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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TA 초도이사회···해외의료봉사 추진방향 논의[한의신문]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 KOMSTA(단장 김주영)는 지난 23일 초도이사회를 개최, 주요 사업 추진 방향과 조직 운영에 관한 안건 등을 논의했다. 김주영 단장은 “한의약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지속 가능한 해외의료봉사 체계 구축을 위해 이사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체계적인 사업 추진과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글로벌 보건의료 협력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5회계연도 예비비 사용 추인의 건 △KOICA WFK 사업시행계획 고유지표 변경의 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의 건 △윤리위원회 구성의 건 △인사위원회 구성의 건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KOICA WFK 사업과 관련해서는 사업 성과를 보다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지표 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각종 위원회 구성 안건을 통해 조직 운영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향후 해외 의료봉사 확대를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과 신규 파견국 발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봉사단원 교육 및 안전관리 체계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며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
“라오스에 전한 전통의학의 온기와 치유의 시간”[한의신문] 지난 1월 11일, 공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보다는 어떠한 책임감에 가까웠다. 한의사로서의 삶을 일구어 온 지 어느덧 십여 년,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었다. 그래서 어리숙했던 한의사가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지나 다시 KOMSTA의 단복을 입고서 라오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생각했다. "나는 왜 봉사를 다시 가게 됐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은 평화로운 산간 지방의 고대 도시다. 하지만 그 풍경 뒤에는 인프라 부족과 병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여전히 의료의 손길이 닿지 못해 만성 통증과 질병을 숙명처럼 안고 사는 이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서구화되기 시작한 식단과 풍족해진 설탕 등으로 인해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인해 심혈관계 질환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진료 당일 우리가 자리를 잡은 루앙프라방 주립병원에서 수많은 현지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통역의 도움 없이는 대화가 불가능했지만 환자의 통처를 만지고 맥을 살피면서는 그의 통증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농사일로 햇볕에 타버린 피부 위에 침을 놓으면서 더 오랜 기간 동안 진료를 못 해주는 것이 아쉬웠고 중풍이 발병한 지도 몰라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하지만 환자가 치료 후 나가면서 진료실의 봉사단원들에게 일일이 말해주는 컵차이(고맙습니다)는 고단함을 잊게 해주었고, 선물로 받은 귤은 봉사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국경을 넘는 한의학의 가치와 함께여서 가능했던 나눔 인종이 다르고 기후와 환경이 달라도 환자에게 한의학으로 진단과 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이 차도가 있다는 것은 내가 선택한 한의학이 틀리지 않았고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전통의학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끔 했다. 1월 18일, 다시 한국의 일상으로 돌아면서 다시 생각했다. 내가 왜 이 곳을 왔던가.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봉사를 통해 마음이 평온해졌고 봉사를 온 것에 후회하지 않았다. 그리고 환자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다. 라오스에서의 의료봉사는 봉사란 바라지 않고 베푸는 것이고 또한 진실하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받아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했고 내가 무엇을 놓치고 살아왔는지를 고민하게 한 치유의 시간이었다. 제182차 KOMSTA WFK 한의약해외의료봉사에서 18명의 봉사단원과 사무국, 현지통역분들이 모두가 각자 책임을 다하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 서로가 나서서 도왔기에 봉사가 순조롭게 끝날 수 있었다. 다들 다른 봉사현장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
KOMSTA, 김주영 신임 단장 선출…“미래인재 육성·KOICA 사업 확장”▲(왼쪽부터) 김주영 신임 단장, 허영진 신임 감사, 이승언 신임 의장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이하 KOMSTA) 신임 단장에 김주영 부단장이 선출됐다. KOMSTA는 지난달 28일 사무국에서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 신임 회장 및 임원진 선출을 통해 새 집행부의 출범을 알렸다. 이날 총회에선 단독으로 입후보한 김주영 부단장을 만장일치로 신임 단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단장의 임기는 이달부터 2029년 2월까지다. 김주영 신임 단장은 △미래 인재 양성 △KOICA 예산 및 사업 확장을 미래비전으로 제시하며 “현재 KOMSTA 학생단원이 400명에 육박하고, 졸업 후 신규 한의사로 다시 봉사단 활동에 참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본격화됐다”면서 “이 같은 흐름을 토대로, 미래를 이끌 핵심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리더십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조직의 가치와 비전을 더욱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역량과 헌신을 갖춘 학생단원에게는 이사 등 임원 활동의 기회를 열어 젊은 세대의 에너지와 감각이 조직 운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KOICA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한 만큼 예산 확대와 사업 범위 확장을 추진해 보다 지속가능한 국제 의료봉사단체로 성장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허영진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학업과 진료에 힘쓰는 가운데서도 해외 의료봉사 활동에 헌신해 준 모든 봉사단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신임 집행부 구성을 계기로 향후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 한의약의 가치를 세계에 떨치는 사명을 더욱 굳건히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언 전 단장은 이임사를 통해 “지난 2020년 2월 단장으로 취임한 이래 학생단 창단과 운영체계 정비 등 조직의 기반을 다지는 데 힘써 왔고, 이제는 후배들이 중심이 돼 봉사단을 이끌어갈 토대가 마련됐다”며 “앞으로 신임 단장을 중심으로 선후배가 함께하는 더욱 탄탄한 의료봉사단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단원으로서 봉사단의 발전을 지속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선 △회계보고 △회무보고 △사업보고 △신규 및 연임 대의원 보고 △감사보고에 이어 △임원 선출의 건 △2024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안) △2025회계연도 세입·세출 가결산(안) △2025회계연도 KOICA WFK 사업 가결산(안) △2026회계연도 세입·세출 예산(안) △2026회계연도 KOICA WFK 사업 예산(안) △정관 개정의 건 △2026회계연도 KOICA 사업단 구성 및 위원장 선출 등을 상정해 의결했다. 신임 의장에는 이승언 단장이 선임됐으며, 신임 감사에는 이상운 감사(연임)·허영진 의장이 선출됐다. 또한 김정길·변혁·손영훈·이강욱 부단장 체제로 확정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정관 개정안도 함께 의결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부단장 정수를 ‘5인 이내’로, 감사 인원을 3인에서 2인으로 변경해 임원 구성을 합리화했으며, 단장·부단장 후보 자격에 봉사 참여 경력 등 요건을 명시해 이사는 단장이 지명해 대의원총회 인준을 받도록 선임 절차를 구체화했다. 임기와 관련해선 모든 임원의 임기를 3년으로 통일하고, 연임을 허용하되 단장·부단장은 자격 요건을 유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이사의 임기 종료 시점을 단장의 재임 기간과 동일하게 조정해 조직 운영의 연속성과 책임성을 강화했다. 아울러 KOICA 사업단 위원장은 당분간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전임 이승언 위원장으로 하고, 위원 구성은 위원장에 위임토록 의결했다. 한편 이날 KOMSTA는 6년간 단장직을 역임한 이승언 의장에게 공로상·공로패를 수여했으며,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통한 한의약 위상 제고와 봉사단 발전에 기여한 임·직원에 대한 시상식도 진행했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KOMSTA 표창장·표창패: 김정길·변혁 부단장, 강은영·마지선·김태우·김만제·박도환 이사, 최인영 단원, 남정윤 학생단원(원광대 한의대 4학년), 권수연 사무국 대리 △KOMSTA 감사장·감사패: 남호문·손영훈·박성우·김민수·조융기·성정훈·천혜선 이사 -
“루앙프라방에 울려 퍼진 한의학의 첫발”KOMSTA를 통해 1월 11일부터 18일까지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제 182차 WFK 한의약해외의료봉사를 다녀왔다. 3일간 600명이 넘는 환자들이 진료소를 찾았다. 라오스에서의 봉사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그리고 바쁘게 흘러갔다. 진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진료소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진료가 시작되자 이곳에서 의료가 얼마나 절실한지 체감할 수 있었다. 하루에도 수백 명의 환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은, 의료 접근성이 부족한 현실과 동시에 한의학에 대한 기대를 함께 보여줬다. 국경을 넘어 전해진 한의학의 가치 진료를 받기 위해 먼 길을 걸어온 환자들, 통증을 참고 기다리던 노인과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한의학이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치료 선택지 중 하나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환자들이 침 치료와 한약 처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치료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는 모습에서 한의학에 대한 그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느낄 수 있었다. 먼 타국의 땅에서도 한의학이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고,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의사소통의 장벽은 분명 존재했지만, 간단한 라오스어 인사와 짧은 표현을 활용해 환자와 눈을 맞추고 말을 건네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었던 것 같다. 완벽하지 않은 언어였지만, 짧은 말들이 오가며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언어보다 진료에 담긴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쉼 없는 집중, 선배들에게 배운 의료인의 자세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진료에 임하시는 선배 한의사분들의 태도였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한 명 한 명의 증상을 놓치지 않으려 집중하며 치료하시는 모습에서 의료인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이번 봉사에서 가장 마음에 오래 남은 감정은, 단기간의 치료만으로는 충분히 호전되기 어려운 환자들을 남기고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과 걱정이었다. 만성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들, 오랜 기간 몸의 불편을 안고 살아온 이들에게 몇 차례의 치료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의 의미를 분명히 느끼게 해준 순간들이 있었다. 특히 재진으로 다시 진료소를 찾은 환자들에게 전날과 비교해 상태가 어땠는지 물었을 때, “어제보다 좋아졌다”고 답을 듣던 순간은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짧은 치료였지만 통증이 완화되었다는 말 한마디, 편안해진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그 순간 한의학이 가진 회복의 가능성과, 진료가 환자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예비 한의사에서 전문 한의사로,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이번 경험을 통해 언젠가는 학생이 아닌, 한의사로 다시 이곳을 찾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더 깊은 임상 경험과 실력을 갖춘 뒤, 보다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로 환자들을 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의미 있을지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됐다. 라오스에서의 봉사는 일회성 기억이 아니라, 앞으로 한의사로서 걸어갈 길을 더욱 분명히 해준 계기가 됐다. 마지막으로 이번 봉사가 가능하도록 함께한 팀원들, 통역을 맡아주신 분들, 그리고 현지에서 진료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 경험을 마음에 새기며, 앞으로도 한의학이 국경을 넘어 사람을 잇는 의학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한 걸음씩 나아가고자 한다. -
KOMSTA 이사회 “미래 인재 양성으로 지속 가능성 확보”[한의신문]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KOMSTA(단장 이승언)는 5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 봉사단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으로 미래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날 이승언 단장은 “지난 한 해 동안 학생단원들의 열정적인 참여를 통해 봉사단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며 “이번 이사회에서 논의된 정관 개정과 조직 정비 안건들은 KOMSTA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차기 집행부가 보다 책임감 있게 봉사단을 이끌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학생단원 프로그램 확대 성과 △정관 개정을 통한 조직운영 구조 정비 △차기 집행부 구성과 연계된 이사 일괄 사임 부의 등 안건들을 다뤘다. 특히 학생단원 프로그램의 성장 결과와 관련해서는 한의 의료기관 참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 체계를 대폭 강화했으며, 그 결과 프로그램 참여 학생 수가 전년 대비 184%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차세대 한의사 인재를 양성함과 동시에 봉사단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실로 평가받았다. 이어 조직 정비를 위한 정관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감사 인원을 2인 체제로 명확히 하고 임기를 타 임원과 동일하게 3회기로 통일해 행정의 일관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한 단장과 부단장 등 등기임원의 자격 요건을 봉사 참여 경력 중심으로 강화하여 현장성을 높이며, 단장 연임 제한 완화 및 이사 선임 절차의 현실화(단장 지명 및 총회 추인 방식)를 통해 의사결정 구조의 효율성을 도모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차기 집행부의 안정적인 출발을 위한 ‘이사 일괄 사임 부의’ 안건이 상정돼 차기 단장 선출 후 현 이사진이 전원 사임하고 재선임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새 집행부가 단체의 비전에 맞는 구조를 갖춰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
KOMSTA 제182차 라오스 의료봉사를 다녀와서제182차 WFK-KOMSTA 봉사단은 한의사 및 일반 단원, 사무국 인원을 포함한 총 19명으로 구성되어 라오스 루앙프라방 지역과 비엔티안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루앙프라방에서는 약 3일간의 일정 동안 1일 차 188명, 2일 차 360명, 3일 차 95명 등 총 643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봉사를 선택하게 된 이유와 마음가짐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마음가짐과 그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의료기관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환자 곁을 지키는 일의 가치를 처음으로 체감했다. 이 경험은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가치관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봉사는 현재의 저에게 세계 시민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로 자리 잡게 됐다. 한의과대학 진학 이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KOMSTA 봉사단의 이념과 활동은 이러한 가치관과 맞닿아 있었으며, ODA 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로 다가왔다. 해외 의료봉사 모집 공고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지원해 왔고, 그 결과 이번 라오스 봉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라오스로 떠나기 전에 나는 이번 봉사활동에서 환자분들과 봉사단원분들께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또 어떠한 자세로 현장에 임해야 할지를 깊이 고민했다. 언어적 장벽이 존재하는 환경 속에서 한의학이 환자분들께 어떻게 다가가는지를 직접 보고 배우고자 했으며, 의료진이 환자분들과 신뢰와 공감을 쌓아가는 과정을 몸소 경험하고 싶었다. 더 나아가 진료 현장뿐만 아니라 의료 시스템 전반을 경험하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더 나은 방향은 무엇인지 탐구하고자 했다. 실제로 마주한 라오스의 의료 환경은 예상보다 더욱 열악했다. 연중 기온이 높은 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환자분들은 대체로 체질적으로 열이 많고 피부가 얇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조기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아 질환이 만성화된 경우가 많았으며, 약물 치료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아 고혈압과 같은 질환이 적절히 관리되지 못한 환자분들도 다수 있었다. 이러한 환경은 치료 과정에서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요소로 작용했으나, 동시에 의료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절실히 체감하게 하며 안타까움과 보람이 교차하는 이중적인 감정을 느꼈다. 언어의 한계를 넘어 마주한 진료의 순간들 예상했던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가장 크게 다가온 난관은 언어적 제약이었다. 라오스는 동일한 라오스어를 사용하더라도 지역과 민족에 따라 성조와 억양, 사용되는 단어에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제한된 시간 안에 한 분이라도 더 많은 환자분들을 진료하기 위해서는 통역에만 의존하기보다 핵심적인 의사소통이 필수적이었다. 이에 한의사분들과 일반 단원분들 모두 각자의 시행착오와 경험을 공유하며 보다 효율적인 소통 방식을 모색했다. Touch-to-Touch 방식의 직관적인 진찰과 자주 사용하는 기본 어휘를 함께 익히고 공유하는 노력은 진료의 흐름을 한층 원활하게 하였으며, 점차 언어를 넘어 환자분들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소통하는 데 익숙해질 수 있었다. 침 치료에 두려움을 보이셨던 환자분들께서 다시 방문하여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 침 치료가 신기하다며 사진 촬영을 요청하시던 환자분, 필자가 성조를 반복해서 틀리자 웃으며 발음을 고쳐 주시던 어르신, 두 손을 모아 “컵짜이(감사합니다)”를 연신 말씀하시며 돌아가시던 환자분들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파스 부착 방법이나 약 복용법조차 정기적인 의료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라오스 주민분들께는 낯선 일이라는 사실은 의료 접근성의 격차를 실감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저희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은 환자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충분히 설명드리고 성심을 다해 진료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일회성 봉사로는 한계가 분명한 현장의 현실을 마주하며,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의료 지원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됐다. 한의학이 열어준 또 하나의 시야 언어는 세상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자 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라오스 의료봉사 경험을 통해 나는 한의학적 치료를 바탕으로 형성된 신뢰가 언어적 장벽을 넘어 진정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번 경험은 단순한 선의의 실천을 넘어, 이전에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먼 나라 타인의 아픔까지 공감할 수 있는 시야를 열어줬다. 즉, 한의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창을 얻게 된 뜻깊은 경험이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모든 봉사단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한의학의 사회적 가치와 해외 의료봉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봉사에 참여할 것을 다짐한다. -
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 ‘2025년 귀국보고회’ 개최[한의신문]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단장 이승언·이하 KOMSTA)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소재 식당에서 김영배 의원(더불어민주당), KOMSTA 허영진 총회 의장·김주영 부단장, 한규언 전 정부협력의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귀국보고회’를 개최했다. 177차부터 182차까지 파견단원 33명을 포함해 총 45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보고회는 WFK 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의 한 해 봉사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봉사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 단원들의 귀국을 축하하는 한편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소감을 나누며 서로의 봉사 여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날 김영배 의원은 축사를 통해 “KOMSTA가 ODA 국가를 대상으로 한의학 교육과 임상을 꾸준히 이어가며 의미 있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한의학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활동을 지속해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진 행사에서는 황시현·허태경·김소이 단원이 의료봉사 활동에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봉사단 운영과 화합에 기여한 공로로 ‘2025 올해의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돼 표창이 수여됐다. 이날 대표로 인증서를 받은 178차 박규림 학생단원은 “봉사활동을 통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감사했다”며 “봉사가 이뤄지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된 뜻깊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181차 정세미 학생단원은 국가시험을 앞두고 지원을 망설였던 당시를 떠올리며, “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소중한 경험을 하고 왔다”며 “한의사가 되어서도 KOMSTA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오 함께 182차 이수형 학생단원은 “KOMSTA 해외봉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봉사의 즐거움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승언 단장은 “임기 마지막 해에 치르는 귀국보고회라 더욱 의미가 깊으며, 2025년 의료봉사 활동을 건강하게 수행하고 활동을 보고하기 위해 많은 단원들이 참석해줘 감사하다”며 “어느덧 의료봉사 활동 단원의 다수가 청년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앞으로 청년들이 이끌어가는 KOMSTA의 발걸음을 응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KOMSTA, 라오스 루앙프라방서 제182차 한의의료봉사[한의신문]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단장 이승언·이하 KOMSTA)은 11일부터 18일까지 라오스 루앙프라방서 제182차 WFK 해외의료봉사를 통해 643명에 이르는 현지 주민들의 건강을 돌봤다. KOMSTA와 국제협력단이 함께한 WFK 해외의료봉사는 김주영 부단장 등 14명의 단원들이 참여했다. 봉사단은 루앙프라방지역을 방문해 의료 혜택이 부족한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료소를 운영하며, 침, 뜸, 부항, 한약 처방 등 다양한 한의약 치료를 종합적으로 실시했다. 봉사단은 현지 의료 환경을 감안해 환자별 증상과 체질을 꼼꼼히 진단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과 신뢰를 얻었다. 이와 관련 김주영 부단장은 “의료 혜택이 부족한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한의약의 가치를 알리고 국제 보건 향상에 기여하는 해외의료봉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장진아 단원은 “처음 참여한 해외의료봉사였는데 너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스템 속에서 진행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밝혔고, 조현호 단원은 “외국에서도 한의학으로 충분히 진료와 치료를 하면서 봉사할 수 있고 다들 각자의 역할에 충실히 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정무 단원은 “의료소외 지역에서 봉사 활동을 할 수 있어서 뜻 깊은 경험이었으며,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양아연 단원은 “1주일 동안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몸은 힘들기도 했지만 뿌듯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연화 단원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한의의료봉사를 할 수 있어서 내게도 매우 큰 경험이 됐다”고 밝혔고, 강소진 단원은 “열심히 준비해 주셔서 무사히 봉사일정을 마칠 수 있어서 보람이 컸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소이 단원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봉사활동이 전혀 힘들지 않았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고, 김수빈 단원은 “앞으로도 제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정세윤 단원은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통해 의료 환경이 충분하지 않은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는 의료 서비스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봉사에는 김주영 부단장(송도 자양한방병원)을 비롯한 조현호 한의사(유명한의원)·김만제 한의사(만제네 한의원)·이정무(순흥면 보건지소 공준보건의)·박종웅 한의사(양천구 스마트 요양병원)·강소진 한의사·김윤지 한의사·정진아(대구대 본3년)·이수형(동국대 본2년)·이현서(대구대 본3년)·김수빈(부산대 본3년)·양아연(원광대 본2년)·김소이(선문대 수산생명의학과 4년)·이연화(상지대 본3년)·송인아(세명대 본1년)·김해리(동신대 본2년)·양소영(구로구 보건소)·정세윤(서정대 간호학 1년) 단원 등이 참가했다. -
KOMSTA 제181차 스리랑카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4>지난 12월 8일부터 15일까지, 스리랑카 갈레(Galle) 지역으로 떠난 제181차 WFK 한의약봉사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한의사 7명과 학생 및 일반 단원 9명이 함께한 이번 여정은 3일간 총 1,078명의 환자를 무사히 진료했다. 갈레 지역은 스리랑카 남서부 해안에 위치하여, 한낮 기온이 평균 32도를 넘나드는 습도가 높고 무더운 곳이다. 기말시험이 코앞인 상황이었지만, 의료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곳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지로 이번 봉사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번 활동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 장래 한의사로서의 사명감을 일깨워준 내 인생의 큰 이정표가 됐다. 떠나기 전 마음은 마냥 가볍지 않았다. 학기 중이었고 무엇보다 복귀 직후 시험을 앞둔 ‘시험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오전 7시에 한국에 도착해서, 오후 3시에 기말시험을 치렀으니 말이다. 스리랑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조차 전공 서적을 펼쳐서 공부를 했다. 그만큼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해 업무에 임했을 때, 환자들을 안내하고 약을 챙기며 어느새 시험에 대한 압박감은 사라졌다. 지금 이 경험이 시험공부와는 비교할 수 없을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주한 열악한 환경 봉사지인 ‘디스트릿 아유르베딕 병원’에서 우리가 맞이한 것은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후끈한 열기와 습도, 그리고 진료를 시작하기 전에 끝없이 이어진 대기 줄이었다. 진료소 내부환경은 열악했다.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습한 날씨에 에어컨 없이 선풍기 바람에만 의존해야 했고 건물의 시설 또한 낙후돼 있었다. 단원들 몇몇은 걱정스러운 눈빛이 가득해 보였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진료가 시작되자 한 명의 환자라도 더 보기 위해 팀원 모두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 결과 1일 차 251명, 2일 차 358명, 그리고 마지막 3일 차에는 469명에 달하는 환자분들이 우리를 찾았다. 3일간 총 1,078명이라는 많은 인원에 몸은 힘들었지만, 우리를 믿고 찾아준 갈레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우리의 신입니다" 진료를 돕던 중 잊지 못할 순간이 있었다. 치료를 마친 한 환자분이 나에게 다가와 ‘ㄹ’로 시작하는, 생소하지만 경건한 어조의 현지 말을 건네셨다. 의미를 몰라 당황해하며 옆에 있던 통역사 언니에게 도움을 청했다. 통역사 언니는 빙그레 웃으며 “이건 신에게 건네는 아주 귀한 인사예요. 스리랑카 사람들은 고통을 없애주는 의료인을 신처럼 존경하는 문화가 있거든요”라고 설명해 주었다. 단순한 감사 인사를 넘어 나를 신과 같은 존재로 예우해 주는 말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하고 뿌듯한 순간이었다. 비록 학생 단원이기에 직접 침을 놓지는 못했지만, 한의사 원장님의 치료와 내가 건네는 처방전 하나가 이들에겐 신의 손길처럼 닿을 수 있다는 사실에 더 큰 책임과 보람을 느꼈다. 더불어 장차 한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평생 누군가를 도우며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달았다. 국경을 넘어 하나가 된 ‘원팀(One Team)’의 시너지 한정된 시간 안에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치료하고자 했던 모두의 간절함은 우리를 진정한 의미의 ‘원팀(One Team)’으로 만들었다. 진료 현장은 마치 잘 짜인 각본 속에 쉼 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았다. 사전에 철저히 모든 과정을 준비해 주신 단장님, 사무국, 강석홍 원장님 덕분이다. 쉴 틈 없이 침을 놓으며 환자를 돌보는 한의사 선생님들, 그 옆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며 진료 보조를 맡은 우리 일반 단원들, 그리고 우리의 입과 귀가 되어준 통역사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특히 현지 간호사분들의 도움이 컸다. 말이 통하지 않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트레이 청소나 처방 설명을 자진해서 맡아주며 힘을 보탰다. 봉사 마지막 날에는 굳이 긴 말을 하지 않아도, 간호사 선생님의 성함인 “쿠마리!”라는 부름과 눈빛만으로도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사이가 됐다. 이렇듯 한의사, 일반 단원, 현지 간호사, 그리고 통역사가 국경과 역할을 넘어 완벽한 합을 맞춘 덕분에, 우리는 마지막 날,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많은 환자를 돌보며 성공적으로 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쉬움이 남은 귀국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 지금까지 겪었던 그 어떤 귀국길보다도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를 전하는 일이 얼마나 숭고한 소명인지를 일깨워준 스리랑카 갈레의 3일. 진료 후 두 손을 정중히 모으며 환하게 웃던 주민들의 미소를 인생의 이정표 삼아, 이제는 실력과 따뜻한 가슴을 모두 갖춘 한의사가 되어 다시 그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끝으로 이번 여정을 함께하며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준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흔들림 없는 리더십으로 단원들을 이끌어주신 이승언 단장님, 밝은 에너지로 현장의 활력을 북돋아 주신 권수연 대리님과 김유리 사원님, 의료인으로서 깊은 영감을 주신 한규언 원장님, 따뜻한 웃음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정용미 일반 단원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매 순간 진심을 다해 환자를 살피셨던 백진욱·강석홍·민지수·배효원·김진우 원장님, 힘든 시험 기간임에도 항상 열정적이었던 공준혁·김수민·이다해·이채연·이현서·정세미·허태경 일반 단원 동료들, 그리고 소중한 스리랑카의 인연인 나와다와 사치니를 포함한 모든 통역사분들, 현지 의료진에게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 이분들이 함께였기에 이번 스리랑카 봉사가 더욱 특별할 수 있었다. -
KOMSTA 제181차 스리랑카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3>[한의신문] 14년 전 캄보디아로 생애 첫 해외 봉사를 떠난 적이 있다. 당시에 느꼈던 ‘작은 나눔이 주는 커다란 충만함’은 지금의 나를 다시 스리랑카라는 낯선 땅으로 이끄는 강력한 동기가 됐다. “멀고 먼 이 나라에 와서 큰 도움을 주어서 고마워요. 당신의 삶에 복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빌게요” 진료소 마지막 날, 내 손을 두 손으로 꼭 맞잡고 볼에 따스한 입맞춤을 건네던 할머니 환자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그녀가 맑고 깊은 눈빛과 함께 건넨 인사는 “아유보완(Ayubowan)”, ‘당신의 삶에 장수와 평안의 복이 깃들기를 바란다’는 의미의 이 싱할라어 인사는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단순한 안부를 넘어 상대의 존재 자체를 축복하는 기도와도 같았다. 그들의 진심 어린 기도는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이 일에 임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한의학도로서 참여한 이번 첫 봉사는 사실 내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자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진료소에 방문한 환자들이 건네는 순수한 신뢰를 통해 더 큰 가치를 배워가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WFK-KOMSTA 스리랑카 한의학해외의료 봉사, 실체적 가치를 전달하다. 3일간 운영된 갈레(Galle) 진료소에는 총 1,078명의 환자가 방문하여 한의학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내가 담당한 진료실에서만 262명의 여성 환자를 보았는데, 현지의 특징적인 질환 양상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만성화된 건선 환자들이었다. 스리랑카 특유의 고온다습한 환경 탓에 병변 부위가 진균 감염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고, 이미 어둡게 착색되고 두껍게 각화된 병변을 가진 환자들이 많았다. 이승언 단장님께서는 병변의 현상보다 그 근본 원인을 정확히 보고 판단할 것을 강조하셨다. 단장님의 진료를 보조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진균 감염 환자들에게 자운고를 처방하시면서 별도로 유황 가루를 구해서 사용할 것을 지도하신 장면이었다. 유황은 항균 효과가 탁월하면서도 현지에서 비교적 구하기 쉬운 재료라는 점에서, 지속성 있는 치료를 위한 최적화된 처방이었다. 단장님의 현지 맞춤형 처방에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며 떠나는 환자들을 바라보며, 환자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최선의 치료가 진정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의자(醫者)가 되고 싶었던 나의 마음에 따뜻한 등대의 불빛이 켜지는 순간이었다. ‘WFK-KOMSTA 한의학 학술 세미나 with 스리랑카’, 스리랑카 임상 데이터로 한의학의 유연한 가치를 확인하다. 이번 봉사 여정의 정점은 콜롬보 코리아 클리닉에서 개최된 ‘WFK-KOMSTA 한의학 학술 세미나’였다. 세미나는 침구 수업을 수료한 현지 아유르베다 의사 약 30여 명을 대상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나는 이승언 단장님의 ‘환자 유형을 진단하는 침 치료법’ 강의를 영어로 통역하며, 갈레 진료소에서 3일간 축적한 262건의 임상사례가 현지 의사들에게 어떻게 실무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전달했다. 그 과정에서 한의학이 진정 ‘살아있는 의학’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단장님의 강의는 설진(舌診)과 특정 경혈 자침 전후의 복부 촉진(腹診) 변화를 통해 사상체질을 감별하는 프로토콜을 주요 메시지로 전달했다. 사상체질 감별이 중요한 이유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변하지 않는 '선천의 정(精)'을 파악하고, 신체를 생리적 방향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 핵심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태음인이 1% 미만이고 양인(태양인·소양인)이 40% 이상이라는 스리랑카 현지의 놀라운 체질 분포 데이터는 현지 의사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고온다습한 환경을 고려하여 비경(脾經)의 공손(SP4)혈 자침 시 나타나는 유의미한 효과와 더불어, 스리랑카인 한정으로 관찰되는 체질별 설진 포인트(태양인의 어혈성 자반 경향성, 소양인의 Crack이 많은 혀, 태음인의 옅은 분홍색 혀)를 진단 프로토콜에 포함하여 공유했다.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살아있는 데이터에 눈을 빛내며 몰입하는 현지 의사들을 보며 한의학의 유연한 확장성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이번 경험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한의학의 유연함’이었다. 한의학은 환자가 발 디딘 기후와 문화적 맥락에 맞춰 끊임없이 변주하며 최적의 해답을 찾아내는 의학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스리랑카에서의 시간은 앞으로 어떤 한의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확신을 얻을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나는 환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최선의 치료를 통해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의사가 되고자 한다. 스리랑카 봉사지에서 보낸 시간은 몸은 고된 과정이었지만, 마음은 충만해졌다. 그 시간들을 차분히 지나오며 스스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뿌듯함을 얻었다. 이번 봉사에서 마주한 한의학의 가능성을 마음 한구석에 잘 간직하고,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나눔의 현장에 참여하며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스리랑카에서의 기록은 그 담백한 진심을 향한 나의 발걸음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이정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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