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회의 새로운 도약위해 3대 비전 실현에 최선”[한의신문] <편집자주> 소아청소년과학의 발전과 연구를 위해 꾸준히 달려온 대한한방소아과학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3대 비전을 제시하며,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이에 본란에서는 민상연 회장으로부터 학회의 비전 실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Q. 대한한방소아과학회를 소개한다면? 우리 학회는 1975년 12월 10일 창립 이후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1월 1일 50주년 창립기념식을 한의사협회 및 단체, 학회 등 여러분들의 축하 속에 잘 마쳤다. 학회가 반세기를 지나오는 동안 26대에 걸친 회장단과 임원들이 헌신해 주셨으며 66차례의 학술집담회와 39권에 이르는 학회지를 발간함으로서 한의소아과학의 기틀을 다지고 이를 알리는데 노력해왔다. 현재는 회장, 감사 외 전문성을 가진 10명의 이사들이 새로운 50년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Q.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억에 남는 일은? 1975년 이후 50년의 시간을 사람에 비한다면 태어나서 중년이 된 것이니 꽤 오랜 시간일 것이다. 그 중 제가 소아과학회 회원으로 경험한 시간은 소아과학회 역사의 절반 정도 될 것 같다. 그 이전이야 선배님들의 말로 전해들은 것이라 어려움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내가 겪은 일 중 기억에 남는 일은 갑작스럽게 전문의 제도가 생겨 학회가 이를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했으며, 한의사국가고시의 변화에 따라 학회가 수년간 공을 들여 한의과대학의 교육의 표준인 공동 교과서를 만들어 낸 일 등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출산율 저하의 영향과 이에 따른 대처는? 양방의 경우 출산율의 감소로 소아청소년과를 폐과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상황이다. 한의의 경우도 출산 감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출산율은 감소했지만 반대로 부모가 자녀 한 명 당 건강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은 전문화, 고급화된 진료를 하는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더 찾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능력이 된다면 하나, 둘 뿐인 소중한 우리 아이에게 비싸더라도 좋은 치료를 받게 해주고 싶은 것은 같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는 누구나 쉽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 전문 지식을 가진 좋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은 금방 알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관련된 의학 및 한의학 지식들은 매우 빠르게 업데이트 되고 있다. 만약, 소아청소년 진료를 좀 더 잘 해보고자 한다면 우리 학회의 학술행사에 자주 참석해 최신 지식을 수시로 업데이트 한다면 소아과 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한의사가 되리라 생각한다. Q. 소아청소년의 건강을 위한 한의약만의 장점은? 첫 번째로 한의학에서는 소아(청소년)들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임상에 접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한의학 문헌들 속에 소아(청소년)의 생리적, 병리적 특징을 잘 이해해 이에 따라 아이를 기르는 한의학적 양육방법이 전해지고 있으며, 병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도 제시되고 있다. 환경은 변하고 병도 변화했지만 현대에도 ‘동의보감’의 ‘養子十法’이 유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두 번째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오장육부의 기능을 도와 줄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한의약의 보양법은 소아(청소년)에게는 질병을 예방하기도 하고 치료하기도 해 서양의학과 차별되는 점이라고 하겠다. Q. 회장으로서 느끼는 보람은? 무엇보다도 회원들이 학술집담회에 참석해 들었던 강의 내용이 임상에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3대 비전을 제시했다. 창립 50주년이라는 반세기의 성상을 맞아 다시 한 번 새롭게 도약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 ‘세계와 연결되는 글로벌 학회’, ‘시대의 제도와 사람에 맞는 학회’, ‘참여할수록 혜택을 얻는 학회’라는 3대 비전을 제시했다. 이 같은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겨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학회 내의 효율적인 조직 구성과 규정 재정비가 필요하다. 임원진과 회원들의 지혜를 모아 실천 방안을 만들어 갈 것이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최근 임상가에서 환자가 많이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함께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의 경쟁도 날로 심해지는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일부 개인이나 단체의 욕심을 버리고 한의계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의료는 의료기관의 자유로운 경쟁을 근본으로 하지만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근래에 들어서는 공공의 부분이 상당하고 심지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생존력을 가지고 이를 키워나가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 안으로는 치열하게 토론하지만 밖으로 의견을 관철시켜야 할 때는 모두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의계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
허준박물관 작은 전시, ‘무게, 어디까지 재 봤니?’[한의신문] 강서문화원(원장 김진호)·허준박물관(관장 김충배)은 약의 무게를 재는데 사용했던 ‘약저울’을 주제로 2025년 12월 5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3층 로비에서 ‘무게, 어디까지 재 봤니?’ 작은 전시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길이·부피·무게를 재는 도구 또는 단위인 ‘도량형(度量衡)’ 가운데 무게를 뜻하는‘형(衡)’을 중심으로 무게를 재는 데 사용된 다양한 저울을 소개한다. 또한 조선시대의 약저울을 비롯하여 서양의 천칭 저울, 현대의 바늘 저울까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가진 저울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저울의 구조와 작동 원리, 과거의 무게 단위 등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특히 동의보감에서는 한 처방에 들어가는 약재의 양과 가짓수가 많으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적당한 양의 약재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올바른 약효를 얻기 위해 정확하게 무게를 재고자 했던 선조들의 노력, 과거부터 이어져 온 도량형 제도, 그리고 저울 속에 담긴 과학적 원리를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와 관련 김충배 관장은 “약효를 지키기 위한 정확한 계량은 옛 의학의 기본”이라며 “정확한 무게를 통해 올바른 약효를 얻고자 했던 정신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가치다”고 말했다. -
임상 한의사 3인, <동의보감> 初稿本 발견 주장 반박[한의신문] 의성 허준의 역저인 <동의보감> 초고본 발견과 관련한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 7월24일자에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허준의 <동의보감> 초고본이 발굴된 것으로 보도됐고, 9월에는 최영성 교수(한국전통문화대 무형유산학과)에 의해 ‘<동의보감> 초고본(初稿本)에 관한 연구-허준의 집필 구상이 담긴 초고본’이라는 제목으로 연민학지(淵民學志)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이 <동의보감> 초고본은 중국 옌볜 일대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던 선교사 김만식 씨가 입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영성 교수는 “초고본의 내용 구성과 미완성 항목, 표지 및 배접지의 기록, 연대 추정을 뒷받침하는 기록 등 다양한 물증을 통해 <동의보감> 편찬 과정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자료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논문(<동의보감> 初稿本 주장에 대한 반론-筆寫本의 底本과 오류를 중심으로-)이 지난달 25일에 발간된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에 게재돼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서정철(우리경희한의원)·한기춘(MC맥한의원)·최순화(보광한의원) 원장 등 3인의 임상 한의사는 언론에 보도된 개인 소장본이 초고본이 아니라는 주장을 서지학을 전공하지 않은 한의사 독자도 쉽게 이해하도록 사진 위주로 논증했다. 임상 한의사 3인이 일부 공개된 김만식 씨의 소장본에 대해 초고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김만식 씨의 소장본 필사 당시 저본으로 추정되는 목판본의 발견이고, 둘째는 김만식 씨 소장본에서 초간본에 없는 글자가 있고, 게다가 거기에 아무런 교정부호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셋째는 김만식 씨의 소장본에 적힌 단어나 문장이 초고를 작성한 자가 전문가의 식견을 가졌는지 판단 여부로 봤다. 즉, 너무나 터무니없는 단어나 문장 등의 오류를 이후 초간본에서 고쳐진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초고본이 아니라 후대 비전문가가 잘못 필사하여 빚어진 傳寫本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잡병편 권11 禳法에서 辟穢散의 ‘麄末’이 ‘治客’으로, 再甦散의 ‘一橡’이 ‘十橡’으로 잘못 기재돼 있고, <동의보감> 初刊本과 甲戌完營重刊, 甲戌嶺營開刊과 己亥嶺營開刊에는 모두 ‘麄末’과 ‘一橡’으로 바르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제1유형고본부터 제7유형고본까지 해당 부분을 조사한 결과 유일하게 제5유형고본(일본 동양문고 소장본)에서 김만식 씨 소장본과 동일한 오류가 확인돼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제5유형고본을 傳寫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내경편 권1 神門의 驚悸 항목의 ‘朱砂末三分’, ‘桅子’와 ‘桅子炒’로 보아 김만식 씨의 소장본은 筆寫本으로 보이고, 底本은 제6유형고본으로 추정됨으로써 김만식 씨 소장본의 底本은 제5유형고본과 제6유형고본 등 최소한 2종류의 판본이 혼재된 목판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3인의 한의사는 일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김만식 씨의 소장본이 初刊本, 古本, 甲戌完營重刊, 甲戌嶺營開刊, 己亥嶺營開刊 중 어느 판본을 底本으로 삼아 筆寫했는지를 판본간 교차 비교를 통해 검토했다. 서정철 원장은 “현재 공개된 범위가 제한돼 있어 단지 잡병편 권11과 내경편 권1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으나 향후 전체가 공개된다면 김만식 씨 소장본 전반에 걸쳐 <동의보감>의 어느 판본을 근거로 筆寫했는지를 보다 정확히 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이어 “이번 반박 논문 발표를 계기로 왕성한 토론 문화가 형성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동의보감> 초고본 주장 논문에 대한 반론은 대한한의학원전학회 홈페이지(https://jkmc.jams.or.kr)에서 누구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한편 이들 임상 한의사 3명은 공동으로 동의보감 판본을 연구하고 있으며, ‘동서의학’ 잡지에 ‘동의보감의 판본 종류와 간행시기 연구’를 발표했고, 동의보감 판본학을 다룬 서적인 ‘사진으로 보는 동의보감 판본 연구(교보퍼플)’ 시리즈 3부작(4권)을 출간한 바 있다. -
산청한의학박물관, 공립박물관 평가인증 획득[한의신문] 산청군은 동의보감촌 내에 운영 중인 산청한의학박물관이 ‘2025년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는 평가인증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른 국가 기준의 공식 제도로 공립박물관의 운영·전시·교육·소장품 관리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 평가한다. 산청한의학박물관은 이번 평가에서 총점 74.1점을 기록해 평가인증을 획득했다. 그동안 산청한의학박물관은 산청의 전통 한의학 유산을 기반으로 상설전시, 특별전시, 어린이·청소년 체험 활동, 지역 협력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박물관의 설립 목적 실현과 운영계획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설립 목적 달성도’에서 현장평가 대상 254개 기관 평균(84.6%)을 크게 뛰어넘는 93.3%의 높은 달성도를 기록했다. 또 소장품의 수집·보존·기록관리 체계를 평가하는 ‘자료 수집 및 관리 충실성’은 85%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아울러 전시 개최 실적과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관람객 서비스, 지역사회 기여도 등에서도 국가 기준을 충족하며 전문성과 공공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지정으로 산청한의학박물관은 중장기 운영계획 정비, 전시 콘텐츠 개편, 교육 프로그램 확장, 전문 연구사업 강화 등 공립박물관으로 역할과 책임 이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산청한의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인증은 산청한의학박물관이 전국 최초 한의학 전문 박물관으로 공공문화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전시 품질 향상, 소장품 관리 고도화, 디지털 기반 서비스 확대 등 동의보감촌의 핵심 문화시설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한의 레지스트리에서 침도·두개천골까지…인지장애 대응 기반 고도화[한의신문] 한의 레지스트리·진단팩 등 연구 인프라 구축에서 침도요법·두개천골요법에 이르는 임상 술기 고도화까지 치매·인지장애에 대한 한의치료의 근거와 적용 가능성을 확장하는 성과가 제시됐다.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회장 조성훈)는 지난달 30일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인지장애 한의중점연구와 통합적 접근’을 주제로 추계 학술대회를 개최, 치매·인지장애 분야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임상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실질적 중재 전략을 모색했다. 조성훈 회장은 인사말에서 “치매는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예방·조기개입·현장 활용 가능한 한의신경정신과 치료 전략 모색이 중요하다”며 “이번 학술대회에서 과학적 근거 확립을 통해 환자·가족에게 더 나은 치료와 돌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조성훈 회장, 강형원 센터장, 정인철 교수, 김재욱 박사 ◎ “2029년까지 전주기 인지장애 레지스트리·신의료기술·급여화 기반 확보” 이날 첫 번째 세션(좌장 김종우)에선 △인지장애 한의중점연구센터 현황·비전(강형원 센터장) △한의노화척도·진단팩 개발(정인철 교수) △인지중재 디지털화(김재욱 박사) △한의 인지중재 임상평가(이도은 과장) 등 인지장애 한의중점연구센터(주관 원광대 산학협력단·공동대학 대전대·한국한의학연구원)의 핵심 연구성과와 향후 비전이 소개됐다. 강형원 센터장은 2029년까지의 목표로 △예방–진단–치료–관리 전주기 레지스트리 구축 △근거기반 한의 신의료기술 등록·급여화 기반 마련 △한의 임상진료지침 반영을 제시했다. 연차별 목표로는 △인지장애 레지스트리 1건(4개 기관·200 person-year) △한의 인지중재 신의료기술 신청 △인지장애 진단팩 개발 △SCIE 상위 20% 논문 5편(총 6편 출품) △특허 2건(등록 1건) △IDE 신청 등을 보고했다. 또한 △한의기술–IT 전주기 융합 △레지스트리 기반 디지털 헬스 자가관리 프로그램 구축 △미래형 한의임상 생태계 개발을 3대 전략으로 제시하며 “신체·생리·바이오마커·EEG·생체신호 등을 통합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한약 기반 치료의 안전성·유효성을 검증해 급여화까지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철 교수는 한의노화평가척도(KM-AET)를 소개하며 “기존 서양의학 평가가 일부 지표(인지·신체기능)에 치우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동의보감 기반의 전인적·통합적 노화 진단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인지장애 한의 진단팩’은 △1차 의료기관용(의원·보건소) △2차 의료기관용(한방병원·협진병원)으로 개발됐으며 구성은 △신경심리검사(MoCA·MMSE·CIST·K-DRS·CDR) △한의 평가(KM-AET·PIC-T·CSEI-s·한열허실) △생체신호(EEG·HRV·PPG·Eye-tracking·Inbody) △삶의 질(EQ-5D-5L) 등이다. 정 교수는 “대전대·원광대 2개 병원에서 표준화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며 eCRF 구축·CRIS 등록·IRB 승인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재욱 박사는 △명상·호흡·기공 기반 디지털 콘텐츠 △웨어러블 뉴로피드백 △전자약(경혈자극, 초음파 뇌심부자극) △EEPI 기반 치매 조기예측 모델 등을 연구 중이라고 발표했다. 치매 예측 모델은 지역 코호트 3000건·MCI 임상 140건 이상 데이터를 축적해 △EEG·안구추적·PPG·임피던스 △SNSB 검사 △PET·MRI △유전체 정보를 통합,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또한 한의 인지중재를 WebApp 기반 디지털 코칭 프로그램으로 구현해 △RGB-CAM △EMG 모션피드백 △뉴로–바이오–모션 분석 △개선도 산출 알고리즘 등을 적용, DTx(디지털 치료제) 가능성을 제시했다. ‘경락 기반 인지중재 프로그램’을 소개한 이도은 과장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전문가 FGI △델파이 합의 △프로토타입 구축 △8회기 베타평가 △12회기 표준안 도출 과정을 거쳐 마련됐으며, 12회기 각각을 한 경락 중심으로 △경혈 두드리기 △경락 명상 △경락체조 △7구조통 운동을 연계하는 시스템이다. 프로그램 구성은 △폐경(소상·중부) △위경(족삼리·장문) △심경(소충·거궐) △신경(용천·경문) 등으로, 이 과장은 “신체자극·호흡·자세를 통합하는 한의 신경정신과적 접근법을 반영,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신의료기술 연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도은 과장, 유명석 회장, 박수호 원장 ◎ 침도요법·두개천골요법…인지장애 실전 치료 술기로 전면 부상 이날 두 번째 세션(좌장 김근우)에선 △인지장애 침도요법(유명석 대한침도의학회장) △인지장애 환자를 위한 두개천골요법 1·2(박수호 본수호한의원장)를 주제로 인지장애 환자 대상 실전 치료기술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유명석 회장은 일차의료 인지저하 환자를 대상으로 침도요법을 포함한 ‘한의치료 환자등록연구’를 준비 중이라며 △침도요법 기반 치료 프로세스 정립 △환자 특성 분석 △중재별 치료효과·안전성 평가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MCI(Mild Cognitive Impairment)를 CSF 순환 장애와 연관된 퇴행성 병변으로 보고 △상항선 주변 △C6 극돌기 △견갑상각 △환추후두막 △도출정맥 출구 △C1·C4 횡돌기단을 핵심 치료점으로 제시했다. 또한 Glymphatic system–경막림프(mLV) 기반 CSF 청소 기능이 노화에 따라 △AQP4 이상 △PVS 손상으로 저하되면 △Amyloid-β·타우 축적 → 인지장애·AD·PD 유사 병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침도요법 치료 방향은 △후두부 경직 해소 △심부 연조직 이완 △비점막하·SMF·emissary vein 자극 통한 mLV·경정맥 배출 촉진으로, 유 회장은 △압진→△표식→△전침→△침도→△습식부항 순의 시술 프로토콜도 소개했다. 특히 ‘두개천골’ 치료를 통해 인지장애 치료의 임상적 가능성을 제시한 박수호 원장은 치매·파킨슨병·자폐 환자에서 공통적으로 두개골 ‘과긴장·경직’이 관찰된다고 설명하며 “두개골 봉합선의 미세 가동성 회복이 치료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두면부 정맥은 판막이 없어 역류가 쉬운 해부학적 구조이며, 치매 환자 뇌실질에서 여드름균(Cutibacterium acnes)이 확인된 연구를 근거로 두피·두면부 관리의 중요성도 권고했다. 두개천골 치료의 핵심은 △두개골 봉합선 관절 가동성 회복 △부교감신경 활성화 △뇌수막 이완 추나 △림프·정맥·정맥동 배출 촉진으로, 특히 경정맥공(Jugular foramen)–미주신경–경정맥 경로의 과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측두골·OM suture·Asterion 주변에 약침을 시행해 측두골 ‘아가미호흡(gill-like motion)’ 회복을 유도, 편도체·해마 기능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현재 임상에선 △두개천골 태반약침(주요 봉합선·흉추·TL junction) △두개천골 황련해독약침(쇄골하 림프 배출) △후두하근·경추·시상봉합 도침 △중·상흉추·천골·골반부 매선을 조합, 복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박 원장은 아울러 “두개골·두피가 단단한 환자일수록 경도인지장애·치매·이명·난청·자율신경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두개천골추나에 약침·도침·매선을 병행하면 인지기능·삶의 질의 의미 있는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회는 각 연자들에게 학술대회 개최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장을 전달했다. -
지역 치유농업의 현실·제도·전문인력 양성 방향 ‘공유’[한의신문] 원광대학교(총장 박성태)와 김제시 치유농업연구회(회장 김인숙) 및 김제시 치유농가 운영자들이 27일 원광대한방병원 일원홀에서 ‘2025 원광대학교·김제시 통합의료 기반 치유농업 연계 생명서비스 포럼’을 개최했다. 김제시 치유농가, 치유농업연구회 회원, 원광대 지역혁신본부·통합의료혁신센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는 치유농업의 정책 동향, 통합의료 기반 접근, 현장의 요구를 공유하는 한편 대학-지역간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강형원 원광대 통합의료혁신센터장은 개회사를 통해 “치유농업은 지역 의료·건강·복지·교육을 잇는 중요한 분야”라며 “대학과 농가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이러한 자리가 실제 변화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원광대가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성과로 운을 뗀 이동기 원광대 지역혁신본부장은 원광대가 보유한 통합의료·치유 분야의 강점, 김제시가 가진 농업 기반과 치유농업의 성장 가능성 및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국가 정책 흐름 등을 강조하면서, “원광대는 지역과 함께하는 글로컬대학으로서, 김제시 치유농업과의 연계를 중요한 사업 축으로 두고 있는 만큼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인숙 김제시 치유농업연구회장)은 “김제는 치유농업 분야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저력을 갖춘 지역이며, 이번 만남이 새로운 성장의 발판”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포럼 개최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보다 많은 참여자들의 협력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의료 관점에서 본 치유농업의 역할은? 이날 강형원 센터장은 발표를 통해 통합의료의 개념과 한의학적 치유 원리를 소개하며, 분노·슬픔·생각·기쁨·공포 등과 같은 감정의 흐름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치유농업 활동의 정서 회복 효과를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이어 통합의료와 치유농업을 접목한 프로그램이 주민건강과 지역 활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김철민 원광대 원예산업학과 교수가 1급 치유농업사 제도의 구성, 국가 정책 변화, 자격 취득 요건을 소개하고, 원광대가 보유한 온라인·대면 혼합 교육체계, 도시농업사·육묘양성자 과정, 성인학습자 맞춤형 원예산업학과 학위과정 등을 설명하는 한편 “원광대는 지역 치유농업 전문 인재 양성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제 발표 후 진행된 자유토론에서는 참석 농가들과 치유농업사의 제도적 한계 및 프로그램 운영, 지자체와의 연계 방식, 치유농업사의 실제 역할과 처우 문제 등 현장에서의 어려움과 제도적 한계,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됐다. 이밖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동의보감’ 속 양생 처방인 ‘경옥환’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한약 분말을 굴리고 포장하며 한의학적 약식동원(藥食同源) 개념을 체감했다. 이 체험은 치유농업 프로그램과 한의학적 개념이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습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강형원 센터장은 “이번 포럼은 김제시와 원광대가 치유농업 분야에서 장기적 협력 구조를 만드는 중요한 디딤돌”이라며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과 김제시의 현장성을 결합해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치유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
“역사적 진실을 지키는 건 공동체의 의무”“무릇 세상에 병(病)이 없으면 의서(醫書) 또한 쓸모없을 것이니 서재에 감추어 두고서 영원히 찾지 않길 바란다.” <편집자주> 서울에서 IT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유철호 박사(경희대학교 한의사학·75세). 그의 여생 최고 목표는 질병 없는 세상을 염원한 조선의 히포크라테스이자 선비 의사인 ‘유이태’를 바로 알리는 것이다. 바로 알리기 위해선 잘못된 것부터 바로잡는 게 우선이다. 그의 투쟁기는 1965년부터 시작됐다. ‘류의태’라는 이름이 학술논문에 처음 등장한 시기다. 올바름을 찾기 위한 그의 발걸음을 쫒아봤다. 1965년 출판사 박우사가 펴낸 ‘인물한국사’에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을 조명하는 글에 처음으로 유의태(柳義泰)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그는 허준의 스승으로 소개됐다. 이 글을 참조하여 제작된 1975년 MBC-TV의 허준 일대기 드라마 ‘집념’에서도 유의태는 허준 스승으로 묘사됐다. 이후 1990년에 발간된 이은성 작가의 ‘소설 동의보감’, 1991년 MBC-TV의 드라마 ‘동의보감’과 1999년에 방영된 ‘허준’에서 유의태는 늘 허준에게 자신의 시신을 맡겨 해부학 실습을 도운 스승이었다. 1984년부터 이때부터 유철호 박사는 논문 저자, 소설 작가, 드라마 작가를 찾아다니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의태’는 소설과 드라마 속의 허구 인물 “인물한국사 논문 <허준>을 쓴 저자로부터 ‘논문 오류를 인정한다.’라는 사과를 받아냈고, 드라마 작가들로부터도 간접적인 사과를 받거나, ‘유의태의 모델 인물은 유이태’라는 것을 ‘문학포럼’에 직접 발표하는 등 잘못된 점을 시인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 ‘허준’ 광풍이 불자, 이를 기회로 삼아 경남 산청군은 1999년 유의태를 산청의 의학 인물로 선정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의보감촌 조성, 한의학박물관 건립 등을 하면서 온갖 곳에 류의태 초상화 전시, 류의태 동상· 가묘·묘비·기념비를 설치했고, 류의태 약수터와 류의태/허준 해부동굴을 조성했고, 류의태를 기리는 숭모제를 지내고 있으며, ‘유의태와 허준 이야기’ 도서 발간 등 성역화 작업에 열을 냈다. “산청군청을 수도 없이 찾아다녔다. 산청군청에서는 나를 단군 이래 최고 악성 민원인으로 선정할 정도였다. 관계자들에게 류의태는 허구의 인물이고, 실제 의원은 유이태라는 사실을 사료를 근거로 귀가 따갑도록 외쳐댔으나 그들은 철저히 외면했다. 이미 엄청난 예산을 들여 조성된 류의태 성역지를 백지화시킬 수 없다는 고집 때문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왜곡된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면 그것은 큰 죄를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 산청의 어느 가문은 허구 인물 류의태를 족보에 등재하고, 그 마을에 유허비를 세웠다.” “역사 왜곡은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 그가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 위해 산청군청의 군수, 관계자 면담은 물론 1인 시위, 궐기대회, 학술토론회, 유이태 기념관 개관 등 끊임없이 노력했음에도 아직까지도 산청군청의 류의태 미화는 여전하다. 그렇다면, 유 박사는 왜 그토록 조선의 명의 ‘유이태’에 집착할까? 산청군 생초면 출신의 유 박사에게 같은 생초면 출신인 유이태(1652~1715)는 조선의 히포크라테스와 다를 바 없는 의사이기 때문이다. 유의태가 소설과 드라마 속의 가상 인물이라면, 유이태는 역사 속에 실재했던 입신양명의 뜻을 접고 질병으로부터 고통받고 있는 백성과 생사고락을 함께하였고, 백성을 위한 진정한 의원이었다. 유이태는 40년간 산청군의 향의(鄕醫)로 백성들의 질병을 치료했으며, 노년기에는 임금 숙종 의 위중한 병을 치료했고, 조선인 최초의 홍역 전문 치료의서 ‘마진편’을 저술한 것을 비롯 ‘인서문견록’, ‘실험단방’ 등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서를 저술함으로써 효과적인 치료법을 후대에 전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또 훌륭한 의서를 남긴 것 외에도 일생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인생5도(삶의5도), 효도(孝道), 시도(施道), 정도(正道), 의도(醫道), 수도(壽道,修道)와 환자를 치료하면서 의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인 ‘仁術 5道를’강조하고 실천한 인물이다. 그가 실천한 인술5도는 다음과 같다. △인의도(仁義道): 어질고 의로운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였다. △정성도(精誠道): 환자를 정성을 다하여 치료했다. △근면도(勤勉道): 끊임없이 의학 연구에 매진했으며, 환자 치료에 헌신했다. △청렴도(淸廉道): 진료 과정에서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 △화목도(和睦道): 환자의 마음을 평안하도록 했다. 5道를 실천한 선비 의사 유이태 유이태를 평생 연구한 유철호 박사는 그동안 ‘유이태의 생애와 마진편 연구’(박사 논문), ‘조선의 명의 유이태 연구’, ‘마진편 저자와 저술시기에 대한 고찰’(이상 연구논문)을 비롯 ‘기억하고 싶은 조선의 참 의원 유이태’, ‘조선의 명의 유이태와 허준의 스승 류의태는 누구인가’, ‘설화 속에서 현실로 나온 산청의 신의 유이태’, ‘조선의 히포크라테스, 5道를 실천한 선비 의사 유이태’, ‘유이태’ 등의 숱한 책을 펴냈다. 유 박사는 많은 연구 논문과 저술 활동을 하면서 마지막 문장 또는 표지에 꼭 표기하는 글이 있다. 유이태의 저서 ‘인서문견록’에 나오는 그의 유훈 시(詩)의 한 대목이다. “무릇 세상에 병(病)이 없으면 의서(醫書) 또한 쓸모없을 것이니 서재에 감추어 두고서 영원히 찾지 않길 바란다(盖無病都無用/개무병도무용, 願書閣長不尋/원서각장불심).” 그는 말한다. “드라마와 소설 속 허구 인물 류의태를 마치 실존 인물인 것처럼 포장하고, 그를 중심으로 온갖 기념사업과 홍보를 펼치는 행위는 매우 개탄스런 행태다. 허구의 역사, 왜곡의 역사는 단절돼야 한다. 올바른 역사관을 회복하고 정직한 길을 걸어야 할 때다. 역사는 바로 잡혀야 한다. 역사적 진실을 지키는 것은 공동체의 의무다. 거짓된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순 없다. 산청군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진실된 역사를 물려주겠다는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다.” -
한의학과 첨단 뇌과학의 공존 방안 ‘모색’[한의신문] 통합뇌질환학회(회장 박성욱)는 23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별관 차후영홀에서 ‘뇌질환의 통합적 접근: 전통에서 미래 첨단 과학까지’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 한의학이 첨단 뇌과학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박성욱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다양한 뇌질환에 대한 기초 및 임상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의학을 중심으로 한 통합의학적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과 체계화를 위해 매진해 왔다”며 “더불어 한의학적 통찰을 첨단과학과 접목하는 시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가운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뇌과학·인공지능(AI)·정밀의료가 교차하는 최전선의 논의를 함께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그동안 통합뇌질환학회가 임상 현장 중심의 통합진료체계 구축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한의학이 첨단 뇌과학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나가려 한다”며 “이 자리가 임상 현장은 물론 연구자에게도 실질적인 영감을 얻어갈 수 있는 뜻깊은 학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대규모 의생명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정밀의료 기반 정신질환 연구 사례(정재균 서울대학교병원 연구교수) △고령 뇌신경질환 환자의 노쇠와 다약제사용 문제에 대한 한의진료(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 △Therapeutic Strategies for Neurodegenerative Diseases via Neuroinflammation Suppression: Precision Modulation of Microglial Activation(박건혁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A NeuroAI approach to normative principles of the brain(김창업 가천대 한의대 교수) △급변하는 AI시대, 뇌 영상기반 진단의 미래: 뇌 신호 파운데이션 모델(홍석준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등이 발표됐다. 한의학, 정밀의료에 최적합한 의학 정재균 교수는 발표를 통해 “정밀의료라는 패러다임이 대두되면서 기존 임상시험으로는 한계가 있어,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정밀의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존 임상시험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바이오마커 확보를 위한 별도의 기존 연구 필요 등의 단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정밀의료 임상시험의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는 임상시험 시뮬레이션 체계를 연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정 교수는 이어 50만 여명의 데이터가 구축돼 있는 ‘UK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활용한 전향적·후향적 연구모델을 제시, 우울장애 환자들의 운동을 통해 신체기능이 개선되는 효과 및 유전자형 특이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사 출신인 정 교수는 “정밀의료 관련 임상시험에서는 바이오마커 등이 활용되고 있는데, 유전자 정보 외에도 다양한 지표들이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한의계에서도 한의학의 특성을 반영한 바이오마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항상 정밀의료에 최적화된 의료가 바로 한의학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앞으로 한의 분야에서도 더 나은 연구결과의 도출을 위해 인공지능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승원 교수는 “기성 한약처방을 지금까지 지탱하게 한 핵심은 바로 ‘역사성’과 ‘유효성’에 있다”며 “한약처방도 처음에는 처방이 만들어지면 소규모로 활용하다가 효과가 확인되면 다수 의가의 활용을 통해 많은 의서에 등재되면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권 교수는 이어 “한약처방도 현대에 활용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적응증이 발견되는 등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히며, 최근 대두되고 있는 주요 개념인 ‘노쇠’에 활용할 수 있는 ‘인삼양영탕’의 근력, 인지, 호흡기, 소화기 기능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이 확인된 다양한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다약제사용 개선, 통합의료적 접근 모색해야 최근 다약제사용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하나의 한약처방으로 복합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한약의 장점을 강조한 권 교수는 “실제 다약제사용 뇌혈관질환 환자에게 한의치료를 포함한 통합의학적 접근은 사망률 감소를 비롯한 전체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초고령사회에서 다약제사용 역시 의료를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인 만큼, 한약을 포함한 통합의료적 접근을 활용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건혁 박사는 ‘동의보감’에 경련·경직에 대한 효능이 기술된 ‘선퇴’에 대한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파킨슨병 치료 효능과 그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를 소개했다. 또한 발표에 나선 김창업 교수는 “Neuro AI에 대해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크게 신경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AI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과 역으로 AI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으로 나눠볼 수 있다”면서 “인간의 뇌를 모방해 AI를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 흔히들 ‘비행기와 새의 날개짓’에 비유를 하곤 하는데, 즉 비행기에 기대하는 목적이 승객이나 물건의 운송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새의 날개짓을 연구할 필요가 없지만, 비행기의 보다 효율적인 비행을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새의 날개짓에 대한 연구 또한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히며, 모든 것을 모방할 필요는 없지만 필요한 만큼은 모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LM, ‘Brain network model’ 될 수 있어 김 교수는 이어 “인간의 뇌를 흉내내며 발전한 AI를 들여다봄으로써 뇌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의문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열역학이나 전자기학 등 도구의 발명이 과학적 발전을 이끄는 사례는 과학사에서 흔한 패턴”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대규모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어 이해와 생성 작업에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모델인 ‘LLM(Large Language Model)’은 세상에 대한 높은 수준의 상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복잡한 인지기능을 수행하는 ‘Brain network model’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그동안 이를 활용해 자신이 수행했던 연구 내용을 공유했다. 더불어 홍석준 교수는 “뇌 데이터의 복잡성과 방대함이 폭증함에 따라 특정 질병 진단에 특화된 기존 AI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뇌 신호 파운데이션 모델’이 등장했다”며 “2023년부터 뇌 영상 파운데이션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더 이상 학문적 호기심이 아닌 실제 임상 적용을 목표로 하는 주류 연구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뇌가 본 이미지의 재구성 및 미래 뇌 신호 예측과 관련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자신의 연구 내용을 소개한 홍 교수는 “뇌 이미지 재구성 모델의 강점은 강력한 Prior를 활용해 적은 신호로 풍부한 해석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또 예측모델의 경우에는 뇌의 작동 원리를 학습해 미래 반응과 상태를 예측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0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최근 대학원 수업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정확하게는 질문을 던질 것을 요구하고, 내가 대답하는 수업을 해보았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질문을 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따라 대답하는 Chat GPT를 현실에서 구현하는 것 같은 느낌이 이어졌다. 정해진 수업시간에 요약된 질문과 명확한 대답과 추가된 보충 질문에 대해 답변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문제의 중심으로 다가가는 듯한 느낌이 계속 이어졌다. 대학원생들에게 납득할 만한 논리를 제시하기 위해 나는 오랜 기간 한의학계의 현장에서 연마하면서 습득한 경험과 책, 각종 미디어에서 수집해 온 정보들을 하나로 녹여서 설득력 있는 논리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귀가하면서 나는 학창시절부터 읽어온 허준의 『동의보감』이야말로 AI와 맥락적으로 상통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허준 선생은 문제를 절차적으로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해결하고 추상화하는 컴퓨팅 사고력을 지닌 진정한 프로그래머가 아닌가 상상해보았다. 인간의 몸에 대한 이해와 생리적 과정, 병리적 변화, 자연과의 관계, 유형적 인식 등 인체와 관련된 각종 인문학적 지식이 융합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동의보감』은 문제해결형 프로젝트를 실행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콘텐츠 소스이다. 오랜 기간 정답만 찾는 교육과 훈련에 길들여져 생존해온 한국의 엘리트 집단에 속하는 우리들은 한의학과 AI의 융합을 통해 데이터를 읽는 힘을 길러나가야 할 것이다. AI의 데이터를 읽는 힘은 잘 구성된 알고리즘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다. 허준의 『동의보감』이 바로 제대로된 알고리즘을 구현한 천재의 독창적 창조물이다. 학창시절 본과 4학년 때 임상특강에 강사로 오신 『동의보감』 전문가 김정제 교수님(1916〜1988)께서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으로 이어진 다섯 개의 편을 각각 생리학, 해부학, 병리학, 본초학, 방제학, 침구학 등으로 연결지워 설명하시면서 “한의학의 모든 지식의 융합적 실체”라고 『동의보감』을 찬양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동의보감』의 융합적 모습은 허준의 융합정신의 소산이며, 이것은 현대 AI가 지향하는 컴퓨팅 사고와 통한다. 허준은 한의학뿐 아니라 역사학, 철학, 천문학, 지리학, 문학, 서지학, 과학, 환경학, 사회학 등 각종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융합형 지식인’이었다. 이러한 지식의 중심에는 상상력과 통찰력에 근거한 실행력이 작동하고 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동의보감』은 원의를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명 의서들의 내용을 자신의 견해에 따라 조합하고 있다. 이것은 알고리즘을 활용한 데이터 트렌드에 부합하는 결과를 생성해내는 AI의 본질과 통한다. 패턴에 따라 최적화된 결과를 제시하는 AI의 구성의 미학 정신이 흐르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실용적 지식과의 융합을 추구해온 과거의 한의학의 선구자들의 노력은 허준의 『동의보감』 구성의 과정적 정신에 이미 녹아져 있다. 너무 오랜 동안 멀리서만 찾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가까이에 있는 『동의보감』을 경시해온 것이 아닌가 반성해본다. -
김홍신 작가 “K-Medi는 '인간학'…곧 세계 중심에 선다”[한의신문] 경기도한의사회가 한의사의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해 ‘2025 경기도 한의약 리더십 최고위과정(한의약미래전략위원장 민상준)’을 개강, 김홍신 작가를 비롯한 각계 명사들을 초빙해 인문학·심리학·AI·경제 등 다섯 가지 주제를 통해 통찰과 실천을 겸비한 한의약 리더 양성에 나선다. 경기도한의사회(회장 이용호·이하 경기지부)는 17일 경기지부회관과 온라인(ZOOM)을 통해 ‘2025 경기도 한의약 리더십 최고위과정’을 오픈했다. 이날 첫 번째 시간에는 김홍신 작가가 강사로 나서 “삶의 체험이 지식보다 더 큰 깨달음을 준다”는 메시지와 함께 한의사들에게 인간의 상처를 통찰로 승화시키는 법을 문학적 언어로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이용호 회장은 인사말에서 “‘경기도 한의약 리더십 최고위과정’은 한의사의 리더십과 전문성을 한 단계 더 확장하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한의원에서 접하기 어려운 인문·사회·경영 분야의 통찰을 제공하기 위해 각계 최고 수준의 강사들을 초빙한 만큼 총 다섯 차례의 강의를 통해 한의사로서, 또 지역사회 리더로서 큰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출판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기록된 ‘인간시장’을 비롯해 130여 권의 저서를 집필한 김홍신 작가는 제15·16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홍상문화재단 이사장과 민주시민정치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의계 의료봉사단체 ‘동의난달’과도 인연을 맺고 오랜 기간 봉사활동에 참여해왔다. “한의학, K-컬처처럼 반드시 세계 무대의 주인공 될 것” 강연의 시작은 김 작가와 한의학의 ‘오래된 인연’ 이야기였다. 1960년대 대학 시절, 라디오 ‘동의보감’ 진행으로 알려진 신재용 원장과 동문이었던 그는 “그때부터 한의학 서적을 곁눈질로 읽기 시작해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고 회상했다. 이후 1980년대부터 신 원장과 함께 의료봉사에 동행했고, 최근까지 6년간 ‘동의난달’의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현장에서 제가 하는 일이라고는 청소와 심부름뿐이었지만 그 속에서 사는 보람을 느꼈다”며 “평생 한의학 봉사단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삶의 큰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한의학의 미래를 ‘K-컬처’의 궤적에 비유했다. “우리 전통음악이 한때 침략과 멸시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K-팝의 바탕이 되어 세계를 흔들고 있다”며 “한의학도 지금은 세속적 기준으로 밀려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언젠가는 인류의 건강을 이끄는 정상의학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 한글학교의 확산, 전 세계 곳곳에서 만난 한국어 구사자,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K-팝 ‘말춤’을 가르치던 한국 유학생들의 모습을 사례로 들며 “한글, 한식, K-팝, K-컬처가 깔아놓은 길 위로 언젠가 K-Medicine, 곧 한의학이 본격적으로 걸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생은 정답이 아닌 ‘명답’이 있다…한의사, 자기 삶부터 치유해야” 김 작가는 “한국인은 오랫동안 ‘인생에는 정답이 있다’고 믿어왔다”며 “잘생기고, 머리 좋고, 돈 많고, 건강하고, 배우자와 자식이 모두 완벽한 삶이 정답처럼 이야기되지만, 그런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인생에는 ‘정답’이 아니라 ‘명답’이 있으며, 다시 태어날 수 없기에, 지금 이 한 번뿐인 생을 어떻게 잘 살아낼 것인가가 명답을 찾는 과정”이라면서 “인생은 딱 한 번, 잘 놀다 가지 않으면 불법(不法)”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한의사에게 익숙한 개념인 ‘활인공덕(活人功德)’을 제시하며, “한의사는 병을 ‘잡아내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가 자기 삶을 다시 사랑하도록 돕는 사람”이라며 “그 역할을 감당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고난·갈등·실패·좌절을 통한 인생의 스토리텔링을 강조한 김 작가는 “한의학 리더십도 마찬가지로, 제도와 사회의 벽에 부딪히고,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오해와 비판을 견디는 그 ‘마디’들이 쌓여야 비로소 한의학의 역사가 깊어진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은 결국 ‘인간학’… AI·양의학이 못 보는 지점을 볼 수 있어야” 김 작가는 ‘K-Medicine’의 종주국 역할과 관련 “양의학과 생명공학, AI는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한의학은 인간의 먹고 자고 움직이고 일하고 사랑하고 늙어가는 전 과정을 통째로 보는 ‘인간학’”이라면서 “과학기술이 도달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인간의 전체를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 학문이 바로 한의학”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 작가는 “회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바로 이 시대 한의학의 얼굴이자 K-Medicine의 주인공”이라며 “자기 삶을 먼저 존중하고, 잘 놀 줄 아는 한의사가 많아질수록 한의학도 더 따뜻하고 단단한 리더십으로 세계 무대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많이본뉴스
많이 본 뉴스
- 1 “학회의 새로운 도약위해 3대 비전 실현에 최선”
- 2 의료에서의 AI 기술 적용…현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 논의
- 3 대한민국 청소년, 아침 거르고 스마트폰 사용 늘어
- 4 광주광역시한의사회, ‘2025년도 제5회 임시이사회’ 개최
- 5 약물임상·검진·정신건강까지 성별 특성 반영한 ‘여성건강 4법’ 추진
- 6 대만중의사공회, 소수의(蘇守毅) 신임 이사장 선출…“중의사 초음파 활용 확대”
- 7 서울시 중구, 경희대와 손잡고 한의 의료봉사
- 8 강동경희대병원 유튜브 채널 ‘H-log’, 서울시의회 의장상 수상
- 9 한의협, APEC ‘K-한의 헬스케어관’ 기여 단체에 감사패 전달
- 10 한의학연구원, 연변대학과 전통의학 분야 국제 심포지엄 공동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