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메디신, 국가적 지원과 한의계의 노력이 함께 필요”
박태순 한국한의약진흥원 미래사업육성팀장
올해 ‘제2회 한의약 미래 신제품·신기술 경진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경진대회는 한의약 산업의 미래 발전 및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한의약의 세계시장 진출을 이끌어 나갈 신제품·신기술을 발굴, 육성해 한의약의 과학화·산업화를 촉진하는 것이 취지다. 전국에서 40건의 한의약 신제품·신기술이 출품되었고, 전문성과 공정한 평가 등을 통해 본선에 8개 팀이 진출했다. 최종 결과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용 한약제제 ‘메카신’을 선보인 원광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김성철 교수팀이 1등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2등 우수상은 한의약 소프트웨어 한방 통합 솔루션 ‘허브링커’의 메디케이시스템, 3등 장려상은 한의약 신소재 건강식품 ‘청기백기’의 아이앰더블유가 선정됐다.
특히 이번 본선대회는 전국민이 함께 시청할 수 있도록 방송을 통해 소개되어 오늘날 더욱 발전된 한의약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경진대회 성료, 도약의 시작
우수한 한의약 신제품·신기술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면 이제부터는 잠재력 있는 우리 한의약 신기술이 세계 시장에서도 더욱 경쟁력 있게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본선에 오른 8개팀은 이후 진흥원이 추진하는 선진화 지원, 창업·실증 지원 사업 등에 참여할 때 인센티브를 받게 돼 산업화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진흥원이 그동안 축적해온 연구 성과, 인프라 및 우수 연구인력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이번 본선 진출팀 가운데 3개팀은 한의약진흥원이 운영하는 해외홍보관에 입점하여 해외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경진대회 입상 기업들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며, 차회 진행될 대회에 더 많은 한의약 기업들이 관심 갖고 참여하는 선순환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전통의약 시장, 한의약 전망은?
전통의약은 세계적으로 차세대 의료산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전통의약 시장 규모도 2030년 3천억 달러, 2050년에는 5천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측한다.
세계 전통의약시장은 국가경제 발전의 새로운 기회의 장이 분명하지만, 아직 한의약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아쉬운 수준이다. 현재는 중국 주도로 세계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중국의 국가 중의약 시스템’에 따르면, 중국의 중의약 분야 대부분 지표가 9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폭풍 성장을 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자국 전통의학 중의약에 대한 전폭적인 진흥 정책성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헌법 제21조에는 중의약 진흥과 관련한 내용이 있고, 2016년에는 중의약 진흥을 담은 중의약법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중의약 정책지원이 집중되면서 중의의료기관, 의료인력, 병상 수 등 중의 분야 전 지표가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동 기간 한의약은 제자리걸음을 유지해 온 것을 생각해볼 때 국가적인 지원책이 더욱 절실한 것도 사실이다.
K-메디신 안착을 위해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 한의약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를 선도하는 한의약’이라는 목표로 한의약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의약의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한의약 고유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 세계인이 공유하는 한의약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한의약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및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해 국가별로 의료 환경과 문화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표준화와 과학화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전통의약시장의 공통적인 문제이며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다. 진흥원은 세계 한의약 시장에서 표준화와 과학화의 기준을 만들고 있다. 한약재 소재 발굴, 한의약 개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등을 통해 한의약의 치료 원리를 과학적으로 밝히고 있다.
2021년에는 WHO본부로부터 전통의학협력센터로 지정되어 세계 전통의약 동향을 분석하고 국제 교류협력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K팝, K푸드 등 K-열풍이 전 세계에 불고 있는 가운데 한의약도 ‘K-메디신’ 열풍의 대열에 서게 될 것이다.
맞춤의료로서 질병 예방에 탁월한 한의약이 본질을 간직하면서도 서양의학과 동등한 시스템과 전문성을 갖춘 만큼 세계 전통의약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