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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실버복지관-경산동의한방촌, 건강한 지역 공동체 위한 협약 체결[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학교(총장 변창훈) 산학협력단 영덕군실버복지관(관장 박미숙)이 지난달 11일 경산동의한방촌(촌장 최용구)과 지역 노인들을 위한 한의웰니스 체험 기회 확대 및 건강한 지역 공동체 문화 조성을 목표로 상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한의웰니스 기반의 미래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양 기관 간 연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복지자원 발굴·확충 △기관 간 교류협력 활성화 △한의웰니스 견학·체험을 통한 정서 안정 및 건강 증진 △전문 인적자원 연계 및 실버복지사업 활성화 △양 기관 단체 New Vision 실현을 위한 협력 △기타 공동발전 사항 등을 상호 협력키로 했다. 특히 양 기관은 복지관의 실무 경험과 동의한방촌의 한의웰니스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노인복지 서비스의 접근성과 질을 높일 계획으로, 지역 특색을 반영한 한의 체험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관리 능력 향상과 정서적 안정을 도모할 예정이다. 박미숙 관장은 “지역의 전문 자원이 복지기관과 협력하면 어르신들이 체감하는 서비스의 깊이가 더욱 높아진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복지 환경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최용구 촌장은 “한의웰니스는 지역 어르신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복지관과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어르신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번 협약은 단순한 제휴를 넘어 지역사회 노인복지 기반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공동 발전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동의한방촌의 전문성과 영덕군실버복지관의 실무 역량, 지역 네트워크가 결합되면서 노인 맞춤형 복지서비스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임상 한의사 3인, <동의보감> 初稿本 발견 주장 반박[한의신문] 의성 허준의 역저인 <동의보감> 초고본 발견과 관련한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 7월24일자에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허준의 <동의보감> 초고본이 발굴된 것으로 보도됐고, 9월에는 최영성 교수(한국전통문화대 무형유산학과)에 의해 ‘<동의보감> 초고본(初稿本)에 관한 연구-허준의 집필 구상이 담긴 초고본’이라는 제목으로 연민학지(淵民學志)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이 <동의보감> 초고본은 중국 옌볜 일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던 선교사 김만식 씨가 입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영성 교수는 “초고본의 내용 구성과 미완성 항목, 표지 및 배접지의 기록, 연대 추정을 뒷받침하는 기록 등 다양한 물증을 통해 <동의보감> 편찬 과정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자료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논문(<동의보감> 初稿本 주장에 대한 반론-筆寫本의 底本과 오류를 중심으로-)이 지난달 25일에 발간된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에 게재돼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서정철(우리경희한의원)·한기춘(MC맥한의원)·최순화(보광한의원) 원장 등 3인의 임상 한의사는 언론에 보도된 개인 소장본이 초고본이 아니라는 주장을 서지학을 전공하지 않은 한의사 독자도 쉽게 이해하도록 사진 위주로 논증했다. 임상 한의사 3인이 일부 공개된 김만식 씨의 소장본에 대해 초고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김만식 씨의 소장본 필사 당시 저본으로 추정되는 목판본의 발견이고, 둘째는 김만식 씨 소장본에서 초간본에 없는 글자가 있고, 게다가 거기에 아무런 교정부호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셋째는 김만식 씨의 소장본에 적힌 단어나 문장이 초고를 작성한 자가 전문가의 식견을 가졌는지 판단 여부로 봤다. 즉, 너무나 터무니없는 단어나 문장 등의 오류를 이후 초간본에서 고쳐진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초고본이 아니라 후대 비전문가가 잘못 필사하여 빚어진 傳寫本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잡병편 권11 禳法에서 辟穢散의 ‘麄末’이 ‘治客’으로, 再甦散의 ‘一橡’이 ‘十橡’으로 잘못 기재돼 있고, <동의보감> 初刊本과 甲戌完營重刊, 甲戌嶺營開刊과 己亥嶺營開刊에는 모두 ‘麄末’과 ‘一橡’으로 바르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제1유형고본부터 제7유형고본까지 해당 부분을 조사한 결과 유일하게 제5유형고본(일본 동양문고 소장본)에서 김만식 씨 소장본과 동일한 오류가 확인돼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제5유형고본을 傳寫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내경편 권1 神門의 驚悸 항목의 ‘朱砂末三分’, ‘桅子’와 ‘桅子炒’로 보아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筆寫本으로 보이고, 底本은 제6유형고본으로 추정됨으로써 김만식 씨 소장본의 底本은 제5유형고본과 제6유형고본 등 최소한 2종류의 판본이 혼재된 목판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3인의 한의사는 일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김만식 씨의 소장본이 初刊本, 古本, 甲戌完營重刊, 甲戌嶺營開刊, 己亥嶺營開刊 중 어느 판본을 底本으로 삼아 筆寫했는지를 판본간 교차 비교를 통해 검토했다. 서정철 원장은 “현재 공개된 범위가 제한돼 있어 단지 잡병편 권11과 내경편 권1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으나 향후 전체가 공개된다면 김만식 씨 소장본 전반에 걸쳐 <동의보감>의 어느 판본을 근거로 筆寫했는지를 보다 정확히 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이어 “이번 반박 논문 발표를 계기로 왕성한 토론 문화가 형성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동의보감> 초고본 주장 논문에 대한 반론은 대한한의학원전학회 홈페이지(https://jkmc.jams.or.kr)에서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한편 이들 임상 한의사 3명은 공동으로 동의보감 판본을 연구하고 있으며, ‘동서의학’ 잡지에 ‘동의보감의 판본 종류와 간행시기 연구’를 발표했고, 동의보감 판본학을 다룬 서적인 ‘사진으로 보는 동의보감 판본 연구(교보퍼플)’ 시리즈 3부작(4권)을 출간한 바 있다. -
심신을 잇는 길 위에서, ‘따라가는 치료자’로“치료자가 환자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치료자가 환자를 따라가는 것” 베이직 코스에서 어드밴스드 코스까지, M&L(Mindfulness & Loving Beingness)과 함께한 지난 1년의 여정은 저에게 치료자로서의 태도와 방향을 근본적으로 되묻게 한 시간이었으며, 동시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제 자신의 마음을 다시 바라보게 한 치유의 과정이었습니다. 이번 어드밴스드 코스에서 진행된 트라우마 테라피 실습 중 트라우마 방과 마인드풀니스 리소스 방을 오가며 기억을 회복해가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과정은 힘든 기억과 안전한 감각을 번갈아 연결하면서, 과거의 상처를 압도되지 않은 채로 다시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였습니다. 베이직 코스 당시에는 다소 막연한 이미지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훨씬 더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그 장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각과 정서를 다시 되찾게 하는 통로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제 숨길을 느끼며 떠올려 본 장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퇴근 후, 따뜻한 음식 냄새와 TV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는 주방에서 온 가족이 식탁에 모여 하루를 나누던 순간. 아무리 고된 하루였어도, 세상에서 저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그 따뜻한 공기와 정겨운 냄새.” 실습 과정에서 저는 리소스 방으로 이동하며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가족의 온기와 정겨운 분위기가 그 기억 위를 부드럽게 감싸며 저를 다시 현재로 데려오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장면을 떠올리는 순간, 몸의 긴장이 스르르 풀리며 깊은 안도감이 마음을 감싸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안도감은 곧 ‘안전하다’는 감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저에게 있어 마인드풀니스는 단순히 현재에 머무는 기술이 아니라, 고된 임상 현실 속에서도 저를 지지해주는 ‘정서적 안정감’이자 잊고 있었던 감각과 정서를 다시 되찾게 하는 통로임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저는 우석대학교 부속 전주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2년차 수련의로 근무하며, 지난 2년간 암병동을 주로 맡아 암환자 분들과 보호자 분들의 삶 깊숙한 자리에서 함께해 왔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분들이 많아지며, 삶의 마지막 문턱에서 마주하는 두려움과 상실,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슬픔을 곁에서 지켜보게 됐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저는 점점 ‘몸의 치료’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고통스러운 육체보다 더 깊게 남는 것은 두려움과 외로움, 그리고 관계의 아픔이었습니다. 환자분들의 마지막 시간이 조금이라도 덜 아프고, 덜 외롭고,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은 자연스럽게 제 진료의 중심이 됐습니다. 그러나 병동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분이나 보호자분들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마음이 상처받는 순간도 적지 않았습니다. 감정적으로 지치고 흔들렸던 그 시기에 M&L을 접하게 되었고, 그분들을 ‘저를 힘들게 하는 대상’이 아닌, 각자의 고통과 서사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로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M&L은 내 자신을 이해하고 보듬는 과정 처음에는 치료자로서의 스킬을 쌓고자 신청한 코스였지만, 돌이켜보면 M&L은 누군가를 치료하기에 앞서 ‘제 자신을 이해하고 보듬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치유의 경험이 있었기에 타인의 아픔에도 조금 더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게 됐습니다. 한방신경정신과 수련의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가 환자분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줄 수 없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원래 저는 문제가 생기면 감정에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빠르게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편인데, 정신적 고통은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머무는 과정’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베이직 코스와 어드밴스드 코스를 거치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우리는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환자분들께서 자신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 지지하며, 그 과정 속에서 안전하고 따뜻한 관계를 형성해 힘이 되어드리는 존재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깨달음은 앞으로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로 살아갈 저에게 깊은 위로이자 분명한 길잡이가 됐습니다. 또한 여러 기법들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며 어려움을 느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주요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 환자분들께 스킬을 적용했을 때 기대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자신감을 잃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실습과 온라인 줌 미팅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유수양 원장님, 강형원 교수님, 최보윤 원장님과 선후배 동료 분들의 진심 어린 피드백을 받으며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어드밴스드 코스에서 가장 깊게 남았던 말씀은, “치료자가 환자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치료자가 환자를 따라가는 것입니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진료 전 ‘오늘은 이 기법을 적용해야지’라는 의도를 가지고 접근해왔지만, 그 의도가 환자분들의 속도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을까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이제는 환자분들의 흐름을 믿고 기다리며, 라포가 충분히 형성된 후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Jewelry Therapy나 Inner Child Work와 같은 기법들을 적용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 모두는 외부 자극을 해석하는 고유한 장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 해석의 과정 속에서 생각과 감정이 만들어지고 행동으로 표출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체계를 ‘자기 정체성’이라 부르며, 이는 곧 ‘생존 전략’이 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반복적으로 기본 욕구가 거부되고 단절될 경우, 자기와의 연결이 끊어지고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Mindfulness는 이러한 내면을 알아차리는 힘이며, Loving Beingness는 그 존재를 따뜻이 품는 태도입니다. M&L을 통해 저는 제 생존 전략에 얽힌 서사를 들여다보고, 제가 본래 원했던 삶의 방향을 다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You are your own star.” 이 문장은 이제 제 삶과 진료의 철학이 되었습니다. 치료란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따뜻한 만남 앞으로 저는 몸과 마음을 함께 바라보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로서, 환자분들의 속도를 존중하고 기다릴 줄 아는 치료자가 되고자 합니다. 단순히 증상을 조절하는 것을 넘어, 환자분들이 자기 자신과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한의사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고통의 순간에도 자기 안의 빛을 발견할 수 있도록 곁에서 조용히 지켜주는 존재, 그리고 안전한 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치료자가 되고자 합니다. M&L은 저에게 ‘치료란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따뜻한 만남’임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은 환자와 저 모두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시간임을 알게 됐습니다. 따뜻하고 안전한 장 속에서, 저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고, 그 힘으로 또 다른 이들의 마음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이 길의 끝에서 만날 저의 모습이,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 더 단단한 치료자가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인연으로 많은 서사들을 만나볼 수 있었음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 소중한 여정을 함께 다뤄주시고, 깊은 통찰과 따뜻한 가르침으로 방향을 밝혀주신 유수양 원장님, 강형원 교수님, 그리고 모든 티처 분들께 마음을 다해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코스는? : 2013년부터 1년 과정으로 열리고 있는데, 올해 10기 코스는 17명이 수료하여, 현재까지 총 261명이 M&L심리치료적 관점을 일상과 임상에 응용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는 한의학의 전인적 관점이 더 중요시 여겨지는 요즘, M&L심리치료는 비단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에게만 필요한 공부가 아닌, 임상의 어떤 장면에서든지 좀 더 안전한 환자의사관계 속에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는 한의사나 한의대생이 반드시 접해보면 좋을 공부라는 것이 수료한 분들의 공통된 견해다. 내년 11기 코스는 4월경에 오픈 될 예정이며, M&L심리치료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mnlkorea.com에서 살펴볼 수 있다. -
“재택 사망 시 ‘변사 의심’…재택임종, 사망확인 제도부터 손봐야”[한의신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가 ‘다사(多死) 사회’를 앞두고 있음에도,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재택임종은 여전히 제도적·환경적 한계 속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변사 처리 관행 △부족한 가정형 호스피스 △임종기 가족 부담 △재택의료 연계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병원 중심의 고비용 임종 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윤경 입법조사관(보건복지여성팀)은 지난달 20일 발간한 ‘내 집에서 생을 마감할 권리를 위한 자택(재택)임종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재택임종 저해 요인을 짚고, 영국·일본의 제도를 참고한 정책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집에서 죽고 싶다” 67.5%… 현실은 의료기관 사망 72.9%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간 사망 증가와 출생 감소가 맞물리며 ‘인구 데드크로스’가 고착화됐다. ‘다사 사회’가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임종 장소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장기요양 수급 노인 조사에서 △응답자 67.5%는 재택임종을 희망했지만 △실제 자택 사망률은 14.7%에 불과했고 △의료기관 사망은 72.9%로 압도적이었다. 원하는 장소에서 생을 마감할 권리, 즉 ‘임종 자기결정권’이 제도적으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의료기관 임종은 △높은 의료비·간병비 △정서적 불안 △병상 부족 △국가 의료재정 부담 증가 등 사회적 비용도 확대시킨다는 점에서 대안 마련의 시급성이 강조됐다. ■ 자택 사망 시 ‘변사 의심’ 원칙… 검안 절차가 가족에 큰 부담 재택임종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현행 사망 확인 제도로, 우리나라는 모든 자택 사망을 ‘잠재적 변사’로 간주해 △경찰 출동 △검안의 검안 절차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는 말기 암·호스피스 대상자 등 자연사가 명백한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가족들은 △경찰 조사 △검안 대기 시간을 견뎌야 하고, 병원과 달리 사망진단서를 즉시 발급받기 어려워 장례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한편 검안 인력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공중보건의 수는 △2020년 3499명→2025년 2551명으로 줄었고, 특히 의사는 △1901명→945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검안 업무 병목이 심화되면서 보고서는 “현 구조로는 재택임종 확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 가정형 호스피스 부족… 비암성 말기 환자 ‘제도 밖’ 재택임종을 떠받치는 핵심 제도는 ‘가정형 호스피스’ 제도다. 한의사 혹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환자 가정을 방문해 완화의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택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직접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가정형 호스피스 기관은 올해 기준 전국 39개소로, 정부 목표(2028년 80개소)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대상 질환도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간질환 △COPD 등 5개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심부전·신부전·치매·노쇠 등 비암성 말기 환자는 제도 밖에 머무르고 있다. 또 본인부담률도 △암 5% △비암성 환자 10~20%로 차이가 커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으며, 낮은 이용률 역시 이러한 제도적 불균형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비암성 말기 환자가 급증하는 만큼 대상 질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가족 부담 완화 위한 ‘임종돌봄 휴가’ 신설 제안 재택임종을 위해선 가족이 거의 24시간 돌봄을 책임져야 한다. 임종기에는 △호흡곤란 △통증 △섬망 등 상태 변화가 잦고, 가정은 병원 대비 의료기기 접근성이 떨어져 부담이 더 크다. 현재 가족돌봄휴직만으로는 임종기 집중 돌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고서는 △임종 판정 후 1~2주간 사용 △통상임금 일정 비율 소득대체 △야간 대응·응급대처 지원 등 임종기의 특성을 반영한 단기 유급휴가 형태의 ‘임종돌봄 휴가’ 신설을 제안했다. ■ “재택의료를 ‘임종돌봄 경로’로 전환해야” 보고서는 가정형 호스피스만으로는 임종돌봄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며 기존 재택의료 인프라를 임종돌봄 체계로 전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가정간호 △방문간호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등은 임종기 대응을 인정하는 별도 수가가 없어 야간·응급 상황 대응이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결국 병원 임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이에 대한 정책 대안으로 △임종 전 72시간 집중 돌봄 가산 신설 △방문진료·가정간호·장기요양 방문간호를 묶은 ‘임종돌봄 패키지’ 수가 마련 △지역 경찰·검안의 연계 프로토콜 구축 △재택의료센터를 ‘지역 기반 임종 관리 허브’로 지정 등을 제시했다. 특히 사망 확인 체계 개선을 핵심 과제로 꼽으며, 자연사가 명백한 경우 간소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현직 병·의원 의사·공공병원·공중보건의 등으로 구성된 ‘지역 임종확인 전담의사 풀’ 구축 △호스피스·재택의료센터 핫라인을 통한 즉시 출동 △사전 등록된 가정형 호스피스 이용자를 ‘재택임종 예정자’로 관리 △임종관리 기록 공유를 통한 신속 검안 체계 마련 등을 제안했다. 또한 △임종 단계별 대응 요령 △신고·연락 절차 △필요 서류 △응급대처 △장례 절차 등을 표준화한 ‘국가 임종관리 매뉴얼’ 제정을 촉구하며, “사망 확인 절차의 합리화 없이는 재택임종 정책이 작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입법조사처는 △죽음에 대한 사회적 논의 활성화 △가정형 호스피스 확충과 비암성 질환 확대 △가정 내 의료환경 보장 및 임종돌봄 수가 마련 △가족 부담 완화 △지역 기반 임종확인 체계 구축 등을 제안하며 “사회적으로 임종 선호를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56)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동서의학 비교연구』(계측문화사, 1994년)는 金鍾烈 선생이 경희의료원 원장으로 재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동서의학의 융·복합을 통한 발전 방안을 축약한 연구서적이다. 그는 이 책의 서문 ‘발간에 붙여서’에서 다음과 같이 서두에서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이원화된 진료체계를 단일조직 속에 포용하고 있는 경희대학교 부설 경희의료원에서 의료원장직과 WHO연구협력센터로 지정된 동서의학연구소장직을 20년 가까이 맡아오는 동안 한의학 발전과 동서의학 비교 연구 및 협력진료에 대하여 그간 쌓아온 지식과 실제경험을 총결산하여 본 것이다.” 김종열은 제3대 경희의료원 원장으로 1975년 2월 취임했다. 그는 비록 의사는 아니었지만 행정능력을 인정받아 1982년까지 11년간 경희의료원에 몸담았고, 1985년 동서의학연구소장 겸 WHO연구협력센터 소장과 강동경희대학병원 설립위원장을 맡아 8년간 봉직 후 1992년 정년퇴임하였다. 김종열 원장의 장남 김우중(내과 전문의)의 임상 부분 자문의 도움을 받으면서 지은 『동서의학 비교연구』는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 ‘의료의 과제’라는 제목 아래 ‘문명과 질병’, ‘의료에 대한 새로운 사고’, ‘정상과 이상 그리고 건강과 질병’이라는 동서의학의 공통된 관심사를 논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특징과 발전과정’이라는 제목 아래 양대 의학의 특징과 발전 과정 상의 차이를 비교했다. 제3장에는 ‘동양의학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 아래 동양의학의 편견과 오류, 한계와 과제, 항상성, 노인병, 미래와 전망 등 동양의학의 측면에서 장단점을 논했다. 제4장과 제5장은 동서의학의 비교를 시도했다. 먼저 제4장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차이 분석’에서는 두 의학의 학술적 차이, 치료범위, 사용 어휘의 차이 등을 논했다. 제5장 ‘동서의학의 접근 방법’에서는 진단, 치료, 연구 방법 등 3가지 측면에서 접근방법의 차이를 소개했다. 제6장은 이 책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각국의 전통의학 및 동서의학 결합 현황과 발전과정’을 다룬다. 그 다루는 범위는 중국, 일본, 인도, 한국, 북한 등을 망라하고 있으며, 동서의학 협력에 대해서 세계보건기구가 가지고 있는 발전계획도 정리하고 있다. 결론에 해당하는 제7장 ‘한의학 발전방안과 동서의학 협력가능성 모색’은 현실적으로 부딪쳤던 한의학 발전 방안의 어려운 점(변혁과 개혁, 이론체계의 재건, 자기개혁을 통한 한의학의 재건 등)과 동서의학 협력방안(의료기술적 측면, 행정 및 정책적 측면)의 나아갈 길 등을 다루었다. 그는 맺는말에서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다. “한 나라에서 동서의학이 결합하기 위해서는, 첫째, 의료가 적어도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 경제 속에서 종합적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체계화되어야 한다. 둘째로 국민보건적 시야와 장기적 전망에서 21세기를 바라보면서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이나 선입감에서 탈피하여 이제 그 보편성을 확립하고 세계의학의 방향으로 나갈 때가 되었다고 본다. 즉 동서의학 결합의 최종 목표는 새로운 의학 즉, 제3의학의 창조적 의학에 있어서 자기나라, 자기문화의 좁은 테두리를 벗어나 온 인류에게 봉사할 수 있는 범세계적인 높은 차원의 의학 에쿠메니칼한 진정한 의미의 하나의 세계의학을 이 땅 위에 세워보자는 것이다.” -
세명대 RISE 사업단, ‘약초, 자연의 기억을 먹다’ 특강[한의신문] 세명대학교 RISE 사업단(단장 박선영)은 지난달 25일 한의학관에서 ‘2025 명사초청특강: 약초, 자연의 기억을 먹다’를 개최해 실제 한의의료기관의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를 다졌다. 이날 특강을 진행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 오수석 기획상임이사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보건의료 행정과 한의학적 임상 통찰을 아우르는 오랜 경력의 전문적 경험을 살려 자연 속에서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 축적해 온 생태·형상·기후·적응의 정보가 어떻게 약성(藥性)과 효능(藥效)에 반영되는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약초를 먹는다는 것은 그 약초가 자연에서 살아남은 기억을 먹는 것”이라는 메시지로 강연을 시작한 오 전 이사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관점에서 사물의 형태·환경·기운·맛을 관찰해 그 이치를 밝히는 전통 한의학 고유의 분석 틀을 소개했다. 또 오 전 이사는 식물의 줄기·뿌리 구조, 생육 환경, 기미(氣味)의 변화는 약성 이해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는 천연물의 생리활성 성분이 발현되는 생태적·과학적 근거와도 연결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아울러 ‘형상의학·오행체형론’을 기반으로 자연 생명체의 형상과 인간의 체형·장부 기능·정서적 특성 간의 상관성을 설명하고, 사물탕(四物湯)·팔미환(八味丸) 등 주요 처방의 약성 해석을 생태·형상 정보와 연결해 소개했다. 특히 현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임상 사례를 중심으로, 천연물의 작용 기전이 실제 환자 관리 과정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교육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을 맡은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최수지 교수는 “생태·형상·기미에 담긴 자연의 이치를 깊이 있고 흥미롭게 설명한 이번 강연은 학생들에게 한의학의 본질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학문적 깊이와 실무 중심성을 함께 고려한 명사초청특강을 지속해 역량 있는 현장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북 RISE 사업은 ‘지역자원 공유와 특화를 통한 인재양성 중심 도(道)’를 목표로,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 권한을 지자체로 이관해 지역 대학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 정주형 인재양성, 지·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 평생교육 확대, 지역 현안 해결 등 4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추진되며, 세명대는 그중 ‘지역정주형 인재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 연속 특강을 마련해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알찬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
“전공의 목소리 하나로 모으고, 소통하는 협력의 장 만들 것”<편집자주>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한방내과에서 수련하고 있는 류소현 전공의가 대한한의과전공의협의회(이하 한전협) 제25대 회장으로 선출돼 11월부터 본격적인 회무에 돌입했다. 본란에서는 류소현 회장에게 당선 소감과 함께 25대 집행부의 주요 목표를 들어봤다. Q. 25대 회장으로 당선된 소감은? 전국의 모든 한의과 전공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수련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전공의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꼭 필요한 일들을 해내고 있는 만큼, 이 노력의 가치가 더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이번 임기 동안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협력의 장을 만들고 싶다. 한전협은 선배님들께서 오랜 시간 헌신으로 만들어 온 귀한 유산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지키고 시대의 변화에 맞게 발전시켜 온전히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 Q. 25대 집행부의 주요 목표는?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과 권익 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합리적 환경에서 수련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실질적으로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다. 또한 학술활동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원 횟수와 규모를 늘리고,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발굴 및 추진하여 전공의들의 학습 기회를 넓히고자 한다. 아울러 기존의 전공의 학술제와 에세이 공모전도 계속 운영해 한전협의 학술문화로 정착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전공의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 목표이다. Q. 한의과 전공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올해 한전협에서 시행한 수련환경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교육, 진료, 근무여건 전반에서 체계적인 지원과 안정적인 제도적 기반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현재 한의과 전공의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장치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만큼, 개선의 핵심은 이러한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과 수련환경의 특성과 현실을 반영한 독자적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전공의 직무 특성에 부합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모든 수련기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수련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Q. 전공의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많은 업무와 불규칙한 근무 패턴 속에서 신체적 피로가 누적되고 불안·우울·번아웃 등 심리적 어려움이 겹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서적·제도적 지원이 충분히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 부담을 느끼기도 하며, 협진 체계나 업무 범위에서 제약을 경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 힘든 부분들이라고 생각한다. Q. 전국 한의과 전공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국의 모든 한의과 전공의 여러분께 오늘도 정말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으며,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전공의로서 무엇보다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진심어린 응원이다. 온 마음을 다해 여러분의 하루를 응원하고 싶으며,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는 분명히 의미가 있고, 그 의미만큼의 자부심을 느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한전협은 언제나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수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이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
한의협, 장총련과 연대 강화…‘한의사 장애인 주치의’ 모델 추진[한의신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이영석·이하 장총련)가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27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2025 대한민국 장애인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여한의사회가 참석해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 모델 구축을 위한 연대 강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이영석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은 장애인을 보호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를 지닌 당당한 사회의 주체로 규정한 만큼 장애를 개인 문제가 아닌 인권·정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장총련은 장애인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연대를 강화하고, 이들의 목소리가 국회와 정책에 반영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 김예지·최보윤·안상훈 의원(국민의힘),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도 참석해 장애인 보건·복지 개선을 위한 지원과 입법을 약속했다. 이날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장총련과의 정책 협력 폭을 넓혀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에 한의진료가 공식 포함될 수 있도록 당사자 단체 기반의 근거 마련과 정책 제안을 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윤 회장은 “장애인의 건강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본권으로, 한의계는 재택의료, 만성통증 관리, 심신 통합 중재 등 장애인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영역에서 이미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며 “앞으로 장총련을 비롯한 장애인 단체와 더욱 긴밀히 연대해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 제도화를 실현하고, 당사자 중심의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한한의사협회는 장애인의 특성과 질환에 맞춘 한의진료 프로토콜 개발을 비롯해 △방문진료·재택의료와의 연계 △심신 통합돌봄 모델에서의 한의약 역할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만성통증·근골격계 질환·정서적 불안 등 장애인의 주요 의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 표준모델’도 마련 중이다. 특히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는 그동안 축적해온 장애인 대상 의료봉사 및 심신치유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 주치의 제도의 현실적 가능성을 이미 현장에서 증명해 왔다. 실제 여한의사회는 장애인 생활시설·주간보호센터 방문진료를 꾸준히 이어오면서 침·뜸 치료, 상담, 생활건강 교육을 제공해 왔으며, 폭력·학대에 취약한 장애여성을 위해 트라우마 인폼드 케어(TIC)를 접목한 심신케어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재난·사회적 위기 속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도 참여해 왔다. 박소연 회장은 “한의학은 신체와 정신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의료이기 때문에 장애인 주치의로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장총련과 연계해 대상자 발굴과 접근성 확대, 주치의제 참여 기반을 더욱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총련은 지난 1996년에 발족,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근본 이념으로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목표로 설립된 연합체로, 한국장애인연맹,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한국장애인녹색재단, 한국장애인기술진흥원,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농축산기술협회, 장애인인권센터,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한국청각장애인협회가 회원단체로 참여해오고 있다. -
심평원 대전충청본부, 지역 취약계층 위한 따뜻한 나눔 실천[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충청본부(본부장 김연숙·이하 대전충청본부)는 24일 충남대학교병원이 주최한 ‘제17회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크리스마스 행사’에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희망과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진료받은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가정(130가구)으로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세트 및 응원의 마음을 담은 선물이 전달되며, 대전충청본부는 수면양말 136개를 지원했다. 또한 오는 12월1일에는 지난 10월 개최된 아나바다 장터 판매수익금 전액(약 40만원)을 대전YMCA 청소년 장학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대전충청본부는 2년 연속으로 해당 장학회를 후원해왔으며, 이번에 전달된 기부금은 지역사회 발달장애 청소년을 위해 사용된다. 김연숙 본부장은 “이번 후원이 의료적·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더 많은 이웃들이 희망을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70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11월 괴담’이라는 게 있다. 유명한 가수들의 죽음이 우연히 11월에 집중되어 있어서 그 쪽 계통 종사자들의 사건 사고가 두어개라도 연달아 터지면 “올해도 어김 없이 11월 괴담이 현실화되는 걸까요?”로 시작되는 뉴스가 들려온다. 11월 괴담설의 이면에는 연말이 본격화되는 12월 바로 직전이라 별다른 기삿거리가 없어서 뭐라도 끌어와서 사건화·기사화 시켜야 하는 절박함에 내몰린 기자들이 만들어낸 억지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느닷없고 어이없는 사건들이 끊임없는 발생하는 ‘A whole new world’에 ‘11월 괴담’이 희미해질 날도 멀지 않았다. 증상의 발병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우연의 반복을 징크스로 규정하거나 정신적인 충격을 포비아로 과장하고 트라우마나 PTSD라는 단어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자신만이 온전하게 경험했고 관련된 기억 또한 또렷하다며 그래서 그들이 쌓아올린 개별적인 병인론은 꽤 설득력도 갖추고 있다. “행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두를 신고 출근하는 날이면 꼭 발을 밟혀요. 그것도 자주 삐끗했던 왼쪽 발이요. 구두가 불편해서 민첩성이 떨어지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다른 구두 신을 때는 안 그러거든요. 징크스가 된 것 같아요.”, “술 마시고 자전거 타면 안 되는거 알면서 몇 주 전에 진짜 딱 한 잔 마셨거든요. 가벼운 마음으로 자전거로 퇴근하는데 앞바퀴가 이상하다 싶은 순간 전봇대 들이박고 안경 날아가고. 이제 로드 바이크 포비아가 생길 지경입니다.” 트라우마, 징크스·포비아와 달리 쉽게 다뤄져선 안돼 희박한 인과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징크스나 특정한 상황에만 과도한 공포감을 느끼는 포비아와 달리 트라우마는 한 번이든 반복적이든 분명한 원인으로서의 사건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 결과로서 뇌와 몸에 깊게 각인된 상처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그 범주가 넓고 무거우며 그래서 쉽게 다뤄져서는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자주 접하는 트라우마는 신체적 질환에서 유발된 만성 통증 환자들이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큰 사고 이후의 화병,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일 것이다. 정신과 몸을 한 순간에 경직시키는, 그래서 잘 해소되지 않는 만성 통증과 다양한 불편감의 끊임없는 습격과 반복. “교통사고후유증이 이렇게 길게 갈지 몰랐어요. 다들 나이롱 나이롱 하죠. 진짜 나이롱 아니라니까요. 뼈만 안 부러졌지, 지금도 악몽을 꾸고 자다 깨면 한동안 목을 좌우 어디로도 움직이지도 못하고요. 가위눌림을 한 30분 당해보세요. 낮잠을 자도 가위 눌릴까봐 제대로 못 자요. 밤에는 더하고요.” 한방병원에 입원 중인 교통사고 환자들 모두를 경증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보좌진들을 가까이에서 자주 접하다보니 의원과의 성향 차이로 의원실을 옮기는 일이 꽤 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의원님이 분노가 예상치를 벗어난 수준이라거나 기존 의원실 직원들과의 갈등이 심각한 경우 그 때 느끼는 고립감이나 스트레스가 상당했다고 다들 입을 모아 말한다. 의도적으로 몇 달의 간격을 두고 새 의원실로 근무를 개시했는 데도 직전 근무했었던 의원실 문앞만 지나가도 혹은 그 의원 이름 세 글자만 봐도 뒷목이 굳어오더라는 등의 공포심을 호소하며 “이거이거 000의원 트라우마 맞죠?”라고 질문을 해오면 즉각적으로 그들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해주기는 어려웠다. 대신, 정신적 스트레스가 몸의 통증으로 세력을 확장하여 자리를 잡으면 이번에는 몸의 통증이 정신을 갉아먹을 수도 있으니 그 단계까지 가면 안 된다고 몇 가지 솔루션을 제시하는 선에서 대화를 마무리하곤 했다. 심신의학이라는 용어는 환자들의 살아숨쉬는 스토리 속에서 구체화되고 현실화된다. 몸은 맘이다. 맘은 몸이다. 몸과 맘은 하나이다. 트라우마는 통증을 유발하고 통증은 트라우마를 강화한다. 이는 명명백백한 사실이다. 『뇌과학으로 읽는 트라우마와 통증』 (스티브 헤인스, 푸른지식, 2016년 7월) - 우리는 삶의 날카로움에 자주 상처를 입는다. 이들이 마음에 남으면 트라우마가 되고, 신체에 새겨지면 통증이 된다. - 일상의 스트레스는 삶의 항해에서 바람과 같은 존재인 반면, 트라우마는 마음의 항해를 뒤흔드는 폭풍이다. - 트라우마의 정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전부 일정 시간 이상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 경험이 쌓이는 것으로 규정된다. -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스트레스 요인 그 자체보다 피해를 많이 일으킬 수 있다. - 무심코 인생 초기의 사건에 첫 대응을 어떻게 했는지가 미래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정하는 기본값이 된다. 사람의 두뇌는 이처럼 단순하다. - 트라우마로 촉발되는 강렬한 기억을 제어하는 것뿐 아니라, 몸과 마음의 주인이 되어 몰두하고 헌신하며 직접 작용하는 힘을 회복하는 데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 조직병리학이 만성 통증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증거는 압도적이다. 『몸은 기억한다』 (베셀 반 데어 콜크, 을유문화사, 2020년 10월) - 서양의 주류 정신의학계와 심리학계에서는 전통적으로 치료 과정에서 자기 관리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 서구 사회가 약물과 면담 치료에 의존한 반면, 전 세계 다른 문화권에서는 전통적으로 마음챙김과 운동, 리듬, 활동에 중점을 두었다. - 회복의 핵심은 자각이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견디기 힘든 감각 속에서 살아간다. - 오늘날 정신과 의사들은 공장 조립 라인처럼 구성된 병원 진료실 안에 앉아서 환자들과 채 15분도 대화를 나누지 않고는 통증이며 불안감, 우울증을 완화시켜 주는 약을 나눠 준다. - 정신적 외상을 입은 사람들에게는 어떤 건 너무 적게 기억하고 어떤 건 너무 과하게 기억하는 특징이 동시에 나타난다. -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느끼는 일 자체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는 가해자보다 자신의 신체 감각이 훨씬 더 무서운 적이 된다. - 트라우마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지만 정서적 뇌는 희생자가 겁먹고 무기력해지게 만드는 감각을 계속해서 만들어 낸다. - 신체의 지각은 시간 감각도 변화시킨다. 트라우마는 무기력하게 두려움을 느끼던 상태가 영원히 굳어 버린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최악을 극복하는 힘』 (엘리자베스 스탠리, 로크미디어, 2021년 7월) - 트라우마 사건의 기억은 강렬한 감정, 기괴한 행동, 참을 수 없는 신체감각, 이미지, 파편화된 생각 등 작은 조각들로 나뉜다. -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속에서도 잘 살아가며 효과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길은 결국 자기 계발보다는 자기 이해에 있다. - 만성 스트레스는 면역계에 후생유전학적 변화를 초래해 심신 체계에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 사고 뇌와 생존 뇌의 대립 관계를 치유하는 첫걸음은 그 존재를 자각하는 것이다. 신경생물학적 역할을 이해함으로써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 뇌가 완전한 회복을 이루고 양 뇌의 대립 관계가 소멸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 충분히 좋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관계의 유연성과 회복탄력성뿐 아니라 자기 조절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 자동차 사고를 당한 5.0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해온 신경학자 로버트 스캐어는 결국 채찍 증후군이 생기는 사람과 이전 발달 및 관계 트라우마 사이에서 강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 우리는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 때문에도 만성 스트레스와 관계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다. - 도전을 경험하고 난 후에 완전히 회복하는 것은 생존에 이롭다. 회복탄력성을 얻으려면 고난과 도전, 때로는 실패까지 경험해야 한다. 몸을 사려서는 회복탄력성을 얻을 수 없다. 『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 (폴 콘티, 푸른숲, 2022년 6월) - 인간의 회복력은 보통 상당하지만, 많은 사람은 상상 이상의 방식으로 오랜 기간 동안 트라우마로 인한 변화로 고통을 겪는다. - 트라우마에 갇히면 자신의 가치, 꿈, 재능, 염원을 잊게 되는 것이다. - 만성 트라우마는 한 번의 큰 사건이 아닌, 해로운 상황과 사람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발생한다. - 우리 내면을 차지하고 있는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일이 중요하긴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트라우마를 미리 저지하는 것이다. -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환경이 문제가 되는 상황인데도 여기에 대한 개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채 환자는 병원만 왔다 갔다 한다. - 사회가 의료 서비스 시스템을 제대로 고치지 않는 한, 이 시스템은 사회를 절대로 고쳐줄 수 없다. 또 거세지는 트라우마의 물결도 막아낼 재간이 없다. - 트라우마는 우리의 정서를 바꾸고, 바뀐 정서는 우리의 결정을 지배한다. 『트라우마의 도』 (알레인 던컨, 캐시 케인, 삶과 지식, 2024년 12월) - 2006년 정신과 의사이자 침술 전문의인 마이클 홀리필드는 PTSD를 치료하기 위한 침술의 잠재력에 대한 첫 번째 연구를 발표했다. - 침술 및 동양의학을 PTSD 치료에 통합하면, 치료자는 전신의 균형과 조절, 시스템 간의 역동적인 조화를 중시하게 된다. - 우리의 접근 방식의 근본은 인간의 뇌와 몸, 마음과 영혼의 회복탄력성과 유연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 트라우마에 의한 스트레스는 음과 양이 제공하는 필수적인 조절을 중단시킨다. - 다행히도 신경과학은 침술 및 동양의학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즉, 치유는 언제나 가능하다. 우리의 뇌는 가소성이 있으며 순응성이 있고 변화하고 치유될 수 있다. - 특정한 체질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생각은 동양의학의 기반에 널리 퍼져 있다. - 트라우마 생존자를 치료할 때 침술 사례 연구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일관되고 예측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 긴장된 외상성 스트레스의 비활성화는 종종 경락 경로를 따라 미세한 반짝임이나 파동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움직임을 침, 뜸 또는 지압으로 지원하는 것은 더욱 깊은 해방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10월2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정신병원 내 한의과 설치법’이 통과되었다. 의료법 제43조(진료과목 등) “병원·치과병원 또는 종합병원은 한의사를 두어 한의과 진료과목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조문에 ‘정신병원’이 추가된 것이다. 내년 1월1일부터 정신병원에 한의과를 설치하여 정신질환 분야에서 의과-한의과 협진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과연 한의사를 고용하여 한의과를 설치할 기존의 정신병원이 많을까? 여기저기에 꾸려지는 트라우마 센터에 한의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의료법 개정안이 정신질환의 협진에 어느 정도의 실효를 거두었는지 평가할 날이 과연 올까? 미약하지만 일단은 법안 통과의 상징성에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이 오늘의 최선일 듯하다. “자신을 감싸고 있는 상처 조용히 들여다 보는 시간 필요” 심리인지치료학 석사에 상담심리사 2급을 취득하신 한의사 선배님 한 분을 알고 있다. 심리공부와는 별도로 ‘기승전턱’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턱관절을 통해 전신질환을 진단, 치료하는 분이다. 스스로가 턱치료로 만성 두통과 비염을 해결했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치료 세계를 단단하게 구축해가고 계신다. 환자들에게 식생활, 올바른 자세, 턱관절의 중요성에 관하여 조근조근 잔소리하기를 멈추지 않으시는 모습에 ‘이토록 환자의 전신 그리고 심신을 동시에 개선시키는 통합의학적 접근을 끈질기게 유지하는 임상가가 또 있을까?’라고 감탄을 한 게 한두번이 아니다. “환자들을 이렇게까지 상담하고 거기에 근본적인 치료를 해낼 수 있는 건 오직 한의사만 할 수 있는 거야!”라는 선배님의 자신감은 내게 부러움과 동시에 든든함을 안겨준다. 지난 11월16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는 의협 집행부 포함 500여 명의 의사들이 모여 ‘국민건강수호 및 의료악법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물러나지도 굴복하지도 않겠다며 발표한 결의문에는 한의사의 X-ray 허용 움직임에 대한 강력한 반대도 포함되어 있다. “X-ray 영상 판독과 방사선 안전 관리는 현대의학의 고유 영역이며, 비전문가인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조하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입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입법 강행시 총력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엄포를 놓았다. 전 정부에서의 의정갈등이 현 정부에서는 또 어떤 갈등으로 이어질까? 그 안에서 한의사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는 또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의-한 갈등은 결론 없는 평행선을 수십년째 유지 중이고, 정신 차려보면 이러한 갈등의 후유증을 집단적으로 떠안고 버텨야 하는 건 늘 한의사들의 몫이었다. 이제 막 개원했다는 후배, 제자들의 소식이 가끔 들려온다. 잘 된다는 수준과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환자 보는 것도 즐겁고, 내 공간에서 내 돈 버는 것도 재미있다”는 소식이 가장 반갑다. “죽을 맛이다. 환자가 없다, 하루 종일 논다”는 불평은 부디 엄살이기를 바란다. 우리가 상처를 감싸지 않으면 상처가 우리를 감싸게 되는 법이다. 나를 감싸고 있는 상처를 조용히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 올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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