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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한의학이란? 전통에서 출발해 미래 의료로 확장되는 가능성의 길소유진 학생 (우석대 본과3년·한의혜민대상 장학증서 수상) 제가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매력은, 침과 한약, 약침이 모두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회복 능력을 살려 주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침 자극이 신경·면역 반응과 국소 혈류 변화 등에 관여해 통증과 염증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고, 한약과 약침에 사용되는 천연물은 다성분·다표적 특성을 지녀 여러 병태생리 기전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점 덕분에 한의학적 치료를 ‘몸에 비교적 부담을 덜 주면서 스스로 회복하려는 힘을 북돋우는 방법’으로 이해하게 됐고, 특히 만성 질환·난치성 질환에서 기존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제가 진행해 온 파킨슨병, 건선에 대한 천연물연구와 약침 안전성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파킨슨병에서 본 한의학의 가능성 학부연구생으로서 제가 처음 제대로 연구해 본 주제가 파킨슨병이었습니다. ‘The Potentiality of Natural Products and Herbal Medicine as Novel Medications for Parkinson’s Disease’라는 제목으로 리뷰 논문을 준비하면서, 이 질환의 병태생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입체적이라는 걸 계속 느끼게 됐습니다. 알파시누클레인 이상 단백질의 축적, 자가포식 기능 저하,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활성산소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 미세아교세포와 성상세포의 염증 반응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보다 보니, 어느 한 가지만 조절해서는 충분히 다루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정리하다 보니, 현재 사용되는 약물들이 증상 악화를 늦추는 데에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병의 뿌리를 직접적으로 건드리지는 못하고, 장기간 복용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된다는 점이 늘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논문에서는 전통 한약과 천연물들이 자가포식을 촉진해 알파시누클레인 제거를 돕거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보호하고, 신경염증을 억제하는 연구들을 모아 정리했습니다. 일부 처방과 성분들은 이러한 경로를 동시에 조절하면서 운동 증상뿐 아니라 비운동 증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들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저는 ‘천연물=효과가 약하고 느리다’는 흔한 편견이 꼭 맞는 말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오히려 여러 병태생리 축을 한 번에 건드리는 멀티 타깃 효과,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부작용 가능성이 중·장기적으로는 더 매력적인 전략이 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파킨슨병처럼 고령에서 흔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치매와 낙상, 우울, 보호자 부담까지 함께 커지는 질환일수록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 논문으로 작년에 제주도에서 열린 ICMART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했던 경험은 제게 한의학의 지평을 실제로 눈으로 보는 계기였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침과 한의학, 관련 치료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각자 준비한 연구를 가지고 와 서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의학으로 할 수 있는 연구와 치료의 영역이 이렇게나 넓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의 경험 덕분에 한의학을 단순히 우리나라의 전통 의학이 아니라, 세계 의료계 속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하나의 과학적 치료 옵션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만성 피부질환에서 본 천연물의 장점 이후에 진행한 건선 관련 리뷰 논문 ‘Harnessing Natural Compounds in Psoriasis: Targeting Cellular Pathways for Effective Therapy’는 파킨슨병에서 가졌던 같은 문제의식을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으로 확장해 본 작업이었습니다. 건선은 단순히 ‘피부가 벗겨지는 질환’이 아니라 Th17/IL-17 축을 중심으로 한 면역 이상과 유전·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관절염·심혈관 질환·우울과 같은 전신 합병증까지 동반하는 전신성 만성 염증질환이라는 점을 다시 정리하게 됐습니다. 논문을 쓰면서, 기존 치료제인 면역억제제와 생물학적 제제가 증상을 빠르게 호전시키는 데에는 분명 큰 역할을 하지만, 일부 약제는 전신 면역을 광범위하게 억제해 감염·악성종양 위험을 높일 수 있고, 고가의 약제 비용과 정기적인 모니터링, 투약을 중단했을 때 재발과 악화가 자주 나타난다는 점 등 여러 한계를 함께 안고 있다는 것도 다시 확인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건선에서도 염증과 산화스트레스, 케라티노사이트 증식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천연물·한약 성분들이 보조 치료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정리해 보고 싶었고, 그 결과를 이 리뷰 논문에 담게 됐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많은 천연물들이 항염·항산화 효과와 함께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을 조절하고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는 등 한 가지 역할이 아니라 여러 단계에서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건선 환자들이 겪는 삶의 질 저하와 장기 치료에 따른 부담을 생각하면, 부작용 부담은 줄이면서도 여러 기전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보조 치료 옵션으로서의 천연물·한약의 가치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침을 효과에서 안전성까지 바라보게 된 계기 약침이라는 치료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나중에 임상에 나가면 꼭 제대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무균 상태로 제조된 천연물 약침은 관절 주변의 인대·근육뿐 아니라, 임상 상황에 따라 관절강 내에도 주입하여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는 데 활용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주변에서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도, 실제로 얼마나 안전한지 근거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진행한 연구가 동물성 약침의 안전성과 독성을 평가한 ‘In Vitro Assays for the Assessment of Safety and Toxicity in Pharmacopuncture Derived from Animal’입니다. 2021년 10월, 4개 원외탕전실에서 동물성 약침 9종을 무작위로 수거한 뒤, 무균·미생물 한도 시험과 세포독성 시험은 두 곳의 외부 시험기관에 의뢰하여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모든 시료에서 미생물 오염은 검출되지 않아 제조·유통 과정의 무균성은 확보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포독성 시험에서는 봉독 약침에서 강한 독성이 관찰되었고, 우황·웅담·사향을 포함한 일부 제제에서도 농도에 따라 다양한 수준의 세포독성이 나타났습니다. 즉, 절차적 안전성은 담보되어 있으나 약침 자체의 독성 가능성에 대한 연구와 표준화는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약침의 장점을 믿고 임상에서 많이 활용해 보고 싶었던 입장에서, 이런 결과들이 앞으로 약침을 더 안전하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어떤 점을 고민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해 약침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해 약침 관련 강의를 듣고, 초음파 가이드를 이용한 약침 시술 실습까지 해 보면서 연구와 실제 임상 장면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논문 속 실험 수치로만 보던 ‘무균성’과 ‘독성’이라는 말이, 실제 시술 현장에서는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구체적인 기준이라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앞으로 임상에 나가 약침을 활용할 때에도, 이런 연구 결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법과 제도의 경계를 넓히는 한의학, 그리고 K-MEX에서 본 미래 한의학이 가진 가능성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법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습니다. 그래서 의료인 업무범위 관련 법률 고찰이라는 주제로, 의료인의 업무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국내 법령들을 정리·분석하는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의료인’과 ‘의사’를 검색해 의료인의 업무와 관련된 50개 법률을 추려, 진단·검사, 시술·처치, 기타(교육·연구·행정 등) 영역으로 나누어 검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감염병 진단·신고 의무처럼 한의사가 참여하도록 규정된 부분이 있는 반면, 실제 학교·보육시설 현장에서는 의사만을 진단 주체로 명시하는 등 일관성이 떨어지는 지점들이 드러났습니다. 응급의료, 산업안전보건, 장애 판정 등 여러 영역에서 의료인별 권한이 서로 다르게 규정되어 있는 현실도 확인했습니다. 특히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도21314)은 한의사의 업무 범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중요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었습니다. 서양의학적 기술이나 기기를 도입했더라도, 그것을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적용·응용하는 행위라면 한의사의 면허 범위 안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초음파 진단기기나 뇌파계와 같은 현대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다고 본 이후 판결들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이러한 변화들을 정리하면서, 국민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면허와 업무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서로 다른 법령에서 상충되는 조항들에 대해서는 일관된 해석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결론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논문을 쓰고 난 뒤, 올해 열린 K-MEX 박람회에서 학생위원으로 활동하며 실제 현장에서 그 흐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레이저, 초음파, 저선량 X-ray, 견인·물리치료기 등 다양한 의료기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고, 저는 레이저 기기를 소개하는 부스에서 보조 역할를 맡으며 관련 강의와 시술 시연을 가까이서 지켜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미 임상에서 활발히 진료하고 계신 한의사 선생님들이 최신 기기와 시술에 관한 세미나를 듣기 위해 열정적으로 강의를 듣고 질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면허를 따면 공부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 변화와 기술 발전에 맞춰 계속해서 공부하고 계신다는 걸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앞으로 한의사로서 현장에서 진료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제도·연구의 언어로 한의학의 정당한 권리와 책임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한의학이란 저에게 한의학은 “사람의 회복을 믿되, 그 믿음을 근거로 증명해 가는 학문”입니다. 침·한약·약침이 가진 강점은 몸이 원래 갖고 있는 균형과 회복의 방향을 살려 준다는 데 있지만, 그 가능성이 더 많은 환자에게 안전하게 닿기 위해서는 연구와 표준화,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파킨슨병과 건선 연구를 하며 ‘복잡한 만성질환일수록 다표적 접근이 왜 필요한지’를 배웠고, 약침 안전성 연구를 통해 ‘효과만큼이나 안전을 말할 수 있어야 임상이 단단해진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또한 법과 제도의 변화, 그리고 K-MEX 현장에서 본 한의사의 배움은 한의학이 전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언어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임상에서 환자를 마주하는 한의사이면서, 동시에 근거를 만들고 기준을 세우는 연구자로서 한의학의 가능성을 더 넓혀 나가고 싶습니다. -
뇌 기반 질환 이해 및 예방의학적 접근 조망[한의신문] 대한예방한의학회(회장 이해웅)는 7일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컨퍼런스룸에서 ‘뇌 기반 연구와 임상 적용’을 주제로 대전대 만성피로증후군(ME/CFS) 중점연구센터와 공동으로 ‘2025 추계 학술대회 및 제8회 만성피로증후군 심포지엄’을 개최, 뇌 활동 관찰·분석 기술를 비롯해 AI를 활용한 통증의 이해, 뇌를 통한 만성피로증후군 치료 전략 등 최신 연구 결과가 공유됐다. 이날 이해웅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심포지엄은 뇌를 기반으로 한 질환 이해와 예방의학적 접근을 함께 조망해보는 뜻깊은 자리로,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번 학술대회 공동 개최를 계기로 앞으로도 양 기관이 지속적인 협력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먼저 박해모 상지대 한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1부 발표에서는 △뇌활동 관찰·분석 기술들의 발전과 한계(김기웅 충북대 교수) △뇌파의 심층적 이해와 임상적 예를 통한 해석(이찬희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 △뇌의 뉴런 흥분-억제 균형 전략과 네트워크 원리(이병욱 카이스트 교수) △AI 계산과학적 방법을 통한 통증의 이해(김창업 가천대 한의대 교수)를 주제로 발표됐다. 만성 통증을 보는 새로운 접근법 제시 김창업 교수는 발표에서 “전통적으로 소뇌는 운동 조정 및 학습의 중추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인간 뇌 영상 연구들은 유해자극이나 병적인 통증 상태에서 소뇌가 일관되게 활성화됨을 보고하고 있다”며 “이는 소뇌가 단순히 통증 신호를 수동적으로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통증 경험을 구성하는 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핵심 계산 허브임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통증을 베이지안 관점, 예측 코딩 이론(나아가 능동추론 관점)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점점 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만성 통증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관점이 ‘신경계 손상으로 인해 지속적인 통증 신호가 발생하는 상태’로 이해한다면, 정밀성 엔진 모델의 새로운 관점에서는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 만성 통증은 ‘고장난 경보 시스템’이 아니라 경보의 ‘신뢰도 다이얼’이 최대값으로 고정돼 내려오지 않는 계산상의 오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소뇌는 감각과 믿음이라는 두 정보의 흐름을 통합하는 정밀성 엔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엔진은 베이즈 추론 원리에 따라 두 정보의 정밀도를 가중해 최종적인 통증 인식을 동적으로 구성한다”며 “플라시보, 통증과민, 만성 통증과 같은 다양한 현상은 모두 이 정밀성 균형의 변화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계산적 이해는 통증 조절을 위한 새로운 분자 및 회로 수준의 치료 표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영현 동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2부 행사에서는 △비침습적 뇌자극 방법들의 임상응용 가능성과 한계(신화경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의료명상의 치유 크기와 작용점의 이해(김종우 경희대 교수) △침 자극을 활용한 중독 치료의 원리와 가능성(양재하 대구한의대 교수) △암환자의 불안·우울 패턴과 한의치료 이용도 분석(김동수 동신대 교수) △뇌를 통한 만성피로증후군의 병태생리 이해와 치료전략(손창규 대전대 교수) 등의 주제가 발표됐다. ‘MQT-SH’, 명상·기공 융합한 표준화된 프로그램 신화경 교수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뇌신경계 손상 및 장애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치료에선 약물 치료의 한계, 수술적 치료의 위험, 재활 치료의 정체 등의 한계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의 뇌 자극 기술을 △비침습적 기술(TMS, tDCS 등) △침습적 기술(DBS 등으로 파킨슨병 및 우울증 치료) △신경 조절(뇌 기능 개선 및 신경 재활에 활용) 등으로 분류하는 한편 미래의 뇌 자극 기술로는 △개인 맞춤형 신경 자극(AI 기반 최적화된 치료법 개발) △웨어러블 전자약(소형화, 휴대성을 갖춘 실시간 신경치료 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 발전) 등으로 분류한 신 교수는 “이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알츠하이머, 뇌졸중 등 난치성 뇌 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안전성 확보, 윤리적 문제 해결 및 공정한 접근성 보장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료명상에 대한 주요한 치료 효과를 연구 결과를 통해 제시한 김종우 교수는 명상과 기공을 융합한 표준화된 프로그램인 ‘MQT-SH’를 소개하며, “MQT-SH는 기존 한의계에서 쓰이는 전통적 치료법(기공)과 현대화된 정신요법(마음챙김)을 통합한 새로운 의료기술”이라며 “서구 임상현장에서 활용되는 ‘MBSR’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기공요소가 포함된 MQT-SH는 한국과 동아시아 문화권의 환자에게 높은 적합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기·호흡·움직임을 아우르는 전인적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불안·우울 동반한 암 환자의 한의의료 현황은? 이어 김동수 교수는 “암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신체적인 통증뿐만 아니라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에도 직면하게 된다”며 “암 환자의 정서적 어려움은 치료 순응도와 회복력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면역 기능 악화나 염증 반응 증가와 같은 생리적 변화를 초래해 생존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암 환자들이 암으로 인한 증상 관리 및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완화, 전반적인 정서의 안정 등을 위해 전통의학과 보완대체의학을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암 환자의 한의의료 이용에 대한 연구는 주로 피로·구역 등 암 치료 부작용의 완화, 암성 통증 관리, 면역력 강화 등 신체적 증상의 관리 효과에 초점을 맞춰고 있어, 불안이나 우울을 경험하는 암 환자의 한의의료 이용패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의료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한 ‘암 환자의 불안·우울 패턴과 한의치료 이용도 분석’에 대한 연구 과정을 공유한 김 교수는 “연구 결과 성별과 동반 질병이 심리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정서적 상태가 질환 누적에 영향도 주기도 했으며, 더불어 암 환자들은 진단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심리적으로 적응해 가는 경향이 확인됐다”면서 “불안·우울이 없는 환자는 암 진단 후 3년 이내 한의의료 이용의 가능성이 높았던 반면 불안·우울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진단 후 5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 한의의료의 이용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만성피로증후군 중점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손창규 교수는 마지막 발표를 통해 만성피로증후군의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손 교수는 “기존에 유럽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을 신경계 염증 반응으로, 미국에서는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복잡한 증후군의 개념으로 이해했지만, 코로나 시절을 겪으면서 유럽 쪽 가설이 힘을 받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또 “최근에는 만성피로증후군과 근육통증성 뇌척수염이 합쳐져서 바이러스감염후 피로증후군으로 진단됐고, 그 이후 전신활동불능증이라는 병명으로 연결됐다”면서 “이같은 병리반응의 장소로 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스트레스-간-뇌-피로를 연결하는 축에 주목하며, 간을 피로·기력 소진의 근본으로 본 한의학 이론(肝者罷極之本, 火爲元氣之賊)을 인용, 간·트립토판·세로토닌 대사와 스트레스 반응의 연계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소개했다. -
임상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술기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한의신문] 대한한의영상학회(회장 양기영·고동균)는 7일 서울 SETEC 컨벤션홀에서 대한희귀난치질환학회와 연합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특히 한의영상학회에서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활용 가능한 영상 진단 및 초음파 활용 중재술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양기영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의영상학회는 앞으로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권 확대를 위해 X-ray와 초음파, 그리고 혈액검사 교육에 앞장서겠다”면서 “내일 바로 진료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술기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명진 교육위원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강연자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형식을 지양했다”며 “강연자와 학회원이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며, 임상에서의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해결해가는 활발한 교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연합 학술대회는 총 13개의 강연으로 구성, 근골격계 질환부터 내과 질환, 실손보험 청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의 강연이 진행됐다. 한의영상학회의 오전 세션에서는 척추 및 두면부 질환에 대한 초음파 활용 시술법이 중점적으로 다뤄진 가운데 이대욱 원장(포항 삼성한의원)은 ‘요추 신경근 약침’ 강연을 통해 요추 주변 해부학적 구조물과 병리학, 그리고 요추 신경근 시술 노하우를 공유하며 안전하고 정확한 시술법을 강조했다. 이어 이종하 원장(나주 바른부부한의원)은 ‘경추부 선택적 신경근 약침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경추의 해부학적 구조와 변이를 분석하고, 신경근 레벨별 정밀한 접근법을 상세히 설명했으며, ‘초음파로 공략하는 PPF(익구개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문지현 원장(바로한의원)은 난치성 비염, 두통, 안면통 치료를 위한 초음파 활용 약침술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경영 강의와 경혈 초음파 LIVE 시연으로 구성된 오후 세션에서는 예영철 원장(참잘함한방병원)이 ‘한의원 실비보험 매뉴얼’을 통해 실손보험 세대별 특징과 현황을 정리하며, 한의원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실손보험 청구 과정을 설명했다. 또 장경진 원장(일산한의원)은 ‘안 낫는 어깨 통증의 포인트’를 주제로 환자의 가동범위(ROM)에 따라 CBSS(오훼완근-견갑하근)와 CHL(오훼상완인대)을 선택적으로 시술하는 전략을 설명하는 한편 권휘근 원장(괴산 부부한의원)은 ‘동네 한의원에서 복부초음파 사용하기’ 강연에서 망문문절의 확장판으로서 초음파를 활용해 췌장, 담낭 등 주요 장기를 스캔하는 노하우와 실제 임상 증례를 공유했다. 권현범 원장(옥산한의원)은 걍연을 통해 ‘장경인대 증후군’의 생체역학적 원인인 압박 이론과 마찰 이론을 분석하고, 초음파 활용 주사 치료와 재활 전략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 강연 종료 후 이어진 경품 추첨 시간에는 연속 혈당 측정기, 미국진단초음파협회 자격자 교육 플랫폼인 ‘소노하니’의 근골격계 초음파 수강권 등이 증정됐다. 이번 학술대회와 관련 안태석 교육이사는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 2달간 연자들이 매주 밤늦게까지 모여 사전 리허설을 진행하며 갈고 닦은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단순히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회원들이 내일 당장 진료실에서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실전 콘텐츠를 준비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세션 시작에 앞서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은 축사를 통해 “초음파와 뇌파계에 이어 X-ray 사용까지 사법부의 잇따른 판결은 한의사가 현대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임을 증명한 것이며, 이는 그동안 한의과대학과 한의영상학회를 중심으로 영상의학에 대한 체계적인 보수교육과 임상연구를 지속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를 명시하는 의료법 개정안 역시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것인 만큼 앞으로도 낡은 규제의 틀을 깨고 한의학이 세계 통합의학의 표준이 되는 그날까지, 남은 불합리한 장벽들을 허무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경북한의사회, ‘해독’ 특강으로 임상역량 강화[한의신문] 경상북도한의사회(회장 김봉현)는 2일 지부회관에서 경북지부 임원진을 대상으로 어성초한의원 박찬영 원장을 초빙해 ‘해독(解毒)’을 주제로 특별 강좌를 개최해 인체 장부의 해독 치료법을 공유했다. 이날 박찬영 원장은 해독 과정에서 장기 기능의 균형을 회복하고 전신의 순환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임상 접근법을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생활습관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해독 전략을 적용하는 사례를 제시하는 등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상세히 설명했다. 박 원장은 “해독(解毒)은 단순히 몸의 독소를 빼내는 과정이 아니라, 인체의 항상성을 되찾고 자생력을 회복시키는 근본 치료 과정”이라며 “이번 강의를 통해 많은 회원들이 해독의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간질환·피부질환·만성피로·난치성 질환 치료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봉현 회장은 “12월 13일부터 14일까지 경북지부 임원들과 영덕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해독캠프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며 “참여자들의 뇌파, HRV(심박변이도), 혈압, 혈당 등 다양한 지표를 캠프 전후로 측정해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향후 프로그램을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더 신뢰할 수 있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강의는 녹화를 통해 내년부터 경북지부 회비 완납자에게 동영상자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
‘영덕국제H웰니스페스타’…전통의학·첨단기술이 빚은 세계 치유의 장▲(왼쪽부터) 김광열 군수, 윤성찬 회장, 첨영조 이사장, 김성호 의장 [한의신문] 경상북도·영덕군 공동주최 및 경상북도한의사회(회장 김봉현·이하 경북지부)·영덕문화관광재단 공동주관으로 열린 ‘영덕국제H웰니스페스타2025’가 개막, 한의학과 세계 전통의학의 지혜가 어우러진 장이 펼쳐졌다. 10월30일부터 11월2일까지 나흘간 영덕 대진해수욕장 일대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Closer to Wellness(웰니스, 더 가까이)’라는 슬로건 아래 대만, 인도,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5개국 60여 명의 전통의학 및 치유 전문가들이 참여해 △웰니스치유체험전 △웰니스산업전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재덕 웰니스페스타 추진위원장의 개회선언으로 막을 올린 개막식에서 김광열 영덕군수는 “네 번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아름다운 대진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해외 15개국이 참여해 그 규모가 한층 확대됐다”며 “국제 의료·치유 체험과 산업전이 함께 확장된 만큼 모든 분들의 몸과 마음이 온전히 치유되길 바라며 영덕을 세계적인 치유의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푸른 바다와 숲, 그리고 온정이 함께하는 영덕에서 세계 15개국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행사는 한의학, 중의학, 아유르베다 등 세계 전통의학의 지혜가 어우러져 몸과 마음의 균형과 건강을 회복하고, 진정한 웰니스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슬로건인 ‘웰니스 더 가까이’처럼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영덕에서 참된 웰니스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첨영조 대만중의사공회전국연합회 이사장은 “신체와 마음의 균형,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중시하는 전통의학의 원칙은 고령화와 만성질환이 심화되는 오늘날 더욱 중요한 가치”라며 “전통의학과 현대기술 간 협력을 강화해 모두가 건강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영덕군의회 의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글로벌 웰니스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영덕의 매력을 느끼고, 세계적인 힐링 행사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왕기언 홍보이사, 김현일 집행위원장, 이재덕 추진위원장, 김봉현 회장 이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치유의 파도를 상징하는 ‘싱잉볼 힐링 세레모니’에선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탄생’ △자연과 함께 하는 ‘호흡(숨결)’ △몸·마음, 일·쉼, 나·세상이 조화하는 ‘균형’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에너지 ‘치유’ △전통·사람·자연의 ‘연결’ △마음의 울림으로 전하는 ‘감사’ △고요 속 쉼을 만난 ‘평화’ △삶의 흐름인 ‘순환과 무한’ 순으로 전통의학의 가치를 알렸다. 이재덕 위원장은 “이번 페스타는 한의학을 중심으로 세계 전통의학이 의료·자연·생활·음식·문화 치유를 아우르는 통합형 축제”라며 “영덕의 청정 자연과 한의약의 지혜, 과학기술이 결합해 세계인이 함께 힐링하는 글로벌 치유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웰니스 산업의 지속적 성장과 치유문화 확산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K-MEDI에서 아유르베다까지 세계가 함께한 ‘올인원 힐링 페스타’ 국내외 전통의학 및 치유 전문가들이 참여한 ‘웰니스치유체험전’은 86개의 대형 부스로 구성돼 △의료치유 △생활치유 △자연치유 △음식치유 △문화치유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운영됐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의료치유 분야 ‘국제의료 체험존’에선 △K-한방 침 △K-한방 추나 △K-한방 초음파 유도 △K-한방 새뜸 △K-한방 비염치료 △K-한방 틀정요법 △오행체질진단 등 다양한 부스를 통해 주민들과 외국 참관객들이 현대 한의학의 우수성을 함께 체감하도록 했다. 특히 경북지부 회원들은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초음파 유도 약침술을 시연, 말레이시아 등 해외 전통의학 관계자들로부터 현대 의료기기를 접목한 한의약의 발전된 술기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현도훈)는 추나치료 시연과 행사 운영 지원에 참여해 현장 진행의 전문성을 더했다. 대한한의사협회와 연대 강화에 나서고 있는 대만중의사공회도 참가, ‘대만 침·천연 허브파스 체험 부스’를 운영해 주민들에게 중의약 치료를 선보였으며, △J뷰티 미안침(일본 동안얼굴경락침) △마카오의 웰니스 침 체험 △홍콩 불부항·전통치유침 체험 △호주의 웰니스 리커버리 △말레이시아의 전통 치유침(불부항) 체험 △만다라 명상 △체질별 아유르베다 24시 생활법 상담 부스 등도 마련돼 각국의 전통의학 문화를 비교·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한방뷰티존’에선 △K뷰티 피부 레이저 △한방 미용침 △청혈해독요법 부스 등이 설치돼 서울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가 첨단 의료기기를 활용한 피부 미용 시술을 선보이며 한의의료기관의 피부 미용 역량과 기술 수준을 국내외에 널리 알렸다. 또한 ‘한방치유 체험존’에선 △동의보감 건강운동 △동의보감 명상요법 △당뇨 및 통증 완화 패치 △한방비만학회·㈔한의공감 △한의학정신건강센터·한방마음치료 등이 운영돼 참가자들이 전통 한의 치유법을 직접 체험하며 심신 회복과 웰니스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음식치유체험존’에선 ㈔일본한방협회(회장 김윤애)가 우리나라 전통 꽃차와 약선 음식 정보를 소개해 음식으로 치유하는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김현일 웰니스페스타 집행위원장은 “동서양 전통의학을 비교·체험할 수 있는 이번 부스는 단순한 진료 체험을 넘어 ‘세계 전통치유 네트워크’ 구축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참가자들이 진단부터 치유, 웰니스 푸드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올인원 힐링 페스타’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 첨단 한의바이오헬스 기술로 새 글로벌 웰니스 산업 모델 제시 ‘웰니스산업전’에는 35개 기업이 참여해 아로마·향치료, 의료건강기기, 웰니스푸드, 이너뷰티 등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K-한방특별관’에선 AI 맥진시스템, 한의바이오헬스 웨어러블, AI 판독 X-ray 장비, 뇌파계, 통합관건강관리 시스템 등 첨단 한의의료 산업의 최신 기술과 연구 성과가 전시돼 국내외 전통의학 대표단은 물론 경북도·영덕군·의회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김봉현 회장은 “이번 페스타는 경북의 청정 자연 속에서 한의약의 치유 본질과 현대 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세계에 보여주는 뜻깊은 무대로, AI와 디지털 헬스, 초음파 유도 약침 등 첨단 한의 의료기술이 전통 진단·치유법과 만나 글로벌 웰니스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경북지부는 앞으로도 지역사회 건강 증진과 국제 교류 확대를 위해 웰니스 한의의료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
한의 뇌파 임상, AI 판독·업데이트 시스템으로 진화 가속화▲이날 선보인 ‘QEEG 32FX AI’ 모델은 AI를 통한 자동 판독뿐만 아니라 한의사와의 대화도 가능해 수월하고, 빠른 진단이 이뤄지도록 했다. [한의신문] 한의 임상 뇌파계에 AI 시스템이 등장, 기존 수작업 판독을 보완할 수 있는 △자동 분석 기능 △직관적인 UI·UX △측정값·표준값 비교 시각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한의진료의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대한뇌파한의학회(회장 안상훈)는 14일 강남역 소재 코지모임공간에서 ‘뇌파 기초강의 및 AI를 활용한 뇌파판독’을 주제로 ‘뇌파의 임상 적용과 한의원 성장전력 세미나III’를 개최, 한의 임상가에서의 뇌파계 활용 확대에 나섰다. 안상훈 회장(수인재한의원장)은 인사말에서 “대법원 판결에 이어 AI 시대를 맞아 앞으로 더 많은 한의원이 뇌파를 임상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뇌·마음·몸의 관계에 주목하는 만큼 심신의학을 중시하는 한의학에서 뇌파는 유용한 진단 도구이자 한의원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량화 뇌파(QEEG) 개념 및 분석기법(윤승현 동국대 컴퓨터AI학부 교수) △뇌의 영역별 기능과 뇌파의 임상적 활용(이슬기 ㈜수인재두뇌과학 수석소장) △뇌파장비 분석의 실제 및 AI분석(신민철 썬메디 대표) △한의원에서의 뇌파활용 및 한의원 성장전략(안상훈 회장·수인재한의원장)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안상훈 회장, 윤승현 교수, 이슬기 수석소장, 신민철 대표 “뇌파, 신체·정신 상태의 종합적 지표” 국제표준 ‘10-20 시스템’ 이날 뇌파계 측정 및 정량화 뇌파 분석기법과 관련 발표에 나선 윤승현 교수에 따르면 뇌파계는 △두피에 전극(Electrode)을 부착 △참조 전극(A1·A2)과의 전위차 측정 △측정된 전기신호 증폭 △아날로그 신호를 샘플링을 통한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순으로 진행되며, µV의 미세한 수준의 신호인 만큼 잡음 및 외부 환경에 민감하다. 또한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10-20 시스템’은 전극을 일정 간격으로 배치해 단극·쌍극 몽타주 방식으로 기록하는데, 단극은 전체적 분포, 쌍극은 국소 차이를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 ‘정량화 뇌파(이하 QEEG)’ 기법으로 △주파수별 스펙트럼 분석 △브레인 맵핑 △코히어런스 분석을 소개한 그는 “델타·세타·알파·베타·감마 등으로 구분되는 각각의 뇌파가 의미하는 기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QEEG는 단순 기록을 넘어 과학적 뇌 기능 분석을 가능케 하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슬기 수석소장은 뇌파를 ‘뇌와 신체 간 감각·신경전달 정보의 총합을 반영하는 지표’로 정의하며, 이를 정량화하면 인지·정서·행동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소장에 따르면 인간의 뇌파는 0.5~60Hz 범위에서 나타나며, 알파파를 기준으로 △느린 파(델타·세타) △빠른 파(베타·감마)로 나뉜다. 각 주파수는 집중력, 기억력, 감정 조절을 관장하며, 특히 전두엽 세타파 과다 시 주의력 저하나 초기 치매를 유추할 수 있다. QEEG는 이러한 파형을 수치화해 진단·치료 효과 검증에 활용할 수 있으며, 맵핑(Mapping) 기법을 통해 특정 영역의 과활성·기능 저하를 이미지화해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 소장은 또 한의의료기관에서 불안·우울·ADHD·불면·편두통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비약물 치료기법(훈련형)인 ‘뉴로피드백’ 솔루션을 소개하며 “뇌파 분석은 진단을 넘어 약물 효과 검증, 치료 반응 평가, 맞춤형 재활 설계까지 가능해 임상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딥러닝 기반 뇌파 신호 처리와 대화형 AI 모델 한의원 전용 차세대 AI 뇌파계 ‘QEEG 32FX AI’ 개발 AI 도입으로 한의원 뇌파 검사는 △대칭성 △PDR △AP Gradient △주파수 비율 등 주요 패턴을 자동 분석해 몇 초~1분 내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신민철 대표는 ADHD 아동 592명의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판별한 성과와 함께 ㈜수인재두뇌과학·동국대와 공동개발한 차세대 AI 뇌파계 ‘QEEG 32FX AI’를 공개했다. GMP·KFDA 인증을 획득한 이 장비는 8~32채널 확장이 가능하며, GPT API 기반 딥러닝 분석 엔진을 탑재해 정밀하고 신속한 판독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직관적 UI·UX 환경에서 연령별 표준값과 비교·시각화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자동 보정 장치로 장비 상태도 최적화할 수 있다. 임상 기능 역시 △2D·3D 브레인 맵핑 △BEAM 리포트 △광자극·과호흡 검사 등 전통 뇌파 진단법을 모두 포함했으며, 클라우드 기반 ISO 27799 국제 표준을 준수해 보안성과 신뢰성도 강화했다. 개발 과정에 따르면 △뇌파 기반 딥러닝 기법의 체계적인 수립 △LSTM·CNN·GCN 모델을 활용한 베이스라인을 확립하고, 이를 기준으로 △1차 데이터셋 구축 △EEG 분석용 프롬프트 적용 △2차 데이터셋 추출 △QEEG 분석 파인튜닝을 완료한 데 이어 △멀티 테스크 러닝 △임상 데이터 파인튜닝 △파인튜닝 특화 전략의 3단계 과정을 통해 대화형 AI 인터페스이스 구축을 달성했다. 이날 시연도 진행한 신 대표는 “향후 대학병원·연구기관과 협력해 뇌전증 AI 진단과 소스 로컬라이제이션 기술을 올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eeing is Believing”…AI 판독·지속적 업데이트 장비 필수 뇌파계를 통한 한의원 경영 교육에 나선 안상훈 회장은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진단이며, 한의사는 이미 진맥으로 몸과 마음을 함께 살펴왔다”면서 “뇌파 검사는 환자가 거부감이 적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치료 설득력이 크고, 치료 전후 비교, 뉴로피드백 훈련, 마케팅 활용까지 활용범위가 크다”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뇌파계 장비와 관련 “채널 수가 많을수록 정밀도가 높아지지만 채널 수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분석 프로그램과 판독 지원”이라며 “앞으로 한의원에선 AI 판독과 더불어 테슬라 자동차와 같이 지속적인 업데이트 지원이 이뤄지는 장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회장은 실제 △불안장애 환자의 전두엽 알파파 불균형 △우울장애 환자의 델타·세타파 증가 및 하이베타 과활성화된 브레이 맵핑을 제시하며 “뇌파는 한의학적 변증의 객관적 근거를 통해 환자 신뢰를 높이고,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뇌파한의학회 신규 가입 및 문의는 학회 사무국(manage@brainscience.co.kr, 010-8024-5453)을 통해 할 수 있다. -
대전시한의사회, 우즈벡서 첨단 술기 통해 K-Medi 위상 제고[한의신문] 대전광역시한의사회(회장 이원구·이하 대전지부)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초음파 유도 약침 진료와 뇌파 진단 등 첨단 한의학 기술을 선보이며 환자와 현지 의료계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대전지부 의료봉사단(DACOMSTA·단장 김용진)은 3일부터 8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양기율시에서 현지 주민과 교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의의료봉사 활동과 타슈켄트 의과대학에서의 한의학 강의를 펼쳤다. 이번 해외의료봉사는 지난해 베트남 빈증성과 호찌민시에 이은 두 번째로, 대전지부에선 △이원구 회장 △김용진 단장 △김기병 수석부회장 △최창우·김용진 명예회장 △윤제필 국제부회장 △안정조 홍보부회장 △김세종 보험이사 △이기성 기획이사 △김윤중 의무이사가 참여했으며, 이와 함께 △염선규 청주시한의사회장 △지현우 서울시한의사회 의무이사 △대전대 한의대 학부생 5명 △진료지원팀 등 총 30여 명이 봉사단에 합류했다. 대전지부에 따르면 양기율시는 수도 타슈켄트에서 약 20km 떨어진 인구 21만 명 규모의 경공업 도시로, 유리·섬유·식품산업이 발달했으나 의료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우즈베키스탄은 자체 전통의학을 계승·발전시켜 온 만큼 동양의학에 매우 우호적인 국가다. 대전지부는 이러한 여건을 고려해 지난 7월 한국조폐공사(사장 성창훈)와 협약을 체결하고, 한국조폐공사의 자회사인 ‘GKD(GLOBAL KOMSCO DAEWOO)’의 현지 직원 가족 및 교민 대상 진료와 함께 의과대학 강의에 나섰다. “현지 의료진에 초음파 유도 약침 등 첨단 술기 선보여” 양기율시 제1가족 종합병원에서 진행된 의료봉사활동은 첫날 400여 명, 이튿날 600여 명이 몰리며 진료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봉사단은 근골격계와 내과적 질환 환자들에게 침·약침·뜸·부항 치료, 추나요법을 제공했으며, 오적산·가미소요산·형교연개탕·반하백출천마탕 등 20여 종의 한약(산재)을 처방했다. 또한 초음파 유도 약침, 홍채검사 등 첨단 진단·치료 기술을 선보여 현지 의료진들의 주목을 받았다. 둘째 날에는 병원 직원들이 가족을 동반해 진료를 받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진료를 참관한 병원장은 “한의진료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한국의 발전된 첨단 한의학 기술을 접할 수 있게 돼 매우 영광이며, 앞으로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진료 활동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이원구 회장은 “한의학은 오랜 임상경험과 문헌을 통해 세계적으로 우수성이 검증된 한국 전통의학으로, 현대과학적 연구를 통해서도 그 효능이 꾸준히 입증되고 있다”면서 “양질의 진료가 가능하도록 협조해준 병원과 후원 관계자 분들게 큰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국제 교류와 봉사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지 의료진과 관계자들의 따뜻한 환대 덕분에 원활한 진료가 가능했다”며 “빡빡한 일정에도 한 명이라도 더 치료하려 애쓴 봉사단원들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드리고, 대전지부는 앞으로도 한의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타슈켄트 의대서 한의학으로 미래의학 비전 제시” 6일에는 타슈켄트 의과대학에서 ‘2025 미래 통합의료를 선도하는 한의학’을 주제로 한의학 세미나가 이어졌다. 현지 의료인과 의대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학술교류에서는 여섯 명의 연자가 다양한 주제를 발표해 큰 관심을 모았다. 첫 발표자로 나선 이기성 원장은 ‘한국전통의학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한의학의 예측·체질·예방적 특성이 세계적으로 추구되는 미래의학 및 정밀의학과 맞닿아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 염선규 원장은 추나요법의 원리와 근본 치료 가능성을 소개해 주목을 끌었고, 김윤중 원장은 도침치료가 비수술적 대안으로서 효과적인 이유를 설명했으며, 김세종 원장은 ‘초음파를 이용한 중재적 약침술’을 발표하며 정확성과 안전성을 갖춘 신속한 치료 효과를 강조했다. 허준영 원장은 ‘턱관절 중심 구조 한의학을 통한 신경기능 향상’을 주제로 구조적 접근을 통한 검사와 치료 과정을 소개했다. 특히 ‘뇌파를 활용한 한의학 임상사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윤제필 원장은 뇌파기기 ‘뉴로매치(NeuroMatch)’를 활용한 정밀 검사와 추나요법, CST두개골천골요법, 침·약침·뜸·부항 치료 사례를 제시하며 뇌기능장애 치료에서의 효과를 강조해 호응을 얻었다. 미르하이모프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장은 “오랜 시간 전통의학의 우수성을 계승·발전시켜 온 한의학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양 기관이 끈끈한 유대를 바탕으로 협력해 인류 건강 증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함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영일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 한의사는 “약재 중심의 전통의학 체계에 한국의 침구학을 소개·교육하는 입장에서 통합의학을 선도하려는 한의학의 발전된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선진 한의학을 세계에 널리 알릴 기회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세미나 개최에 도움을 준 윤제필 국제부회장과 관계자들, 그리고 열정적으로 참여한 단원들게 큰 감사드린다”며 “대전지부는 앞으로도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첨단기술과 접목해 발전하는 우리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
“한의학의 국제적 위상과 과학적 접근법을 확인”[한의신문] 지난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에서 개최된 ‘제52차 국제 신경이학·평형측정학회(NES)’는 한의학이 국제 의료 학술 분야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그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1974년 독일의 클라우스 프렌즈 클라우센 교수가 설립한 이 유서 깊은 국제학술단체는 50여 년간 전 세계 의사와 연구자들이 모여 이명, 난청, 어지럼증과 같은 청각·평형질환 연구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이번 학회에는 헝가리, 인도, 중국, 미국, 싱가포르, 한국, 일본, 베트남 등 8개국이 참여했으며, 한의대 학생으로서 이러한 국제적 학술 교류의 현장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한국 한의학의 눈부신 연구 성과 발표 이번 학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 한의사들의 활발한 연구 발표였다. 총 7명의 한의사가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으며, 이는 한의학이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황재옥 원장님의 이명 환자 EEG(뇌파) 바이오마커 연구를 시작으로, 이경윤 원장님의 이명과 청력 손실 치료에 대한 포괄적 접근법, 백승태 원장님의 환자 설문 기반 진료 분석, 강혜영 원장님의 청력 손실을 동반한 이명에 대한 한의학적 효과 연구가 이어졌다. 또한 맹유숙 원장님의 재발성 돌발성 난청 치료 사례, 김태엽 원장님의 한방치료와 뉴로피드백 결합 연구, 이희동 원장님의 만성 난청 회복 사례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구가 발표됐다. 이러한 발표들은 단순히 개별적인 연구 성과를 넘어 한의학이 현대 의학과 어떻게 융합하며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들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의학과 현대과학의 융합적 접근법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의학적 치료가 전통적 방법론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맥진검사(심안맥진기), 체열검사, 미세청력검사, EEG 뇌파 분석, 뉴로피드백과 같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단 도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었으며, 한약·침·약침·추나치료와 더불어 TSC 방식의 소리 재활훈련까지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치료 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존의 서구 의학적 치료로는 한계가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적 대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는 중요한 방법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적 관심과 인정, 그리고 학술적 교류 학회 참여 전에는 한의학에 대한 각국 의사들의 시선이 다소 회의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인 관심과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의사들이 한국 한의학의 이명 치료 접근법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이는 각국의 의료 현실과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적 치료법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왼쪽부터 사카타 히데아키 교수와 필자> 일본 사이타마 의과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사카타 히데아키 교수가 강조한 ‘전인적 치료의 필요성’은 한의학의 변증논치와 전일적 관점 철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이는 동서의학 간의 학술적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김태겸 학생(세명대 한의학과 본과 4학년)> 한의학 국제화의 상징적 순간 이번 학회의 가장 의미 있는 순간 중 하나는 황재옥 원장님께서 NES 학회 차기 회장으로 임명된 것이었다. 2007년부터 꾸준히 해외 학술대회에 참여하며 한의학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알려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이 순간은, 한의학이 단순히 참여하는 위치에서 주도하는 위치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K-Culture를 통해 입증되었듯, 한의학도 고유한 철학과 치료법 덕분에 세계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학회에 직접 참석하면서 깨달은 것은 한의학이 단순히 전통의학으로만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근거를 갖춘 현대적인 치료 방법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였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국제무대에서 한의학이 어떻게 이야기되고 있는지를 가까이서 본 경험은 제게 큰 자극이 됐고, 앞으로 공부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 준 계기가 됐다. -
이명·난청·어지럼증 분야의 진료 및 연구 활동 소개[한의신문] NES 학회(Neurootological & Equilibriometric Society, 국제 신경이과학회 및 평형측정학회)는 1974년 독일 클라우스 프렌즈 클라우센 교수가 설립한 국제학술단체로 회원국이 한국, 일본, 미국, 유럽을 포함해 29개국에 달하는 학회다. 이번 학술대회는 회장단이 헝가리 아그네스 시르마이 교수팀(헝가리 세멜바이스의과대)에서 한국의 한의사 황재옥 회장, 일본의 이비인후과의사 사카타 히데아키 이사장으로 넘어오면서 열리는 첫 학술대회로 유럽에서 시작한 학회의 중심이 동양으로 넘어오는 의미 깊은 학술대회였다. 이명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국제이명저널(The international tinnitus Journal) 편집장도 한국, 일본의 회장단이 역임함으로써 명실상부하게 이명, 난청, 어지럼증 분야를 한의학을 포함한 동양의학이 선도해 나갈 것임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사카타 히데아키 이사장은 스테로이드 고막주사 기법(Intratympanic Steroid Injection,IST)의 창시자인 아버지 사카타 에이지 교수의 뜻을 이어받아 이명·난청·어지럼증 분야의 진료 및 연구 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사카타 이사장은 주사 요법 등의 양방치료만으로 치료의 한계를 느끼고 한국의 황재옥 회장님과 25년간 교류하면서 한의학 치료의 우수성을 파악하고 진료에 한의학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침 치료, 쯔무라제약의 한약 등을 활용해서 치료한 결과 이명·난청·어지럼증 치료에 확실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사카타 이사장의 가와고에 이비인후과 병원 침구사인 가즈히로 나카가미도 이명 증상의 침 치료 전후 변화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사카타 히데아키 NES학회 이사장과 백승태 한국NES학회 부회장 이번 학술대회에서 한의학 특별 세션이 마련돼 세계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한의학에서의 이명 치료 방법 소개와 함께 한국 이명·난청 치료 현실, 뇌파·소리치료 등의 새로운 진단·치료 접목, 이명·난청 환자가 한의학치료로 호전된 사례들을 검사 결과로 입증한 7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의학의 연구 성과에 큰 호응을 받았고 발표가 끝난 이후에도 침 치료, 한약 등의 방법 등에 대한 문의를 각국 의사들에게 받았다. 여러 나라의 대표들이 내년에 한국에서 열리는 한일학술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다. 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인 가오루 사카모토 교수의 이명과 어지럼증 치료를 위한 정신의학적 접근, 아이노 대학 보건과학부 의학공학과 아키코 타우라의 The Challenge of Inner Ear Regeneration, 미국 UCLA 의과대학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아키라 이시야마의 인공와우 삽입술 후 사람 측두골의 조직병리학적 소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의 세이지 시바타의 내이(內耳)에서의 자발적 나선신경절(Spiral Ganglion) 재생 탐구, 콜카타 신경과학연구소(INK) 아니르반 비스와스의 치매와 전정 증상 연관성 및 임상적 함의 등의 발표가 인상적이었다. 난치성 질환이다 보니 각국의 대학에서 세포재생, 수술, 정신과, 뇌신경, 디지털기기, 명상 등의 모든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학병원 등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연구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고 이미 한의학에서 잘 치료되고 있는 부분을 어렵게 연구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한의학 연구논문활동을 열심히 해서 NES학회를 통해 세계적으로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NES에서 본 오늘의 어지럼·이명·난청 치료 풍경[한의신문] 2025년은 뜻깊은 해다. 8월 28~29일 열린 제52회 '국제신경이과학회 및 평형측정학회(NES) 국제학술대회'가 한국과 일본이 중심이 돼 진행됐기 때문이다. 조직위원회는 K.M.D. Jae Ok Hwang, Prof. Hideaki Sakata가 의장으로 회의를 총괄했다. NES에는 한국, 일본, 헝가리, 중국,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가 참여했고, 발표·강의뿐 아니라 권위자들의 실시간 토론도 진행된 점이 독특했다. 올해는 어지럼증 주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고, 대체의학 세션에서 한국 발표가 두드러졌다. 이명·난청 관련 발표에서 한국의 참여가 활발했다. Exibition B Hall에 전시된 서적과 장비 약 58개 발표가 점심식사도 도시락으로 대체하며 오전부터 저녁까지 쉼없이 이어졌다. 이 중 7편은 한국의 한의사 7명이 발표하며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한국팀은 청력검사 외에 뇌파, 심안맥진기 등을 활용해 이명·난청을 다각적으로 평가하고, 침·한약·약침·두개천골추나·침도 치료 결과를 보고했다. 발표 후 일본·중국·인도 등에서 질의가 이어져 회원들의 학구열을 느낄 수 있었다. 약 5,000명 규모의 뇌파의 대조군 연구에서 바이오마커 후보가 제시됐다. ABR 중심 평가가 보편적이어서, 자발 뇌파 지표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뇌파는 자발전위를 활용해 평가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지표를 제시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그 외에 UCLA에서 진행된 연구는 측두골 조직병리 분석을 위한 대규모 샘플을 제시해 연구 인프라를 보여주었다. CGRP 분포와 통증·혈관조절과의 연관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다른 발표에서는 청신경의 생존 기간을 고려해 인공와우 이식 시기를 앞당길 것을 제안했다. 도파민의 신경보호 가능성과 글루타메이트의 흥분독성 가능성도 언급됐다. Lombard effect(소음 환경에서 발성 증가)를 활용해 비기질성 난청 선별에 TIN 검사를 병행하는 접근이 소개되며 학자들의 다양한 연구와 고심을 엿볼 수 있었다. Neuro Equilibrium사의 부스의 VHIT Calibration 시연 영상 한편 보청기가 청각 부담을 낮출 수 있으나, 인지 보호 효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보고가 있었다. 이명·현훈 환자에서 우울·불안·수면 문제 동반된다는 보고가 있었고, 약물 치료가 일부 증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런 보고는 해당 국가의 발전된 각 과별 자유롭고 잘 구축된 협진과 의뢰 체계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국내에서도 이런 협진 체계가 도입 및 발전하려는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에는 한 질환–한 약물 관점이 강조되며 통합적 시각이 주변화되기도 했다. 최근 위와 같은 보고들은 통합적 관점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한의학은 진단–치료–경과 관찰을 유기적으로 잇는 접근을 전통적으로 중시해 왔다. 상호 연관성을 근거 기반으로 축적해 국제적 논의에 기여하고, 환자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통합적 관점의 의료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최근 대중문화의 모 애니메이션 성공 사례를 떠올렸다. 학술 교류는 문화적 교류와 마찬가지로 상호이해를 넓힌다. NES에서의 경험이 임상과 연구의 다음 걸음을 준비하게 했다. 지금의 작은 발걸음이 큰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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