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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밖으로 향한 여한의사들…“한의 돌봄의 손길을 정책으로”[한의신문] “한의사 개인의 선의에 기댄 봉사만으로는 안 됩니다. 의료소외가 지속되는 이유를 들여다보고,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가 TV 대담을 통해 대중에게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한의학의 돌봄과 사회적 역할을 알리고, 현장의 의료봉사를 제도와 정책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여성폭력 피해자와 보호받지 못한 청소년 등에 대한 의료지원을 넘어 트라우마 지원과 한의 난임, 노인·장애인 주치의 등 국가 보건의료정책에서 한의약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박소연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TV 대담 프로그램 ‘경세제민 촉-여성 한의사 7천명 시대, 21세기 여성 슈바이처들’ 편에 출연해 대한여한의사회의 사회공헌 활동과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한의약의 역할, 향후 정책과제 등을 소개했다. 매우 화요일 11시30분에 방영되는 ‘경세제민 촉(진행 차유나)’은 국내외 경제·산업·보건의료·정책 분야의 전문가와 CEO, 학계 인사 등을 초청해 해법과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대담형 토크 프로그램이다. 이날 박 회장은 “의료인이라면 의료 현장의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책임도 가져야 한다”며 “의료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직능이 가져야 할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 몸의 증상 뒤에 숨은 상처…폭력피해자 찾아간 ‘심신의학’ 이날 프로그램이 주목한 대상은 성폭력·가정폭력 등 여성폭력 피해자다. 여한의사회는 그동안 마자렐로센터와 서울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 성북쉼터·한울타리쉼터 등을 찾아 위기 여성청소년과 이주여성에게 한의진료를 제공해 왔다. 아울러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의 신체·심리 회복을 돕고, 전국성폭력상담소와 연계한 트라우마 치료에도 나서는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박 회장은 진료 과정에서 두통이나 소화장애, 불면, 근육통 등을 호소하던 환자가 상담을 이어가면서 과거 폭력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를 털어놓는 사례를 접하면서 이들의 의료지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죄나 성폭력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감추는 경우가 많아 의료 혜택에서도 소외되기 쉽다”며 “한의학은 몸과 마음을 함께 살피는 심신의학적 접근을 해온 만큼 이들을 돌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활동은 미혼모와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 등으로 확대됐다. 대한여한의사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해 미혼모, 북한이탈주민 아동 등에 대한 의료봉사를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보호처분 청소년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박 회장은 보호처분 청소년 시설에서 만났던 한 학생을 떠올렸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상담하던 학생이 박 회장이 외부 일정으로 두 달가량 방문하지 못한 사이 퇴소를 앞두게 됐고, 다시 찾아온 박 회장을 보자 복도에서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내민 작은 손 하나가 한 아이의 삶에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호받지 못하는 청소년과 미혼모 등을 조금 더 보듬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였다”고 회고했다. ◆ “개인의 선의 넘어 정책으로”…트라우마·난임·주치의 제안 박 회장은 이러한 활동이 의료인의 자발적인 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소외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을 살펴 국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왜 이분들이 지속적으로 의료에서 소외되는지를 생각하면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며 “일회성 봉사나 개인의 선의에 기댄 활동이 아니라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단체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성폭력 피해자 지원 경험을 범죄·재난피해자 등으로 확대해 국가 트라우마 지원체계에서 한의약의 심신의학적 접근을 활용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제안했다. 저출생 대응과 관련해선 한의난임치료 지원을 중앙정부 정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계가 오랫동안 난임 영역에서 역할을 해왔지만 제도적으로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전인적 모성 건강에 기반한 한의학적 난임 지원이 중앙정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노인·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일차의료에서도 한의약의 참여 확대를 주문했다. 박 회장은 “노인이나 장애인 등 의료에서 소외되기 쉬운 분들에게 한의의료지원이 정책적으로 제대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한의 노인·장애인주치의 등 사업에 전국의 한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AI 시대에도 남는 ‘사람을 만나는 의료’ 박 회장은 AI 시대 한의학의 경쟁력으로는 환자의 ‘개별성’과 ‘소통’을 꼽았다. 데이터 표준화와 분석 등에서는 AI를 적극 활용하되 환자 개개인을 직접 만나 상태를 살피는 의료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지난달 성평등가족부가 주최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 대회’에서 AI를 주제로 건강의료·과학기술 분야 네트워크 행사를 진행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표준화와 시스템화, 근거 마련에는 AI를 활용할 수 있지만 의료에서는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환자와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개개인을 만나 맞춤치료와 처방을 하고 직접 진맥하고 이야기를 듣고 침을 놓는 것은 한의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인 진료실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치료하는 일이라면 단체는 작은 뜻을 모아 사회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토대가 될 수 있다”며 “개인의 선의에 기대던 일이 정책화된다면 사회에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방송은 매일경제TV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
초음파 유도 약침, 테니스 엘보 치료의 효과성 입증[한의신문] 팔꿈치 힘줄이 파열돼 일상생활조차 어려웠던 만성 테니스 엘보 환자들에게 초음파 유도하 약침 치료가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SCIE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임동우 교수 연구팀과 대한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SCIE 등재 국제학술지 ‘Diagnostics(IF: 3.8, JCR: Q1)’에 ‘Ultrasound-Guided Pharmacopuncture Targeting the Myotendinous Junction for Refractory Common Extensor Tendinopathy: A Case Series(난치성 외측상과염에 대한 근건접합부 표적 초음파 유도 약침 치료 증례 보고)’라는 제하로 최종 게재가 확정됐다. 테니스 엘보(외측상과염)는 팔꿈치 외측상과에 부착하는 힘줄에 발생하는 퇴행성 건병증으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수술까지 고려하게 되는 난치성 환자의 비율이 높다. 연구팀은 기존 치료들이 주로 뼈와 힘줄이 만나는 부착부에만 집중했던 것과 달리, 통증을 감지하는 감각신경 수용체가 모여있는 ‘근건접합부(Myotendinous Junction, MTJ)’를 새로운 치료 타겟으로 삼았다. 다층적·체계적인 복합 치료 프로토콜 적용 이를 위해 연구팀은 경혈 초음파를 통해 수삼리혈(LI10) 주변 해부학적 구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근건접합부 깊이에 자하거 태반약침을 정밀 시술하는 것을 기본 치료로 삼았다. 이에 더해, 치료 단계에 맞춰 곡지혈(LI11) 주변 심부 근막에 어혈 약침을 시술하고, 부착부 골막을 침으로 자극하는 등 다층적이고 체계적인 복합 치료 프로토콜을 적용했다. 총 10회의 초음파 약침을 시술한 결과, 통증 및 기능 평가 점수(PRTEE)가 최대 79.7%까지 감소하는 등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호전을 보였다. 또한 치료 완료 최장 270일 후 진행된 추적 검사에서도 파열되고 손상됐던 힘줄의 에코도가 변화한 것을 확인했으며, 부작용이나 재발은 관찰되지 않았다. 제1저자인 안태석 한의사(한의영상학회 교육이사)는 “만성 테니스 엘보는 단순히 뼈에 붙는 힘줄뿐만 아니라 근육과 힘줄이 이어지는 근건접합부의 기능 이상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초음파를 활용해 통증의 신경학적 원인에 타겟팅하는 치료법이 난치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초음파로 치료 전후 힘줄의 구조적 변화도 확인 공동 1저자인 문지현 한의사(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는 “이번 연구에 사용된 자하거 약침은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 비타민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돕는 효과가 있다”면서 “스테로이드나 프롤로 주사 등 수년간의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던 난치성 환자들의 증상이 호전된 것뿐만 아니라, 치료 전후의 객관적인 초음파 영상을 통해 힘줄의 구조적 변화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교신저자인 임동우 교수(동국대 한의대 진단학교실)는 “이번 연구는 단일 시술에만 의존하는 것을 넘어, 병변의 상태에 맞춘 단계적 치료와 편심성 수축(Eccentric contraction) 재활운동을 결합한 프로토콜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수술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던 테니스엘보 환자들에게 이러한 대안 치료법이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향후 후속 연구와 표준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연구의 전반적인 감수를 맡은 오명진 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장(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초음파를 활용하면 경혈 주변의 미세한 신경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정밀하게 약침을 시술할 수 있어 유효성과 안전성이 높다”며 “절제 수술을 고민할 만큼 낫지 않는 팔꿈치 통증으로 고통받고 계신 환자분들이라면, 한의 의료기관에 내원해 초음파 약침 시술을 받아보시기를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동우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26년 세종과학펠로우십’에 선정,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의 진행을 억제하고 기능 회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한의학 기반 치료 전략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두고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회는 지난해 김철현 원광대 한의대 교수팀과 함께 초음파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팔꿈치 통증이 지속되는 테니스 엘보 환자에게 표준화된 초음파 진단 프로토콜 및 초음파 활용 약침을 결합한 통합치료가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SCOPUS 등재 국제학술지 ‘Journal of Pharmacopuncture’에 게재한 바 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79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고령 농민 잇단 폭염 사망, 지자체 대응 한계” “불볕에 덴 논밭... 밥상 물가까지 펄펄” “쿠팡 물류캠프 2명 폭염 속 작업 중 쓰러져” “소각장은 최고 60도 불덩이...에어컨도 너무 뜨거워 못 버텨” “살인 더위, 프로야구도 멈췄다” “42도 찜통 비닐집, 주민세 내지만 정부 지원 없어 한숨” “무더위쉼터, 숫자보다 중요한 것” “온열질환, 뇌 손상까지 부른다” “온열질환 사망자 21명, 작년 넘었다” “폭염이 재난이 될 때” “기후협정이 실패한 어느 미래” “기후위기 공론화의 선택, 국회는 외면 말아야” 8월 초, 단 하루 만에 쏟아진 폭염 관련 소식의 헤드라인들이다. 농가에서 야구장까지, 살림집에서 쉼터까지, 고온의 습격은 일상의 톱니바퀴를 일시에 멈춰 세운다. 폭염은 개별 질환을 넘어 종국에는 사망에 이르게 하는 환경적·의료적 재난이다. 범국가적 공론화와 국제적 협력이 시급한 이 시대의 핵심 과제임이 분명하다. BBC 기사 『Pressure on nature threatens many flowering plants with extinction』(2023년 10월)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로 전 세계 꽃식물의 45%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현대 의약품의 90%가 식물에서 유래함을 고려할 때, 식물의 급격한 멸종은 잠재적 치료제와 미래 의약품 자원의 대량 상실로 직결된다. 경향신문 기사 『기후변화 공격받는 한약 자원, 어떻게 살릴까』(2024년 11월)에서 한국한의약진흥원 이준혁 단장은 기후변화 시대를 이겨낼 한약 자원 공급 대책으로 스마트팜을 통한 재배, 환경 변화에 강인한 품종 개발, 대체 본초 개발 세 가지를 제안했다.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인삼의 국내 재배지는 향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며, 당귀는 36만 ha에서 1.5만 ha로, 천궁은 41.9만 ha에서 6.4만 ha로(2020∼2060년 전망) 재배 적지가 급감할 것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위축되어 있는 한약 시장이 이제 원재료의 공급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경고하는 지표다. 한겨레 기사 『약용식물도 기후변화에 멸종 위기… “세계 인구 80% 건강 위협”』(2025년 12월)에 인용된 논문 『The impact of climate change on medicinal plants and natural products: A scoping review』(Frontiers in Pharmacology, 2025년 11월)에 따르면, 파나마와 히말라야의 전통 약초는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전통의학 의존도가 높은 원주민 사회의 문화유산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한다. 기후위기의 심화는 각국의 전통 의학 붕괴를 넘어 현대 의료 체계까지 흔들고 있다. 현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의 상당 부분이 자연의 천연물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국산 한약재의 재배지 소실, 약재 기원의 변종, 그리고 보건의료 체계 내 한의학 입지의 약화는 사실 기후위기 이전부터 한의계에 내재된 오래된 숙제였다. ‘천기(天氣)의 격노(激怒)’에 비유되는 전 지구적 기후위기까지 더해진 이 급변의 시대에, 반만년 역사라는 시간의 축적이 과연 한의학의 존재 이유를 지켜줄 수 있을까? 전통과 관련된 모든 것을 척결하려 했던 동아시아의 혹독한 근대화 과정을 이겨내고 오늘날 겨우 그 명맥을 유지해 온 한의학은, 이제 인류세(Anthropocene)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인류세: 인간의 시대』(최평순, 해나무, 2020년 9월) - 세계의 플라스틱 쓰레기 절반가량을 수입하던 중국이 2018년 1월부터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 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재활용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 대한민국은 명백한 인류세 현장이다. 화석연료와 플라스틱을 쓰다가 이렇게 됐으니 한국 사람들은 이 상황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셈이다. - 인류세는 생물권, 수권, 암석권, 대기권 등 지구를 구성하는 여러 권역에서 인간의 활동이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음을 의미하는 용어다. - 지구의 정복자 인간,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인류세를 바라보는 관점은 개인과 사회의 입장을 결정한다. 『인간의 종말』(디르크 슈테펜스, 해리북스, 2021년 5월) - “부작용 없는 작용은 없다”는 의학의 명언은 생태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NASA에 따르면, 매년 800만 명 이상이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 -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2002년 제안한 ‘인류세’는 인간이 지구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기에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선언이다. - 종의 절멸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는 지금,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생존과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브레이킹 바운더리스』(요한 록스트룀·오웬 가프니, 사이언스북스, 2022년 8월) - 팬데믹 사태를 지나며 깨달은 뜻밖의 사실은, 시장의 권능만큼이나 비상 상황에서의 정부 정책과 권능 역시 막강하다는 점이다. -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무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주관적 의견이 아닌 과학적 사실이다. - 지속 가능한 문명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의 식단과 소비 형태를 지구 환경의 한계에 맞게 조정하는 일이다. 『폭염살인』(제프 구델, 웅진지식하우스, 2024년 6월) - 더위가 심해질수록 지구 전체의 식량 체계가 망가질 위험도 함께 커진다. - 조만간 세계 인구를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는 훨씬 풀기 어려운 복잡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이미 식량 생산 자체는 이미 기후변화 때문에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 더위는 지금 자연 세계의 틀을 다시 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행성 위의 질병 알고리즘까지 다시 쓰고 있다. - 더위에 따른 홍수나 가뭄 등의 기후 이변도 문제지만 말라리아, 한타 바이러스, 콜레라, 탄저병 등 수백가지 기존 전염병의 상황을 악화일로로 몰아넣고 있다. 『나는 매일 재앙을 마주한다』(제임스 후퍼, 인플루엔셜, 2025년 4월) - 정말 두려운 것은 영구동토층 깊은 곳에 얼어 있는 미지의 병원체와 곤충들이다. 지열이 오르면 이 미지의 병원균들이 깨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 열돔 현상으로 인한 이상 고온과 폭염은 온열질환자를 급증시키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 -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기록적 고온과 장기 가뭄이 산불 위험을 높이고, 이것이 산림 소실과 생태계 붕괴, 인간 건강 피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친정어머니와 두 여동생이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작년에 부분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러닝머신, 마사지 체어, 1인용 소파, 친정아버지께서 쓰시던 서예 도구와 국악기 일체, 이사 때마다 무거운 짐이 되던 편지 상자들과 학부 시절 모아둔 강의록까지 과감하게 버렸다. 필요할 것 같아서, 싸고 이쁘다는 이유로 다이소나 알리, 당근마켓과 아름다운가게 등에서 냉큼 사 들였던 그 많은 물건들이 결국 한순간에 무가치해지는 것을 깨달았다. 몇 차례 분리수거를 마치고 돌아서며 자문해 본다. 이 수많은 쓰레기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이사 한 번에 나는 또 지구에 얼마나 큰 죄를 지은 것일까? 아무리 반성해도 부채감은 가시지 않는다. 환경 오염과 기후위기에는 국경이 없다. 비극의 도미노, 그 시작과 끝을 직시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인간이다. 폭염이 지나간 자리, 문득 등골이 서늘해진다.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국가와 지자체의 적응 정책을 체계화하기 위한 법안이 지난 8월 13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통과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중심의 현행 제도만으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폭염·가뭄 등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에서 마련된 법안이다. 제도가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되어 우리의 삶에 스며들기까지는 늘 시간이 걸리지만, 이 법만큼은 속전속결로 현실화되어 일상의 안전망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
실전 한의 피부미용 치료 임상례김서영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 교육위원 한의 임상에서 피부미용 치료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색소성 병변뿐 아니라 홍조·모세혈관 확장증·혈관종·화염상모반·정맥 등 혈관성 병변에 대한 레이저 치료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혈관 병변마다 혈관의 깊이, 굵기, 혈류 상태, 산소 포화도가 서로 달라 병변의 특성에 맞는 파장과 조사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1. 피부 혈관질환의 분류와 특징 임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피부 혈관 병변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첫째, 홍조(안면홍조)와 모세혈관확장증이다. 진피 상층의 가느다란 모세혈관들이 확장되어 얼굴 전체 혹은 볼·코 주변에 미만성(diffuse)으로 넓게 퍼져 나타나며, 주사(酒渣, rosacea) 경향이 있거나 피부 장벽이 약한 환자에서 흔히 관찰된다. 둘째, 혈관종(hemangioma)이다. 흔히 ‘앵두혈관종’, ‘체리혈관종’이라고도 한다. 진피 내 모세혈관이 국소적으로 증식·확장되어 생기며 병변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하고 융기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셋째, 해면상 혈관종(cavernous hemangioma)이다. 혈관종보다 더 깊고 넓은 진피∼피하층의 혈관강(腔)이 확장되어 형성되며, 병변이 더 두텁고 색조도 자적색에 가깝게 짙은 경우가 많다. 넷째, 화염상모반(port-wine stain)이다. 선천성 모세혈관 기형으로, 진피 내 모세혈관이 넓은 범위에 걸쳐 확장되어 있으며 평생 지속·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치료 반응이 더디고 반복 치료가 필요한 것이 특징이다. 다섯째, 정맥 병변(venous lesion)이다. 산소포화도가 낮은 정맥혈을 담고 있어 푸르스름하게 비쳐 보이며, 진피보다 깊은 피하지방층에 가깝다. 2.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 치료 전 진단에서 중요하게 확인하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병변의 색조: 선홍색(동맥혈 위주, 표재성), 자적색∼암적색(정체된 혈류, 좀 더 깊은 병변), 푸르스름한 색(정맥혈, 심부 병변)을 구분한다. 2) 압박 시 퇴색 여부(diascopy): 눌렀을 때 병변이 완전히 퇴색되는지, 부분적으로만 옅어지는지를 통해 혈관의 개방성과 대략적인 깊이를 가늠한다. 3) 병변의 범위: 미만성인지, 국소적으로 경계가 뚜렷한지 구분하여 모드를 결정한다. 4) 기존 시술 이력: 필링, 박피, CO2 레이저 등 다른 시술을 받은 뒤 신생 혈관이 생긴 것인지, 처음부터 있던 병변인지 확인한다. 반흔 치유 과정에서 신생 혈관이 증식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반흔 치료와 혈관 치료를 함께 계획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 간격의 경우 홍조와 모세혈관확장증은 4주 내외 간격으로 스퀘어 모드 토닝을 반복하며, 미만성인 만큼 일시에 무리하게 출력을 올리기보다 누적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안전하다. 혈관종과 해면상 혈관종은 서클 모드로 2∼3주 간격, 1∼3회 정도의 짧은 치료로도 육안상 변화가 뚜렷한 경우가 많다. 화염상모반은 병변이 두텁고 범위가 넓어 회복 기간을 넉넉히 두고 3개월 이상 완만하게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정맥은 표재 병변보다 조직 손상 회복에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어 짧은 간격으로 자주 조사하기보다 2주 간격으로 소수 회차만 시행하고 경과를 지켜본다. 시술 후 일시적인 자반이나 붓기, 병변 부위의 일과성 암적색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음을 미리 고지해야 한다. 특히 서클 모드 시술 후 혈관 내 응고로 인해 병변이 일시적으로 더 진해 보일 수 있는데, 이를 악화로 오인하지 않도록 사전 설명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과 보습을 철저히 하도록 안내하고, 색소침착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미백 관리를 병행하도록 한다. 아래는 실제 치료 사례들이다. 사례 1. 홍조(치료 2개월) 눈가와 뺨 주변에 붉은 실핏줄이 퍼져 있고, 점상 출혈처럼 보이는 작은 붉은 반점들이 동반되었다. 육안 관찰과 퇴색 검사를 통해 병변이 진피 상층의 미세혈관 확장에서 비롯된 표재성 병변임을 확인하고, 아드바 TX 스퀘어 모드 토닝만으로 치료를 진행했다. 3주 간격으로 내원하도록 하여 총 2개월에 걸쳐 치료하였으며, 초기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다가도 2∼3회차를 넘어가면서 붉은기가 눈에 띄게 옅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시술 후 일시적인 홍반 외에 특별한 다운타임은 없었으며, 자외선 차단과 보습을 병행하도록 안내했다. 사례 2. 비후성 반흔(추적 관찰 2개월) 입술 주변에 이전 시술 혹은 외상으로 인한 비후성 반흔이 있던 환자로, CO2 레이저로 반흔 조직을 절제하는 처치를 먼저 시행한 사례다. 절제 후 반흔 부위에 붉은색의 신생 혈관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아드바 TX로 반흔 부위의 신생 혈관을 추가로 제거하였다. 2개월간의 추적 관찰 결과 반흔 부위의 융기와 발적이 함께 개선되었다. 반흔 치료 환자에서는 절제 이후 신생 혈관의 발생 여부를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필요 시 조기에 혈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최종 색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례 3. 정맥(2주 간격 2회 치료) 뺨 부위의 푸르스름한 정맥성 병변이 있던 환자다. 심부 혈관 병변이므로 엘레멘탈 TL 1064nm(Nd:YAG)를 선택했다. 2주 간격으로 2회 치료 후 병변의 푸른 색조가 눈에 띄게 옅어졌는데, 이는 병변의 깊이에 맞는 파장을 선택하면 적은 회차에서도 빠른 치료 반응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치료 후에는 일시적으로 병변 부위의 경결감이 있거나 멍처럼 보일 수 있음을 설명하고, 압박이나 마사지를 삼가도록 안내했다. 사례 4. 혈관종(1∼3회 조사) 눈가의 작은 혈관종을 더모스코피(피부현미경)로 확대 촬영한 사례다. 더모스코피상 병변의 경계와 색조가 뚜렷하게 확인되며, 조사 전에는 선홍색으로 도드라져 있던 병변이 1∼3회의 서클 모드 조사만으로 갈색조로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색조 변화는 혈관 내 응고가 일어나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으로, 이후 갈색조도 점차 소실되는 경과를 밟는다. 혈관종은 국소 부위에 정확히 에너지가 전달되면 적은 횟수의 치료로도 빠른 반응을 얻을 수 있어, 환자에게 즉각적인 치료 효과를 보여주기에도 유용하다. 다만 응고 직후의 색조 변화를 부작용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시술 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 병변의 레이저 치료는 병변의 깊이와 혈류 특성을 정확히 평가하고, 이에 맞는 파장과 조사 방식을 선택하는 것에 달려 있다. 향후에도 다양한 혈관 질환 사례를 축적하여 병변의 깊이와 색조에 따른 맞춤형 치료 프로토콜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킬 계획이다. -
‘동의보감’ 등 한국 세계기록유산 20종 한자리에 전시[한의신문]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용철)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해 ‘동의보감’, ‘조선왕조실록’ 등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20종을 한자리에 모은 기획전 ‘한국의 기록, 세계의 기억’을 개최한다. 지난 20일(월)부터 시작된 전시는 29일(수)까지 10일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대한민국관’에서 진행되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총 20건을 보유해 아시아에서는 1위, 전 세계에서는 5위에 해당하는 기록문화 강국이다. 이번 기획전은 방대함과 독창성 그리고 세계가 함께 기억해야 할 높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은 주요 세계기록유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전시는 총 4개의 주제별 공간으로 나뉘어 100여 점의 기록물이 입체적으로 전시된다. ‘역사의 토대’를 다룬 공간(본, 本)에서는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 의궤’, ‘승정원일기’, ‘일성록’, ‘난중일기’ 등을 통해 방대한 국정 운영의 기록과 연속성을 증명한다. ‘지혜의 빛’을 주제로 한 공간(맥, 脈)에서는 ‘동의보감’, ‘훈민정음’, ‘직지심체요절’, ‘고려대장경판’ 등을 통해 지식을 온 백성과 나누고자 했던 선조들의 애민 정신과 지혜를 조명한다. 이 가운데 ‘동의보감’은 조선 선조의 명을 받아 허준(許浚)이 1610년(광해군 2년)에 완성하고 1613년에 출판한 동아시아 최대의 종합 의학 백과사전으로, 지난 2009년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공식 등재된 바 있다. 당시 유네스코에서는 ‘동의보감’의 특징과 가치를 △동양의학 지식의 집대성 △예방의학과 양생의 중시 △환자 중심의 분류 체계 △의료 대중화 및 실용성으로 꼽았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다룬 공간(민, 民)에서는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제주4·3기록물’, ‘4·19혁명기록물’, ‘5·18민주화운동기록물’ 등 동학농민운동부터 4·19혁명에 이르기까지 자유와 정의,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우리 국민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삶의 회복’을 주제로 한 공간(공, 共)에서는 국채보상운동, 새마을운동, 산림녹화, KBS 생방송 이산가족찾기 기록물 등을 통해 국난을 극복해 온 우리 공동체의 강인한 회복력을 증명한다. 이용철 국가기록원장은 “기록은 한 나라의 역사를 넘어 인류가 함께 기억해야 할 가치 있는 유산”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이 지켜온 지혜, 문화, 민주주의, 공동체의 기록이 오늘날 세계가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소중한 기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폐암 환자 통합치료 적용을 위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및 경로 수립박소정 부산대한의학전문대학원/한방병원 부교수 <편집자주>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발간하고 있으며, 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전자파일 및 홍보용 리플릿, 인포그래픽 이미지 파일 등을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사이트(www.nikom.or.kr/nckm)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각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의 기고문을 소개하고자 하며, 이번 주 소개작은 ‘폐암 한의임상진료지침’ 개발에 참여한 부산대한의학전문대학원/한방병원 박소정 부교수의 기고이다.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박소정 부교수 연구팀(대한암한의학회·대한한방내과학회 공동연구)은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및 표준임상경로’를 개발했다. 본 지침은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통합치료를 체계화해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표준화된 치료 기준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폐암 국내 암 사망률 1위…통합치료 전략 필요성 제기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주요 암종으로, 최근 국가암등록통계(2022)에 따르면 연간 3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며 전체 암의 약 11%를 차지한다. 사망/발생비 또한 약 60% 수준으로 예후가 불량한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생존율 향상뿐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의 삶의 질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기존 표준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통합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한의치료 병행 시 치료 효과, 삶의 질 등 향상 본 지침은 기존 임상연구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한의치료 병행 시 생존기간 연장, 항암효과 증진, 무진행생존율 향상 등 치료 효과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또한 통증 완화, 호흡기능 개선, 면역력 증진 등 삶의 질 향상과 항암치료 관련 부작용 완화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침은 폐암 환자의 병기 및 치료 단계에 따라 ①수술 후 관리 단계②보조 항암요법 단계 ③완화항암요법 단계로 구분해 단계별 치료 목표와 권고안을 제시했다. 수술 후 단계에서는 폐기능 회복과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호흡도인요법 및 이침 치료를 권고했으며, 보조항암요법 단계에서는 항암효과 증진과 생존율 향상을 위해 한약 치료 병행을 제시했다. 완화항암요법 단계에서는 한약, 침, 뜸 등의 복합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 항암효과 유지 및 삶의 질 개선을 도모하도록 구성했다. 또한 본 지침은 임상 적용성을 높이기 위해 권고등급 및 근거수준을 함께 제시하고, 각 치료별 임상적 고려사항과 평가도구를 포함했다. 항암효과 평가는 RECIST 기준을 활용하고, 삶의 질 평가는 CLQ-C30, KPS 등 표준화된 평가도구를 적용하도록 제시함으로써 객관성과 재현성을 확보했다. ‘폐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통합의학적 접근 근거 제시 폐암은 생존율 개선과 더불어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삶의 질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질환인 만큼 이번 지침은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병용치료를 근거 기반으로 체계화해 임상 현장에서 안전하고 일관된 통합치료 적용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ASCO-SIO, MASCC 등 국제 학계에서도 통합암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근거 기반 통합치료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한편 본 지침은 최근 임상에서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면역항암제와 한의치료 병용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관련 권고를 포함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또한 한약 처방의 다양성에 따른 연구 간 이질성 역시 향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으로 제시됐다. 이번 ‘폐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및 표준임상경로’는 폐암 환자 치료에서 통합의학적 접근의 근거를 제시하고, 임상의 치료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추가적인 임상 연구와 근거 축적을 통해 보다 정교한 통합치료 전략이 확립될 필요가 있다. -
한의학연구원 국제학술지 IMR, 학술지 평가서 경쟁력 입증[한의신문]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이하 연구원)이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통합의학연구·이하 IMR)’가 세계적인 학술지 평가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거두며 국제 학술지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연구원은 6월17일 클래리베이트(Clarivate)가 발표한 최신 저널인용보고서(Journal Citation Reports, JCR)에서 IMR의 저널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IF)가 4.9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IMR 창간 이후 가장 높은 영향력지수이자 최고 순위다. 지난해 영향력지수 3.0,(13위/45종, Q2)였던 것과 비교하면 영향력과 국제적 위상이 크게 향상됐다. JCR의 통합보완의학(Integrative & Complementary Medicine) 분야에는 올해 총 49종의 학술지가 등재됐으며, IMR은 이 가운데 10위를 차지했다. 이는 상위 19.8%에 해당하는 Q1 등급으로, 해당 분야 상위권 학술지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IMR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지난 2012년 창간한 국제학술지로, 국내 한의학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SCIE(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에 등재돼 있다. 현재 PubMed Central을 비롯해 Scopus, Embase, AMED, CINAHL Complete, Korea Citation Index(KCI) 등 국내외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돼 있으며, 연 4회 발간되는 오픈액세스(Open Access) 저널로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또 저널 영향력지수는 JCR에서 발표하는 대표적인 학술지 평가 지표로, Web of Science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학술지만을 대상이다. 세계 연구자와 대학, 연구기관, 출판사 등이 학술지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아울러 IMR은 엘스비어(Elsevier)의 Scopus 기반 평가 지표인 CiteScore에서는 5.4를 기록하며 4년 연속 Q1 등급을 유지했다. 연구원은 “이는 영향력지수뿐 아니라 다양한 국제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학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IMR은 올해 국제전통보완통합의학연구회(International Society for Traditional, Complementary &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 ISCMR)의 공식 학술지로 새롭게 지정됐다. ISCMR은 전통의학과 보완대체의학, 통합의학 분야를 대표하는 국제 학술단체로,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관련 연구와 학술 교류를 이끌고 있다. IMR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성규 원장은 "이번 성과는 IMR이 국제 학술계에서 연구의 질과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뜻깊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전통의학과 통합의학 분야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국제 학술교류를 선도하는 학술지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침·요가·태극권까지…국제 가이드라인이 바꾼 통합종양학[한의신문] 세계적인 통합암치료 권위자인 미국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팅 바오(Ting Bao) 교수가 한국을 찾아 통합종양학의 최신 국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근거기반 암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대한통합암학회(이사장 유화승) 산하 대한통합암연구소(소장 김은혜·KICRI)는 4일 대전대대전한방병원 및 온라인(ZOOM)을 통해 하이브리드 웨비나를 개최, 통합종양학의 최신 연구 동향과 전인적 암 환자 관리 모델을 공유했다. 김은혜 소장은 인사말에서 “대한통합암연구소는 ‘미래 의학 선도’, ‘새로운 희망’을 비전으로 환자 중심의 근거 기반 통합암치료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이번 웨비나에선 팅 바오 교수를 초빙한 만큼 통합종양학의 최신 진료·연구·교육 동향을 공유하는 의미있 는 교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온·오프라인으로 암 진료 전문가 및 연구자 50여 명이 수강한 웨비나에선 △통합종양학-전인적 돌봄, 연구 및 교육의 발전(팅 바오 미국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 교수) △최신 통합암치료의 한국형 적용 방안(김은혜 소장) △고주파온열치료를 활용한 통합암치료-전인적 관리를 중심으로(유화승 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SIO·ASCO·NCCN이 선택한 통합종양학…침 치료 등 근거 축적 팅 바오 교수는 통합종양학을 표준 암 치료와 근거기반 보완요법을 결합해 환자의 신체·정서·사회·영적 요구를 함께 관리하는 ‘환자중심 다중양식(Multimodal) 진료모델’로 정의했다. 통합종양학은 연구·임상·교육을 기반으로 SIO(국제통합종양학회)·ASCO(미국임상종양학회)·NCCN(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을 거쳐 표준 암 진료로 편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오 교수는 “통합종양학은 관찰연구에서 신호를 확인한 뒤 파일럿 RCT와 2·3상 임상시험, SIO·ASCO·NCCN 가이드라인 채택을 거쳐 일상진료로 이어진다”면서 “통합종양학 프로그램은 연구·임상진료·교육의 세 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임상의 종양내과 중심 모델이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종양학의 근거가 현재 증상관리 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표준 가이드라인 권고 중재로 △암성 통증(관절통·근골격계 통증·수술통증·완화의료 통증): 침·요가·마사지·반사요법·음악치료·최면 △불안·우울: 마음챙김(MBSR)·요가·태극권·기공·음악치료·반사요법 △피로: 운동·인지행동치료(CBT)·MBSR·요가·침·지압·뜸·미국삼 △오심: CINV 대상 침·지압·최면 △수면장애=요가·명상·태극권·운동 등을 제시했다. NCCN은 암성 피로 관리에서 신체활동·요가·마사지·심리교육을 Category 1(가장 강한 권고), 침·영양상담·수면위생·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Category 2A(전문가 합의 기반 권고)로 제시하고 있다. 침 치료의 근거도 구체적으로 소개됐다.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아로마타제 억제제 관련 근골격계 증후군(AIMSS)은 최대 52%에서 발생하는 대표적 치료 부작용으로, △Crew(2010): 실제침 우수 △Bao(2013)·Oh(2013): 실제침·전침과 가짜침 효과 유사 △Mao(2014): 전침·가짜침 모두 대기군보다 우수 등 연구가 축적됐다. 이어 Hershman의 JAMA 무작위 임상시험(’18년)에서도 실제침은 가짜침과 대기군보다 통증 감소(NRS 2.05점)와 임상적 통증 개선률(58%)이 유의하게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침 치료는 체계적 문헌고찰 4편과 RCT 5편에서 중간 수준의 근거와 중등도 권고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과제로 △침 치료 프로토콜 표준화 △가짜침 대조군 설계 개선 △비용효과성 연구 확대 △종양 특화 자격인증 체계 △보험급여 확대를 제시하며 “근거는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통합종양학은 환자 맞춤형 표준 암 진료의 핵심 축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수술부터 생존자 관리까지…한·양방 잇는 ‘K-통합종양학’ 김은혜 소장은 통합종양학을 근거기반 현대종양학과 한의학을 융합해 신체·정서·사회·영적 영역을 함께 관리하는 환자·가족 중심 의료체계로 정의했다. 그는 한국형 통합종양학 모델의 핵심으로 △근거기반 한·양방 협진 △다학제 전인돌봄을 제시하며, 진단부터 수술·항암·방사선치료·생존자 관리·완화의료까지 종양내과·외과·방사선종양학·한의과·재활의학·정신건강의학 등이 연계하는 연속형 진료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통합암클리닉은 △표준 암 치료(수술·항암·방사선) △한의 보조치료(침·한약추출물·뜸·부항·재활) △면역보조요법(thymosin α-1·미슬토·고용량 비타민C·글루타티온·셀레늄·아르기닌) △온열치료 △전인돌봄으로 구성된다. 국제 가이드라인은 △NCCN 암성통증·항구토·암성피로·완화의료 지침에서 침·전침·지압을 권고하고 △다학제 협진 기반 증상관리 체계를 제시하는 등 한의 치료의 지지요법 근거를 축적하고 있다. 한약의 임상 근거로는 △보중익기탕(암성 피로·QOL 개선, 면역기능 유지, 근육량 보존) △반하사심탕(Prostaglandin E2 조절, 항암 유발 설사·방사선 장염) △십전대보탕(골수기능 보호, 조혈기능 유지, 혈액학적 독성 감소, 피로·영양상태 개선) 등이 소개됐다. 이들 근거는 미국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About Herbs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된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제시됐다. 김 소장에 따르면 통합암클리닉은 △피로 △통증 △식욕부진 △수면장애 △항암유발 오심·구토(CINV) △항암유발 말초신경병증(CIPN) △구강건조 △수술 후 장마비 △방사선 폐렴 등을 관리 대상으로 하며, 수행능력(Performance Status) 유지와 치료 독성 감소, 계획된 항암·방사선치료 완료율 향상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등록간호사의 디스트레스 스크리닝(Distress Screening), 사회복지사의 자원 연계, 음악·미술·원예·아로마·푸드테라피를 포함한 전인돌봄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김 소장은 “통합종양학은 근거기반 협진을 통해 증상관리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의료체계이며, 전인돌봄은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 사회복지사, 보호자, 자원봉사자, 영적돌봄 제공자가 함께 참여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이 두 축이 결합될 때 진정한 환자·가족 중심 암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항암·방사선·면역치료 잇는 ‘고주파온열치료 플랫폼’ 제시 유화승 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은 보조요법을 넘어 방사선·항암화학요법·면역치료의 효과를 증폭시키는 통합암치료 플랫폼으로 ‘고주파온열치료’를 소개했다. 온열치료는 △방사선 민감화(DNA 복구 억제·종양 산소화) △항암제 민감화(세포막 투과성 증가·약물 전달 향상) △면역조절(ICD 유도·DAMPs·HSP70 방출·CD8+ T세포 활성화)을 통해 ‘콜드 종양’을 ‘핫 종양’으로 전환시키는 기전을 갖는다. 유 이사장은 플라보노이드·커큐민·레스베라트롤 등 천연물은 HSF1·HSP70·HSP90을 억제해 열내성을 낮추고, ROS 생성과 항원제시세포 유입을 촉진함으로써 면역항암제와의 상승효과를 높이는 분자생물학적 근거도 제시했다. 임상 근거를 살펴보면 △NCCN 국소 재발 유방암 Category 1 채택(방사선+온열치료, 완전관해율 41→59%, RTOG 8104 절대 18%p 향상) △고위험 연부조직육종(EORTC 62961/ESHO95) 전체생존기간 2.5배·약 9년 연장 △자궁경부암 완전관해율 57→83%(재현성 한계로 NCCN Category 3 유지) 등을 통해 치료반응과 생존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 이사장은 향후 과제로 △재발·난치암의 NCCN 근거 기반 적용 확대 △PD-1·PD-L1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QA 체계 구축 △MRI 온도영상(MR thermometry)·열선량 정량화 기술 고도화를 제시하며 “43℃의 정밀한 열자극 구현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며 “고주파온열치료는 정밀 통합종양학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대한통합암학회는 통합종양학의 국제 학술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팅 바오 교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전문성 및 임상역량 입증[한의신문] 대한한의영상학회(회장 양기영·고동균, 이하 학회)는 28일 오송역 오스코(OSCO)에서 ‘제1회 근골격계 초음파 인증의 자격시험’을 실시했다. 최근 한의 임상에서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이 활발해진 가운데 이번 자격시험은 한의사들의 진단 전문성과 역량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양기영 회장(부산대 침구의학과 교수)은 축사를 통해 “초음파 진단기기는 이제 한의 임상에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살피고 안전하게 치료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잡았다”면서 “오늘 치르는 엄격한 인증의 평가는 단순히 개인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 향후 한의 초음파가 의료 제도권 내에 확고히 뿌리내리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하고 객관적인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평가는 응시 조건부터 까다롭게 적용됐다. 실제 학회 정회원으로서 현재 임상에서 초음파를 활발히 적용하고 있어야 하며, 3년간 6회에 걸쳐 진행된 학회의 ‘근골격계 연수강좌’를 수료한 한의사에게만 응시 자격이 주어졌다. 즉 초음파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꾸준한 학습을 이어온 임상가들만을 대상으로 시험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날 전반적인 시험 진행과 총괄은 오명진 학회 교육부회장이 맡았으며, 임상 현장에서 요구되는 모든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3단계로 촘촘하게 짜여 진행됐다. 먼저 50분 동안 50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론 평가’가 치러졌으며, 합격 기준은 70점으로 설정됐다. 이어 현장에서 무작위로 제시되는 2∼3개 부위를 평가위원 앞에서 직접 스캔하며 정확도를 살피는 ‘실기 평가’가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평가는 당일 현장 시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 평가를 마친 응시자들은 오는 17일까지 실제 본인의 임상 현장에서 초음파를 활용한 ‘증례 보고(Case report)’를 1건 이상 제출해야 한다. 이 리포트들을 다수의 평가위원이 철저하게 심사한 뒤 최종적으로 인증의 자격이 부여될 예정이다. 오명진 교육부회장은 “이론적 지식과 현장에서의 스캔 스킬, 그리고 실제 환자에게 적용한 임상 증례까지 모두 점검하는 이번 3단계 다면평가 시스템은 한의 초음파 진단의 신뢰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 ‘돌발성 난청’ 발병 위험 높다”[한의신문] 갑자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응급 질환인 ‘돌발성 난청’이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민희 교수(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연구팀은 12년간 36만 건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 고온다습한 기후와 돌발성 난청 발병 간 상관관계를 확인하고, 관련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The Laryngoscope’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07년부터 ’19년까지 12년간의 데이터를 이용해 기상 요인이 돌발성 난청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팀은 계절 영향을 받지 않는 질환인 서혜부 탈장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비교한 결과, 돌발성 난청 발생률은 겨울에 가장 낮고 여름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고습·강수 동시에 나타나는 날씨에 발병위험 가장 높아 특히 기온과 습도는 발병 당일뿐 아니라 1∼2일 전의 조건도 주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온도·습도·강수량 등을 종합한 분석에서는 ‘고온·고습·강수’가 동시에 나타나는 날씨 조건에서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돌발성 난청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단순한 더위보다는 짧은 기간에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급변하는 ‘한국형 여름’ 기후로 분석했다. 실제 선행연구를 통해 한국보다 기온이 높지만 기후변동은 완만한 대만이나 그리스에서는 날씨와 돌발성 난청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계절적 변화가 큰 한국에서는 기후에 따른 발병 위험이 명확하게 확인됐다. 김민희 교수는 “대부분의 혈관 질환이 겨울철에 증가하지만, 돌발성 난청은 오히려 여름철에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흥미로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온다습한 날씨, 미세혈관 혈류 변화에 영향 돌발성 난청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팀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가 달팽이관의 미세혈관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했다. 즉 덥고 습한 날씨로 탈수 현상이 발생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열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혈관 기능 자체에 변화가 생기거나 염증 반응이 유발될 수 있다.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은 뇌에서 나오는 매우 가늘고 섬세한 미세혈관들에 의해서만 혈액을 공급받기 때문에 이러한 혈류 변화에 지극히 민감하다는 것이다. 한편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한쪽 귀의 청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질환으로, 순음청력검사에서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데시벨 이상의 청력 손실이 3일 이내에 발생한 경우로 진단한다. 돌발성 난청은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발생하므로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하거나 들리지 않을 때 △갑작스러운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될 때 △소리가 왜곡되어 들릴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며, 특히 발병 후 2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청력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초기에는 달팽이관과 청신경 염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거나 고실 내에 주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엔 전기침과 뜸, 한약 등 한의치료를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실제 ‘Forsch Komplementmed’·‘J Korean Oriental Med’ 등에 게재된 여러 연구들에서는 초기 스테로이드 치료 이후 청력 회복이 안된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 침, 뜸, 한약 등의 한의치료를 시행해 청력 및 어음명료도가 상승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Medicine(Baltimore)’·‘J Korean Med Ophthalmol Otolaryngol Dermatol’에서는 환자 본인의 의사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지 않고 초기부터 침 치료만 받고 청력이 회복된 사례도 발표된 바 있으며, 돌발성 난청의 흔한 동반증상인 이명과 어지럼증과 관련해선 ‘Braz J Otorhinolaryngol’·‘BMC Complement Altern Med’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증상에 침 치료가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김민희 교수는 “돌발성 난청은 단순한 국소 귀 질환이 아닌, 전신적인 혈류 및 환경 스트레스와 연관된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따라서 초기 치료 후 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도 귀 자체의 치료에만 머무르기보다, 몸 전체의 균형을 함께 잡는 통합적인 치료 접근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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