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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규 의사의 정신과 사상, 온 국민에게 전달되길”박환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 <편집자주>한의사 출신 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의 일생을 다룬 ‘한의사이자 교육자 왈우 강우규 평전’이 출간됐다. 본란에서는 책을 저술한 박환 작가에게 강우규 의사의 의열투쟁의 의의, 한의사이자 교육자로서의 행보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박환 작가는 역사학자로서 수원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러시아지역 한국사 연구를 지원하는 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국독립운동사 전공으로 그 중에서 특히 만주·러시아 지역의 한인독립운동사를 연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만주한인민족운동사연구(일조각, 1991)’, ‘동방 김세환평전(선인, 2025)’ 등 독립운동사 관련 50여 권이 있다. 특히 잊혀진 항일영웅들의 발굴에 관심을 갖고 있어 이회영, 최재형, 최봉준, 문창범, 임면수, 김세환, 정이형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또한 대종교 2대 교주로 독립운동을 전개한 김교헌의 동생인 독립운동과 더불어 한의사로도 활동한 김교준에 대해서도 연구한 적이 있다. Q. ‘한의사이자 교육자 왈우 강우규 평전’을 저술하게 된 계기는? 강우규(1855∼1920)는 1919년 9월2일 오후 5시 일제의 삼엄한 경계 속에서 제3대 조선총독으로 부임하는 사이토 마코토를 저격하기 위해 폭탄을 투척했다. 강우규 의사가 던진 폭탄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 신임총독 사이토를 환영나온 일제 관헌 및 그 추종자들 37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그의 의거는 일차적으로 일본을 상징하는 신임 조선총독에게 폭탄을 투척했다는 측면에서 제2의 안중근 의거로서 한국과 일본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특히 이 사건이 젊은이도 아닌 65세의 노인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았으며, 더욱이 일제의 조선 강점 이후 위축돼 가던 한의사에 의해 이뤄진 점은 더욱 주목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강우규 의사는 한의사로서 동양평화론을 주장한 사상가이자, 참 교육자였음에도 이점 또한 그동안 간과되고 있었다. 특히 학계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욱 안타까웠고,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강우규 의사 탄신 170주년이라 강우규 의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 책자를 저술하게 됐다. Q. 특히 강조하고자 한 내용이 있다면? 강우규 의사는 그동안 의열투쟁을 전개한 행동가로만 주로 알려져 있었다. 강우규 의사는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계승해 조선의 독립을 넘어 동양평화, 세계평화라는 인류보편적 가치를 주장한 평화사상가였음을 보다 널리 알리고 싶었다. 당시 국제정세와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분명한 시각을 갖고 있던 보편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지성인이었던 것이다. 아울러 강우규 의사는 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누구보다도 미래세대인 학생들에게 근대적인 민족의식을 심어주고자 한 참 교육자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강우규 의사의 사상가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측면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강우규 의사가 일제의 탄압 속에서 우리의 전통의학, 민족의학이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 분개했던 한의사였다는 점이 등한시 되었음에 주목해 책 제목을 ‘한의사이자 교육자 왈우 강우규평전’이라고 지어 특별히 한의사인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내 주변의 학자들 조차도 강우규 의사가 한의사였다는 점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Q. 강우규 의사의 의열투쟁에 대한 의의는? 강우규 의사의 의거는 3.1운동 이후 최초의 의열투쟁으로써 조선총독으로 부임하는 사이토에게 큰 경고가 되었음은 물론 국내외의 한인들의 민족의식 고취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강우규 의사는 의거는 물론 재판과정과, 수형생활, 처형과정에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한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고 할 수 있다. 강우규 의사의 의거는 이처럼 민족운동선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의거 후 국내외 민족운동의 큰 기폭제가 됐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1920년 2월16일 오후 9시30분경 경성부 남대문역 대합실에서 한 청년이 백여 명의 민중들에게 “강우규는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사이토 총독에게 폭탄을 던지고 조선민족을 위해 희생되었음을 알아야 하며, 따라서 우리 청년은 더 한층 분기해 조선독립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취지의 연설을 끝낸 다음 “대한독립만세”를 10회 정도 연거푸 외쳤던 일이 있기도 했다. 그리고 1924년 5월19일 만주의 참의부 독립군은 압록강을 순시하던 사이토 총독을 습격하기도 했다. Q. 한의사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강우규는? 강우규 의사는 한의업에 종사했다. 그의 손녀 강영재의 회고에 따르면 “30여 세에 함경남도 홍원으로 이사하기 전 그는 고향에서 한의의술을 배워서 어느 정도 시술을 했던 것으로 짐작되니 전하는 말에 의하면 홍원으로 이사한 후 그는 동리사람들의 간단한 병은 손수 고쳐주며 의원 노릇을 하였다 한다”, “좌우간 그는 한미한 농가의 막내둥이로 태어나서 10여 세에 한학을 배우고 이후 한의의술을 익혀 한의원으로 주업을 삼았으며”라고 증언하고 있다. 강우규 의사는 어려서 한의 공부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고향 평안도를 넘어 함경도 그리고 만주, 러시아 지역에서도 한의사로서 동포들의 질병치료에 만전을 기하였다. 특히 치료차 왕진하는 과정에서 동포들의 어려움을 직접 목격하고, 조국의 독립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강우규 의사는 한약방을 독립운동 거점으로 활용했으며, 한의업을 통해 번돈으로 독립운동 자금을 제공하는 한편 폭탄을 구입해 사이토 총독을 처단하고자 했다. 아울러 자신이 치료한 최자남의 부인과의 연계를 통해 자신의 의열투쟁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고자 했다. 특히 강우규 의사는 조국의 독립과 해방된 조국의 미래를 위해 학생들에게 교육을 시켜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사형을 당하는 그 순간까지도 잊지 않았다. 의술로 모은 돈을 모아 함경도와 만주, 러시아 등지에 여러 학교를 세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참다운 실천자라고 할 수 있겠다. 그가 세운 대표적 학교로는 함경남도 홍원군 영명학교, 북만주 요하현(현 헤이룽장성 라오허현)의 광동학교, 러시아 이만(현 달네레첸스크)의 협성학교, 밋가루시카학교(하바롭스크 소재로 추정) 등을 들 수 있다. 그의 손녀 강영재씨가 1969년 ‘신동아’에 기고한 글에서 “새로 세운 학교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행상의료업에 나섰다”고 회고할 정도로 학생 교육에 강한 집념을 보였던 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Q. 이번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길 바라는지? 강우규 의사는 노년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항일투쟁을 전개한 독립운동가이자, 동양평화를 주장한 사상가 그리고 학생들에게 기독교를 바탕으로 한 근대적인 민족교육을 시키고자 한 참 교육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강우규 의사의 정신과 사상이 저서를 통해 넓게는 우리 국민들 모두에게, 가까이는 한의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 특히 한의학도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한다. 강우규 의사의 경우 한의사로서 개인들에게 인술을 베푸는 것을 넘어 민족을 치유하고, 나아가 동양과 세계의 미래와 인류보편적 가치를 추군한 분이므로 우리 한의계의 좌표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평소 한의약에 대한 생각은? 한의약은 우리의 생활 속에, 또한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해온 영원한 친구이자 동반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우리 민족이 어려울 때, 동포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준 것이 바로 한의약이다. 그 당시 한약방은 독립운동의 연락거점으로, 강우규 의사와 같은 한의사들은 독립운동 자금을 제공한 독립운동의 원천과 동력으로서 또는 독립운동가로서도 그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잊혀진 한의사들의 독립운동도 정당하게 평가받고, 새롭게 부활되기를 기대하며, 나 역시 노력할 것이다. -
[신간] 한의사이자 교육자 왈우 강우규 평전[한의신문] 한의사 출신 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의 일생을 다룬 ‘한의사이자 교육자 왈우 강우규 평전’이 출간됐다. 이 책을 저술한 박환 작가는 “우리에게 ‘윤봉길’, ‘이봉창’이라는 이름은 너무나 익숙하지만, ‘강우규’라는 이름은 어떠한가? 비인기 연예인을 우연히 길을 가다가 마주쳤을 때에 느끼는 애매함처럼 대부분은 어딘가에서 한 번쯤은 들어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낯설음을 느낀다”면서 “이는 참으로 안타깝고 아이러니한 일이며, 강우규는 어찌 보면 위의 인물들을 우리가 지금까지도 익숙하게, 또는 영웅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이어 “1919년 사이토 마코토 총독을 향한 강우규의 의거는 이러한 의거가 탄생되는데 도화선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으며, 강우규 의거는 3·1운동 이후 최초의 의열투쟁으로서, 이를 시작으로 이들의 의거를 비롯한 많은 의거로 이어지게 됐다”며 “강우규가 던진 폭탄은 안타깝게도 목표했던 사이토 마코토에게는 닿지 못했지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여 신임 총독을 환영 나온 일제 관헌과 그 추종자들 37명에게 중경상을 입히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작가는 “강우규 의사의 의거는 단순히 그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주목되는 것만은 아니며 이는 당시 그의 나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며 “그가 사이토 마코토를 저격한 당시 나이는 65세로 우리가 잘 아는 안중근·윤봉길·이봉창의 의거 나이가 각각 20·24·32세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강우규 의사의 의거는 노인에 의해 이루어진 사실이라는 점에서도 상당히 흥미롭고 대단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작가는 “강우규 의사의 의거는 이와 같이 우리 민족운동 선상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일반에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학계에서는 비교적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여전히 한의사 강우규라는 인물과 그의 항일운동의 전체적인 모습이 제대로 조명되고 밝혀졌다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작가는 “이 책은 강우규라는 인물과 그의 의거를 다각도로 살펴봄으로써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밝혀지지 않았던 부분들을 드러낸다”며 “그의 의거를 총체적으로 살펴보면서 학계, 나아가 일반에도 그의 이름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함이 이 책을 쓰는 작은 목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작가는 “올해는 광복 80주년, 강우규 탄생 170주년이 되는 해 임에도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잊혀진 전설이 되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며 “이에 그동안 절판됐던 ‘강우규의사평전(선인, 2010)’을 수정·보완해 보았으며, 이 책의 간행을 통해 강우규 의사의 진면모가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 깊은 감동을 주는 조그마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목차 책을 내며제1장 강우규의 민족의식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이동휘를 만나기 전이동휘를 만난 이후제2장 강우규, 민족운동에 뛰어들다만주·러시아로의 이주와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노인동맹단에 참여제3장 신임 총독 사이토, 조선에 오다사이토의 서울역 도착과 환영 준비조선인 기자의 시선으로 본 그날의 모습제4장 65세의 노인, 조선총독을 향해 폭탄을 던지다강우규의 폭탄 투척과 『매일신보』의 보도 논조여러 시점에서 본 의거의 순간제5장 강우규 의거의 탄생 비화의거까지의 전 과정 살펴보기폭탄은 어떻게 구입하였는가자금은 어떻게 마련하였나의거에 참여한 인물들은 누구인가의거의 ‘숨은’ 배후는 누구인가 - 이동휘, 김규면, 정재관제6장 의거후의 이야기의거 직후에서 재판에 이르기까지 과정재판광경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제7장 강우규의 상고취지서 분석의열투쟁의 배경최자남의 무관성 주장공의(公議)에 따른 심판요구1, 2심 법원의 처사에 대한 비판동양평화론을 주장제8장 강우규를 의거로 이끈 힘청년교육기독교에 바탕한 독립사상동양평화론으로 평화론을 주창제9장 강우규의사가 남기고 간 것들강우규의 순국 이후민족운동사적 의의부록 강우규의사의 손녀 강영재 증언 ※ 이 코너는 한의사 회원이 집필한 책을 간략히 소개하여, 회원들의 다양한 활동과 한의학의 저변 확대를 함께 나누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에 대한 자세한 서평이나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으며, 특정 도서에 대한 광고나 추천의 의미는 아님을 안내드립니다. -
“국경을 초월한 K-영웅을 찾습니다∼”[한의신문] 자생의료재단(이사장 박병모)이 자생한방병원의 독립운동 정신 및 긍휼지심 철학과 일상 속 보훈 가치 실천을 위해 ‘제5회 2026 보훈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한다. 올해 공모전 주제는 ‘국경을 넘어 함께한 K-영웅’으로, 국경을 초월해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인물들을 조명한다. 이에 독립운동과 6·25전쟁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평화와 인류애를 위해 활약한 인물, 그리고 한국을 위해 희생과 나눔을 실천한 외국인까지 다양한 영웅을 주제로 참여할 수 있다. 공모전은 내년 1월31일까지 자생의료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 가능하다. 총 3차에 걸친 심사 이후 내년 3월 중순 수상자 발표 및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초등학생 이상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출품 분야는 디지털 일러스트 및 그래픽 작업을 제외한 평면 회화 작품이다. 단 작품 규격은 캔버스 20호로 제한된다. 이번 공모전은 지난해보다 상금 규모와 수상 인원이 확대됐다. 총상금은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수상자도 18명에서 21명으로 늘었다. 시상 내역은 △대상 1명(상금 1000만원) △금상 1명(500만원) △은상 3명(각 200만원) △동상 6명(각 100만원) △장려상 10명(각 30만원)이다. 수상작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자생메디바이오센터 JS뮤지엄에 특별 전시될 예정이며, 타 공모전 수상작은 출품이 제한된다. 이와 관련 박병모 이사장은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K-영웅들의 숭고한 이야기가 이번 공모전을 통해 예술로 되살아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자생의료재단은 보훈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생한방병원은 그동안 여성 독립운동가, 숨은 독립영웅 등 다양한 주제의 보훈 콘텐츠 공모전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더불어 애국지사 및 참전·독립유공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생활 지원, 한의치료 지원 등 다각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실천 중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제25회 보훈문화상’을 수상키도 했다. -
애국지사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와 예우의 마음 ‘실천’[한의신문] 자생의료재단(이사장 박병모)이 해외 거주 애국지사 후손의 건강 증진과 예우를 위해 민찬호 선생의 손자인 리차드 민(Richard Min) 씨 부부를 초청해 한의통합치료를 지원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초청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진행된 해외 애국지사 후손 의료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 민찬호 선생은 하와이 이민 1세대로, 목회 활동을 바탕으로 미주 지역 독립운동을 이끈 핵심 인물이다. 그는 대한인국민회와 흥사단 등 주요 단체의 창립과 운영에 참여했으며, 한인기숙학교와 한인기독학원 등 교육 기관 운영에 힘썼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2017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한 바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잠실자생한방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리차드 민 부부는 평소 불편함을 호소했던 허리, 목, 발목의 검진을 위해 MRI를 활용한 정밀검진을 실시했고, 이후 침·약침 및 도수치료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를 받았다. 리차드 민 씨는 “따뜻한 환영과 정성 어린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하고,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회복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도 다시 한번 깊이 느낄 수 있었고, 뜻 깊은 기회를 마련해 준 자생의료재단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박병모 이사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해외에서 독립운동가의 뜻을 이어가는 후손을 위한 의료지원을 할 수 있어 뜻 깊었다”면서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과 그 후손들이 건강하고 존중받는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생의료재단은 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의 복지 향상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하와이에 거주 중인 도산 안창호 선생의 후손 로버트 안(Robert Ahn) 씨 부부를 방문해 건강검진 및 한의치료를 지원했다. 또한 국가보훈부와 ‘국가유공자 의료 및 생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매년 독립유공자 후손 및 취약계층 국가유공자 800여 명에게 약 1억 원 상당의 침구류 세트와 생필품을 후원해 오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제25회 보훈문화상’을 수상했다. -
[자막뉴스] 한의사 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 의거 106주년 기념식(사)강우규의사기념사업회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대강의실에서 ‘광복 80주년 겸 왈우 강우규 의사 의거 제106주년 기념식’을 개최했습니다. -
강우규 의사 의거 106주년…기념 강연 및 공연 등 선보여[한의신문] (사)강우규의사기념사업회(회장 장원호)가 2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대강의실에서 ‘광복 80주년 겸 왈우 강우규 의사 의거 제106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강우규 의사는 한의사 출신 독립운동가로, 1919년 9월2일 남대문역(현 서울역)에서 사이토 마코토 신임 조선 총독 일행에게 폭탄을 투척해 암살 시도를 했다. 비록 암살에는 실패했지만 강우규 의사의 의거는 을사늑약이 우리 민족이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세계 여론을 기만하던 일제의 흉계를 전 세계에 폭로하고, 대한민국의 자주독립 의지를 천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강 의사는 순국 이후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에 추서된 바 있다. 장원호 회장의 내‧외빈소개를 시작으로 진행된 이날 기념식에서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은 권오을 국가보훈부장관의 기념사 대독을 통해 “강우규 의사의 의거와 순국은 수많은 애국 청년들을 독립운동에 투신토록 함으로써 1945년 이룩한 광복의 소중한 씨앗이 됐다”며 “살신성인의 길을 걸으신 강우규 의사를 기억하고 남겨주신 애국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책무이며, 국가보훈부는 독립운동의 역사를 국민과 함께 되새기고 강우규 의사를 비롯한 선열들을 예우하기 위해 만잔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기념사에서 “강우규 의사는 한의사로서 질병을 치료하는 일을 넘어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신 분”이라며 “오늘날 3만 한의사들은 선배이신 강우규 의사께서 보여주신 숭고한 희생 정신과 민족애를 마음깊이 새기며 환자의 몸을 돌보는 것을 넘어 국민의 삶과 건강, 나아가 나라의 미래를 지켜내야 한다는 소명을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존경하는 선열들의 피와 희생으로 이룩한 광복 80년의 역사가 헛되지 않도록 대한한의사협회는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그리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늘 앞장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종찬 광복회장(이규중 광복회 부회장 대독), 정경조 이북5도위원장 등이 기념사를 통해 강우규 의사의 의거와 숭고한 정신을 되새겼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서는 박환 고려학술문화재단이사장의 ‘강우규 의사의 민족운동’을 주제로 한 강연이 진행했다. 박환 이사장은 “강우규 의사는 1919년 9월 2일 오늘날 서울역인 당시 남대문역에서 사이토 총독을 저격한 우리나라의 의열투쟁의 대표적인 화신”이라며 “강우규 의사의 의열투쟁은 이후 모든 항일 독립운동의 큰 배경과 저력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박 이사장은 “특히 당시 한의원은 독립운동의 연락거점이자 자금조달 등을 맡으며 한의사들이 독립운동에 큰 역할을 했다”며 “향후 한의사들과 강우규 의사의 독립운동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박 이사장은 “강우규 의사는 의열투쟁으로도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한의사로서도 일반 개인뿐 아니라 민족의 아픔을 보듬으셨던 분”이라며 “누구보다도 동양의 평화를 강조하고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고 앞장서신 위대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기념식에서는 고용석 기념사업회 이사가 ‘광복 80주년, 푸른 노인을 만나다’를 낭송했으며, 황지영 국악인이 ‘민들레’, ‘배뛰워라’, ‘아름다운 나라’ 등의 신명나는 국악을 독창하며 강우규 의사의 의거 106주년을 기리는 시간이 이어졌다. -
KOMSTA 제179차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를 다녀와서<1>케이팝과 한의학의 연결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연일 화제다. 배경과 인물 설정, 주인공들이 부르는 노래까지 한국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관심을 받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한국 문화 IP의 경쟁력에 주목하면서도 낯선 문화권의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를 즐기는 것이 퍽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학문의 명칭에서부터 한국의 韓이 들어가는 우리의 한의학은 어떨까. 한의학은 과연 어떻게 외국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늘 품고 있었다. KOMSTA의 소중한 기회 대학 시절, ‘대신만나드립니다’라는 한의대생 단체 활동에서 KOMSTA 단장이셨던 이춘재 원장님과 KOICA 글로벌협력이사 송영일 원장님을 인터뷰한 팀원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한의학의 세계화에 대한 열정과 봉사정신을 접했다. 또, 학부 시절 한의학진흥원에서 발간한 <한의사 해외 진출 가이드북> 집필에 참여하면서 각국의 의료 제도 속 현실적인 제약을 알게 되었고, 직접 현장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보다 강해졌다. 마침 우즈베키스탄 우르겐치 지역이 KOMSTA의 첫 파견지라는 소식을 듣고, 한의학을 접해본 적 없는 환자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 여겨 지원하게 되었다. 생소한 도시 우즈베키스탄 속 우르겐치 우르겐치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비행기로 약 한 시간 반을 더 가야 하는, 다소 생소한 도시였다. 현지에서 진료 통역을 맡아주신 인디라 선생님은 우르겐치를 “한국의 제주도와 같은 곳”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그만큼 수도권에서 떨어져 있고 사투리도 심한 지방이었다. 여름의 무덥고 건조한 기후 탓인지 호흡기 질환과 피부질환 환자가 많았고, 체형이 풍만한 사람을 부유함의 상징으로 보아 매력적으로 여기는 문화적 배경 때문에 비만 및 그로 인한 성인병 환자, 근골격계 통증 환자도 적지 않았다. 진료는 우르겐치의 전통의학 종합병원에서 이루어졌다. 수도권이 아님에도 병원 규모는 국내 대학 부속 한방병원과 비슷했고 환자군도 다양했다. 이번 제179차 봉사단은 한의사 4명(하루는 단장님도 직접 진료에 참여하심), 한의대생 10명, 사무국 2명, 현지 통역 9명으로 구성되었으며, 나흘간 총 1269명의 환자를 만났다. 첫날 209명으로 시작해 둘째 날 435명, 셋째 날 419명, 마지막 날 206명이었다. ‘침’ 낯선 한의약을 맞이해준 우르겐치 주민 환자들은 침을 맞아본 적은커녕 의료 도구로서 ‘침’ 자체를 처음 보는 이들이었는데도 아시혈적 자침은 물론 원위취혈, 도침, 장침에 대한 순응도도 높았다. 종교적 이유로 신체 노출을 꺼리는 이슬람 여성 환자들도 이성과 분리된 환경에서는 거부감 없이 치료에 임했다. 비록 그들에게 생소한 한의학적 치료였지만 이에 대한 분명한 신뢰와 호의적 태도를 보였고, 침습적 도구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새로운 치료 방식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허리 디스크에 도침 치료 후 효과가 좋았다며 매일 내원했던 현지 병원의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문화적 특성상 남녀 차별이 여전히 심한 환경에서 어린 나이에 결혼해 난임에 대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으로 눈물을 흘리던 여성 환자들, 병원에서 시행되던 치료에 효과가 보지 못했다는 만성 두통, 이명, 수전증, 중풍 후유증 환자 등 여러 환자가 기억난다. 한의학은 병원에서 시행되던 치료와는 다른 경험을 통해 의료적 효용성을 제공할 수 있었다. 또한 치료 과정에서 의사와 환자 간 필요한 접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므로, 문화적 배경이 다른 환자라도 개인의 심리적 맥락 속에서 한의학을 받아들이기가 더 용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뜻깊고, 소중한 만남 ‘고려인’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고려인 환자들이었다. 같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가졌더라도 고려인은 공용어인 우즈베크어가 아닌 러시아어를 사용하기에, 우즈베크어·러시아어·한국어에 모두 능통한 인디라 선생님이 계신 우리 진료실에 주로 내원했다. 차트상의 ‘김’, ‘박’, ‘유’ 등 익숙한 성씨와, 전혀 낯설지 않은 얼굴들을 마주하며, 타지 생활 속에서도 한국어를 잊지 않은 사람들의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함경도 말씨가 섞인 한국말을 들었다. 그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우즈베키스탄 봉사에서 이분들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1937년 스탈린 정권에 의해 약 17만 명의 고려인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기 전, 많은 이들이 러시아 연해주에 살았다. 그곳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거점이었으며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활동했던 땅이다. 고향을 떠나 일군 터전에서 또다시 강제로 중앙아시아 권역으로 재배치되었던 그 역사를 함부로 연민할 순 없으나 잊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손들과 만난 이곳 우르겐치에서, 특정 환자군을 편애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더 꼼꼼히 치료해드리고 파스 한 장이라도 더 챙겨드렸던 기억이 남는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감사한 만남으로 한의학이 기반 배경에 대한 사전 설명 없이 어디까지 수용될 수 있을까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시작된 봉사였고, 순전히 개인적 이유이기에 국민의 혈세를 나 같은 사람에게 낭비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로 최대한 충실히 임하고자 노력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바쁜 상황 속에서도 힘든 기색 없이 환자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소통하고 최선의 치료를 다해주셨던 한의사 선배님들과, 그 많은 환자를 접하면서도 끝까지 친절하고 성실하게,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는 한의대생 후배님들을 보면서 내가 더 많이 배우고 반성한 시간이기도 했다. 우르겐치라는 첫 파견지였고 천 명이 넘는 환자가 내원했지만 모든 일이 순조로울 수 있었던 것은 제179차 파견 단원 모두가 각자 맡은 바를 책임을 다해 정성껏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지면을 빌려 함께했던 이승언 단장님, 이강욱 부단장님, 안우식 팀장님, 박재황 한의사 및 한의대생 단원 최인영, 류세나, 천재원, 황시현, 변다빈, 서예은, 장다연, 김선우, 임선우, 송은찬, 우리가 알고 있는 일부분뿐 아니라, 아마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챙겨주신 사무국 권수연, 김수연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좋은 일을 위해 좋은 사람들이 모였기에 가능했던 일. 그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67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대한이 살았다’라는 광복 80주년 전야제가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개최되었다. 거미, 다듀, 강산에, 싸이까지 출동한 콘서트와 독립운동가들의 얼굴을 담은 드론쇼를 준비하는 다수의 관계자들이 무대 설치와 좌석 배치 그리고 공연 리허설을 하느라 행사 직전까지 빗속을 열심히 달려다녔다. 관련 부서도 아니면서 이런 국회 행사가 있으면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처럼 마음이 폴짝거린다. 나로서는 그 다음 날의 여행 덕분이기도 했다. 연가를 따로 내지 않아도 2박3일 일정이 딱 떨어지는 광복절 포함의 금토일 3일은 ‘어디라도 떠나라! 힘들게 일한 당신! 놀아라!’라고 8월 달력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던 올해 초부터 나를 지속적으로 채근하는 듯했다. 연말까지 중국이 무비자라 최근 다녀온 상하이가 아닌 중국의 다른 도시를 물색하고 있던 와중에 언젠가 칭다오 맥주 박물관을 다녀온 지인의 선물로 마셨던 위엔쟝(原漿) 맥주가 생각났다. ‘좋다. 이번에 칭다오에 가서 위엔쟝 생맥주를 라이브로 마시고 오는 거야!’라는 단 하나의 숭고한(!) 목표를 위해 5월 초 칭다오 왕복 티켓을 예매해 두었다. 그렇게 칭다오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7월 어느 날, 해당 비행기가 결항이 되었다는 슬픈 알림톡을 받았다. 마음이 급해졌다. 바로 차선책을 떠올려야 했고 그 순간 세계 3대 산악철도 중 하나로 꼽히는 대만의 아리산 삼림열차가 생각났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2024년 아리산 열차와 트래킹을 결합한 패키지가 대대적으로 개편이 되어 현재로서는 대만 현지인들도 예약이 힘들다는 카페글이 검색되었다. 내가 갈 수 있는 날짜의 기차편은 당연히 판매완료. 아리산을 가려면 타이중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는 여행사의 안내문을 읽고 아리산은 다음으로 미루고 사전답사의 느낌으로 이번 여행지는 타이중으로 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만의 대전에 해당하는 타이중이니 여기에도 성심당같은 숨겨진 로컬 맛집들이 많을 것 같다는 즐거운 상상도 동시에 들었다. 위엔장 맥주에 대한 아쉬움의 자리를 채울 목적으로 바쁜 대학생 딸냄에게 일정을 문의하니 마침 선약이 없다며 합류를 선언한다. 이렇게 급하게 모녀여행이 성사되었다. 술이 술을 부른다(?)…당신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이어지듯이 어느 한 분야의 공부는 가까운 주제 혹은 밑도 끝도 없이 완벽하게 다른 주제로도 왕왕 이어지곤 한다. 공부는 공부를 부르고 여행은 여행을 부르며 술은 술을 부른다. 대입 수험생이던 시절 딸에게 공부 잔소리를 따로 했던 기억은 거의 없다. 대신 어서 대학생이 되어 와인 한 잔 정도는 혹은 맥주 한 잔 정도는 어머니랑 나눌 수 있는 낭만을 즐길 줄 아는 대학생이 되어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다. 기왕 하는 대입 준비, 즐거울 수 없는 그 고난의 시기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 주려고 등 토닥거리며 했던 최선의 격려 코멘트였다. 우리는 아주 무난하고도 겸손한 그리고 실현 가능한 진학 목표를 세웠고 다행히 재수반수 혹은 삼수반수가 필수인 대한민국 입시판의 루틴 루트를 벗어나 고2 때 시험삼아 치룬 수시로 모 대학에 척 붙어 버렸으니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없었다. 합격 직후 이모들과 떠난 겨울 캠핑의 어느 날 칭다오 캔맥주를 입에 물고 찍은 사진 속 딸은 눈코입을 최대한 못생기게 만드는 방식으로 인상을 쓰고 있다. 요즘도 자주 들여다 보는 재미있는 사진이다. 이렇게 캔맥 하나 못 마시던 그녀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급속도로 술맛을 알아버렸다. 그것도 종목은 소주이다. 딸냄은 어느 덧 ‘공릉동 참이슬녀’로 등극하였고 아이의 자취방은 동기들의 아지트이자 소주방이 되어가고 있었다. 술이란 게 그렇다. 한 입도 못 대던 이도 어느 순간 그 둑이 무너지면서 술이 술을 부르게 되는 경지를 넘어서게 된다. 또한 달력의 숫자들은 점점 술을 마신 날과 그렇지 않은 날로 구분이 된다. 술독에 빠져 헤롱거리던 낭만 넘치던 날들도 처음의 신선함과 상콤함은 사라지고 술자리의 빈도와 즐거움의 강도 또한 급격히 시들해지는 수순을 밟게 되는데 그 즈음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면 대개 그 때가 새내기 1학년의 겨울방학을 알리는 첫눈이 내리는 시기이다. 와인 한 잔, 맥주 한 잔 딱 그 정도의 소소한 낭만적 대학생활 대신 화끈한 술자리를 과도하게 만끽했던 딸냄이 3학년 2학기를 앞둔 최근 드디어 절주를 선언했다. “3년간 많이 마셨데이..”라면서 지난 즐거웠던 자취방에서의 음주 라이프를 여행길 내내 들려주었다. 『술 취한 원숭이』 (로버트 더들리, 궁리, 2019년 3월) -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를 둔 불행한 가족력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알코올 중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 독성학 분야에는 호르메시스(hormesis)라는 중요한 개념이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을 소량씩 투여하면 건강에 이롭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전혀 노출되지 않거나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 오늘날에도 뭔가 치료를 받은 환자 중 90퍼센트가 다시 술을 찾고 그 수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 알코올 중독과 같이 복잡한 행동 장애를 목표로 하는 개별 약물의 작용을 예측한다는 것은 현재 우리가 이해하는 뇌 기능의 수준을 쉽게 넘어선다. - 알코올 소비를 줄이는 가장 좋은 정책 중 하나는 물리적으로 아예 술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을 보면 역설적으로 알코올 노출에 관한 광범위한 비교생물학 연구가 얼마나 절실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심심, 2021년 12월) - 사회적 관습 곳곳은 알코올 음료에 푹 절여져 있다. - 모든 중독성 약물과 마찬가지로 알코올 역시 행복감이나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비롯해 중변연계가 활성화되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급격한 기분 변화들을 야기한다. - 가족 중에 알코올중독을 경험한 인물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알코올중독에 빠지게 될 확률이 세 배에서 다섯 배나 높다. - 혈중 알코올농도가 법적 기준치에 다다르면 행동이 나른해지고 언어 및 신체 협응능력이 손상된다. 거기서 더 마실 경우에는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러한 효과들로 인해 알코올은 수면진정제로 분류된다. - 암울한 결과가 뻔히 보이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점점 더 많은 술을 점점 더 빨리 마셔대고 있다. 폭음은 누구에게나 위험하지만 아직 뇌가 발달 중인 이들에게는 특히 더 위험하다. - 기업은 심리적 학습 원리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다양한 맥락들과 알코올을 연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우선 첫걸음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행동을 불편하지만 참는 정도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알코올 중독자의 회복과 성장』 (문봉규 외, 학지사, 2023년 1월) - 단주와 그 이후 마주치는 현실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술을 끊는 것은 그저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 - 회복의 과정에서 중독자는 한 사람의 가족 구성원,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자리와 얼굴을 찾아가야 한다. - 중독자에게 단주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다. 술을 끊지 못한 중독자는 질병, 사고,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 열등감은 단주를 시작하고 자신의 실체와 현실을 직시하면서 오히려 더 예민하게 감지될 수 있다. - 평생 평온함을 경험해 본 적이 별로 없는 중독자에게 평온함은 오히려 낯설고 불편한 권태로 다가온다. 이러한 권태는 회복을 지루하게 만든다. - 술에 취하지 않은 맑은 몸이 경험하는 새로운 오감은 세상을 새롭게 만나게 한다. - 회복을 하는 과정에서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관계의 회복이다. 『술의 배신』(제이슨 베일, 에디터, 2024년 9월) - 도대체 누가 술이 이롭다고 말할까? 자신도 알코올 중독자인 소위 ‘전문가들’이다. - 아무리 오랜 세월 술을 많이 마셨다 해도 우리 몸은 술을 갈망하지 않는다. 술을 갈망하는 것은 마음이다. - 알코올에 대한 화학적 중독은 그 자체가 질병이다. - 의지력을 사용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은 술을 끊는 사람이 스스로 큰 희생을 감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 문제는 사회가 술을 끊는 사람에게 삶의 즐거움을 포기하는 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인상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 금주자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알코올의 독소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신체적 고통이나 유전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신적 박탈감에서 비롯된다. - 주류업계는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의 고객을 잃는다. 술 때문에 생명을 잃는 사람들을 말한다. 『중독의 신경과학』(프란체스카 마푸아 필비, 에코리브르, 2025년 7월) - 중독은 한 번 시작하면 평생 이어지는 만성 뇌 질환이다. 만성이라는 용어는 병리학적 특성이 오래 지속되며, 금단 상태에서도 중독 증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 다른 만성 질환들과 비교해보면 중독의 재발률은 당뇨병, 고혈압, 천식 같은 다른 만성 질환과 유사하다. - 치료 전략에서 중독의 악영향이 개인의 의학적, 심리적, 사회적, 직업적 측면 등에 광범위하게 미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치료 프로그램은 이런 다양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종합적 재활 서비스를 포함한다. - 알코올을 소비한다고 해서 모두 중독의 길을 걷지는 않는다. 음주자의 약 15퍼센트 정도만 알코올에 의존하게 된다. 중독에 대한 취약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 요인은 복잡하며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 신경 발달에 중요한 인생 초기에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이후 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 신경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치료법을 설계하면 뇌의 특정 경로를 표적으로 삼거나 유익한 것으로 판명된 행동적, 약리학적 접근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타이중 시내를 걸으며 드물지 않게 보이던 중의진소(中醫診所)와 약행(藥行) 간판이 왜이리 반갑던지!! 우리의 한의원과 한약방에 해당되는 곳이라 그런지 내적 친밀감을 감추지 못하고 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투명창 안으로 보이는 환자들로 북적이는 대기실을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針灸推拿” “中醫婦科” “轉骨長高” 진료과목을 내건 곳도 있었고 관절질환, 추간판질환, 신진대사질환, 좌골신경질환, 월경통, 과민성 비염, 간신증후군 등의 개별 질환을 광고하는 곳도 있었다. 출입문 앞에 입간판용으로 PC 모니터를 연결하여 삼복첩(三伏貼)과 여름용 기력보강 한약처방 그리고 각종 척추관절 예방운동 영상을 보여주는 곳은 주 5일 야간진료를 실시하는 듯했다. 또한 타이중역 앞의 중약방은 제약회사의 완제품으로 보이는 健步虎潛丸, 龜鹿補腎丸의 입고와 자체 제작한 特製減肥茶, 中藥痱子粉의 판매개시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었다. 통유리에 붙어있던 “科學中醫” “科學中藥” 붉은 색의 여덟 글자가 강렬한 햇볕을 못 이기고 희미하게 변색이 된 지는 꽤 오래되어 보였다. 좁아지는 한의약 영역…더 이상 부릴 여유 없다 알코올중독 치료전문 병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한 분이 떠오른다. 기억하고 있는 병원 이름을 검색해보니 다수의 정신과, 내과 전문의들과의 협진으로 병원은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내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에서 통합판정 도구를 도입하게 되면 요양병원 내 경증, 선택 입원 환자는 사실상 배제될 수도 있어서 요양병원들의 생존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 같다. 교통사고 12∼14등급 교통사고 피해환자 한의 치료비 증가세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이들 피해환자가 8주 이상 진료를 받으려면 보험사에 상해 정도와 치료 경과 자료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교통사고 입원전문 한방병원들을 위시한 한의협은 한의대 폐지와 한의사 면허 반납 등을 표어로까지 내세우며 시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의료계는 “오히려 좋아”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 논조에 뼈 때리는 조롱까지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술이 술을 부른다고 주먹에 주먹을 날릴 수는 없다. 조롱을 해학으로 놀림을 유머로 승화시킬 여유 또한 필요하다. 한의계에 이럴 여유부릴 시간이 남아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협회 차원에서도 자문해 볼 시점이다. 여행의 마법은 평범하게 반복되는 모든 순간들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있는 것 같다. 평소 같으면 아무것도 아닐 아침식사 사진을 왜 찍으며 주말 아침 호텔 앞을 떼지어 지나가는 골목의 오토바이 행렬을 그토록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을 이유는 바로 ‘나는 지금 여행 중이다’라는 자각 덕분이기도 하다. 나름의 유명세가 있는 정치 예능 유투버가 최근 두 번째 음주운전으로 기약을 알 수 없는 강제 자숙기간에 들어간 것 같다. 언제 다시 얼굴을 내밀지는 알 수 없으나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 동시에 잘 나갈 때 몸 조심하라는 말은 어쩜 이렇게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는 것일까? ‘한의계도 한 때, 잘 나갈 때가 있기는 있었던가?’라는 추억을 곱씹으며 아직도 식을 줄 모르는 폭염 그 자체였던 2025년의 여름에 작별을 고하는 바이다. -
광복 80주년, 가장 시급한 국가과제는 ‘저출산·고령화’ 대처[한의신문]우리나라 국민들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국가적 과제로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 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으며, 대한민국 역사에 대해서는 10명 중 9명 가량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무조정실은 광복 80주년 기념사업추진기획단(단장 박상철)이 전국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전화면접조사 형식으로 실시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복 80주년을 맞아 힘을 모아야 할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는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변화 대응’(32.4%)이 꼽혔다. 다음으로는 ‘사회통합 및 세대·계층 간 갈등 해소’(31.5%), ‘첨단기술 기반 기술강국 실현’(10.0%),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7.6%),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 정립’(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광복 이후 80년이 지난 현재, 대한민국의 국제적 지위를 묻는 질문에는 국민 3명 중 2명 이상(67.1%)이 우리나라가 중상위권 이상의 지위에 있다고 평가했으며, 특히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27.8%로 광복 60년(1.9%), 광복 70년 (8.2%)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우리 역사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인 90.6%가 ‘자랑스럽다’고 응답했다. 이는 광복 60년(69.1%)과 70년(83.3%) 대비 꾸준히 상승한 수치로, 우리 역사에 대한 국민적 자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으로는 국민 4명 중 1명(24.8%)이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를 선택했으며, 다음으로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와 ‘사회질서가 안정된 나라’(각 19.1%)가 뒤를 이었다. 국민의 절반(49.8%)이 광복 80주년 기념사업에 ‘관심있다’고 답변했으며, 가장 상징적 의미가 클 것으로 기대하는 기념사업은 ‘독립운동가 선양사업’(35.2%)과 ‘국민 참여형 프로그램’(22.2%)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가장 우선해야 하는 기념사업 추진 목적으로는 ‘국민 화합과 공감대 형성’(31.1%)이 가장 높은 응답을 받았고, 그 뒤를 이어 ‘미래세대를 위한 활력 제고’(16.5%), ‘미래지향적 국가비전 제시’(16.1%), ‘국민의 역사인식과 자긍심 고취’(14.1%) 등이 주요 과제로 도출됐다. 박상철 기획단장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성공적인 기념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신명나는 한의사, 건강한 대한민국”[한의신문]경북 안동시에서 부부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봉현 원장의 제37대 경북한의사회 회장 취임식이 지난달 17일 열렸다. 2개월 가량 늦어진 이유는 말 그대로 급한 불을 끄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3월 말 경북 일대에 번진 산불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을 돕기 위해 급박하게 한의진료실을 설치, 운영하는데 진력했다. 이제 어느 정도 일단락이 맺어 져 지부 회무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김봉현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제37대 경북한의사회장을 맡게 된 소감은? : 어려운 시기에 지부장을 맡게 돼 어깨가 많이 무겁다. 회원들과 적극 소통하고 화합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 지금껏 역대 회장님들과 선배 동료 한의사들께서 쌓아놓은 경북지부만의 훌륭한 전통을 잘 이어나가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부장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Q. 경북한의사회만의 고유한 특성을 꼽는다면? : 우리나라에서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이 경북이다. 조지훈 시인의 부친으로 잘 알려져 있고, 독립운동가이자 <통속한의학원론>의 저자인 조헌영 선생님도 영양군 출신이다. 나라가 어려울 때 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정신과 얼이 살아있다. 지난 2020년에는 대구지부와 함께 코로나19 한의진료센터 운영을 성공적으로 일궈내 감염병이라는 엄청난 재난 상황에서 한의학의 위대한 역할을 입증했고, 이번에는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봉사 현장에서 맹활약함으로써 한의약이 재난 극복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활약은 일제치하의 독립투사처럼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 친 그 정신과 곧바로 맞닿아 있다고 본다. 또한 전국한의사축구대회에서는 약체라는 평을 뒤집고 2연패를 달성했다. 이 모든 것은 회원 한분 한분의 뜨거운 열정과 강인한 투지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이 바로 경북지부만의 자랑이자,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Q. ‘신명나는 한의사, 건강한 대한민국’을 슬로건을 내세웠다. : ‘신명나는 한의사, 건강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정한 데는 한의사가 마음 놓고 한의진료를 하고, 국민을 이롭게 하는데 앞장서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한의사 스스로 할 수 있는 진료를 마음껏 할 수 있고, 재난이나 감염병 창궐 상황에서 국가가 한의진료를 인정해줘 한의사의 참여가 가능해지면 얼마나 신명이 날까를 생각해봤다. 초음파, 뇌파, 레이저, 엑스레이, 피부진단 기기 등을 맘껏 활용해 정확한 진료와 보다 나은 치료에 나선다면 국민은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키워 나가는데 큰 보탬을 받게 될 것이고, 한의사들은 의료인으로서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한의사가 신명나게 진료하는 세상이 바로 국민들이 더욱 건강해지는 세상이다. 그런 모습의 출발점이 되고자 ‘신명나는 한의사, 건강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Q. 네 가지의 구체적인 공약이 눈에 띈다. : 반드시 실천하고 싶은 공약으로 네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첫째는 협회가 살아야 한의사가 산다. 이는 중앙회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에 적극 협력하고, 때로는 적절히 견제하자는 것이다. 어찌 보면 지부의 당연한 자세이기도 하다. 첩약 시범사업 제도화를 비롯 뇌파, 초음파, 피부레이저 등 현대 의료기기를 마음껏 사용하기 위한 입법화 과정 등 여러 분야에서 중앙회를 돕는 한편 바른 여론을 전달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 본다. 둘째는 분회가 살아야 한의사가 산다. 경북은 면적이 넓어서 분회 행사를 제대로 챙기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분회 회원들을 수시로 찾아가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지부와 중앙회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널리 알려 나가고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이다. 특히 분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돌봄사업, 교의사업, 치매사업, 장애인주치의사업 등과 관련한 최신 자료를 공유하고, 도의회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다. 셋째는 회원이 살아야 한의사가 산다. 회원들의 역량 제고를 위해 각종 학술강좌를 열고, 보수교육의 질도 높여 실제 임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히 뇌파, 초음파, 피부레이저, 엑스레이 등과 관련된 강좌를 개설해 지방의 여건 상 부족하기 쉬운 학문적 욕구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넷째는 웰니스가 성공해야 한의사가 산다. 올 하반기에 영덕페스타를 성공적으로 치러 내 웰니스 영역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 웰니스센터의 한의약 진료를 통해 영덕이 심신 치유의 최고라는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전국 최초로 영덕군에 웰니스센터가 개소돼 대한민국 웰니스 프로그램의 중심이자 표준을 만들게 될 것이다. 지부회원들과 힘을 모아 웰니스센터의 성공적인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 Q. 취미, 신념, 미래의 바람은? 취미로는 축구, 헬스, 오페라 감상을 즐긴다. 축구는 스트레스 해소제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축구를 하면 어느새 에너지가 생겨나고,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아내와 함께 주 2회 헬스장도 간다. 헬스를 하며 건강을 지키기도 하지만, 내 몸 근육의 움직임과 근육생리학을 직접 경험하면서 환자들의 재활 및 운동치료를 연구하고 고민하는데 큰 도움을 받는다. 오페라 감상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취미다. 오페라 감상 모임인 ‘카메라타’ 클럽에서 10년째 활동 중이다. 잘 몰랐던 오페라라는 장르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됐고, 인문학과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 깊이 빠져들게 됐다. 오페라를 들을 때마다 영혼 속에 끼어있는 때가 벗겨지는 기분이 들어 1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감상회에는 빠지지 않고 꼭 참석한다. 미래의 바람은 서양의학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는 우리의 한의약이 국민의 인정을 받고, 더 나아가 세계인으로부터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아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Q. 내게 한의약이란? : 한의약은 나를 살아 숨 쉬게 해 주는 원동력이다. 만약 한의약이 아닌 다른 전공을 택했더라면 나의 삶은 어떠했을까를 자주 생각한다. 한의사가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쯤 고혈압 약을 복용하거나 수시로 병원에 다니면서 엄청난 양의 양약을 단채로 살고 있을 것 같다. 한의사이기에 보다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었고, 질병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 자신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었다. 더 나아가 가족과 이웃,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어 매우 행복하다. Q. 퇴임 후 어떤 지부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 지부 회원들이 경영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는 것과 함께 한의사들의 자존심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또한 위기의 상황에서 지부의 도움을 받았다는 회원들도 많아지길 바란다. 경북지부 회원들 한분 한분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졌고, 경북도민 한분 한분이 더 건강해졌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넨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 같다. 훗날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늘 노력하는 지부장, 회원들과 함께하는 지부장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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