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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앞두고 ‘기억력‧집중력 향상’ 광고 집중 단속[한의신문]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 등의 관심이 큰 식품·의약품의 온라인 부당 광고·불법 판매를 점검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식약처는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특별점검을 실시하며 불법 게시물은 신속한 접속 차단과 행정처분 요청 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점검은 온라인 쇼핑몰, SNS 등에서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기억력 향상’, ‘수험생 영양제’, ‘집중력을 올려주는 약’ 등의 표현으로 식품을 부당 광고하거나 의약품을 불법 판매하는 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먼저 식품은 기억력 개선, 집중력 향상, 긴장 완화, 두뇌 건강, 수험생 영양제 등의 표현을 사용해 △일반 식품을 건강기능식품 또는 의약품으로 오인·혼동시키는 광고 △인정하지 않은 기능성을 내세운 거짓·과장 광고 △질병 예방·치료 효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 △기타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 등을 집중 점검한다. 의약품은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없음에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하는 메틸페니데이트 제품에 대해 ‘집중력을 올려주는 약’ 등의 표현으로 불법 유통·판매·알선·나눔 등을 광고하는 온라인 게시물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메틸페니데이트 제품은 마약류 성분의 전문의약품으로, 소비자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하고 오남용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참고로 지난해에는 식품에 대해 기억력 개선 등 효과가 있다고 부당 광고한 게시물 83건과 메틸페니데이트 제품 등 의약품 불법 유통·판매를 광고하는 게시물 711건을 적발해 관할 기관에 게시물 접속 차단과 행정처분 요청 등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식약처는 앞으로도 특정 시기에 국민 관심이 높은 식의약품의 부당광고와 불법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점검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조치할 계획이다. -
청소년의 꿈 찾기에 한의사도 ‘적극 동참’[한의신문] 서울 중랑구(구청장 류경기)가 최근 용마폭포공원 다목적광장에서 ‘2025 중랑드림하이 진로박람회’를 개최, 다양한 직업군뿐 아니라 쉽게 접하기 어려운 미래 신산업 직업군까지 체험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탐색하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미래를 향해, Dream High’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는 △보건·의료·안전 △디자인·예술·방송미디어 △신산업·미래직업 등 3개 분야에서 총 49개의 체험 부스를 운영, 청소년들이 다양한 직업 세계를 직접 경험하며 스스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중랑구한의사회(회장 김성민)에서는 이번 행사에서 ‘세계로 가는 K의학 한의사 체험’ 부스를 운영, 한의약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한의사 및 한의의료기관에서 하는 일, 한의사의 진료 분야 등 부스를 찾은 학생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또한 맥진기, 초음파 진단기기 등 현대과학과 융합된 현대 한의약 진료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마련해 진화해 가는 한의약의 현재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한편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힘입어 국내는 물론 세계인의 주목을 끌고 있는 한의약의 전망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와 관련 김성민 회장은 “청소년들은 막연하게 한의약은 어렵고,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번 진로박람회를 통해 그러한 인식들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면서 “부스를 찾은 학생들에게 최대한 쉬운 언어로 한의약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한편 현대 의료기기를 활용하고 있는 진화된 한의약의 진면목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한의약이 국민건강에 더 큰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인 청소년에게 더욱 다가갈 필요성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진로박람회 참여는 물론 지난해 처음 진행했던 ‘수험생 한의주치의 사업’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이번 박람회가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과 적성을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청소년 진로 교육에 관심을 갖고 협력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한의약을 통한 건강한 지역사회 우수사례는?[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김헌주)은 19일 서울 강남구 소재 소노펠리체컨벤션에서 ‘2025년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성과대회’를 개최, 지난 1년간 적극적인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운영을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 향상에 기여한 우수기관 및 유공자를 포상하는 한편 담당자 간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했다. 한의약건강증진사업은 지난 ’03년부터 전국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의약 기반의 주민 밀착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만성질환 예방 △생활습관 개선 △갱년기 및 정신건강관리 등 일상 속 다양한 건강문제를 한의약적 접근으로 풀어나가며, 국민의 건강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전국 보건소 한의약건강증진사업 담당자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성과대회에서는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보건소 13개소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상(최우수 1개소, 우수 2개소, 장려 5개소)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상(5개소)을 시상됐다. 최우수상에는 용인시 수지구보건소가 노인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 향상과 건강한 수면 습관 형성을 목적으로 실시한 ‘어르신 꿀잠 단잠’이 선정됐다. 이 사업에서는 스마트기기 활용이 익숙한 지역 특성을 반영, 자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한의약 콘텐츠를 제공하고, 한의사와의 실시간 소통 및 체험 중심의 방문교육 등을 통해 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건강증진사업이나 행정복지센터 등 내·외부 자원과의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대상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실제 불면증 지수가 감소하는 등 건강 개선의 효과를 이끌어낸 점이 우수사례로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우수상은 △충남 아산시보건소(한방톡톡! 관절톡톡!) △경북 구미시 선산보건소(건강100세 튼튼관절 한방교실)가 선정됐으며, 장려상에는 △세종특별자치시보건소(중년 여성 대상 한의약 갱년기 건강증진사업) △경북 문경시보건소(기진맥진 활력톡톡, 수험생 한의약 건강교실) △충남 보령시보건소(갱년기 뱃살, 물럿거라) △전북 익산시보건소(한방으로 관절 튼튼교실) △전남 나주시보건소(불타는 중년, 한방으로 쿨하게!)가 각각 수상했다. 또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상은 △전남 영광군보건소(영광군 한의약 갱년기 건강교실, 한방으로 활∼짝) △전남 해남군보건소(한방∼췍! 건강∼췍! ‘장애인 한방주치의’) △전남 무안군보건소(2024 한방아 놀자) △충북 충주시보건소(마을에서 시작되는 변화, 원스톱 마을건강지킴이) △충남 서산시보건소(갱년기 여성 대상 한방 기초체조교실)가 받았다. 이밖에 지역사회 현장에서 한의약건강증진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김지은(광주광역시 동구보건소) △서승미(충북 영동군보건소) △박진실(충남 서산시보건소) △김기준(경북 울진군보건소) 등 보건소 담당자 및 △조현준(충북 옥천군보건소) △양홍석(충남 보령시보건소) △박성민(전북 임실군보건의료원) △이세준(경남 양산시보건서) 등 공중보건한의사에게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이 수여됐다. 한편 이날 정영훈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지역사회 안에서 예방 중심의 건강 관리에는 한의약의 역할이 매우 크다”면서 “보건복지부도 국민건강을 위한 한의약 기반의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김헌주 원장은 “국민 누구나 일상에서 한의약건강증진 서비스를 접하고 활발히 활용할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적극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67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대한이 살았다’라는 광복 80주년 전야제가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개최되었다. 거미, 다듀, 강산에, 싸이까지 출동한 콘서트와 독립운동가들의 얼굴을 담은 드론쇼를 준비하는 다수의 관계자들이 무대 설치와 좌석 배치 그리고 공연 리허설을 하느라 행사 직전까지 빗속을 열심히 달려다녔다. 관련 부서도 아니면서 이런 국회 행사가 있으면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처럼 마음이 폴짝거린다. 나로서는 그 다음 날의 여행 덕분이기도 했다. 연가를 따로 내지 않아도 2박3일 일정이 딱 떨어지는 광복절 포함의 금토일 3일은 ‘어디라도 떠나라! 힘들게 일한 당신! 놀아라!’라고 8월 달력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던 올해 초부터 나를 지속적으로 채근하는 듯했다. 연말까지 중국이 무비자라 최근 다녀온 상하이가 아닌 중국의 다른 도시를 물색하고 있던 와중에 언젠가 칭다오 맥주 박물관을 다녀온 지인의 선물로 마셨던 위엔쟝(原漿) 맥주가 생각났다. ‘좋다. 이번에 칭다오에 가서 위엔쟝 생맥주를 라이브로 마시고 오는 거야!’라는 단 하나의 숭고한(!) 목표를 위해 5월 초 칭다오 왕복 티켓을 예매해 두었다. 그렇게 칭다오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7월 어느 날, 해당 비행기가 결항이 되었다는 슬픈 알림톡을 받았다. 마음이 급해졌다. 바로 차선책을 떠올려야 했고 그 순간 세계 3대 산악철도 중 하나로 꼽히는 대만의 아리산 삼림열차가 생각났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2024년 아리산 열차와 트래킹을 결합한 패키지가 대대적으로 개편이 되어 현재로서는 대만 현지인들도 예약이 힘들다는 카페글이 검색되었다. 내가 갈 수 있는 날짜의 기차편은 당연히 판매완료. 아리산을 가려면 타이중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는 여행사의 안내문을 읽고 아리산은 다음으로 미루고 사전답사의 느낌으로 이번 여행지는 타이중으로 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만의 대전에 해당하는 타이중이니 여기에도 성심당같은 숨겨진 로컬 맛집들이 많을 것 같다는 즐거운 상상도 동시에 들었다. 위엔장 맥주에 대한 아쉬움의 자리를 채울 목적으로 바쁜 대학생 딸냄에게 일정을 문의하니 마침 선약이 없다며 합류를 선언한다. 이렇게 급하게 모녀여행이 성사되었다. 술이 술을 부른다(?)…당신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이어지듯이 어느 한 분야의 공부는 가까운 주제 혹은 밑도 끝도 없이 완벽하게 다른 주제로도 왕왕 이어지곤 한다. 공부는 공부를 부르고 여행은 여행을 부르며 술은 술을 부른다. 대입 수험생이던 시절 딸에게 공부 잔소리를 따로 했던 기억은 거의 없다. 대신 어서 대학생이 되어 와인 한 잔 정도는 혹은 맥주 한 잔 정도는 어머니랑 나눌 수 있는 낭만을 즐길 줄 아는 대학생이 되어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다. 기왕 하는 대입 준비, 즐거울 수 없는 그 고난의 시기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 주려고 등 토닥거리며 했던 최선의 격려 코멘트였다. 우리는 아주 무난하고도 겸손한 그리고 실현 가능한 진학 목표를 세웠고 다행히 재수반수 혹은 삼수반수가 필수인 대한민국 입시판의 루틴 루트를 벗어나 고2 때 시험삼아 치룬 수시로 모 대학에 척 붙어 버렸으니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었다. 합격 직후 이모들과 떠난 겨울 캠핑의 어느 날 칭다오 캔맥주를 입에 물고 찍은 사진 속 딸은 눈코입을 최대한 못생기게 만드는 방식으로 인상을 쓰고 있다. 요즘도 자주 들여다 보는 재미있는 사진이다. 이렇게 캔맥 하나 못 마시던 그녀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급속도로 술맛을 알아버렸다. 그것도 종목은 소주이다. 딸냄은 어느 덧 ‘공릉동 참이슬녀’로 등극하였고 아이의 자취방은 동기들의 아지트이자 소주방이 되어가고 있었다. 술이란 게 그렇다. 한 입도 못 대던 이도 어느 순간 그 둑이 무너지면서 술이 술을 부르게 되는 경지를 넘어서게 된다. 또한 달력의 숫자들은 점점 술을 마신 날과 그렇지 않은 날로 구분이 된다. 술독에 빠져 헤롱거리던 낭만 넘치던 날들도 처음의 신선함과 상콤함은 사라지고 술자리의 빈도와 즐거움의 강도 또한 급격히 시들해지는 수순을 밟게 되는데 그 즈음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면 대개 그 때가 새내기 1학년의 겨울방학을 알리는 첫눈이 내리는 시기이다.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 딱 그 정도의 소소한 낭만적 대학생활 대신 화끈한 술자리를 과도하게 만끽했던 딸냄이 3학년 2학기를 앞둔 최근 드디어 절주를 선언했다. “3년간 많이 마셨데이..”라면서 지난 즐거웠던 자취방에서의 음주 라이프를 여행길 내내 들려주었다. 『술 취한 원숭이』 (로버트 더들리, 궁리, 2019년 3월) -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를 둔 불행한 가족력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알코올 중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 독성학 분야에는 호르메시스(hormesis)라는 중요한 개념이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을 소량씩 투여하면 건강에 이롭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전혀 노출되지 않거나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 오늘날에도 뭔가 치료를 받은 환자 중 90퍼센트가 다시 술을 찾고 그 수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 알코올 중독과 같이 복잡한 행동 장애를 목표로 하는 개별 약물의 작용을 예측한다는 것은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뇌 기능의 수준을 쉽게 넘어선다. - 알코올 소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정책 중 하나는 물리적으로 아예 술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을 보면 역설적으로 알코올 노출에 관한 광범위한 비교생물학 연구가 얼마나 절실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심심, 2021년 12월) - 사회적 관습 곳곳은 알코올 음료에 푹 절여져 있다. - 모든 중독성 약물과 마찬가지로 알코올 역시 행복감이나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비롯해 중변연계가 활성화되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급격한 기분 변화들을 야기한다. - 가족 중에 알코올중독을 경험한 인물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코올중독에 빠지게 될 확률이 세 배에서 다섯 배나 높다. - 혈중 알코올농도가 법적 기준치에 다다르면 행동이 나른해지고 언어 및 신체 협응능력이 손상된다. 거기서 더 마실 경우에는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효과들로 인해 알코올은 수면진정제로 분류된다. - 암울한 결과가 뻔히 보이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점점 더 많은 술을 점점 더 빨리 마셔대고 있다. 폭음은 누구에게나 위험하지만 아직 뇌가 발달 중인 이들에게는 특히 더 위험하다. - 기업은 심리적 학습 원리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다양한 맥락들과 알코올을 연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우선 첫걸음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행동을 불편하지만 참는 정도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알코올 중독자의 회복과 성장』 (문봉규 외, 학지사, 2023년 1월) - 단주와 그 이후 마주치는 현실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술을 끊는 것은 그저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 - 회복의 과정에서 중독자는 한 사람의 가족 구성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자리와 얼굴을 찾아가야 한다. - 중독자에게 단주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다. 술을 끊지 못한 중독자는 질병, 사고,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 열등감은 단주를 시작하고 자신의 실체와 현실을 직시하면서 오히려 더 예민하게 감지될 수 있다. - 평생 평온함을 경험해 본 적이 별로 없는 중독자에게 평온함은 오히려 낯설고 불편한 권태로 다가온다. 이러한 권태는 회복을 지루하게 만든다. - 술에 취하지 않은 맑은 몸이 경험하는 새로운 오감은 세상을 새롭게 만나게 한다. - 회복을 하는 과정에서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관계의 회복이다. 『술의 배신』(제이슨 베일, 에디터, 2024년 9월) - 도대체 누가 술이 이롭다고 말할까? 자신도 알코올 중독자인 소위 ‘전문가들’이다. - 아무리 오랜 세월 술을 많이 마셨다 해도 우리 몸은 술을 갈망하지 않는다. 술을 갈망하는 것은 마음이다. - 알코올에 대한 화학적 중독은 그 자체가 질병이다. - 의지력을 사용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은 술을 끊는 사람이 스스로 큰 희생을 감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 문제는 사회가 술을 끊는 사람에게 삶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인상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 금주자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알코올의 독소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신체적 고통이나 유전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신적 박탈감에서 비롯된다. - 주류업계는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의 고객을 잃는다. 술 때문에 생명을 잃는 사람들을 말한다. 『중독의 신경과학』(프란체스카 마푸아 필비, 에코리브르, 2025년 7월) - 중독은 한 번 시작하면 평생 이어지는 만성 뇌 질환이다. 만성이라는 용어는 병리학적 특성이 오래 지속되며, 금단 상태에서도 중독 증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 다른 만성 질환들과 비교해보면 중독의 재발률은 당뇨병, 고혈압, 천식 같은 다른 만성 질환과 유사하다. - 치료 전략에서 중독의 악영향이 개인의 의학적, 심리적, 사회적, 직업적 측면 등에 광범위하게 미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치료 프로그램은 이런 다양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종합적 재활 서비스를 포함한다. - 알코올을 소비한다고 해서 모두 중독의 길을 걷지는 않는다. 음주자의 약 15퍼센트 정도만 알코올에 의존하게 된다. 중독에 대한 취약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요인은 복잡하며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 신경 발달에 중요한 인생 초기에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이후 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 신경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치료법을 설계하면 뇌의 특정 경로를 표적으로 삼거나 유익한 것으로 판명된 행동적, 약리학적 접근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타이중 시내를 걸으며 드물지 않게 보이던 중의진소(中醫診所)와 약행(藥行) 간판이 왜이리 반갑던지!! 우리의 한의원과 한약방에 해당되는 곳이라 그런지 내적 친밀감을 감추지 못하고 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투명창 안으로 보이는 환자들로 북적이는 대기실을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針灸推拿” “中醫婦科” “轉骨長高” 진료과목을 내건 곳도 있었고 관절질환, 추간판질환, 신진대사질환, 좌골신경질환, 월경통, 과민성 비염, 간신증후군 등의 개별 질환을 광고하는 곳도 있었다. 출입문 앞에 입간판용으로 PC 모니터를 연결하여 삼복첩(三伏貼)과 여름용 기력보강 한약처방 그리고 각종 척추관절 예방운동 영상을 보여주는 곳은 주 5일 야간진료를 실시하는 듯했다. 또한 타이중역 앞의 중약방은 제약회사의 완제품으로 보이는 健步虎潛丸, 龜鹿補腎丸의 입고와 자체 제작한 特製減肥茶, 中藥痱子粉의 판매개시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었다. 통유리에 붙어있던 “科學中醫” “科學中藥” 붉은 색의 여덟 글자가 강렬한 햇볕을 못 이기고 희미하게 변색이 된 지는 꽤 오래되어 보였다. 좁아지는 한의약 영역…더 이상 부릴 여유 없다 알코올중독 치료전문 병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한 분이 떠오른다. 기억하고 있는 병원 이름을 검색해보니 다수의 정신과, 내과 전문의들과의 협진으로 병원은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내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에서 통합판정 도구를 도입하게 되면 요양병원 내 경증, 선택 입원 환자는 사실상 배제될 수도 있어서 요양병원들의 생존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 같다. 교통사고 12∼14등급 교통사고 피해환자 한의 치료비 증가세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이들 피해환자가 8주 이상 진료를 받으려면 보험사에 상해 정도와 치료 경과 자료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교통사고 입원전문 한방병원들을 위시한 한의협은 한의대 폐지와 한의사 면허 반납 등을 표어로까지 내세우며 시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의료계는 “오히려 좋아”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 논조에 뼈 때리는 조롱까지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술이 술을 부른다고 주먹에 주먹을 날릴 수는 없다. 조롱을 해학으로 놀림을 유머로 승화시킬 여유 또한 필요하다. 한의계에 이럴 여유부릴 시간이 남아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협회 차원에서도 자문해 볼 시점이다. 여행의 마법은 평범하게 반복되는 모든 순간들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평소 같으면 아무것도 아닐 아침식사 사진을 왜 찍으며 주말 아침 호텔 앞을 떼지어 지나가는 골목의 오토바이 행렬을 그토록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을 이유는 바로 ‘나는 지금 여행 중이다’라는 자각 덕분이기도 하다. 나름의 유명세가 있는 정치 예능 유투버가 최근 두 번째 음주운전으로 기약을 알 수 없는 강제 자숙기간에 들어간 것 같다. 언제 다시 얼굴을 내밀지는 알 수 없으나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 동시에 잘 나갈 때 몸 조심하라는 말은 어쩜 이렇게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는 것일까? ‘한의계도 한 때, 잘 나갈 때가 있기는 있었던가?’라는 추억을 곱씹으며 아직도 식을 줄 모르는 폭염 그 자체였던 2025년의 여름에 작별을 고하는 바이다. -
“수능 D-100! 한의약으로 건강 챙기고 수능 대박 나세요∼”[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가 2026학년도 수능 D-100일을 맞아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따른 한의약 치료가 수험생들의 건강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협은 숨이 턱턱 막히는 극심한 폭염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수면 부족과 체력 저하, 장시간 공부와 수능 스트레스로 인한 목과 어깨, 허리의 통증 등이 우려되는 만큼 한의약을 활용한 체력 보강과 컨디션 조절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계속되는 공부와 학원 수업 등으로 시달리는 수험생들은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환경이 집중력 저하, 식욕부진, 수면장애로 이어지기 쉽고,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과 체력 소모가 겹치면서 ‘기허(氣虛)’와 ‘진액 부족’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무기력, 불안, 학습 능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여름철 수험생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생맥산(生脈散)’은 기운을 보하고 땀으로 손실된 진액을 보충해 주는 대표적인 여름철 한약 처방으로 더위로 인해 땀이 많고 쉽게 지치는 수험생에게 적합하며, 면역 활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주요 국내외 학술논문과 임상시험 등을 통해 체력 증진과 면역력 강화의 효능이 입증된 ‘공진단(拱辰丹)’은 체력 저하가 뚜렷하거나 수면 부족, 두통, 긴장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수험생에게 권장되며, 특히 시험 전후의 컨디션 조절에도 많이 활용된다. 실제 생맥산이 면역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이토카인 활성화 세포의 비율을 증가시키고(J physiol & Pathol Korean Med, 2022년), 공진단이 학습 및 기억력 향상 효과(Neuroscience Letter, 2009년 12월)와 수면 부족으로 생긴 스트레스 및 피로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실험 결과(Frontiers in pharmacology 온라인판, 2018년 5월) 등 국내외 유수의 학술저널에 실린 내용들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래 앉아 있어 목과 어깨, 허리 등에 통증이 있을 때는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 침치료 및 추나치료를 받는 것도 효과적이다. 다만 몸에 좋다고 알려진 한약도 한의의료기관에 내원해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직접 처방받아 복용해야 부작용 없이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수험생 개개인의 체질과 생활패턴, 건강상태 등을 고려한 맞춤처방이 권장되며, 반드시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따라야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의협은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 수능시험에 맞춘 규칙적인 생활습관, 적정한 수면시간 확보, 일정 실내온도 유지로 냉방병 피하기 등은 수험생 건강관리의 기본 원칙”이라며 “수능을 앞두고 건강관리에 애를 먹거나 유독 긴장이나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수험생은 한의사의 복약지도에 따른 한약 복용과 적절한 한의약 치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신간] 나도 한의대 가고 싶어요![한의신문] 김병수 대전대 한의대 교수와 대전대 한의대 본과 3학년 강민서·권민서·김문선·민다영·홍순상 학생이 공동 집필한 ‘나도 한의대 가고 싶어요!’가 발간됐다. 한의학은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해 왔지만 오늘날에는 서양의학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으며, 한의학을 가르치는 한의과대학 또한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수험생들에게 다소 낯설게 여겨지고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나도 한의대 가고 싶어요!’는 대전대 한의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김병수 교수와 현재 본과에 재학 중인 강민서·권민서·김문선·민다영·홍순상 학생들이 공동 집필한 진로 탐색서다. 이 책에서는 한의학에 대한 정보와 학과 커리큘럼, 졸업 후 진로 및 전망은 물론 한의대 진학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담아냈으며, 이를 통해 독자들이 한의학의 미래는 물론 한의대 6년 과정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한 한의학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재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의대에 진학하는 다양한 사례와 실제 수업 현장, 의료봉사 활동, 임상 실습 등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특히 자신들이 입시를 치른 과정들과 한의대에 입학한 후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독자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경험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입시 사례는 물론 한의대 재학생이 피부로 느끼는 솔직담백한 경험담들은 진로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실속 있는 안내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들은 정직하게 힘든 공부의 현실을 토로하면서도 그 안에서 만날 수 있는 학문적 깊이와 성찰을 보여준다. 진로 탐색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이 책은 재학생들의 성장 서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진로 선택의 의미를 점검하게 해주고, 선택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김병수 교수는 “이 책은 학생들이 한의과대학에 입학하게 된 과정과 학년이 올라가면서 겪은 경험과 고민을 담고 있다”며 “또한 한의과대학의 커리큘럼과 한의학의 학문적 성과, 한의학의 미래에 대해서도 살짝 맛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한의과대학에 진학을 하면 무엇을 배우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독자들이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의 목표는 달성한 것”이라며 “더 나아가 한의학이라는 오래된, 그렇지만 이제 미래를 향해 가는 학문의 매력이 전달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차례 들어가는 글 용어 정리 1부 한의대에 가려면 1.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한의대로 (홍순상, 강민서, 권민서) 2. 다른 전공·직업을 거쳐 한의대로 (민다영, 김문선) 2부 한의대에 가 보니 1. 6년 동안 무엇을 배우나요 (김병수) 2. 한문, 너무 겁먹지 마세요 – 원전原典 (김문선) 3. 한의학의 기초를 배워요 – 한의생리학 (민다영) 4. 한약의 원리를 배워요 – 본초학 (홍순상) 5. 침을 놓아 볼까요? - 경락경혈학 (강민서) 6. 이름부터 무시무시한 – 해부학 (홍순상) 7. 어렵지만 매력적인 – 면역학 (권민서) 8. 뭐든 그 역사를 알아야 – 의학사 (홍순상) 9. 문과 출신의 실험실 적응기 (강민서) 10. 힘들지만 보람 있는 의료봉사 (민다영) 3부 한의대를 나오면 1. 한의사가 되려면 (김병수) 2. 한의사가 된다는 건 (김병수) 4부 한의학의 미래는 1. 한의학에서도 첨단 의료기기를 사용해요 (홍순상) 2. 침이 정말 효과가 있나요? (강민서) 3. 한방과 양방은 접근 방식이 달라요 (민다영) 4. 병보다는 사람이 중요해요 (김병수) 5. 오래된 미래, 한의학 (김병수) Q&A 교수님, 질문 있어요! ※ 이 코너는 한의사 회원이 집필한 책을 간략히 소개하여, 회원들의 다양한 활동과 한의학의 저변 확대를 함께 나누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서평이나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으며, 특정 도서에 대한 광고나 추천의 의미는 아님을 안내드립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 <65>[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지난 3월 중순 단식을 시작하셨다가 8일만에 병원으로 이송되셨던 모 의원님께서 오랜만에 진료실을 방문하셨다. 그 당시, 보식기도 잘 보냈고 체중도 거의 회복이 되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여름이 가까워지는 요즘 유난히 기운이 없고 변비가 자주 오며 묵직한 두통이 한번씩 느껴진다는 것이다. 단식기간 동안 혈당 저하와 탈수는 두통을 유발하고, 줄어든 수분 섭취는 변비를 가져온다. 평소에 여름철 필수 코스로 냉방병과 콧물 감기 그리고 복통, 설사도 잦은 예민한 분이신데 단식 후유증이 오래 가는 것 같다고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 듯했다. “단식을 종료하고도 경미한 증상의 완전 소실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며, 이 모든 게 체질의 강약이니 너무 걱정은 마시라고. 그리고 보식기와 유사한 식이요법 실천과 모임이 많으셔서 힘드시더라도 상당 기간은 더 금주하셔서 의원님 여름 건강을 미리 챙기신다 여기시면 어떨까요”라고 말씀드렸다. 또 “근력이 떨어졌다고 생각되시면 체력단련실 자주 방문하셔서 가벼운 아령운동이나 러닝머신 병행하시고 이전처럼 또 테니스 강행하시면 팔꿈치 통증 재발하니 무리는 마시고 무탈한 여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시라”고 첨언했다. 의원님의 단식 뉴스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과 응원을 동시에 보냈을 거라는 의례적인 코멘트를 끝으로 배웅을 나서려는데 의원님께서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잘 안 낫고 있던 이명 있잖아요. 그게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라고 하신다. “의원님께서 단식을 통한 특정 질병의 호전을 경험하셨네요. 이명이 호전되셨으니 다른 증상들도 서서히 나아지실 겁니다.” 단식의 의학적 치료 효과는 광범위한 대신 상당히 개별적이다. 좋아지셨다니 그저 다행스런 일이다. 선거운동 기간에 거의 모든 의원실의 보좌진들은 소속 정당의 선거를 돕느라 국회를 떠나 전국의 방방곡곡으로 흩어진다. 큰 선거가 있는 해마다 거리에서는 치열한 선거운동이 절정에 치닫는 그 시기, 대조적으로 여의도에 남아있는 사무처 직원들은 달디단 망중한의 짧은 몇 주를 보내게 된다. 대선 직후부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선거운동의 후유증으로 추정되는 각종 증상을 온 몸에 들쳐업은 의원실 직원들이 끝없이 진료실로 입장 중이다. 술병이 난 분들도 많고, 화병이 난 분들도 더러 있었다. 몸이 아픈 것도 맘이 멍든 것도 힘든 건 매 한가지다. 목, 허리, 무릎, 발목통증 모두 선거운동 중 많이 먹어서 살이 쪄서 아픈 것 같다고 말한다. 이제 선거도 끝났으니 술도 끊고 다가오는 여름을 위해서라도 살을 빼겠다는 분들이 여기저기서 의지를 불태운다. 나라의 판이 바뀌었으니 몸의 판도 이참에 바꾸겠다는 어느 보좌관님의 배둘레를 보고 속으로 피식 웃었다. 수년째 뵙고 있는 이 분은 키도 키지만 매년 인바디 측정을 하겠다고 주 1회 프린트를 해 가시기를 1∼2개월 열심히 해가다가 세자리 숫자가 두 자리 숫자로 넘어가기 일보직전에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사라지기를 반복 중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6월이 되자 다시 나타나서 여야교체에 따라 본인몸 판갈이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상한 이론을 설파하고 인바디 결과지를 프린트한 후 퇴장하셨다. 역시 체중은 세자리 숫자이다. 과연 올해는 어쩌면 해피엔딩? 해마다 결심하는 다이어트…올해는 성공할까?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더니 전국 수석을 했더라는 특급 수험생의 뻔한 인터뷰 내용처럼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했더니 살이 쭉쭉 빠지더라는 그 많은 유투버들의 체중감량 감동서사는 왜 화면 너머에만 있는 건데?! 우리도 해봐서 안다. 저녁식사만 생략하는 것도 간헐적 단식의 원칙대로 16시간 금식하고 8시간 안에서만 먹는 것도 날마다 5km씩 꾸준히 달리는 일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우리는 안다. 러닝화 언박싱을 한 날은 때마침 비가 와서 로드러닝을 방해하고 간헐적 단식 개시하여 2∼3일 잘하나 싶었는데 거절 불가능한 와인 번개모임 공지가 뜬다. 이번 한 주는 저녁식사 생략의 한 주를 보낼거라고 굳게 다짐한 후 귀가해 보면 그 날은 꼭 친정 어머니께서 갓 담은 새김치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가신 날이다. 우리의 일상이 늘 먹고 마시고 굶고 덜 먹고 빼고 또다시 찌고의 반복이기에 이 일상생활을 엄격한 규칙과 금기로 제어한다는 것은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건조하며 노잼이며 살벌한가? 이 모든 것이 자유의지의 내재적 허약함 덕분이겠지만 그래서일까? 보톡스 열풍의 딱 그 강도와 유행속도로 요즘 가장 핫한 의료계의 키워드는 의정갈등 봉합이 아닌 위고비인 듯하다. 의사 면허만 가지고 있으면 전문분과 상관없이 어느 병의원에서든 주사처방이 가능하다. 그래서 집앞 정형외과에도 길건너 이비인후과에서도 “위고비 개시” 광고판을 내걸었다. 무릎통증도 비만으로 인한 것이고 수면중무호흡증도 과체중으로 인한 것이다. 위고비든 위고비 열풍에 밀려 대중들의 선택지에서 더더 후순위로 밀려날 게 뻔한 비만한약이든 결국에는 먹는 양을 조절해 준다는 최종 목적지는 동일하다. 먹느냐? 굶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어야 살도 빼고 건강도 유지하며 치매 없이 장수하다가 죽는단 말인가? 『어떻게 먹을 것인가』(캐롤린 스틸, 메디치, 2022년 11월) - 음식은 자아의식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어서 사실상 서로 분간하기 힘들다. 음식 문화는 삶의 핵심에 자리한다. 음식은 삶의 본질이자 삶의 깊은 은유다. - 전통적인 음식 문화가 계속 해체되는 지금, 곧잘 속아 넘어가는 대중에게 판매할 식이법이 있다면 누구에게든 기회는 열려 있다. - 삶의 우주적 측면과 길들여진 측면을 음식만큼 강력하게 결합하는 것은 없었다. - 영양학은 비교적 새로운 분야로, 앞서 보았듯 지난 세기에는 유명 인사나 돌팔이 의사, 괴짜 및 식품 산업이 지배해왔다. - 그동안 우리가 식품 및 다이어트 산업이 퍼뜨리는 유행에 곧잘 속아 넘어가며 희생양에 머물던 시대는 끝났다. - 인간과 인간을, 인간과 세상을 이어주는 물질인 음식은 궁극적인 시간 기록기다. 삶의 우주적 측면과 길들여진 측면을 음식만큼 강력하게 결합하는 것은 없었다. 『그레인 브레인』(데이비드 펄머터, 시공사, 2023년 1월) - 얼마 전부터 연구자들은 뇌 질환을 비롯한 모든 퇴행성 질환의 밑바탕에 염증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됐다. 염증은 그저 무릎을 시큰거리게 만드는 원인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라 뇌 퇴행 과정 자체와도 관련이 있다. - 식생활과 운동은 우리 몸의 타고난 염증 관리 메커니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 셀리악병 환자들을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오랫동안 침묵 속에 가려져 있었던 글루텐의 진정한 위험을 확대해서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 나는 사람들이 글루텐이 가득 든 탄수화물을 폭식하는 것을 보면 마치 그 사람들이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글루텐은 우리 세대의 담배라 할 수 있다. - 치매 외에 다른 신경학적 문제도 지방 섭취 저하,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와 관련이 있다. 어쩐 일인지 우리는 지방을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이것이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고 믿게 됐다. - 복부지방이 많아질수록 두통의 위험도 커진다. 체중감량, 글루텐 제거,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 건강한 혈당 균형 관리 등으로 염증의 근원을 줄일 수 있다면 두통을 통제할 수 있다. 『음식은 약이 아닙니다』(조슈아 월리치, 눌와, 2023년 8월) - 식사와 건강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은 의과대학에서 배우는 학문과 다르다. 의학과 영양의 공통분모는 생각보다 훨씬 적은데도 두 학문의 근본적인 차이를 모르는 의사들은 자신의 능력을 넘어 말도 안 되는 책을 수없이 쓰고 출판한다. - 의료는 대체로 체중 및 체중감량에 초점을 맞춰 건강과 웰빙을 정의하는‘체중 규정’접근법을 따른다. 그러면 결국에는 건강한 체중이라는 좁은 정의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을 차별하게 된다. - 건강과 영양은 본질적으로 사회경제적 문제이자 특권의 문제다. 건강은 도덕적 책임을 묻는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체지방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더라도 체중감량이 곧 정답이라거나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 전체 식품군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식사를 건너뛰는 방법은 건강에 결코 좋지 않다. 의도적으로 체중을 조절한다는 맥락에서도 이런 행동은 해롭다. - 알카리성 식이요법으로 암을 치료한다는 식의 영양 헛소리를 보면 몹시 화가 난다. 이런 주장은 암에 걸린 사람의 공포와 불안을 먹잇감으로 삼는다. 우리가 정면으로 비판해야 하는 헛소리다. 『단식 존엄사』(비류잉, 글항아리, 2024년 7월) - 나는 2014년에 일찌감치 나카무라 진이치의 『편안한 죽음을 맞으려면 의사를 멀리하라』를 읽었다. 나카무라가 권장한 것은 의료사가 아닌 자연사다. 자연사의 실질적인 상태는 아사와 탈수다. - 단식으로 생을 마감하는 일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만큼 비참하지 않다. 병원에서 의료사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 환자는 음식은 안 먹어서 죽는 게 아니라 죽음을 목전에 두고 소화 흡수를 못 해서 안 먹는 것이다. - 고형 음식을 완전히 끊은 지 엿새째 되는 날, 어머니는 눈에 띄게 앙상하고 쇠약해졌다. 진정제를 놓기 전날 저녁,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생전 장례식을 치렀다. - 어머니는 수목장 자리가 아버지로부터 멀면 멀수록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다음 생에 아버지를 만나지 않는 게 가장 큰 소원이라는 점은 우리 가족 모두 확실히 알고 있었다. - 미국 완화의료학회 전 이사장이자 국가존엄사센터의 이사를 맡고 있는 티머시 퀼은 『자발적 식음 중단: 죽음을 앞당기기 위한 자비롭고 광범위한 선택』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단식을 통한 존엄사는 일반 국민에게 널리 적용 가능하지만 좀처럼 공론화되지 않은 존엄사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지방을 태우는 몸』(지미 무어, 에릭 웨스트먼, 라이팅하우스, 2025년 5월) - 케톤 상태는 극저탄수화물, 중단백, 고지방 식사를 했을 때 발생하는 대사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는 인체의 주 에너지원이 포도당에서 케톤으로 바뀐다. 케톤 상태는 몸이 지방을 태우는 상태이다. - 탄수화물의 해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지방을 끔찍이 무서워하도록 만든 결과, 의도치 않게 비만과 만성질환이 증가했다. - 케토제닉 다이어트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케톤 상태에 도달해 유지할 수 있을 만큼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 금식을 하는 동안에는 몸이 굶주림에 반응해 케톤 생산을 증가시킨다. 간헐적 단식은 체중과 건강을 최적화하기 위한 강력한 전략이 될 수 있다. - 파킨슨병의 기전은 알츠하이머병의 기전과 거의 유사하므로 파킨슨병 역시 식단으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 흥미롭게도 많은 정신 질환이 뇌가 아닌 장에서 비롯된다는 이론이 제시되고 있다. 장 건강이 나쁜 것은 탄수화물이 많은 곡물 위주의 식단, 항생제 남용, 흔히 복용하는 일반의약품, 심지어 출생 시 엄마의 장 상태 때문일 수 있다. 몇 년 전, 어딘가에 투자를 잘 해서 예상 외의 수익이 생겼다며 제자 한 명이 청담동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초대한 적이 있었다. 고급진 분위기도 모자라 모든 서비스에까지 고급스러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무게감을 모든 직원들이 머리에 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그건 그런 장소에 자주 가 보지 않은 나의 타고난 촌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맛있다, 멋있다, 최고다?’라는 느낌보다는 ‘재밌다, 새롭다, 이거 좀 웃기는 포인트다!’라는 기분이 지속되었다. 직원교육용 메뉴판 설명 원고가 하드커버로 제작되어 식당 내 어딘가에 쌓여있을 게 분명해 보였다. “이 요리의 제목은 남도에서 불어오는 계절의 하모니입니다. 제주 청귤로 마리네이드한 흑산도 홍어 그리고 고흥 참숯으로 24시간 훈연한 해남 유기농 돼지 항정살 같이 내어드립니다. 여기에 땅속에서 3년간 저온숙성시킨 해남 묵은지와 강화도 명이나물 페스토를 곁들이셔서 한입에 드시길 권해드립니다. 저희 0식당만의 삼합의 새로운 해석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메뉴가 나올 때마다 이 설명을 다 들어줘야 하는 건가?’라는 걱정이 되었지만 코스 중반이 넘어가니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처음의 그 긴장감은 자연스럽게 느슨해졌다. 후배 덕분에 누린 이 호사스런 경험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음식이 아닌 파인다이닝이라는 문화를 맛 보았던 날!! 식(食)을 제대로 아는 한의학의 예방의학적 가치의 재평가 절식 위고비 없이도 단식이나 체중감량을 위한 식이요법을 잘 해내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비약물적 혹은 자연의학적 그 무엇이라 불리워도 결국은 먹는 방법에 대한 고전적 실천과 도전적 시도, 그리고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이론과 그 결과에 대한 비교분석이 개별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이뤄지고 있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은 한의사들이 건강유지, 체질개선, 식이요법 지도에 강점을 가졌던 시절 나름 유행어였다. 이제는 어느 돌솥밥집 오픈주방 유리벽에 “밥이 보약이다”라는 글귀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단어랄까? “음식 조절로 체질 감별이나 해 주는 게 어디 의사냐?”라는 한의사에 따라붙는 따가운 폄하의 시선을 극복하고 식(食)을 제대로 아는 한의사들이야말로 대중에게 예방의학적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다는 재평가가 절실한 때이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이 식(食)을 제대로 안다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우주라는 무거운 사실이다. -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⑭한상윤 대전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1학기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어느 정도 초췌해진 얼굴을 하고, 길을 걸으면서도 프린트물을 심각하게 읽는 학생들을 보면, 달력을 보지 않고도 학기말임을 알 수 있다. 중간고사도, 과제 제출도 마무리된 이후, 성적 산출에 남은 과정은 거의 기말고사 밖에 없기 때문에 중간고사 성적이 낮다고 생각되거나 자신의 목표에 못 미친다는 생각을 한 학생들은 사활을 걸고 기말고사 공부를 하게 된다. 특히 하위권의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의대에서는 유급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만약 한번 삐끗하게 되면 바로 유급되어 후배들과 다시 전체 학기를 재수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기말고사는 잘 봐야만 하는 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한의대에서는 유급되기 전 위험을 알리는 은어로 흔히들 ‘섬’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성적이 다른 학생들 무리에 섞여 함께 가야지 섬처렁 동떨어지면 안 된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다른 학생들이 몰려있는 점수대와 많이 차이 난 낮은 성적을 받게 된다면 그 학생은 유급 위험권이라는 의미도 된다. 유급 학생을 묘사하는 은어 ‘섬’ ‘섬’이라는 말을 누가 생각해서 처음 붙였는지 몰라도 기가 막히게 유급 학생을 잘 묘사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성적의 순위가 다른 학생들 무리에서 밑으로 처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기 보다는 이 1음절의 단어는 그 자체로 참 외로운 느낌이 들게 한다. 육지와 연결되지 못한 심리적 고립, 사회적 거리감, 공동체 안에서의 소외감 같은 것이 느껴져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든다. 한의대에 입학할 정도의 학생들은 우수한 성적으로 수험생활을 마친 모범생이었을 확률이 높은데, 공부 잘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다시 경쟁을 하며 누군가는 기대하지 못했던 성적을 받고 좌절하게 되기도 한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 과거 열심히 수험공부 했던 생활에 대한 보상을 스스로 주어 실컷 놀았을 수도 있고, 한의학이라는 학문이 잘 와 닿지 않고 어려워 방황했을 수도 있다. 공부할 양이 너무 많은 데다 체력적 부담으로 지쳤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섬’이 된 학생들은 저마다 ‘섬’이 된 이유가 있을 텐데, 불행하게도 한의대에서는 아무도 그 이유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의대나 한의대에서는 ‘섬’이 된 학생을 낙오자로 몰아가는 문화가 없지 않다. ‘섬’들은 그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학생이나 못 따라오는 학생으로 치부해버리고 그에 대한 징벌로 유급이라는 판결을 내리는 것이다. 교육적으로 보자면 참 아쉽고 안타까운 조직 문화라 할 수 있다. “섬에서 육지로 이어지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어” 반복적으로 ‘섬’을 경험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섬’이었던 위기를 극복했다면 다시 ‘섬’이 되지 않게 분명 스스로 노력했을 텐데, 학기가 지나고 학년이 지나면서 같은 학생이 여전히 ‘섬’으로 남아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무엇이 문제인지 ‘섬’의 이야기를 듣고 육지로 이어지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번 육지가 되고 나서는 다시 ‘섬’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교육기관의 의무라 생각한다. 유급은 완전히 철폐하기에는 어느 정도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제도이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의료인을 양성하는 과정에서 유급이라는 제도가 없다면 정말 수준 미달의 의료인도 배출될 가능성이 있기에, 한의사라는 공통적인 역량을 담보하는 제도는 필요하다고 보인다. 그러나 정해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여 유급으로 ‘섬’을 잘라내는 것만이 능사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교육의 목적은 ‘섬’을 잘라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고 ‘섬’으로 동떨어진 그 학생을 어떻게 부족한 역량을 채워서 육지로 이어지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러 연구에서는 학업 스트레스로 인하여 여러 가지 심리적, 신체적 문제를 경험하는 의대생이 많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의대생은 교수나 친구 등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기관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도 않으며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의대생의 경우도 비슷할 것이다. ‘섬’이 되기 전, 혹은 그 이후에라도 그들은 무엇 때문인지 도움을 요청하기 쉽지 않아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울증이나 무력감, 불안에 시달리며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고 자존감이 하락하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섬’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성적이 우수한 의료인의 배출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예비 의료인의 정신 건강과 행복한 학창시절을 한의대에서도 고려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사정에 맞는 해결책을 함께 고민한다면 모두가 행복해하며 의료인으로 성장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아주 오래 전, 가수이자 배우로 유명한 DJ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그가 직접 부른 로고송이 나왔었다. 개인적으로 중독성이 있었던 라임과 멜로디가 매우 인상적이어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그의 팬으로서 그가 부른 다른 노래들도 익히 알고 좋아하지만, 제목도 모르는 라디오 로고송을 아직도 기억할 만큼 짧고 굵은 인상을 준 그 노래 가사로 글을 맺으려 한다. 여기 나오는 ‘섬’처럼 나도 우리 학생들에게 그렇게 다가서고 싶은 마음이다. ‘섬과 섬 사이 넓은 바다/ 너와 나 사이 침묵의 바다/ 그 바다에 배를 띄우고/ 나는 노를 저어간다/ 아직은 멀지만 언젠가는/ 너의 황금빛 모래밭에/ 서로의 손을 마주 잡고/ 기쁜 노래 부를 거야’ -
의대 군위탁생제 군의관, 의무 복무 후 76% 전역[한의신문] 군이 부족한 전문 의료 인력을 확보하고자 도입한 장기 군의관 양성 제도인 ‘의대 군위탁생 제도’ 이후 의사가 된 군의관 4명 중 3명이 군대를 떠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의원(국민의힘)이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대 군위탁생 제도’를 통해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수련을 한 뒤 10년의 의무 복무 기간만 채우고, 전역하는 군의관은 76%에 달했다. 올해 4월 기준 10년 의무 복무 기간(‘16~‘25년)을 마친 군의관 42명 가운데 32명(76.2%)이 전역했으며, 이 가운데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전역한 군의관은 14명(43.7%)에 달했다. ‘의대 군위탁생 제도’는 매년 10명 안팎의 초급 장교(소위부터 대위까지)를 선발해 세금을 통해 의대 교육을 실시, 군의관으로 10년 간 의무복무하는 제도로, 의대 예과(2년)를 건너뛰고, 9년간의 위탁 교육(본과 4년·전공의 수련 5년)을 마치면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특히 국방부 장관의 추천을 통해 최상위 수험생 간 입시 경쟁 없이 의대 또는 치대에 입학할 수 있고, 의대 재학 중 소위→중위→대위 진급은 물론 자신의 계급에 해당하는 군인 월급을, 병원 수련(인턴, 레지던트) 기간에는 추가로 월급을 수령할 수 있다. 현재 서울대와 연세대 의대 2곳은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의대 위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군에서 오래 복무할 수준 높은 의사 양성과 부족한 의료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막대한 정부 예산이 지원되는 정책이 일부 군인들의 ‘의사 면허 취득’ 경로로 이용되는 ‘먹튀’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의대 위탁교육이 의사면허를 수월하게 취득하는 기회로 알려지면서 지원자는 지난 ‘23학년도 60명에서 ‘24학년도 66명, ‘25년 105명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육군3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 의대 군 위탁 지원자는 ‘23년 29명에서 ‘25년 79명으로 3배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
황만기 원장, ‘인지기능 향상 한약 조성물’ 특허 획득[한의신문] 황만기 원장(황만기키본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은 최근 ‘한약재 복합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인지기능 향상용 조성물(Composition for improving cognitive function containing a complex extract of herbal medicine as an effective ingredient)’에 대한 특허(대한민국 제 10-2800370호)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황만기 원장은 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학교실·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과 함께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의심 환자 총 118명 대상으로, 순수 한약재(천연물)로만 구성된 한약 복합처방(HT008-1)인 ‘총명탕(聰明湯)’을 통한 과학적 임상연구(Randomized(무작위)·Double-Blind(이중맹검)·Placebo-Controlled(위약(僞藥) 대조군))를 실시, 이를 인지기능 향상과 여러 가지 건강지표 회복 효능을 객관적·신뢰도 높은 방식(RCT)으로 입증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삼복합 처방(HT008-1)이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에서 인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은 지난 2008년 저명한 SCI 국제의학저널인 ‘약리생화학행동학회지(Pharmacology, Biochemistry and Behavior)’에 게재했다. 황 원장에 따르면 총명탕은 중국 명(明)나라 때 태의원 의관이었던 공정현이 창안했으며, 그가 집필한 여러 의학서적 중 1581년에 간행된 ‘종행선방(種杏仙方)’에 최초 수록됐다. 이후 총명탕 처방은 기억력 감퇴와 건망증 등의 증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소아청소년부터 갱년기(중년) 남녀 그리고 어르신(노인)에 이르기까지 임상 현장에서 아주 폭넓게 널리 활용되고 있다. 총명탕 원방은 백복령(白茯苓)·원지(遠志)·석창포(石菖蒲) 3가지 한약재로 구성으로, 동의보감 내경편(東醫寶鑑 內景編)에서는 ‘다망(多忘·건망증)을 치료하며, 이를 꾸준히 복용하면 하루에 1,000마디를 외울 수 있다(治多忘 久服能日誦千言)’고 기재돼 있다. 최근 더욱 높아지고 있는 10~20대 소아청소년들(수험생)에 대한 학부모들의 교육열과 함께 100세 시대를 맞이해 두뇌 건강, 신경 보호, 기억력 증진, 집중력 향상, 스트레스 완화, 체력 보강, 피로 회복, 병적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 치료, 알츠하이머, 치매를 비롯한 신경퇴행성 뇌질환(파킨슨병) 예방 등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총명탕을 비롯한 ‘두뇌(뇌신경세포) 보호 한약(Neuroprotection herb)’에 대한 세계적 수준의 현대과학적 연구 논문들이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황 원장은 “앞으로 소아청소년과 분야 및 노인의학(노년내과) 분야 모두에서 매우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부작용·의존성·내성이 모두 없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인지기능 향상 한약 즉 총명탕(聰明湯)을 비롯한 ‘두뇌(뇌신경세포) 보호 한약(Neuroprotection herb)’에 대한 선도적인 한의학 원천기술 연구와 개발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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