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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07)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최근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떠오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AI의 강점인 생산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면 기술혁신을 통해 선도적 국가로 거듭날 것은 분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혁신적 과정은 노동시장의 변화와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일으켜 경제적 수익 구조의 차이와 생산성의 차이를 초래하여 정보의 격차에 의한 사회적 재편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나온 『트랜드 코리아 2026』(김난도 외, 미래의 창, 2026)에서는 2026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로 휴먼인더루프, 필코노미, 제로클릭, 레디코어, AX조직, 픽셀라이프, 프리이스 디코딩, 건강지능 HQ, 1.5가구, 근본이즘 등을 꼽고 있다. 이 가운데 휴먼인더루프(Human-in-th-loop)에 대해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것을 생성하는 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휴먼인더루프란 인공지능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인간이 적어도 한 번은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AI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가장 빠르고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기계를 가진 자가 아니라, 그 기계 위에서 깊이 사유하고 가장 현명한 질문을 던지는 인간이 될 것이다. 휴먼인더루프는 바로 그 사유를 위한 최소한의 공간이다.” 아울러 ‘loop’란 특정 업무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순환고리를 의미하며, ‘휴먼인더루프’는 인공지능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의도적으로 개입하여 시스템의 정확서을 높이고 최종 결정에 상황적 의미, 윤리적 판단, 창조적 감성을 부여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업무 설계 철학임도 분명히 말하고 있다. 인간이 필요한 이유는 거짓정보의 ‘환각(hallucination)’과 AI의 ‘편견’에 의한 오류를 바로잡을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을 업으로 살아온 필자의 입장에서 ‘인간의 개입’의 문제에 집중해서 볼 때 현재 인공지능의 전개과정에서 빅데이터의 결여에 의한 환각의 문제가 심각함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한의사, 한의학자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의 합리적 개입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있었던 ‘디지털 대전환시대의 한의약 : AI와의 동행’이라는 제목의 국회토론회(9월30일 개최)에서 나온 이야기 가운데 한의계에 충실한 의료데이터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지 못하여 검색을 통해 걸리는 자료들이 대부분 중국측의 중의학 관련 내용들 일색이라는 것이다. 한국 한의학의 현실을 반영할만한 독자적 파운데이션모델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어떤 토론자의 주장도 있었다. 한의학은 점차 의료기기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과학적 의료로 변모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의료시장에서 각광받는 전통의학의 총아로서 K-Medicine이라는 독자적 모델로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한의학 전문가로서 ‘전문가적 판단’이 반영되는 과정으로서 ‘휴먼인더루프’에 대한 이해도의 상승이 필요할 것이다. 『AI와 사전 지식』(남정우 저, 커뮤니케이션북스, 2025)에 따르면 전문가의 역할은 단순한 검토자나 승인자가 아니라 AI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지식 주체이며, 지식 제공, 훈련데이터의 품질 향상, 설명 검증, 위험 완충 등이라고 한다. -
“우즈베키스탄 한의의료봉사에서 배운 ‘진짜 진료의 의미’”고다원 학생(대전대 한의대 본과 4학년) 대전광역시한의사회(회장 이원구)가 지난달 3일부터 8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양기율시에서 한의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이에 운 좋게 학생 봉사자로 함께할 수 있었다. 본과 4학년으로 임상실습을 경험하며 ‘환자를 진료한다는 것의 무게’를 체감하던 시기였기에 출국 전까지 설렘과 걱정이 교차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자체 전통의학을 계승·발전시켜 온 만큼 동양의학에 친숙하고 우호적인 나라다. 봉사활동이 진행된 양기율시는 수도 타슈켄트에서 약 20km 떨어진 인구 21만 명 규모의 도시로,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이다. 이번 봉사단은 현지 주민과 교민 등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유도 약침 등 첨단 한의학 치료를 선보이며, 현지 의료계와 환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소통의 벽을 넘은 200명의 만남” 필자는 예진(問診) 파트를 맡아 현지 통역사와 함께 약 200명의 환자를 만났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간 예진 질문지를 손에 들고 시작했지만,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예상보다 컸다. 의료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통역사와의 의사소통은 쉽지 않았고, 급할 때는 ChatGPT와 구글 번역기, 이미지 검색까지 동원해야 했다. 그때는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모든 과정이 오히려 소중한 추억이 됐다. 현지의 대부분 환자들은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꾸준히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혈압이 높을 때만 약을 먹거나 아예 치료를 중단한 경우도 흔했다. 현지의 생활환경을 듣고 나니 그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유목문화의 잔재로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즐기면서도 도시화로 활동량은 줄었고, 단 음료와 가공식품의 섭취가 늘어났다. 여기에 높은 진료비 부담까지 더해져 병원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진행된 의료봉사는 환자들에게 단순한 진료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낯선 한방치료임에도 침, 약침, 한약, 추나를 거리낌 없이 받고, 치료와 관리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시술을 마치고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는 환자들의 표정에서, 한의의료봉사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희망이 되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진료는 환자 삶의 길을 비추는 것” 이번 봉사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순간은 한 뇌성마비 환아를 만났을 때였다. 아이는 청각장애와 경직, 불면 등 다양한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예진 후, 아이가 대전광역시한의사회 이원구 회장님께 진료받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이원구 회장님은 “이 아이가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각과 청각이 모두 저하돼 외부 자극을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수면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 중 하나로 관절을 움직여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보호자에게 알려주셨다. 보호자는 “지난 8월 KOMSTA 봉사 이후 아이의 증상이 호전돼 다시 찾아왔다”며 “침 치료를 계속 받으면 완전히 나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 회장님은 완치보다는 증상 관리의 중요성을 차분히 설명하며 환자가 더 나은 일상을 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 장면을 보며 ‘진료란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의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길을 비춰주는 일’임을 깊이 느꼈다. “환자의 눈빛에서 배운 한의사의 길”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봉사는, 환자들의 따뜻한 눈빛과 진심 어린 말들 덕분에 끝내 감사함으로 마무리되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고, 부족했던 점도 많았다. 하지만 낯선 환경 속에서 수백 명의 환자와 마주하고 직접 예진에 참여했던 경험은 내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배움이었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는 단순한 해외 봉사가 아니라, ‘한의사로서의 길’을 스스로 묻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어떤 자리에서 환자를 만나더라도 그들의 눈빛 속에서 다시 이때의 마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
“제도 개선 및 네트워크 강화로 한의약 글로벌 경쟁력 극대화”[한의신문] 서울특별시의회(의장 최호정)는 12일 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강당에서 ‘케데헌 열풍과 한의의료관광 활성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은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제하며 기존의 관행적 방식에서 벗어난 전략적 접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제도 개선 및 플랫폼 활용 △수용 태세 확립과 교육 강화 △소통 및 네트워크 강화 △정부 및 유관 기관 지원 확대 등 다각적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국내 의료기관은 광고·홍보 규제의 역사가 길어 유치기관 등록이나 광고 절차에 제약이 많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전통의학은 단순한 문화적 자산이 아니라 해외에서 요청이 많고, 외교 협력의 주요 의제로도 다뤄지는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라고 말했다. 또한 이 본부장은 한의약을 관광·문화 콘텐츠와 결합시킬 것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서울을 찾는 개별 관광객의 90% 이상이 방문하는 주요 관광 루트에 한의원 체험 프로그램을 포함시키고, 온라인 검색·홍보 플랫폼에 한의의료기관을 연계해야 한다”면서 “한의약은 단순히 전통을 지키는 학문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문화 콘텐츠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한의약의 세계 시장 진출 필요성은 주변국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일본은 전통의학을 현대 의료와 연계해 관광 상품화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은 이미 중의학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글로벌 수요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지원과 마케팅 측면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한의약은 이미 해외 각국에서 관심을 갖고 협력을 요청하는 분야인 만큼, 우리도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정책적 뒷받침과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이 한의약 해외 박람회와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각국 보건 당국 및 외교 사절단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 본부장은 “라오스·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국가에서 한의약 협력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한의약은 이미 외교·경제 협력 의제 속에 포함될 만큼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여전히 홍보와 마케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의약의 글로벌화를 뒷받침할 인재 양성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의료진만으로는 외국인 환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 통역 인력과 국제 마케팅 전문가,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등 융합형 인재가 적극적으로 양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한의약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단순한 진료 인력 확보 차원을 넘어 관광·홍보·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정부·학계·산업계와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의약 의료관광이 수도권 중심에 머물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이 외국인 환자 유치의 주요 거점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산의 해양 관광, 전주의 한옥마을, 안동의 전통문화 등 지역별 특색 있는 관광 자원과 결합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와 관광자원에 한의약을 접목한다면, 의료관광 활성화뿐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 간 긴밀한 협업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정부 차원에서 규제 완화와 홍보 콘텐츠 제작을 적극 지원하고, 한의계 역시 세일즈 마인드를 갖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준비가 필요하다”며 “한의약은 과거 전통의 가치가 아닌 현재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
한의계 AI 활성화 및 미래기술위원회 출범 ‘논의’[한의신문]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는 14일 서울특별시한의사회 회관 송촌지석영홀에서 ‘AI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개최, 한의계의 AI 활성화 및 디지털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간담회는 향후 서울시한의사회 ‘미래기술위원회’ 출범 준비를 위한 자리로 마련돼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지현우 서울시한의사회 의무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서는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발표와 활발한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의생명 연구 패러다임의 혁신(정재균 서울대병원 교수) △AI 시대, 다학제 협력과 한의사의 역할(권찬영 동의대 한의대 교수) △한의분야 디지털 전환 및 AI 연구동향(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한의 진단학 교육용 SLM 모델 개발(남동현 상지대 한의대 교수) △데이터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한의 의료 데이터 합성 및 생성 전략(한정우 원장·HANPREDICT 대표) △의료 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한의 임상 진료 보조 인공지능 모델 개발(이승훈 경희대 한의대 교수) △검색증강생성 기반 한의진료 및 교육지원시스템(김현호 ㈜7일 대표) 등의 주제로 발표됐다. 주제 발표 이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서울시한의사회 곽도원 부회장과 남호문 부회장이 발제연설을 맡아 한의계에서의 AI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곽도원 부회장은 “AI의 기초데이터가 되는 자료들에 대한 우선 검증이 중요하며, 한의학만의 무언가를 찾으려 하지 말고 의료라는 본질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남호문 부회장은 “다양한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한 빠른 한의계 AI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이날 간담회에는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감사와 정병식 충청남도한의사회장도 참석, 한의계의 실질적인 AI활성화 방안과 도입의 필요성과 정책적 대응을 강조했다. 한편 지현우 의무이사는 “이번 간담회는 한의계 AI 활성화를 위한 첫 논의의 장이자 ‘미래기술위원회’ 출범의 신호탄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구체적 실행 전략을 마련해 한의계가 AI와 함께 도약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WHO 신규 전통의약 전략(2025~2034) 개발 과정 및 비전 ‘공유’[한의신문]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관한 ‘2025 전통의약 국제 학술토론회’가 9·1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된 가운데 ‘국제보건의료협력과 WHO 전통의약 신규전략’ 세션에서는 ’25년부터 ’34년까지 진행될 세계보건기구(WHO)의 신규 전통의약 전략의 개발 과정 및 비전 등이 공유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WHO 전통의학 전략: 2025∼2034(안상영 세계보건기구 기술관) △통합의료서비스의 현황과 발전 방향-교육 통합을 중심으로(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 △인공지능이 국제보건협력과 WHO 전통의약 전략에 미치는 시사점(이규재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영상을 통해 발표를 진행한 안상영 기술관은 전통의약 전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제3차 글로벌 서베이와 관련 “우리나라도 참여한 가운데 ’23년 4월부터 ’24년 4월까지 근 1년간 진행됐다”며 “이 결과는 전통의약 전략에도 활용됐으며, 지난 세 차례 동안의 결과들을 모두 축적해 온라인 대시보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안 기술관은 이어 “결과를 살펴보면 전통의약은 76% 정도가 만성 질환에 사용되고 있으며, 질병의 예방 및 재활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며 “설문에는 COVID-19와 같은 전염성 질환도 포함됐는데, 12%의 회원국이 치료에 전통의약을 실질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안 기술관은 △전통의약 전반에 대한 보장성 △약전을 활용하고 있는 국가 현황 △회원국 대상 전통의료 활용 수치 등에 대한 설문 결과를 공유했다. 특히 안 기술관은 “공식적으로 2023년 5월 세계보건총회에서 신규 전통의약 전략의 개발이 결정됐다”며 “여러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신규 전통의약 전략이 세계보건총회에서 채택됐으며, 이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의 지원으로 대한한의사협회와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참여해 큰 지지를 제공해줬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기술관은 “신규 전통의약 전략의 비전은 보편적 의료 보장을 달성하고 이를 통해 건강과 웰빙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세부 목적으로 △근거 중심을 바탕으로 미래에 유용한 요소들을 국가 보건 체계에 통합 활용(의학 뿐 아닌 다른 분야에서의 전통의학 협력 확대 기틀 마련) △전통의약에서의 AI 등 기술적 발전 활용 △전 생애 주기에 전통·보완·통합의학의 활용 △전통의약 관점에서의 ‘One Health’ 기여 등이라고 소개했다. 이은경 본부장은 “일차의료의 중요성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학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촉진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일차의료의 중요성이 점차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일차의료 체계 강화와 의료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WHO의 새로운 전통의약 전략에서는 전통·보완·통합의학(TCIM)을 의료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힌 이 본부장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접근법으로 생의학과 TCIM의 상호 통합적 교육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본부장은 “WHO의 ‘원 헬스(One Health)’ 전략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은 과학적 검증을 강조하며, 생의학에 보완·대체·전통의학을 통합하려는 노력을 추진 중”이라며, WHO의 새로운 전통의약 전략에 따른 통합적 의학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이규재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은 의료계에서도 활용돼 과거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인 진단, 치료, 신약 개발, 질병 예방 및 교육 방법 등이 개발되고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은 전 세계 건강 증진을 추구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 증진 정책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데이터의 신속한 검색, 필요한 약품의 파악법 등에 활용해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도 가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전통의약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활용으로 주요 약재로 사용되던 천연물질을 식품 및 의약품으로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활용·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절대적 빈곤 해결과 감염병 관리에 중점을 둔 밀레니엄 개발 목표(MDG)시대 이후, 전 세계인이 공존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시대에 비감염성 질환 관리가 주요 건강 증진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전 세계인의 건강 관리를 위한 핵심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교수는 “전통의약에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질병 예방과 개인 면역력 유지가 중요한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0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몇 일간 대만에 갔었다. 국제동양의학회(ISOM, International Society of Oriental Medicine) 주최의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 International Congress of Oriental Medicine)에 발표자로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과 최도영 대한한의학회장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독려해 100명 넘는 한국측 인사들이 참여하게 되어 의사학자의 관찰자로서 입장에서 볼 때 매우 감동스러운 행사였다. 이종안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배원식한의원 원장)이면서 국제동양의학회 사무총장의 30여 년간의 헌신(배원식 선생 보필과 국제동양의학회에서의 활동)을 오랜 기간 옆에서 지켜보면서 대만측에서 잘못 알고 진행된 몇 가지 실수(적합하지 않은 수상과 누락 등)를 잊고 넘기기로 했다. 최근 AI(Artificial Intelligent)의 열풍이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다. 이종안 사무총장의 국제동양의학회와의 인연에 있어서 배원식 원장과의 만남은 중요하다. 아울러 이종안 사무총장은 필자에게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나에게 국제동양의학회 관련 자료를 처음으로 제공해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은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기적으로 중구 회현동에 있는 배원식한의원을 방문해서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적 전개를 배원식 선생의 생전 활동을 중심으로 경청하면서 이에 대한 안목을 키워나갔다. 이 글의 제목을 ‘AI 한의사를 논한다’로 붙인 것은 금번 제21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의 내용이 이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발표 논문 제목은 전혀 관계없이 붙였지만, 여기에서 ‘AI 한의사를 논한다’라고 한 것의 모티브는 배원식 선생 같은 한의사의 국제화에 일생을 바친 한의사와 이종안 사무총장 같은 배원식 선생의 뜻을 평생 받들어 국제동양의학회에 헌신했던 한의학자들의 평생 스토리가 ‘AI 한의사’를 만들어 나가는데 전혀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현실적 염려로부터 비롯한다. 본인이 학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평생해온 ‘한의학 인물’, ‘한의사 명의 발굴’, ‘儒醫列傳’, ‘한의사 치료 醫案 정리’,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적 사안들’ 등은 관련 자료의 수집의 취미를 만들어냈다. 가끔씩, 실제로는 자주, 한의사 諸位들의 자료 기증 의사를 듣고 찾아가서 희귀한 자료를 받아오고 흥분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금 연구실과 자료실에는 한의학 관련 자료들로 가득차서 정리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자료 수집과 정리, 집필 등의 과정에 본인은 자료로서의 가치는 고가의 고전의서의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한의학을 연구하면서 적은 노트, 소규모의 모임에서 세미나용으로 만든 자료, 한의사 분회 등에서 나누어준 소식지, 한의대 재학시절 만들었던 학회지나 동아리 소식지 등 한의사들의 신변잡기와 학창시절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자료들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콘텐츠들이 ‘AI 한의사’를 만들어가는데 반영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의사들의 하루하루의 모습을 반영하지 못하는 기계적 느낌의 프로그램만 접하게 될 것이다. 모든 한의사는 생애, 학술사상, 평생 축적한 학문적 배경, 지역성, 국적성, 醫哲學, 醫德, 多讀 醫書, 치료술, 경험방, 개인 醫案 등 삶의 스토리 라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처방이나 치료술, 진단툴을 검색을 통해서 찾아내는 단순한 반복형 검색형 엔진 기반의 AI만으로는 한의사의 ‘Dual Brain’을 삼을 수 없을 것을 확신한다. 배원식 선생 같은 한의사의 생애, 학문적 연구, 치료 경험, 경험방, 개인 의안 등이 멀티 모달로 정리되어 교육과 연구, 임상에 활용될 수 있게 된다면 진정한 ‘AI 한의사’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국내외 ‘약침’ 연구, AI로 한눈에 본다[한의신문] 국내외 ‘약침(Pharmacopuncture)’ 임상연구들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연구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리빙 에비던스맵(Living Evidence Map)’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권찬영 교수팀은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성능을 검증한 연구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했다고 밝혔다(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2213422025000976). 약침은 한의 임상에서 다용되는 치료법으로 지난 20년간 관련 연구가 증가해 왔지만, 연구 결과가 여러 학술지에 흩어져 있고 용어 또한 표준화되지 않아 연구 동향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권찬영 교수팀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매일 자동으로 의학데이터베이스에서 새로운 약침 관련 무작위대조시험(RCT) 연구를 검색하고, 생성형 AI를 이용해 논문 초록을 분석한다. 이때 AI는 △약침 연구 여부 △RCT 여부 △약침 종류 △대상 질환 △연구 참여자 수 △치료 효과 등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분류한다. 특히 추출된 데이터는 ‘인터랙티브 버블 차트’로 시각화되어, 사용자는 어떤 약침이 어떤 질환에 연구가 집중되어 있는지, 반대로 연구가 부족한 영역(research gap)은 어디인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202개의 논문을 대상으로 성능을 평가한 결과, AI 시스템은 94%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며, 전문가가 직접 작업할 때보다 소요 시간을 68.9% 단축시켜 효율성 또한 입증했다. 권찬영 교수는 “기존의 근거 지도는 한 번 만들면 업데이트가 어려워 금방 낡은 정보가 되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AI 기반 리빙 에비던스맵은 매일 살아 움직이며 최신 연구 생태계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연구자에게는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임상의에게는 최신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실용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부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 ‘동의대학교 인공지능그랜드ICT연구센터’의 ‘지역지능화혁신인재양성사업’의 지원(IITP-2025-RS-2020-II201791)을 받아 수행됐다. -
민·관 협력해 의료기기 온라인 불법 해외직구 차단[한의신문]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녹색소비자연대전국연합회 및 의료기기 관련 협회·단체와 함께 지난 3개월 동안(’25.3.10.~6.30.) 해외직구 온라인 플랫폼을 모니터링한 결과, 불법광고 게시물 총 1,009건을 적발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접속 차단과 관할 지자체에 점검을 요청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의료기기 해외직구 등 불법유통에 대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식약처와 소비자단체, 의료기기 관련 기관이 함께 운영 중인 의료기기 민·관 합동 감시단이 국내·외 해외직구 플랫폼을 상시 모니터링한 결과이다. 의료기기 민·관 합동 감시단은 식약처와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한국의료기기유통협회,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 등 의료기기 관련 기관이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직원·회원 총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광고 게시글 1,009건 중에서는 해외직구 의료기기 광고(856건)가 가장 많았으며, 주요 제품은 △혈압계(163건) △광선조사 제모기(95건) △전기 및 기타수술장치(점 빼는 레이저 펜, 68건) △소프트콘택트렌즈(53건) △체온계(53건) 등으로 대부분 가정 내 개인 사용 의료기기였다. 이외에도 △환자감시장치(25건) △청진기(18건) △치과용가시광선중합기(10건) 등 병원 내 전문가 사용 제품도 적발됐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통된 불법 의료기기> 식약처는 관세청의 통관검사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불법 해외직구 제품이 국내에 반입되지 않도록 적발된 제품 정보를 관세청에 공유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직구로 구매한 의료기기는 안전성, 유효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므로 구매 시 주의해야 하며, 소비자 피해 발생 시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워 정식 수입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의료기기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기’ 허가·인증·신고 여부 등을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기’ 허가·인증·신고 여부 등은 의료기기안심책방(emedi.mfds.go.kr/portal)→알기 쉬운 의료기기→알기 쉬운 의료기기 검색→품목검색→’명칭‘으로 확인 가능하다. -
한약 처방 시 주의사항은? 도핑 방지 가이드라인 발표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17일 다빈도 한약재 분석결과, 한약처방 시 주의사항, 주요 도핑사례 및 Q&A 등을 담은 ‘한약재 도핑 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한약재 도핑 방지 가이드라인’에서는 먼저 도핑방지와 관련한 한약의 올바른 이해를 주제로 한약과 식품의 개념 정의부터 안내했다. 이에 따르면, 한약(의약품)은 한의사의 처방을 필요로 하고, 한의원 및 한방병원을 비롯 약국과 한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hGMP 기준과 한약재 제조 및 품질관리 기존을 준수하는 것과 더불어 도핑 안전성 여부는 한의사 등 보건의료인의 상담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일반식품(보충제 등)은 의약인의 처방이 필요 없고, 건강원 및 홈쇼핑 등 일반판매처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의약품 품질 관리 기준에 따르지 않으나 문제는 도핑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소개했다. 특히 “한약은 한의사가 처방하는 약으로서 제조·유통 과정부터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의약품이이고, 인터넷, 홈쇼핑, 백화점, 마트 등에서 구입한 제품은 한약이 아니다”면서 “운동선수라면 식품과 한약의 차이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금지약물 검색서비스에서 한약이 검색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약은 다양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고, 모든 성분과 세부 함량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금지약물 포함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힌 뒤 “그래서 한약재(생약)가 들어있는 약물은 금지약물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이와 더불어 대표적인 도핑 사례도 소개했다. A선수는 본인의 체내에서 검출된 금지약물이 부모님이 유명한 곳에서 지은 ‘한약’으로 인한 것임을 주장했으나, 이는 한약이 아니라 금지약물이 섞인 ‘지네환(식품)’인 것으로 밝혀져 금지약물 검출로 제재를 받았다. B선수는 본인의 체내에서 검출된 금지약물이 ‘한약’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조사결과 B선수는 한약을 복용한 적이 없고, 금지약물이 포함된 다이어트 약을 복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의사는 C선수에게 마황이 포함된 한약을 용량과 반감기를 고려해 처방했으나 마황에 포함된 금지약물인 에페드린(ephedrine)이 경기기간 중 검출됐다. 금지약물은 경기기간이 아닐 때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체내 배출시간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는 선수의 체중, 건강상태 등에 따른 개인차가 존재하며, 한약재의 재배환경, 가공방법, 사용량 등에 따라 성분 함량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에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운동선수라는 것을 한의약 전문가에게 알릴 것 △KADA(한국도핑방지위원회) 가이드라인을 주치의에게 제시할 것 △WADA(세계도핑방지기구)의 금지목록을 주치의에게 제시할 것 △본인이 처방받은 한약만 복용할 것 등의 네 단계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이와 더불어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에서 지정한 주요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된 한약재로는 마황(Ephedrine, Methylephedrine, Pseudoephedrine), 백굴채·부자·세신·연자육·오수유·오약·산초(이상 Higenamine), 마전자(Strychnine), 보두(Strychnine) 등을 꼽았다. 다만, 이는 ‘도핑방지를 위한 한약재 연구’ 실태조사 결과 확인된 다빈도 한약재 32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한 것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또 ‘금지약물과 치료목적 사용 면책 Q&A’도 다뤘다. 이에 따르면, ‘○○○탕, ○○○환 먹어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KADA는 개별 한약의 도핑 금지약물 포함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또한 ‘제가 먹는 한약이 도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증을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 등 세계도핑방지기구의 규약을 준수하는 도핑방지기구는 특정 한약에 대한 도핑 관련 인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 있는 한약재는 WADA가 금지 한약재로 지정한 것인가요?’라는 질문에는 “WADA는 금지목록을 배포하지만, 개별 한약재의 금지 여부를 직접 판단하거나 금지목록에 한약재의 명칭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본 가이드라인에서 제공하는 ‘금지약물 포함 가능성이 있는 한약재 목록’은 선수 또는 관계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WADA 인증 분석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도핑콘트롤센터의 <도핑예방을 위한 한약재 연구(2024)>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KADA가 참고용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이드라인에 없는 한약재는 무조건 안심인가요?’라는 질문에는 “본 가이드라인은 선수 다빈도 한약재 32종을 분석하여 그중 금지악물을 포함할 수 있는 한약재를 제시한 것으로써 해당 리스트에 없다고 해서 도핑으로부터 안전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소개했다. ‘한의사 처방에 따라서 한약을 사용했고, 검출된 상황이라면 제재로 이어지나요?’라는 질문에는 “처방을 받아 사용한 약물이라도 해당 약물로 인해 선수의 체내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면 이는 도핑방지규정위반에 해당하여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계도핑방지규약과 한국도핑방지규정은 ‘엄격한 책임의 원칙’에 따라 어떠한 금지약물도 자신의 체내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선수 개인의 의무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작년부터 먹는 한약이 있는데, 도핑검사를 여러 번 받아도 괜찮았어요. 이 한약은 주변에 추천해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에는 “선수가 도핑방지기구로부터 받는 도핑검사는 한약 또는 기타 보충제의 도핑 안전성을 보장하는 결과로 활용할 수 없다”면서 “동료 선수에게 본인이 복용하는 한약을 직접 추천하기보다는 건강 상태에 따라 한의사 등 관련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소개했다. ‘치료목적으로 금지약물이 함유된 한약을 처방받고 싶은데, 치료목적사용 면책을 신청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치료목적사용 면책은 특정 제품이나 재료가 아닌 성분명(generic name)을 기준으로 사용량, 사용 빈도, 투여 경로 등 세부 조건이 명시되어 승인된다”고 밝힌 뒤 “한약의 경우 세부 성분 및 함량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치료목적사용 면책 신청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는 “‘한약재 가이드라인’은 ‘2024년 도핑방지를 위한 한약재 관련 실태조사’에서 선수, 지도자, 학부모 및 한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를 검토 요약한 것으로 이 자료는 선수의 한약복용 시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기 바라며 절대적 판단기준이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약재 가이드라인’은 KADA(한국도핑방지위원회)의 사이트(https://www.kada.or.kr)에서 <금지약물검색서비스>-<보충제와 한약>-<한약>-<한약 가이드라인 안내 자료 다운로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66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지난 7월8일은 질병관리청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해 온 2011년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응급실에 방문한 누적환수가 1000명에 도달한 날이다. 구미 공사장 노동자와 경북 팔각산 등산객, 전북 구봉산 등산객의 안타까운 사망 뉴스도 이날 전후로 들려왔다. 더위 만큼이나 진땀을 유발하는 기사들이다. “열대야 2주차, 올들어 낮기온 최고 갱신”, “100년만의 찜통 더위, 습도와 불쾌지수 최고조” 등의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듯한 날씨 기사의 경쟁적으로 붉은 제목들은 글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이글대는 아스팔트 위에 맨발로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실감시키는 위력이 분명히 있다. “동남아 여행갈 필요가 있나? 서울이 방콕인 걸!” 올 여름 태국이나 베트남보다 한국이 더 덥다는 것은 느낌이 아닌 실제 기록으로 확인된다. 이런 날씨 관련 사건사고의 사회면 바로 뒷 페이지에 실려있는 힙하다는 국내외의 피서지 정보와 최고급 호텔들의 애플망고빙수가 얼마나 비싼지에 관한 비교 리포트는 사람들의 마음에 또 다른 불을 지핀다.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사정과 함께 ‘뭐 한 번 먹어주지. 그깟 호텔 망고빙수, 나를 위한 스몰 럭셔리’라고 마음 먹었다가도 ‘그래도 빙수 한 그릇에 10만원은 좀 너무하지 않나?’라는 내적 갈등을 겪고나면 ‘집 앞 저가커피숍의 4000원짜리 컵빙수라도 사수하자’는 결심을 슬그머니 실천에 옮기게 된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계절에 화(火)를 떠올리는 것은 이열치열의 정신이기도 하고 난데없이 진료실에 크리스마스 캐롤을 틀어보는 엉뚱한 짓과 비슷한 시도이다. 또한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2018)라는 서울대 정치학과 김영민 교수의 책 제목에 부합되는 사유를 흉내내기 위함이다. 폭염도 괴로운데 이 폭염의 일상에 화병을 굳이 떠올리는 이유는 딱히 없다. 덥기 때문이다. 더위를 덜 타기 위한 몸부림에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겠는가? 새 정부 출범 후 국회의 여러 모습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야당 의원들은 체력단련실과 사우나에서 건강관리와 힐링을 챙기시며 후일을 도모하고 있는 반면에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실에서 전화가 걸려올까봐 하루 종일 노심초사 전화기를 노려보고 계시는 분들이 다수라는 꽤 믿을만한 소식통의 제보를 접했다. ‘누구는 장관 후보도 되고 또 다른 누구는 대통령 곁으로도 불려가는데 왜 나에게는 아무런 전화가 걸려오지 않는다는 말인가?’ 절망감 혹은 배신감 혹은 가슴앓이 혹은 그로 인한 불안초조? 이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난다면 다름 아닌 화병(火病)이다. 정치인들의 화(火)를 떠올리니 근본은 질투요, 껍질은 감투다. 비슷하게 정치를 시작해도 중간 경로에 따라 종국에 처한 자리는 천양지차다. 명함도 인기도 영향력도 각기 다른 포물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현직에 있을 때 다음 번 총선까지 염두해 가며 본인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비교, 분석, 계산해야 하니 이보다 더 피곤한 자리도 없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국회의원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씁쓸한 문장이 있다. 총선 낙선자에 대한 조롱을 담은 풍자적 문장이다. 이는 냉정한 현실이기도 하다. 그렇게도 전국민적인 욕을 먹는 자리가 뭐가 좋다고 의원 한 번 해 보겠다고 저리도 별의별 수를 다 쓰나 싶겠지만 국회의원은 얻어먹는 욕 만큼의 무게감으로 동시에 입법에 영향력을 미치고 그로 인한 유명세를 얻는 일종의 정치 셀럽이다. 뺏지를 달고 있는 현직 때와 뺏지 떨어진 전직 의원, 이 두 그룹 사이에 부여되는 권리와 의무 무엇보다도 중요도나 주목도에 따른 바쁨의 정도가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에 후자 그룹에 속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한동안 괴로워하는 분들이 꽤 많다. 이 모든 것을 쉼 없이 멀티태스킹 해내는 의원들의 체력과 멘탈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모두 슈퍼맨인 것만은 틀림 없다. 현재를 살아가는 한의사들의 마음은? 2025년을 살아가는 현직 한의사들의 마음 속에도 불덩어리 한두개씩 있을 것이다. ‘내가 미쳤다고 의대 등록을 포기하고 한의대를 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다니’ 혹은 ‘그 때 수련의를 그만 두고 나가서 선배가 하던 요양병원을 이어서 했었더라면 지금쯤 은퇴자금 확보하고 동네 할매할배들 비위는 더 이상 안 맞춰도 되었을텐데’ 등등 이불킥에 머리쿵을 해 보아도 이미 늦었다. 물은 엎질러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한의계에 몸과 맘을 담근 지 수십년이 지나버려 한의사 팔자임을, 이생망 운명임을 받아들인 채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눈팅만 하는 모 정치 커뮤니티에 난데없이 “2025년에 한의사가 왜 필요하죠?”라는 게시글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글 내용도 댓글도 뻔할 듯하여 건너뛰었다. 열 받는다. 요즘 말로 킹 받는다. 대학병원 경유해서 초재진으로 내원하는 모든 환자들은 하나같이 “교수님이 침 맞지 말라던데요”, “담당 교수가 한약 먹지 말라는데요” 합창을 한다. “여긴 한의원인데 그럼 뭘 해 드릴까요?” 로마 시대의 스토아 철학자인 세네카는 일찍이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와 더불어 『분노에 대하여』라는 그의 저작물을 통해 아래와 같이 조언한 바 있다.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메이트 북스, 2019년 4월) - 화라는 녀석이 일단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하면 화의 노예가 되기 쉽다. - 일단 화를 내는 것에 성공하면 의기양양해지지만 실패하면 광기에 미쳐 날뛴다. - 화는 내가 상처를 입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 화를 잘 내는 성격은 다양한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타의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싫어한다. - 충동은 단순한 행동에 불과하지만 화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결합된 복잡한 감정이다. - 두려움은 회피하려는 마음을 낳고, 화는 돌진하려는 마음을 가져온다. - 화라는 지독한 병은 불평불만과 함께 시작된다. - 화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잠시 멈추는 것이다. - 사람들은 각기 다른 것에 화를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취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있어야만 그 부분을 특별히 보호할 수 있다. 『화병의 인문학, 근현대편』 (박성호, 최성민, 모시는 사람들, 2020년 9월) -한의학에서 ‘화병’은 화(火)의 개념에서 나왔지만 단일한 병인을 가진 병명으로 보지는 않는다. 화병은 증상적으로는 광범위하고, 사회문화적으로는 국지적이라 할 수 있다. - 우리에게 화병은 그저 질병으로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화병은 하나의 문화다. - 현대 한의학에서 화병의 원인으로 손꼽는 것은 대체로 가족 내에서의 갈등 내지는 가족을 잃은 슬픔 등이다. - “간은 녹는 듯, 염통은 서는 듯, 창자는 끊어지는 듯, 가슴은 칼로 어이는 듯”하는 마음의 병은 신체로까지 파급된다. - 말하자면 마음(心)의 병이 몸(身)으로 발현되었다가 다시 정신, 즉 마음(心)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 화병에 대한 임상연구에서는 분노, 억울, 불안, 초조, 우울, 의욕상실 등의 정서적인 증상과 함께 답답함, 두근거림, 치밀어 오름 등의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거론된다. - 울화가 몸과 마음의 병을 낳기에 신체 증상과 동반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던 화병은, 신경쇠약의 맥락에서는 과도한 자극으로 인해 소모된 신경이 육체까지도 소모시킨다는 형태로 재배치 되었다. - 화병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가항력적 충격이 영문을 알 수 없게 다가올 때, 합리적인 이성으로 자신이 처한 고통스런 상황이 이해되지 않을 때 찾아온다. 분노와 억울함, 답답함이 뒤섞여서 나타나는 심리적 질병이다. 『화병의 인문학, 전통편』 (김양진, 염원희, 모시는 사람들, 2020년 10월) - 공식 기록상으로 우리 역사에서 최초로 화병을 앓은 이는 선조이다. 선조가 스스로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을‘화병’으로 언급한 이래 이 병은 조선 왕실의 누적된 유전병이 되어 버린다. - “나는 화병을 앓는 것이라서 계사(啓辭)를 보고부터는 심기가 더욱 상하여 후문(喉門)이 더욱 폐색되고 담기(痰氣)가 더욱 성한데 이것은 좌우의 환시(宦寺)가 다 알고 있는 바이다“ - 가부장제적 질서 안에서 남녀 차별이나 적서 차별 등에 의해 누적된 화병은 사회생활로 이어지면서 더 큰 차별과 원망으로 확산되어 사회 전반으로 퍼져 있다. - 화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분노이다. 물론 분노만이 화병의 원인이 되는 감정은 아니지만, 화병은 일차적으로 분노와 관련된다. 억울함이 쌓여 바깥으로 폭발하면 분노가 된다. - 중년 여성의 화병 증상은 각각 울구화화(鬱久化火), 심신불교(心身不交)와 같은 한의학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 『욱하는 마음 다스리기』 (알루보물레 스마나사라, 밀라그로, 2020년 11월) - 화는 맹독이다. 마음이 화에 물들면 인간의 성장은 멈춰버린다. - 화라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화염에 휩싸이게 하는 것이다. - 화내지 않는 사람이 모두의 고삐를 쥐고 있는 것이다. - ‘화가 없다’라는 것은 화를 낼 조건이 갖춰져 있어도 화를 내지 않는 것이다. -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바로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이다. - 지혜의 개발이 화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 화를 내는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약하다. 『한국인의 울분과 외상 후 울분장애』 (채정호 외, 군자출판사, 2021년 3월) - 영어로 Hwabyeong 혹은 Hwabyung이라는 단어로 구글 검색이 가능할 정도로 화병은 한국인의 독특한 문화증후군으로 서양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역기능적 분노(dysfunctional anger)이다. - 화병은 정신의학적 용어로 바꿔 말하면, 심한 신체증상을 동반한 우울증이라고 할 수 있다. - 화병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집단의 3-5%에 달하며 외래를 방문하는 신경증 환자들의 20-30%가 화병에 해당된다. - 화병에 대한 연구는 국내 정신의학회에서는 많지 않지만 한방정신의학에서 비교적 활발하고 한동안 심리학, 사회복지학, 상담학 등에서 활발하였다. - 화병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떤 방어기제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또는 정신병적 장애로 분화, 발달할 수 있다. - 화병 치료의 일차적 목적은 당연히 분노의 감소이다. 화병 치료의 원칙은 다른 정신장애에서와 같이 통합적이고 전인적인 접근이어야 한다. 새 정부의 인사청문회 시즌이다. 슈퍼위크라고도 불리운다. 아마 이 글이 실릴 즈음이면 청문회는 마무리되고 야당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한 각 부서의 장관 후보들은 임명장을 수령했거나 수령 준비 중일 것이다. 장관 후보에 지명이 되자마자 모 의원의 보좌진 상대 갑질 의혹 뉴스가 떴다. 진위를 떠나 갑질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하고 그 양측의 입장이 완벽하게 다르다는 게 쟁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갑질의 가해자는 대부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해가 되는지를 아예 모른다는 것이다. 갑질 피해자에 대한 감수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갑질의 피해자 대부분은 이미 화병이 진행된 중증 환자이다. 가해자에 대한 증오심을 품게 되고 실직이라도 되면 본인 처지를 심하게 비관하게 된다. 이직에 성공해도 전 직장에서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라면 새 직장에서도 더딘 적응력으로 이중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과거의 화병이 주로 가족 안에서의 관계에서 유래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의 화병은 남녀를 불문하고 직장 내에서의 갑을관계에서 파생된 여러 갈등의 결과로 발생된다. 성별과 세대에 따른 화병의 변천사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을 돌아보게 만든다. ‘너만 귀하냐? 나도 귀하다?’, ‘나는 귀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똑같이 귀한 사람입니다’ 진료실에 입장하는 모든 이들을 대하며 속으로 반복해서 외우는 주문이다. ‘화’라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단단한 지혜 절실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중인 애니메니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초반에 난데 없이 한의원과 한의사가 등장한다. 보컬 루미가 갑자기 컨디션 난조로 목소리에 문제가 생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른 멤버 조이가 한의원을 추천하고 나머지 멤버 미라까지 다같이 한의원을 방문한다. 한의원을 들어서며 미라가 내뱉는 말 “사짜 냄새가 풀풀 나는구만” 한의사가 진료실로 들어서자 멤버들은 효과가 직방인 한약을 받으려고 왔고 빨리 나을수록 좋다고 약처방을 재촉하지만 느긋한 한의사는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이해해야 하는 법이라며 진찰이라기보다는 관상을 본다. 루미는 벽이 너무 많고 한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분열되고 고립되고 감정을 숨기며 다른 멤버들과 목욕탕도 같이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얼굴만 보고 이 모든 것을 귀신처럼 맞춘 한의사의 신통함에 조이는 감탄하지만 루미는 좋은 말씀이기는 한데 한약만 받으면 되니 어서 목소리 치료제나 달라고 다시 한 번 채근한다. 마침 딱 맞는 게 있다며 ‘몸에 좋은 한약’이라고 기재된 한약박스를 멤버들에게 내어 주는데, 나중에 한약 파우치 껍질이 벗겨지면서 한약은 포도 에이드로 밝혀진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현실 고증을 깨알 디테일까지 잘 살렸다고 칭찬 세례를 받고 있는 작품에 한의원과 한의사가 등장하여 나름 반갑기도 했지만 관상으로 진찰을 하는 장면이나 포도 에이드를 표지갈이 하여 한약이라고 판매한 행위는 해외에서도 대체보완의학 분야 종사자들을 사기꾼 기질을 가진 정통 의사의 격에는 미치지 못하는 부류로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진행 중인 3특검의 지난주 주요 뉴스 한 토막은 누군가의 격노가 있었냐 없었냐 들었냐 말았냐에 관한 것이었다. 윗 사람의 분노는 아랫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정책을 급변시키며 인사를 꼬이에 만든다. 화라는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단단한 지혜가 절실한 시절이다. 화를 내지 않아야 진정한 리더라는 인용 서적의 한 문장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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