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9일 경실련 강당에서 ‘초고가 신약 치료효과 실태 발표 및 신속등재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 정부의 졸속적인 신약의 건강보험 보장 확대 추진 중단과 더불어 사후평가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2020∼2024년 건보공단이 협상한 신약 약품비는 연평균 13.1% 증가해 건강보험료 인상률의 약 8배에 달하는 반면 FDA 가속 승인 항암제를 5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41%가 전체 생존율이나 삶의 질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는 등 고가신약의 효과 검증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치료 효과의 불확실성은 큰 상황인 가운데 정부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 초고속 등재 추진 △가치기반 평가체계 폐지 △가치 기반에서 외국의 ‘거품가격’으로 약가결정 방식 전환 등의 약가제도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초고가 신약의 성과 평가결과에 의하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걸맞지 않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고가 신약의 성과평가 자료에 의하면, ‘기적의 항암제’로 불린 킴리아주(치료비용 3억6000만원)는 환자의 59.1%에서 치료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킴리아주는 사전승인제 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건보재정에서 지출된 비용의 일부는 건보공단에 환급되겠지만 불필요하게 지출된 건강보험 약품비만 약 766억원으로 추산된다.
또한 투약 전 적격성을 심사하는 사전승인제를 적용받는 스핀라자주(9200만원)와 럭스터나(3억3000만원)조차도 환자의 절반은 치료료과를 보지 못했으며, 한국의 초고가 의약품에 대한 프랑스 보건당국(HAS) 평가 결과, 전체 목록의 54%에서 기존 약제 대비 효과 개선이 없거나 경미하다고 평가했다.

이들 단체들은 “희귀질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효과 좋은 약을 신속히 도입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정부는 옥석을 가려주는 평가체계를 운영하고 그 결과를 환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환자가 치료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나 정부의 개편안은 옥석을 가리는 평가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이 아닌 아예 폐지해 ‘효과없음’에 대한 위험과 약값 부담을 환자에게 전가하는 방향으로 개악됐으며, 또한 기존 제약사가 급여 신청 시 ‘임상적 유용성 평가’와 ‘경제성 평가’ 절차를 생략해 사전 검증을 면제하여 문턱을 낮췄지만, 이를 보완할 핵심 수단인 ‘종합적 사후평가’는 방법론조차 부재한 상황으로, 이는 환자의 접근성 강화가 아닌 안전 위협방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선된 효과에 부합하는 가격을 결정하는 가치기반 약가결정방식을 폐지하고 외국 8개국의 가짜 가격을 참고해 국내 약가를 결정할 경우 ‘거품 낀 가격’을 반영하는 퇴행적 가격제도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면서 “실제 7년 이내 식약처 승인 후 아직 급여되지 않은 희귀의약품이 60개(성분 기준)에 달하고, 이 중 53개 의약품의 평균 치료비용은 2.7억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제약사가 제시하는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추가로 등재될 희귀의약품 약품비는 최소 1조5000억원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단체는 “신약의 효과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환자는 막연한 기대로 의약품을 복용하지만 기대보다 효과없는 신약은 환자에게 또 다른 좌절감을 줄 뿐”이라며 “정부는 효과의 불확실성을 지닌 의약품에 대해 옥석을 가리는 체계를 마련하고, 환자에게 그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신약 접근성의 속도만을 강조할 뿐 불확실한 위험과 재정부담을 환자와 국민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는 정부의 졸속적인 신약 신속 등재 및 약가결정제도 개편 추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초고가 의약품에 대한 면밀한 평가체계 마련과 투명한 결과 공개 △세계적 흐름과 역행하는 A8 평균가 결정방식 철회 △급증하는 약품비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 △깜깜이 행정이 아닌 사회적 합의를 통한 약가제도 개편 등을 요구했다.