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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관리 실태조사, 한의약 정책 확대의 든든한 토대가 됩니다”<대한한의사협회 유정규 정책 부회장> “환자 안전을 위한 실천이 객관적인 근거가 되고, 그 근거가 한의의료에 대한 신뢰와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의료기관의 감염관리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의료 활동입니다. 손 위생부터 의료기기의 멸균·소독, 일회용 의료기기의 올바른 사용, 의료폐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감염관리는 안전한 진료 환경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감염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한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질병관리청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감염관리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의원의 경우 질병관리청이 표본 추출한 150개 한의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선정된 기관의 참여가 어려운 경우 추가 표본 추출을 거쳐 조사 대상이 확정됩니다. 조사에서는 한의원의 감염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필요한 교육과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조사는 개별 의료기관을 단속하거나 평가하기 위한 현장 실사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조사 자료는 무기명으로 익명 처리되며, 특정 의료기관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한의의료 현장의 감염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조사를 단순한 행정적 절차나 일선 한의원의 부담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한의의료의 안전관리 현황을 국가 차원의 자료로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의계에 필요한 교육과 정책적 지원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첫째, 한의의료의 안전성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근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전문의약품 사용이나 진단기기 활용 확대 등 한의사의 진료 영역과 역할을 넓히기 위한 정책을 논의할 때마다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입니다. 한의계의 전문성과 역량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감염 예방과 안전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현장의 경험과 의견을 뒷받침하는 신뢰할 만한 근거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한의원의 감염관리 현황을 국가 차원에서 파악한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한의의료의 안전관리 수준을 정확히 설명하고, 향후 제도 개선과 정책 논의에 필요한 근거를 차근차근 축적해 나가야 합니다. 둘째, 약침·매선 등 침습적 한의 시술의 안전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기회입니다. 약침, 매선, 도침 등 피부 장벽을 통과하는 한의 시술에서는 감염 예방과 관리가 환자 안전을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안전한 시술을 위해서는 시술 자체의 전문성뿐 아니라 일회용 의료기기의 적절한 사용, 멸균·소독 원칙의 준수, 의료폐기물의 적법한 처리 등 기본적인 감염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일선 한의원에서 이루어지는 감염 예방 노력이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된다면 한의의료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새로운 진료 영역의 제도화나 건강보험 급여화 등을 논의할 때에도 환자 안전과 감염관리 역량을 설명하는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의의료의 발전은 안전한 진료 환경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셋째, 한의원의 안전한 진료환경을 객관적으로 알리고 국민의 신뢰를 높여야 합니다. 의료기관의 안전성은 막연한 인식이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어떤 관리 원칙이 적용되고 있으며, 환자 안전을 위해 어떤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번 조사는 한의원의 안전한 감염관리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제 진료 환경과 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된 강점은 널리 알리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 나간다면 한의의료의 안전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넷째, 이번 조사를 원내 감염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감염관리는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준비하는 업무가 아니라, 환자 안전을 위해 일상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기본적인 진료 과정입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각 한의원에서도 다음과 같은 항목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손 위생과 개인보호구 착용 등 기본적인 감염 예방 수칙 - 의료기기의 멸균·소독 대상, 방법 및 관리 주기 - 일회용 의료기기와 의료물품의 적절한 보관 및 사용 - 손상성 폐기물을 포함한 의료폐기물의 적법한 처리 - 원내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감염관리 교육 협회에서도 회원 여러분이 원내 감염관리를 강화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과 교육자료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관리 절차를 체계화한다면, 이번 조사 참여는 실질적인 진료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보호하고 의료기관의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감염관리는 특정 진료 분야에만 요구되는 기준이 아니라 모든 의료기관이 책임 있게 실천해야 할 기본 원칙입니다. 환자 안전을 지키고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일은 한의의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질병관리청 감염관리 실태조사는 한의원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의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역량을 정확히 알리고,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확대하며, 한의의료의 안전성과 전문성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합니다. 표본으로 선정되신 150개 한의원 원장님들께서는 이번 조사의 취지를 이해하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회원 한 분 한 분의 참여가 모여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만들어지고, 그 자료는 환자 안전을 높이는 동시에 한의의료의 미래를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환자 안전을 위한 실천이 객관적인 근거가 되고, 그 근거가 한의의료에 대한 신뢰와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수성구한의사회, 일차의료·방문진료 임상역량 강화위한 학술강좌 성료[한의신문] 대구광역시 수성구한의사회(회장 최재영·이하 수성구분회)는 18일 대구한의사신협 9층 대강당 ‘인향’에서 ‘한의학, 일차의료의 중심에 서다’를 대주제로 ‘방문진료와 응급대처 역량 강화를 위한 학술강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학술강좌는 일차의료와 방문진료 현장에서 한의사에게 요구되는 필수 임상역량을 강화하고, 응급상황에 대한 감별 및 대처 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날 강좌에는 수성구분회 회원을 비롯해 타 분회 회원, 공중보건한의사, 군의관, 한의과대학 재학생 등이 참석해 일차의료에 대한 큰 관심을 보였다. 방문진료 실무부터 응급상황 감별·욕창 관리까지 총 4개 강연으로 구성된 이번 학술강좌는 방문진료 실무와 응급상황 대처, 욕창 관리, 한의사의 임상역량 확장 등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주제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먼저 첫 연자로 나선 최재영 수성구한의사회장(최재영한의원)은 ‘한의 방문진료 A to Z와 실전 사례’를 주제로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과 통합돌봄사업 참여 경험을 공유했다. 최 회장은 “환자의 질환뿐 아니라 생활환경과 일상까지 살피는 방문진료의 전인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실제 임상사례를 바탕으로 진료기록 작성과 수가 청구 방법, 재가요양센터와의 협력 등 사업 참여에 필요한 실무 정보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방문진료에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를 고려하는 회원들의 현장 이해도를 높였다. 이어 김준석 한방내과 전문의(공중보건한의사)는 ‘일차의료 및 방문진료 시 응급상황 감별과 대처’를 주제로 발표했다.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의 ‘응급상황 대처 가이드’ 집필을 총괄한 김 전문의는 방문진료 현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위험징후(Red Flag)의 감별법과 대응 원칙을 설명했다. 특히 김 전문의는 “5대 활력징후와 기초 혈액검사를 활용한 중증 위험 신호 파악, 119 연계 및 상급병원 전원 기준, 고령 환자의 급성 증상 감별 등 일차의료 현장에서 3가지 대응 요령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응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신속한 판단과 철저한 인수인계, 정확한 의무기록 작성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김채은 대구한의대 한방병원 교수(한방내과 전문의, 중풍재활·순환신경센터)는 ‘침상 환자를 위한 욕창의 단계별 평가 및 임상 관리 실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거동이 불편한 침상 환자에게 발생하기 쉬운 욕창의 단계별 평가와 병태생리를 설명하고, 습윤 드레싱 등 표준 처치와 한약·침·약침·자운고 등을 활용한 한의학적 치료를 소개했다. 또한 욕창의 단계와 환자 상태에 따른 통합적 관리 방안 및 의료기관 전원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실제 치료사례를 통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공유했다. 끝으로 김건우 수성구한의사회 총무부회장(안아픈한의원)은 ‘법에 없는 양약의 굴레를 벗다—일차의료 한의사의 임상 역량 확장과 미래 비전’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부회장은 최근 전문의약품 고발 소송을 둘러싼 법리적 허점과 형사재판의 입증 책임 문제를 날카롭게 짚으며, 법적 실체가 없는 ‘양약’이라는 프레임이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어떻게 옥죄고 있는지 역설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정부가 세계의학교육협회(WFME)에 공식 확인한 한의사의 ‘의사(MD) 지위’와 현대 과학에 기반한 교육과정의 실체를 근거로 제시하며, 한의사의 현대 의료인으로서의 지위와 의약품 활용의 당위성을 분명히 밝혔다. 이어 소모적 대립을 넘어 당대 최선의 도구로 환자를 돌보는 ‘환자 중심의 진정한 의학’으로의 인식 전환을 강조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사전 설문 반영한 맞춤형 강의로 현장 소통 강화 이번 학술강좌는 사전 등록 단계에서 참석자들이 방문진료와 일차의료 현장에서 경험하거나 우려하는 응급상황 및 임상적 고민을 취합하고, 이를 강연 내용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제 진료 현장의 수요를 강의에 담아 참석자들의 실질적인 궁금증을 해소하고 교육 효과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최재영 수성구한의사회 회장은 “한의사는 전체론적 관점을 바탕으로 환자의 삶에 개입하는 일차의료의 주역”이라며 “이번 학술강좌가 회원 원장님들과 젊은 후배 한의사들이 진료실 안팎에서 마주하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임상적 자신감을 키우는 뜻깊은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한의사 전문의약품 고발 소송, 차마 못다 한 그 진짜 이야기프롤로그 — 일부 부정적 댓글을 접하며 한의신문 두 편의 기사에 대한 많은 응원과 더불어 일부 부정적 댓글을 보며, 차마 하지 못했던 마지막 진짜 이야기를 이제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댓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죄송하지만 법조문에 없다고 법에(판례 등) 없는 게 아닙니다. 둘째로 이미 약에 양약과 한약이라는 제도적 구분이 있는데, 전문의약품에 명시적 규정이 없다고 거기엔 적용 안 될 거라고 굳이굳이 보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 다른 댓글은 소송 당사자를 "돈에 미친 원장"으로, 이 사안을 "이권 다툼"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댓글들은, 안타깝게도 외부에서 우리를 공격하는 논리와 닮은 목소리가 한의계 내부에도 존재한다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것은 의과 의사와의 영역 다툼도 아니고 한의사 간의 이권 다툼이 아닙니다. 의료법 본연의 입법 취지, 한의사의 의료인으로서의 권한과 임무, 그리고 법에 규정되지 않은 형사처벌의 부당함에 관한 문제입니다. 1·2차 기사의 주제가 법리와 각성의 문제였다면, 이번 마지막 3차 기사는 모든 문제의 근원에 있는 한의학의 정체성과 미래에 관한 질문입니다. 1장. 위정척사(衛正斥邪), 쇄국의 길 한의계 일부에서는 한의학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주장하고, 한약과 한약 외 의약품의 제도적 구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편으로 한의대 정원 축소를 말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한의학의 미래를 꿈꾸는 것일까요? 이는 마치 구한말 조선의 안정과 미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쇄국정책을 편 흥선대원군, 그리고 그를 따르던 조선 유림들과 궤를 같이하는 모습이 아닐까요?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당시 조선의 유림들이 목숨 걸고 지키면서, 외세 유입을 막으려 한 이념인 유학적 세계관과 신분체제에 있지 않습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열린 문을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킨 나라입니다. 이제 한의계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지키려는 것이 이 땅에 존재해 온 치료의학으로서의 한의학의 본질인지, 아니면 우리의 안위인지. 2장. 한의학, 그 이름 속의 진실 한의학의 영문 명칭을 둘러싼 소송이 있었습니다. 이 판결은 2016년 7월 14일 대법원(2016다217925)에서 상고 기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원고(대한의사협회)의 영문명칭 중 'Medical', 'Association'은 기술적 표장이고, 'Korean'은 지리적 표장에 불과하여 원고의 영문명칭에 자타상표의 식별성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2013가합102542 한의학의 영문명칭에 관한 1심 판결) "위구르의 전통의학에 대한 영문명칭이 'Uyghur medicine'이고, 티벳의 전통의학에 대한 영문명칭이 'Tibetan medicine'이며, 한의학의 한문명칭이 '韓醫學'인 점을 고려하면 피고(대한한의사협회)의 영문명칭 중 Korean medicine이 그 자체로 '한의학'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2013가합102542 한의학의 영문명칭에 관한 1심 판결)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한의학'이라는 명칭이 '한국에 존재하는 의학'이라는 지역적 의미를 포괄하는 단어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최신의 의학 이론과 의약품·기기를 포괄하고, 전통의 이론과 치료방식을 함께 포괄하는 의미의 의학이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것이 과연 너무 앞서나간 꿈일까요. 중국의 중의학과 북한의 고려의학은 그러한 의미의 중의학과 고려의학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3장. 한의학은 과연 무엇인가 한국의 한의학은 이 땅에서 전쟁의 부상과 생명의 위급을 다루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의학은 관념적 이론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외과적 절개·창상 봉합·응급처치 등 실전적인 치료 의학의 역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주기적으로 출몰하는 상한과 온병, 즉 유행성 질환의 치료와 예방의 최전선에 서 있었습니다. 한의학 처방 역사의 시작 자체가 유행성 감염병인 상한의 치료였습니다. 이처럼 한의학은 오랫동안 당대의 최선의 의학 지식에 기반해 질병에 대응해 온 현실의 의료였습니다. 한편, 중국의 금•원 시대의 한의학은 정치적 진출이 막힌 한족의 당대 최고 지성인들이 선택한 학문이었습니다. 조선 시대 대표적 지성인인 이이와 이황 선생의 우주관은 당대 한의학의 우주관과 일치했습니다. 또한, 조선 후기의 천재 실학자 정약용 선생은 《마과회통》을 통해 이전의 홍역에 관련된 잘못된 치료법을 비판하고, 새로운 의학 지식과 치료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이는 한의학이 당대 최고 지성의 학문이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감염병에 맞서 끊임없이 지식을 확장해 온 역사는 종두법의 보급 과정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중국에서는 제너 이전부터 인두법이 시행되었으며, 제너가 1796년 우두 접종 실험을 하고 1798년 그 결과를 발표한 뒤 우두법은 중국을 거쳐 조선에도 알려졌습니다. 정약용 선생은 중국을 통해 전해진 우두법 관련 의학 자료를 입수하여 《마과회통》 말미에 그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이후 한의사였던 지석영 선생은 우두법을 직접 배우고 국내에 보급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새로운 의학 지식과 기술을 받아들여 감염병에 대응하려 했던 우리 의학의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또한, 지석영 선생은 1898년 고종 황제에게 서양식 의학교의 설립을 건의하는 상소를 올렸고, 그 결실로 1899년 3월 28일 대한제국 정부에 의해 관립 ‘의학교’(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전신)가 설립되면서 초대 교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는 1907년까지 약 8년 동안 교장으로 재직하며 근대적 의료 인력을 양성했습니다. 이렇듯, 지석영 선생은 우두법의 보급뿐만 아니라, 이 땅의 의학을 더욱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체계로 이끄는 데 선두에 있었습니다. 그의 동상은 지금도 서울대병원 대한의원 앞에 서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의학은 당대 최고의 과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의료의 최전선에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한의학을 다시 이렇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은 우리 이 땅에서 생명에 대한 전인적 접근(holistic approach)을 바탕으로, 당대(contemporary) 최선의 과학기술 성과를 활용하여 질병과 상해를 진단·치료·예방하며, 건강을 유지·증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4장. 인체를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전인적(whole-person) 접근vs 국소적 접근 한의학이 당대 최고의 과학적 성과를 흡수하며 발전해 왔다면, 그 과학적 성과를 받아들이는 한의학만의 고유한 관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체를 국소적 병변으로만 보지 않고, 전인적(whole-person) 관점에서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세포 단위의 국소적 병변 발견에만 몰두하지 않고, 포괄적이고 전인적인 관점에서 인체의 균형과 외부 환경의 물리·화학적 영향, 그리고 그 둘의 조화까지 함께 고려하며 병을 바라보는 태도. 이것은 전혀 다른 의학적 이론이 아니라, 하나의 인체를 바라보는 접근 관점의 차이일 뿐입니다. 이것은 마치 미국에서 M.D.(Doctor of Medicine)와 동일한 의사 지위, 즉 physician으로서 인정받는 D.O.(Doctor of Osteopathic Medicine)와 같은 인체를 바라보는 유사한 관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대의 한의사를 다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한의사는 대한민국 의료법에 명시된 의료인으로서, 포괄적이고 전인적 관점을 유지하면서 환자를 진단·치료하는 분야의 전문의사입니다. 5장. The medical doctor of Korean Medicine is classified as a kind of medical doctor -한의사는 의사(MD)의 한 종류 미국에서 MD와 DO는 똑같이 약을 처방하고 진료를 행하는 의사(Physician)입니다. DO가 포괄적·전인적 접근을 택하고 200시간의 정골의학(OMM, 추나와 유사) 수련을 추가로 받지만, 동일한 면허 권한을 가집니다. 이러한 근골격계 중심의 훈련 때문에 DO 졸업생들은 재활의학 분야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며, 일차의료(가정의학과·내과·소아과)와 함께 이 분야를 자신들의 전통적 전문 영역으로 삼아 왔습니다. 2025년 기준 미국 내 MD 양성 학교는 158개, DO 학교는 40여 개에 달하며, DO 졸업생의 약 56%가 일차의료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전인적 치료 방식은 인체와 질병을 바라보는 접근 방식의 차이일 뿐, 별개의 의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대의 한의학 역시 과학 기반의 근거중심의학을 바탕으로 전인적 진단과 치료를 시행합니다. 건강보험 급여와 자동차보험 청구가 인정되는 추나 치료는 한의사가 DO와 같이 인체 구조와 균형을 다루는 임상적 전문성이 있는 의사임을 보여줍니다. 나아가 현재 세계 의과대학 목록(WDOMS)을 보면 중국의 중의약대학, 베트남의 전통의학대학, 인도의 아유르베다 대학은 물론 북한의 고려의학 학부를 포함한 의과대학까지 전 세계의 전통·통합의학 교육기관들이 정식 의과대학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 한국의 한의과대학들 역시 세계 의과대학 목록(IMED·AVICENNA)에 정식 등재되어 국제사회에서 의학 교육기관의 지위를 인정받았습니다. 실제로 2018년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세계의학교육협회(WFME) 데이비드 고든 회장에게 보낸 공식 서한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이미 2010년 WHO AVICENNA 사무국에 '한국의 한의사는 의사(MD)의 한 종류'라는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아울러 6년 교육과정이 생의학·행동과학·의료윤리·임상과학을 포함하고 있으며, 한의사가 진단·처방·투약의 독립적 권한을 가지며 공중보건의사로 복무하는 합법적 의사임을 설명하면서, 누락된 한국 한의과대학의 WDOMS 재등재를 강력히 요청한 바 있습니다. 세계적 기준에서 전통을 품은 통합의학 전문가가 'Physician(의사)'의 지위를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한의사가 포괄적 전인적 치료를 행하는 부분에서 전문적인 의사라는 지위는 미래의 꿈이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고 우리가 이미 걸어왔으며 마땅히 되찾아 확인해야 할 당연한 정체성입니다. 6장. 미래의 한의학— 박제된 전통인가, 살아있는 의학인가 한의학이 현대 의학 이론과 최신의 과학기술, 그리고 모든 유용한 의약품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은 결코 한의학의 정체성을 포기하거나 외도(外道)를 걷는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당대 최선의 도구로 환자를 살려낸' 한의학 본래의 역동적 정체성으로 되돌아가는 가장 순수한 회귀입니다. 과거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 선생이 당대의 과학을 받아들여 최초의 우두법을 소개한《마과회통》을 썼듯, 우두법을 도입하고 대한의원을 이끌었던 지석영 선생이 그러했듯, 한의학은 단 한 번도 시대의 첨단 문물을 흡수하기를 주저한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발걸음을 멈추고 "우리는 오직 한약과 전통 침구만 쓰겠다"며 자발적 쇄국을 고집한다면, 한의학은 박물관 유리관 속에 들어간 '박제된 전통'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대의학의 성과와 의약품, 최첨단 기술을 주체적으로 흡수하고 포용할 때, 한의학은 대한민국 일차의료의 최전선에서 호흡하는 '가장 강력하고 살아있는 현실 의료'가 될 것입니다. 미국의 D.O.가 현대의학의 모든 무기를 자유자재로 쓰면서도 '전인적 치유'라는 자신들만의 독보적 가치를 지켜냈듯, 우리 역시 현대 과학을 품은 '전인적 전문의사'로서 의료의 지평을 넓혀가야 합니다. 에필로그 — 우리가 미래 세대에게 남겨줄 한의학 우리는 그동안 법률조차 규정하지 않은 '양약'이라는 유령 같은 단어에 스스로를 가두고, 검찰과 일부 판결에서 씌운 '무자격자'의 프레임 앞에서 스스로 위축되어 왔습니다. 의료법이 개정되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으로 확인된 것이 아닙니다. 사법부는 기존 법률에 근거해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기관일 뿐, 개별 의료행위의 합법성을 미리 허가해 주는 기관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례가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며 스스로 쇄국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순간, 한의학의 영토는 더욱 고립되어 사라질 위기에 처할 것이며 우리가 미래 세대에게 넘겨줄 유산은 빛바랜 과거의 기록밖에 남지 않을 것입니다. 법에 없는 굴레를 스스로 벗어던져야 합니다.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 일부 판결의 관행적 유죄 논리를 바로잡고, 일차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고통을 덜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의약품과 기기를 당당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의료인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것, 당대 최선의 도구로 환자를 치료하는 당당함을 회복하는 것—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이자, 100년 후, 그리고 그 다음 세대를 이어갈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어야 할 '진짜 한의학'의 미래입니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이제, 같이 갑시다. -
의료일원화연구회, 첫 모임 갖고 향후 활동방향 모색[한의신문] 의료일원화연구회(이하 연구회)가 4일 첫 모임을 갖고, 국가 의료체계의 발전과 국민 편익을 중심으로 한 의료일원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는 김서형·고윤근·류의성·김가람·공민기 한의사 등이 참석해 의료일원화의 취지와 용어 정의, 향후 추구할 의료일원화 모델과 연구회의 활동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류의성 한의재택의료학회 교육부장은 한의사의 의료기기·의약품 사용과 제도화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한 판례 기준의 변화와 초음파·뇌파계·X선 골밀도측정기 등 주요 사례, 전문의약품 사용을 둘러싼 법적 쟁점을 공유했다. 이어 고윤근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 법제고문(서울시한의사회 의료기기위원회 공보담당위원·한의학교육개선위원회 위원)은 ‘법률과 한의사, 그리고 비교법’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 의료인의 업무범위를 개별 형사사건과 판례를 통해 사후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의료인이 행위 전에 자신의 업무범위와 요건을 예측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연구회는 이번 모임을 시작으로 한의계 내부의 논의에 머무르지 않고 법조계·행정계·의료계·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의 참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교육과 면허제도, 의료기기와 의약품 사용, 의료행위와 수가, 해외 제도와 비교법 등 다양한 영역을 함께 연구하며 현실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연구회는 향후 정기적인 발표와 토론을 이어가는 한편 내년 1월경 법조계 인사를 초청해 의료일원화와 관련한 법률적 쟁점 및 입법·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
10대 의약품 중독 5년 새 31.4% 증가…원인약물은 깜깜이[한의신문] 청소년 의약품 중독 환자가 최근 5년 사이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환자의 증가율이 전체 의약품 중독 환자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지만, 정작 어떤 약물이 중독을 일으켰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주시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의약품 중독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의약품 중독으로 진료받은 10대(10~19세) 환자는 2315명으로 2021년 1761명보다 3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의약품 중독 환자는 2021년 1만5743명에서 2025년 1만6294명으로 3.4% 증가, 10대 환자의 증가율이 전체 환자 증가율보다 약 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병별로는 2025년 10대 환자 가운데 △T50 이뇨제 및 기타 상세불명의 약물·약제 및 생물학적 물질 중독이 108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T39 비아편유사진통제·해열제 및 항류마티스제 487명 △T42 항뇌전증제·진정제-수면제 및 항파킨슨제 398명 △T43 정신작용제 345명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10~13세의 진통·해열제 등(T39) 중독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해당 환자는 2021년 44명에서 2025년 73명으로 65.9% 증가했다. 입원치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2025년 10대 의약품 중독 환자 2315명 가운데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는 2084명으로 전체의 약 90%를 차지했다. 이는 청소년 의약품 중독이 단순한 호기심이나 일시적인 행동을 넘어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최근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는 감기약, 진통제 등 의약품을 다량 복용하는 이른바 ‘OD 환각놀이’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동적인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응급실 이송과 중독, 심각한 건강 악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 통계만으로는 청소년들이 어떤 의약품을 실제로 오·남용해 중독에 이르렀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건강보험 청구자료 기반 통계로 의약품 중독 환자의 발생 현황과 추이는 확인할 수 있지만, 실제 중독을 일으킨 개별 성분·제품명이나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 여부 등 구체적인 오·남용 양상을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소병훈 의원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기관이 청소년 의약품 중독을 일으킨 구체적인 약물과 경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떤 약물을 중심으로 예방해야 하는지, 어떤 청소년을 집중적으로 보호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며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재발 방지와 조기 개입, 맞춤형 예방대책 모두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식품의약품안전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청소년 의약품 중독의 원인과 위험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예방·관리대책을 연결하는 국가 차원의 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시일야방성대곡, 한의계가 놓친 진실<김건우 안아픈한의원장> 프롤로그 —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1905년 을사조약 체결 당시, 장지연 선생은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을 썼습니다. 국권을 빼앗긴 날, 목 놓아 통곡하노라는 비장한 탄식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한의계는 바로 그 통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놓쳐버린 중요한 진실을 직시하고, 잘못된 프레임을 바로잡기 위한 법리적 각성이 필요합니다. 대체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었으며,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일까요? 제1부. 소송의 본질 — 한의사를 ‘무면허 일반인’으로 가두다 1장. 판결문에 반복되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의 본질 그동안 패소한 판결문에서, 법률에 명시적 금지 규정 없음에도 유죄판결의 근거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가 ‘엄격한 이원적 의료체계’ 다음으로 ‘보건위생상 위해 가능성’입니다. 먼저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문신 시술 판결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피고인이 한 두피 문신 시술은 바늘을 이용하여 문신용 염료를 찍은 후 두피를 찔러 염료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바, 이러한 두피 문신 시술 행위는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침습을 수반하고 있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행위에 해당하고…” (2021. 7. 21. 선고 2021고정180 문신판결) “문신시술 과정에서 피부 손상이 동반되고 염료가 사용되므로, 감염이나 질병 전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 일회용 바늘, 멸균기, 위생장갑 및 소독제 등 피부 손상에 따른 감염과 질병 전염 등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보건위생용품의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다.” (2026. 5. 21. 선고 2021도15611 문신판결) 여기서 ‘보건위생’이라는 단어의 본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이 개념은 본래 의료인이 아닌 무면허 일반인의 침습적 시술행위에서 발생하는 기본적인 감염·위생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소독되지 않은 도구, 멸균되지 않은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시술을 상정한 것입니다. 이미 면허를 받은 의료인은 기본적인 감염 관리와 안전성 관리 능력을 검증받은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의료인인 한의사의 면허 범위 판단에 무면허 일반인의 잣대인 ‘보건위생상 위해 가능성’을 주된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었고, 그 위해성 적음의 증명에 매달리고 있었습니다. 대법원 판례(2004도3405) 역시 의료행위를 정의하면서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하여, 이 기준이 본래 비의료인과 의료인을 구분하는 데 사용되어 왔음을 보여줍니다. 2장. ‘의료인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 판단에서 ‘보건위생상 위해 가능성’은 본질적 기준이 아니다 대법원 2016. 7. 21. 선고 2013도850 전원합의체 판결(치과의사 보톡스 시술 사건)은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의료인은 기본적인 의학적 전문지식과 기술을 익힌 사람으로서, 그 면허 범위를 넘어서 의료행위를 하더라도 국가로부터 의료에 관한 면허조차 받지 아니한 사람이 의료행위를 할 때와 비교하여 그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2013도850 다수의견) 소수의견에서도 같은 취지가 반복됩니다.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출현하게 된 새로운 의료기술을 비의료인이 사용한 경우에 관하여, 판례는 ‘생명·신체상의 위험이나 일반 공중위생상 위험 발생’ 여부를 ‘비의료인이 할 수 없는 의료행위’인지 여부에 관한 주요한 판단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처럼 비의료인과 의료인에게 허용되는 행위의 한계를 정하는 판례나 법리를 의료인인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 판단에 관한 주요한 구별기준으로 삼는 것 역시 타당하지 않다.”(2013도850 소수의견) “특정 시술이 사람의 생명·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지를 주된 기준으로 하여 치과의사 면허 범위 해당 여부를 판단하게 될 터인데, 의학적 관점에서의 ‘위험성 유무’를 규범적 판단인 사법심사의 주된 대상으로 삼는 태도 역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2013도850 소수의견) 그리고 의과 의사가 한약을 사용하거나(87도840) 침을 시술한 여러 사건, 즉 의과 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판단한 판결문 어디에도 '보건위생상 위해 가능성'이라는 단어는 단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한약과 침은 현재 천연물의약품과 IMS, FIMS라는 이름으로 의과 의료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즉, 보건위생상 위해 우려는 비의료인의 무면허 의료행위 여부를 판단할 때의 기준이지, 이미 면허를 받은 의료인 사이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 판단에서 본질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의료법 고발소송에서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비의료인에 대한 판단기준이 적용되었던 것입니다. 3장. 한의사를 제한적으로 바라보던 과거 사법부의 시각 2013도850 판결의 소수의견에는 한의사를 바라보던 사법부 일각의 제한적인 시각이 그대로 드러나는 문구가 있습니다. “한의대나 간호대의 교육과정에 일반 의학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그렇다고 하여 한의사나 간호사 면허만을 가지고 해당 일반 의학 분야에 관하여 의사와 같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해석상 이론이 없음에 비추어 보면 더욱 분명하다.” (2013도850 소수의견) 사법부 일각에서는 한의사 면허를 의사·치과의사와 동일한 수준의 ‘의료 행위 주체’로 보지 않고, 간호사와 나란히 언급하며 독자적인 일반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는 존재로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더 나아가 과거 헌법재판소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에 대해 무면허 일반인의 행위와 달리 평가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나 의료인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달리 평가할 이유가 없고...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그 학문적 기초가 서로 달라 학습과 임상이 전혀 다른 체계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익힌 분야에 한하여 의료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훈련되지 않은 분야에서의 의료행위는 면허를 가진 자가 행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와 달리 평가할 이유가 없다.”(2013.2.28. 2011헌바398 전원합의체 결정) 이것이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까지, 과거 사법부가 한의사의 의료행위 영역을 대하던 방식의 일면이었습니다. 4장. 의료인의 면허범위 판단이 아닌 무면허 일반인에 대한 판단의 잣대 의료인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3도850 판결이 이미 “위험성이나 보건위생상 위해를 주된 기준으로 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음에도, 이번 한의사 전문의약품 관련 형사사건들에서는 여전히 교육과 역량의 부족을 해명하거나, 보건위생상 위해가 적음을 변명하는 방향으로 변론이 흘러갔고 유죄 판결의 주요 근거가 되었습니다. 전문지식이 필요하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의료행위’인 것과, 전문지식이 필요하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한의사의 의료행위가 아닌 것’은 전혀 다른 명제입니다. 의료인의 의학적 지식 필요성에 대하여 대법원은 이미 다음과 같이 판시한 바 있습니다. “한약과 양약의 상호작용 및 그에 의한 위험성에 관한 의학지식은 필연적으로 한약과 양약에 관한 연구를 모두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그 연구결과도 한약과 양약에 관한 지식에 모두 반영될 것이고, 이와 관련된 연구 내지 지식을 의사 또는 한의사 중 어느 한쪽에 독점적으로 지속시켜야만 사람의 생명·신체상의 위험이나 일반공중위생상의 위험이 발생하지 아니하게 된다고 볼 수도 없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102209 판결) 이와 같이 과거 대법원은 의료인인 한의사의 의약품에 관한 의학 지식이 기본적 소양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의료인의 면허 범위를 판단해야 할 사건에서, 한의사를 무자격 일반인처럼 취급하며 ‘위험성’을 따지는 프레임으로 소송이 진행된 것—이것이 최근 한의사 전문의약품 관련 형사고발 사건들의 진짜 본질입니다. 그리고 한의사를 의사 범주에서 배제하고 사실상 무면허 비의료인 취급하는 이러한 프레임을 깨닫지 못한 채, 기존과 동일한 변론과 패소 판결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우리는 무관심과 냉소, 막연한 낙관론 사이 어디엔가 머물러 있을 뿐이었습니다. 왜 대다수 한의사는 매일 약침 주사를 사용하면서도, 그 주사제의 필요충분조건인 전문의약품 사용이 고발의 핵심이었다는 사실에 침묵하는지. 수많은 전문의약품 주사제 사용 한의원 중 왜 구매량 기준 105곳만 조사되고, 그중 상당수가 관련 의약품을 폐기하거나 굴욕적인 방식으로 회피하였고, 조사에 따라 정식 사용을 보고한 의료기관만이 고발되어, 아무런 지원도 없이 소송에 시달리고 있는지. 연달아 패소하는 판결에 침묵하는 한의사를 보는 사법부는 앞으로 또 어떤 판결을 내리는 것이 손쉽다고 생각할지. 이 지점이 바로 한의계의 ‘시일야방성대곡’의 순간입니다. 제2부. 공식문서가 증명하는 결정적 진실 5장. 검찰조차 인정한 “사실관계가 아닌 법리 다툼” 수사기록에 남아 있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서는 사건의 본질을 명확히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사실관계의 다툼이 아닌, 관련 법령의 해석과 적용의 문제가 쟁점인 만큼,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받아 피의자 주장의 타당성을 확인한 후 혐의 유무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검찰 스스로도 이 사건이 ‘위험성이나 교육량’을 따지는 사건이 아니라 오로지 법리 다툼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미 2019년 수원지방검찰청 불기소 결정문(2019형제13052)을 통해 한의원에서의 리도카인 사용이 문제가 없음을 판단했었고, 이번 기소과정에서도 명확성이 부족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변론의 방향과 소송의 쟁점은 처음부터 법령의 해석과 적용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법령 해석의 출발점에는, 보건복지부가 이미 공식적으로 밝힌 문서가 있습니다. 6장. 복지부 공식 회신, “으로만”의 엄밀성 법원이 실시한 사실조회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다음과 같이 공식 회신했습니다. “의약품은 「약사법」 제2조 및 「의약품 분류 기준에 관한 규정」(식약처 고시)에 의거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만 구분하고 있으며, 한·양약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없음” ‘으로만’ — 이 한 단어가 결정적입니다. “그 외 구분은 없다”는 명백한 표현입니다. 그럼에도 기존 변론과 판결문은 “서양의학적 입장의 약물”, “서양의학적 약리의 의약품”으로 구분하려 했습니다. 이는 법에 없는 분류를 창설한 것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국정감사 답변과 사실조회 회신 역시 “현행 의료법 및 약사법상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사용할 수 없다는 구체적 규정은 없다”고 확인해 왔습니다. 이번 고발의 단초가 된 보건복지부 공식문서조차 ‘안전한 사용을 위한 방안 마련’이라는 취지를 명시하고 있었으며,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공문 역시 ‘오·남용 우려 전문의약품 공급 모니터링 관련 안내’였습니다. 이 모든 공식문서를 종합해보면, 보건복지부 역시 이 사안을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자체에 대한 전면적 형사처벌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의약품의 오·남용을 관리하는 것과 그 사용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7장. 2016도21314와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의 의미 대법원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진단용 의료기기가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와 관련 없음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됨을 의미한다.” 이 문구의 법적 구조는 “관련 없음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처벌은 예외이고, 허용이 원칙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대법원이 기존의 '학문적 원리'라는 표현 대신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라는 새로운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이 표현은 단순한 고전적·이론적 학문 체계에 국한되지 않고, 해당 의료행위가 어떤 목적과 맥락에서 이뤄지는지 까지 포함하는 ‘형식적 행위 의도’를 의미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기존 한의 의료시술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한 전처치·후처치·보조적 사용이 이 행위원리와 명백히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존 한의 시술과 연관된 의료행위에서 “관련 없음이 명백하다”는 사실을 검사가 증명하는 것에는 법리적으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엄밀성이 요구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다수의 변론에서는 피고인 측이 먼저 “한의학적 원리와 관련이 있다”고 입증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이는 형사소송법이 검사에게 지운 입증 책임을, 피고인 스스로 떠안는 치명적인 변론 오류입니다. 제3부. 본 사안은 애초에 기소 사안이 아니었다 8장. 공소사실의 문장 속에서도 지워진 ‘의료인’ 최근 한의사 전문의약품 관련 형사 고발 사건들의 주요 의약품은 리도카인과 덱사메타손입니다. 이는 마취와 급성 알레르기 반응의 응급처치라는, 의료의 가장 기본적 행위에 쓰이는 필수 의약품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공소사실 문장 구조를 보면, 검찰이 한의사를 어떤 존재로 취급하고 있는지와 해당 의약품의 사용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었는지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먼저, 이미 무죄 판결이 난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 사건 공소사실입니다. “피고인은... 치과의사로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F에게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눈가와 미간의 주름 치료를, G에게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미간의 주름 치료를 함으로써,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고정3766) 다음은 마찬가지로 무죄 판결을 받은 치과의사의 레이저 시술 사건 공소사실입니다. “피고인은 위 치과 내에서 2009년경부터 000까지 치과의사가 치과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의 프락셀레이저시술, 주름제거, 피부 잡티제거 등 피부레이저 시술을 치과 환자들을 상대로 행하였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2고정641) 두 사건의 공소사실에는 해당 의료행위의 목적과 시술 방법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습니다. 즉, 치과의사를 엄연한 의료인으로 전제하고, 그 면허의 범위와 목적을 다투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이번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공소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은 000부터 000까지 사이에 위 한의원에서 김00 등 환자 4명에게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의사 면허를 가진 의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주사액과 봉침액을 혼합하여 주사기에 넣고 환자들의 통증 부위에 직접 주사를 하거나, 전문의약품인 덱사메타손 주사액을 단독으로 주사기에 넣고 환자들의 통증 부위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 시술하는 의료행위를 하였다.” (대구지방법원 2025고정1) 그리고 이 문장 구조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의 공소사실 구조와 놀랍도록 유사합니다. “...일회용 주사기에 넣고 물로 용해한 다음 자신의 팔뚝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투약하였다.” (인천지방법원 2022고단5293) 그리고 이 유사성은 우연이 아닙니다. 판례 검색 사이트에서 “주사기에 넣어...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라는 문구를 검색하면, 약 780건에 달하는 사건이 검색되며, 그 대부분이 마약류 투약 사건의 공소사실입니다. 이는 검찰이 마약류 투약 범죄에 오랫동안 정형적으로 사용해 온 공소사실 기재례를,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사건에 그대로 가져다 쓴 것임을 보여줍니다. 검찰은 한의사를 재판에 넘기면서, 의료인이 아니라 마약사범을 기소할 때 쓰는 문장의 틀 속에 한의사를 밀어 넣은 것입니다. 한의사는 국가 면허를 통해 의학적 전문성과 자격을 검증받은 의료인입니다. 의료인이 환자의 수술과 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경감시키기 위해 마취를 시행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처치하는 것은 단순한 권리를 넘어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할 '기본적 의무'입니다. 이번 사건의 의약품은 특정 질환 치료 목적의 의약품이 아니라, 치과 치료에서의 전·후 처치로 마취를 하고 항생제를 처방하듯, 기본 의료의 필수 의약품입니다. 그럼에도 공소사실은 마약류 범죄자의 문장 구조를 차용하면서, 마취제의 목적을 단순히 ‘통증 치료’에 사용한 것으로 왜곡 적시하였습니다.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의료적 용도에 대한 확인조차 없이, 전문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소가 강행된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와 검찰은 사안의 실체를 알면서도 외면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의료인의 기본적인 의료행위를 무면허 일반인의 범죄로 취급했고, 그 결과 고발과 경찰 송치, 그리고 형사재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한의사의 기본 의약품 사용 사건은 죄형법정주의는 물론, 의료인의 기본적 권리와 의무라는 측면에서도 애초에 기소조차 성립할 수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9장. 무너진 죄형법정주의와 의료인으로서의 위상 형사처벌은 법률에 근거해야 합니다. 법에 없는 분류로 처벌할 수 없고, 법에 없는 금지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들은 법에 없는 ‘서양약’이라는 분류를 근거로, 한의사의 의료행위를 의료인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로 판단하려는 것 이전에, 기본적인 의료행위도 할 수 없는 무면허 일반인의 불법 의료행위를 판단하는 잣대로 다루려 한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존의 방식으로만 변론해 왔고, 많은 한의사들이 이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침묵해 왔습니다. 이번 소송은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사실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본질은 한의사를 무면허 일반인으로 취급하는 구조적 차별이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입니다. 이것이 우리 한의계가 놓친 진실입니다. 에필로그 — 17%의 시멘트 콘크리트를 구성하는 재료 중 모든 재료를 결합하고 굳게 만드는 시멘트의 비율은 약 6분의 1, 즉 17%입니다. 나머지 83%는 모래와 자갈입니다. 알갱이로 흩어집니다. 시멘트는 소량이지만, 없으면 콘크리트는 단단히 굳어질 수 없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가슴속에 울분과 뜨거움이 생긴다면, 당신은 한의계를 구성하는 17%의 시멘트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 사회의 구성원이 건강하다면 올바른 생각은 쉽게 전파됩니다. 이 글을 읽고, 전체 한의계를 각성시키며 한의사가 의료인으로서 온전한 자리에 바로 설 수 있도록 뭉쳐서 단단해질 수 있는 시멘트가 되어 주십시오. 역사는 언제나 모두가 깨어난 뒤에 움직인 것이 아니라, 먼저 깨어난 소수가 침묵하지 않았을 때 움직였습니다. 지금이 바로 한의사의 시일야방성대곡을 외쳐야 할 때입니다. -
법에 없는 ‘양약’은 어떻게 한의사의 범죄가 되었는가한의사에게 전문의약품 사용은 허용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받으면 일부 한의사조차 먼저 머뭇거립니다. “한약제제는 가능하겠지만 이른바 양약은 안 되는 것 아닌가”, “응급상황이나 극소량의 보조적 사용 정도만 허용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제가 가졌던 의문은 조금 달랐습니다. 의료인인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법률규정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그리고 법률에 존재하지 않는 ‘한약·양약’이라는 관습적 구분이 의료인의 형사책임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는가. 이후 2년여에 걸쳐 수사와 형사재판을 직접 겪으며 관련 법령과 판례,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 다른 한의사들의 판결문과 변론자료를 반복하여 검토하였습니다. 처음 가졌던 문제의식은 더욱 구체적인 법률적 질문과 확신으로 발전했습니다.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법률의 명문 규정보다 관행과 판례가 만들어 놓은 경계를 먼저 ‘법’이라고 받아들여 온 것은 아닐까. 이 글은 현재 진행 중인 전문의약품 관련 형사고발 사건을 계기로 제가 확인하고 정리해 온 법적 쟁점과 의료법상 한의사의 면허범위를 바라보는 보다 정확한 관점을 동료 회원 여러분과 공유하기 위한 글입니다. 1. 사건은 한의원에서 ‘전문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사실에서 시작되었다. 최근 한의계 전문의약품 관련 의료법 고발 소송의 출발은, 2020년 보건복지부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지적 이후 이루어진 한의원 전문의약품 공급·사용 실태조사였습니다. 그동안 한의원에 대한 전문의약품 공급·사용이 이루어져 왔고 관련 공급내역도 관계기관의 관리체계 안에서 보고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의 지적 이후 후속 조치가 필요해지자 2022년 한 해 구매 내역을 기준으로 3종의 특정 전문의약품 구매 수량 상위 105곳 의료기관만을 대상으로 ‘자율점검’이라는 명목의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당시 조사의 배경에는 「한의원 전문의약품 공급실태 파악미흡 지적 및 안전한 사용을 위한 방안 마련」이라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보건소 실사 조사 단계에서 한의원에서 전문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고발이 이루어졌고, 결국 의료법상 의료인의 면허 외 의료행위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수사기록에는 이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는 중요한 시사점이 있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서 이 사건은 단순한 사실관계보다 관련 법령의 해석과 적용이 쟁점인 만큼,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받아 피의자 주장의 타당성을 확인한 후 혐의 유무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법률관계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명확한 유권해석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송치와 검찰의 기소가 이루어졌습니다.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의 기본구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의사 면허를 가진 의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주사액을 주사기에 넣어 환자에게 직접 주사하는 방법으로 의료행위를 하였다.’ 저는 여기에서 처음부터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한의사가 해당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주장한 것이 아닙니다. “검사는 어떤 법률에 의하여 이 행위를 범죄라고 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한의사는 현실에서 이미 전문의약품을 사용하고 있고, 한약(생약)제제 가운데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의약품도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의과의사만 사용할 수 있고 한의사는 사용할 수 없다는 공소사실의 전제부터 검증되어야 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왜 이것을 사용할 수 있는가”와 “국가가 어떤 법률에 의하여 이것을 범죄라고 하는가”는 전혀 다른 질문입니다. 저는 후자의 질문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2. ‘양약 전문의약품’이라는 말부터 다시 살펴보았다 최초 고발과 관련된 보건복지부 공문에는 ‘양약 전문의약품’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양약 전문의약품’은 법률용어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관습적 표현이 공식적인 행정문서에 사용되고, 그것이 형사고발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제가 1심에서 가장 먼저 증거로 제출하고 끝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자료가 바로 이 문제에 관한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이었습니다.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법원이 실시한 사실조회촉탁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는 다시 공식적으로 답변했습니다. 의약품은 약사법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분류 기준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만 구분하고 있으며, 한·양약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또한 현재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명시적인 금지조항도 없다고 회신하였습니다. 다만 기존 판례에 따라 개별 의료행위가 한의사의 면허범위 밖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고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러한 행정부의 공식 유권해석은 사건 전체를 다시 보게 한 결정적인 지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한약’과 ‘양약’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약사법에는 ‘한약’과 ‘한약제제’에 관한 정의규정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특정 대상에 대한 정의규정이 존재한다는 것과 대한민국의 모든 의약품을 ‘한약’과 ‘양약’이라는 상호 배타적인 두 영역으로 나누어, 이를 다시 한의사와 의과 의사의 면허범위와 형사책임의 경계로 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일상적·관습적 분류와 형사처벌의 법적 기준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한약(생약)제제는 추출물 제제로 지표 물질로 관리되는 의약품이고, 합성 화학 의약품은 단일 또는 복합성분명으로 표기되는 의약품입니다. 또한 생물학적 제제 의약품이 존재합니다. 이는 의약품 관리를 위한 구분일 뿐, 의료인의 면허 범위를 구분하거나 귀속시키는 구분이 될 수 없습니다. 지표 물질 표기 의약품과 단일•복합성분 표기 의약품의 법적인 구분은 존재하지 않고 실무적으로도 구분이 불가능하며, 정부의 반복된 유권해석에서도 구분하는 기준이 없음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실제 의료현실에서도 한약·생약 유래 의약품은 의과 의료와 약국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따라서 어떤 의약품의 성분기원이나 제조방법만으로 의료직역의 형사법상 면허경계를 배타적으로 획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다시 간단해집니다. 법에 없는 분류가 범죄와 무죄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는가. 3. 기존 변론이 빠졌던 ‘스스로 만든 함정’ 과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종전 판단 기준을 제시해 왔습니다. “의료법령에는 의사, 한의사 등의 면허된 의료행위의 내용을 정의하거나 그 구분 기준을 제시한 규정이 없으므로, 의사나 한의사의 구체적인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 목적, 당해 의료행위에 관련된 법령의 규정 및 취지, 당해 의료행위의 기초가 되는 학문적 원리, 당해 의료행위의 경위·목적·태양, 의과대학 및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이나 국가시험 등을 통해 당해 의료행위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0도10352 판결 등 그러나 이것은 성문 법률의 규정이 아니라 대법원이 만들어낸 해석상의 설시이자, 그동안 우리가 패소했던 판결의 친절한 이유 설명에 불과했습니다. 많은 한의사들이 이 문구를 접하면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한 판단요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는 눈앞에 있어 당장 잡힐 것 같지만 영원히 잡을 수 없는 달과 같았습니다. 얼마나 교육받아야 충분한지, 어느 정도 안전해야 하는지, 어느 수준까지 한의학적이어야 하는지 그 합격선이 법률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법정에서 스스로를 변명하기 바빴습니다. “우리는 한의대에서 충분히 교육받았습니다.” “사용량이 극소량이므로 보건위생상 안전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결국 법률에 그 충족기준조차 정해져 있지 않은 끝없는 입증의 함정이 되었습니다. 교육의 정도나 보건위생상 안전성을 입증하려 애쓸수록, 우리는 “그 약물과 기기는 원래 의과의 영역”이라는 상대방의 전제를 스스로 인정해 주는 꼴이 되었습니다. 교육 자료나 학술 세미나 내역은 ‘이미 임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었다’는 역사적·실무적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참고 자료일 뿐, 형사처벌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흥미롭게도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의 반대의견조차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보건위생상 위해 우려는 비의료인의 경우에 무면허 의료행위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지만 의료법상 적법하게 면허를 받은 한의사의 경우에는 본질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 반대의견 중 4. ‘한의학적 원리인가’의 입증 노력 과거 한의사의 면허범위 사건에서는 “한의학적 원리에 기초한 행위인가”라는 질문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의료기기나 의약품이 등장할 때마다 한의사 측은 이것이 왜 한의학적 원리와 연결되는지를 설명하려 노력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2016도21314 판결의 초음파 진단기기 변론이었습니다. 1심과 2심에서 패소한 후 대법원에 제출된 상고이유서의 상당 부분은 ‘초음파 진단기기가 어떻게 한의학적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를 길게 설명하는 데 할애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초음파 음영의 차이를 한의학적 진단 원리와 연결하려는 시도까지 이어졌습니다. 과연 이것이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입증해야 할 법적 쟁점이었을까요? 이미 한의사에게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따른 진단 코드 사용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종전의 기준에 부합하려는 변론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승리한 판결에서 이러한 변론이 승리의 공식으로 굳어지는 착각의 오류에 다시 빠지게 됩니다. 5. 의료법에 없는 ‘엄격한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 취지, 어디까지 법률의 내용인가 한의사의 구체적인 행위를 금지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음에도 면허 외 의료행위라는 결론을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기존 판결에 반복적으로 등장해 온 표현이 있습니다. ‘엄격한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 취지’입니다. 의료법 제2조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의 면허와 임무를 정의하고 있고, 동법 제27조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면서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합니다. 하지만 면허가 구분되어 있다는 사실과 현대의 모든 의료기술·의약품이 ‘의과의 것’과 ‘한의과의 것’으로 선험적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명제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의료 면허 간 완전한 배타성은 의과 의사와 치과의사 영역에서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사법부는 ‘엄격한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 취지’라는 전제 아래, 의료법 제27조를 오직 한의사에게만 완전한 배타적 금지 조항으로 적용하며 한의사를 사실상 비의료인처럼 취급해 왔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 취지'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형사처벌의 가장 강력한 근거로 작용해 온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에 반하는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입법취지는 법률의 의미를 해석하는 자료일 수는 있어도, 성문법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범죄의 경계를 창설하는 법률 그 자체일 수는 없습니다. 6. 우리 스스로 만든 ‘이원적 의료체계’의 벽 한의계 내부에서도 스스로 한방과 양방이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면서, 이원적 의료체계라는 말의 의미를 한의과 의료와 의과 의료를 동등한 위치에 두고 한의학과 한약의 고유영역을 보호하는 방어벽으로 인식해 온 측면이 있습니다. “의과의사의 독점성을 인정해야 한의사의 한약과 침 영역도 보호받는다. 한의 의료의 독자성을 지키며 현대 의료기술은 예외적으로 조금씩 허용받는 것이 안전하다. 그 경계를 흔들면 우리의 고유영역마저 무너진다.” 이러한 생각은 오랫동안 한의계가 의과 의료와 다른 학문적 독자성을 스스로 주장하면서 한의사 면허제도의 정당성과 직역 유지의 중요한 근거로 삼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 형사재판에서는 이 보호 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반대로 작동합니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여 한의학은 의학과 완전히 다른 영역이고, 한의사는 현대 과학에 근간한 기본적인 의료도 하면 안 되는 비의료인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한약의 고유영역을 보호한다고 믿었던 벽의 실상은 현대 의료환경에서 한의사의 의료행위를 제한하는 감옥이 됩니다. 7. 의료법의 진정한 입법 취지 의료법 전체를 살펴보아도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고 정의되어 있을 뿐, 침과 한약만을 사용하는 주변적 직역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습니다. 의료법 제24조의2는 수술·수혈·전신마취와 관련한 설명·동의 의무의 주체로 의사·치과의사·한의사를 병렬하여 규정하고 있고, 의료법 제18조 역시 의약품 처방전을 발행하는 주체로 한의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기본법 제5조와 제6조 또한 한의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에게 환자의 건강보호를 위한 적절한 보건의료기술과 치료재료의 선택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료법의 진정한 입법 취지는 현행 보건의료법체계가 한의사를 현대적 의료기술과 의약품으로부터 원천적으로 배제된 의료인으로 전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8.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 — 형사법의 대원칙으로의 귀환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는 단순히 초음파진단기사용을 허용한 데 있지 않습니다. 대법원 스스로 종전 판단기준을 재구성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를 명시하였다는 데 있습니다. 금지규정의 존재, 통상적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 가능성, 한의학적 의료행위의 원리와 무관함이 명백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도록 함으로써, 종전보다 형사처벌의 경계를 엄격하게 설정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것이 죄형법정주의의 관점에서 “진단용 의료기기가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와 관련 없음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됨을 의미한다”고 명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2016도21314 판결의 정신을 주장하면서도, 막상 변론의 주축은 서양의학이라는 표현을 스스로 사용하면서 종전의 구태의연한 방식—‘충분히 교육받았고 안전하다’는 변명—에 집착하고 있었습니다.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채 반복되던 대법원의 관행적 설시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당연한 법적 경계로 받아들인 채 그 안에서 예외만을 구했던 것입니다. 9. 사법부의 마지막 후퇴와 실체적 진실 -최근 하급심 판결 동향에서 드러난 법리적 쟁점 ① 검사의 공소장변경 없이 공소사실 핵심 전제 삭제의 법리적 의미 최근 하급심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장변경 없이, 기존 공소사실의 핵심 전제였던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의사 면허를 가진 의사만이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라는 문구의 오류를 인정하고 직권으로 삭제했습니다. 이로 인해 공소사실의 핵심 구성요건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했습니다. 나아가 그 공백을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리도카인…”이라는 문구로 메웠습니다. 이는 검사가 재판을 통해 최종 증명해야 할 법적 결론을 공소사실 자체에 미리 전제해 버리는 심각한 순환논리입니다. 이러한 직권 변경에는 형사소송법상 공소사실의 특정(제254조 제4항) 위배는 물론, 죄형법정주의의 구성요건 해당성을 완전히 무너뜨린 중대한 법리적 오류의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② 전문의약품의 한의사 사용 금지 여부와 ‘존재하지 않는 분류’ 이번 사건에서 사법부의 유죄 논리는 마지막 후퇴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2025고정XXX 판결은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만으로 한의사의 사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법률 규정은 없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전제를 스스로 무너뜨리고도 유죄라는 결론을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기준으로 이동합니다. 그 마지막 배수진이 ‘서양의학적 원리’와 ‘화합물질을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하는 의약품’이라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법령상 의약품 체계는 오직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만 구분될 뿐, 한약(생약)추출물 제제와 합성 화학의약품이라는 이분법적 분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무적으로도 한약(생약) 제제(조인스, 레일라, 신바로 등)가 의과에서 전문의약품으로 다량 처방되고 있듯, 성분과 관리 체계상으로도 배타적 구분은 불가능합니다. 10. 사법부의 마지막 배수진 — 합성 화학의약품이자 서양의학적 약리 기전 리도카인이 나트륨통로를 차단한다는 것은 리도카인의 생물학적 작용을 설명하는 과학적 사실입니다. 그 사실 자체만으로 의과 의사만 사용할 수 있다는 면허법적 결론을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덱사메타손이 염증매개물질의 생성을 억제한다는 설명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약(생약)제제 역시 인체에 투여되면 당연히 수용체, 효소, 이온통로, 염증매개물질, 면역계 등 현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생화학적·약리학적 작용을 합니다. 어떤 물질의 작용을 현대 약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과 그 물질이 특정 의료직역에 배타적으로 귀속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명제입니다. 그런데 판결은 리도카인과 덱사메타손의 약리기전을 설명하고 곧이어 “오로지 서양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따라 개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명백한 논리적 비약이 존재합니다. 약리학적 작용에 관한 '자연과학적 사실판단'과 의료법상 면허 범위에 관한 '법률적 규범판단' 사이에는 어떠한 법적 연결고리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법부가 외면하고자 하는 실체적 진실은 다음의 명제로 귀결됩니다. “의약품은 약사법과 식약처 고시상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만 구분될 뿐, 법률상 ‘한약·양약’ 또는 ‘합성 화학의약품’이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존재하지 않는 법적 분류를 근거로 한의사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명백히 위법하다.” 11. 관행의 권위를 넘어 형사법의 원칙으로 현실의 정치성과 사법부의 판례 답습에 매몰된 보수성, 직역 간의 역학관계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관행적 판결이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사법의 대원칙에 비추어 볼 때 이 문제는 너무나 간명합니다. 법률에 금지 규정이 없고, 법률상 존재하지도 않는 분류 체계를 근거로 형사처벌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법에 없는 권리를 새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법에 없는 금지로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묻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스스로를 감금했던 ‘관행적 판례의 감옥’에서 나와야 합니다. 판사의 판결문에 맹목적인 권위를 부여하기보다, 대한민국 헌법과 형사법이 보장하는 명확한 원칙— “어떤 법률이 이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검사는 그것을 입증했는가?”—을 당당히 물어야 합니다. 이 간명하고도 철저한 법리적 질문이야말로 오랫동안 왜곡되어 온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바로잡고, 사법부의 관행적 유죄 논리를 무너뜨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12. 마지막 제언: 언어의 혁명, 프레임의 전환을 완성하라 우리 한의계는 흔히 ‘양방’, ‘양의사’, ‘양약’이라는 말을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양약’ 즉 ‘서양약’이라고 부르는 순간 현대 의약품을 ‘서양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의약품’으로 인정하게 되고, 한의사는 그것을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한의사와 대비되는 용어로 ‘의사’는 ‘의과 의사’로, ‘양방 의료’는 ‘의과 의료’로, ‘한방 의료’는 ‘한의과 의료’로 반드시 통일되게 사용하여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프레임 전쟁에서의 생존 전략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의료법 개정이나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과 같은 행정조치만을 수동적으로 요구하는 데 매달려서는 안 됩니다. 핵심은 현행 의료법 안에서 ‘한의과 의료’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정의할 것인가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국민의 보건의료를 위하여 ‘한의과 의료’를 수행하는 순간, 그것이 한의사의 의료영역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의료법 입법 의도의 본질이며, 우리가 되찾아야 할 출발점입니다. -
식약처, ‘백옥 주사’ 등 전문의약품 불법 판매자 적발[한의신문]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의사의 처방 없이 판매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 일명 ‘백옥 주사’로 불리는 글루타티온 주사제 등을 1억 6천만 원 상당 불법 판매한 A씨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병원에서 피부미용 시술에 사용되는 이른바 ‘백옥 주사’, ‘신데렐라 주사’ 등이 여성미용·간호사 관련 정보공유 온라인 카페를 통해 불법 판매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결과 A씨는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 판매촉진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의약품 판촉영업자로서, 지난해 4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주사제 전문의약품 100여 종 2,293개를 의약품 도매상과 병원으로부터 빼돌려, 구매자 156명에게 현금 또는 계좌이체로 판매대금을 받아 택배 또는 직거래 방식으로 총 1억 6천만 원 상당 불법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품 판촉영업자 A씨는 거래처 병원 납품을 명목으로 실제 필요한 수량보다 많은 의약품을 도매상에 발주한 뒤, 일부만 병원에 납품하고 나머지를 구매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매자들은 주로 의사의 처방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미백·항산화 등 피부미용에 사용하거나, 운동 시 각성효과와 피로회복을 목적으로 전문의약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판매된 전문의약품은 신경성 질환 예방, 내이성 난청 등의 허가된 치료용도 목적과 달리 피부미용 등의 목적으로 임의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처럼 의약품을 오·남용하는 경우 심폐정지, 의식소실, 호흡곤란으로 인한 쇼크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식약처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의료법 위반 범죄를 통해 A씨가 편취한 범죄수익 7천만 원에 대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검찰에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의약품 불법판매 행위를 적극 단속하고 엄중 처벌하여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한의사의 PDRN약침 사용…“문제 없다”[한의신문] 최근 한의 임상가에서 PDRN약침이 폭넓게 활용되면서 일부 직능단체에선 전문의약품 사용과 연계해 한의사의 면허 외 의료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의사의 PDRN약침 사용이 문제가 없다는 경찰서의 판단이 나왔다. 최근 경기 수원영통경찰서는 PDRN약침 시술 및 검버섯 레이저 시술, 오퍼스 듀얼 하이푸 고주파 시술 등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했다며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된 A원장에게 “피의자는 증거불충분하여 혐의 없다”면서 불송치 결정을 통보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한의사의 PDRN약침이 문제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해주는 것으로, 현재 한의 임상가에서는 인체 염기조성과 95% 유사한 DNA 구조를 가지고 있는 PDRN로 조제한 PDRN약침을 활용해 부작용없이 DNA 작용에 의한 상처 치유와 함께 미용 등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번 결정에서 PDRN약침에 대한 판단은 지난 2014년 9월 포천시보건소의 PDRN 관련 현장 확인서를 토대로 이뤄졌다. 당시 현장 확인서에는 B원외탕전실에 대한 현장을 조사한 결과, ‘약침의 주성분인 연어 추출물과 주사용수 표기를 확인했고, 관련 법령 위반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결정서에서는 “한의사전문의 전문과목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가 포함돼 있고, 의료법상 한의사도 수술 등 침습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다”서 “아울러 레이저 침술은 국내 침구학 교과 과정에 포함돼 있고, 한의원에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시술임이 명백히 확인됐으며, 한방 피부과 진료에 레이저 침구술을 이용한 치료를 금지하는 규정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한 “한의사의 의료행위 범위는 의약품과 의료기술 등의 변화·발전 양상을 반영해 전통적인 한의의료의 영역을 넘어 한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생겨날 수 있다”면서 “실제 한의사의 뇌파계 진단기 사용 허용, X-ray 방식 골밀도 측정기 사용 허용 등 최근 판결에서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범위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이와 함께 “이 사건에서 문제가 제기된 의료기기 등의 원리가 서양의학적 원리에 전적으로 기초하고 있다거나 해당 의료기기를 통한 시술이 의사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한의사의 이같은 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없고, 그 외 혐의를 입증할 관련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증거불충분하여 혐의 없다”고 밝혔다. A원장은 “그동안 의료기기를 활용한 한의 피부미용 진료에 대해선 한의사의 정당성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PDRN약침 사용에 대한 부분도 경찰에서 명확한 행정판단을 받았다는데 의미가 크다”면서 “한의 피부미용 진료는 의료기기 활용 이외에도 PDRN약침 등을 비롯한 다양한 한의약적 진료가 함께 이뤄지면서 환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의 피부미용 진료가 보다 확대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병수 대한약침학회장은 “PN·PDRN의 조제는 보건복지부에서 공식으로 인증한 시설에서 합법적으로 조제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한의 진료를 위한 제제 발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곽도원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의료기기위원장)은 “최근 많은 환자들이 한의원에서 PN·PDRN 약침 시술을 많이 받는 가운데 이러한 미용의료 시술에 있어서 한의사는 의료인 직역 중 유일하게 협회 공식 교육인 미용의료안전성 교육을 통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더욱 많은 국민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인수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장은 “레이저 등의 미용 의료기기 시술과 더불어 피부 조직 재생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 PDRN 및 PN 약침을 병행하는 것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라며 “이번 불송치 결정을 계기로 한의사가 PDRN과 PN 약침을 더욱 널리, 그리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민들에게 수준 높은 미용 의료를 시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주치의 선택은 도민이 직접”…‘제주도정 의료자치 3대 개혁안’ 제시[한의신문] 민선 9기 제주도정이 1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한의사회(회장 현경철·이하 제주지부)가 위성곤 신임 제주도지사에게 △한·양방 병립형 주치의제 도입 △치매예방 시스템 구축 △재가임종 지원체계 마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제주 보건의료 자치 혁신을 위한 원포인트 모델’을 제안했다. 제주지부는 지난달 회원보수교육에 참석한 위성곤 도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제주형 주치의제 3대 구조 혁신안 △치매예방 시스템 근거자료(Fact Sheet) △기존 제주형 주치의제의 문제점 및 개선안을 담은 제안서를 전달, 공급자 중심 구조를 도민 선택권 중심의 지역 기반 일차의료 체계로 전환할 것을 강조했다. 현경철 회장은 “기존 공급자 독점형 주치의 모델은 의료선택권과 지역 접근성 측면에서 한계를 노출했다”며 “한의와 의과가 경쟁이 아닌 협력 구조를 형성하는 제주형 병립모델을 통해 공정·민생 중심의 의료자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지부가 제시한 핵심 내용은 ‘한·양방 병립형 자율선택제’ 도입으로, 이는 도민이 한의사와 양방의사를 동시에 주치의로 등록하고, 질환 특성 및 치료 선호도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고혈압·당뇨병 등 전문의약품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의 경우 한의 주치의가 거주지 인근 의과의원 또는 보건소와 연계해 처방을 의뢰하는 협진형 분업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직역 갈등을 최소화하고 의료 접근성과 관리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현재와 같은 광역 단위 등록 방식을 폐지하고 읍·면·동 단위의 ‘지역 기반 생활권 매칭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건의했다. 제주 전역 대상 환자 모집 방식에서 거주지 인근 일차의료기관을 우선 연결함으로써 특정 의료기관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완화, 농어촌 고령층의 원거리 이동 문제 해소, 지역사회 기반의 지속적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제주지부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한 주치의제의 핵심 사업으로 ‘존엄한 재가임종 지원체계’와 ‘치매안심 돌봄체계’를 제시했다. 현 회장은 “요양시설 입소보다 살던 집에서 생애를 마무리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이 증가하고 있다”며 “한의 주치의가 가정을 방문해 통증 조절, 욕창 관리, 식욕 및 수면 관리, 정신·정서적 지지 등을 수행하는 재가 완화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혔다. 치매예방 분야에선 SCI급 국제학술지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된 ‘서울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연구논문을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연구에선 경도인지장애(MCI) 고위험군 노인을 대상으로 한의원 주치의 중심의 통합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인지기능 평가도구(MoCA) 점수가 평균 2.4점 향상됐고, 우울감은 32%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를 토대로 제주지부는 △주 2회 이상 정기 침 치료를 통한 뇌혈류 및 신경활성 촉진 △보건소-한의원 연계 인지기능 데이터 통합관리 △고위험군 대상 맞춤형 한약치료를 표준화된 ‘3대 치매예방 공공루틴’으로 제안했다. 특히 주치의 한의원과 지역 보건소를 연계한 데이터 기반 관리체계를 구축해 인지기능 변화와 선별검사 결과를 공공데이터로 축적·관리함으로써 사업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역 단위 치매예방 플랫폼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현 회장은 기존 제주형 주치의제의 문제점으로 △복지부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모델의 획일적 적용에 따른 의료선택권 제한 △읍·면 지역 고령층의 원거리 이동 유발 △특정 의료기관 중심의 사업 집중 구조 등을 지적하며 “민선 9기 제주도정은 도민 선택권, 지역 접근성, 다직역 협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제주형 주치의 모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위성곤 도지사는 “제주형 주치의제는 도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설계돼야 한다”며 “도민이 건강 상태와 선호에 따라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생활권과 의료 접근성을 고려한 지역 밀착형 모델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제주 현실을 고려할 때 만성질환 관리와 치매 예방, 재가돌봄 등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능 강화가 중요하다”며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제주형 일차의료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 장세인 대한스포츠한의학회장과 함께 현 회장을 비롯한 제주지부 최우석 내무부회장·고대호 보험이사·이창승 재무이사·양윤영 기획/홍보이사·이상기 전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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