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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맞아 가볼 만한 한의약 여행지 3곳[한의신문=강준혁 기자] 많은 사람들이 7~8월 여름휴가를 맞아 여행길에 오른다. 한낮의 더위가 힘겹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무성하게 자라난 나뭇잎들이 그려내는 녹음이 우거진 여름은 어디론가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특히 한의약에는 예로부터 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피서법이 제시돼 있다. 한의약 특색이 물씬 풍기는 여행지를 방문한다면 한의약적 피서법과 지식들이 여름철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올 여름휴가 때 가보면 좋을 한의약 여행지 3곳을 소개한다. ◇ 다채로운 한의약 체험 가득한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약령시장. 이곳에 건강과 관광, 두 가지를 다 잡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이다.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수웰니스관광지’로 3회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약령시는 조선 초기에 가난하고 병든 백성들을 돌보던 구휼기관인 보제원이 있던 유서 깊은 곳이자, 현재는 우리나라 최대의 한약유통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에서 2006년 9월에 설립한 공립박물관이다.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은 단순히 한의약 관련 전시물을 감상하는 것에만 그치는 곳이 아닌 관람객의 체험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다. 박물관에서 체험할 수 있는 한의약 체험은 족욕을 비롯해 마사지 등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관리로 구성돼 있다. 대표적인 체험으로는 약초족욕이 있다. 약초족욕은 2층 야외 정자에서 받을 수 있으며 20분간 진행된다. 족욕을 할 때 넣는 입욕제 재료는 계절에 따라서 달라진다. 봄에는 쑥과 딸기를, 여름에는 박하를 주로 사용한다. 족욕을 하면 혈액순환 및 다이어트, 체온상승, 긴장이완, 발냄새 및 무좀 개선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머리는 시원하게, 발은 따뜻하게 유지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뜻의 두한족열(頭寒足熱)을 언급하고 있을 만큼 족욕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 실천법이다. 또한 3층으로 가면 보제원에서 기계식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박물관 속 한의체험실로 재탄생한 보제원은 한의웰니스에 걸맞은 공간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보제원에서 이뤄지는 마사지는 손·다리 마사지와 전신 마사지다. ◇ 어린이가 즐기기 좋은 ‘춘원당한의약박물관’ 서울 종로구 골목 노포 건물들을 벗어나면 세련된 디자인의 건물이 나타난다. 바로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이다. 2008년 개관한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은 한의약의 가치를 친근하게 알리고자 만들어진 한의약 전문 박물관이다. 한의약의 눈으로 옛 의약기들을 보면서 새로운 의미를 떠올릴 수 있고, 한의약의 치유원리에 담긴 아름다움도 감상할 수 있다.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은 한의원에서 운영하는 시설인 만큼 한약조제실과 탕전실, 한의약복합문화공간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의원과 공간적·기능적으로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특징을 살려 한의원의 다양한 공간들을 박물관 관람동선으로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춘원당한의약박물관에는 어린이들이 즐기기 좋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들이 구비돼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나도 한의사 ‘춘원이의 허준 따라잡기’(한의사 인턴프로그램) △한약재 비누·립밤 만들기 등이다. ‘춘원이의 허준 따라잡기’는 참가자가 직접 한의사 인턴이 돼 한의약을 이해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청소년기의 건강과 성장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가는 체험프로그램이다. 미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증상별 혈자리와 한약재를 찾고 처방전 작성과 조제를 해볼 수 있다. 한의학적 전문지식에 보다 쉽게 접근해 청소년기의 진로 탐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체험프로그램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의약에 대한 친숙함을 키워주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한국 한의약에 대해 소개하는 기능도 한다. 실제로 춘원당한의약박물관 방문객 중에는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 의성 허준의 발자취 되짚어볼 수 있는 ‘허준박물관’ 서울특별시 강서구 허준로를 지나다 보면 조선시대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건물을 볼 수 있다.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과 조선시대 풍경이 담긴 벽화로 장식된 이곳은 허준박물관이다. 허준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의학자로 동의보감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동의보감은 대한민국 정부에서 지정한 국보 제319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허준박물관은 대한한의사협회가 위치하고, 허준이 태어나 성장한 강서구에 설립된 공립박물관이다. 조선시대 한의원은 일반적으로 의원의 살림집인 안채와 진료실, 약제조실 및 지급실, 환자들이 진료받은 후 대기하던 문간방으로 구성돼 있었다. 허준박물관에서는 이러한 조선시대 한의원을 작게 축소해서 만든 미니어처를 감상하며 한의원의 구조와 업무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허준박물관에는 허준의 일생과 각종 동의보감이 전시된 장소도 있다. 허준은 조선 중기에 내의원에서 선조의 건강을 돌보는 어의로 활동하면서 동의보감을 펴냈다. 동의보감은 기존의 의서들과 달리 실용성을 중요시해 과학적인 입장에서 당시의 거의 모든 의학지식을 정리했다. 또한 향약 679개의 이름을 한글로 표기해 일반 백성들이 이용하기 쉽게 함으로써 의학을 부흥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박물관에서는 이러한 허준의 일대기를 3D로 재현해 전시하고 있고, 허준이 선조를 진료하는 모습도 실물크기로 구현해 더욱 생동감 있게 관람할 수 있다. 특히 허준박물관에서는 기획전시도 상시로 진행한다. 현재는 동의보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15주년을 기념해 그 의미를 되돌아보는 특별기획전 ‘동의보감, 조선에서 세계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여름, 한의신문이 추천하는 한의약 여행지들을 방문해 체험도 하고, 한의학적 지식도 쌓는 건 어떨까? -
[르포] 신년 맞이 한의약박물관 여행 어떠세요?[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신년에는 한의약박물관에 방문해 한의약의 의미와 역사를 되새 겨 보는 건 어떠신가요? 본란에서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춘원 당한의약박물관에서 즐기면 좋은 프로그램 및 체험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편집자주> “서울 종로구에서 한의약의 정취 느껴보세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춘원당한의약박물관. 골목 노포 건물들을 벗어나자 세련된 디자인의 건물이 나타났다. 2008년 개관한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은 한의약의 가치를 친근하게 알리고자 만들어진 한의약 전문 박물관이다. 한의약의 눈으로 옛 의약기들을 보면서 새로운 의미를 떠올릴 수 있고, 한의약의 치유원리에 담긴 아름다움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은 한의원에서 운영하는 시설인 만큼 한약조제실과 탕전실, 한의약복합문화공간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의원과 공간적·기능적으로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특징을 살려 한의원의 다양한 공간들을 박물관 관람동선으로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 대한제국서 사용하던 의약기 ‘한눈에’ 춘원당한의약박물관의 관람동선은 5층 상설전시실·특별전시실에서 시작해 4층 한약연구소, 3층 한약조제실, 지하 1층 춘원당역사관 순으로 진행된다. 상설전시실에는 우리나라 의약기를 비롯해 동아시아 전통의약과 관련된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특히 대한제국 왕실에서 사용했던 침통과 다양한 형태의 침, 흥선대원군의 사가였던 운현궁에서 사용했던 주칠 약소반 등이 먼저 눈에 띄었다. 춘원당한의약박물관 학예사는 “우리의 삶은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으며 의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면서 “그러므로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의약기가 고안되고 발전됐는데, 이런 것들은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상설전시실 바로 옆에 위치한 특별전시실은 한의약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개최되는 공간이다. 현재는 서울시의 ‘사립박물관미술관 활성화 사업’ 지원을 받아 ‘한의사 윤종흠, 기록과 기억의 일단(一端)’이라는 주제로 올해 7월31일까지 특별전시가 운영되고 있다. 윤종흠 한의사는 춘원당의 5대 원장으로, 일제강점기 부터 한의사로서 일생을 살아왔다. 전시실에는 윤종흠 한의사의 한의사면허증, 대한한의사협회 회원증 등 한의사로서의 삶에 대한 소장품과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던 인간 윤종흠으로서의 삶에 대한 소장품이 전시돼 있어 그 시절 한의사들의 삶과 역사를 엿볼 수 있었다. ◇현대식 탕전실의 모습은? 4층으로 내려오니 한약연구소와 약재저장고가 위치해 있었다. 여기에서는 한약재의 잔류농약과 중금속 함유 여부, 유효성분 등을 검사하는데 만약 운이 좋다면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3층에 있는 탕전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현대 탕전실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돼 있는지, 탕전실 한약은 어떤 과정을 거쳐 유통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3층에서는 4층에서 봤던 탕전실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약조제실에서 환자들의 한약이 어떻게 조제되는지를 관람할 수 있다. 다음에는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에는 역사관과 문화공간이 자리해, 춘원당의 소장품들을 한의원의 역사 순서대로 배치해 놓았다. ◇“박물관에서 한의사 인턴 돼보세요” 춘원당한의약박물관에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들도 구비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박물관에서 소개받은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나도 한의사 ‘춘원이의 허준 따라잡기’(한의사 인턴프로그램) △한약재 비누·립밤 만들기 등이다. ‘춘원이의 허준 따라잡기’는 참가자가 직접 한의사 인턴이 돼 한의약을 이해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청소년기의 건강과 성장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가는 체험프로그램이다. 미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증상별 혈자리와 한약재를 찾고 처방전 작성과 조제를 해볼 수 있다. 한의학적 전문지식에 보다 쉽게 접근해 청소년기의 진로 탐구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약재 비누·립밤 만들기는 옛 기록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 비춰 비누·립밤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한약재별 효능을 알아보고 희망하는 효능의 한약재와 천연 원료를 담아 만드는 시간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한의약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이외에도 팥주머니 만들기, 약함 만들기, 한약재 석고 타블렛 만들기 등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체험프로그램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의약에 대한 친숙함을 키워주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한국 한의약에 대해 소개하는 기능도 한다. 실제로 춘원당한의약박물관 방문객 중에는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학예사가 추천하는 박물관 이용법은? 이날 박물관 학예사에게 어떻게 박물관을 즐기면 좋을지 물어봤다. 학예사는 “전시해설과 함께 박물관을 관람하면 소장품의 종류와 쓰임, 미적 가치를 비롯해 한의학의 문화와 역사적 흐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박물관에 한 사람이 방문하더라도 도슨트를 진행하며, 자유 관람을 원할 경우 QR코드를 활용한 온라인 전시해설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예사는 이어 “또한 매년 다양한 주제의 특별전시가 개최되는데 이와 연계돼 진행되는 체험프로그램을 함께 즐기길 바란다”면서 “올해에는 봄과 가을에 새로운 특별 전시를 개최할 예정인데, 새롭게 시도하는 전시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UNESCO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에 담긴 표준화 노력[한의신문=민보영 기자] UNESCO 세계기록유산에 첫 의학서로 등재된 ‘동의보감’의 역사를 짚고, 도량형 등 동의보감에 담긴 한의약 표준화 시도를 확인하는 ‘동의보감, 몸과 마음을 헤아리다’ 전시가 12월 31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춘원당한의약박물관에서 열린다. 2020 ‘UNESCO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홍보활용사업’의 연합전시로 개최된 이번 특별전은 당대의 의학 지식과 치료법을 집대성한 동의보감이 갖는 현재의 가치를 살펴보고, 길이·부피를 재거나 무게를 다는 등 정확한 처방을 위해 도입한 도량형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연계프로그램으로 ‘우리 몸의 면역 쑥쑥, 옥병풍산(玉屛風散)’ 체험도 마련돼 있어 옛날 형태의 약저울로 약재를 참여자가 직접 계량해 집에서 시음해 볼 수 있다. 1613년 조선의 의관 허준이 저술한 ‘동의보감’은 질병 중심, 중국 중심이던 당대의 의학 풍토를 벗어나 사람 중심, 조선 중심의 치료법을 담은 의서다. 몸 안의 원천인 ‘정(精)’과 몸의 기운을 뜻하는 ‘기(氣)’, 정신 활동인 ‘신(神)’의 세 가지 요소를 잘 다스려서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일반 백성을 위해 혁신적인 공공의료사업을 수립, 시행한 점을 인정받아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은 지난 2006년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기념사업’을 시작으로 한의학 현대화·세계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2013년에는 동의보감을 완역해 영문 개론서와 한의학 개론서, 동의사상신편 영문판, 침구경험방 등을 발행했다. 지난해부터 문화재청과 경남 산청군의 후원을 받아 ‘UNESCO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홍보활용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도량형(度量衡)’ 전시에서는 길이·부피를 재고 무게를 다는 등 한의약의 일관된 효과를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길이를 헤아리는 방법으로는 사람 몸에 일정한 부위의 길이를 기준으로 침을 놓기 위해 혈자리를 찾는 방법과 함께, 형태와 규격이 다른 아홉 종류의 침이 소개된다. 부피를 재기 위해서 사용되는 작·홉·되·말 등의 도구와 숟가락, 환을 세는 계수기 등도 이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푼·돈·냥·근 등 약을 조제하거나 약재를 달 때 사용되는 약저울의 무게 단위도 인상적이다. 전시 한 켠에는 백출, 황기, 방풍 등의 약재로 만드는 탕약인 ‘옥병풍산’을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참가자는 10g·5g씩 약저울로 계량한 백출, 방풍·황기를 만들어 집에 가져갈 수 있다.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20대 남성은 “보기에는 쉬워 보였는데 작은 오차에도 저울이 움직여서 꽤나 애를 먹었다”며 “즐거운 체험이었다”고 말했다. 박물관을 관람하던 20대 여성은 “한의학에 대한 기본 지식은 없지만, 주변을 지나가다 흥미로울 것 같아 들리게 됐다”며 “동의보감을 알 수 있는 유물과 함께 체험활동 등 다채롭게 보고 느낄 게 많아 유익하다”고 밝혔다. 이윤선 춘원당한의약박물관장은 “‘병이 생기기 전에 몸을 수양하라’는 조선의 의학자 허준의 이념은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며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현대 사회에서 놓쳐버린 건강한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춘원당 임직원, 춘원당의 오늘을 말하다[한의신문=민보영 기자] 한의학을 1847년부터 8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춘원당한방병원의 현황을 임직원의 구술과 진료처방전‧의뢰서‧의료기구 등으로 재현한 ‘춘원당 사람들, 묻고 기록하다’ 특별전이 내년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춘원당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연장 전시된다. 2008년 개관한 춘원당박물관은 170여년 동안 이어진 춘원당한방병원의 ‘한의업(韓醫業)’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과 문화재 등을 전시해두고 있다. 지난해 개최한 ‘춘원당 이야기-평양에서 종로까지’ 전시가 춘원당의 과거를 통해 오늘날을 조망하고자 했다면, 이번 전시는 춘원당에 속한 임직원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오늘날 춘원당의 얼개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실에 벽면에는 진료팀 외에도 약제팀, 치료팀‧원무팀, 고객만족팀, 연구팀‧예진팀, 주차관리팀 등 의료기관으로서의 춘원당이 효과적인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임직원의 사진이 붙어 있다. 도록에는 근속 년수, 입사 계기, 기억에 남는 일화 등 직원의 일상을 담은 심층 인터뷰가 담겨 있다. 직원이 밝힌 자신의 일상은 오늘날 춘원당의 정체성을 만든다. “손으로 처방을 쓸 때에는 만년필로 할아버지의 필체를 모방해서 초서(抄書)체로 휘갈겨 쓰는 멋과 맛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트 보관 장소의 협소함, 처방 작성의 속도, 각 진료실을 비롯해서 접수처와 약제실과의 소통, 보험 산정과 처리의 문제점 등 여러 가지 불편이 있어 이제는 전자차트를 쓰고 있습니다."(윤영석 춘원당한의원 원장) “금전적 이익보다는 치료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며 모든 점을 개선하려 노력합니다. 치료의 효과가 우수한 데에는 진단이 정확하고, 그 후에 처방이 정확하며, 마지막으로 좋은 약재를 사용합니다."(윤준걸 춘원당한의원 진료과장) “춘원당을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04년 새로운 탕전시스템의 개발, 계약, 제작, 설치과정에서 느낀 감정입니다. 당시 제작비용이 제가 살던 아파트 한 채 값이었고, 물론 검증 과정을 거쳤지만 누구도 사용해 본 적 없는 시스템을 제 의지로 제작‧설치하는 동안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며, 실패하면 퇴사를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탕전시스템에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큰 비용을 과감하게 투자하신 원장님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한성민 춘원당한의원 팀장) 이윤선 춘원당한방박물관장은 “이전 전시에서 1847년부터 지금까지 8대를 이어오고 있는 춘원당의 한의들을 통사적으로 관조했다면, 이번 특별전은 춘원당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한의학의 흐름과 변화를 담아보고자 했다”며 “춘원당에서 사용된 한의학 관련 소장품과 춘원당을 이끌어 온 사람들의 경위를 묻고 기록한 이번 전시를 통해 한의업을 이어가고 있는 춘원당과, 빠르게 변화하며 다양해지는 한의학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한의학 등 동아시아 과학문명 조명…세계 석학들 '한자리에'[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과학기술은 인류문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문명간 과학기술 교류의 역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가?" 등에 대한 학술적·역사적인 답변을 시도하는 대규모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전북대학교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는 지난 1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전북대 일원에서 '제15회 국제 동아시아 과학사 회의'(이하 과학사 회의)를 개최, 학술대회 기간 동안 '화이부동(和而不同): 동아시아 과학·기술·의학의 역동성'이라는 주제 아래 어떻게 성공적으로 문명간 교류를 이루고 기술의 전파가 이어졌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발표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익숙한 역사에서 예측해보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는 김남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가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참여한 것을 비롯해 한국의사학회, 자생한방병원, 춘원당 등 한의계에서도 대거 참여, 기조연설 및 세션 운영 등을 통해 한의학의 과거·현재·미래를 조망하는 한편 한국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는 등 세계 석학들에게 한국 한의학의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4년마다 대륙을 돌아가며 개최되는 과학사 회의는 니덤의 '중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이후 한국, 일본, 북한, 베트남 등까지 지역을 넓히고 현대까지 시대를 확장, 이제는 서양의 과학기술문명에 비견되는 동아시아 과학문명이라는 이름의 총서까지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대규모 학술대회로 성장한 바 있으며, 이번 학술대회에는 20여개 국가에서 350여명의 국내외 동아시아 과학사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참여했다. 이번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김남일 교수는 한국의 역사 속에서 인도와 중국의 의학을 조선에 맞게 받아들여 다시 동아시아를 매혹시킨 의학의 보물 '동의보감'을 필두로 한국의 의학사와 의학 인물을 소개하면서 현대까지 발전을 지속하고 있는 비결을 조명해 큰 관심을 끌었다. 또한 츠카하라 토고 일본 고베대학교 교수는 일본에서 바라본 동아시아의 다양성과 조화를 핵심 개념으로, 동아시아의 근대가 한 나라의 주도에 의해 도래한 것이 아니라는 다중심성의 모습을 주제로 발표하며, 장바이춘 중국과학원 교수는 농업에서의 물의 사용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중국, 한국, 일본이 한 덩어리로 발전하고 분화해간 역사 상황을 흥미롭게 전한다. 이어 리지엔민 대만 중앙연구원 교수는 최근 발굴된 라오구안산릉의 고대 경락인형유물을 분석해 고대인의 신체와 힘, 근육 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선보이는 연구결과를, 프란체스카 브레이 영국 에딘버러대학교 교수는 1830년대 후반 영국인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싼 수입품 차(茶)를 대신하기 위해 아삼에서 차를 재배하는 실험과 그 과정을 전한다. 이와 함께 지난 19일 한국의사학회는 'Innovations in Korean Medicine(한의학의 혁신)'을 주제로, 또한 자생한방병원은 'History of Traditional Korean Medicine in Korea with Focus on Modern History: Harmony in Diversity(和而不同)'을 주제로 각각 세션을 운영했다. 특히 자생한방병원이 진행한 세션에서는 이계형 국민대학교 특임교수가 '한국 독립군 한의 군의관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발표, 그동안 미처 발굴되지 못했던 한의사 선현들의 독립운동 참여에 대한 역사를 재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가 주도해 발간 중인 총 40권의 거작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프로젝트의 의의와 과제를 국제적 차원에서 평가하는 발표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 하에 10년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현재 '동의보감과 동아시아 의학사' 등 국문 13권 및 영문 1권이 출간된 바 있다. 한편 지난 19일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자생의료재단에서는 시대정신은 민족정신의 개념과 궤를 같이 한다는 생각 아래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민족적인 정신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전통의학인 한의학 역사를 고증하고, 현대에 맞게 통합으로 발전시켜 그 우수성을 세계로 알려나가고 있으며, 또한 연구를 통해 검증된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긍휼지심'(矜恤之心)의 마음이 현재의 시대정신이라고 믿고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 위원장은 "사람의 몸에는 한의학과 양의학의 구분이 없으며, 의학은 오로지 환자의 안녕과 건강에 대해서만 생각해야 한다. 화이부동하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선혜의 지혜야말로 그러한 의학의 본연의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이번 학술대회 동안 '화이부동'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동아시아 과학기술 및 의학의 역사와 관련된 논의는 물론 이에 대한 폭넓은 교류의 장으로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163한의학의 문화적 가치를 높인 醫家家門들 근현대를 수놓은 한의사 가문들 한의학의 강점은 마음으로부터 전해오는 문화적 공감대에 있다. 필자는 주변에서 한의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의학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들은 한의학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비싼 의료비, 한약에 대한 안전성, 치료에 대한 신뢰도 등 각종 이유를 대기도 하지만 한의학이 우리 민족의 저변 정서를 대변하는 학문이라는 데에는 이론을 달지 않는다. 이러한 잠재적 한의학 애호 집단들은 일년에 한번도 한의원에 가지는 않지만 자신이 사상체질상 무슨 체질에 속하는지, 평소에 건강 관리를 위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동의보감』은 어떤 책인지 등 한의학에 대한 사회적 이야기들에는 깊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저력은 집안 대대로 한의사 집안을 이어온 가문들 속에서 발견된다. 필자는 수년동안 근현대 한의학을 정리하면서 대대로 한의업을 가업으로 이어온 한의사 가문들과 만났다. 한의사 가문으로 근현대를 장식한 유명 집안은 춘원당 가문이다. 이 가문은 1847년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7대를 이어오고 있다(현재 아들이 한의대에 재학 중이므로 실제로는 8대이다). 윤상신(尹尙信·1792&#12316;1879)에 의해 이 가문은 처음 건립된 후 2대 윤빙열, 3대 윤기찬(尹基燦·1848&#12316;1912), 4대 윤단덕(尹 德·1862&#12316;1915)으로 이어졌고, 5대 윤종흠·6대 윤용희(1931&#12316;1968)로 이어져 현재 윤영석(尹永錫) 박사가 7대로 활동 중이다. 구한말 춘천에서 활동한 孫師濬도 三世醫家로서 이름이 높았다. 그는 약관의 나이에 이르러 원근의 병자들이 매일 모여들었으니 화천산중에 개업하지 않다가 그만두고 병원을 춘천부에 세우고 한약 83종을 발명하여 강원도 경무부에서 인가를 받았다. 田光玉(1871&#12316;1945)과 田錫鵬(1911&#12316;1993) 父子의 대를 이은 한의학 사랑은 유명하다. 전광옥은 동제의학교 도교수로 선발된 이후로 일제시대 전 시기를 통해 한의학 교육을 위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강습을 실시한 한의사이며, 전석붕은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면서 대민진료에 임하였고 경기도한의사회의 회장과 중앙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한의사회의 조직화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한의학을 전업으로 하는 한의사 집안에서 가전으로 내려온 경험방을 정리한 『洪家定診秘傳』은 洪淳昇(1889&#12316;1961)의 역작이며 현재에도 후손인 홍학기 등이 한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三省家誡』라는 문집으로 한의사 가문의 정신적 중심을 잡은 權五震(1899&#12316;1968)은 권경호, 권택현으로 이어지는 삼성한의원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漢方臨床四十年』이라는 저술로 유명한 朴炳昆(1912&#12316;1989)은 이 책의 저술 목적을 “환갑기념과 아울러 한의사인 二男 京均에게 전승의 多目的으로 보잘 것 없는 이 책자 『漢方臨床四十年』을 세상에 반포하려고 上梓를 단행하기로 하였다”고 하듯이 아들 박경균에게 학문을 전승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醫家家門 出身인 金基澤(1909&#12316;1976)은 할아버지 龜洛, 외숙 趙寬河 등이 명의로 이름을 떨쳤던 인물이다. 그의 제자 趙世衡(1926&#12316;2004)은 특히 金基澤의 학문을 그대로 계승한 인물로서 고금의학회라는 모임을 통해 『後世處方學』이라는 제목으로 스승의 학술사상을 후대에 전하였다. 조세형의 가문은 아들 조성태(본디올 아카데미 한의원장), 손녀 조윤희(경희대 한의대 재학) 3대 한의사로 이어가고 있다. 『方藥指鍼』의 저자 孟華燮(1915&#12316;2002)의 삼남(三男) 맹웅재(孟雄在)는 현재 원광대 한의대 교수, 한국의사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손자인 맹원모와 손녀의 남편(孫壻) 강신흥은 현재 한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동양철학과 상한론 연구에 조예가 깊은 蔡仁植(1908&#12316;1990)은 蔡炳允(전 경희대 교수)에 전승되었다. 또한 經絡과 약물을 類聚한 한의학자인 李龍城(1901&#12316;1989)의 차남 李珩贊, 삼남 李珩九(전 경희대 교수), 손자 이성환, 장손 李俊茂 등이 유명한 한의사 집안을 이루었다. <- 홍가정진비전으로 한의사 집안의 가풍을 세운 홍순승. -
음식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 ‘식치(食治)’식치는 선대들의 지혜…한의학적 관점으로 자연치료 연구 지속할 것 한의학연, 제5회 궁중문화축전 왕실식치세미나 개최 [한의신문=김태호 기자]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 이하 한의학연)이 1일 춘원당 한방박물관에서 제5회 궁중문화축전 왕실식치세미나를 개최, ‘식치(食治), 건강의 지혜를 宮에서 배우다!’를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한의학연 고병섭 박사는 개회사를 통해 “작년부터 올해까지 식치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오늘 이 자리가 식치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한국 음식문화에 대해 제언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남일 한국의사학회 회장은 “식치라는 주제로 궁중문화연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며, 우리나라 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어 뜻 깊다”며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궁중문화 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발전에 이바지 하기위해 연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식치는 음식의 특성에 따라 한의학적 원리를 작용하여 치료 효과를 얻는 식이요법(食餌療法) 즉, 음식으로 질병의 치료를 돕는 것이고, 이와 혼동하기 쉬운 중국의 약선(藥膳)은 맛과 조리의 측면을 강조한 건강식이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조미숙 교수는 약선과 식치(약선식치)의 현대적 접목이 현대인들의 건강에 큰 도움을 주고, 음식치료 트랜드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약선식치는 맛과 건강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발견”이라며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음식치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고, 약선식치의 역할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희대 한의과대학 차웅석 교수는 “항생제, 화학약품들의 부작용으로 인해 현대인들은 자연치료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약선식치는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고, 앞으로 식치 재료들을 어떻게 사용할지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한의학, 의사학 등 관련 전문가와 많은 한의대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식치를 주제로 △승정원일기의 왕실식치(경희대 한의학과 차웅석 교수) △동의보감 속의 藥膳과 食治(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조미숙 교수) △한의 운기학에 입각한 약선식단 구성사례(한국약선연구원 송동진 부원장) △이석간 경험방과 食治(식치) 처방 응용(한국선비음식문화원식치원 신성미 원장) △동아정과·동아청주·전약·수정냉도회 재현(한국선비음식문화원식치원 정희성 연구원) 등 발표가 진행됐다. 한의학연은 이번 식치 세미나를 통해 전통 문화유산을 지키고, 대중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
60년 한의업(韓醫業) 이어온 역사서 한국사를 마주하다춘원당한방박물관, 2018 개관 10주년 특별전 개관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누렇게 바랜 진료록, 세로쓰기 방식으로 써내려간 환자의 주소증, 녹슨 작두. 서울 종로구 춘원당한방박물관 4층의 특별전시장에 들어서 안쪽으로 쭉 걸어가면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한의 의료 물품들이 눈에 띈다. 점잖은 중년의 신사가 썼을 법한 지팡이와 중절모도 보인다. 전시품이 사용됐을 당시를 떠올리다 보면 자연스레 한국전쟁, 한의사 제도 등 한국사과 의학사의 씨줄과 날줄을 엮어온 역사를 마주하며 감회에 젖게 된다. 춘원당한방박물관이 다음 달 30일까지 ‘춘원당 이야기-평양에서 종로까지’를 주제로 특별 전시를 열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이번 특별 전시에서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1847년 평안북도 박천에서부터 가업을 이어온 춘원당 한의원의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품 대부분은 윤영석 춘원당한방병원장의 조부인 윤종흠 故 원장의 유물이다. 손자였던 윤 원장 눈에 비친 그의 조부는 시대를 앞서가는 의사였다. 1950년대부터 소아마비와 부인병으로 진료 과목을 특화하고, 국내에 발간되는 여성지 대부분에 광고를 냈다. 1960년대에는 상호의 중요성을 예견하고 춘원당 이름을 법원에 올리기도 했다. 이번 전시장에는 이런 조부가 간직한 명당도(明堂圖) 한의사면허증, 당시의 환자에게 쓴 처방과 진료록 등이 전시돼 당시 분위기를 가늠하게 한다. 60년 동안 한의업((韓醫業)을 이어온 윤 고 원장의 유품에는 한국 격변기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61년 평양의전을 다니던 그는 1·4후퇴 때 부산으로 월남해 부인병과 황달, 늑막염, 소아마비 등을 주로 치료했다. 1952년 서울로 돌아온 춘원당 한의원은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으로 이전하고 윤 고 원장은 제1회 한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진료를 이어갔다. 윤 원장은 한의사가 돼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을 잊지 않고 있다. 자신의 부친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부은 눈을 가리기 위해 선글라스를 낀 채 진료를 하는 조부를 보면서부터다. 윤 병원장은 "1950~60년대에 춘원당은 장안에 이름난 한의원 중 하나였다. 환자들에게 진료대기표를 나눠줄 정도로 전성기였다"며 "사정이 딱한 지방 환자들에게는 덕을 나누고, 당장 돈이 없어 약을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약을 지어준 후 사정이 나아지면 갚으라고 하셨다"고 회고했다. 이윤선 춘원당한방박물관장은 "흔하디흔한 일상이 모여 가업을 이루게 된 것처럼, 그 과정 속에서 사용하던 물건은 이제 역사의 한 조각이 돼서 이번 특별전에 선보이게 됐다. 1847년 평안북도 박천에서 시작한 춘원당은 일제강점기의 평양을 거쳐 전쟁의 아픔 속에서 부산으로, 다시 종로로 긴 세월만큼이나 긴 거리를 거쳤다. 그 역사적 흐름 속 각자의 생활 속에서 가업을 이으며 살아왔던 한의사의 모습을 시간의 흐름대로 따라갔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이어 "전시를 준비하면서 바쁜 일상의 현대인들에게 전통 의학과 가업이라는 게 어떤 의미로 기억될지 생각해본다. '춘원당'이 봄의 뜰처럼 만물이 소생하는 집이라는 뜻이 있듯, 이곳이 전통을 매개로 몸과 정신까지 다룰 수 있는 따뜻한 공간으로 관객에게 기억되길 바란다. 그동안 춘원당을 지켜주신 선조들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방전문박물관으로 2008년 개관한 춘원당한방박물관은 한방 관련 다양한 문화재들을 수집, 보존하며 대중에게 한방을 친숙하게 알리는 전시를 펼쳐오고 있다. 1847년 이후 8대째 한방을 가업으로 이어오면서 남겨진 유물을 토대로 한방의 역사를 되짚고, 관람객과 한방 관련 문화재를 공유해 그 가치를 빛내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해에는 ‘약기藥器, 화제和劑의 여정’을 주제로 특별 전시를 진행했다. [video width="1920" height="1080" mp4="http://www.akomnews.com/wp1/wp-content/uploads/2018/10/춘원당.mp4"][/video] -
“한국 연구원·병원·대학의 유기적 체계 본받고 싶다”-한국에서 춘원당 한방병원, 동국대, 한의학연구원 등을 방문했는데 소감은? 일단 한국에 온 것 자체가 감사하고 감동적이었다. 터키와 한국 모두 전통의학에 대한 경험이 많이 축적돼 있지만 특히 한국은 더 발을 내디뎌 체계적인 구조 속으로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떤 부분에서 그런 사실을 느낄 수 있었나? 한의학연구원의 존재가 전통의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한의학연구원의 연구방법과 구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대학, 연구소, 병원이 유기적으로 잘 연계돼 있었는데 터키에 있는 위원회도 한의학연구원처럼 체계적인 연구기관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한국의 이런 부분을 배워 양국 연구소 사이에 더 많은 교류와 협정이 이뤄지길 바란다. 정부 차원과 병원 간에도 물론이다. -현재 터키의 전통의학 발전 수준은 어떠한가 터키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 가는 단계다. 법적인 부분과 규정을 다듬는 중이다. 이 규정을 만들기 위해 지난 5년 동안 노력해 왔다. 2년 전에 보건정책실 산하에 전통보완대체의학국을 만들었고, 여기서 터키에서 이뤄지는 몇 가지 전통 의학 방법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이 가운데 15가지 치료방법을 전통보완대체의학법에 포함시키게 됐다. 이 법규 가운데 과학 위원회를 만들어 추가로 연구를 하는 중이다. 더불어 국제 건강 위원회도 만들었다. 이 연구실 아래에 6가지 연구소가 만들어졌고, 여기에 전통의학 연구소도 있다. -제도적 틀이 만들어지면서 현실에서 개선된 점이 있다면? 법이 만들어지면서 이제 집에서 민간요법차원으로 이뤄지던 전통 치료 등은 확실히 못하게 됐다. 침이나 이런 치료를 불법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면허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동양과 서양 사이에 위치한 터키의 경우 한 양방 갈등이 심할 것 같은데 어떤가? 전 세계에 그런 긴장이 있듯, 터키도 마찬가지다. 지리적인 위치가 끼치는 영향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용어 사용에 신중한 편이다. ‘대체의학’이라는 표현보다는 ‘전통보완의학’으로 부르는 게 권장된다. 왜냐하면 서양의학으로만 현대의 모든 질병을 치료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동양 의학으로 완전화시켜서 통합의학으로 가는 게 우리의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터키에 진출한 한의사들에 대한 시각 아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잘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다만 대학교에 자율권을 줬기 때문에 학교에 요청이 들어올 때만 지원을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부는 인증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틀 안에서 움직이도록 하고 학교나 연구소는 자율적으로 하는 식이다. 터키에 있는 한국인이라고 해서 다른 한계는 없다. 자율적으로 연구에 임하고 성과를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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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홍보 역할 톡톡히 해내고 있는 ‘춘원당한방박물관’서울의 한복판인 종로 뒷골목에 7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춘원당한방병원(원장 윤영석)이 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그곳엔 또 하나의 특별한 공간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춘원당한방박물관(관장 이윤선). 춘원당한방박물관은 2008년 11월2일 서울 종로3가 낙원동에 개관했다. 160여년에 걸쳐 한의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춘원당에 대대로 내려오고 있는 유물을 비롯 한의학과 관련된 침통, 약연, 약장, 약소반, 진맥대, 경혈도 등 국내외 2000여점의 유물을 소장, 보존 및 전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9월 춘원당한방박물관은 떡박물관·북촌생활사박물관·쇳대박물관·옹기박물관 등과 함께 연합전시회 및 체험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10월에는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티베트에서 온 천년’ 기획전을 통해 티베트 의학유물들을 소개함으로써 한의학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티베트 의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2010년 6월 오행과 한방음악치료에 대한 기획전 ‘울림-심신을 울리는 소리’를 개최했으며, 10월에는 공예장인 11명이 한의학을 전통공예미술로 재해석한 ‘醫藝同律(의예동률)-우리 의학과 우리 공예의 遭遇’특별전이 열었다. 올해 4월에는 164년에 걸친 춘원당의 역사와 한의학 이야기를 엮은 책 ‘164년의 춘원당을 담다’를 발간했으며, 지난 10월13일부터 11월26일까지 맥이 갖는 한의학적 의미를 현대미술로 풀어낸 ‘맥을 짚다-집중과 탐색’ 특별전시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춘원당한방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한의학 관련 체험 및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한의사 인턴이 되어 증상별 혈자리를 찾아보고 약재를 이용해 직접 약처방을 하는 등 한의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나도 한의사-춘원이의 허준 따라잡기’와 한의학 이론인 음양오행에 대해 알아보고 오방색과 한약재를 이용해 복주머니 향낭을 만드는 ‘복주머니 향낭 만들기’, 한약재의 효능에 대해 공부하고 약재를 이용해 한방비누를 만드는 ‘한방비누 만들기’, 약재를 이용한 떡살 찍는 ‘한방떡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어린이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중학생·성인·외국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정희운 춘원당한방박물관 학예사는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관람한 후 한의학이 이렇게 체계적이고, 우수한 학문인지 몰랐다는 말씀을 많이 한다”며 “박물관 관람을 통해 한의학을 좀 더 신뢰하게 된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개관한 이래 2009년 1800여명, 2010년 2500여명, 2011년 2200여명(2011년 10월 기준)이 다녀갔으며, 평균적으로 매달 200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고 관람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춘원당한방박물관은 한의학 유물을 상설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의학 체험프로그램 운영, 한의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다채로운 특별전 개최를 통해 한의학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 및 관광의 명소인 종로에 위치하고 있어 내국인을 비롯 외국인에게 우리의 문화와 한의학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윤선 관장은 “십여년 전부터 윤영석 춘원당한방병원장, 최홍규 쇳대박물관장과 같이 유물과 고건축물을 보러 다니는 중에 고미술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그러다가 침통, 약소반, 약연, 경혈도 등을 구입하게 되었고 이것들이 300점이 넘자 박물관을 건립해 춘원당 조상의 유물과 현재의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춘원당한방박물관을 개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춘원당한방박물관 설립이 160여년에 걸친 춘원당의 역사가 정립되고 보존되는 것은 물론 한의학 유물과 관련 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의 박물관 방문은 우리 한의학을 좀 더 쉽고 친근하게 알리는 것과 더불어 한의학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발걸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한의학 유물에 대한 연구와 연구자료집의 출간, 어린이·성인·외국인에 대한 한의학 교육프로그램 확대, 지속적인 한의학 관련 고미술품 수집, 한의학 이론이 접목된 미술 및 음악에 대한 전시 기획 등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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