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강희정 대요메디㈜ 대표이사(한국한의산업진흥협회장)가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 세계 표준의 날’ 기념식에서 한의 의료기기 분야의 국제표준화를 선도하며 한의 진단기술의 객관화·과학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강 대표는 지난 15년간 △ISO TC 249(전통의학) △ISO TC 121(마취 및 호흡기기) △IEC TC 62(의료용 전기기기) 등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전문가로 활동하며, 한의 의료기기의 국제표준 개발을 주도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한의 의료기기 최초의 국제표준인 ‘ISO 18615(맥진기 일반요구사항)’ 제정으로, 강 대표는 이 표준의 프로젝트 리더(PL)로 참여해 숙련된 한의사의 손끝 감각에 의존해 온 맥진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기 기준으로 정립해 한의 진단의 객관화·과학화를 국제무대에서 공인받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맥진 국제표준, A부터 Z까지 설계
특히 강 대표는 맥진기 국제표준을 시작으로 용어와 지식체계, 기기 요구사항, 시험방법, 측정 프로토콜, 임상평가까지 아우르는 표준화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먼저 프로젝트 리더로서 ISO 18615:2020(맥진기 일반 요구사항) 제정을 주도한 데 이어 현재 개정판인 ISO 18615-1의 최종 승인 단계까지 이끌었다. 또한 중국 전문가들과 공동 프로젝트 리더를 맡아 맥진 용어 국제표준인 ISO 23961-2:2021을 발간했으며, 이를 토대로 맥진 정보를 저장·교환할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맥진 진단정보 임상지식구조 표준(ISO/TS 24659-2)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경피 경혈 전기자극기 국제표준인 ISO 24996:2026을 공동 프로젝트 리더로 발간키도 했으며, 현재는 맥진기 시험방법과 맥진기기 측정 프로토콜에 대한 신규 국제표준(NP)을 제안하고, 최종적으로는 맥진기기의 임상평가 표준안까지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 로드맵이 완성되면 맥진 분야는 용어와 지식체계에서 출발해 기기 요구사항, 시험방법, 측정 프로토콜, 임상평가에 이르는 국제표준 체계를 모두 갖추게 되는 것으로, 앞으로 강 대표는 이를 통해 한의 진단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맥진기기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해 나갈 예정이다.
국제표준 기반 의료기기 인허가·급여 진입으로 이어져
이 같은 국제표준화 성과는 실제 의료기기의 인허가와 건강보험 급여 진입으로 이어졌다.
대요메디는 자체 개발한 국제표준 ISO 18615를 기반으로 3차원 맥영상 검사기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와 유럽 CE 인증, 중국 의료기기 등록을 완료했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기술평가를 거쳐 건강보험 급여 행위로 등재, 한의 의료기기가 남의 기준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세운 기준으로 제도권 급여까지 진입한 대표적인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강희정 대표는 “표준은 한의의 효과와 안전성을 객관적인 숫자와 기준으로 설명하는 언어”라며 “표준이 있어야 한의 의료기기가 인허가를 받을 수 있고, 급여 등재에 필요한 근거를 쌓을 수 있으며, 해외 규제기관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반면 표준이 없으면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도 검증되지 않은 기술로 남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강 대표는 “최근 전통의학 국제표준 분야에서는 중국이 대규모 전문가 인력을 앞세워 표준 선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가 강점을 가진 의료기기와 진단기술 분야에서 국제표준을 먼저 만들지 못하면, 국내 기업들은 다른 나라가 정한 기준에 맞춰 제품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면서 “표준을 만드는 쪽이 시장의 규칙을 정한다”고 강조하며, 한의계의 적극적인 표준 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의 맥진 기술, 심혈관 의료로 영역 확장
이와 함께 강 대표는 맥진 기술을 심혈관 의료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국제표준 개발도 주도하고 있다.
실제 그는 ISO TC 121에서 한국 최초로 관련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산하 분과위원회(SC3)에서 ISO·IEC의 공동작업반인 JWG 17의 컨비너(의장)를 맡아 비침습 동맥 토노미터의 안전성과 성능에 관한 국제표준 ‘ISO 80601-2-96’ 제정을 이끌고 있다.
이 표준은 맥진 기술의 정수를 활용한 것으로, 손목 동맥을 눌러 맥의 형태와 힘을 읽어내는 맥진의 원리는 맥파를 정밀하게 측정해 혈압과 심장 기능 같은 혈류역학 정보를 분석하는 토노메트리 기술과 맞닿아 있다.
강 대표는 “ISO 18615가 이 기술을 한의 맥진의 언어로 표준화했다면, ISO 80601-2-96은 같은 기술을 심혈관 의학의 언어로 표준화하는 것”이라며 “하나의 진단기기로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함께 환자를 바라보는 통합의학적 관점이 국제표준으로 열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강 대표는 한국한의산업진흥협회장으로서 이같은 표준화 경험을 한의 산업계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올해에만 6종의 단체표준안을 개발해 국가표준(KS)과 국제표준으로 나아가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한의 의료기기와 한의 산업 제품의 품질 기준을 마련하고, 표준화 경험이 부족한 중소 한의 기업들이 표준을 발판으로 인허가와 급여, 해외 진출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원천기술 바탕으로 세계시장 계속 두드릴 것”
한편 대요메디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ISO 80601-2-96 개발에 착수했으며, 과제 종료 이후에도 표준 제정을 계속 주도하는 한편 식약처의 표준개발 지원 사업에 참여해 맥파분석기 시험방법 정보집도 공동 개발했다.
아울러 임상적 유효성 확인을 위해 독일 아헨공대병원(Uniklinik RWTH Aachen) 심장외과와 함께 지난해 IRB 승인을 받은 뒤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심초음파와 스완간츠 카테터 등 기존 검사법으로 측정한 심박출량과 박출률(EF)을 대요메디 장비의 비침습적 측정값과 비교·분석하는 것으로, 한의 맥진에서 출발한 기술이 유럽 심장외과 현장에서 중환자 관리와 재택·외래 심혈관 스크리닝 장비로 검증받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DMP-Lifeplus의 맥파 분석 기술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기술 고도화도 추진하고 있다. 즉 대요메디의 원천기술인 가압맥파분석기술을 엣지 AI로 고도화해 로봇 가압·혈관 추적 기술로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측정 장비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강희정 대표는 “2003년 설립된 대요메디는 동맥 토노미터 기반 맥파 분석 의료기기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개발해 온 기업으로, 이번 수상은 우리가 개발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데 더욱 매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이번 표창은 개인의 상이 아니라 한의계가 함께 걸어온 길을 인정받은 것인 만큼 앞으로도 단체표준 개발을 통해 더 많은 한의 기업이 스스로 표준을 만들고 세계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