간의 비행 끝에 타슈켄트에 도착했다. 봉사 장소에 도착해 한의사 선생님을 도와 진료소를 세팅하면서도 긴장감은 여전했다. 베드를 배치하고 물품을 정리하면서 혹여 진료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혼자 동선을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해 보기도 했다. 대망의 첫 진료 날, 예상보다 길게 줄을 선 환자들의 모습에 내심 놀랐다. 그 사이에서 콤스타 선서를 하며 더운 날씨 속 먼 길을 찾아온 환자들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정성과 진심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진료가 시작되자 그 동안의 걱정은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모두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고 손발이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졌다. 특히 KOMSTA 활동 경험이 풍부한 통역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에 진료는 한층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긴장과 불안은 금세 사라지고 협력 속에서 봉사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었다. 전해지는 진심 진료 기간 동안 총 약 600명의 환자가 방문했다. 더운 날씨와 분주한 일정에 지치는 순간도 있었지만 새벽같이 일어나 치료를 받으러 왔다는 환자의 말에 감사한 마음과 함께 더욱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주변을 둘러보면 앉을 틈도 없이 진료에 전념하는 한의사 선생님들, 환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애쓰는 통역 선생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환자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비록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진심이 환자들에게 전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치료를 마치고 돌아가는 환자들이 단원들을 안아주며 “정말 고맙다”는 말을 건넬 때면, 설명하기 어려운 벅찬 감정이 마음 깊이 들기도 했다. 강한 동기부여 학교생활 속에서는 과제와 시험에 쫓기며 학기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파견에서 진료 보조와 예진 등의 역할을 맡으면서 환자들이 불편함을 어떻게 표현 하는지를 직접 배울 수 있었다. 또한 한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치료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던 매우 값진 시간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한 질환을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의 영향인지 상당수의 환자들이 고혈압과 두통을 호소했다. 근골격계 질환뿐 아니라 다양한 증상을 치료받고 나아졌다며 밝은 얼굴로 다시 찾아오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배우고 성장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를 얻었다. 이번 경험은 언젠가 한의사가 되어 의료진으로서 다시 이 자리에 함께하고 싶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서로 간의 학술적 교류 이번 봉사는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에서 진행됐으며, 현지 의사와 의대생 등 전통의학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과 학술적 교류의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진료를 참관하며 열정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의술을 공유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전통의학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의학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4일간의 진료와 마지막 날 세미나를 통해 우리는 더욱 가까워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환자를 치료하고 돕고자 하는 열망은 의료인을 꿈꾸는 모두의 공통된 소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국적과 언어는 달랐지만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만나 교류한 경험은 앞으로 의료인이 될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개인의 힘이 아닌 우리로 완성한 그림 이번 콤스타 파견을 통해 가장 크게 배우고 느낀 것은 개인의 역량보다 함께 모인 손길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혼자였다면 못했을 일들도 ‘KOMSTA’라는 이름 아래 서로 도우며 한마음으로 나아갔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협력이 이번 의료봉사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진료는 물론이고 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신경 써주신 김주영 팀장님, 권수연 대리님, 김다영 대리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현지에서 봉사와 학술적 교류에 큰 도움을 주신 송영일 원장님께도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또한 매순간 최선을 다해 진료에 임하신 김영삼 원장님, 이채진 원장님, 김효준 공중보건의 선생님을 비롯해 함께한 모든 단원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의 통로가 되어주신 통역 선생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번 경험은 함께일 때 가능한 일들을 온전히 체감한 시간이었으며, 앞으로 의료인으로 성장하는 길에서도 이 교훈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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