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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국의약대학 연수생, ES한약 조제 현장 견학대만 중의약대학(College of Chinese Medicine, China Medical University) 학생들이 지난달 29일 네오림 원외탕전실을 방문, 새로운 한약 제형에 대한 강연과 함께 ES한약의 추출 농축 조제 현장을 견학했다. 이번 방문은 2009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오는 경희대한의대와 대만 중국약대학의 학술교류 행사 중 하나로, 양 대학은 매년 30여명의 학생들이 교류하는 연수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 연수과정에서도 대만 중국의약대학 학생들은 다양한 강연, 실습, 참관등의 뜻깊은 연수 과정을 진행했으며, 그 일환으로 ‘대한융합한의학회’의 새로운 융합한의학에 대해 알고자 학회 협력 원외탕전실인 네오림 원외탕전실을 방문했다. 먼저, 강연에서는 양웅모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가 빅데이터 AI기반의 한의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 : Clinical Dicision Support System) ‘예진’에 대해 소개했다. ‘예진’은 환자가 어플로 증상을 입력하면 한의사의 절진, 망진, 문진을 더해 변증을 도출하고 약재를 추천해 한의 진료를 도와주는 진단 프로그램이다. 강연에 이어 학생들은 ‘예진’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 시간도 가졌으며, 직접 시연과 체험을 하면서 증상 설문이 생각보다 자세하고 변증 도출 화면이 잘 정리돼 있는 부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어서 약재별로 실험된 최적 추출 조건(온도, 시간, 용매)에 따라 약재를 개별 추출 농축한 뒤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조제하는 새로운 농축 한약 ‘ES한약’에 관한 강연을 이어나갔다. 더불어 다양한 아토피 및 탈모에 대한 외용제 등의 실험결과 및 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특히 ES한약 강연에서 학생들은 개별추출과 혼합추출의 효능차이, 조제방법, 보관기간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ES한약의 농축 추출 조제 과정을 직접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특히 한의사의 처방전을 전산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조제하는 ‘자동조제 분주시스템’은 학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개별 추출 농축된 한약이 처방전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며 조제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은 학생들은 단연 오늘 행사의 가장 인상적인 모습이라고 했으며, 이렇게 조제된 ES한약을 시음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쳤다. 이번 행사를 인솔한 경희대 한의과대학 관계자는 “바쁜 와중에도 강연 및 체험, 견학 행사에 많은 신경을 써주신 네오림 원외탕전실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Chang, Tung-Ti 대만 중국의약대학 교수는 “한국 한의학계의 다양한 시도를 직접 보니 상당히 놀라웠고, 학생들이 흥미롭게 참여했으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한의약육성법’ 근거로 한의약 육성 새 전기 마련”지난 2003년 제정된 ‘한의약육성법’을 기반으로 한의약 기술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과 함께 지자체의 한의약기술 진흥시책 추진 현실화 및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이응세 전 원장을 비롯한 정혜인 경희대한의대 예방의학교실 대학원생, 김경한 우석대 한의대 교수, 이준혁 한의학연구원 한의정책팀장, 김대영 한의학연구원 경영본부장, 성수현 한의약진흥원 의료정책팀장은 최근 대한예방한의학회지에 기고한 ‘한의약육성법의 함의 및 발전 방향’에 대한 보고를 통해 한의약육성법에 기반한 한의약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법 근거해 5년마다 한의약 육성 종합 계획 수립 이에 따르면 2003년에 제정된 한의약육성법은 다양한 한의약 관련 정책 추진의 근거가 되는 법률로 한의약(韓醫藥) 육성의 기본방향 및 육성 기반의 조성과 한의약기술 연구·개발의 촉진에 필요한 사항을 정해 놓고 있다. 특히 한의약의 전반적 육성을 위한 ‘한의약육성법’ 제정은 그동안 다중의 의미로 혼용된 한의학 관련 용어 및 정의를 ‘한의약’과 ‘한약’을 포함한 한의약 관련 법적용어로 정의하고, 한의약을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최초의 법적 근거가 됐다. 무엇보다 이 한의약육성법이 제정되면서 다양한 한의약 정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전기가 됐고, 2011년에는 한의약의 정의를 과학화와 현대화를 통한 발전 가능성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면서 한의약 발전의 기반이 마련됐다. 실제 이 한의약육성법을 근거로 정부는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를 개최해 5년마다 한의약 육성 종합 계획을 수립해 실질적인 한의약 발전 시책을 이행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한의의료의 정의는 과거의 전통적인 의료행위만으로 국한하여 해석돼 왔으나 지난 2011년 한의약육성법을 개정함으로써 국민의 보건상 위해를 가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행위로 폭넓게 해석할 수 있도록 해 한의의료행위의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한의약육성법은 또한 지금껏 여러 차례 개정이 이뤄졌으나 그 가운데 2007년 10월17일 개정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기관과 단체를 지정하여 연구 및 기술개발을 하게하고, 이에 필요한 비용을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 2011년 개정, 한의약 정의 과학화까지 포괄 또한 2011년 7월14일 개정에서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한방의료행위와 이를 기초로 하여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로 변경한 한의의료행위의 용어 정의가 확대됐고, 2012년 10월22일 개정에서는 법 전반에 걸쳐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문장체계 및 용어의 정리가 이뤄졌다. 2019년 6월12일 개정에서는 한약사에 관한 기술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한약진흥재단’을 한의약기술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 변경하고, 업무 및 지원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이와 더불어 한의약육성법을 토대로 한 발전 방향과 관련해서는 우선적으로 한의약 기술범위의 구체화 필요성을 제언했다. <한의약육성법게 근거한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 추진단 발대식> 한의약육성법은 전반적으로 ‘한의약 기술’에 대한 과학화·정보화 등을 통하여 발전을 이루도록 하고 있는 만큼 시행령 별표에 제시돼 있는 한의약기술의 범위에 ‘과학기술의 발전된 내용’을 반영하여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방의료기술 표준화’와 ‘한의학 및 서양의학 공동치료기술’이 ‘한의약공공보건기술’에 속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한의약육성법에는 제시돼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잘 실행되지 않는 조항들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령 법 제3조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한의약기술 진흥시책을 세우고 추진하도록 하고 있으며, 복지부는 이 조항을 근거로 ‘한의약육성종합계획’을 4차례 세우고 추진하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법 제정 이후 한 번도 지역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흥시책을 세우라고만 제시되어 있고 시행계획 및 실적과 성과에 대한 평가 등을 중앙정부에 제출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어 구체적인 의무사항이 제시되지 않아 계획 수립 및 추진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5월 이종배 의원(국민의힘)에 의해 ‘한의약육성법’ 개정 법률안이 대표 발의된 바 있다. 이 법 개정안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실정에 맞는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의 추진실적 및 평가결과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한의약 육성의 실효성과 효율성을 담보토록 했다. 또한 한방임상센터의 경우에도 설치에 대한 근거만 법률에 제시돼 있을 뿐 아직까지 선정, 운영, 평가, 예산지원 등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이 없어 실질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시행령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한의약 육성발전 심도 있는 고민 필요 이와 함께 한의약진흥원의 역할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 시행,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지원기관 및 역할 분배가 필수적이라면서 이러한 제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현재 정부의 출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법조항의 보다 명확한 근거나 조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기부금이나 기타 수익금과 같은 다양한 재원 확보를 위한 명확한 법적 근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응세 한국한의약진흥원 전 원장은 “법은 제정이 되면 종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한의약육성법’ 제정이 20년이 다 된 시점에서 국민건강 증진과 한의약산업 발전이라는 대명제를 기준으로 다시 한 번 한의약 육성발전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모든 정책은 법에 근거하지 않으면 진행될 수 없으며, 한의약도 법과 정책을 떠나서 제도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면서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의 법을 토대로 한의약육성법을 계승·발전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ISSUE Briefing] 건망과 치매, 한의원에서 관리하자정선용 교수 경희대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 비율은 2000년에 7.2%로 고령화 사회가 되었고,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표적 노인 질환인 치매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국가에서도 치매 국가 책임제를 시행하여, 치매 가족들의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매 국가 책임제에서 한의학은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치매의 한의학적 치료와 그 유용성, 그리고 현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한국 한의학에서 치매 임상 연구의 시작 2000년 경희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황의완 교수팀의 치매 임상 연구 시작 1990년대 후반부터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라 치매 환자도 증가하였고, 이에 2000년에 경희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황의완 교수팀이 보건복지부 과제 ‘한방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치매에 대한 한약 제제 개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때 국내에서는 치매 치료로 아리셉트(성분명 : 도네페질)가 처음 시판되기 시작한 때였다. 황의완 교수팀은 그동안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조위승청탕을 기반으로한 임상시험을 진행하였으며, 실험을 통해 약제 구성을 최적화하여 비용을 절감한 ‘건뇌탕’이라는 한약 처방을 개발하였다. 임상시험에서도 1년 복용 후 기억점수가 유의하게 높아지는 결과를 얻었으며 비용대비 효과 면에서 아리셉트와 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으나, 아리셉트가 의료보험이 적용되면서 본인부담금 측면에서 격차가 다시 벌어지게 되었다. 치매의 진단 치매의 진단은 누가 하는 것이 좋은가. 치매의 진단도 여타 다른 질환들과 같이 자세한 문진에서 시작된다. 치매의 진단에서 가장 먼저 봐야할 것은 우울증과의 감별이다. 인지 측면에서 치매와 우울이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유사하여 감별하기 어려운 점과 더불어, 독거노인 가구나 노인 부부 가구의 증가로 인한 노인 우울의 증가와 문진 시 정보의 출처가 본인과 배우자로 한정되어 환자로부터의 정보의 정확도가 떨어져 치매와 우울의 구분이 더욱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노년층이 많이 찾는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진료하는 환자의 인지와 정서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치매에 대한 스크리닝을 실시한다면 더욱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진단 내릴 수 있다. 우울증과의 감별 이후 중요한 것은 그 심각도를 구별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알츠하이머 치매를 치료하는 명확한 방법은 없고 악화를 느리게 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치매 이전의 경도인지장애와 주관적 인지저하 상태를 치매와 감별하여 각기 다른 방식의 치료적 접근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치매환자에게는 악화방지 치료가, 치매 이전의 상태에 있는 환자에게는 치매로의 이행을 막는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노년층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1차의료기관, 특히 한의원에서의 관찰을 기반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상태인지 명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 치매진단이 핵심 키워드는 일상생활의 독립성이고,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관찰한 의료진의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다. 치매로 진단하기 전에 선별검사를 통해 정밀한 신경 심리검사가 필요한지 가릴 필요가 있는데, 이는 효율적으로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며 또한, 정밀한 신경심리검사는 검사받는 사람의 피로도를 높이며 학습효과가 있어 추후 검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가 있기 때문에 정밀검사 이전에 선별검사를 먼저 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MMSE-DS(Mini-Mental State Examination- Dementia Screeing)이다. 한의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의 인지저하가 의심될 때는 MMSE-DS를 시행하고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판단되면 가까운 치매안심센터에 연결해 주어야 하며, 정밀검사 결과에 따라 한의학적으로 어떤 치료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미리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치매의 치료 주관적 인지저하, 경도인지장애, 치매의 치료 현재 치매의 표준치료는 아세틸콜린이 좀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의 복용이다. 치매의 원인인 뇌세포파괴를 멈춘다기 보다, 남아있는 세포들의 작용을 도와주는 효과이기 때문에, 악화를 느리게 하는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에서는 이러한 약물이 복용시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이득보다는 부작용으로 인한 위해가 더 많다고 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는 상태1)이다. 약물복용보다는 다른 인지 훈련 등이 권장된다. 한의학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한의학에서 치매와 관련된 치료제로 조성물 특허를 받은 것들도 있고, 건망의 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재들도 있다. 건망은 주관적 인지저하 혹은 경도인지장애 상태로 볼 수 있는데,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전 단계라고 하며, 이때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서 주관적 인지저하2) 상태는 객관적인 지표상으로는 인지기능이 떨어져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개인이 주관적으로 기억력 혹은 다른 인지기능이 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상태로 최근 조사에 의하면, 주관적 인지저하를 호소하는 군에서,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치매 발병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 단계에서부터 관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의임상진료지침을 보면3), 알츠하이머 치매에 항치매약물만 쓰는 것보다는 침치료를 같이 병용할 것을 권고하고, 인지기능과 일상생활능력 개선을 위해 침이나 전침치료를 권고하고 있으며, 한약치료로는 육미지황환, 지황음자, 보양환오탕, 억간산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기타 인지훈련, 회상요법, 명상 등을 권고한다.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많은 혈관성 치매에서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유사한 권고를 내렸는데, 한약치료는 지황음자, 보양환오탕, 조등산, 통규활혈탕 등의 사용을 권고한다. 기타 이침, 회상치료 등도 권고된다. 그 다음으로 루이소체 치매가 있다. 루이소체 치매가 다른 치매와 구별되는 특징으로 치매 초기부터 행동 심리 증상들(망상, 환각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보호자나 간병인이 간병을하기 어렵게 만든다. 게다가 이러한 증상에 많이 쓰이는 항정신병 약물들이 대부분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아 루이소체 치매의 행동 심리 증상은 기존 치료로 관리하기 어려운 분야에 속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일본노년의학회에서 출판된 가이드라인4)에서는 억간산의 사용을 높은 등급으로 권고된다. 치매 전 단계로 알려져 있는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항치매약물의 투약을 권고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5) 항치매약물을 이미 투약하고 있다면 전침이나 침치료를 추가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고, 항치매약물을 투약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전침을 권고하고 있다. 한약의 경우는 항치매약물을 이미 투약하고 있다면, 지황음자, 보양환오탕을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항치매약물을 투약하지 않고 있는 경우라면 온담탕가감을 권고하고 있다. 기타, 인지훈련도 또한 권고하고 있다. 치매의 예방 중앙치매센터와 한의치매관리매뉴얼 상의 예방법 치매는 일단 발병하고 난 다음에는 다시 회복하기 거의 불가능한 퇴행성 질환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그렇기에 경도인지장애뿐 아니라, 주관적 인지저하부터 예방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중앙치매센터에서는 3권, 3금, 3행이라는 예방수칙을 알리고 있다. 3권은 3가지 권장 항목인데, 첫 번째는 일주일에 3번 이상 걷는 것이다.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이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는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챙겨 먹는 것이다. 세 번째는 부지런히 읽고 쓰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으로 두뇌를 자극하여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다음, 3금은 3가지 하지 말아야 할 항목인데, 첫 번째는 절주이다. 음주 시 음주량을 3잔 이하로 줄인다. 두 번째는 금연이다. 담배는 완전히 끊어야 한다. 세 번째는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다. 머리를 다쳐서 의식을 잃은 적이 있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3행은 3가지 실천항목인데, 첫 번째는 건강검진이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3가지만 정기적으로 체크하여 관리하여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소통이다. 가족과 친구에게 자주 연락하고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을 권장한다. 세 번째는 치매 조기 발견이다. 치매 조기검진을 받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삶의 질 유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치매 예방을 위한 운동법을 중앙 치매 센터에서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동의보감 내경편에 나와있는 동작들과 유사한 것이 많고, 활인심방의 도인법과 유사한 동작들도 많다. 동의보감 내경편, 활인심방 도인법, 제병원후론 양생방도인법 등을 참고하여 도인, 기공 등을 보급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의 치매진단에서 치매진단에서 치료, 예방까지 1차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개발해 놓은 상태이다. 필요한 분은 대한한의사협회 의무팀 또는 한의학정책연구원으로 연락하면 받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방향 중앙치매센터, 국가치매책임제의 일원으로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 한의학의 치매 치료와 예방관리 측면에서 효과성이 입증된 논문들이 많이 출판되었다. 또한 학부과정에서 선별검사에 대한 교육도 충분히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인력을 국가에서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원의 낭비이다. 더군다나 치매 국가 책임제를 언급하면서 한의사의 참여는 굉장히 제한적인 상태이다. 현재 중앙 치매 센터나 치매 안심 센터 등에 있는 의료인들도 치매로부터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조금만 더 한의학적 치료법과 예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한의계의 전문가들도 포함시켜 국민건강 향상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첩약 의보 시범사업이 확장될 때 치매, 경도인지장애, 주관적 인지저하도 포함되길 바란다. 출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치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연구개발중. 1) Russ TC, Morling JR. Cholinesterase inhibitors for mild cognitive impairment.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2;(9):CD009132. 2) https://www.cdc.gov/aging/data/subjective-cognitive-decline-brief.html 3)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치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연구개발중. 4) 일본노년의학회, 노인의 안전한 약물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 2015. 5) Russ TC, Morling JR. Cholinesterase inhibitors for mild cognitive impairment.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2;(9):CD009132. -
공간척추도인안교학, 보편적 한의치료로 확대 ‘주력’척추도인안교학회(회장 김중배·이하 학회)는 지난 8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송호섭 가천대 한의대 학장(대한침구의학회장), 이범용 경희대한의대 총동문회장, 신민규 전 경희대 학장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후반기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중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에도 공간척추도인안교학을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은 물론 의료봉사를 통해 국민들에게도 보다 다가갈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제 어깨, 무릎 등과 같은 관절치료법은 물론 내과, 부인과 등 비근골격계의 접근방법도 매뉴얼화되고 있어, 향후 모든 치료 분야의 매뉴얼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한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등재키 위한 준비와 함께 공간척추도인안교를 인정 비급여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송호섭 학장은 “침구의학회에서는 한의의료행위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겠다는 판단에 따라 각 행위별 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추나요법 등과 같은 수기요법의 발전방향도 모색하고 있으며, 공간척추도인안교학 역시 더욱 확산·발전시켜 한국의 수기요법 우수성이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입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신민규 전 학장은 “앞으로 임상현장에서 치료효율이 높은 치료기술을 제공하는 학회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으며, 이범용 회장은 “그동안 학회에서는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하루 빨리 공간척추도인안교학이 건강보험체계로 진입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잘못된 자세, 근골격계 및 내과 질환 유발 이어진 학술대회에서는 △자세의 병인론(정원석 경희의료원 한방재활의학과장) △척추도인안교 시술을 통한 체형 교정(김고운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한의임상 증례보고 연구(이승훈 경희의료원 침구의학과 교수) △공간척추도인안교학 총론(김중배 회장) △진정(의료용 해머)의 효율적인 사용법(김형민 학회 수석부회장)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이날 정원석 교수는 “자세는 근골격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숨어있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운을 떼며, “올바른 자세는 원하는 자세 또는 동작을 취하는데 신체를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세로, 구조와 기능이 이상적으로 결합된 형태”라며 “반면 잘못된 자세는 몸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근육의 밸런스를 틀어지게할 뿐만 아니라 관절과 근육에 스트레스를 주고, 활동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돼 동작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힘들어지게 됨에 따라 통증을 유발시킨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자세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으로 △칠정 △체질 △습관적 자세 및 동작 △선천적 원인 또는 질병으로 인한 성장 장애 △기타(내분비기능장애, 저산소증, 저혈당증, 감염성 질병, 알러지, 척추질환, 내장질환, 수면장애 등) 등을 제시하는 한편 인체 자세를 형성하는 주요한 구성요소인 악관절과 상부경추·척추·골반·고관절·슬관절·족관절 등 각 부위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 이 부위가 잘못됐을 때 유발되는 질환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또한 김고운 교수는 발표를 통해 자신이 체형교정을 함께 진행하면서 치료효과가 유지되고 재발율도 낮아진다는 실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김 교수는 “골격구조를 중심으로한 정렬상태 분석을 통한 교정치료시에는 근막구조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치료 목표는 생체역학적 안정성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동작과 관절의 가동성이 증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상증례 보고 활성화, 한의 근거 확보에 도움또한 김 교수는 체형교정 치료는 △자세 및 구조진단&자세유지근 평가 △골격교정(정골추나) △근육 밸런스 맞추기(경근수기요법, 침치료 등) △(신경)근 재교육(걸음걸이 및 평소 자세 교정, 운동치료)의 순서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체형 교정시에는 골격의 교정도 필요하지만, 골격이 틀어져 있기 때문에 연부조직이나 근막 등의 불균형이 있는 만큼 교정을 통한 근육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며 “또한 고유 수용성 감각은 잘못된 자세를 올바른 자세로 인식하고 있어 걸음걸이를 교정하는 방법 등을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승훈 교수는 “임상증례 보고는 흔하지 않은 특이한 질환이 있거나 새로운 치료방법,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등에서 작성할 수 있다”며 “이는 특이한 질환이나 치료법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거나 부작용에 대한 가능성 주의, 새로운 가설 탐색의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임상증례 보고가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로 “많은 한의학 고서는 증례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한의치료 자체가 주로 통합적인 치료로 이뤄지고 있어 근거 수준이 높은 임상시험을 하기에는 어려워 한의약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EBM(근거중심의학)의 바탕을 이루는 연구들은 대부분 증례 보고가 근거의 출발점이었으며, 아직도 몇몇 임상 영역에서는 증례보고를 중요한 근거로 의존하고 있는 등 한의계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임상증례 보고의 활성화는 한의치료 영역의 근거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용 해머, 정밀한 교정으로 내과질환까지 영역 넓혀 특히 김중배 회장은 강의를 통해 공간척추도인안교학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더불어 실제 임상 시연을 통해 처음으로 학회를 접하는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와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은 “공간척추도인안교학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잘못된 인체의 구조, 즉 인체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학문을 시작하고 임상에 활용하면서 근골격질환뿐만 아니라 내과질환에도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기술을 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의사로서의 자부심이 생겼다. 앞으로 공간척추도인안교학이 한의계에서 보다 보편적인 치료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형민 수석부회장은 공간척추도인안교의 2대 교정도구 중 하나인 진정(의료용 해머)에 대한 개발 경과 및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설명했다. 김 수석부회장은 “현재 한의사들은 도구의 사용에 대한 제약을 받고 있는 만큼 한의사의 치료영역 확장 및 치료도구의 다양화의 필요성은 한의사라면 모두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현재 학회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정도구는 도인안교요법의 첩전, 진정 등과 같이 문헌적인 근거를 갖추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ERC연구센터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안전성을 높인 진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료용 해머의 치료효과는 △뇌에 대한 자극 △고법(鼓法·굳어진 분절간 연부조직을 풀고 가동성 증가) 및 타법(打法·극돌기의 배열을 바꾸는 적극적 교정) △주변 근육이완과 혈액순환 촉진 △골밀도 상승 △성장 촉진 등으로 제시할 수 있다”며 “또한 손으로는 힘들었던 정밀한 교정이 가능해 내과질환까지 치료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
경희대한의대 14기 동문회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다. -
경희대한의대 총동문회 정기총회 및 송년회가 개최되고 있다. -
김호철 교수(경희대한의대 본초학교실)“한약 효능 연구에 힘써 한약 효과의 근거 확보하자” 최근 들어 한의학계의 위기라고 하는 소리가 잦다. 한의원 환자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의사 수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환자수가 줄어든 이유도 있겠지만, 일반인들의 한의학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 위기의 원인으로 쉽게 몇 가지를 짐작할 수 있다. 첫째는 한약을 대체할 만한 건강식품 시장이 커졌다는 것이다. 건강식품회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한약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의원에서 보약을 복용하는 대신 홍삼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소아 보약 시장도 홍삼 관련 회사 제품에 잠식당하고 있고, 성인 남자들의 보양약 시장은 비아그라가 차지하고 있다. 둘째는 양의학계로부터의 견제이다. 양방병원에 가면 한약을 무조건 복용하지 말라고 하거나 한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아예 진찰받을 수 없다고 써 붙인 곳도 있다고 한다. 작년에 필자가 한약을 이용하여 기억력 강화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결과로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에 등재하였을 때 대한의사협회 산하단체에서 연구내용에 대한 비판보다는 결과의 의미에 대하여 깍아내리기 식의 성명서를 언론에 흘리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 의료계의 분위기에 실망하였던 적이 있다. 셋째는 한약의 안전성이나 독성, 표준화, 제형 등 한약재에 대한 문제이다. 많은 한약재들이 중금속이나 독성이 있기 때문에 한약은 복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들이 일반인들에 널리 퍼져 있다. 한약의 탕제는 복용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다. 이 외에도 한의학계에 오랫동안 산적해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협회나 학회를 비롯한 한의학계의 리더들은 나름대로 고민하여 여러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중금속이나 독성 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거나, 제형을 간편하게 바꾸어야 한다고 한다. 또 건강식품 시장에 한의사들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하고, 서양의학과 협력하여 화해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의견이나 모두 일리가 있으며 실행에 옮긴다면 상당히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한의학계에서 내고 있는 대안들이 일시적으로 환자를 증가시킬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인 대안책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현재 상황에서는 일시적인 위기를 해결책보다는 이를 기회로 장기적인 한의학의 발전 토대를 마련하여야 한다. 나는 지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국제신경과학회에 참석하는 중에 이 글을 쓰고 있다. 세계신경과학자 3만여명이 참가하는 대형 국제학회이다. 첫날 발표되었던 심포지엄 중 하나는 오메가3나 울금이나 강황 중의 성분인 쿠르쿠민 등 영양물질의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예방효과에 관한 것이었다. 이들에 대한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나도 관심있는 분야라 내용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충격적이었던 내용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이 물질들에 대하여 이미 여러 건의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비롯하여 수십건의 연구 결과가 쌓여 있다는 것이었다. 이 심포지엄 결론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 오메가3나 쿠르쿠민이 들어간 카레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팀에서도 황금이나 가시오가피를 비롯하여 HT008-1, HT009 등의 복합물질들이 이 식품들에 비해 높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지만 이들에 대한 연구의 양에 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이 결과들이 널리 알려진다면 한약의 우수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치매 예방 관련 뇌질환 시장을 비롯한 보약시장은 또 여기에 빼앗길 가능성이 있으며, 이 외에 다른 분야의 연구들도 점점 발전될수록 한의학의 설 자리는 없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분명해진다. 한약의 효능 연구에 더욱 힘써서 한약의 효과에 대한 근거를 많이 확보하여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한의학계를 비롯하여 의학, 약학, 생명과학, 농학 등 자연과학자들이 한약에 대해 연구하고 있지만, 한약의 효능을 연구하기보다는 한약을 수단으로 하여 신약 개발 성분을 분리하는 연구들을 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약을 치료 목적으로 생각하여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물들을 쏟아 내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한약이 특정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효능이 있는지, 어느 정도의 양을 사용하여야 하는지, 얼마 동안 사용하여야 하는지, 어떤 약물과 복합하면 효능이 더 좋은지 등에 대한 연구들을 하여야 한다. 이 연구 결과들이 한의학의 발전에 직결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의학 구성원들이 모두 동참하여야 한다. 또, 한의학계의 위기는 한의학계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큰 손실을 가져온다. 국민 건강에 손해가 되는 것은 물론 무형의 자산인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축적된 치료경험들이 손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나서서 한약효능 기반구축연구를 하여야 하며 한약 라이브러리를 구축하여야 한다. 기반 구축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천연물 관련 신약을 개발하려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는 천연물 연구에 경쟁에서 뒤지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하여 한의학을 과학화시키고 한의학을 국제화시키며 한의학을 산업화시키는 기틀이 될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이 일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집중하여야 밝은 한의학의 미래와 함께 우리나라 천연물 연구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김 호 철 경희대한의대 본초학교실 주임교수과학적 연구기반 매우 부족 과학에 대한 편견 버리자 최근 들어 한의원 내원 환자수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개원가의 이야기나 한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문제 삼는 외부의 비판으로 인해 한의학이 위기라고 생각하는 한의사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그 타개책으로 제형을 바꾸어야 한다거나 산업화하여야 한다는 주장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제형이나 산업화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한의학 연구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한의학이 언제는 연구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타 응용학문에 비하여 과학적인 연구기반이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 그나마 진행된 과학적인 연구 결과조차 크게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억씩 들인 연구결과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의사들의 과학에 대한 불신이 한 몫하고 있으며, 보다 중요한 이유는 연구기반의 한의학이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의학 자체로도 충분히 우수한데 뭘 더 과학적으로 연구하느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한약이론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과학적인 연구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의학은 과학과 상치된 것이 아니다. 서양의학은 과학적이고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는 명제에 동의할 수 없다. 비과학적인 진료가 자주 행해지다 보니 서양의학에서 ‘근거중심의 의학’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경우를 보더라도 서양의학도 반드시 과학에 근거해서 진료하지는 않는다. 한의학은 오히려 서양의학보다 더 과학적이어야 한다. 과학적으로 연구된 한약 중에는 약리학적으로 높은 효능을 보이는 한약들이 많으며, 심지어 기존에 개발된 서양약보다 더 높은 효능을 보이는 분야도 많다. 예를 들면 노화억제작용이나 치매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신경보호작용 등이 높은 한약들도 꽤 있다. 이 분야들은 물론 우리가 천연물신약이나 글로벌신약 개발의 유망분야기기도 하다. 한약이 이렇게 높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은 모두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한약의 작용이론을 과학적으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서 우리는 상당한 사실들을 밝힐 수 있고 그 결과들을 활용할 수 있다. 감초가 왜 청열과 보기의 효능을 함께 가지고 있는지, 또 어느 정도의 용량으로 얼마를 사용해야 안전한지는 연구를 통하여 알수 있는 사실이다. 또 인삼은 4년근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 6년근이 좋은가? 노화를 억제하는 한약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또 한약이 우리 몸에 들어가 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이해할 수도 있다. 과학적인 결과를 활용하여 임상에 적용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한약의 약리작용에 대한 작용기전이 밝혀지게 되면 비록 한약이론에 의해 사용하더라도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으며 임상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이를 기반으로 제형을 바꿀 수 있으며 산업화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전략적으로 과학에서 먹거리를 찾아야겠다고 계획하고 OECD국가 중에서 비교적 많은 양의 연구비를 과학 분야에 쏟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의학 분야에 투자한 연구비는 매우 작은 편이다. 이는 국가의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렇게 된 데는 우리 학문의 진보에 과학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한의사들의 생각에도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 한약은 이미 우수한 것이고 과학적인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 연구가 필요 없다는 생각은 한의학 발전을 가로 막고 일반인들의 한약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또 무엇이 한의학적인가를 지나치게 따지다 보면 자가당착에 빠지기 쉽다. 한의학은 인류건강을 위한 수단으로서 발전시켜야 하지 목적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한의학적인 것을 따지기보다는 과학적인 연구에 기반한 한의학을 만들어 차근차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적인 연구는 한의학 발전의 악세서리가 아니라 엣센셜한 것이고 한의학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된다. 우리 모두 과학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한의학의 미래를 위하여 현재의 연구역량을 집중시켜야 할 때다. -
경희한의대 동서의학대학원 김성훈 교수항암억제 물질 PGG가 한약재인 ‘오배자’에 발견에 이어 오가피와 녹용 등 15가지 천연한약재에서 성장촉진물질(KI-180)을 발견했다. 연구의 주역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한약재 오배자서 항암물질 발견 ‘PGG 항암물질’ 발견의 주인공은 경희대한의대 동서의학대학원 BK21 종양연구팀 김성훈 교수(대한동의병리학회 회장). 김 교수팀이 한의학에서 혈전치료에 활용된 ‘오배자’로부터 항암성 수용성 탄닌성분인 PGG를 분리해 실험을 하던 중 PGG가 암세포를 억제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을 발견한 것. 여기서 ‘수용성 탄닌’성분이란 녹차의 떨떠름한 맛과 비슷하며, 이는 역시 항암 효과로 입증된 녹차의 구성성분인 EGCG와 같은 성분이다. 김 교수를 동서의학대학원에 위치한 그의 연구실에서 만나 PGG 발견 소감과 구체적인 실험내용 및 향후 바람까지 둘어봤다. 그는 “이번 발견을 한의학의 과학성을 입증하는 차원에서 봐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불치·난치병 치료에 한의학이 대단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PGG의 진정한 효력은 항암효과가 탁월하지만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 김 교수팀은 폐암세포가 이식된 생쥐실험을 통해서 이를 증명했다. PGG4mg/kg과 20mg/kg를 실험군에 투여하고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각각 57%와 91%로 종양크기가 억제됐으며 여타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암세포는 주위에 새로운 혈관을 많이 생성,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 증식한다. 여기서 암세포의 혈관생성을 돕는 효소가 cox(cyclooxy genase)-2이며, PGG는 바로 이런 cox-2를 저해함으로써 혈관형성 억제 효과에서 유의성을 보였다. PGG가 모든 종류의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현재 상태는 폐암에서의 기능적 역할을 규명했을 뿐이며, 향후 미국 미네소타 대학과 코웍(협력)을 통해 다른 장기에서의 항암효과 규명 및 신약개발까지 타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김 교수는 “전립선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가미개격탕(KMKKT)한방처방’도 조만간에 발표할 계획”이며“상품가치에서는 PGG보다 일보전진한 상태”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한의학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어서 ‘기초’와 ‘임상’의 컨소시엄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는 시행착오를 줄이게 됨으로써 한의학이 근거중심의학으로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학본부 교무처장 부임 경희대한의대 홍무창 교수“한의학은 미래 의료계의 희망” 최근 경희한의대에 때 아닌 ‘관운’이 회자된 적이 있다. 대학 본부로부터 단 한명도 보직을 받지 못했던 한의대 전통을 홍무창 교수가 교무처장으로 발령 받으면서 무참히 깨졌기 때문이다. ‘부러움 반, 질시 반’이 서린 이번 인사를 두고 한의대 분위기는 사람 좋은 홍 교수의 발탁에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한의대 학과장, 대학원 교학과장, 대학원 주임교수를 역임했던 ‘무난한 그의 성격’이 평가에서도 이같은 정황을 엿보게 한다. “이번 보직은 신민규 학장 등 대학 선배들이 이끌어주시고, 간판대학으로서 우수학생 선발 연구 분위기가 가져다 준 결과라고 본다.” ‘올해 ‘관운’이 유난히 좋은 것 같다’는 축하 겸 인사를 건내자 홍 교수는 특유의 겸연쩍 표정으로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다’는 말로 너스레를 떤다. 홍 교수에겐 적이 없다. 그만의 독특한 친화력은 한의대 내에서도 이미 충분히 알려진 바다. 매년 120명의 신입생의 이름을 출석부 없이 부를 수 있는 기억력, 예의 부드러운 대인관계는 홍 교수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학생 개개인의 성적은 물론 평소 생각까지 꿰뚫고 있는 그에게 학생들에게는 때론 졸업생들에게도 친구처럼 아버지처럼 다가서는 훌륭한 카운슬러로 자리매김 한다. 어려운 한의학 공부 때문에 신입생들에겐 1년이 가장 큰 고비. 때문에 중도 포기하려는 학생들에게 공부방법을 알려주는 길라잡이로서의 역할은 구세주나 다름없다. 예나 지금이나 재미있게 홍 교수가 강의를 쉽게 하려는 노력도 이 같은 저간사정을 알기 때문이다. “한의학은 음양의 평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균형, 몸 안의 음양 평형입니다. 한의학서 자연원리라 할 때 마음의 수양이 내적 안정을 가져 온다고 본다.” 친화력의 비결을 한의학의 음양화평 이론에서 찾는 그에겐 모든 게 태평하다. 하지만 보직을 맡고나선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며 정색한다. 보직 발령 이후 ‘강의시간’은 대폭 줄어들었지만, 교수 신분으로 강의와 연구는 중단할 수 없어 주로 야간에 실험실에서 연구를 한다. 게다가 교무처장이란 직책이 만만치 않다. 교수들이 연구와 강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생들에게는 수강 시험 졸업 등 학사과정 전반을 총괄하며 면학분위기를 뒷받침하는 역할이라 이것저것 챙길 것도 많다. 시간은 한정돼 있고 결국 잠을 줄이고 쪼개 쓸 수밖에 없다며 웃는다. 그가 취임 후 유난히 공을 들이는 분야는 훌륭한 인재유치다. 외국 젊은 인재 유치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국제학술지 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학 지인들로부터 추천을 받고, 국제적으로는 자매학교 졸업생이나 외국대학 근무교수 가운데 출중한 교수를 우선적으로 초빙하는 등 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홍 교수는 교수들이 학술연구와 교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교수 안식년제을 통한 재충전의 기회를 많이 갖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안식년제를 통해 교수들이 휴식을 통해 연구와 교육이 연계될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그는 내년 대교협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 BIG3(서울대, 연대, 고대)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의대도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교수들이 의욕 갖고 연구를 한 결과 대외적으로 연구 금액이나 과제도 증가하고, 특히 우수한 학생이 한의대로 몰리면서 사회적 평판은 물론 공신력과 한의학의 위상 또한 높아졌다.” 그는 총장 등이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깊고, 한의대에서도 연구과제 가운데 좋은 이론과 내용이 있으면 한의계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아직 한의학은 의료계의 희망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의학에 대한 그동안 침체된 분위기는 한의과 대학에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는 작업과 함께 번역 작업을 통해 일반인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한의계에서도 많은 학파들이 서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이를 종합, 통합하게 되면 학술의 축으로 개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그의 말에는 한의학 발전과 세계화 작업에 한의과대학의 역할론에 무게 중심을 둔다. “과거 학생들과 달리 지금 학생들은 개성이 강합니다. 귀걸이는 물론 머리염색은 기본이고 심지어 머리 가운데만 염색하려는 튀려고 하는 등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과거 현재 학생들과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홍교수는 학생들의 독특한 개성을 꼽는다. 이와 함께 두드러진 여학생 진출도 지적한다. 예전 같으면 한 반에 2∼3명에 홍일점으로 있던 여학생들이 지금은 25명 정도로 성적 또한 우수하다는 것. 그리고 학사출신 학생이 많이 늘어 학생들을 이끌어 분위기 조화롭게 한다는 점도 다른 점이라고 덧붙인다. “교수라는 직책은 사명감이기 전에 팔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초학 교실에 조교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지도 않은 사람이 학교에 남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든다.” 비록 보직은 맡았지만 연구하는 교수로서의 위치를 고수하겠다는 홍교수는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도 좋을 것이라면서 넉넉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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