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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과 케어의 윤리전국의 보건의료계열 대학생 12명이 사의련(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의 연두 선생님과 함께 지난 7월 22일 일본으로 떠났다. 우리가 만난 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5월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이하 청한)의 제안으로 민의련(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 연수에 참가하겠다고 결정한 이후로 본 연수를 위해 3번의 사전 모임을 가졌었다. 각자 배정받은 주제 – 전일본민의련의 역사적 흐름, 일본의 차액병상료 미징수 원칙,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SDH), 한국과 일본의 아동 의료비 부담 경감 제도 비교, 만몽개척단의 역사 – 에 대해 조사하여 사전모임 때 발표하며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 때 공유한 정보들이 연수의 꼭 필요한 배경지식이 되었다. 비행시간은 짧았지만, 나고야 공항에서 나가노현의 마쓰모토시까지 들어가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평생을 대도시에서 살았던 내게 나가노는 완전히 새로웠다. 긴 이동 끝에 도착한 곳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다. 나가노현의 민의련 회장인 사노 다쓰오 선생님께서 민의련의 역사와 활동에 대해 설명해 주셨는데, 그중 민의련 강령의 첫 문장인 “무차별·평등의 의료와 복지의 실현”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를테면 (사전모임 때 다룬) 차액병상료 미징수 원칙 같은 것이 무차별에 해당하는데, 민의련에서 1인실은 부자가 아니라 1인실이 꼭 필요한 환자들(전염병 환자, 임종을 앞둔 환자 등)에게 배정된다고 한다. 한국인의 관점에서는 참으로 어색한 제도이지만, 돈이 아닌 필요에 의한 병실의 분배가 훨씬 인간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오티가 끝난 후, 한국 연수단과 일본 직원분들이 다 같이 저녁식사를 했다. 미리 조사한 식이제한을 반영하여 섬세하게 준비해주신 식사에 굉장히 감사했다. 이렇게 사람 한 명 한 명을 신경 써서 귀찮음을 기꺼이 감수하는 모습까지도 민의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식사를 하면서 서로에게 궁금증을 가지고, 잘 통하지 않는 언어이지만 번역기를 사용하며 질문하고 대답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노력들이 다정하게 느껴졌다. 나가노는 동서남북 어디에나 산이 있고, 그 산 사이사이에 여섯 개의 분지가 있는 구조인데, 이번 연수 기간 동안 세 군데의 권역을 방문했다. 우리의 숙소가 위치한 마쓰모토시에서 첫 날과 마지막 날을 보내고, 둘째날은 나가노현의 나가노시, 셋째날은 이이다·시모이나 권역을 방문했다. 매일 마을 하나를 둘러보면서 각 지역의 의료기관을 방문할 수 있었다. 7월 23일, 나가노 중앙병원에 방문하여 병원장 반바 다카시 선생님의 강연을 들었다. 선생님께서 민의련의 가장 큰 2가지 과제인 SDH(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와 케어의 윤리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SDH는 자기책임론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질병의 원인을 개인이 아닌 사회적 요인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자기책임론을 지지하는 사람이 38%라고 한다. 강연자료에 한국의 통계는 언급되지 않아 찾아보니, 한국에서는 이와 관련한 연구조차 없어서 수치를 명확히 할 수 없다고 한다. 자기책임론이 당연시되어서일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최소한 의료계열 학생들에게는 SDH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SDH와 관련하여 강연에서 인상 깊었던 삽화가 하나 있다. 바로 환경, 돌봄, 의료를 각각 상류, 중류, 하류에 대응시킨 그림이다. 환경에 의해 사람이 물살에 떠밀려 내려오기 시작하고, 돌봄이 잘 제공되면 그들을 구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하류에 이르러 의료에 도달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즉 의료인들은 보통 하류만 접하고 살게 된다. 그러나 궁극적인 해결책을 위해서는 시선을 넓혀 상류를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사전모임 때, 노원구에 위치한 마을의원에서 강연을 들었었다. 원장님께서는 매일 오후에는 방문진료만 하시는데, 여러 사례를 들며 각각의 상황에서의 어떤 처방을 내렸는지 알려주셨다. 그 처방들이 꼭 의료행위라고만 하기는 어려웠다. 예를 들면 마당으로 나오면서 자주 넘어지는 할머니를 위해 계단이 아닌 경사로를 설치하는 것과 같은 처방이다. 결국 아픔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에 도달하기 전, 즉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사의련에서의 배움이 일본 민의련에서의 연수경험과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점심 전후로 나가노 중앙 케어 센터에서 재활운동을 체험해보고, 노인보건시설 후루사토(일본어로 고향이라는 의미)를 방문하고, 여러 시설을 견학하며 개호(신체나 인지 기능이 저하된 사람의 일상생활을 돕는 돌봄) 사업에 대해 배웠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이 머무는 시설을 걸으면서 최근에 읽었던 “어떻게 죽을 것인가(아툴 가완디)”의 내용이 계속 떠올랐다. 이 책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얘기한다. 보통의 요양원은 생명 연장에 초점을 맞추어 입소자들의 삶의 질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그래서 많은 입소자들이 “여긴 집이 아니야”라고 말하며 개인의 우선순위가 존중되는 집에 대한 갈망을 품는다고 한다. 하지만 나가노에서 방문한 시설들에서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넘어 개인의 선택이 가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방 안에 원하는 전자기구를 들일 수 있다는 점, 충분히 식당 하나로 수용 가능한 인원임에도 사이가 틀어진 관계를 고려하여 두 개의 식당을 설치한 점, 휠체어로 접근 가능한 텃밭을 두어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감각을 높이는 활동이 있다는 것, 혼자 변기에 앉고 일어나고, 목욕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 등이 인상적이었다. 책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요양원을 실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이런 곳이라면 보통의 요양원보다는 훨씬 ‘고향’ 같다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마쓰모토시로 돌아와서 사의련의 두 선생님께서 사주시는 저녁을 먹고, 연수단끼리 중간점검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7월 24일, 버스를 가장 오래 타는 날이다. 얼마나 교통이 불편하면, 일본 내에서 도쿄로부터 가장 오기 힘든 곳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지역이다. 견학 장소가 개관하기 전, 잠깐 마을을 돌아보았다. 이 곳에서는 의사 1명이 5개의 진료소를 요일별로 돌아가면서 진료를 본다고 한다. 38도에 이르는 뜨거운 날씨였지만, 푸릇함을 담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맑은 날이었다. 2시간을 이동하고 땀을 주륵주륵 흘리며 어렵게 도착한 곳에는 이번 연수 중 가장 큰 충격을 준 곳이 있었다. 만몽개척평화기념관이다. 만몽개척단은 1930~1940년대에 일본 제국이 만주 지역을 식민화하기 위해 일본 농민들을 이주시킨 집단이다. 나가노는 원폭 피해지역이 아니고, 현재 일상에서 전쟁의 흔적을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지역이지만, 만몽개척단이라는 전쟁의 역사가 깊게 남아 있다. 지금 나가노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몇 다리 건너면 모두 이 아픔을 겪은 가족이 있다고 한다. 당시 일본 제국은 전쟁을 옹호하는 다수의 포스터를 만들어 만몽개척단을 국가를 위한 활동으로 세뇌시키며 홍보하였고, 패전 이후 백 종류가 넘는 포스터를 모두 없애려고 시도하였으나 누군가 몰래 숨겨놓아 지금 기념관에서 볼 수 있었다. 그 포스터를 마주한 순간, 형용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식민 지배국의 시민이더라도 피해자임이 순식간에 와 닿았다. 버스를 타서도 자꾸 생각이 났다. 한국과 일본이 부정적으로 얽힌 역사 때문에 일본인 개인에게 역사적 가해의 책임을 직접 돌리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의 화살은 엄한 곳을 향했구나, 피해와 가해는 때때로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는구나, 여러 깨달음과 반성이 오갔다. 만몽개척단을 아는 것이 나가노를 방문하는 예의였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의 기억이 겹쳐지며 공통점이 보였다. 한 지역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사건이었고, 지금도 그 아픔이 남아있지만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간다는 것이었다. 다음 일정으로는 이이다시의 카나에 공민관에 도착하여 켄와카이 병원 와다 히로 의사 선생님의 어린이 빈곤 워크숍을 들었다. 일본의 아동의료비 제도와 관련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그보다 병원에 방문한 아동의 생활 상황을 부모의 모습을 통하여 추측한 사례들은 미래에 의료계에 종사할 때 활용할 점이 많아 보였다. 예를 들어 대기실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계속 책을 읽어주는 모습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힌트들은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사무직 모두가 함께 주시해야 하고, 서로 의견을 공유하는 회의 자리도 필요함을 알았다. 흔히 진상이라고 표현할 법한 사람들의 행동에는 어떤 환경적인 문제가 숨어있을 수 있으며, 스스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거나 도와달라고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일 수 있음을 알게 됐다. 저녁에는 일본의 의대생도 함께 모여 식사자리를 가졌고, 이후에는 그간 우리를 도와준 일본인들과 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7월 25일, 여유로운 아침을 즐기며 연수 마무리를 위해 첫 만남의 장소에서 모였다. 오티를 들었던 그 장소였지만 지식이나 마음가짐에는 큰 차이가 생겼다. 한 명씩 돌아가며 소감을 발표할 때 모두에게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소감을 준비하며 이번 연수를 되돌아봤다. 가장 예상과 달랐던 것은 의사의 사회적 지위였다. 일본에서는 의료가 한국에서만큼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 아니었고, 강연을 통해 만난 민의련의 책임자들도 의료를 영리사업으로서 생각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러면서도 민의련의 의료종사자들의 경제적 안정은 중요하다고 말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렴 마무리 토론 때 민의련에 자리 있냐고 묻는 학생이 있을 정도였으니, 우리는 민의련의 좋은 모습을 많이 보고 배우고 온 것 같다. 사전모임부터 각자의 고민을 안고 의료업에 임하는 여러 의사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의사로서의 추구미를 찾아갔다. 좋은 의사는 결국 타인에게 관심이 많고 애정이 있는, 결국 좋은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소외된 사람을 살리는 것은 전문성보다도 관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을의원의 원장님께서 부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내린 진단, 어린이 빈곤 워크숍에서 빈곤을 알아차리는 예리한 센서는 모두 환자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를 갖추고 싶다. 나가노는 연수가 아니었으면 방문하기 어려웠을 도시이다. 그렇기에 이 연수가 더욱 소중했다. 비슷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과 공감대를 공유하며, 비슷한 궁금증을 갖고, 잘 통하지 않는 언어였지만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우리 12명을 도와준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친절 덕에 민의련을 너머 나가노에 대한 애정이 커졌고, 언젠가 이 친절을 다시 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만몽개척평화기념관에서 강연자분이 의료인이 왜 반전평화까지 공부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사실 아직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잘 하지 못하겠다. 의료인의 공부 영역은 어디까지이고,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아직 흐릿하다. 그러나 이 견학이 가장 울림이 컸던 것을 보면, 마음이 반전평화도 공부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내년에는 반전평화 연수에 참여하고 고민을 이어가고 싶다. -
청년한의사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의료지원 모금액 전달[한의신문]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이하 청년한의사회)가 지난 2월 진행한 ‘팔레스타인 의료지원 한의계 모금 캠페인’을 통해 모인 후원금 229만 원을 지난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우다(Al-Awda)병원에 전달했다. 청년한의사회는 지난 2월 한의신문 광고 등을 통해 모금 캠페인 소식을 알리고, 한의계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후원금을 모았다. 단체 명의의 해외 계좌이체 절차에 어려움을 겪으며 전달이 다소 지연됐으나, 관련 절차를 거쳐 이번에 최종적으로 알아우다병원에 후원금을 전달할 수 있었다. 알아우다병원은 가자지구 내에서 정형외과 수술이 가능한 유일한 의료기관으로, 계속되는 봉쇄와 의료시설 파괴 속에서도 만성질환자 진료를 이어가고 하루 50여 명의 신생아 출산을 돕는 등 지역사회 의료를 지탱해온 현장이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병원과 의료 인프라에 대한 폭격과 봉쇄가 이어졌고, 같은 해 11월에는 병원이 직접 폭격을 당해 병원 시설과 의료진, 시민들이 피해를 입은 바 있고, 12월에는 병원장인 아흐마드 무한나(Ahmed Muhanna) 박사를 포함한 의료진이 이스라엘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알아우다병원은 3개 수술실과 16개 병상의 야전병원 체제로 진료를 이어가며, 가자지구 공공의료체계가 사실상 붕괴된 상황에서 지역사회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21일에는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이 공동주최한 ‘가자지구 의료인들과의 대화’ 포럼이 서울 성북구 마이원 커뮤니케이션홀과 온라인 줌(Zoom)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알아우다병원 병원장이자 마취과 의사인 아흐마드 무한나 박사가 통역을 통해 가자지구 의료 현장의 상황을 직접 증언했다. 무한나 박사는 2023년 12월 이스라엘군에 의해 체포돼 22개월간 구금됐다가 지난해 말 석방된 뒤 곧바로 알아우다병원으로 복귀해 진료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날 행사에서 병원과 의료진이 겪은 폭격·체포·봉쇄의 실상과 함께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연대를 호소했다. 청년한의사회 회원들도 이 자리를 통해 알아우다병원의 상황을 접하고, 한의계 차원의 실질적인 연대 방안으로 모금을 진행하게 됐다. 한편 이번 후원금은 스페인의 비영리단체 파즈 콘 디그니다드(Paz con Dignidad, PcD)를 통해 알아우다병원에 전달됐다. PcD는 2023년 10월 긴급계좌를 개설하고 국제 사회의 후원을 받아 알아우다-알누세이라트 지역에 야전병원을 세워 운영해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PcD 활동 보고서(2026년 1~3월)에 따르면 이 야전병원은 응급실 1만 7290명, 외래진료 7만 5855명, 소아과 1043명, 영양실조 치료 8517명 등 올 1분기에만 피난민과 지역 주민 수만 명을 진료했으며, 현재 14개 진료과와 70여 개 병상을 갖추고 있다. PcD는 후원금 운용 내역도 함께 공개하며 투명한 기부금 관리 원칙을 밝히고 있다. 청년한의사회는 이후에도 보건의료 반전평화팀과 함께 집회·기자회견 참여 등을 통해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학살 문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알려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반전과 평화를 향한 실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
청한 “장애인건강주치의 제도에 한의사 참여를 보장하라”[한의신문] “장애인 건강권 실현을 위해, 장애인건강주치의 제도에 한의사 참여를 보장하라!”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회장 김지민·이하 청한)는 20일 제4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의 건강권 실현을 위해 장애인건강주치의 제도에 한의사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는 지난 17년간 장애인독립진료소 운영을 통해 4,000명 이상의 장애인을 진료해왔으며, 2015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장애인 주치의 사업에 참여해 방문진료를 수행했고, 2017년에는 보건복지부 연구에 참여하며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의 현장 모델을 축적하는 등 장애인 건강권에 기여하기 위한 한의사 참여를 제도화할 근거와 경험을 쌓아 왔다. 이와 관련 청한은 “장애인건강주치의제도의 한의사 참여 수요 조사에서 한의사 94.7%(2018, 대한한의사협회), 장애인의 91%(2023, 한국한의학연구원)가 한의사의 참여에 긍정적으로 응답했지만 4차까지 진행된 시범사업에 한의사 참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청한은 이어 “17년간 현장에서 축적된 모델이 있고 당사자의 수요가 뚜렷함에도 제도 설계 과정에서 한의사는 거듭 배제돼 왔다”면서 “그 같은 결과는 결국 참여 의료기관의 절대적 부족, 지역 간 심각한 쏠림 현상, 지역사회에서 정작 장애인이 주치의를 만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청한은 또 “일차의료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의사들은 지역사회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의료 자원”이라면서 “방문진료, 건강 상담, 만성질환 관리, 근골격계 관리 등 장애인 주치의에게 기대되는 핵심 역할은 한의사가 일차의료에서 이미 수행해 온 역할과 상당 부분 겹친다”고 밝혔다. 청한은 또한 “2026년, 장애인건강권법 제정 11년 만에 드디어 장애인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이 발표됐지만 그 안에 장애인건강주치의 제도에 대한 획기적 개선안도, 본사업 전환 계획도 담기지 않았으며, 한의사 참여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하겠다’는 말만 반복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 뒤 “검토는 이미 충분히 이뤄졌고, 의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반면 한의사의 참여 의지와 당사자의 요구는 일관되게 높다”고 강조했다. 청한은 이어 “청년한의사회를 비롯한 한의계는 4차에 걸친 시범사업 기간 동안 수차례 복지부에 참여 의사를 전달해왔으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2019년 10월, 2021년 6월, 2023년 10월, 세 차례에 걸쳐 ‘한의사 장애인건강주치의 모형 확대방안’을 안건으로 올렸을 뿐,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은 채 검토만 반복되고 있고, 제도는 그대로 멈춰 있다”고 지적했다. 청한은 이와 더불어 “현장의 수요와 당사자의 선택이 이토록 명백히 확인됐음에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의학적 판단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에 의한 배제”라면서 “장애인건강주치의 제도에 한의사 참여를 즉각 보장하고, 한의사의 역할과 권한을 현장의 현실에 맞게 재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청한은 또 “더 나아가 장애인주치의, 재택의료, 방문간호, 커뮤니티케어를 관통하는 지역 기반 일차의료 체계 속에서 한의사를 포함한 모든 보건의료 자원이 공공의료에 온전히 기여할 수 있도록 통합적 제도를 수립하라”고 덧붙였다. 청한은 이와 함께 “장애인의 건강권은 선별적 시혜가 아닌 보편적 제도로 실현돼야 한다”면서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는 장애인 당사자 및 장애인 운동과 함께 장애인 건강권이 온전한 제도로 자리 잡는 그 날까지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청한 총회 “차별받고 소외받는 대중들과 늘 함께 할 것”[한의신문]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회장 김지민·이하 청한)는 14일 우석대 한의대 중화산 캠퍼스에서 제37차 정기총회를 개최, 지난 한 해의 성과 공유와 함께 2026년 새로운 도약을 신임 임원 인준과 의료지원 및 연대에 초점을 맞춘 각종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총회에 앞서 사전 행사로 진행된 특별강연에서는 안철호 전 농민한의원 원장이 강사로 나서 1997년 개원한 농민한의원의 역사와 의의를 짚었다. 안 전 원장은 청한의 초창기 지역사회 의료 실천을 회고하면서, 순회 진료 및 농촌질환연구소 설립을 통해 농부증 개념을 정립하고 농약중독 연구 및 농민을 위한 한의진료에 앞장섰던 농민한의원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한 경과보고를 통해서는 지난해 큰 성과를 거뒀던 주요 활동 현황이 소개됐다. 청한의 핵심 상시 사업인 장애인독립진료소는 지난 한 해 총 25회 운영으로 349명의 장애인 환자를 진료했다. 한약제제 1,785일분, 첩약 15첩, 파스 274개를 지원했으며, 2014년부터 이어온 진료소 운영의 특성상 재진 환자 비중이 높아 예약이 개시 후 1~2시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수요가 높았다. 또한 대전지역위원회는 희망진료소와 가족쉼터에서 총 146명을 진료한데 이어 대전충남보건의료연대회의를 통해 지역 보건의료 단체와의 연대를 꾸준히 이어갔고, 영남 및 전북위원회도 정기모임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의료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이와 함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권운동 의료지원, 홍진단과 퀴어퍼레이드 공동 의료지원, 베트남 평화의료연대 진료단 파견, 나가사키 원수폭금지대회 참가, 팔레스타인 등 분쟁 지역과의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 반전평화팀’ 본격 가동 등 인권과 평화의 현장 어디든 청년 한의사들의 손길을 건넸다. 다만, 2018년부터 서울시립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와 함께 운영해온 나무진료소·아웃리치 사업이 서울시의 운영 중단 결정으로 지난해 11월 문을 닫게 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나무진료소는 지난 8년간 누적 진료 횟수 242회, 이용자 142명, 이용자 만족도 4.8점(5점 만점)을 기록했으며, 탈가정·위기 십대 여성 청소년이라는 대상자의 특성에 맞춰 진료진을 전원 여성으로 구성해 한의계 최초로 퀴어 프렌들리 예진 문항을 도입하는 등 인권 친화적 진료 문화를 일궈냈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들이 모이는 곳에 직접 찾아가는 경의선 숲길 아웃리치를 통해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활동도 병행했다. 이와 관련 8년의 활동을 담은 자료집을 발간했으며, 이는 공식 홈페이지(chunghan.org)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계속된 총회에서는 조직의 내실을 기하기 위한 인사와 정관도 정비했다. 황아현 청년학생위원장, 유현준 기획국장, 박주석 정책국장을 신임 임원으로 인준했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성평등위원회의 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키로 했다. 또한 △인권운동 현장 의료지원 강화 △장애인독립진료소 운영 △장애인 건강주치의 참여 확대 △일차의료 내 한의계 역할 강화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진료단 파견 △보건의료 반전평화팀 가동 등 분쟁 지역 국제연대 지속 등 2026년 핵심 사업을 확정했다. 김지민 회장은 “1989년 창립한 청년한의사회가 어느덧 40년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1980~1990년대 청한 선배님들께 일군 농민한의원, 산재한의원이 2000년대에는 장애인, 위기청소년, 성소수자 진료소로 이어지고 있듯이 앞으로도 청한은 사회 각계의 차별받고 소외받는 대중들과 늘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
“세월호 현장에서 재해 지역까지…한의학, 트라우마 회복의 동반자”[한의신문]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국가재난 현장에서 축적된 한의학적 심신 통합치료 모델이 트라우마 회복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의사들의 ‘4·16 정신’을 기리고, 안산마음건강센터 한의진료 추진을 위한 공감의 장이 마련됐다. 경기도·안산마음건강센터(센터장 김현수)·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이하 청년한의사회)는 16일 온라인(ZOOM)을 통해 ‘트라우마 회복에서의 한의학적 접근’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 트라우마를 바라보는 한의학적·사회적 관점을 공유했다. 김현수 센터장은 인사말에서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선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으로,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한의치료에 대한 요청에 따라 이번 세미나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 자리를 통해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의미 있는 통찰이 공유되길 바라며, 그동안 함께해 준 청년한의사회를 비롯한 한의사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그 해, 여름…광장의 아침들(김이종 하늘벗한의원장) △트라우마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김상호 대구한의대 부속 포항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경락기반 한의학 심리치료(이정환 사암침법학회장)를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 “트라우마 극복의 본질은 ‘함께함’…광장에서 확인한 한의학의 역할” 김이종 원장(전 청년한의사회 대표)은 2014년 국회와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농성장 의료지원 경험을 공유하며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어떻게 나만 치료를 받겠느냐’고 말하는 상황에서 한의사가 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치료 이전에 곁을 지키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유가족들의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고, 선내 영상 공개 이후에는 실신과 후송이 이어지는 등 신체와 정신이 동시에 붕괴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김 원장은 이러한 현장에 대해 “먼저 깨달은 사람들이 사회 문제를 몸으로 드러내는 공간”이라면서 “유가족들은 깊은 상실 속에서도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적 의미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사의 역할은 사회적 트라우마 현장에서 신체적 치료를 넘어 고통을 드러내는 이들의 곁을 지키며, 그들을 외롭지 않게 하는 ‘함께함’을 통해 회복을 돕는 데 있다”고 전했다. ● “트라우마, 심신 통합 접근 필요…한의학, 재난 대안으로 주목” 트라우마를 신체·정서·인지가 복합된 문제로 바라보고, 한의학을 통한 통합적 대응 전략을 제시한 김상호 교수는 “트라우마는 통증이 동반될 경우 PTSD 발병률이 약 50% 증가하고, 우울·불안·자살사고까지 악화될 수 있어 신체 증상을 함께 다루는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이재민 대상 의료지원과 함께 개발된 ‘재난 트라우마 한의치료 매뉴얼(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 공개)’을 통해 △불면 △소화불량 △탈진 △두통·어지럼증 △통증 등 증상별 대응 프로토콜을 구성, 침·한약 치료뿐 아니라 지압, 명상, 기공 등 자가관리법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김 교수는 한의학적 접근의 강점으로 △심신 통합적 치료 △개별 맞춤 치료 △비약물 중심 치료 △회복탄력성 증진을 꼽았다. 그는 “기·경락을 통한 몸과 마음의 연결 개념을 바탕으로, 균형과 조화를 회복하는 치료를 시행한다”며 “환자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트라우마는 스펙트럼이 넓고 개인별 반응이 다양한 만큼 포괄적이고 맞춤화된 치료가 필요하다”며 “한의학은 재난 상황에서 적용 가능한 K-트라우마 통합치료 모델로 발전할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 “감정 구조화→경락-뇌 처리…‘마음침’으로 트라우마 신체화 해소” 이정환 회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경북 산불·충남 수해 현장에서 실제 적용된 ‘마음침(Mind Acupuncture)’ 임상례를 중심으로, 신체화된 감정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법을 제시했다. 그는 경락기반 심리치료를 설명하며 “기 조절과 경락 시스템의 안정화를 통해 생각과 신념 역시 건강하게 변화할 수 있다”며 “특히 재난 PTSD처럼 감정이 신체 증상으로 전환되는 경우 통증이나 불면과 같은 육체적 호소를 치료의 진입점으로 삼아 정서적 문제까지 확장해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회장은 동양의 경락 이론을 바탕으로 서양에서 개발된 에너지 심리치료 기법인 ‘감정자유기법(EFT)’를 소개하며 △특정 감정에 직접 초점을 맞춘 개입 △빠른 심리 변화 △습득이 용이한 구조 △불안·공포·트라우마·신체 증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용 △심리·신체 문제의 동시 접근 △자가치료 가능성 등을 주요 특징으로 제시했다. 특히 사암침법을 기반으로 경락기반 심리치료를 집대성한 ‘마음침’은 감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치료법으로, 감정의 구조화→경락-뇌 처리화→자기조절 회복→치료목표 연동의 흐름 속에서 거사·양정·취상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무의식 수준의 정서까지 통합적으로 개입하는 프로토콜이다. 이 회장은 실제 임상례를 통해 교통사고 후 PTSD 환자, 우울·공황·대인기피를 동반한 환자, 산불·수해 이재민 등에 마음침을 적용한 결과, “생각하려 해도 그 불안으로 진입이 안 된다”, “그 기억이 남의 일처럼 멀게 느껴진다”는 반응들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환자의 고통을 질병명이 아닌 구체적인 감정·감각·생각의 차원에서 다루고, 사건 내용을 상세히 재경험하지 않아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은 트라우마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김순길 처장, 심희준 대표, 김현수 센터장 ● 유가족이 제시한 회복의 조건…“의료 선택권·연대·진상규명 함께 가야” 한편 이날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실제 세월호 유가족이 참여해 재난 이후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단일 의료체계가 아닌 심신의 통합적인 접근과 한의학의 사회적 역할을 주문했다.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故 진윤희 학생의 어머니)은 “1박 2일의 고된 도보 행진 중 침 치료를 받고 다시 걸을 수 있었던 경험은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며 “쌍화탕 등 한약으로 이어진 지속적인 연대는 병원을 찾기 어려운 유가족들에게 실질적이고도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현장과 의료제도 사이의 간극을 짚은 그는 “질환과 참사 간 연관성을 입증해야만 지원받을 수 있는 구조는 또 다른 고통의 연속이었다”면서 “실제 트라우마는 정신적 문제뿐만 아니라 불면, 소화장애, 근육통 등 신체 증상으로 나타났다”고 토로했다. 이에 김 사무처장은 “피해자마다 회복 방식은 다르기 때문에 특정 치료의 우열이 아닌 선택권이 중요하다”며 “한의치료까지 포함한 폭넓은 의료지원과 더불어 심리치료, 약물치료, 공동체 지지, 사회적 인정, 진상 규명이 함께 가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희준 청년한의사회 공동대표(서화한의원장)는 세월호 참사 당시 팽목항 의료지원 경험과 단식 투쟁 현장에서의 활동을 언급하며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몰타 선언’의 원칙을 따르면서도 동시에 생명의 위험을 경고하고 돌아올 수 있는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의료인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난 피해자가 ‘치유의 대상’이 아닌 ‘투쟁의 주체’로 내몰리는 현실을 지적한 그는 “피해자들이 회복해야 할 시간에 거리에서 단식과 투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며 “재난 대응은 구조와 수습을 넘어 장기적인 회복과 진상 규명까지 포함해 사회로의 복귀를 도와야 한다”고 일갈했다. -
“전쟁 반대는 생명 지키는 의료인의 의무”“의사를 보호하는 것은 생명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있을 곳은 철창 감옥이 아니라 수술실과 진료실입니다.” 이스라엘군에 의해 655일간 강제 수용·구금됐다가 지난해 말 풀려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우다협회 병원장 아흐마드 무한나(Ahmed Muhanna) 박사가 한국의 의료인과 시민들에게 국제적인 연대와 의료지원을 호소했다. 참의료 실현 청년한의사회가 함께하는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은 21일 서울 성북구 마이원 커뮤니케이션홀에서 ‘가자지구 의료인들과의 대화’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온·오프라인으로 8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포럼에서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참혹한 의료 현실과 국제 연대의 필요성이 중점적으로 제기됐다. “의료 인프라 70% 중단···손전등 의지해 출산 돕는 현실” 증언에 나선 무한나 박사는 가자지구 의료 체계가 사실상 ‘붕괴’ 상태임을 알렸다. 그의 보고에 따르면, 전쟁 전 운영되던 지역·공공병원을 포함해 35개 병원과 70여 곳의 1차 의료기관 중 70%가 가동 중단됐으며, 알아우다 병원 역시 6차례에 걸친 포위 공격과 폭격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 무한나 박사는 “응급실은 수용 가능한 역량을 넘어선 200%로 가동 중이며, 전기가 끊긴 분만실에서는 손전등에 의지해 아이를 받고 있다”면서 “부족한 필수의약품과 식량으로 인해 산모와 신생아는 영양실조의 위험에 항시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북부 아우다병원에서만도 35명의 보건의료인 동료들이 순교했고, 그 중 8명은 환자를 돌보다 사망했다”며, 이스라엘군의 고의적인 의료진 표적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다. 무한나 박사는 자신의 고난사도 공개했다. 그는 2023년 12월 병원 습격 당시 체포돼 22개월(655일) 동안 수용 시설에서 감금됐었는데, 구금 기간 중 극심한 폭력과 굶주림으로 체중이 30kg이나 감소하는 등 극한의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질병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우리의 몸은 구속할 수 있을지언정 영혼은 구속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고난은 반드시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석방 직후 곧바로 병원 현장으로 복귀한 무한나 박사는 “감옥에서 많은 동료들이 점령자들의 고의적인 치료 거부로 목숨을 잃는 것을 보며,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두려움이 승리하도록 내버려 두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연민보다는 실질적 지원을”···한국 한의계 등 국제 연대 촉구 무한나 박사는 국제사회의 침묵을 ‘간접적 공모’라고 지적하며, 실질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현재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해 필수 의약품과 식료품 반입이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는 “단순한 연민이 아니라 국제법 위반을 막고 구호품이 반입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포럼 참석자들은 연대 선언문을 낭독하고 “폭탄이 아니라 의료품을!”, “전쟁이 아니라 생명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무한나 박사를 향한 존경과 감사를 표시하는 가운데 강력한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참의료 실현 청년한의사회는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의계 차원의 모금 활동을 전개 중이다. 모금에 참여하고자 하는 한의사들은 한의신문 홈페이지의 ‘팔레스타인 의료지원 한의계 모금’ 배너 광고 또는 전담 문의처(010-4408-7719)를 통해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위기 여성 청소년위한 ‘나무진료소·아웃리치’ 마침표[한의신문]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이하 청년한의사회)와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이하 나무센터)가 함께해온 위기 여성 청소년 대상 진료 사업이 서울시의 예산 삭감에 따라 마무리됐다. 청년한의사회는 최근 나무센터에서 ‘나무진료소·아웃리치 마무리 보고회’를 열고 2018년부터 시작된 7년간의 연대 활동을 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무진료소’에서 발견한 청소년들의 사투, 건강 상담을 넘어 ‘위기 감지’와 ‘연대’로 나무진료소(나무한의원)는 그동안 가정폭력 피해와 탈가정으로 성폭력, 마약 강제 투약 등 중복 위기에 노출된 여성 청소년(24세까지 지원)들을 진료해왔으며, 의료진은 청년한의사회 여성주의 소모임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여성 한의사·한의대생으로만 구성, 운영했다. 한의진료소 운영은 월1회 평일 저녁 시간을 이용해 이뤄졌으며, 근골격계·정신과·소화기계·호흡기계·미용·부인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두 242회에 이르는 한의진료가 펼쳐졌다. 초창기부터 현장을 지킨 A한의사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관련 정신과약을 먹는 청소년들", "사회적으로 권장되는 '건강하게 뼈마름'이 되고 싶은 아이들", "이른 나이에 성, 술·담배, 약물 혹은 노동 같은 '어른의 영역'에 진입하는 아이들"을 보았고, "30분에서 1시간 가량의 긴 상담시간을 통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변화를 함께 고민하였다"고 밝혔다. 나무진료소의 예진 시스템은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해 실명 대신 닉네임(활동명)을 사용해 심리적 문턱을 낮췄고, 사회력 문항을 통해 노동 환경, 가족 관계, 거주 환경 등을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탈가정 위기 청소년들의 건강 위험 요소를 효과적으로 식별해냈다. 또한 안전하지 않은 노동 환경에 대한 질문은 성노동에 노출 빈도가 높은 청소년들의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도구가 됐으며,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한의사·한의대생 모임, 홍진단’의 결과물을 한의계 최초로 적용한 ‘퀴어 프렌들리’ 문항들은 실제 내원객의 상당수를 차지했던 성소수자 청소년들의 존재를 긍정하고 구체적인 지원으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이와 관련 정예원 한의사는 “진료소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위기 징후를 감지하는 핵심 창구 역할을 했다”며, “활동가에게도 말하지 못한 성매매나 마약 노출 경험이 생리 주기나 산부인과 검진력을 확인하는 진료 과정에서 드러나곤 했다”고 밝혔다. 실제 사례로는 트랜지션(MTF)을 인정하지 않는 부모의 학대로 자살을 시도했던 청소년, 성인 남성에 의해 강제로 마약이 투약돼 운반책으로 내몰렸던 청소년, 조건만남 중 피임 부재로 고통받던 청소년 등이 한의진료를 통해 심도 깊은 상담을 받고 더욱 구체적인 긴급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나무아웃리치, ‘개방성’의 가치로 거리 위 안전한 지지 공간 확장 경의선숲길 공원 등지로 직접 찾아가는 ‘나무아웃리치’는 거리를 전전하는 청소년들에게 안전한 지지 공간을 확장해줬고, 2025년 상반기부터는 청년한의사회 회원들이 아웃리치 부스에 결합해 한의 진료를 병행하며 현장 대응력을 높였다. 이용 자격이나 조건을 따지지 않고 청소년의 취약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환대하는 나무센터의 ‘개방성’이라는 핵심 가치는 나무아웃리치 한의진료소에서도 잘 드러났다. 청소년 쉼터 입소 시 학대를 가한 가해자 부모에게 거소가 파악되는 ‘보호자 연락 원칙’ 때문에 입소를 거부하고 위험한 관계에 의존하거나 노숙을 택하는 아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아웃리치 현장은 제도의 허점을 온몸으로 겪는 청소년들의 사투 현장이기도 했다. 특히 의료진은 현장에서 청소년들의 자해 상처를 치료하고, 서브컬쳐 그룹 청소년들이 즐겨 신는 통굽 신발로 인한 통증을 돌보며, ‘피임 사전’ 등을 배포해 올바른 성 지식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고자 했다. 하지만 현장의 어려움도 컸는데, 옥소윤 한의사는 추나 치료를 받던 가출 청소년이 현장에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강제로 인계되던 순간의 안타까움을 전하며, “단속과 처벌 중심의 행정 속에서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던 인프라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의대생으로서 아웃리치 현장에 참여한 황아현 학생보조는 “활동 전에는 소위 ‘지뢰계’라 불리는 청소년들의 외양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는데, 스스로 그들을 타자화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화려한 레이스와 높은 힐 뒤에 숨겨진 아이들의 얼굴을 직접 마주하니, 그들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그저 그 나이대의 평범한 중학생들이었으며, 어찌 되었든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실존 인물이라는 점이 강하게 와 닿았다”고 전했다. 질병 치료를 넘어 위기 포착으로··· ‘돌봄적 진료’가 수호한 청소년 건강권 보고회에서는 나무진료소 및 아웃리치를 직접 이용했던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공유됐다. 이용자 B는 후기를 통해 “나무진료소는 단순히 침을 맞는 곳이 아니라, 거리 생활을 하며 뒷전으로 밀려났던 나의 건강을 처음으로 소중하게 대접받는 공간이었다”며, “의료진들의 따뜻한 상담 덕분에 내 몸 상태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그것이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이 되었다”고 전했다. 청년한의사회는 이번 활동을 통해 위기 여성 청소년의 건강이 삶의 환경과 직결돼 있음을 재확인했다. 이도연 한의사는 “일상적인 돌봄의 공백이 건강의 악화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질병 치료를 넘어 올바른 건강지식 함양, 생활습관 교정, 진료 도중 상담으로 파악할 수 있는 위험 상황 포착, 활동가-기관과의 연계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며, 나무진료소·아웃리치의 돌봄적 운영 방식이 위기 청소년의 건강권을 수호하는 핵심이었음을 강조했다. “위기는 감지 전까지 지긋지긋한 일상일 뿐” 의료와 현장의 유기적 연대 보고회의 전체 토론에서는 의료진과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겪은 고찰과 연대의 중요성이 가감 없이 공유됐다. 무영 활동가는 “많은 위기 청소년들에게 매일은 그저 지긋지긋한 일상일 뿐이라, 스스로 위기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의 진료는 건강 이야기를 매개로 성착취나 마약 노출 같은 내밀한 위기 상황을 포착해내는 매우 중요한 소통 창구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보라 활동가는 한의 진료를 통해 성 착취 정황을 파악하고 비로소 대화의 물꼬를 터 관련 지원으로 연결했던 협력 사례를 공유하며, 의료진이 현장의 ‘코디네이터’이자 ‘감지기’ 역할을 수행했음을 강조했다. 김지민 한의사는 “나무 활동가들이 의료 지원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사회 환경적 결핍을 메워주었기에 지속적인 진료가 가능했다”며 현장 기관과의 밀접한 연계가 의료인의 권위를 내려놓고 청소년에게 다가가는 핵심 동력이었음을 짚었다. 기록으로 남긴 7년, 새로운 연대를 향한 약속 한편 이번 보고회는 단순히 사업의 종료를 알리는 자리가 아니라, 지난 7년간 나무센터와 청년한의사회가 일궈온 ‘돌봄과 연대’의 가치를 기록하고 확산하기 위한 약속의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위기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속과 훈계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안전한 공간”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했다. 또한 서울시의 결정으로 나무센터라는 물리적 공간은 문을 닫게 됐지만, 현장에서 청소년들의 위기를 가장 먼저 감지하고 그들의 곁을 지켰던 한의사들과 활동가들의 실천은 보고서 발간과 새로운 연대 현장 모색을 통해 지속될 전망이다. -
'홍진단',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한의사와 한의대생 모임[한의신문]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한의사/한의대생 모임, 홍진단'은 2022년 7월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성평등인권위원회가 개최한“성소수자 의료(연사 추혜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원 원장)” 강연을 통해 모인 한의사, 한의대생들이 뜻을 모으며 시작됐다. 성소수자들에게 직접 작명을 공모받아 만들어진 이름 '홍진단'은 공진단에 '무지개 홍(虹)'자를 합친 것이다(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홍')에 '진'심인 '단'체의 줄임말로 부르기도 한다). 홍진단보다 몇 년 앞서 결성돼 심리상담사 전문가집단으로서 인권운동을 펼치는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상담사 모임, 다다름(이하 다다름)'에 영감을 받아, 2022년 9월 창립부터 성소수자 운동에 한의사로서 연대할 사업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성소수자 86.7% 한의의료기관 이용 경험 홍진단은 2023년 7월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맞아 최초로 한의계 공동 참가단을 조직하고, '성소수자 친화적 한의원 만들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같은 해 7~8월에는 한의사, 성소수자 당사자 모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한의사들의 성소수자 진료 경험/관심도, 성소수자들의 한의약 이용 경험/인식을 조사하기도 했다. 2023년 홍진단이 실시한, '성소수자 대상 한의약/한방의료기관 이용 인식조사' 결과, 절대 다수인 86.7%의 성소수자 응답자(총 120명)들이 한방의료기관 이용 경험이 있으며, 이는 대국민 상대 조사(2022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결과인 71%보다 훨씬 높았다. 한방진료에 대한 만족도는 홍진단 설문조사 결과 3.86점으로, 같은 조사의 대국민 3.8점과 비슷했다. 한의약 이용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항목에서도, 성소수자들의 니즈가 오히려 국민 평균보다 다양하고 높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성소수자 응답자들은 2022 한방의료이용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 결과에 비해, '비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월경장애, 배뇨통, 갱년기 등 비뇨생식기계 질환/보약, 성장과 같은 건강증진/다이어트/교통사고 상해증후군(자동차보험)' 이용률이 더 높았다. 이외 성소수자군에서 한의약 이용 빈도가 대국민 평균보다 더 높았던 질환군들은 '기분장애(우울, 불안) 등 정신과 4.9%(실태조사 : 0.1%)/아토피 피부염 등 피부과 4.9%(실태조사:1.6%)/어지럼증, 눈떨림 등 기타 달리 분류되지 않는 증상 5.8%(실태조사:2.2%) 다이어트 8.7%(실태조사:2.4%)' 등이 있었다. 이를 통해 연령과 관계없이(대국민 실태조사는 연령이 높을수록 한방의료 이용률이 높다는 결과) 성소수자들 중에서 한의약 이용에 호감을 가지고 더 다양한 질환 치료, 건강 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층이 꽤 있을 것이라고 홍진단 회원들은 추측했다. 홍진단은 2023년 9월 인천퀴어문화축제에 공식 부스 단위로 참가하여 이러한 결과를 공개하여 성소수자 당사자들에게 많은 호응과 격려를 받기도 했다. Queer-Friendly 한의원 존재의 중요성 절감 2023년도의 사업 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홍진단은 2024년 6~7월에는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와 함께 성소수자 대상 한의진료소를 개최했다. 2회의 일일 진료소를 통해 23명의 성소수자 당사자가 침, 뜸, 추나, 한약(첩약 및 제제약), 한방신경정신요법 등 다양한 치료를 받았고, 결과는 지금까지 홍진단이 성소수자 한의진료에 대해 고민해왔던 지점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유효하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본 내용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칼럼에서 더 자세히 소개 예정입니다). 한의진료소 이용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사후 집담회를 통해, 성소수자들의 건강 이슈와 관련된 한의학 치료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또한 진료가 혐오나 차별행위, 혹은 개인정보 누설 우려 등이 없는 안전한 공간에서 이루어질 때, 더 정확하고 질 높은 한방의료가 성소수자 당사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만큼 성소수자에게 안전하고 열려 있는, 즉 퀴어프렌들리(Queer-Friendly) 한의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게 된 사업이었다. 이에 홍진단은 그간의 성과를 한의계에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발표하고자, 2024년 9월 '한의 성소수자 진료 포럼'을 개최했다. 성소수자 친화적 의료환경 조성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한의 임상 경험, 케이스 등의 심화된 내용을 발표했다. 또한 이 결과물을 가지고 한의계에서 실제 성소수자 진료 임상과 관련성이 높은 분야에서 활약하는 임상가들과 현재까지 네트워킹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홍진단의 활발한 활동들은 2024년 10월, 경향신문 지면 기사로 보도되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관련 기사 : https://www.khan.co.kr/article/202410091431001). 작년 포럼을 통해 관심있는 한의계의 새로운 일원들이 더 합류하며 홍진단은 '성소수자 친화적(퀴어 프렌들리Queer-Friendly) 한방의료기관 리스트' 사업 논의를 2025년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본 사업은 홍진단이 2022년 9월 창립 이래부터 한결같이 목표로 둔 사업으로, 다다름의 '퀴어프렌들리 심리상담사 명단'을 벤치마킹 한 사업이다. 레즈비언/게이/트랜스젠더/젠더퀴어 등 성소수자들이 차별이나 혐오, 성중립화장실 이용 등 일상적 불편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내원할 수 있는 한방의료기관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한편 그사이 의료계에서는 고무적인 변화가 있었다. '차별없는 병원'을 출간하는 등 성소수자 의료를 수년간 주도적으로 연구해왔던 '한국성소수자 의료연구회(KALM, Korean Association for LGBTQ Medicine)'가 올해 1월 공식 학회로서 출범했다. 홍진단 회원들은 이 학회가 성소수자 의료에 있어 다학제적 학술 교류와 협력의 장으로 기능하게 하기 위해, 홍진단 설립부터 의료연구회의 일원들과 꾸준한 교류를 해왔다. 올해 6월 14일 개최됐던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의료연구회 일원으로서, 홍진단이 한의과 공식 의료지원을 담당하기도 했다. 서울·인천퀴어문화축제 한의의료 공식 지원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홍진단 회원들은 타박/염좌, 온열질환, 두통, 생리통, 소화불량, 불안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의료부스를 찾은 축제 참가자 및 자원활동가들을 침, 한약제제, 추나 치료 등으로 진료했고, 다가오는 9월 개최될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도 공식 의료지원을 맡을 예정이다. 홍진단의 한의사/한의대생 회원들은 한의계가 성소수자 인권, 건강권 증진에 연대하고, 한의약을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인권 운동, 한의학 학술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
한의와 성소수자 연대, ‘한의 성소수자 의료포럼’ 28일 개최[한의신문]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한의사·한의대생 모임인 홍진단은 오는 28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유리빌딩 5층에서 ‘한의사 앨라이가 꼭 알아야 할 성소수자 진료이야기’를 주제로 한의(韓醫) 성소수자 의료 포럼을 개최한다. 이날 포럼에서는 성소수자 환자가 한의의료기관에 내원했을 때 한의사에게 필요한 지식과 적절한 진료환경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을 놓고 토론이 이뤄진다. 포럼의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김지민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대표(홍진단 회원)가 홍진단 소개 및 사업 보고(3:00~4:15)를 통해 △한의사 대상 성소수자 진료 인식조사·성소수자 대상 한의약 이용 인식조사 결과 발표 △행성인×홍진단 성소수자 한의진료소 사업 보고 △퀴어 프렌들리 한의의료기관 리스트업 사업 전망 등이 소개될 전망이다. 또한 추혜인 가정의학과 전문의(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가 성소수자 환자의 이해 및 성소수자 의료 최신동향(4:30~5:45)을 발표하며, △신채영 홍진단 회원의 행성인×홍진단 성소수자 진료사업 경험(6:00~6:30) △주희 홍진단 회원의 성소수자 친화적 한의원 만들기 워크샵(6:30~7:20) △황은진 한방재활의학 석사의 퀴어 친화적 한의원의 실재(7:30~-8:00)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홍진단은 지난 2022년 7월 성소수자에 연대하고자 하는 한의사, 한의대생들이 성소수자 의료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결성된 이래 성소수자 의료·인권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한의사로서 성소수자 건강권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왔다. 김지민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대표는 “한의 성소수자 의료 포럼은 홍진단의 각종 사업 성과들을 발표하고, 한의계에서 성소수자 진료에 관심 있는 분들을 더 많이 만나고자 하는 자리로 마련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홍진단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한의학이 성소수자 진료에 있어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고, 성소수자들에게도 평등하고 열린 한의 진료환경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점을 한의계에 널리 알리려 한다”면서 “성소수자의 건강권과 인권 증진에 연대하고자 하는 한의사 및 한의대생들이 이번 포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의료봉사···평화운동의 밑거름”[한의신문]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이하 청한) 회원들과 경희대 한의과대학 재학생들이 참여한 제22기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진료단이 3월9일부터 17일까지 베트남 꽝남성 유이쑤엔현에서 한의과·치과 진료를 마치고 돌아왔다. 청한 회원 한의사 3명, 경희대 한의대 학생 4명으로 구성된 한의과 진료단은 Duy Nghia(유이응이아)사 보건소에서 3월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총 141명(누적인원 321명, 베트남전 학살 피해생존자 및 유가족 6명 포함)의 주민들을 진료했다. 치과 진료단은 같은 기간 동안 Nguyen van troi(응엔 반 쪼이) 중학교 학생 647명과 피해생존자 및 유가족 6명을 포함하여 총 542명을 진료했다. 베트남평화의료연대(이하 평연)는 1999년 한겨레신문에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이 처음 보도된 후로, 이를 사죄하기 위해 20년이 넘게 베트남 희생자 피해지역에 매년 한의과·치과 진료단을 파견해왔다. 이번 제22기 진료단은 코로나로 진료단 파견이 2020년부터 중지된 후 5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한의과 진료팀 7명 외에도 치과의사 11명, 치위생사 8명, 현지 통역단 20명 등을 포함, 50여명의 스텝들로 꾸려졌다. 현지 통역단은 호치민대·다낭 외국어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로 구성됐으며, 진료기간 중 베트남 환자분들과 진료팀의 원활한 소통을 도왔다. 평연은 20여년 간 꽝응아이성, 빈딘성, 꽝남성, 푸엔성 등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 지역에 직접 진료단을 파견해 주민들을 진료해왔을 뿐만 아니라, 피해 지역에 세워진 위령비를 참배한데 이어 밀라이 박물관, 전쟁증적박물관 등을 찾아 역사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왔다. 또한 피해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의 증언을 듣는 프로그램도 진행해왔으며, 특히 올해는 민간인 학살 당시 생존자였던 응우옌응옥통(Nguyen Ngoc Thong), 응우옌떤꾸이(Nguyen Tan Quy)님을 직접 찾아뵈었다. 응우옌응옥통(Nguyen Ngoc Thong)의 따님인 흥(Hung)씨는 아버님이 한의진료를 받고 몸이 가벼워졌다고 많이 기뻐했으며, 특별히 한의진료단에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김지민 청한 공동대표(제22기 베트남평화의료연대 한의과 진료부장)는 “평연은 진료뿐만 아니라 그간 한국의 시민사회진영과 함께 2016년 한-베 평화재단 창립, 2018년 시민평화법정, 2020년 베트남 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 출범 등 반전평화운동에 앞장서왔다”면서 “이 같은 활동은 2023년 베트남전 피해자 응우옌티탄 씨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한 것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김지민 대표는 이어 “용서와 화해를 위한 첫 발걸음을 평연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며, 20년이 넘는 진료단원들의 연대는 앞으로도 평화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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