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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 “운동장이 최고의 성장 클리닉···꿈나무 올림픽 개최”[한의신문] 학생들의 체력 저하와 운동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자생한방병원이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550여 명과 함께하는 체육 행사를 열고 성장기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알렸다. 자생한방병원은 28일 서울 구로구 고척근린공원에서 구로구 내 26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과 자생의료재단·목동자생한방병원 임직원, 지역아동센터 담당자 등 총 65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제12회 자생 꿈나무 올림픽’을 개최했다. 이날 4개 팀으로 나뉜 어린이들은 한의사들이 직접 알려주는 몸풀기 체조로 준비운동을 마친 뒤 계주 달리기와 주사위 넘기기, 특급열차 게임 등 6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뤘다. 특히 특급열차 게임 종목에선 팀원들이 호흡을 맞춰 한 칸씩 나아갈 때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운동장을 함성으로 가득 채웠다.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한의사 직업체험 부스도 아이들로 북적였다. 한의사 가운을 입어 본 어린이들은 한의사의 도움을 받아 부항을 직접 떠보고, 손등과 무릎 주변의 혈자리를 하나씩 찾아가며 신기해했다. 체험에 참여한 한 학생은 “우리 몸에 이렇게 많은 혈자리가 있는 줄 몰랐다”며 “나중에 운동선수들이 다치면 치료해 주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생 꿈나무 올림픽’은 어린이 건강 증진을 위해 2018년 시작된 자생의료재단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이다. 매년 1~2회 전국 자생한방병원이 있는 지역을 순회하며 열리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4500명의 어린이가 참여해 협동심과 공동체 의식을 키웠다.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가 더 필요하다는 점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교육부의 지난해 학생건강체력평가(PAPS) 결과에 따르면 저체력에 해당하는 4·5등급 학생 비율은 초등학교 13.9%, 중학교 14.9%, 고등학교 21.6%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초 9.1%, 중 9.9%, 고 16.4%)보다 모두 5%포인트 안팎으로 늘었다. 해외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뚜렷하다. 질병관리청이 2025년 발표한 자료에서 하루 6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신체활동을 한 고등학생 비율은 한국 13.4%로, 미국(46.3%)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성장기에 꾸준히 몸을 쓰는 것은 체력과 근골격 발달의 기반이 된다. 달리기와 줄넘기처럼 체중을 지탱하는 운동은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며, 다양한 전신 활동은 근력과 균형감각을 기르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 시기에 즐겁게 몸을 움직이는 경험은 운동을 생활습관으로 정착시키는 바탕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보며 고개를 숙이거나 등을 구부린 채 오래 앉아 있는 아이들은 목과 어깨 주변 근육에 부담이 쌓이기 쉬워, 평소 자세와 활동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이에 가정에서는 아이가 한 자세로 오래 있지 않도록 중간 중간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게 하고, 책상과 의자 높이를 체격에 맞게 조절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기 화면은 고개를 과도하게 숙이지 않아도 되는 높이에 두게 하고, 운동은 아이의 체력과 흥미에 맞는 종목을 골라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동자생한방병원 최우성 병원장은 “아이들이 운동을 꾸준히 하려면 잘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모가 함께 산책하거나 공놀이를 하는 등 아이의 흥미와 체력에 맞는 활동을 찾아주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운동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생의료재단 박병모 이사장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고 응원하며 보낸 오늘의 경험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우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체육활동 지원을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
내년 초진진찰료 인상···지역·필수 의료에 2조 7천억 투입[한의신문] 내년부터 동네의원의 초진진찰료 1만8840원에서 1만9980원으로 오르는 등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 연간 2조 7000억 원을 우선 투입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이행 방안’을 의결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6월 확정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방안의 후속 조치로 혈액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MRI 등에서 연간 2조 6000억 원의 지출을 줄이고, 지역·필수의료 보상을 연간 3조 6000억 원 늘릴 계획이다. 이날 위원회에 상정한 2.7조 원은 11월 중 고시 개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의원급 초진 진찰료는 상대 가치 점수를 6%, 재진은 4% 높이고, 병원급 이상은 초진·재진 진찰료를 각각 2% 인상함에 따라 방문 1회당 의원급의 초진 진찰료는 1만 8840원에서 1만 9980원으로 오른다. 10년 넘게 고정됐던 입원료 기본 수가도 일반 병실은 7%, 중환자실은 10% 올리며,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는 전체 수술 수가의 61%에 해당하는 1,670개 중증 수술·시술 건강보험 수가 수준을 20% 상향한다. 휴일·야간에 응급으로 입원한 환자에 대해서는 응급실 내 응급처치 가산을 50% 인상한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전신마취에 대한 수가 수준을 현행 대비 10~50% 상향하고, 1,670개 중증 수술·시술과 이에 동반되는 마취에 대한 야간·공휴일 가산을 현행 100%에서 150%로 강화한다. 지역에 따른 의료 보상 격차도 줄이는데, 비수도권과 수도권 6개 취약지의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 기관에서 시행하는 2740개 수술·처치에는 수가의 10%를 추가 가산하고, 야간·휴일 응급 중증 수술은 지역 가산을 포함해 최대 470%까지 보상한다. 인구 감소 지역 86개 시군구의 의료 기관에는 진찰료를 5% 가산하고, 병원급 이상에는 입원료도 5% 가산한다. 반면에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 150% 이상 과보상된 수가를 낮추어 연 1.7조 원의 과다 지출을 줄이고, 위탁검사 검사료의 10%를 위탁관리료로 산정하는 제도를 폐지하여 2천억 원의 지출을 줄인다. 또한 컴퓨터단층촬영(CT)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 150% 이상 과보상된 수가를 낮추어 연 7천억 원의 과다지출을 줄인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중환자 치료에는 내년 1월부터 지역우대를 적용한다. 임신 34주 미만 산모를 응급 이송받아 분만을 맡는 중증모자의료센터에는 기존 보상 외에 264만원을 지급하고 비수도권이나 수도권 취약지의 센터에는 330만원을 더 준다. 소아 진찰료 가산 대상 연령은 기존 6세 미만에서 8세 미만으로 높인다. 6세 미만 소아의 중증 수술에는 50%를 추가 가산하고, 소아 중환자실의 중증 처치와 야간 소아 진료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또한 마약류 중독환자의 집중·회복 치료를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내년 1월부터 추진하기로 했으며,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2기 시범 사업은 3년 연장하고, 재활 치료 대상과 기관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어린이 재활의료기관과 공공어린이재활병원·센터를 현재 47곳에서 최대 68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수가 혁신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필수 단계"라며 "앞으로도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
“한의의료 발전에 자비의 손길”…신흥사, 2000만원 기탁[한의신문] 동국대일산한방병원(원장 김동일)은 15일 화성 신흥사 회주 성일스님과 주지 선관스님으로부터 병원 발전기금 2000만원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전달식에는 성일스님과 선관스님, 김동일 동국대학교일산한방병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두 스님은 한의 의료기관의 발전과 자비의료 실천을 위해 기금을 전달하고, 병원이 의료를 통한 자비를 실천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했다. 화성 신흥사는 앞서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신관 건립기금 조성에도 동참하는 등 병원 발전을 위한 나눔을 이어왔다. 특히 일산불교병원 기공식 당시에는 신도들과 함께 버스 3대를 이용해 참석하는 등 병원의 새로운 도약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어린이·청소년 포교를 비롯해 전법과 교화에 힘써 온 신흥사는 이번 기부를 통해 불교 의료기관의 발전에도 뜻을 보탰다. 두 스님은 동국대학교일산한방병원이 생명 존중과 방생의 가치를 널리 전하고, 아픈 이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의료포교도량으로 성장하기를 발원했다. 김동일 원장은 두 스님의 나눔에 감사를 전하며 “전해주신 기금은 한의 의료 발전과 진료 환경 개선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은 앞으로도 한의의료의 전문성을 높이고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자비와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천하는 불교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
한의약진흥원 지원 통해 한방침의 새로운 가능성 열다[한의신문] 인체 조직과 직접 접촉하고 자극을 전달하는 의료기기로, 소재공학과 표면공학의 관점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큰 한방침과 관련, 최근 침의 기계적 자극뿐 아니라 전기자극, 조직과의 물리적 상호작용, 세포 및 면역반응 등 다양한 관점에서 침 치료의 작용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비투랩(B2LAB, 대표 정보수)은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약산업선진화지원사업을 통해 한방침의 친환경 표면처리 기술을 개발하고 생물학적 특성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관련한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Materials Today Communications’에 ‘친환경 펨토초 레이저로 표면을 가공한 한방침: 면역반응 조절을 위한 표면 설계와 종합적인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 논문명(원제): Eco-Fabricated Femtosecond Laser-Structured Acupuncture Needles: Immunomodulatory Surface Design and Comprehensive Biological Safety) 이번 연구에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채윤병 교수, 단국대학교 조직재생공학연구원(ITREN) 이정환 교수도 참여해, 한의학·소재공학·생체재료 분야의 전문성이 결합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연구의 핵심은 기존 침의 소재나 기본적인 형태를 바꾸는 대신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스테인리스강 침 표면 자체에 정밀한 미세·나노 구조를 형성했다는 점으로, 펨토초 레이저는 1,000조분의 1초 수준의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에너지를 전달해 열에 의한 영향을 줄이면서 금속 표면을 가공하는 기술로, 화학약품이나 별도의 코팅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표면 특성을 바꿀 수 있다. 연구진은 레이저로 가공한 표면의 미세구조를 분석하고 세포‧면역반응을 평가한 뒤 선정한 처리 조건을 한방침에 적용했다. 또한 국제표준인 ISO 10993에 기반해 세포독성과 피부 자극, 급성전신독성 등 생물학적 안전성을 평가했으며, 침을 위아래로 움직일 때 발생하는 힘도 비교해 표면처리가 사용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했다. 이와 관련 정보수 대표는 “한방침은 매우 단순해 보이는 의료기기이지만 실제로는 인체 조직과 직접 접촉하고 기계적·전기적 자극을 전달하는 중요한 바이오인터페이스”라며 “첨단 표면공학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침이 가지고 있던 역할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비투랩의 제품·기술 개발을 지원해 왔으며, 2022년에는 ‘미세패터닝을 가지는 한방침 개발’ 과제를 지원, 해당 과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성과로 이어졌다. 이어 2023년에는 ‘유아·어린이 경혈 자극용 고주파 전극 및 자극기 개발’을 지원해 시제품 개발과 품목허가를 위한 자료 확보를 뒷받침한 바 있다. 고호연 한국한의약진흥원장은 “한의약 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연구성과가 제품의 고도화와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돕는 것이 진흥원의 역할”이라며 “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에 도전할 수 있도록 현장에 필요한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투랩은 앞으로 표면구조와 세포·면역반응의 관계를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고 전침에 활용할 수 있는 전기적 특성과 조직에 전달되는 물리적 자극을 연구할 계획이며, 실제 치료환경에서의 유효성 검증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
시민들을 직접 만나 봉사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허재원 지축한의원 진료원장(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서울경인지회) [한의신문]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서울식물원 잔디마당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허준축제’에서 대한한의사협회 추나치료 부스에 참여해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작년에 성황리에 치러졌던 허준축제 이야기를 들으며, ‘올해는 나도 꼭 참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진료 스케줄을 조정해 지원하게 되었는데, 마치고 나니 역시 지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익숙하던 한의원을 벗어나 활기찬 강서구 축제 현장으로 나아가 시민들을 직접 만나고 봉사할 수 있어 매우 뜻깊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한의약 부스에는 끊임없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6개의 한의약 관련 부스 중, 제가 있었던 추나치료 부스에만 하루 80~90명 이상의 시민분들이 다녀가셨는데 어르신들부터 어린이 친구들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시민분들께서 평소 겪던 통증과 건강상의 고민을 안고 방문해 주셨습니다. 야외 부스라는 환경, 침과 약침 등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 대기가 길어 짧은 시간 내에 즉각적인 치료 효과를 내야 하는 상황 등의 삼중고가 있었으나,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한의 치료의 뛰어난 효과는 여지없이 빛났습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분은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환자분이셨는데, 경골과 경비관절 등을 교정하고 대퇴근막장근의 원심성 등장성 수축 기법을 적용해 드린 후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여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무릎 통증이 놀라울 만큼 좋아졌다’고 소리치셨던 것입니다. 또, 거동이 힘들 정도로 허리를 심하게 삐끗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며 들어오신 젊은 여자 환자분에게 요추 4번의 ERSL 기능장애를 관절 MET 기법으로 치료한 뒤 상당 호전되어 멀쩡하게 두 발로 걸어 나가는 일도 있었고, 이외에도 지속되는 견갑골 하단 부위의 담결림 증상에 FPR 기법을 적용한 뒤 곧바로 ‘어? 없어졌어요’ 하며 신기해하던 젊은 남자 환자분 등, 추나 치료의 뛰어난 효과를 많은 시민분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해당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적방’의 추나 기법만을 적용했을 때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기에 저에게도 무척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치료 후에 좋아하시는 시민분들을 보며 피로도 잊은 채 치료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만족도 높은 치료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근간에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임상 교육이 있었습니다. 학회에서 갈고닦은 진단과 테크닉이 있었기에 진료실 밖 야외 현장에서도 흔들림 없이 높은 치료 완성도와 시민분들의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학회 교육의 우수성과 자부심을 다시금 절감한 만큼, 앞으로도 척추신경추나의학회에서 학술 연구와 교육 활동에 더욱 매진해야겠습니다.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헌신해 주신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밤낮으로 행사를 총괄 기획하고 현장을 조율해 주신 대한한의사협회 이준호·이종안 부회장님과 김동환 이사님, 행사 준비에 피땀 흘리신 중앙회 직원분들, 현장 안내와 보조를 도맡아 밝은 에너지로 힘이 되어준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 15명과 이들을 인솔해 주신 박민정 교수님, 곁에서 함께 땀 흘린 남태광 원장님을 비롯해 K-한의약의 다채로운 진면목을 널리 알린 외국인 진료 부스 원장님들, 피부미용 부스의 원장님들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구어낸 뜻깊은 결실이었습니다. 이번 ‘허준축제’를 통해, 한의약이 국민 곁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학술·교육 역량과 수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함께 어우러져야 함을 느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 허준축제에도 꼭 다시 참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임상 현장으로 돌아가서도 허준 선생님의 인술을 본받고, 학회 활동을 통해 더욱 정진하여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한의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저의 소감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어린이용 의약품 분류조차 없는 식약처…공급 차질 현황도 파악 못 해[한의신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린이용 의약품을 별도로 분류·관리하지 않아 어린이 약의 공급 중단 및 부족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식약처에 최근 5년간 어린이용 의약품의 공급중단·부족 현황과 정상화 시점, 차질 지속기간, 발생 사유, 반복 발생 품목, 대체의약품 유무 등을 요구했지만, 식약처는 “‘어린이용 의약품’에 대하여는 품목허가 등에 있어 별도 분류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식약처는 대신 국가필수의약품 가운데 소아·영아를 명시했거나 소아 관련 학회가 지정을 요청한 20개 품목의 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공급 차질이 언제 정상화됐는지, 얼마나 지속됐는지, 대체의약품이 있는지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허 의원실이 식약처의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전체 의약품 공급중단·부족 보고 1513건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 해열제 시럽에 대한 보고는 한 건도 없었다. 해열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관련 보고도 성인용 정제 3건에 그쳤다. 2022년 소아 감기약 품절 사태와 2023년 시럽 해열제 품귀 당시 약국과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약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가루약 재등장’, ‘오픈런’ 등의 혼란이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 어린이 의약품의 공급 차질은 공식 보고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현행 공급중단 보고 대상은 동일 성분 품목이 2개 이하이거나 생산·수입 업체가 3곳 이하인 의약품 등으로 제한돼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업체가 생산하는 어린이 다빈도 의약품은 실제 품귀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보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구조다. 식약처가 제출한 소아 관련 국가필수의약품의 공급중단·부족 보고는 총 16건이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5건은 어린이용 제형이 아닌 성인용 의약품에 관한 내용이었다. 소아 결핵 치료용으로 지정된 에탐부톨 분산정 대신 성인용 정제 관련 보고 2건이 포함됐다. 포르모테롤 건조시럽 대신 성인용 흡입기 관련 보고 2건이, 크룹 치료용 부데소니드 흡입액 대신 크론병 치료용 캡슐 관련 보고 1건이 각각 포함됐다. 어린이용 의약품을 별도로 분류하지 않는 탓에 성분명을 기준으로 자료를 추린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실제 소아용 제형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공급 차질 보고는 6개 성분, 1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소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인 에르위나제주는 세 차례 공급 차질을 겪었다. 2022년 3월 공급중단, 2023년 10월 공급부족에 이어 2025년 9월 다시 공급이 중단됐으며, 세 번째 차질 당시에는 해외 긴급도입으로 대응했다. 소아 간질중첩증 등에 사용하는 페노바르비탈 주사제도 2023년 채산성 문제로 공급이 중단돼 주문제조 방식으로 대응했다.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소아용 의약품 외에도 공급 차질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소아 천식 치료에 쓰이는 테오필린 건조시럽(데오크레건조시럽)은 2024년 10월 채산성 문제로 공급중단이 보고됐다. 해당 의약품은 올해 6월 말 기준 공급 차질 관련 ‘모니터링 중’ 상태가 1년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청소년 예방접종 등에 사용하는 백신에서도 공급중단 사례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영아 혼합백신과 청소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등 4개 백신 제품의 공급중단이 보고됐다. 앞서 2023년 1월과 2024년 7월에도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폴리오(DTaP-IPV) 혼합백신 2개 제품이 각각 채산성 문제와 판매부진을 이유로 공급중단을 보고했다. 해당 백신들은 올해 6월 말 기준 모두 ‘검토 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용 의약품의 공급 불안 문제는 2024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식약처는 의약품 수급불안정 민관협의체를 통해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식약처는 대한신생아학회 등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어린이용 의약품의 별도 분류체계 마련이나 공급 차질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허종식 의원은 “해열제 대란 때 부모들은 약국을 전전했는데, 정작 공식 통계에는 한 건도 남아 있지 않다”며 “어린이 약이 무엇인지 분류조차 하지 않으니 어떤 약이 얼마나 끊겼는지도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중단 보고 대상에 어린이 제형 기준을 추가하고, 어린이 다빈도 약은 공급량과 재고를 상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백신처럼 공급사가 줄어드는 품목은 한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대응 여지가 급격히 좁아지는 만큼, 질병관리청과 함께 공급 다변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기독한의사회. 자녀들과 함께한 필리핀 의료봉사[한의신문] 한국기독한의사회(회장 김동하. 참조은한의원) 의료봉사단원 15명(한의사 6명, 일반단원 9명)은 필리핀 루손섬에 있는 안티폴로, 테레사, 말람림, 실랑, 네 지역에서 의료봉사 활동과 지역 어린이 대상으로 기독교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7개월간 준비해 9월 23일 출국, 9월 28일 귀국 일정으로 4일 동안 침, 부항, 약침, 추나, 한약, 도침, 파스, 초음파 검진 및 초음파유도하약침 진료 등의 다양한 한의약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반 단원들은 접수 및 안내, 예진, 진료보조, 약재 제공 등의 업무를 담당했고, 영어를 하지 못하는 현지인들을 위해서는 현지인 통역사들이 영어와 따갈로그어를 통역해서 원활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소통에 큰 도움을 줬다. 한국기독한의사회의 필리핀 의료봉사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2013년, 2017년, 2018년과 올해 2026년까지 3번의 봉사는 동일한 선교사부부의 선교활동을 도와 꾸준히 의료봉사를 펼쳐왔다. 하지만 2019년 레바논 의료봉사활동을 끝으로 Covid-19 영향으로 한동안 해외 의료봉사를 하지 못했다. 이후 7년 만에 여러 기독한의사 회원들의 염원으로 해외의료봉사가 다시 재개됐다. 현실여건의 변화로 과거에 비해 단원규모는 예전만 못하나, 진료툴과 의료봉사 지역범위는 훨씬 다양해졌고 그동안의 의료봉사의 결실 또한 볼 수 있었던 값진 여정이었다. 한국기독한의사회는 2005년 10월 창립한 이래, 2007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해마다 꾸준히 해외의료봉사를 해왔다. 여러 나라를 순회 의료봉사하면서 확장성과 다양성이라는 장점을 추구하기도 했지만, 동일한 나라, 동일한 선교사와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갖고 집중적인 의료봉사를 하면서 연속성이 얻는 유익을 맛보기도 했다. 쌍방향 트루먼쇼! 자녀의 성장을 함께 기뻐하는 의료봉사 남녀노소, 세대, 취향, 생활방식, 경제소비패턴, 정치이념, 신체리듬 심지어 잠자는 습관마저 다르지만 성경적 가치관이란 공통분모 아래 단독 또는 가족과 함께한 이번 여정은 잠시나마 같은 방, 같은 하늘, 같은 비전을 바라보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그 중 나와 너의 자녀의 진로와 성장을 함께 바라보는 것처럼 기쁘고 보람되는 일이 있을까? ‘트루먼쇼’는 한 남자의 인생 연대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실시간 방영하는 TV쇼 미국 영화다. ‘트루먼쇼’가 단방향 브라운관 속 허구영화라면, 한국기독한의사회 의료봉사에서 보고 듣는 자녀들의 성장 이야기는 현실에서 만져지고 직접 보는 3D리얼 쌍방향소통 트루먼쇼다. 자녀의 기쁨과 고통, 고민, 아픔이 공동체의 기도제목과 응원이 되고 다음 만날 날을 기대하게 된다. 때로는 또래 자녀들끼리 또는 형, 누나, 언니, 오빠, 동생들이 서로에게 비친 모습을 직간접으로 나누고 모방하면서 자신의 거울을 완성시켜 나가기도 한다. 오랜만에 의료봉사라는 이름으로 한 자리에 모여 자녀들의 안부를 묻고 나누었다. 이번 여정에는 4명의 원장이 배우자 또는 자녀와 같이 동행했다. 초등학교 때 아빠와 기독한의사 의료봉사에 참여했던 아이가 대학생이 되어 다시 참여했다. 최변탁 원장(생명수한의원)의 막내아들 개구장이 꼬마는 어엿한 성인이 되어 항공수속도 하고 무거운 물건도 들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팀의 든든한 일꾼이 되었다. 30대 김남희 원장(독산한의원)은 목사 남편과 함께 미취학 아들딸을 데려와 삶의 비전을 꿈꾸었다. 경혁수 부회장(반석한의원)은 아내와 초등학생, 중학생 딸들과 함께 전체 업무분장과 어린이 문화전도체험으로 필리핀의 추억을 쌓았고, 다년간 기독한의사 의료봉사에 딸들과 함께했던 김성준 의료봉사단장(김한의원)은 이번에는 고등학생 막내아들을 데려와 부자간의 교감과 산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필리핀 땅에 심어진 섬김의 씨앗! 헌신의 결실을 보다 무엇보다도 보람됐던 일들은 한국기독한의사회가 8년 전에 뿌렸던 씨뿌림이 풍성한 수확의 결실이 된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 나와 가족만을 위해 살아왔던 시간을 잠깐 멈추고 다른 이의 삶을 위해 기꺼이 기쁨으로 뛰어든다는 것! 각박한 세상에서 의료봉사란 때로는 재물, 재능, 시간 낭비인 듯하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를 위해 뿌렸던 사랑과 섬김의 작은 나눔의 씨앗이 결실을 맺는 것을 보고 듣는 경험은 특별한 기쁨과 보람이 된다. 2017년 사우스빌 지역 조이풀교회에서 시작한 의료봉사는 두 선교사 부부에게는 정착 초창기여서 가뭄에 단비 내린듯한 의료봉사 일정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맨 땅에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 많은 개척 시절이었다. 이 때 마른 논에 단비와 같은 방문이 한의사와 한의사 가족 27명으로 구성된 단원이었다. 의료봉사 뿐 아니라 K-문화체험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 고성열(제일한의원) 원장의 아들이 머리에 상모를 쓰고 꽹과리를 두들기며 리드하면 다른 초등학생, 중학생 한의사 자녀들이 징과 북, 장구를 치면서 마을 한 바퀴를 돌면서 한류의 흥을 전했다. 동네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기억이 어렴풋 났다. 선교사는 당시 한국기독한의사회의 봉사 후 교회가 마을 주민들에게 인지가 좋아지게 되는 큰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현재 조이풀교회는 지역에서 자립 가능한 큰 교회로 성장하면서 필리핀 현지인 목사에게 위임됐다. 안티폴로, 2-3시간을 달려와 치료받다 비행기 출발시간이 이른 오전시간이라 공용짐 배분 등의 수속 일정으로 새벽 5시까지 공항에 집합해야 했다. 인천공항에서 마닐라로 4시간의 비행, 마닐라에서 차로 1시간 반을 더 달려서 숙소인 안티폴로 갈릴리선교관에 도착했다. 추석 명절의 혼잡으로 돌발 상황을 알 수 없어 긴장으로 새벽부터 잠을 설치면서 여독이 풀리기도 전이었다. 첫날부터 한국선교사 30명 정도가 진료를 받기 위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진료 한번 받기 위해 차로 수 시간을 달려오고 있다는 실정을 들으니 현지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그 간절한 마음이 가늠되었다. 모든 단원들은 피곤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진료를 했다. 그 중 치료를 받았던 어떤 선교사는 질병에 고통 받는 가족이 생각나 안타까움에 다음날 저녁에도 가족진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동남아 의료봉사 중 누리는 최대 특권은 단연코 맛있는 열대과일들이었다. 오아시스처럼 과일은 우리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망고, 람부탄, 망고스틴, 두리안, 용과, 아보카도, 바나나까지 한 바구니에 풍성하게 담겨 있는 모습에 한가위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었다. 떼레사, 주민진료와 시장 한의재택진료 둘째 날은 시청에서 실외농구장 공터 사용허가를 해주어 떼레사 대주민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진료공간에 도착하니 일찍부터 많은 떼레사 주민들이 의자에 앉아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병원시설이 아니다 보니 야외 관람석을 베드삼아 6개의 진료베드를 임시로 만들고 각 진료실별로 책상을 설치하고 예진접수실과 약국은 별도 책상을 만들어 운영했고, 다른 한쪽 책상은 어린이존을 만들어 필리핀 어린이들에게 선물과 희망의 성경말씀을 전해 주었다. 오후가 되니 떼레사시 로델 시장에게서 왕진 요청이 왔다. 필자와 고성열 원장이 시 직원들의 안내 속에 지방자치단체장인 시장의 사택에 찾아가 한의재택진료를 했다. 필리핀의 경우는 관료주의, 신분사회라 고위 공무원의 영향이 지대하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는 자국민 위주의 외국법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취약한 입지로 볼 때 더욱 현지 공무원의 협조가 필요할 경우가 많다. 우리 단원과 함께한 선교사 역시 떼레사 시장을 처음 응대하는 상황이어서 혹시나 실수하지 않을까 주의를 기울이면서 영어진료 대화에 한계는 있겠지만 정성껏 진료했다. 문진을 해보니 만성 허리통증, 어깨통증, 5개월 전 심장 부위의 통증으로 병원 검사를 했는데 재검사를 앞두고 있었다. 망진 상 복부 내장지방, 피하지방이 많이 나와 있었다. 초음파 경동맥 IMT(내중막두께) 검사를 해서 혈관나이를 측정해보니 정상범위를 넘어서 있었고 플라크가 국소적으로 돌출되어 있었다. 허리, 어깨통증, 심장통증과 중풍, 심장질환 등의 순환계질환 위험요인 중에 하나인 복부 내장지방의 적극적인 감소와 차후 현지 병원의 자세한 검사와 처치가 필요함을 주문하고 야식, 폭식, 불규칙식사, 탄수화물 섭취제한 등 식이섭생을 교육했다. 침, 부항, 약침, 추나요법 진료가 끝나자 시장은 필자에게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물었다. 선교사가 우리를 초청해서 떼레사 의료봉사를 하게 되었다고 대답하면서, 덧붙여 선교사가 좋은 일 많이 하시는데 필요할 때 협력도움을 부탁드렸다. 진료 후 석양을 바라보며 산비탈을 올라 지역 고위층 유지인 로페즈 가문이 지었던 유진로페즈 센터로 갔다. 센터내에서 오스카 레스토랑에서 마닐라시의 야경을 바라보며 단원들과 함께 먹는 저녁만찬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단원들 간 혹은 가족들과 함께 추억의 사진을 찍고 뜰을 거닐면서 이국 땅의 한가위 달을 만끽하니 이색적인 운치가 있었다. <가운데 로델 시장, 왼쪽 세번째 필자, 오른쪽 두번째 고성열 원장> 말람림, 소외지역에 펼쳐진 수도, 도로, 의료사업 ‘말람림’은 필리핀 언어로 ‘깊숙하다’라는 뜻이다. 의미대로 필리핀에서도 깊은 열대우림 속에 있는 소외지역이다. 셋째 날 우리가 갈 지역이었다. 필리핀에서는 4차선 큰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가는 길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내려가는 여정이어서 위험천만해 보였다. 큰 화물차가 많이 왕래하는 길인데 이런 산길에서 종종 차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차가 도로 옆으로 쓰러질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운행 중에 갑자기 큰 화물차가 쓰러지면 운행 중인 차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될 것이고, 그 와중에 도로 정체로 얼마나 큰 불편이 있을 것인지 상상이 갔다. 우리나라 같으면 벌써 대책이 세워졌을 것이고 새로운 터널이나 고가도로 등이 세워졌을 텐데, 수십 년 째 도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하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안티폴로 숙소에서 나와 큰 도로를 두어 시간 따라가다 갑자기 비포장도로 골목길로 들어섰다. 필리핀의 현실을 감안하면 큰 도로가 그럴진대 깊은 열대우림 지역의 도로 상황 개선을 정부나 지자체에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선교사부부는 말람림 지역에 들어가 물탱크를 설치하고 교회에 오는 마을 주민들과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동사용 하게 했다. 하지만 아무리 필리핀 현지인들을 교육해도 사용자들이 수도꼭지를 사용 후 잠그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물탱크는 금새 바닥나기 일쑤였다. 선교사는 고심 끝에 물길을 찾기로 했다. 한국에서 초빙한 전문 수맥탐지가의 도움으로 마침내 지하수 물길을 찾게 됐다. 물길이 필리핀 현지인 집 아래를 흘러가서 집 주인의 협조를 얻어 공동관리로 수도비용 원가만 받고 싼 가격에 마을주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게 됐다. 그래서 이 곳 교회의 이름이 ‘생명의 샘’이다. 교회 주변에 모여 있는 마을 주민에게는 교회가 생명을 주는 샘터가 된 것이다. 필리핀 국가가 해야 될 일을 일개 한국인 개인이 하고 있다는 것이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과 존경심이 느껴졌다. 마을까지 제대로 된 아스팔트 도로가 없으니 열대 우기철에는 흙탕물이 범벅되어 차가 진흙탕에 박혀 오도가도 못하는 게 일쑤였다. 한국에 이 소식이 전하지게 되면서 한국 교인들이 십시일반하여 도로를 내었다. 하지만 약 10m가량은 도로가 다 연결되지 않은 채로 그대로 있었다. 후원금이 모인만큼만 도로가 연결된 것이다. 나머지 도로는 또 마음과 물질이 모아지면 공사가 진행될 수 있으리라는 말도 들었다. 척박한 환경 가운데서 마을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일신우일신 노력하는 선교사의 마음과 열정이 느껴졌다. 도로가 나고 식수, 생활용수가 해결되면서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더니 어느덧 1,000여명이 넘는 마을로 변화됐다. 선교사는 교회가 어느 정도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2-3년 안에 필리핀 현지인 목사에게 위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비록 단 하루의 일정 이었지만 의료봉사와 합심기도로 열악한 지역 마을주민들의 어려운 사정과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교회의 자립을 위해 응원의 마음을 모았다. 까비떼 실랑, 아름다운 새벽교회 훈련원센터 넷째 날 우리가 머무를 숙소와 의료봉사 장소의 대문이 열렸다. 그곳은 6천 평 대지위에 유럽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잘 다듬어진 정원과 사택, 기숙사, 식당, 교회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대 저택단지였다. 열악한 시설에서 개척교회를 운영했던 선교사님의 기존 교회에 비하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곳이었다. 마치 존 번연의 소설 「천로역정」에서 크리스천이 좁은 문과 십자가, 순례자가 반드시 올라가야 하는 어려운 길인 곤란의 언덕을 넘은 끝에 만난 아름다운 궁전과도 같은 곳이었다. 올 2월 전임 선교사에게 위임 받은 새벽 훈련센터는 필리핀 현지인과 한국인들을 위한 강의, 세미나, 훈련, 휴식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선교사의 마지막 꿈은 이 공간에서 사람을 키워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새벽교회 본당 안에 진료실을 셋팅해서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직원과 마을주민들 중에는 처음 한의의료봉사를 받아본 사람이 많았다. 병원비가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고 참고 있다가 한의치료를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한의치료가 얼마나 동남아 현지에서 유익한 치료도구인지 새삼 다시 느끼는 경험이 됐다. 이번 의료봉사는 여러 기독한의사 회원 및 비회원의 물심양면의 후원과 동행한 유종식 장로의 수고로 후원물품(동방메디컬, 대일제약)을 협찬 받아 진행했다. -
65세 이상 어르신 인플루엔자·코로나19 예방접종 순차 시작[한의신문]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26-’27절기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국가예방접종을 연령대별로 순차 실시한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의 이른 유행에 따라 유행 상황과 향후 전망, 백신 수급 상황, 의료기관 준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예방접종 일정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어린이와 임신부 접종은 9월 21일부터 시작됐으며, 10월 1일 18시 기준 어린이 114만3000명, 임신부 7만6000명이 접종을 마쳤다. 어르신 인플루엔자 접종은 △75세 이상 10월 6일 △70~74세 10월 12일 △65~69세 10월 15일부터 시작된다.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연령별 일정과 관계없이 10월 6일부터 의료진과 상담 후 접종할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은 △70세 이상 10월 12일 △65~69세 10월 15일부터 진행된다. 12세 이상 면역저하자와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연령별 일정과 관계없이 10월 12일부터 접종할 수 있다. 감염취약시설에는 정신건강증진시설, 노숙인 생활시설, 장애인 생활시설 등이 포함되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별도 일정에 따라 접종한다. 어르신 접종에 필요한 인플루엔자 백신 889만 회분과 코로나19 백신 484만 회분은 각 접종 일정에 맞춰 의료기관에 배송될 예정이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국가예방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전국 위탁의료기관은 약 2만3000개소이며, 관할 보건소나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접종 가능한 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접종 일정이 조정된 만큼 의료기관 방문 전 관할 보건소나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을 통해 해당 기관의 접종 가능 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접종 대상자 확인을 위해 의료기관 방문 시 신분증을 지참하고, 접종 후에는 20~30분간 접종기관에 머물며 이상반응을 관찰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을 안내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매년 유행 변이가 달라지는 만큼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고위험군은 매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령별 일정에 맞춰 국가예방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
한의사 출신 윤영희 전 시의원, 서울시복지재단 비상임이사 임명[한의신문] 한의사 출신 윤영희 전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의회에서 쌓은 보건복지 분야 정책의 전문성을 서울시복지재단으로 이어간다.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는 16일 윤영희 전 서울시의원을 서울시복지재단 비상임이사로 임명했다. 윤 전 의원은 앞으로 재단 이사회에 참여해 주요 사업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서울시의 복지정책 개발과 복지서비스 품질 향상을 지원하는 전문기관으로, 정책연구를 비롯해 사회복지시설 평가·컨설팅, 서울형 좋은돌봄 인증, 통합돌봄 체계 구축, 금융·법률복지 및 자산형성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한의사인 윤 전 의원은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임상강사·임상조교수와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2년 제11대 서울시의회에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입성한 뒤 보건복지위원회와 교통위원회 등을 거치며 보건의료와 시민 안전 분야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펼친 바 있다. 특히 의료용 마약류 관리·점검 강화와 청소년 마약류 예방교육 등 마약류 오남용 방지 정책을 추진했으며, 교통 분야에서는 어린이·청소년 자전거 안전과 학교·학원가 교통안전 문제 등을 다뤘다. 한의약의 공공정책 활용 기반을 넓히는 데도 힘썼다. 한방 난임치료 지원을 서울시 한의약 육성 시책에 명시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한의재택의료와 한의의료관광 활성화 등 한의약과 서울시 보건의료정책을 연계하기 위한 활동도 활발히 이어왔다. 윤영희 전 의원은 “한의사로서의 전문성과 서울시의회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복지환경에 발맞춰 서울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겠다”며 “서울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복지정책이 구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복지재단이 통합돌봄과 고립예방, 지역사회서비스 지원 등 시민의 일상과 맞닿은 복지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건강·돌봄 등 보건의료·복지 연계 분야에서 윤 전 의원의 경험과 한의약이 어떻게 활용될지 주목된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80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선물받은 기프티콘을 쓸 때에만 어쩔 수 없이 찾던 집 앞 프랜차이즈 빵집이 있다.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 구석 자리 노트북 앞에 앉아 늘 뭔가를 타이핑하고 계시던 할배 한 분, 바로 그 집 사장님이다. 성의 없이 진열된 몇 개 안 남은 빵과 얇게 먼지가 내려앉은 식빵 비닐은 ‘장사할 마음은 없지만 버티는 중입니다’ 혹은 ‘곧 폐업 예정입니다’라는 신호를 노골적으로 보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그 앞을 지나다 보니 건물 전체를 덮을 만한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사장님이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사은품을 준다는 재개장날, 가족들과 모닝커피를 마시러 들렀다. 입구부터 “1인 1메뉴, 어르신과 어린이 제외”라는 다정한 안내문이 반가웠고, 따스한 웜톤의 조명과 깔끔한 동선, 셀프 포장 코너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럽게 바뀌어 있었다. ‘사람 하나 바뀌었다고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을까?’ 맞다! 공간의 분위기, 나아가 조직 전체를 바꾸는 힘은 그 시작도 끝도 제대로 제 역할을 다하는 한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을 두고 여도 야도 말이 많다. 소폭이든 중폭이든 개각을 단행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정부는 2030세대의 의견을 더 잘 반영할 요량으로 비례로만 두 번째 국회의원직을 수행 중인 90년생 여성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추천했다. 후보 지명 직후 의원직 사퇴 없이 장관직을 겸할 수 있다는 합법성을 주장하며 양손에 떡을 움켜쥔 채 고집부리기를 개시하려는 찰라, 비합리적인 당 운영 방식과 과거의 발언, 행적까지 한꺼번에 파묘되며 갑자기 국민 밉상으로 등극했다. 결국 후보로 지명된 지 2주만에 장관은 하지 않겠다며 후보자 사퇴의 뜻을 밝혔고 결국 원점으로 돌아와 의원직은 용케 지켜냈다. 내로남불로 시작하여 용두사미로 끝나는 도돌이표 인사청문회가 지난주까지도 국회의 주요 일정이었다. 청문회는 대개 후보자의 과거 일거수일투족이 낱낱이 해부되어 도마 위에 올려진 채 잘근잘근 씹히는, 전국민 대상의 생중계 형식을 띤다. 한 사람의 인생 전반을 평가하기엔 시간이 늘 부족하여 험난한 밤샘으로 이어지기 일쑤고, 요즘은 과격한 장면만 따로 잘라낸 쇼츠로 재생산되어 유튜브에 영원히 박제되기도 한다. 낙마든 임명이든 정치적 한판승부를 치르고 나면 상처뿐인 영광, 혹은 독이 든 성배라는 냉혹한 비평 속에 한동안 씁쓸한 유명세도 견뎌내야 한다. 이 혹독한 청문회를 거치고 살아남아 과거 혹은 현직으로 장관과 국회의원을 겸해온 수많은 분들의 이름 옆에는, 마치 아호나 별명처럼 늘 이 세 글자가 따라다닌다. 강! 심! 장! 『심장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빌 슈트, 아날로그, 2023년 3월) - 우울증의 원인이 심장질환일 경우에는 두세명 중 한 명꼴로 기분장애를 겪게 된다. - 항생제의 등장으로 거머리 치료법은 20세기 초에 자취를 감추었지만 1970년대에 이르러 다시 등장했다. - 무엇이 옳고 무엇이 위험한지 정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거의 모든 것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떠올랐던 시절이 있었다. - 통합의학은 각 개인이 처한 독특한 상황의 조합이 그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리고 여러 분야의 종합적인 접근으로 각 환자에게 맞는 치유 방법을 설계한다. 『자궁이야기』(리어 해저드, 김영사, 2024년 2월) - 제약회사들은 여성들에게 피임약은 자연스러운 것인 동시에 여성을 해방시켜준다는 생각을 판매하고 싶어 했다. - 자궁을 가진 사람이 통증에 시달리거나 심한 출혈을 겪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내가 그랬듯이 모든 사람이 “나쁜 건가요?”라고 묻는데, 실제로 궁금한 것은 ‘암인가?’이다. 우리 마음은 재빠르게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린다. - 자궁근종과 마찬가지로 자궁내막증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다. 『이토록 위대한 장』(줄리아 앤더스, 북라이프, 2025년 1월) - 장은 면역 체계의 3분의 2를 훈련시키고 음식물로 에너지를 만들며, 20개 이상의 호르몬을 생산한다. - 소화 문제는 우리 사회를 두 집단으로 나눈다. 한 집단은 건강에 주의하며 음식을 꼼꼼히 신경 쓰고, 다른 집단은 각종 건강 보조제를 챙겨 먹는 깐깐한 친구 때문에 짜증을 낸다. - 충분한 휴식으로 건강을 되찾으면 예민한 장도 즉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 중국 의학에 따르면 P6(내관) 혈자리는 팔을 거쳐 심장을 관통하고 횡격막을 이완하며 위나 골반까지 이어지는 맥을 깨운다고 한다. - 기분은 신경계의 여러 영역에서 생긴다. 스트레스는 신경계의 상태이다. 장은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일단 자신의 에너지를 뇌에게 빌려준다. 『목 이야기』(켄트 던랩, 시공사, 2025년 10월) - 거북목text neck이라고 부르는 목뼈 질환은 척추 지압사(DC) 딘 피시먼Dean Fishman이 2008년 명명한 뒤 상표로도 등록됐다. - 현대 의학 기술이 끔찍한 자동차 사고 후에 따르는 부상, 통증, 믿음으로 뒤얽힌 복잡한 문제를 완전히 해소할지는 불분명하다. - 만성적인 스트레스 유발 요인으로 긴장이 지속되면 우리는 불행하다고 느낀다. 이 보호 본능은 말 그대로 목에 통증을 만든다. - 머리는 앞으로 기울어지면 곧게 서 있을 때보다 2∼6배 더 무거워진다. 『불안해지기 전에 읽는 유방 이야기』(지혜, 정지정, 바이북스, 2026년 3월) -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면역 시스템을 약화시켜 유방 통증이나 유방염 같은 질환의 위험도 높일 수 있다. - 유방암 예방을 위해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원칙은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 유방암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40대 50대일수록 위험성은 증가한다. - 유방암은 흔히 완치의 기준으로 5년을 이야기하지만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치료 후 10년,15년이 지나서도 재발할 수 있다. 국내 대형 병원들은 초세분화, 전문화를 통해 한 부위에 연구와 임상을 집중시켜 극도의 숙달에 도달하고 종국에는 난치 질환의 해결로 치료의 성공률과 생존률의 극대화를 이룬다는 거대한 목표를 가진 집단이다. A증상으로 대학병원을 방문한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B증상이 병발하면 각각의 담당의들이 다 따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바로 그 때부터 네버엔딩 타과 의뢰가 시작된다. 웬만해서는 빠져나오기 힘든 무한루프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 과정이다. 그 사이 의료비 및 대기 시간 증가로 인해 환자에게 새로 발병한 화병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보다 거시적으로는 신체 통합적 관점이 부재하다는 근본적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모든 부위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현대 의학의 대안으로 질병보다 인간을, 부분보다 전체를, 한 사람이 살아온 삶 전체를 그가 경험해 온 증상들을 통해 체질 진단이라는 스캐너로 들여다보는 한의학의 관점은 충분히 매력적인데 왜 갈수록 장점을 잃어가고 있을까? 『심장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에 등장하는 예방심장학 분야의 권위자인 패트릭 맥브라이드(Dr. Patrick E. McBride) 교수는 통합의학이라는 넓은 카테고리의 일부로서 중국 전통의학도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하며 실제로 그가 이끄는 치료팀은 25년 동안이나 통합 의학을 심장 재활 프로그램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척 보면 안당께”의 섣부른 판단이 아닌 하나의 증상에서 아홉 개의 미병적 단서들을 찾아내는 한의학의 장점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 이는 개별 입자(부분)가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전체 체계 및 관측자와의 관계(전체) 속에서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는 양자역학의 패러다임과도 닮아있다. 한의학이라는 조각이 한국 의료라는 전체에 의미있는 부분으로 존재할 수 있는 비결은 과연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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